서울남부지방법원 2013. 6. 11. 선고 2012가합11335 판결 [보증금반환]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 1. 유00(61-1) 서울 강남구 2. 주식회사 A 서울 강남구 대표이사 나00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충무 담당변호사 황재걸
- 피고
- 재단법인 J재단 서울 구로구 송달장소 서울 광진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인덕 담당변호사 권기종
- 변론종결
- 2013. 5. 21.
- 판결선고
- 2013. 6. 11.
1. 피고는 원고 유00에게 5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06. 8. 23.부터 2013. 6. 11.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 유00의 나머지 청구와 원고 주식회사 A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유00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원고 주식회사 A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위 원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피고는 원고 유00에게 5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06. 8. 23.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고, 원고 주식회사 A에게 3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06. 11. 6.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1. 인정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 유00은 약국을 개설하기 위하여 피고로부터 서울 구로구 에 있는 ‘J병원 및 부대시설’ 중 주차빌딩 1층 약 50평 규모의 상가를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한 사람이다. 원고 주식회사 A(이하 ‘원고 A’라 한다)는 온라인상 건강, 의학정보 제공업, 병원 프랜차이즈 사업 및 병의원 경영 컨설팅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2) 피고는 의료기관의 설립 및 운영 등을 목적으로 하는 재단법인으로서 서울 구로구 에 ‘J병원 및 부대시설’을 신축하여 운영할 예정이었다.
나. 원고 유00과 피고의 임대차 계약 체결
(1) 원고 유00는 2006. 8. 18. ‘J병원 및 부대시설’의 주차빌딩 1층에 약 50평 규모의 상가를 임차하여 약국을 개설하기 위하여 피고와 임대차보증금 8억 원으로 정하여 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작성된 ‘부대시설(약국) 임대차 및 영업계약서’(갑제1호증)의 임대인 명의는 피고로 되어 있고, 그 아래에 이사장인 김00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내용 중 이 사건 쟁점과 관련된 사항은 다음과 같다.
① 피고는 원고 유00의 영업 개시 후 병원주변의 다른 약국의 개업이 있을 경우 이 병원과 다른 약국과의 통로를 차단하여 원고 유00의 영업에 피해가 없도록 조치한다(제2조).
② 위 2조의 계약조건에 따라 원고 유00은 피고에게 다음과 같이 보증금을 납부한다(제3조).
ⅰ) 보증금 총액: 8억 원, 월 350만 원 ⅱ) 계약금 2억 원은 2006. 8. 18. 계약과 동시에 지급하고, 중도금 3억 원은 2006. 8. 23.에 지급하며, 잔대금 3억 원은 입주 15일 전에 지급한다. ⅲ) 기간: 계약 후 5년 보장 이후 재계약은 협의하여 보장한다.
③ 목적물의 표시(제4조)
ⅰ) 소재지: 서울 구로구 외 2필지 ⅱ) 사업권 구성시설 종목 및 사용면적 및 제조건: 피고는 서울 구로구 병원 부지 외 구역에 주차빌딩을 건축하고 주차빌딩 내 1층에 약국을 시설한다. ⅲ) 상기 사용면적은 실평수 50평으로 하되 설계도면상의 계약 면적을 기준으로 한다.
④ 원고 유00과 피고는 당사자 어느 일방의 귀책사유로 이 계약이 해지 또는 종료된 경우 상대방에게 금융기관의 연체금리로 그 손해를 배상하여 조정하는 것으로 한다(제6조 제1항).
(3) 원고 유00은 김00의 계좌(국민은행, 계좌번호 )에 2006. 8. 18. 2억 원, 2006. 8. 23. 3억 원, 합계 5억 원을 입금하였다.
다. 원고 A와 피고의 의료장비 구매대행계약의 체결
(1) 원고 A는 2006. 11. 6. 피고와 의료장비구매를 대행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구매대행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구매대행계약 체결 당시 작성된 ‘약정서’(갑 제6호증)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① J병원의 의료장비구매와 관련하여 피고는 모든 권한을 원고 A에 위임하되, 장비의 스펙과 가격조정은 협의하여 결정한다(제2항). ② 원고 A는 의료장비의 도입과 설치에 관련한 전 과정을 피고에 보고하며, 필요한 모든 사항을 협의하도록 한다(제3항). ③ 피고는 향후 의료장비와 관련한 모든 제안을 원고 A로 상의하여 관리하도록 한다(제4항).
(2) 피고는 2006. 11. 6. 원고 A에 3억 원 지급과 관련하여 영수증(갑 제7호증)을 작성·교부하였다.
라. 피고에 대한 파산선고와 취소
피고는 그 후 부채가 과다하여 J병원을 개원하지 못하였다. 피고는 2010. 8. 25. 파산선고를 받았다가 2011. 11. 16. 피고에 대한 파산선고가 취소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6, 7, 9호증, 을 제2, 3, 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가. 원고 유00의 청구
피고는 원고 유00과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원고 유00에게 약국 개설에 필요한 시설을 인도하지 못하였고 이를 인도해 줄 가능성도 없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피고에 대한 파산선고로 인하여 해제되었다.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 유00은 피고에게 이 사건 소장부본의 송달로써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해제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유00에게 5억 원 및 이에 대한 2006. 8. 23.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원고 A의 청구
피고는 J병원을 건립하지도 못한 채 파산선고를 받았다. 그로 인하여 피고와 원고 A가 체결한 이 사건 구매대행계약 중 장비 구매대행 업무의 위탁은 이행불능에 빠졌다. 이 사건 구매대행계약은 피고에 대한 파산선고로 인하여 해제되었다.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 A는 피고에게 이 사건 소장부본의 송달로써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해제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3억 원 및 이에 대한 2006. 11. 6.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원고 유00의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피고는 임차인인 원고 유00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피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이행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 유00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5억 원 및 이에 대한 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무효인지 여부
(가) 피고의 주장
피고는 공익법인으로서 수익사업을 하려면 주무 관청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차입금 또는 재산의 취득·관리에 관한 사항이나 수익사업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이사회의 결의를 얻어야 한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체결에 관하여 이사회의 결의를 얻지 않았고 주무 관청의 승인을 받지 않았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익법인법’이라 한다) 제4조 제3항, 제7조 제1항 제1호, 제5호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나) 판단
민법 제32조는 “학술, 종교, 자선, 기예, 사교 기타 영리 아닌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사단 또는 재단은 주무관청의 허가를 얻어 이를 법인으로 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공익법인법 제1조는 “이 법은 법인의 설립·운영 등에 관한 민법의 규정을 보완하여 법인으로 하여금 그 공익성을 유지하며 건전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정하고, 공익법인법 제2조는 “이 법은 재단법인이나 사단법인으로서 사회 일반의 이익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학자금·장학금 또는 연구비의 보조나 지급, 학술, 자선에 관한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하 ‘공익법인’이라 한다)에 대하여 적용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공익법인법 시행령 제2조는 제1항과 제2항에서 공익법인법 제2조의 공익법인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한정하고 있다. 위 각 법률과 시행령의 규정에 의하면 공익법인법이 규제대상으로 하는 공익법인법 제2조 소정의 공익법인은 민법 제32조 소정의 비영리법인 중 순수한 학술, 자선 등 공익법인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각호에서 정한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거나 주로 위와 같은 학술, 자선 등의 사업을 목적으로 하면서 그와 함께 부수적으로 그 이외의 사업을 함께 수행하는 법인만을 말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다43580 판결, 대법원 2012. 4. 13. 선고 2010다10160 판결 등 참조).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의료복지재단인 피고의 정관 제1조는 “이 법인은 최신 의료시설을 확충하여 근로자를 위한 직업병 예방, 연구, 교육, 진단사업을 실시하고 경제적으로 불우한 국민을 위해 의료 및 복지 시혜를 확대하며 산업환경 및 장애인 재활치료, 노인복지 사업을 실시함으로써 국민보건향상과 복지증진에 기여하고 나아가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제4조에는 “이 법인은 제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사업을 수행한다.”라고 정하고 제1호에서 “의료기관의 설립 및 운영”을 들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의료기관의 설치·운영을 목적으로 하면서 그 목적 등을 위하여 부수적으로 보건의료에 관한 연구 개발 등을 하는 비영리법인일 뿐 공익법인법 제2조에서 정하는 공익법인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피고가 공익법인임을 전제로 한 피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배임행위에 대한 적극 가담 여부
(가) 피고의 주장
피고의 대표자였던 김00은 피고가 위임한 업무에 위배하여 개인의 이익을 위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임대차보증금 중 5억 원을 수령하였다. 원고 유00은 김00의 위와 같은 배임행위를 교사하거나 적극 가담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따라서 원고 유00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따라 피고에게 임대차보증금으로 5억 원을 지급한 것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되어 원고 유00은 5억 원의 반환을 구할 수 없다.
(나) 인정사실
1) 김00은 2005. 11. 29.부터 2009. 1. 30.까지 피고의 대표권 있는 이사로 재임하였다.
2) 김00은 2010. 1. 8.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유**로부터 약국임대 명목으로 돈을 받더라도 제때에 J병원 신축공사를 완공하여 약국 운영을 하게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 유**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임대차계약의 계약금 및 권리금 명목으로 1억 4,000만 원을 송금받고, 그 후 유**와 2차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중도금 명목으로 2억 1,000만 원을 편취하였다’라는 등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죄 등으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다.
[인정근거] 을 제2,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김00이 J병원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약국 등 부대시설 관련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임대차보증금을 편취한 사실 등에 대하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죄 등으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을 제1 내지 4, 6, 7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 -의 증언만으로는 김00이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피고 명의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임대차보증금을 지급받는다는 사실을 원고 유00이 알거나 알 수 있는 상황에서 김00에게 배임행위를 교사하거나 김00의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설령 피고의 위 주장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급여자인 원고 유00보다 더 큰 불법을 저지른 수령자측인 피고가 임대차보증금의 지급이 불법원인급여임을 이유로 그 반환을 거절하는 것은 오히려 신의칙에 위반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약사법을 위반한 행위로서 원고 유00이 3억 원의 반환을 구할 수 없는지 여부
(가) 피고의 주장
원고 유00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따라 약국을 개설하고자 한 장소는 의료기관인 J병원의 시설 안 또는 구내이거나, 의료기관인 J병원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하여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러한 경우 약사법(2006. 10. 4 법률 제803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약사법’이라 한다) 제16조 제5항 제2, 3호에서 정한 약국개설등록 거부사유에 해당하여 약국개설등록을 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구 약사법 제69조 제1항 제2호, 제16조 제5항 제2호 또는 제3호에 해당하여 약국허가 취소사유에 해당한다. 구 약사법 제22조 제2항 제5호, 구 약사법 시행령(2007. 6. 28. 제201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약사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20조의 2 제1항은 의료법인의 약국개설, 의료기관개설자와 약국간의 담합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원고 유00에게 약국영업과 관련한 독점적인 권한을 부여하는 담합계약이다.
결국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위와 같이 강행규정인 위 약사법의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일 뿐 아니라 의료기관 개설자와의 담합을 봉쇄함으로써 의약품의 오남용을 방지하고 국민건강을 수호하려는 목적에서 마련된 의약분업제도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에 해당한다. 원고 유00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따라 피고에게 임대차보증금 5억 원을 지급한 것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되어 원고 유00은 5억 원의 반환을 구할 수 없다.
(나) 관련규정
별지 관련규정 기재와 같다.
(다) 판단
별지 관련규정 기재와 같이 구 약사법 제16조 제5항은 ‘의료기관의 시설안 또는 구내에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제2호)나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하여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제3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개설등록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구 약사법 제69조 제1항 제2호는 위와 같은 사유가 있는 경우 약국허가 취소사유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원고 유00이 약국을 개설하기 위하여 J병원의 부지와 인접한 주차빌딩 1층을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목적물로 정하여 임차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약국개설등록 거부사유 또는 약국허가 취소사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위와 같은 사정을 들어 임차인이 임대인에 대하여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은 임차인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결과를 초래한다.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임대목적물을 제공하지 못한 경우에는 임대차보증금을 임차인에게 반환하여야 할 것이고, 이 사건에서 임대차보증금을 임대인에게 최종적으로 귀속시켜야 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임차인인 원고 유00이 임대인인 피고에게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한 것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 유00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따라 지급한 임대차보증금 5억 원 및 위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06. 8. 23.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13. 6. 11.까지는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므로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원고 A의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원고 A는 피고가 병원을 개원하지 못함으로써 피고에게 의료기계를 공급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 사건 구매대행계약은 피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 A에게 이 사건 구매대행계약의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3억 원 및 이에 대한 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원고 A가 이 사건 구매대행계약에 따라 피고에게 지급한 3억 원은 이른바 리베이트 명목으로 김00에게 건네진 것이다. 원고 A가 피고와 이 사건 구매대행계약을 체결하면서 돈을 지급할 이유가 전혀 없다. 현행 의료법 제88조의 2, 제23조의 2 제2항은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한 규정을 두고 있다. 또한 원고 A가 피고에게 3억 원을 지급한 것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하고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공여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배임증재의 범죄행위에 해당한다.
결국 원고 A가 이 사건 구매대행계약에 따라 피고의 이사장인 김00에게 3억 원을 지급한 것은 이른바 ‘리베이트’로서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 A는 피고에게 불법원인급여인 위 3억 원의 반환을 구할 수 없다.
(2) 인정사실
원고 A는 피고와 이 사건 구매대행계약을 체결한 2006. 11. 6. 의료장비공급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구매대행계약 당시 작성된 의료장비공급계약서에 의하면 원고 A는 피고에게 방사선 장비를 7,630,524,000원에 공급하기로 하였다. 이는 보통의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보인다.
[인정근거] 을 제10호증, 을 제11호증 2, 3, 4의 각 기재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의료기기 판매업자 등이 의료기관 개설자 등에게 의료기기 채택·사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하는 금전, 편익 등 경제적 이익, 즉 이른바 리베이트(이하 ‘리베이트’라 한다)를 제공하는 행위는 의료기관 개설자 등의 의료기기 선택권을 제한하고 의료기기 판매업자 간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방해하며, 거래의 청렴성을 해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 개설자로 하여금 비자금을 조성하여 탈세를 유발하거나 의료기기 가격을 왜곡하여 궁극적으로 소비자인 국민에게 리베이트 비용을 전가하는 등 사회적으로 유해한 결과를 야기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이 사건 구매대행계약에 따라 3억 원이 지급된 이후인 2010. 5. 27. 의료법은 법률 10325호로 다음과 같은 규정을 신설하였다. 즉 제23조의 2 제2항 본문은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및 의료기관 종사자는「의료기기법」 제6조에 따른 제조업자, 같은 법 제15조에 따른 의료기기 수입업자, 같은 법 제17조에 따른 의료기기 판매업자 또는 임대업자로부터 의료기기 채택·사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 등을 받아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고 있다. 의료법 제66조 제1항은 “보건복지부장관은 의료인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1년의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다.”라고 정하면서 제9호로 “제23조의 2를 위반하여 경제적 이익 등을 제공받은 때”를 들고 있다. 또한 의료법 제88조의 2는 “제23조의 2를 위반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경우 취득한 경제적 이익 등은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각 조항은 모두 이 사건 구매대행계약에 따라 3억 원이 지급된 이후에 신설된 조항이나, 이는 의료기관 개설자를 형법상 배임수재죄로 처벌할 수 없는 등의 형사처벌에 대한 흠결 등을 해결하기 위하여 신설된 것일 뿐, 위 조항의 신설로 비로소 리베이트 수수행위의 반사회질서성이 창설되는 것은 아니고, 2010. 5. 27. 의료법 개정 이전부터 리베이트 수수행위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이다.
결국 원고 A가 리베이트를 제공한 행위는 법으로 엄격히 금지된 불법행위이자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2)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에서 원고 A가 의료기관 개설자인 피고에게 의료장비의 공급을 목적으로 3억 원을 지급한 것은 리베이트에 해당한다.
① 원고 A가 피고에게 지급한 3억 원은 원고 A가 피고에게 의료장비를 독점적으로 공급할 권리를 보장받는 데에 따른 대가로 지급된 것이거나 방사선 장비를 7,630,524,000원에 납품하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② 원고 A가 3억 원을 계약이행보증금으로 지급하였다면 어떠한 시기에 어떠한 방법으로 반환을 한다는 조건이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근거가 전혀 없다. 즉 이 사건 구매대행계약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 A에게 3억 원의 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도록 되어 있었다. ③ 원고 A는 이 사건 구매대행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에게 3억 원을 지급한 2006. 11. 6. 피고와 방사선 장비를 약 70억 원 이상에 공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의료장비공급계약을 체결하였다. 위 가격은 보통의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보인다.
원고 A가 피고에게 이 사건 구매대행계약에 따라 3억 원을 지급하기로 한 것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로서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이고, 이에 따라 원고 A가 피고에게 지급한 3억 원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 A는 민법 제746조에 따라 피고에게 그 반환을 구할 수 없다.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3) 이에 대하여 원고 A는, 피고가 장차 필요한 의료장비에 대하여 이 사건 구매대행계약을 체결하면서 향후 위 원고가 계약의 내용을 제대로 준수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피고의 손해를 담보하기 위하여 일종의 계약이행보증금의 성격으로 3억 원을 지급하였고, 리베이트라는 불법적인 목적을 위한 금전을 지급하면서 영수증을 받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며 재단법인 경영권인수계약서에서도 분명히 원고 A가 지급한 3억 원에 대해서도 피고가 변제하여야 할 채권으로 보아 경영권 인수자가 지급하도록 한 것에서도 충분히 알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위 3억 원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갑 제1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대표이사였던 이**이 2010. 3. 23. 피고의 운영권 및 자산과 부채를 인수하기로 하는 내용의 재단법인 경영권 인수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가 부담하고 있는 채무 전액을 인수하여 상환하기로 한 사실, 이**이 인수하기로 한 채무 내역에 피고의 원고 A에 대한 채무가 포함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이 경영권 인수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위 채무를 인수하기로 하였다는 점만으로는 원고 A가 피고에게 지급한 3억 원이 계약이행보증금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 A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 유00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 유00의 나머지 청구와 원고 A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관련규정
◎ 구 약사법 제69조(허가취소와 업무의 정지등) ① 의약품등의 제조업자나 그 수입자 또는 약국개설자나 의약품의 판매업자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할 때에는 의약품 등의 제조업자나 수입자에 있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약국개설자나 의약품의 판매업자에 있어서는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이 그 허가·승인·등록의 취소 또는 제조소를 폐쇄(제26조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신고한 업종에 한한다)하거나 품목제조금지 또는 품목수입금지를 명하거나 기간을 정하여 그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지를 명할 수 있다. 다만, 제4호의 경우에 그 업자에게 귀책사유가 없고 그 의약품등의 성분·처분등의 변경에 의하여 그 허가 또는 신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의 변경만을 명할 수 있다.
1. 제4조 제1항 제2호 및 제4호 내지 제6호의 1에 해당하게 된 때
2. 제16조 제5항 각호의 1 또는 제26조 제5항 제2호에 해당하는 사실이 있음이 판명된 때
◎ 구 약사법 제16조 (약국의 개설등록) ⑤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개설등록을 받지 아니한다.
2. 약국을 개설하고자 하는 장소가 의료기관의 시설안 또는 구내인 경우
3.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하여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
◎ 구 약사법 제75조 (벌칙) ①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제72조의8의 규정에 위반한 자에 대하여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1. 제3조 제3항, 제3조의2 제3항, 제22조 제2항, 제26조의4 제1항·제2항·제4항·제5항, 제30조 제3항(제34조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제37조 제3항, 제39조 본문, 제40조, 제41조 제1항, 제56조(제59조 및 제61조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제64조의2 제2항, 제72조의8, 제72조의9 제2항의 규정에 위반한 자
◎ 구 약사법 제22조 (의무 및 준수사항) ② 약국개설자(당해 약국의 종사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와 의료기관개설자(당해 의료기관의 종사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담합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5. 제1호 내지 제4호의 행위와 유사하여 담합의 소지가 있다고 대통령령이 정하는 행위
◎ 구 약사법 시행령 제20조의 2 (유사담합행위) ① 법 제22조 제2항 제5호에서 "제1호 내지 제4호의 행위와 유사하여 담합의 소지가 있다고 대통령령이 정하는 행위"라 함은 다음 각호의 행위를 말한다.
1. 약국개설자와 의료기관개설자 사이의 사전 약속에 따라 처방전에 의약품의 명칭등을 기호 또는 암호로 기재하여 특정 약국에서만 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행위
2. 의료기관개설자가 법 제22조의2의 규정에 의한 처방의약품목록외의 의약품을 처방하여 특정 약국에서만 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행위
3. 약국개설자와 의료기관개설자 사이에 의약품 구매사무, 의약품 조제업무 또는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한 요양급여비용 심사청구업무 등을 지원하거나 관리하는 행위
4. 의료기관개설자가 처방전을 소지한 자의 요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약국에서 조제하도록 처방전을 모사전송·컴퓨터통신 등을 이용하여 전송하는 행위
5. 의료기관개설자가 사실상 그의 지휘·감독을 받는 약사로 하여금 약국을 개설하도록 하거나 약국을 개설한 약사를 지휘·감독하여 의료기관개설자가 그 약국을 사실상 운영하는 행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