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4. 5. 30. 선고 2021헌마3 결정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7항 등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박○○
- 국선대리인
- 변호사 배보윤
- 선고일
- 2024. 5. 30.
1. 헌법재판소법(2011. 4. 5. 법률 제10546호로 개정된 것) 제75조 제7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6. 12. 20. 법률 제14412호로 개정된 것) 제42조 제1항 본문 중 ‘제2조 제1항 제3호 가운데 형법 제299조(준강간)의 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에 관한 부분, 제43조 제2항, 제3항, 제4항 본문,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6. 12. 20. 법률 제14412호로 개정되고, 2024. 1. 16. 법률 제200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3조 제1항 본문에 대한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9. 10. 2. 준강간죄로 기소되어 2019. 12. 12. 1심 법원에서 징역 1년 6월 및 집행유예 2년, 수강명령 40시간 등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9고합384). 청구인이 항소하였으나 2020. 9. 24. 기각되었고(서울고등법원 2020노38), 상고하였으나 2020. 11. 27. 기각되었다(대법원 2020도14143, 이하에서는 청구인에 대한 위 형사재판을 ‘이 사건 형사재판’이라 한다). 청구인은 위 유죄판결의 확정으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따른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었다.
나. 이에 청구인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이 인용된 경우에만 재심 청구가 가능하도록 규정한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7항, 상고기각 결정사유와 상고이유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제380조 제2항 및 제383조 제4호, 신상정보 등록대상 및 등록대상자의 신상정보 제출의무와 사진촬영의무를 규정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 제43조, 준강간죄를 처벌하도록 규정한 형법 제299조가 청구인의 재판청구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1. 1. 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 제43조, 형법 제299조 전부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청구인은 준강간죄의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로서 자신의 신상정보를 관할 경찰관서에 제출하도록 하고 매년 관할 경찰관서에 출석하여 경찰관서의 장으로 하여금 자신의 사진을 촬영하여 이를 전자기록으로 저장·보관하도록 한 것의 위헌 여부를 다투고 있으므로,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하기로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헌법재판소법(2011. 4. 5. 법률 제10546호로 개정된 것) 제75조 제7항(이하 ‘재심사유조항’이라 한다), ② 형사소송법(2014. 5. 14. 법률 제12576호로 개정된 것) 제380조 제2항, ③ 형사소송법(1963. 12. 13. 법률 제1500호로 개정된 것, 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형사소송법’이라 한다) 제383조 제4호, ④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6. 12. 20. 법률 제14412호로 개정된 것, 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고 한다) 제42조 제1항 본문 중 ‘제2조 제1항 제3호 가운데 형법 제299조(준강간)의 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에 관한 부분(이하 ‘등록대상자조항’이라 한다), ⑤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6. 12. 20. 법률 제14412호로 개정되고, 2024. 1. 16. 법률 제200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3조 제1항 본문 및 성폭력처벌법 제43조 제3항(이하 두 조항을 합하여 ‘제출조항’이라 한다), ⑥ 성폭력처벌법 제43조 제2항 및 제4항 본문(이하 두 조항을 합하여 ‘사진촬영조항’이라 한다), ⑦ 형법(2012. 12. 18. 법률 제11574호로 개정된 것) 제299조 중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을 한 자는 제297조의 예에 의한다’ 부분(이하 ‘형법 제299조’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헌법재판소법(2011. 4. 5. 법률 제10546호로 개정된 것) 제75조(인용결정) ⑦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이 인용된 경우에 해당 헌법소원과 관련된 소송사건이 이미 확정된 때에는 당사자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2014. 5. 14. 법률 제12576호로 개정된 것) 제380조(상고기각 결정) ② 상고장 및 상고이유서에 기재된 상고이유의 주장이 제383조 각 호의 어느 하나의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함이 명백한 때에는 결정으로 상고를 기각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1963. 12. 13. 법률 제1500호로 개정된 것) 제383조(상고이유) 다음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원심판결에 대한 상고이유로 할 수 있다.
4.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있어서 중대한 사실의 오인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친 때 또는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6. 12. 20. 법률 제14412호로 개정된 것) 제42조(신상정보 등록대상자) ① 제2조 제1항 제3호?제4호, 같은 조 제2항(제1항 제3호?제4호에 한정한다), 제3조부터 제15조까지의 범죄 및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가목?라목의 범죄(이하 "등록대상 성범죄"라 한다)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자 또는 같은 법 제49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공개명령이 확정된 자는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이하 "등록대상자"라 한다)가 된다. 다만, 제12조?제13조의 범죄 및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3항 및 제5항의 범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자는 제외한다. 제43조(신상정보의 제출 의무) ② 관할경찰관서의 장 또는 교정시설등의 장은 제1항에 따라 등록대상자가 기본신상정보를 제출할 때에 등록대상자의 정면?좌측?우측 상반신 및 전신 컬러사진을 촬영하여 전자기록으로 저장?보관하여야 한다. ③ 등록대상자는 제1항에 따라 제출한 기본신상정보가 변경된 경우에는 그 사유와 변경내용(이하 "변경정보"라 한다)을 변경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20일 이내에 제1항에 따라 제출하여야 한다. ④ 등록대상자는 제1항에 따라 기본신상정보를 제출한 경우에는 그 다음 해부터 매년 12월 31일까지 주소지를 관할하는 경찰관서에 출석하여 경찰관서의 장으로 하여금 자신의 정면?좌측?우측 상반신 및 전신 컬러사진을 촬영하여 전자기록으로 저장?보관하도록 하여야 한다. 다만, 교정시설등의 장은 등록대상자가 교정시설 등에 수용된 경우에는 석방 또는 치료감호 종료 전에 등록대상자의 정면?좌측?우측 상반신 및 전신 컬러사진을 새로 촬영하여 전자기록으로 저장?보관하여야 한다.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6. 12. 20. 법률 제14412호로 개정되고, 2024. 1. 16. 법률 제200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3조(신상정보의 제출 의무) ① 등록대상자는 제42조 제1항의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다음 각 호의 신상정보(이하 "기본신상정보"라 한다)를 자신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경찰관서의 장(이하 "관할경찰관서의 장"이라 한다)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다만, 등록대상자가 교정시설 또는 치료감호시설에 수용된 경우에는 그 교정시설의 장 또는 치료감호시설의 장(이하 "교정시설등의 장"이라 한다)에게 기본신상정보를 제출함으로써 이를 갈음할 수 있다.
1. 성명
2. 주민등록번호
3. 주소 및 실제거주지
4. 직업 및 직장 등의 소재지
5. 연락처(전화번호, 전자우편주소를 말한다)
6. 신체정보(키와 몸무게)
7. 소유차량의 등록번호
형법(2012. 12. 18. 법률 제11574호로 개정된 것)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관련조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조(정의) ① 이 법에서 "성폭력범죄"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를 말한다.
3. "형법" 제2편 제32장 강간과 추행의 죄 중 제297조(강간), 제297조의2(유사강간), 제298조(강제추행),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 제300조(미수범), 제301조(강간등 상해?치상), 제301조의2(강간등 살인?치사), 제302조(미성년자등에 대한 간음), 제303조(업무상위력등에 의한 간음) 및 제305조(미성년자에 대한 간음, 추행)의 죄 형법(2012. 12. 18. 법률 제11574호로 개정된 것) 제297조(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재심사유조항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이 인용된 경우만을 해당 헌법소원과 관련된 소송사건의 재심사유로 정하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따른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청구인의 평등권, 재판청구권 및 헌법소원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나.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는 사실오인 또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원심판결에 대한 상고를 할 수 있는 경우를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의 경우로 제한하고, 형사소송법 제380조 제2항은 위 조항이 정한 상고기각 결정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객관적인 기준을 정하고 있지 아니하여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며,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반한다.
다. 등록대상자조항은 재범방지에 효과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등록대상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람을 일괄적으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정하여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평등원칙 및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된다.
라. 법무부장관은 신상정보의 등록에 필요한 사항을 관계 행정기관의 장에게 조회를 요청하여 직접 등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성폭력처벌법 제44조 제4항 참조), 제출조항은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하여금 관할 경찰관서에 직접 이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 사진촬영조항은 매년 등록대상자의 사진촬영을 강제하여 청구인의 인격권,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
마. 형법 제299조 중 ‘심신상실의 상태를 이용하여’ 부분은 그 의미가 불명확하고, 준강간의 고의를 판단하기 위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적법절차원칙, 자기책임원칙 및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4. 형법 제299조에 관한 판단
헌법소원심판 청구기간의 기산점이 되는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 날’이란 ‘법령의 규율을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적용받게 된 날’을 의미하므로, 형사법 조항에 의한 기본권침해 사유가 발생한 시점은 청구인의 행위가 당해 법령의 위반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발생하는 시점, 즉, 당해 법령의 위반을 이유로 검사가 공소를 제기한 시점이다. 또한 공소장에는 반드시 적용법조를 기재하고(형사소송법 제254조 제3항 제4호), 법원은 공소제기가 있는 때에는 지체 없이 공소장의 부본을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송달하여야 하므로(형사소송법 제266조), 일반적으로 ‘공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날’을 당해 법령에 의하여 기본권침해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이라고 보아야 한다(헌재 2011. 7. 28. 2010헌마432 참조). 그런데 이 사건 형사재판에서 청구인은 2019. 10. 25. 공소장부본을 송달받았고, 1심에서 2019. 12. 12. 준강간죄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았으므로, 청구인은 공소장부본을 송달받은 2019. 10. 25. 또는 늦어도 1심 판결이 선고된 2019. 12. 12.에는 형법 제299조에 의한 기본권침해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알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청구인은 이때부터 90일이 지난 2021. 1. 1.에야 형법 제299조에 대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으므로, 이 부분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도과하여 부적법하다.
5. 재심사유조항에 관한 판단
가. 제한되는 기본권
재심사유조항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이 인용된 경우를 재심사유로 정하면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따른 헌법소원이 인용된 경우는 재심사유로 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따른 헌법소원을 제기한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제한한다. 청구인은 재심사유조항으로 인하여 평등권과 헌법소원심판청구권도 침해된다고 주장하나, 이와 관련된 청구인의 주장은 재심사유조항이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이 인용된 당사자에게만 재심사유를 인정한 결과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따른 헌법소원을 청구한 사람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의 반복·강조에 불과하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재판청구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평등권, 헌법소원심판청구권 침해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헌재 2021. 11. 25. 2020헌바401 참조).
나.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재심사유조항 및 재심사유조항과 실질적으로 내용이 동일한 구 헌법재판소법 조항에 대하여 합헌결정을 한 바 있다(헌재 2000. 6. 29. 99헌바66등; 헌재 2021. 11. 25. 2020헌바401).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어떤 사유를 재심사유로 하여 재심을 허용할 것인가 하는 것은 입법자가 확정된 판결에 대한 법적 안정성, 재판의 신속, 적정성, 법원의 업무부담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입법정책의 문제이다. 헌법재판소법은 국가공권력에 의한 형벌권 행사를 초래하는 형벌조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선고한 경우에는 소급효 및 재심을 통한 구제를 허용함으로써 국민의 권리구제 및 기본권 보호의 요청을 우선하도록 하였으나, 비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에 있어서는 법적 안정성의 이념을 우선하여 장래효를 원칙으로 하면서 위헌결정이 선고된 헌법소원사건의 당해 소송사건에 한하여 재심을 허용하고 있다. 이러한 입법내용이 비상의 불복절차인 재심제도를 구성함에 있어 입법자에게 부여된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재심사유조항에 의한 재심청구의 혜택은 일정한 적법요건 하에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을 청구하여 인용된 자에게는 누구에게나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것이고, 헌법소원청구의 기회가 규범적으로 균등하게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재심사유조항이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을 청구하여 인용결정을 받지 않은 사람에게는 재심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하여 청구인의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이 인용된 경우에 당해 헌법소원의 전제가 되는 확정된 당해 소송사건의 당사자에게만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재심사유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다.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앞서 본 선례들은 청구인들이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이 인용된 경우 당해 사건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사건에 대하여도 재심을 허용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재심사유조항에 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사건들이다. 이에 비하여 이 사건 청구인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뿐 아니라 같은 법 제68조 제1항의 헌법소원이 인용된 경우에도 그 계기가 된 관련 소송사건에 대한 재심을 허용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위 선례들에서의 청구인들 주장과 차이가 있다. 그러나 위 선례들의 주된 논거는, 재심은 확정판결에 대한 특별한 불복방법으로 미확정판결에 비하여 법적안정성의 요청이 더욱 크고,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청구의 기회와 그 혜택은 누구에게나 균등하게 보장된다는 것으로, 이 사건 청구인의 주장 내용이 위 선례들과 차이가 있다고 하여 위와 같은 재심사유조항에 관한 판단이 달라진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위 선례들의 판단은 이 사건에서도 타당하고, 이를 달리 볼 만한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재심사유조항은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6. 형사소송법 제380조 제2항 및 제383조 제4호에 관한 판단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재심사유조항이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비형벌법규인 형사소송법 제380조 제2항, 제383조 제4호에 관한 이 사건 헌법소원이 인용된다고 하더라도 청구인은 확정된 유죄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할 수 없다(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47조).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위 조항들에 관한 부분은 권리보호이익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부적법하다(헌재 2008. 5. 29. 2006헌마1001; 헌재 2016. 9. 29. 2015헌마165 참조).
7. 등록대상자조항, 제출조항 및 사진촬영조항에 관한 판단
가. 제한되는 기본권
등록대상자조항, 제출조항 및 사진촬영조항은 준강간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를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규정하고, 등록대상자에 대하여 신상정보 및 그 변경내용을 제출할 의무를 부과하며, 등록대상자의 사진을 촬영하여 전자기록으로 저장·보관하도록 함으로써 청구인의 개인정보 조사?수집?보관에 관한 근거가 된다. 따라서 위 조항들은 헌법 제10조 전문에서 도출되는 일반적 인격권과 헌법 제17조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의하여 보장되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제한한다(헌재 2019. 11. 28. 2017헌마399; 헌재 2023. 9. 26. 2020헌마562 참조). 한편 청구인은 등록대상자조항이 개별범죄의 경중이나 재범의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고 신상정보를 등록하도록 함으로써 평등권을 침해하고 적법절차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신상정보 등록 여부에 관하여 재범의 위험성 등에 대한 별도의 판단 절차 없이 등록대상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되기만 하면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도록 한 것이 지나친 기본권 제한에 해당한다는 것으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여부에서 이와 관련한 부분을 살펴보는 이상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헌재 2020. 6. 25. 2019헌마699 참조).
나. 등록대상자조항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등록대상자조항은 성폭력범죄의 재범을 억제하고 성폭력범죄자의 조속한 검거 등 효율적 수사를 위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또한 국가기관이 일정한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자로부터 특정 신상정보를 제출받아 보존·관리하면 등록대상자의 성폭력범죄를 억제할 수 있고, 재범이 발생하더라도 미리 파악된 신상정보를 활용하여 수사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도모할 수 있으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헌재 2014. 7. 24. 2013헌마423등 참조).
(2) 침해의 최소성
성폭력범죄로 처벌받은 사람에 대한 정보를 국가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재범에 의한 범죄를 예방하는 유효하고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헌재 2013. 10. 24. 2011헌바106등 참조).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은 전과기록(수형인명부, 수형인명표, 범죄경력자료)과 수사경력자료를 관리하도록 하고 있으나, 위와 같은 기록들은 신상등록제도에 비하여 좁은 범위의 신상정보만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성폭력범죄의 재범을 억제하고, 수사의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등록대상자조항과 동일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헌재 2014. 7. 24. 2013헌마423등 참조). 등록대상자조항은 준강간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이들을 모두 등록대상자가 되도록 함으로써 그 관리의 기초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관리의 기초가 되는 등록대상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준강간죄로 인한 유죄판결 이외에 반드시 재범의 위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욱이 현재 사용되는 재범의 위험성 평가도구로는 성범죄자의 재범 가능성 여부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없고, 이와 같은 오류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정한 성폭력범죄자를 일률적으로 등록대상자가 되도록 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다(헌재 2019. 11. 28. 2017헌마399 참조). 성폭력처벌법은 등록대상정보를 엄격히 제한하는 한편, 등록 정보의 누설을 금지하고(제48조), 등록정보의 보존·관리기간도 선고형에 따라 차등적으로 규정(제45조 제1항)하는 등 등록대상자의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는 장치도 마련하고 있다(헌재 2014. 7. 24. 2013헌마423등 참조). 따라서 등록대상자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된다.
(3) 법익의 균형성
등록대상자조항에 의하여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는 자는 특정 신상정보의 제출의무를 부담하고, 그러한 신상정보는 국가기관에 의하여 일정기간 등록·보존·관리되게 된다. 그러나 신상정보의 제출로 인한 불편이 크다고 할 수 없고, 신상정보가 보존된다는 자체만으로 전과자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등록정보는 등록대상 성폭력범죄의 예방과 수사라는 한정된 목적 하에 검사 또는 각급 경찰관서의 장과 같이 한정된 범위의 사람들에게만 배포될 수 있다는 점(성폭력처벌법 제46조 제1항)을 고려할 때, 등록대상자조항으로 인하여 침해되는 사익은 비교적 경미하다. 반면 등록대상자조항을 통하여 달성되는 성폭력범죄자의 재범 방지 및 수사의 효율성 담보라는 공익은 매우 크다(헌재 2014. 7. 24. 2013헌마423등 참조). 따라서 등록대상자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이 인정된다.
(4) 소결
따라서 등록대상자조항은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다. 제출조항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여부
(1)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2019. 11. 28. 2017헌마399 결정에서 제출조항이 등록대상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고 결정하였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제출조항은 등록대상자로 하여금 다시 성범죄를 범할 경우 본인이 쉽게 검거될 수 있다는 인식을 한층 강화하여 재범을 억제하고, 실제로 등록대상자가 재범한 경우에는 수사기관으로 하여금 위 정보를 활용하여 범죄자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검거할 수 있게 하므로,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제출조항이 등록대상자에게 자신에 관한 신상정보들을 제출하도록 하면서, 변경된 경우에도 일정기간 내에 해당 정보를 제출하도록 하는 것은 재범 방지와 수사의 효율성 담보라는 입법목적 달성을 위하여 불가피하고, 제출조항이 등록대상자의 소재지와 동선을 파악하기 위한 복수의 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고정적인 거주지가 없거나 이동이 잦은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효과적인 수사를 위한 필요성에서 비롯한 것이다. 그리고 제출조항의 입법목적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 정보의 제출을 요청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 조항에 따른 신상정보의 제출이 지나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제출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된다. 제출조항으로 인하여 등록대상자는 성명, 주민등록번호 등과 같은 정보를 제출해야 하는 불이익을 받게 되나, 이에 비하여 제출조항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크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 따라서 제출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2) 선례변경의 필요성 여부
위 선례의 판단은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고, 이와 달리 판단하여야 할 사정변경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제출조항은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라. 사진촬영조항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여부
(1)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2023. 9. 26. 2020헌마562 결정에서 사진촬영조항 중 ‘등록대상자는 매년 주소지 관할 경찰관서에 출석하여 경찰관서의 장으로 하여금 자신의 사진을 촬영하여 전자기록으로 저장?보관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성폭력처벌법 제43조 제4항 본문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고 결정하였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성폭력처벌법 제43조 제4항 본문은 성범죄에 대한 재범 억제,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신속한 검거 등 효율적인 수사 등을 위해 마련된 신상정보 등록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등록대상자가 매년 정기적으로 관할 경찰관서에 출석하여 자신의 사진을 촬영하도록 하고, 관할 경찰관서의 장이 이를 전자기록으로 저장·보관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그와 같은 목적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이다.
(나) 침해의 최소성
성폭력처벌법 제43조 제4항 본문에 따라 얻게 되는 등록대상자의 사진은 정면·좌측·우측 상반신 및 전신 컬러사진으로서, 등록대상자의 얼굴과 체형 등 외관에 대한 신상정보를 제공한다. 범죄자의 외관은 사진을 통해 가장 손쉽게 식별할 수 있으므로, 등록대상자의 사진은 효율적이고 신속한 수사를 위해 필수적인 정보이다. 여러 구도에서 촬영된 등록대상자의 사진을 전자기록으로 저장·보관하여 활용하면 비교적 정확하게 범죄자를 특정하거나 확인할 수 있는 반면, 일반적인 증명사진은 등록대상자의 정면 얼굴과 상반신 일부만을 담고 있어, 이러한 기능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성명·주민등록번호나 주소 및 실제거주지 등의 신상정보에 비해 외모는 취향, 시간의 흐름 등 여러 사정에 따라 쉽게 변경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매년 정기적·일률적으로 사진을 촬영하여, 이를 전자기록으로 저장·보관할 필요성이 있고(헌재 2015. 7. 30. 2014헌바257 참조), 그 촬영주기를 지나치게 단기로 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성폭력처벌법 제43조 제4항 본문은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된다.
(다) 법익의 균형성
성폭력처벌법 제43조 제4항 본문에 따라 등록대상자는 매년 관할 경찰관서에 출석하여 관할 경찰관서의 장으로 하여금 자신의 사진을 촬영하도록 해야 하고, 그 사진은 전자기록으로 저장·보관되나, 그 자체로 등록대상자의 일상생활에 심대한 지장이 있다거나 지역 사회에서 성범죄 전과자라는 낙인이 찍히게 되는 것은 아니다. 반면에 사진촬영의무의 이행을 통해 성범죄 전력이 있는 자의 재범을 사전에 예방하고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공익이고, 등록대상자의 사진의 최신성과 정확성을 확보하여 이를 전자기록으로 저장·보관함으로써 수사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공익이다. 따라서 성폭력처벌법 제43조 제4항 본문은 법익의 균형성이 인정된다.』
(2) 선례변경의 필요성 여부
위 선례의 논거는 사진촬영조항 중 ‘등록대상자가 등록대상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되어 신상정보를 제출할 때에 관할 경찰관서의 장으로 하여금 등록대상자의 사진을 촬영하여 이를 전자기록으로 저장·보관’하도록 한 성폭력처벌법 제43조 제2항에 대하여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위 선례와 달리 판단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결정이유를 그대로 유지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사진촬영조항은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8. 결론
그렇다면 재심사유조항, 등록대상자조항, 제출조항, 사진촬영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9.와 같은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김기영의 등록대상자조항, 제출조항, 사진촬영조항에 관한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9.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김기영의 등록대상자조항, 제출조항, 사진촬영조항에 관한 반대의견
가. 등록대상자조항에 관한 판단
(1) 우리는 헌재 2019. 11. 28. 2017헌마399 결정의 반대의견에서 성폭력처벌법 제42조 제1항 본문 가운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가목의 범죄 중 제7조 제3항의 범죄(아동?청소년에 대한 강제추행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에 관한 부분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등록대상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밝힌 바 있다. 등록대상자조항은 위 조항과 등록대상 성범죄만 달리할 뿐 그 외 내용은 동일하다. 따라서 등록대상자조항 역시 위 반대의견과 동일한 취지에서 아래 (2)항과 같은 이유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
(2) 등록대상자조항은 성폭력범죄의 재범을 억제하고 성폭력범죄자의 조속한 검거 등 효율적 수사를 위한 것으로, 신상정보등록을 통해 수사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은 인정된다. 다만 등록대상자조항의 입법목적에 비추어,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는 자를 등록대상자에 포함하는 것은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한도를 넘어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① 일정한 심사절차에 의하여 재범의 위험성이 없는 자를 구별하는 것이 가능하고, ② 이러한 재범의 위험성에 대한 추가적인 심사절차가 신상등록제도의 효율성을 떨어뜨리지 않는다면, 입법자는 심사절차 또는 불복절차를 통하여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는 자를 등록대상자에서 제외하는 대안을 택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성범죄자에 대하여 그 재범의 위험성을 심사하는 절차가 시행되고 있으므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를 정함에 있어서도, 등록제도의 전제가 되는 재범의 위험성을 평가하여 그 위험성이 인정되는 자에 대하여만 신상정보를 등록하도록 하는 심사절차나 불복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특별히 어려운 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등록대상자조항은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자를 선별하지 않고, 재범의 위험성을 심사하는 절차를 두지 않은 채 등록대상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모든 자를 일률적으로 등록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초과하는 제한으로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는 자를 등록대상자로 규정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는 재범방지나 수사의 효율성과 같은 공익은 없는 반면, 성범죄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는 자를 잠재적 성범죄자로 지정하여 지속적이고 항시적인 감시가 가능하도록 신상정보 관리대상으로 하는 것은 전혀 재범의 억제?예방 및 수사 등 조치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통제로 심각한 기본권 침해가 아닐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등록대상자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
나. 제출조항, 사진촬영조항에 관한 판단의 필요성
이와 같이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의 범위가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과잉금지심사를 충족할 수 없는 이상, 이러한 등록대상자를 수범자 또는 대상으로 하는 제출조항 및 사진촬영조항 또한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제출조항 및 사진촬영조항도 현 상황에서는 위헌적이라고 볼 수 있으나 그 위헌성은 결국 등록대상자조항의 ‘등록대상자’의 범위에 재범의 위험성이 없는 성폭력범죄자까지 포함될 수 있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데 기초하고 있으므로 등록대상자조항만 합헌성을 회복하면 해결될 문제이다. 따라서 제출조항 및 사진촬영조항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재판장,이종석,이은애,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정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