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3. 10. 26. 선고 2022헌마1751 결정 [신상정보 등록대상자 고지 처분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이○○
- 국선대리인
- 변호사 김광석
- 선고일
- 2023. 10. 26.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20. 4. 3.과 2020. 4. 10. 대중교통수단인 열차에서 3회에 걸쳐 피해자를 추행하였다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공중밀집장소에서의추행)죄의 범죄사실로 약식기소되었다가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2021. 5. 12. 1심에서 벌금 800만 원을 선고받았다(수원지방법원 2020고정1272). 청구인이 항소하여 2022. 8. 18. 항소심에서 벌금 450만 원을 선고받았고(수원지방법원 2021노3311), 상고하였으나 2022. 11. 3. 상고가 기각되어(대법원 2022도11347)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이에 청구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따른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었다. 청구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이 자신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2. 11. 25. 헌법소원심판청구를 위한 국선대리인선임신청을 하였고, 2022. 12. 2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1조의 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이므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 중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6. 12. 20. 법률 제14412호로 개정된 것, 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 제42조 제1항 본문 중 ‘제11조의 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6. 12. 20. 법률 제14412호로 개정된 것) 제42조(신상정보 등록대상자) ① 제2조 제1항 제3호ㆍ제4호, 같은 조 제2항(제1항 제3호ㆍ제4호에 한정한다), 제3조부터 제15조까지의 범죄 및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가목ㆍ라목의 범죄(이하 "등록대상 성범죄"라 한다)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자 또는 같은 법 제49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공개명령이 확정된 자는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이하 "등록대상자"라 한다)가 된다. 다만, 제12조ㆍ제13조의 범죄 및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3항 및 제5항의 범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자는 제외한다. [관련조항]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0. 4. 15. 법률 제10258호로 제정되고, 2020. 5. 19. 법률 제172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 대중교통수단, 공연ㆍ집회 장소, 그 밖에 공중(公衆)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사람을 추행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은 성폭력범죄자의 재범방지를 가장 중요한 입법목적으로 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를 정할 때 재범의 위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행위 태양이나 불법성의 경중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한다.
나. 행위태양에 따라 계획성과 상습성이 높다고 볼 수 있는 속칭 소매치기로 불리는 절도범죄와 비교할 때 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죄가 재범의 위험성이 더 높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전자의 범죄와 달리 후자의 범죄로 벌금형의 유죄판결이 확정되기만 하면 초범일지라도 그 신상정보를 10년 간 등록해야할 의무를 부과 받는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제한되는 기본권
(1) 심판대상조항은 성폭력처벌법 제11조가 정한 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죄(이하 ‘공중밀집장소추행죄’라 한다)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를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규정하여 해당 범죄자의 개인정보 수집·보관·처리·이용에 관한 근거가 되므로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제한한다(헌재 2020. 6. 25. 2019헌마699).
(2)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절도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에 비해 공중밀집장소추행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를 차별한다고 주장하나, 심판대상조항은 특별히 성폭력범죄의 재범을 억제하기 위하여 마련된 제도인데 절도죄는 성폭력범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공중밀집장소추행죄와 비교집단이 된다고 보기 어렵고, 이와 관련된 청구인의 주장은 결국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3) 그 밖에도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행복추구권, 인간의 존엄과 가치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구인은 그 구체적인 침해사유는 밝히고 있지 않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자체가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규정한 헌법 제10조 제1문에서 도출되는 일반적 인격권 및 헌법 제17조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의하여 보장되는 것으로서(2020. 6. 25. 2019헌마699 참조),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위 기본권들의 침해 여부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여부
(1) 헌법재판소의 선례
헌법재판소는 2017. 12. 28. 2016헌마1124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과 실질적으로 내용이 동일한 구 성폭력처벌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되고, 2016. 12. 20. 법률 제144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조 제1항 중 ‘제11조의 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는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된다.’ 부분이 공중밀집장소추행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고, 2020. 6. 25. 2019헌마699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이 공중밀집장소추행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는데, 2019헌마699 결정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조항은 성폭력범죄의 재범을 억제하여 성폭력범죄자로부터 잠재적인 피해자와 지역사회를 보호하고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며 사회방위를 도모하고, 성폭력범죄자의 조속한 검거 등 효율적 수사를 통하여 사회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또한 등록대상자가 다시 성폭력범죄를 저지를 경우 쉽게 검거될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하게 하여 성폭력범죄를 억제하고, 재범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진 경우에는 그에 대한 수사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제고하는 데 기여하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나) 침해의 최소성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은 전과기록(수형인명부, 수형인명표, 범죄경력자료)과 수사경력자료의 작성·관리·삭제를 규정하고 있으나, 일반적인 범죄의 수사자료나 전과기록만으로는 성폭력범죄의 재범을 억제하고 수사의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심판대상조항과 동일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성폭력처벌법에 의한 보호관찰제도(제16조),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한 치료감호제도(제2조 제1항 등),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한 이른바 전자발찌제도(제5조 제1항 등)와 같은 보안처분 제도들은 그 적용범위 내지 대상자의 측면에서 심판대상조항과 다르고, 기본권 제한 효과가 보다 경미하다고 단언하기도 어려워 신상정보 등록제도를 대체하는 덜 침해적인 수단이 된다고 볼 수 없다. 공중밀집장소추행죄의 경우, 개별 사안에서 행위 태양이나 불법성의 경중이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겠으나,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성폭력범죄로서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입법자가 개별 사안에 따라 억제·예방의 필요성을 구분하지 않은 것이 불필요한 제한이라고 보기 어렵다. 심판대상조항은 공중밀집장소추행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모두 등록대상자가 되도록 함으로써 그 관리의 기초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므로, 등록대상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대상 성범죄로 인한 유죄판결 이외에 반드시 재범의 위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사용되는 재범의 위험성 평가 도구로는 성범죄자의 재범 가능성 여부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없고 오류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일정한 성폭력범죄자를 일률적으로 등록대상자가 되도록 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된다.
(다) 법익의 균형성
등록정보는 등록대상 성범죄와 관련한 범죄 예방과 수사라는 한정된 목적으로 검사 또는 각급 경찰관서의 장에게만 배포될 수 있고(성폭력처벌법 제46조 제1항), 등록대상자의 신상정보의 등록·보존 및 관리 업무에 종사하거나 종사하였던 자가 직무상 알게 된 등록정보를 누설할 경우 처벌되므로(같은 법 제48조, 제50조 제1항 제1호),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침해되는 사익은 크지 않다. 반면 그로 인해 달성되는 성폭력범죄자의 재범 방지 및 사회 방위의 공익은 매우 중요하므로 법익의 균형성이 인정된다.
(라) 소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공중밀집장소추행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2) 선례변경의 필요성 여부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위 선례의 취지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고, 이 사건에서 위 선례와 달리 판단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5.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김기영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따른 것이다.
6.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김기영의 반대의견
우리는 헌재 2020. 6. 25. 2019헌마699 결정의 반대의견에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등록대상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는데,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조항은 성폭력범죄의 재범을 억제하고 성폭력범죄자의 조속한 검거 등 효율적 수사를 위한 것으로, 신상정보등록을 통해 수사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은 인정된다.
나. 침해의 최소성
성범죄의 재범을 방지하고, 재범 발생의 경우 수사의 효율성을 위한다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등록대상자의 성범죄 재범의 위험성을 전제로 하므로,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는 자를 등록대상자에 포함하는 것은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한도를 넘어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결국 ① 일정한 심사절차에 의하여 재범의 위험이 없는 자를 구별하는 것이 가능하고, ② 이러한 재범의 위험성에 대한 추가적인 심사절차가 신상등록제도의 효율성을 떨어뜨리지 않는다면, 입법자는 심사절차 또는 불복절차를 통하여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는 자를 등록대상자에서 제외하는 대안을 택하여야 한다.
(1) 재범의 위험성은 대상자의 직업과 환경, 당해 범행 이전의 행적, 그 범행의 동기, 수단, 범행 후의 정황, 개전의 정 등 여러 사정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 있으며, 이는 등록대상자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할 문제이다. 법관이 선고형의 형량을 정함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재범 가능성의 지표가 될 수 있는 범행의 유형, 상습성, 피해자와의 관계 등도 일부 고려할 수 있겠으나, 그렇다고 유죄 판결 자체에 향후 재범의 위험성에 대한 판단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없고 유죄가 인정된다고 하여 반드시 재범의 위험성도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성범죄자들의 재범 위험성을 예측하는 보험계리적 사정 평가 도구가 개발되어 2008년부터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대상자 선별을 위한 참고 도구로 사용되고 있으며, 보험계리적 위험성 평가도구는 미국, 영국, 호주 등 여러 국가에서 양형 결정단계에서부터 지역사회 내 처우단계에 이르기까지 널리 활용되고 있다.
(2) 우리나라는 성범죄자에 대하여 부과할 수 있는 보안처분으로 수강명령,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의 이수명령, 전자장치 부착명령,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의 취업제한 명령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성범죄 자체에 관한 유죄 선고 및 양형과는 별도로 대상자의 재범의 위험성을 실질적으로 조사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보안처분의 부과 여부와 부과 기간을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30조 제2호, 제59조,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9조, 성폭력처벌법 제16조, 제17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56조, 제61조 등). 이처럼 이미 성범죄자에 대하여 그 재범의 위험성을 심사하는 절차가 시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를 정함에 있어서도, 등록제도의 전제가 되는 재범의 위험성을 평가하여 그 위험성이 인정되는 자에 대하여만 신상정보를 등록하도록 하는 심사절차나 불복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특별히 어려운 일이라고는 볼 수 없다.
(3) 개별 사안에서 공중밀집장소추행죄의 행위 태양은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고, 그와 같은 행위를 한 행위자의 책임, 불법성의 경중 역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음에도 심판대상조항은 공중밀집장소추행죄의 유죄판결이 확정되기만 하면 비교적 그 불법성이나 책임이 경미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무조건 등록대상자가 되도록 하는바, 행위 태양의 특성이나 불법성의 경중을 고려하여 등록대상 성범죄를 축소하지 않았다. 이처럼 심판대상조항은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자를 선별하지 않고, 재범의 위험성을 심사하는 절차를 두지 않은 채 행위 태양의 특성이나 불법성의 경중을 고려하지 않고 등록대상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모든 자를 일률적으로 등록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초과하는 제한으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
다. 법익의 균형성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는 자를 등록대상자로 규정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는 재범방지나 수사의 효율성과 같은 공익은 없는 반면, 성범죄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는 자를 잠재적 성범죄자로 지정하여 지속적이고 항시적인 감시가 가능하도록 신상정보 관리대상으로 하는 것은 전혀 재범의 억제·예방 및 수사 등 조치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통제로 심각한 기본권 침해가 아닐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었다고 볼 수도 없다.
라. 소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공중밀집장소추행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 우리는 이 사건에서 위 견해와 달리 판단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보지 않으므로 위 견해를 그대로 유지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
재판장,유남석,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