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2. 6. 30. 선고 2020헌바64 결정 [의료법 제65조 제1항 제1호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이○○
- 대리인
- 법무법인 우면담당변호사 황문섭 외 2인
- 대리인
- 법무법인 민주담당변호사 이동흡
- 당해사건
- 서울고등법원 2019누53565 의사면허취소처분취소
의료법(2010. 1. 18. 법률 제9932호로 개정된 것) 제65조 제1항 단서 제1호 중 제8조 제4호 가운데 의료법 위반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7. 12. 5.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에서, 의료법인의 병원장으로서 제약회사 임직원으로부터 의약품 채택 등의 임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받고 2009. 10.경부터 2017. 3.경까지 560,070,000원을 수수함과 동시에 의사로서 의약품공급자로부터 2010. 12.경부터 2017. 3.경까지 505,570,000원을 수수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받고(2017고합171), 항소 및 상고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었다.
나. 이에 보건복지부장관은 2018. 11. 2. 의료법 제65조 제1항 단서 제1호에 따라 청구인의 의사면허를 취소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다. 청구인은 서울행정법원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기각되자(2019구합54382), 서울고등법원에 항소를 제기하였다(2019누53565). 청구인은 항소심 계속 중 의료법 제65조 제1항 단서 제1호 중 제8조 제4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2019아1556) 2020. 1. 8. 기각되자, 2020. 1. 28.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의료법 제65조 제1항 단서 제1호 중 제8조 제4호 전부에 대하여 심판을 청구하였으나, 당해사건에서 청구인에게 적용된 것은 의료법 제65조 제1항 단서 제1호 중 제8조 제4호 가운데 의료법 위반에 관한 부분이므로, 심판대상을 이에 한정하기로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의료법(2010. 1. 18. 법률 제9932호로 개정된 것) 제65조 제1항 단서 제1호 중 제8조 제4호 가운데 의료법 위반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의료법(2010. 1. 18. 법률 제9932호로 개정된 것) 제65조(면허취소와 재교부) ① 보건복지부장관은 의료인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경우에는 그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 다만, 제1호의 경우에는 면허를 취소하여야 한다.
1. 제8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경우
[관련조항] 구 의료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개정되고, 2020. 4. 7. 법률 제172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결격사유 등)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의료인이 될 수 없다.
4. 이 법 또는 「형법」 제233조, 제234조, 제269조, 제270조, 제317조 제1항 및 제347조(허위로 진료비를 청구하여 환자나 진료비를 지급하는 기관이나 단체를 속인 경우만을 말한다),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지역보건법」,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 조치법」, 「시체해부 및 보존에 관한 법률」, 「혈액관리법」,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약사법」, 「모자보건법」,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의료 관련 법령을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였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 구 의료법(2010. 5. 27. 법률 제10325호로 개정되고, 2015. 12. 29. 법률 제136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2(부당한 경제적 이익등의 취득 금지) ①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법인의 대표자, 이사, 그 밖에 이에 종사하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및 의료기관 종사자는「약사법」제31조에 따른 품목허가를 받은 자 또는 품목신고를 한 자, 같은 법 제42조에 따른 의약품 수입자, 같은 법 제45조에 따른 의약품 도매상으로부터 의약품 채택ㆍ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금전, 물품, 편익, 노무, 향응,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이하 "경제적 이익등"이라 한다)을 받아서는 아니 된다. 다만,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설명회, 대금결제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시판 후 조사 등의 행위(이하 "견본품 제공등의 행위"라 한다)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범위 안의 경제적 이익등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88조의2(벌칙) 제23조의2를 위반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경우 취득한 경제적 이익등은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 구 의료법(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고, 2019. 8. 27. 법률 제165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3(부당한 경제적 이익등의 취득 금지) ①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법인의 대표자, 이사, 그 밖에 이에 종사하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및 의료기관 종사자는「약사법」제47조 제2항에 따른 의약품공급자로부터 의약품 채택ㆍ처방유도ㆍ거래유지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금전, 물품, 편익, 노무, 향응,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이하 "경제적 이익등"이라 한다)을 받거나 의료기관으로 하여금 받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설명회, 대금결제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시판 후 조사 등의 행위(이하 "견본품 제공등의 행위"라 한다)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범위 안의 경제적 이익등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88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제23조의3을 위반한 자. 이 경우 취득한 경제적 이익등은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 형법(2016. 5. 29. 법률 제14178호로 개정된 것) 제357조(배임수증재) ①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명확성원칙 위반
심판대상조항은 의료법을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였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의료법위반죄와 ‘그보다 형이 더 중한 의료 관련 범죄가 아닌 다른 죄’의 상상적 경합범이 성립하는 경우 형이 더 가벼운 의료법위반에 대해서는 형의 선택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면허 취소 여부가 불분명하고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법집행이 가능하므로 명확성원칙에 반한다.
나. 과잉금지원칙 위반
심판대상조항은 의료법위반죄와 ‘그보다 형이 더 중한 의료 관련 범죄가 아닌 다른 죄’의 상상적 경합범이 성립하는 경우 분리 선고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과잉금지원칙 중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에 반하여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
다. 평등원칙 위반
심판대상조항은 의료법위반죄가 ‘그보다 형이 더 중한 의료 관련 범죄가 아닌 다른 죄’와 상상적 경합범으로 기소되어 형이 더 가벼운 의료법위반죄에 대해서는 형의 선택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의료인의 면허 취소 여부가 다른 죄의 죄질 및 가벌성에 따라 판단되게 되므로, 본질적으로 동일한 사안인 의료법위반죄가 ‘그보다 형이 더 중한 의료 관련 범죄가 아닌 다른 죄’와 별도로 기소되는 경우와 합리적 이유 없이 다르게 취급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쟁점
(1) 청구인은 의료법위반죄와 ‘그보다 형이 더 중한 의료 관련 범죄가 아닌 다른 죄’의 상상적 경합범이 성립하는 경우 형이 더 가벼운 의료법위반에 대해서는 형의 선택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면허 취소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주장하는바, 심판대상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심판대상조항은 의료법위반죄와 ‘그보다 형이 더 중한 의료 관련 범죄가 아닌 다른 죄’의 상상적 경합범이 성립하는 경우에 분리선고 규정을 두지 않은바,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3) 청구인은 ‘의료법위반죄와 그보다 형이 더 중한 의료 관련 범죄가 아닌 다른 죄가 상상적 경합범으로 동시 기소된 경우’와 ‘각 범죄가 분리 기소된 경우’를 다르게 취급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상상적 경합범 중 일부에 대한 공소제기의 효력, 법원의 심판, 일사부재리의 효력은 전체범죄에 미치고 별도로 분리 기소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이러한 형태의 차별은 애당초 발생하지 아니하는바, 평등원칙 위반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1) 법규범이 명확한지 여부는 그 법규범이 수범자에게 법규의 의미내용을 알 수 있도록 공정한 고지를 하여 예측가능성을 주고 있는지 여부 및 그 법규범이 법을 해석ㆍ집행하는 기관에게 충분한 의미내용을 규율하여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법집행이 배제되는지 여부, 다시 말하면 예측가능성 및 자의적 법집행 배제가 확보되는지 여부에 따라 이를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법규범의 의미내용은 그 문언뿐만 아니라 입법목적이나 입법취지, 입법연혁, 그리고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해석방법에 의하여 구체화하게 되므로, 결국 법규범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위와 같은 해석방법에 의하여 그 의미내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석기준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헌재 2018. 2. 22. 2016헌바401 참조).
(2) 하나의 행위로 수개의 죄를 범한 경우 형법 제40조는 원칙적으로 상상적 경합을 인정하여 가장 무거운 죄에 대하여 정한 형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는바, 심판대상조항이 분리 선고 규정을 특별히 두고 있지 않은 이상, 법원으로서는 임의로 의료법위반죄와 ‘그보다 형이 더 중한 의료 관련 범죄가 아닌 다른 죄’의 상상적 경합범에 대하여 변론을 분리할 수 없다. 그 결과 형법 제40조에 의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그 선고형 전부를 의료법위반죄로 인한 형으로 보아 의료인의 자격 제한 여부를 확정한다고 심판대상조항을 해석할 수밖에 없다(헌재 2014. 9. 25. 2013헌바208 참조).
(3) 또한, 형법 제40조에서 말하는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이란 법정형을 의미하고, 형의 경중은 형법 제50조가 정한 바에 의하여 가리도록 하고 있다. 즉 우리 형법은 상상적 경합의 처벌에 관하여 이른바 흡수주의 처벌방식을 취하고 있다(헌재 2017. 8. 31. 2015헌마134 참조). 이는 가벼운 죄는 중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단된다는 것으로 가벼운 죄가 처벌을 면한다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1983. 4. 26. 선고 83도323 참조).
(4) 이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다른 규정 내용의 추가 없이 현재의 규정내용만으로도 의료법위반죄와 ‘그보다 형이 더 중한 의료 관련 범죄가 아닌 다른 죄’가 상상적 경합범으로 처벌되는 경우 면허취소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5)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다.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조항은 의료법을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은 의료인에 대하여 필요적으로 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의료인이 의료법위반죄로 인하여 처벌 받는 경우에는 당해 의료인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손상되고, 이는 곧바로 의료인 전체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의료인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고자 의료법위반죄로 인하여 처벌 받은 의료인에게 면허취소라는 불이익을 과하는 심판대상조항은,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헌재 2005. 12. 22. 2005헌바50 참조).
(2) 침해의 최소성
(가) 심판대상조항은 의료법위반죄와 ‘그보다 형이 더 중한 의료 관련 범죄가 아닌 다른 죄’가 상상적 경합범으로 재판을 받는 경우에 분리 선고 규정을 마련하고 있지 않으나, 사회관념상 한 개의 행위가 수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인 상상적 경합범의 처벌에 있어서는 행위 전체의 불법과 책임을 판단하여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의 범위 내에서 한 개의 형이 선고되는 것이므로, 이로 인하여 심판대상조항이 의료인의 면허를 부당하게 취소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
(나) 또한, 의료법위반죄와 ‘그보다 형이 더 중한 의료 관련 범죄가 아닌 다른 죄’가 상상적 경합범으로 처벌되는 경우에도 당해 법원이 의료법위반죄보다 더 중한 다른 범죄로 처벌됨에 따라 의료인 면허가 취소되는 것이 과도하다고 판단할 경우 벌금 이하의 형을 선택하거나 형의 선고를 유예함으로써 당해 의료인의 면허가 취소되지 않도록 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의 면허취소제도는 법원의 재판작용을 거치면서 구체적인 타당성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헌재 2005. 12. 22. 2005헌바50; 헌재 2020. 4. 23. 2019헌바118등 참조).
(다) 나아가 의료법 제65조 제2항 단서는 면허취소의 경우 의료인의 자격을 영구히 상실하게 하고 있지 않고 3년이 경과하는 경우 면허를 다시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둠으로써 의료인의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양질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고, 3년의 기간이 의료법을 위반한 의료인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제고함에 있어 크게 불합리할 정도로 길다고 보기도 어렵다.
(라)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요건에도 부합한다.
(3) 법익의 균형성
면허취소로 인하여 의료인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받는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불이익이 의료인에 대한 국민의 신뢰확보라는 공익과 비교하여 더 크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요건도 갖추었다.
(4) 소결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으므로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