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1. 9. 30. 선고 2019헌바510 결정 [도로교통법 제10조 제2항 등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진○○
- 국선대리인
- 변호사 김현임
- 당해사건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고정799, 1613(병합) 도로교통법위반 등
1. 도로교통법(2011. 6. 8. 법률 제10790호로 개정된 것) 제10조 제2항 본문 및 제157조 제1호 중 제10조 제2항 본문에 관한 부분,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2012. 1. 17. 법률 제11155호로 개정된 것) 제5조 제1항 제1호,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69조 제1항 본문 및 제2항 중 각 ‘벌금’에 관한 부분, 형법(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된 것) 제70조 제1항 중 ‘벌금’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보행자 신호등이 설치된 횡단보도를 횡단하면서 보행자 적색 신호에 횡단하였다는 사실로 2019. 3. 22. 약식명령을 받은 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고약2857), 도로교통법 제10조 제2항 및 제157조 제1호, 법원조직법 제17조 제1호 및 제32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조 제1항, 제33조 제1항 제5호, 제254조 제3항 제1호 및 제4호, 제345조, 형법 제41조 제6호 및 제8호, 제62조 제1항, 제69조 제1항 및 제2항, 제70조 제1항,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제1호에 대하여 2019. 4. 3.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9초기1066), 2019. 4. 4. 정식재판을 청구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고정799).
나. 청구인은 ○○ 보안요원에게 접근하여 시비를 걸고 행인들에게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건네며 약 30분 간 시민들을 귀찮고 불쾌하게 하는 등 불안감을 조성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19. 7. 22. 약식명령을 받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고약9062), 2019. 8. 2.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으며(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고정1613), 같은 날 별도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초기4474).
다. 법원은 위 2019고정799 사건과 2019고정1613 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한 뒤 2019. 11. 29. 청구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벌금 300,000원에 처하는 판결을 하였고, 위 판결은 확정되었다. 같은 날 법원은 위 2019초기1066 사건에서 도로교통법 제10조 제2항, 제157조 제1호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은 기각하고, 나머지 법률조항에 대한 신청은 각하하였으며, 위 2019초기4474 사건에서는 청구인이 신청서에 위헌 주장이나 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유를 들어 모두 각하하였다.
라. 청구인은 2019. 12. 16. 위 제청신청에서 심판대상으로 삼았던 법률조항들 중 형사소송법 제345조를 제외한 나머지 법률조항들을 심판대상으로 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이 심판을 구하는 법률조항들 중 그 위헌성을 구체적으로 주장하는 법률조항 또는 당해사건에서 청구인에게 적용된 법률조항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함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도로교통법(2011. 6. 8. 법률 제10790호로 개정된 것) 제10조 제2항 본문 및 제157조 제1호 중 제10조 제2항 본문에 관한 부분,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2012. 1. 17. 법률 제11155호로 개정된 것) 제5조 제1항 제1호, 법원조직법(2014. 12. 30. 법률 제12886호로 개정된 것) 제17조 제1호,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된 것) 제32조 제1항, 형사소송법(2006. 7. 19. 법률 제7965호로 개정된 것) 제33조 제1항 제5호,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된 것) 제254조 제3항 제1호 및 제4호,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41조 제6호, 형법(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된 것) 제62조 제1항 중 ‘벌금’에 관한 부분,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69조 제1항 본문 및 제2항 중 각 ‘벌금’에 관한 부분, 형법(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된 것) 제70조 제1항 중 ‘벌금’에 관한 부분(이하 위 조항들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다.
도로교통법(2011. 6. 8. 법률 제10790호로 개정된 것) 제10조(도로의 횡단) ② 보행자는 제1항에 따른 횡단보도, 지하도, 육교나 그 밖의 도로 횡단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도로에서는 그 곳으로 횡단하여야 한다. (단서 생략) 제157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2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1. 제5조, 제8조 제1항, 제10조 제2항부터 제5항까지의 규정을 위반한 보행자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2012. 1. 17. 법률 제11155호로 개정된 것) 제5조(대상사건) ① 다음 각 호에 정하는 사건을 국민참여재판의 대상사건(이하 "대상사건"이라 한다)으로 한다.
1. 「법원조직법」제32조 제1항(제2호 및 제5호는 제외한다)에 따른 합의부 관할 사건 법원조직법(2014. 12. 30. 법률 제12886호로 개정된 것) 제17조(대법관회의의 의결사항) 다음 각 호의 사항은 대법관회의의 의결을 거친다.
1. 판사의 임명 및 연임에 대한 동의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된 것) 제32조(변호인선임의 효력) ① 변호인의 선임은 심급마다 변호인과 연명날인한 서면으로 제출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2006. 7. 19. 법률 제7965호로 개정된 것) 제33조(국선변호인)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변호인이 없는 때에는 법원은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
5. 피고인이 심신장애의 의심이 있는 때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된 것) 제254조(공소제기의 방식과 공소장) ③ 공소장에는 다음 사항을 기재하여야 한다.
1. 피고인의 성명 기타 피고인을 특정할 수 있는 사항
4. 적용법조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41조(형의 종류) 형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6. 벌금
형법(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된 것) 제62조(집행유예의 요건) ①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 다만,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69조(벌금과 과료) ① 벌금과 과료는 판결확정일로부터 30일내에 납입하여야 한다. (단서 생략) ②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한 자는 1일 이상 3년 이하, 과료를 납입하지 아니한 자는 1일 이상 30일 미만의 기간 노역장에 유치하여 작업에 복무하게 한다. 형법(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된 것) 제70조(노역장유치) ① 벌금 또는 과료를 선고할 때에는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유치기간을 정하여 동시에 선고하여야 한다.
3.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의 주장 요지는 [별지]와 같다.
4.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가. 형사소송법 제32조 제1항, 제33조 제1항 제5호, 제254조 제3항 제1호 및 제4호, 형법 제41조 제6호, 제62조 제1항 중 ‘벌금’에 관한 부분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이 법률조항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법원의 재판’을 다투는 것일 때에는 원칙으로 부적법하여 허용되지 않는다(헌재 2002. 10. 31. 2000헌바76 참조). 청구인은 형사소송법 제32조 제1항, 제33조 제1항 제5호가 형사 사건에서 반드시 변호인을 법원에 알리도록 규정하고, 법원이 당사자의 심신장애 여부를 자의적으로 판단한 뒤 판단에 용이한 국선변호인을 선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결과적으로 법원의 자의적 판단이 가능하도록 하였다고 주장하며,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3항 제1호는 공소장에 피고인을 특정할 수 있는 사항을 기재하도록 하고, 같은 항 제4호는 공소장에 적용법조를 기재하도록 하여 피고인이 누구인지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오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형법 제41조 제6호는 금전 지급을 형벌로 규정하여 재력에 따라 형벌의 경중이 좌우되도록 하고 있고, 형법 제62조 제1항 중 ‘벌금’에 관한 부분은 판사에게 집행유예의 전적인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을 다투고 있다. 그러나 위 조항들에 관한 청구인의 주장 내용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는 위 조항들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이라기보다는 법원의 재판 결과의 부당성을 다투는 것일 따름이어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나. 법원조직법 제17조 제1호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문제된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 여기서 재판의 전제가 된다고 함은 구체적인 사건이 법원에 계속되어 있었거나 계속 중이어야 하고, 위헌 여부가 문제되는 법률이 당해 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것이어야 하며, 그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을 담당한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경우를 의미한다(헌재 2017. 7. 27. 2016헌바41 참조). 심판대상조항 중 법원조직법 제17조 제1호는 대법관회의의 의결사항을 규정한 것이어서 당해 사건의 재판에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부분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
5.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의 쟁점
(1) 헌법 제10조 전문의 행복추구권에는 그 구체적인 표현으로서 일반적 행동자유권이 포함된다(헌재 2018. 11. 29. 2017헌바465 참조). 일반적 행동자유권의 보호영역에는 가치 있는 행동뿐만 아니라 개인의 생활방식과 취미에 관한 사항도 포함되며, 여기에는 위험한 스포츠를 즐길 권리와 같은 위험한 생활방식으로 살아갈 권리도 포함된다(헌재 2003. 10. 30. 2002헌마518; 헌재 2016. 2. 25. 2015헌가11 참조). 심판대상조항 가운데 도로교통법 제10조 제2항 본문 및 제157조 제1호 중 제10조 제2항 본문에 관한 부분(이하 ‘도로교통법 조항’이라 한다)은 횡단보도, 지하도, 육교나 그 밖의 도로 횡단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도로에서는 그 곳으로 횡단할 의무를 지우고 이에 위반했을 때 형벌을 부과하여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제한하므로, 이와 같은 제한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2)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 중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제1호(이하 ‘국민참여재판법 조항’이라 한다)가 국민참여재판의 대상을 합의부 사건으로 한정한 것이 재판을 받을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헌법과 법률에 정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는 직업법관에 의한 재판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것이므로,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는 헌법 제27조 제1항에서 규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보호범위에 속한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09. 11. 26. 2008헌바12; 헌재 2015. 7. 30. 2014헌바447; 헌재 2016. 12. 29. 2015헌바63 참조). 다만, 청구인은 위 국민참여재판법 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3) 심판대상조항 중 형법 제69조 제1항 본문 및 제2항 중 각 ‘벌금’에 관한 부분과 제70조 제1항 중 ‘벌금’에 관한 부분(이하 위 조항들을 합하여 ‘노역장유치조항’이라 한다)은 벌금의 납부기간(30일) 및 벌금 미납자를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정하여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므로(헌재 2011. 9. 29. 2010헌바188등 참조), 이와 같은 제한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나. 도로교통법 조항에 대한 판단
(1) 무단횡단은 그 횡단자의 안전에 치명적인 위해가 되는 것은 물론, 해당 도로를 운행하는 자동차 운전자의 안전과 해당 도로의 교통흐름에도 위해를 가하는 요소임이 분명하다. 도로교통법 조항의 입법목적은 무단횡단으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의 위험을 줄여 보행자 및 운전자 등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 도로의 안전을 확보하여 교통흐름을 원활히 하려는 것으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또한 무단횡단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하는 것은 그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기여하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2) 무단횡단 시 운전자가 이를 적시에 인지하지 못할 경우 그 횡단자의 안전에 치명적인 위해가 가해지게 되는 점은 재론의 여지가 없으며, 설령 운전자가 이를 인지하더라도 그로 인한 급제동 또는 급선회를 하는 과정에서 그 운전자뿐만 아니라 인근의 다른 보행자나 여타 운전자에게 추가적인 위해가 가해질 수 있다. 비단 사고가 발생하지 아니하더라도 해당 도로의 교통흐름에 상당한 방해를 초래할 수 있다. 결국 보행자와 운전자의 생명·신체를 보호하고 도로의 안전을 확보하여 교통흐름을 원활히 하려는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해서는 무단횡단을 원칙적으로 금지할 필요가 있다. 또한 도로교통법에서는 지하도나 육교 등의 도로 횡단시설을 이용할 수 없는 지체장애인의 경우에는 다른 교통에 방해가 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도로 횡단시설을 이용하지 아니하고 도로를 횡단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나아가 횡단보도가 설치되어 있지 아니한 도로에서는 가장 짧은 거리로 횡단하도록 정하여(제10조 제2항 단서, 제3항), 무단횡단 금지로 인한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있다. 한편 최근 5년 간 무단횡단 중 발생한 사고 건수와 이로 인한 사망, 부상자 통계 등을 살펴보면, 여전히 해마다 수천 건의 사고와 수천 명의 부상자(2020년의 경우 6,224건의 사고와 6,038명의 부상자), 그리고 수백 명의 사망자(2020년의 경우 337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과태료 등 행정질서벌의 제재만으로도 그 위험을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무단횡단 금지에 실질적인 강제력을 부여하기 위해 그 위반행위에 형벌을 부과하도록 규정한 입법자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더욱이 도로교통법은 특례조항을 두어 소정의 범칙금을 납부하면 형사처벌되지 아니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무단횡단을 하였다고 하여 모두 형벌이 부과되는 것도 아니다. 위와 같은 점들을 종합하면, 도로교통법 조항이 무단횡단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형사처벌로 강제하는 것은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3) 도로교통법 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은 무단횡단의 편익을 누리지 못하고 그 금지의무를 위반할 경우 2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해질 수 있으나 이러한 부담은 크다고 볼 수 없다. 이에 비하면, 무단횡단으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을 줄여 보행자와 운전자의 생명·신체를 보호하고 도로에서의 원활한 교통흐름을 확보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는 공익은 중대하다. 따라서 도로교통법 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4) 따라서 도로교통법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다. 국민참여재판법 조항에 대한 판단
(1)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헌재 2015. 7. 30. 2014헌바447 결정에서 국민참여재판의 대상을 합의부 사건으로 제한한 이 사건 국민참여재판법 조항이 평등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는데,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개정 전 국민참여재판법은 살인, 강도, 강간과 같이 법정형이 중하고, 사회적 파급력이 커 피고인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강력범죄를 중심으로 대상사건을 규정하였다. 이후 국민참여재판의 취지에 부합하고 현실적인 사정을 고려하면서, 법원의 재판에 대한 국민의 건전한 상식과 사법신뢰의 향상을 위하여 국민참여재판의 대상사건을 합의부 관할 사건으로 확대하였다. 국민의 사법참여제도를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제도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국민참여재판 대상사건의 범위를 결정함에 있어 실제 법원에서 충실하게 심리가능한 사건의 규모를 예상하여 대상사건의 범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국민참여재판의 원활한 진행을 위하여는 배심원의 확보, 재판진행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의 확보, 다양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충분한 경험의 축적 등이 필수적인바, 국민참여재판의 대상사건을 단독판사 관할 사건까지 확대할 경우 현실적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 항소의 제한 등과 같이 외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형사제도의 효율적, 경제적 운용을 위한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고, 배심원 평결에 기속력도 없다. 이상을 종합하여 보면, 합의부 관할 사건만을 국민참여재판의 대상사건으로 정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단독판사 관할 사건으로 재판받는 피고인과 합의부 관할 사건으로 재판받는 피고인을 다르게 취급하고 있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므로,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2) 선례 변경의 필요성
위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국민참여재판법 조항에 관하여 선례를 변경해야 할 사정변경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국민참여재판법 조항은 평등원칙에 반하여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라. 노역장유치조항에 대한 판단
(1)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헌재 2011. 9. 29. 2010헌바188등 결정에서 벌금미납자의 노역장유치에 관하여 규정한 형법 제69조 제2항 및 제70조 중 각 ‘벌금’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는데,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벌금의 철저한 징수를 통하여 벌금형의 형벌효과를 유지,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며,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할 경우 자유박탈을 내용으로 하는 노역장유치는 벌금납입을 대체 혹은 강제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수단의 적합성도 갖추었다. 검찰청법의 위임에 따른 ‘재산형 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이하 ‘집행사무규칙’이라 한다)에 의하면 납부의무자가 일시에 벌금 전액을 납부하기 어려운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검사에게 벌금의 일부납부나 납부연기를 신청할 수 있다(제12조). 더구나 노역장에 유치할 수 있는 기간도 3년 이내로 제한되어 있고(형법 제69조 제2항), 납부의무자가 18세 미만인 경우에는 노역장유치 선고를 할 수 없다(소년법 제62조 본문). 또한 소년이거나 형집행정지사유가 있고, 강제집행할 재산이 없는 경우에는 검사는 집행절차정지처분을 할 수도 있다(집행사무규칙 제24조의2 제2항). 이와 같은 점을 감안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벌금미납자에 대하여 노역장유치를 규정하였다고 하여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들로 인하여 납부의무자는 벌금을 미납할 경우 노역장에 유치되어 구금되는 불이익을 입을 수 있으나, 노역장유치를 통하여 벌금형의 집행율을 제고하고 형벌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공익은 노역장유치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에 비하여 현저히 작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법익 균형성에 위배된다고도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2) 선례 변경의 필요성
(가) 형법 제69조 제2항 및 제70조 제1항 중 각 ‘벌금’ 부분에 관하여는 위 결정 이후 이를 변경할만한 사정변경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나) 청구인은 형법 제69조 제2항 및 제70조 제1항 중 각 ‘벌금’ 부분과 합하여 노역장유치조항을 구성하는 형법 제69조 제1항 본문 중 ‘벌금’ 부분에 관하여도 다투고 있으나, 벌금에 관하여 납입기간을 정한 것은 그 기간이 도과된 후로는 노역장유치 등을 통하여 벌금을 철저히 징수토록 함으로써 벌금형의 형벌효과를 보다 두텁게 확보하기 위한 것이고, 그 납입기간을 30일로 정한 것은 벌금 납부를 위한 금원을 마련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허여한 것으로서 벌금을 일부 납부하도록 하거나 납부 연기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과 결합하여 노역장유치조항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편이 될 수 있으므로,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다) 따라서 노역장유치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도로교통법 조항, 국민참여재판법 조항 및 노역장유치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청구인의 주장 요지
1. 도로교통법 제10조 제1항에 따른 횡단보도, 지하도, 육교나 그 밖의 도로 횡단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도로에서는 그 곳으로 횡단하도록 보행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고, 그 위반에 관하여 2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한 도로교통법 제10조 제2항 본문 및 제157조 제1호 중 제10조 제2항 본문에 관한 부분은 그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절성은 인정할 수 있겠으나, 자신에게 위해가 가해질 수 있는 보행방법을 선택하였다고 하여 이를 형사처벌하도록 하고 달리 과태료 등으로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을 두지 아니한 것은 최소침해 원칙에 반하고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하지 못하므로, 헌법 제10조가 정한 행복추구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
2.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4호 등에서는 별도로 법원의 판단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을 배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어 사안별 타당성을 충분히 기할 수 있음에도 같은 법 제5조 제1항 제1호는 국민참여재판의 대상을 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제2호 및 제5호는 제외한다)에 따른 합의부 관할 사건으로 일률적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국민참여재판의 현실적 운영 역량 등을 고려하더라도 이는 수단의 적절성 등을 결한 것으로 보이므로, 헌법 제27조에서 정한 국민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합의부 사건이 아닌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피고인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이므로 평등원칙에도 위반된다.
3. 법원조직법 제17조 제1호 등은 상고심을 재판하는 대법관이 하급심 판사의 임명과 연임에 관여하도록 함으로써 헌법이 규정한 3심제를 무력화한다.
4. 형사소송법 제32조 제1항, 제33조 제1항 제5호는 형사 사건에서 반드시 그 변호인을 법원에 알리도록 규정하고, 법원이 당사자의 심신장애 여부를 자의적으로 판단한 뒤 판단에 용이한 국선변호인을 자의적으로 선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한다.
5.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3항 제1호는 공소장에 피고인을 특정할 수 있는 사항을 기재하도록 하고, 같은 항 제4호는 공소장에 적용법조를 기재하도록 하여 피고인이 누구인지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오도록 하고 있으므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6. 형법 제41조 제6호는 금전 지급을 형벌로 규정하여 재력에 따라 형벌의 경중이 좌우되도록 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7. 형법 제62조 제1항 중 ‘벌금’에 관한 부분은 판사에게 집행유예의 전적인 재량권을 부여하여 법치국가원리,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된다.
8. 형법 제69조, 제70조 제1항 중 ‘벌금’에 관한 부분은 벌금 미납자에 관하여 추가납부기간 등을 부여할 수 있도록 정하지 아니하고 곧바로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할 뿐만 아니라, 판사가 그 벌금 액수를 자의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여 결과적으로 노역장 유치기간 또한 자의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