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5. 11. 27. 선고 2025헌라2 결정 [대통령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등 간의 권한쟁의]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대통령
- 대리인
- 1. 변호사 도태우 2. 법무법인 청녕 담당변호사 윤갑근 외 1인 3. 변호사 배보윤 4. 법무법인 삼승 담당변호사 김계리 5. 법무법인(유한) 에이스 담당변호사 최거훈
- 피청구인
- 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심판수행자 심태민, 곽동훈, 이주원 2. 서울서부지방법원 영장전담판사
- 대리인
- 변호사 강인구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1. 사건개요
가. 대통령 윤석열(이하 ‘윤석열’이라 한다)은 2022. 5. 10.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취임하였고, 2024. 12. 3.자 비상계엄(이하 ‘이 사건 계엄’이라 한다) 선포와 관련하여 2024. 12. 14.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을 받아 대통령으로서의 권한행사가 정지되었으며, 2025. 4. 4.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으로 파면되었다(2024헌나8).
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라 한다)의 수사처검사 차○○은 2024. 12. 29. 이 사건 계엄 선포와 관련하여 내란우두머리 등 혐의로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윤석열에 대한 체포 및 수색 영장을 청구하였고, 서울서부지방법원 영장전담판사 이○○은 2024. 12. 30. 수사처검사가 위와 같이 청구한 윤석열에 대한 체포 및 수색 영장을 발부하였다(이하 ‘1차 영장’이라 한다).
다. 1차 영장의 유효기간이 2025. 1. 6. 자정까지였고 그 집행이 이루어지지 않자, 수사처검사 차○○은 같은 날 그 유효기간이 만료되기 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1차 영장을 반환하고 다시 윤석열에 대한 체포 및 수색 영장을 청구하였다(형사소송규칙 제96조의4, 검찰사건사무규칙 제59조 참조). 서울서부지방법원 영장전담판사 신○○는 2025. 1. 7. 수사처검사가 위와 같이 청구한 윤석열에 대한 체포 및 수색 영장을 발부하였다.
라. 이에 청구인은 피청구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의 2025. 1. 6. 윤석열에 대한 체포 및 수색 영장 청구 행위 및 피청구인 서울서부지방법원 영장전담판사 신○○의 2025. 1. 7. 윤석열에 대한 체포 및 수색 영장 발부 행위가 청구인이 가지는 계엄선포권 및 국군통수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2025. 1. 8. 위 행위들의 효력정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2025헌사32)을 함과 동시에 그 무효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피청구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하 ‘공수처장’이라 한다)의 2025. 1. 6. 윤석열에 대한 체포 및 수색 영장 청구 행위(이하 ‘이 사건 청구 행위’라 한다)와 피청구인 서울서부지방법원 영장전담판사(이하 ‘이 사건 판사’라 한다)의 2025. 1. 7. 윤석열에 대한 체포 및 수색 영장 발부 행위(이하 ‘이 사건 발부 행위’라 하고, 이 사건 청구 행위와 함께 ‘이 사건 행위들’이라 하며, 발부된 영장을 ‘이 사건 영장’이라 한다)가 각각 청구인의 국군통수권 및 계엄선포권을 침해하여 무효인지 여부이다.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관련조항] 대한민국 헌법(1987. 10. 29. 헌법 제10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74조 ①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군을 통수한다. 제77조 ①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법(2011. 4. 5. 법률 제10546호로 개정된 것) 제61조(청구 사유) ① 국가기관 상호간,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 및 지방자치단체 상호간에 권한의 유무 또는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있을 때에는 해당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심판청구는 피청구인의 처분 또는 부작위(不作爲)가 헌법 또는 법률에 의하여 부여받은 청구인의 권한을 침해하였거나 침해할 현저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만 할 수 있다.
3. 청구인의 주장 및 피청구인들의 답변
[별지]와 같다.
4. 판단
가. 공수처장에 대한 심판청구의 피청구인적격 인정 여부
권한쟁의심판에 있어서는 처분 또는 부작위를 야기한 기관으로서 법적 책임을 지는 기관만이 피청구인적격을 가지므로 권한쟁의심판청구는 그 기관을 상대로 제기하여야 한다(헌재 2016. 5. 26. 2015헌라1; 헌재 2010. 12. 28. 2008헌라7 참조). 기록상 2025. 1. 6. 윤석열에 대하여 체포 및 수색 영장을 청구한 주체는 공수처장이 아닌 수사처검사 차○○이다. 따라서 청구인이 공수처장에 대하여 제기한 이 사건 청구 행위에 대한 심판청구는 피청구인적격이 없는 자를 상대로 한 청구로서 부적법하다. 설령 이 사건 청구 행위에 대한 심판청구 부분을 수사처검사 차○○의 2025. 1. 6.자 윤석열에 대한 체포 및 수색 영장 청구 행위를 다투는 것으로 선해(이하 ‘이 사건 청구 행위’는 ‘수사처검사’의 청구에 의한 것으로 본다)할 경우에도 이 부분 심판청구는 이 사건 발부 행위에 대한 심판청구와 마찬가지로 아래와 같은 이유로 부적법하다.
나. 이 사건 행위들의 권한침해가능성
(1) 헌법재판소법 제61조 제1항은 “국가기관 상호간,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 및 지방자치단체 상호간에 권한의 유무 또는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있을 때에는 해당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은 “제1항의 심판청구는 피청구인의 처분 또는 부작위(不作爲)가 헌법 또는 법률에 의하여 부여받은 청구인의 권한을 침해하였거나 침해할 현저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만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청구인의 처분 또는 부작위가 헌법 또는 법률에 의하여 부여받은 청구인의 권한을 침해할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 제기된 권한쟁의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헌재 2016. 5. 26. 2015헌라1; 헌재 2019. 4. 11. 2016헌라3 참조). 여기서 ‘권한의 침해’란 피청구인의 처분 또는 부작위로 인한 청구인의 권한침해가 과거에 발생하였거나 현재까지 지속되는 경우를 의미하고, ‘권한을 침해할 현저한 위험’이란 아직 침해라고는 할 수 없으나 조만간 권한침해에 이르게 될 개연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 즉 현재와 같은 상황의 발전이 중단되지 않는다면 조만간에 권한침해가 발생할 것이 거의 확실하게 예상되며, 이미 구체적인 법적 분쟁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권한침해가 그 내용에 있어서나 시간적으로 충분히 구체화된 경우를 말한다(헌재 2019. 4. 11. 2016헌라3 참조).
(2) 청구인은 이 사건 행위들이 청구인의 권한인 계엄선포권 및 국군통수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윤석열은 2024. 12. 14.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을 받은 때로부터 2025. 4. 4.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있을 때까지 대통령으로서의 권한행사가 정지되어 있었고(헌법 제65조 제3항), 2025. 4. 4. 탄핵 인용 결정을 받아 파면되었다(2024헌나8). 그리고 이 사건 청구 행위는 2025. 1. 6.에, 이 사건 발부 행위는 2025. 1. 7.에 이루어졌고, 이 사건 영장의 유효기간은 2025. 1. 21.까지였다. 이 사건 행위들 및 그로 인하여 발생한 후속조치들은 모두 청구인의 권한행사가 정지되어 있고, 권한대행자가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고 있는 시점에 발생하였으므로, 이 사건 행위들로 인하여 헌법 또는 법률에 의하여 부여받은 청구인의 권한이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청구인은 2024. 12. 3. 청구인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이유로 윤석열에 대하여 이 사건 행위들이 이루어지는 것이 대통령의 계엄선포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런데 청구인의 2024. 12. 3. 비상계엄 선포는 이 사건 행위들과 무관하게 이루어졌고, 이 사건 행위들 역시 위 비상계엄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위 비상계엄은 2024. 12. 4. 국회의 해제 의결을 통해 당일 해제된 것이므로, 이 사건 행위들이 청구인이 2024. 12. 3.에 행한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하여 청구인의 계엄선포권을 제한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 나아가 윤석열은 심판청구 당시 대통령으로서의 권한행사가 정지되어 있었고 2025. 4. 4. 탄핵 인용 결정을 받아 파면되었는바, 조만간에 청구인이 계엄선포권을 행사할 것이 거의 확실히 예상된다거나 그 행사가 시간적으로 충분히 구체화된 경우로도 볼 수 없어, 이 사건이 헌법재판소법 제61조 제2항의 ‘권한을 침해할 현저한 위험이 있는 경우’라고 볼 수도 없다.
(3) 따라서 이 사건 행위들로 인하여 헌법 또는 법률에 의하여 부여받은 청구인의 권한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현저한 위험은 인정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김상환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 오영준
[별지] 청구인의 주장 및 피청구인들의 답변
가. 청구인의 주장
(1) 청구인이 이 사건 계엄을 선포하게 된 것은 야당 등에 의한 국정마비 상황 등을 국민들께 알리고 호소하여 자유민주적 헌정질서를 회복하기 위함이었을 뿐, 이로 인해 어떠한 사상자나 체포자도 발생하지 아니하였다. 청구인은 국회의 계엄해제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후 이를 수용한 점에서 이 사건 계엄 선포는 국헌문란의 목적이 존재하지 아니하였고, 내란죄의 구성요건인 폭동에 이른 행위도 없었다. 이 사건 계엄 선포는 고도의 정치적 판단에 기초한 통치행위였을 뿐이고 사법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청구인의 이 사건 계엄 선포 행위를 내란죄로 의율하여 수사 및 형사재판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청구인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상 공수처는 청구인의 이 사건 계엄 선포와 관련한 수사 및 기소권이 없으므로, 윤석열이 공수처장의 형사소송법 제200조의 출석요구를 거절한 것은 형사소송법 제200조의2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 그럼에도 공수처장이 형사소송법 제200조의2에 따른 이 사건 청구 행위를 한 것은 수사 권한 없는 자에 의한 불법 청구이고 청구인의 계엄선포권을 침해한다.
(2) 이 사건 판사는 수사 권한 없는 자에 의한 불법 청구인 동시에 청구인의 권한을 침해한 공수처장의 체포 및 수색 영장 청구를 각하 내지 기각하여야 함에도 오히려 이를 인용하는 이 사건 발부 행위를 하였는바, 이러한 이 사건 판사의 이 사건 발부 행위는 청구인의 계엄선포권을 침해한다. 또한 대통령 관저는 국군통수권자로서의 대통령의 업무 공간으로 군사상, 공무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에 해당함에도, 이 사건 발부 행위에서 체포 및 수색 영장에 ‘형사소송법 제110조와 제111조의 적용은 예외로 한다’고 기재한 것은 대통령의 국군통수권을 침해한다.
(3) 이 사건 행위들은 자신들의 헌법상 권한인 수사권과 사법권의 범위를 넘어 대통령의 계엄선포권을 침해하여,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구현하는 권력분립 원칙, 실질적 법치주의 원리 및 재판의 독립 원리에 위반되므로, 각 위헌 무효이다.
나. 피청구인 공수처장의 답변
(1) 청구인이 침해당하였다고 주장하는 ‘국군통수권’과 ‘계엄선포권’은 공수처의 영장 청구 행위와 적절한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공수처장에 대한 심판청구 부분은 피청구인적격이 인정되지 아니한다(헌재 2023. 3. 23. 2022헌라4 참조).
(2) 청구인이 침해당하였다고 주장하는 계엄선포권은 ‘아무런 방해 없이 이루어진 2024. 12. 3. 비상계엄 선포’를 통하여, 침해된 바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사건 청구 행위는 위 비상계엄이 종료된 이후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나 이루어졌으므로, 이 사건 청구 행위로 인하여 청구인의 계엄선포권이 침해된 것이 아니다. 또한 이 사건 청구 행위는 수사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이로 인해 대통령의 국군통수권이 침해될 여지는 없다.
(3) 설령 이 사건 권한쟁의심판이 적법하다 하더라도, 이 사건 청구 행위는 공수처가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정당한 권한에 의하여 법원에 적법하게 청구한 것이고, 이 사건 계엄 종료 이후 이를 사후적으로 형법적 평가를 하기 위한 과정에서 이루어진 행위이므로, 청구인의 계엄선포권 등을 침해하지 않는다.
다. 피청구인 이 사건 판사의 답변
(1) 청구인은 이 사건 판사가 이 사건 영장에 ‘형사소송법 제110조와 제111조의 적용은 예외로 한다’고 기재한 것은 대통령의 국군통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영장에는 위와 같은 문언을 기재한 사실이 없으므로 주장 자체로 부적법하다.
(2) 법원의 재판을 권한쟁의심판 청구의 대상인 ‘처분 또는 부작위’로 보는 것은 헌법 제101조 제1항이 사법권을 법원에 둔 취지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재판의 일종인 이 사건 발부 행위는 권한쟁의심판의 대상이 되어서는 아니 된다.
(3) 이 사건 계엄은 국회의 해제요구 의결로 실효되었고 그로부터 35일이 지나 2025. 1. 7.자로 행해진 이 사건 발부 행위는 2024. 12. 3.에 청구인이 행사하였던 계엄선포권을 침해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발부 행위 당시인 2025. 1. 7.부터 이 사건 영장의 유효기간 만료일인 2025. 1. 21.까지 청구인은 권한행사가 정지되어 있었으므로, 그 사이에 청구인의 계엄선포권이 침해될 수도 없다. 한편, 청구인은 이 사건 계엄에 관한 사법심사 자체가 대통령의 권한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헌법 제84조에 의하더라도 형사상의 소추만이 금지될 뿐, 사법심사 가능성을 배제하거나 수사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것이 아니다. 이 사건 발부 행위로 향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고자 할 때 그 권한 행사를 주저하게 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권한쟁의심판의 적법요건인 ‘권한의 현저한 침해 위험성’이 존재하는 경우로 볼 수 없고, 헌법과 법률에 부합하는 계엄을 선포하기 위해 신중히 고려하게 되는 것이 대통령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권한쟁의심판 청구는 ‘권한침해가능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