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5. 8. 21. 선고 2022헌바88 결정 [구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 등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구○○
- 대리인
- 법무법인(유한) 안팍담당변호사 김지환 외 3인
- 당해사건
- 대법원 2021도17539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등
1. 구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고, 2021. 3. 16. 법률 제179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중 제2조 제4호 가목 가운데 형법 제257조 제1항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연인관계에 있던 피해아동들의 친모 백○○에게 피해아동들의 훈육을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2020. 3. 5.부터 같은 해 3. 10.까지 피해아동들을 학대하도록 지시하거나 종용하였는바, 백○○으로 하여금 피해아동들을 빨래방망이 등으로 수십여 회 때리는 등 잔인하게 학대하게 하여 피해아동 중 김○○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사실에 관하여,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학대치사)죄로 공소가 제기되었다.
나. 1심 법원은 2020. 10. 6. 청구인과 보호자인 백○○이 공모하여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처벌법’이라 한다) 제2조 제4호 가목의 아동학대범죄를 범하여 피해아동 김○○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인정하였다[대전지방법원 2020고합140, 255(병합) 판결]. 구체적으로 1심 법원은 구 아동학대처벌법 제4조, 제2조 제4호 가목의 범죄를 보호자가 아동을 학대하여 상해를 입혀 사망에 이르게 하였기 때문에 형이 가중되는 이른바 부진정신분범이라고 보고, 보호자에 해당하지 않는 청구인의 경우 구 형법 제33조 본문에 의하여 보호자 백○○의 아동학대처벌법위반(아동학대치사)죄의 공범에 해당하더라도 같은 조 단서에 따라 형이 더 가벼운 형법 제259조 제1항의 상해치사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여야 한다고 보았고, 이에 따라 청구인에게 징역 17년의 형을 선고하였다.
다. 청구인과 검사가 모두 항소하였다. 항소심 법원도 2021. 4. 20. 1심 법원과 마찬가지로 구 아동학대처벌법 제4조, 제2조 제4호 가목의 범죄를 부진정신분범으로 보는 전제에서 보호자가 아닌 청구인에게 구 형법 제33조 단서에 따라 형법 제259조 제1항의 상해치사죄에 정한 형을 적용하였고, 다만 청구인의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0년의 형을 선고하였다[대전고등법원 2020노371-1(분리) 판결, 이하 ‘환송 전 항소심 판결’이라 한다].
라. 청구인과 검사가 모두 상고하였다. 그런데 대법원은 2021. 9. 16. 구 아동학대처벌법 제4조, 제2조 제4호 가목 내지 다목의 죄를 진정신분범에 해당한다고 보고, 청구인에 대해 구 형법 제33조 본문에 따라 아동학대처벌법위반(아동학대치사)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하고 구 아동학대처벌법 제4조에서 정한 형에 따라 과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이유로, 환송 전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고 원심법원에 사건을 환송하였다(2021도5000 판결, 이하 ‘이 사건 파기환송 판결’이라 한다).
마. 대전고등법원은 이 사건 파기환송 판결의 취지에 따라, 2021. 12. 3. 청구인은 구 형법 제33조 본문에 따라 구 아동학대처벌법위반(아동학대치사)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하고 구 아동학대처벌법 제4조에서 정한 형에 따라 과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아 징역 15년의 형을 선고하였다(2021노368 판결).
바. 청구인이 상고하여, 상고심 계속 중 구 아동학대처벌법 제4조, 제2조 제4호 가목 중 형법 제257조 제1항 부분, 구 형법 제33조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의 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2. 3. 31. 상고와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이 모두 기각되자(대법원 2021도17539 판결; 대법원 2022초기59 결정), 청구인은 2022. 4. 1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구 아동학대처벌법 제4조, 제2조 제4호 가목 중 형법 제257조 제1항 부분, 구 형법 제33조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였는데, 청구인은 형법 제257조 제1항에 해당하는 아동학대범죄를 범하여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사실로 처벌받았으므로 그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또한, 청구인은 아동학대처벌법 제2조 제4호 가목 중 형법 제257조 제1항 부분에 대해서 독자적인 위헌사유를 주장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를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고, 2021. 3. 16. 법률 제179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중 제2조 제4호 가목 가운데 형법 제257조 제1항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이라 한다), 구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되고, 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이하 ‘이 사건 형법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구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고, 2021. 3. 16. 법률 제179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아동학대치사) 제2조 제4호 가목부터 다목까지의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사람이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구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되고, 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공범과 신분) 신분관계로 인하여 성립될 범죄에 가공한 행위는 신분관계가 없는 자에게도 전3조의 규정을 적용한다. 단, 신분관계로 인하여 형의 경중이 있는 경우에는 중한 형으로 벌하지 아니한다. [관련조항]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 3. (생략)
4. “아동학대범죄”란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를 말한다. 가.「형법」제2편 제25장 상해와 폭행의 죄 중 제257조(상해) 제1항·제3항, 제258조의2(특수상해) 제1항(제257조제1항의 죄에만 해당한다)·제3항(제1항 중 제257조제1항의 죄에만 해당한다), 제260조(폭행) 제1항, 제261조(특수폭행) 및 제262조(폭행치사상)(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만 해당한다)의 죄 나.「형법」제2편 제28장 유기와 학대의 죄 중 제271조(유기) 제1항, 제272조(영아유기), 제273조(학대) 제1항, 제274조(아동혹사) 및 제275조(유기등 치사상)(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만 해당한다)의 죄 다.「형법」제2편 제29장 체포와 감금의 죄 중 제276조(체포, 감금) 제1항, 제277조(중체포, 중감금) 제1항, 제278조(특수체포, 특수감금), 제280조(미수범) 및 제281조(체포·감금등의 치사상)(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만 해당한다)의 죄
라. ~ 하. (생략)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30조(공동정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257조(상해, 존속상해) ① 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259조(상해치사) ① 사람의 신체를 상해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
(1) 아동학대처벌법 제2조 제4호가 ‘아동학대범죄’를 보호자가 범한 범죄로 정의하였음에도,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은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사람’이라는 문언을 사용하고 있어,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에 보호자만 해당하는지 아동학대범죄에 가담한 공범이 포함되는지가 불명확하여 명확성원칙에 반하고, 대법원이 공범도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사람’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적용하는 것은 확장해석금지원칙에 반한다.
(2)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이 아동학대치사죄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한 것은 법정형이 지나치게 높다.
(3) 보호자 관계에 있지 않은 아동을 상해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면 형법상의 상해치사로 처벌되는 것과 비교하여, 보호자에 가담하여 아동을 상해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은 더 엄하게 처벌하고 있다.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은 형법상 존속상해치사죄와 법정형이 같다. 아동학대처벌법 제2조 제4호 가목부터 다목까지의 범죄는 법정형이 서로 다른 기본범죄를 대상으로 함에도 사망의 결과에 이르면 동일한 법정형으로 규율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은 형벌의 체계정당성에 반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나. 이 사건 형법조항
이 사건 형법조항의 본문은 신분관계로 성립될 범죄가 특별법에 규정된 범죄의 경우도 포함하는지를 명시하지 않았고, 단서도 신분관계로 형의 경중이 있는 경우가 특별법과 형법에 규정된 범죄 사이에 형의 경중이 있는 경우를 포함하는지를 명시하지 않아 불분명하므로 헌법 제12조 제1항에 위반된다.
4. 이 사건 형법조항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심판의 경우, 헌법소원심판 청구가 법률조항 자체의 위헌 여부를 다투는 것이 아니라 당해 사건 재판의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의 인정이나 평가 또는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의 법률조항의 단순한 포섭·적용에 관한 법원의 재판결과를 다투는 것에 불과하다면, 이는 실질적으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지 않는 재판을 그 대상으로 한 것으로서, 재판소원을 금지하고 있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취지에 비추어 원칙적으로 부적법하다고 보아야 한다(헌재 2023. 7. 20. 2020헌바79등 참조). 청구인은 형식상으로는 특별법에 규정된 범죄에도 이 사건 형법조항이 적용되는지 불명확하다는 등의 명확성원칙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형법조항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였다. 그러나 청구서 등 청구인이 제출한 관련 자료를 종합하면 그 실질적인 주장 내용은 보호자가 아닌 청구인을 공동정범으로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거나, 보호자가 아닌 공동정범에게는 이 사건 형법조항 단서를 적용하여 형법 제259조 제1항의 상해치사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청구인은 결국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에 따른 죄가 신분관계로 인하여 성립될 범죄로서 구 형법 제33조 본문이 적용된다고 보아 구 아동학대처벌법 제4조에서 정한 형에 따라 과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단한 이 사건 파기환송판결의 내용을 문제 삼는 것이다. 나아가 형법 제8조는 “본법 총칙은 타법령에 정한 죄에 적용한다. 단, 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때에는 예외로 한다.”라고 규정하였고, 아동학대처벌법에 형법 총칙상 공범 규정의 적용을 제외하는 규정이 없는 이상 형법 총칙상 공범 규정이 적용됨이 명확하다. 이와 같이 이 사건 형법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이 사건 형법조항 자체의 위헌 여부를 다투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 형법조항의 포섭·적용에 관한 당해 사건 법원의 재판결과를 다투는 것에 불과하여 허용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형법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5.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에 대한 판단
가. 아동학대치사죄 관련 입법연혁
(1) 형법은 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당시부터 제25장 상해와 폭행의 죄 부분에서 상해죄(제257조), 상해치사죄(제259조)를 규정하는 한편, 제28장 유기의 죄 부분에서 학대죄(제273조), 아동혹사죄(제274조), 학대치사죄(제275조)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었다. 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형법이 개정된 때 제28장의 제목을 ‘유기와 학대의 죄’로 변경하여, 여전히 제25장 상해와 폭행의 죄와 별도의 장에서 규정하고 있다. 현행 형법에 따르면 학대죄는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을 학대한 경우에 성립하고(제273조 제1항), 학대치사죄는 위와 같은 학대죄를 범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 성립한다(제275조 제1항). 형법상 상해치사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제259조 제1항), 학대치사죄도 법정형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이와 같다(제275조 제1항).
(2) 아동학대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아동학대범죄가 발생한 경우 긴급한 조치 및 보호를 할 수 있도록, 2014. 1. 28. 법률 제12341호로 아동학대처벌법이 제정되었다. 제정 아동학대처벌법은 제4조에서 아동학대치사죄를 신설하여, 아동학대치사죄를 범한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였다.
(3) 한편, 제정 아동학대처벌법은 아동학대치사죄를 규정하면서도, 아동을 살해하는 경우에 대한 규정을 두지 않았으므로 아동을 살해한 경우는 형법상 살인죄에 따라 규율되어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였다. 아동학대처벌법이 제정된 이후에도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2021. 3. 16. 법률 제17932호로 개정된 아동학대처벌법은 제4조 제1항에서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사람이 아동을 살해한 경우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아동학대살해죄를 신설하였고, 이에 따라 아동학대치사죄는 제4조 제2항으로 옮겨 규정하게 되었다.
(4) 2023. 12. 26. 법률 제19832호로 개정된 아동학대처벌법은, 유아교육법과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학생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도록, 아동학대의 정의규정을 개정하였다(제2조 제3호).
나. 쟁점
(1) 청구인은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의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사람’ 부분이 보호자 외의 사람이 가담한 경우도 포함하는지 불분명하다고 주장하므로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살핀다.
(2) 청구인은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에 따른 처벌이 과도하다고 주장하는바,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이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살피기로 한다.
(3) 청구인은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이 보호자 관계에 있지 않은 아동을 상해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형법상 상해치사로 처벌하는 것보다 엄하게 처벌하며, 직계존속에 대한 상해치사와 법정형이 같고, 아동학대처벌법 제2조 제4호 가목부터 다목까지의 서로 다른 법정형의 범죄를 저질러 아동을 사망하게 한 경우에 모두 같은 법정형으로 규율하는 것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는바, 이에 관하여 검토한다.
다.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헌법상 죄형법정주의는 범죄와 형벌이 법률로 정하여져야 함을 의미하며, 이러한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게끔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고 하더라도 입법자가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의미의 서술적인 개념에 의하여 규정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다소 광범위하여 어떤 범위에서는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원칙에 반드시 배치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헌재 2014. 1. 28. 2011헌바174등 참조). 법규범이 명확한지 여부는 그 법규범이 수범자에게 법규의 의미내용을 알 수 있도록 공정한 고지를 하여 예측가능성을 주고 있는지 여부 및 그 법규범이 법을 해석·집행하는 기관에 충분한 의미내용을 규율하여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법집행이 배제되는지 여부, 다시 말하면 예측가능성 및 자의적 법집행 배제가 확보되는지 여부에 따라 이를 판단할 수 있다. 법규범의 의미내용은 그 문언뿐만 아니라 입법목적이나 입법취지, 입법연혁, 그리고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해석방법에 의하여 구체화되므로, 결국 법규범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는 위와 같은 해석방법에 의하여 그 의미내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석기준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헌재 2015. 4. 30. 2014헌바179등 참조). 아동학대처벌법은 아동을 아동복지법에 따라 18세 미만인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아동학대는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에 따른 아동학대로(구 아동학대처벌법 제2조 제3호),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는 이를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아동학대처벌법 제2조 제4호는 ‘아동학대범죄’를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로서 가목부터 하목까지 열거한 죄로 규정하였고, 구 아동학대처벌법 제4조는 아동학대치사의 경우에는 같은 호 가목부터 다목까지의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경우로 그 범위를 더욱 좁혔다. 또한, ‘보호자’는 아동학대처벌법 제2조 제2호, 아동복지법 제3조 제3호에 따라 ‘친권자, 후견인, 아동을 보호·양육·교육하거나 그러한 의무가 있는 자 또는 업무·고용 등의 관계로 사실상 아동을 보호·감독하는 자’이다. 이와 같이, 아동학대처벌법 및 아동복지법상의 관련규정은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사람’의 의미에 관하여 상세한 규정을 두었으며, 이를 종합하면, 구 아동학대처벌법 제4조가 규정하는 제2조 제4호 가목부터 다목까지의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사람이란 아동의 보호자로서,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거나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여 아동학대처벌법 제2조 제4호 가목부터 다목까지 열거한 죄를 범한 사람을 뜻한다. 한편, 아동학대범죄의 개념 자체가 범행의 주체를 보호자로 이미 한정하고 있음에도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이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사람’이라고 표현한 것은,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 주체를 서술하기 위한 것이지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사람이 보호자 외의 사람을 포함하는 것이 아님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청구인은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사람’에 보호자 외의 사람이 포함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주장하지만,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은 보호자의 아동학대범죄를 처벌하는 조항임이 명확하고, 또한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
라.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 위배 여부
(1) 어떤 범죄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 즉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은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 따라서 어느 범죄에 대한 법정형이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하여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고 있다거나 그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하였다는 등 헌법상 비례의 원칙 등에 명백히 위배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사리 헌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헌재 2021. 3. 25. 2018헌바388 참조).
(2) 헌법 제34조 제4항은 “국가는 노인과 청소년의 복지향상을 위한 정책을 실시할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여 청소년에 대한 보호의무를 특별히 천명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는 지적·정신적·신체적·인격적 발전단계가 아직 성인의 안정성에 이르지 못한 아동·청소년이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신체적·정신적·정서적 폭력이나 가혹행위 등으로부터 보호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즉 성인에 의한 학대로부터 아동을 특별히 보호하여 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도모하는 것은 이 사회가 양보할 수 없는 중요한 법익의 하나이다(헌재 2021. 3. 25. 2018헌바388; 헌재 2022. 10. 27. 2021헌가4 참조).
(3)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은 보호자가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거나, 유기 또는 방임하는 아동학대를 하여 아동의 신체를 상해하고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한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였다. 스스로 방어할 능력이 없는 아동을 대상으로 아동을 보호·양육·교육하거나 그러한 의무를 지는 보호자가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거나, 유기 또는 방임을 하여 그 신체를 상해하고 나아가 피해아동이 사망하는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과에 이르게 한 것은 불법성이 매우 중대하고 고도의 사회적 비난을 받아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이 정한 법정형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구체적 사안에 따라 법률상 감경이나 정상참작감경을 하게 되면 집행유예가 가능하므로 법원이 양형에서 고려하여 책임에 맞는 형을 선고할 수 있다. 아동학대처벌법은 아동학대 사례가 계속하여 증가하고 끊임없이 사회적 문제가 됨에 따라 아동학대를 근절하기 위해 학대행위자의 처벌강화와 피해아동의 보호를 목적으로 도입된 것으로, 이와 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응하여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이 아동학대치사죄의 법정형을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정한 것은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할 수 없으며, 따라서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마. 평등원칙 위배 여부
(1) 특정 범죄에 대한 형벌이 그 자체로는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더라도, 죄질과 보호법익이 유사한 범죄에 대한 형벌과 비교할 때 현저히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잃은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장하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법의 내용에 있어서도 평등원칙에 반하여 위헌이라 할 수 있다(헌재 2017. 8. 31. 2015헌가30; 헌재 2024. 4. 25. 2020헌바600 참조). 그러나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보호법익이 다르면 법정형의 내용이 다를 수 있고 보호법익이 같다고 하더라도 죄질이 다르면 또 그에 따라 법정형의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으므로, 보호법익이나 죄질이 서로 다른 둘 또는 그 이상의 범죄를 동일선상에 놓고 그 중 어느 한 범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여 단순한 평면적인 비교로써 다른 범죄의 법정형의 과중 여부를 판정하여서는 아니 된다(헌재 2012. 5. 31. 2010헌바401; 헌재 2024. 4. 25. 2020헌바600 참조).
(2) 먼저, 청구인은 보호자 관계에 있지 않은 아동을 상해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형법상의 상해치사로 처벌되는 것과 비교하여,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이 보호자에 가담하여 아동을 상해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를 엄하게 처벌하는 것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형법상의 상해치사죄가 생명과 신체의 완전성을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는 데 반하여,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은 아동의 생명과 신체의 완전성에 더하여 아동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포함하는 ‘아동의 복지’를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다(아동학대처벌법 제1조 참조). 또한 아동을 보호·양육·교육하거나 그러한 의무를 지는 보호자가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거나, 유기 또는 방임을 하여 그 신체를 상해하고 나아가 피해아동이 사망하게 하는 것은 보호관계에 있지 않은 사람에 대한 상해치사죄를 저지르는 경우와 비교하여 그 불법성과 비난가능성이 일반적으로 더 크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이 규율하는 아동학대치사와 형법상의 상해치사죄가 서로 보호법익과 죄질에 있어서 동일하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입법자가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의 법정형을 형법상의 상해치사보다 더 무겁게 정하여 규율한 것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위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3) 다음으로, 청구인은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의 법정형이 직계존속에 대한 상해치사(형법 제259조 제2항)와 같은 것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존속상해치사죄는 범죄의 객체가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이라는 특수한 신분관계에 해당하는 경우 가해자인 비속(卑屬)의 패륜성(悖倫性)에 대한 고도의 사회적 비난가능성을 이유로 형을 가중하는 범죄인 반면(헌재 2002. 3. 28. 2000헌바53 참조),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은 아동이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동을 보호하고자 피해아동과의 위계적 관계를 감안하여 보호자가 신체적·정신적·정서적 폭력이나 가혹행위, 유기 또는 방임을 하여 신체를 상해하고 사망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를 처벌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형법상의 존속상해치사와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이 규정하는 아동학대치사는 그 보호법익이 상이하며 그 불법성의 경중을 일반적으로 가리기도 곤란하다. 그렇다면 입법자가 아동학대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 위하여 아동학대치사죄를 도입한 결과 형법상의 존속상해치사와 같은 법정형으로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의 법정형을 정하였더라도 이를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은 자의적인 입법이라고 볼 수 없다.
(4) 구 아동학대처벌법 제4조는 보호자가 아동학대를 하여 아동학대처벌법 제2조 제4호 가목부터 다목까지에 명시된 범죄를 저질러 아동을 사망하게 한 경우를 모두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 가목부터 다목까지에 열거된 죄는 형법상 상해, 폭행, 유기, 학대, 아동혹사, 체포·감금 등의 죄로 법정형이 서로 다르다. 그런데 아동학대처벌법 제2조 제4호 가목부터 다목에서 정한 범죄의 행위 양태가 서로 다르더라도, 아동학대치사죄의 보호법익은 아동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는 아동의 복지와 아동의 생명으로 공통된다. 또한 정신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자기방어능력이 부족하여 다른 사람에게 신체적·정신적으로 제압당할 가능성이 높은 아동을 대상으로, 아동을 보호·양육·교육하거나 그러한 책임을 지는 보호자가 오히려 아동학대범죄를 저질러 결국 사망이라고 하는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과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아동학대치사죄로 규율하는 범죄들은 그 행위 및 결과에 따른 불법성과 죄질이 서로 크게 다르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와 같이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이 보호자의 아동학대로서 아동을 상해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와 폭행, 유기, 학대, 아동혹사, 체포·감금 등을 저질러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를 같은 법정형으로 규율한 것은 보호법익과 죄질에 있어 위 범죄들이 공통점을 가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아동학대치사죄가 규율하는 범죄행위들은 완전히 같은 범죄는 아니므로 항상 같은 불법의 정도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같은 법조에서 정한 범죄 행위라도 행위 태양에 따라 그 불법의 정도는 다를 수 있으며, 각 행위유형마다 정확한 불법의 크기를 측정하여 그 서열에 따라 법정형을 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입법자는 법정형을 정할 때, 행위 유형들을 일정하게 범주화할 수밖에 없는데, 이 때의 법정형이 각 행위 유형의 불법성 정도에 적절히 대응되는 것이면 합리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불법성의 정도가 다른 행위들을 하나로 묶어 같은 법정형을 정함으로써 생기는 문제점은 개개의 사건에서 그 정상에 따라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법관의 양형을 통해 조정할 수 있으면 될 것이다(헌재 2004. 6. 24. 2003헌바53 참조). 그렇다면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조항이 보호자의 아동학대로서 아동을 상해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와 폭행, 유기, 학대, 아동혹사, 체포·감금 등을 저질러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를 같은 법정형으로 규율한 것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은 것이라고 볼 수 없다.
(5) 이처럼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은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은 자의적인 입법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결국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바. 소결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6.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김상환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 오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