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5. 5. 29. 선고 2024헌바263 결정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김○○
- 국선대리인
- 변호사 양선우
- 당해사건
- 대법원 2024마6263 손해배상(기) 등
- 선고일
- 2025. 5. 29.
1.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6호로 개정된 것) 제7조 중‘제4조 제2항·제3항’을 준용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1. 사건개요
가. 당해사건 원고들은 청구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창원지방법원은 2014. 4. 24. 이들의 각 청구를 일부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창원지방법원 2012가합8482). 청구인과 당해사건 원고들은 모두 항소하였으나, 2014. 12. 18. 이들의 항소가 모두 기각되었다[부산고등법원(창원) 2014나20724, 이하 ‘재심대상판결’이라 한다]. 청구인은 이에 상고하였으나, 2015. 4. 23. 상고가 기각되었다(대법원 2015다201091).
나. 청구인은 2023. 3. 7. 재심대상판결에 대하여 재심의 소를 제기하였으나[부산고등법원(창원) 2023재나10], 2025. 1. 16. 민사소송법 제124조에 의하여 변론 없이 각하되었다.
다. 한편,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는 2024. 4. 18. 위 재심의 소에서 청구인에게 당해사건 원고들에 대한 소송비용담보 제공을 명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청구인은 이 사건 결정에 대하여 재항고하였으나, 2024. 8. 12. 재항고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4조에 해당하여 이유 없다는 이유로 기각되었다(대법원 2024마6263).
라. 청구인은 위 재항고심 계속 중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전부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24. 6. 25. 기각되자(대법원 2024카기204), 2024. 7. 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전부에 대하여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다. 그런데 청구인이 다투고자 하는 것은 민사소송의 재항고 사건인 당해사건에서 대법원이 심리불속행 기각결정을 하고 그 결정에 이유를 기재하지 않을 수 있는 근거가 된 법률조항들의 위헌 여부이므로,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6호로 개정된 것, 이하 ‘상고심법’이라 한다) 제7조 중 ‘제4조 제2항·제3항’을 준용하는 부분(이하 ‘심리불속행 조항’이라 한다)과 ② 같은 법 제7조 중 ‘제5조 제1항’ 가운데 ‘제4조’를 준용하는 부분(이하 ‘이유기재생략 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6호로 개정된 것) 제7조(재항고 및 특별항고에의 준용) 민사소송, 가사소송 및 행정소송의 재항고(再抗告) 및 특별항고 사건에는 제3조, 제4조 제2항·제3항, 제5조 제1항·제3항 및 제6조를 준용한다. [관련조항]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6호로 개정된 것) 제4조(심리의 불속행) ① 대법원은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사유를 포함하지 아니한다고 인정하면 더 나아가 심리(審理)를 하지 아니하고 판결로 상고를 기각(棄却)한다.
1. 원심판결(原審判決)이 헌법에 위반되거나, 헌법을 부당하게 해석한 경우
2. 원심판결이 명령·규칙 또는 처분의 법률위반 여부에 대하여 부당하게 판단한 경우
3. 원심판결이 법률·명령·규칙 또는 처분에 대하여 대법원 판례와 상반되게 해석한 경우
4. 법률·명령·규칙 또는 처분에 대한 해석에 관하여 대법원 판례가 없거나 대법원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
5.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규정 외에 중대한 법령위반에 관한 사항이 있는 경우
6. "민사소송법" 제424조 제1항 제1호부터 제5호까지에 규정된 사유가 있는 경우 ② 가압류 및 가처분에 관한 판결에 대하여는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에 규정된 사유를 포함하지 아니한다고 인정되는 경우 제1항의 예에 따른다. ③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제1항 각 호의 사유(가압류 및 가처분에 관한 판결의 경우에는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에 규정된 사유)를 포함하는 경우에도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때에는 제1항의 예에 따른다.
1. 그 주장 자체로 보아 이유가 없는 때
2. 원심판결과 관계가 없거나 원심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때
제5조(판결의 특례) ① 제4조 및 "민사소송법" 제429조 본문에 따른 판결에는 이유를 적지 아니할 수 있다.
3. 청구인의 주장
심리불속행 조항은 실질적으로 대법원으로부터 재판받을 권리를 제한하고, 대법원이 자의에 의하여 판단할 수 있도록 한다. 이유기재생략 조항은 재항고인이 상고심법 제4조 각 호의 어느 사유로 인하여 심리불속행 상고기각결정을 받는지 알 수 없게 한다. 따라서 위 조항들은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4. 이유기재생략 조항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문제된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재판의 전제성을 갖추어야 한다. 재판의 전제성이란 구체적인 사건이 법원에 계속되어 있었거나 계속 중이어야 하고, 위헌 여부가 문제되는 법률이 당해 소송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것이어야 하며, 그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의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을 담당한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헌재 2020. 11. 26. 2017헌바350등 참조). 그런데 이유기재생략 조항은 판결서를 작성하는 방법에 관한 규정에 불과하여 그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진다고 볼 수 없으므로(헌재 2021. 12. 23. 2018헌바211; 헌재 2024. 1. 25. 2023헌바120등 참조), 이 부분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결여되어 부적법하다.
5. 심리불속행 조항에 대한 판단
가.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심리불속행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상고심법 조항들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판단한 바 있고, 여기에는 재항고 사건에 상고심법 제4조 제2항 및 제3항을 준용하도록 하는 심리불속행 조항을 심판대상으로 한 사건도 포함되어 있다(헌재 1997. 10. 30. 97헌바37등; 헌재 2002. 5. 30. 2001헌마781; 헌재 2004. 3. 25. 2003헌마591; 헌재 2007. 7. 26. 2006헌마551등; 헌재 2012. 3. 29. 2010헌마693; 헌재 2012. 12. 27. 2011헌마215; 헌재 2021. 9. 30. 2021헌바18; 헌재 2024. 1. 25. 2023헌바120등 참조). 그 결정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헌법이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대법원이 곧바로 모든 사건을 상고심으로서 관할하여야 한다는 결론이 당연히 도출되는 것은 아니고,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사건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모든 사건에 대하여 대법원을 구성하는 법관에 의한 균등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의미한다거나 또는 상고심재판을 받을 권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심급제도는 사법에 의한 권리보호에 관하여 한정된 법발견 자원의 합리적인 분배의 문제인 동시에 재판의 적정과 신속이라는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의 요청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의 문제로 돌아가므로, 이는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에 속하는 사항이다.
(2) 위와 같은 심급제도와 대법원의 기능에 비추어 볼 때 심리불속행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심리불속행 조항은 상고제도에 의한 법질서의 통일과 구체적 사건에서의 권리구제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개별적 사건에서의 권리구제보다 법령해석의 통일을 더 우위에 둔 입법자의 판단에 따라 상고심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에 대법원 판례 위반 여부를 한 요소로 삼은 것에는 합리성이 있다.
(3) 한편, 민사소송, 가사소송 및 행정소송의 재항고 및 특별항고 사건(이하 ‘재항고 등’이라 한다)에 있어서는 더 나아가 심리를 하지 아니하고 결정으로 재항고 등을 기각할 사유를 상고사건에 비하여 확대하고 있는 것이 재항고 등 사건의 특성에 비추어 정당화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재항고는 항고법원·고등법원 또는 항소법원의 결정 및 명령에 대한 불복으로,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을 이유로 드는 때에 한하여 인정된다(민사소송법 제442조). 결정 및 명령은 소송절차에서 부수적으로 파생된 사항, 강제집행 사항, 가압류·가처분사건, 비송사건을 판단할 때에 쓰이는 것으로 간이·신속을 요하기 때문에 변론을 거칠 것이냐 여부는 법원의 재량에 일임되어 있고(민사소송법 제134조 제1항 단서), 상당한 방법으로 고지하면 효력을 가지며(민사소송법 제221조), 결정서에는 이유 기재를 생략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224조 제1항 단서). 상고심법 제4조 제1항이 정하고 있는 사유 중, "법률·명령·규칙 또는 처분에 대한 해석에 관하여 대법원 판례가 없거나 대법원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제4호)는 민사소송법 제442조에 규정된 재항고 이유에도 포함되지 않는 사항에 관한 것이고,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규정 외에 중대한 법령위반에 관한 사항이 있는 경우"(제5호)는 상고심법 제4조 제1항 제1호, 제2호, 제3호를 보충하는 조항으로 위 각 호의 사유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제외한 것으로 보이며, "민사소송법 제424조 제1항 제1호부터 제5호까지에 규정된 사유가 있는 경우"(제6호)는 절대적 상고이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대체로 소송절차에 관한 규정 위반에 해당하는 사유라 할 수 있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은 결정·명령의 특성, 민사소송법이 정하고 있는 재항고 사유 등에 비추어 보면, 재항고 등 사건에 있어 심리불속행의 예외사유를 정하면서 상고심법 제4조 제1항 제4호, 제5호, 제6호를 제외한 데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할 것이다.
(4) 따라서 심리불속행 조항은 비록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제한하고 있기는 하지만 헌법이 요구하는 대법원의 최고법원성을 존중하면서 상고심재판을 받을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을 정함에 있어 개별적 사건에서의 권리구제보다 법령해석의 통일을 더 우위에 둔 규정으로서 그 합리성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나.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심리불속행 조항에 대한 위와 같은 선례의 판단은 여전히 타당하고, 이를 달리 볼 만한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리불속행 조항은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6. 결론
그렇다면 심리불속행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나머지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