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3. 10. 26. 선고 2019헌마959 결정 [병역법 제26조 제1항 등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1. 노○○(2019헌마959) 2. 강○○(2020헌마475) 청구인들 국선대리인 변호사 이석화
- 선고일
- 2023. 10. 26.
1. 병역법(2013. 6. 4. 법률 제11849호로 개정된 것) 제26조 제1항, 제33조 제2항 본문 제2호 중 ‘정당’에 관한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청구인 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1. 사건개요
가. 2019헌마959
청구인 노○○은 병역판정검사에서 신체등급 4급으로 보충역 판정을 받고 2019. 4. 8.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되어 ‘○○ 지역아동센터’, ‘○○행정복지센터’에서 복무하였으며, 2021. 4. 9. 소집해제되었다. 위 청구인은 2019. 8. 27. 병역법 제26조 제1항, 제33조 제2항 본문 제2호가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2020헌마475
청구인 강○○은 병역판정검사에서 신체등급 4등급으로 보충역 판정을 받고 2020. 3. 16.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되어 ‘○○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복무하였으며, 2021. 12. 15. 소집해제되었다. 위 청구인은 2020. 3. 29. 병역법 제26조 제1항이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병역법(2013. 6. 4. 법률 제11849호로 개정된 것) 제26조 제1항(이하 ‘사회복무 업무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및 병역법(2013. 6. 4. 법률 제11849호로 개정된 것) 제33조 제2항 본문 제2호(이하 ‘정치행위금지조항’이라 한다)가 청구인 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병역법(2013. 6. 4. 법률 제11849호로 개정된 것) 제26조(사회복무요원의 업무 및 소집 대상) ① 사회복무요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업무에 복무하게 하여야 한다.
1.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단체 및 사회복지시설의 공익목적에 필요한 사회복지, 보건·의료, 교육·문화, 환경·안전 등 사회서비스업무의 지원업무
2.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단체의 공익목적에 필요한 행정업무 등의 지원업무 제33조(사회복무요원의 연장복무 등) ② 사회복무요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경고처분하되, 경고처분 횟수가 더하여질 때마다 5일을 연장하여 복무하게 한다. 다만, 제89조의3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복무기간을 연장하지 아니한다.
2.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에 가입하는 등 정치적 목적을 지닌 행위를 한 경우 [관련조항] 병역법(2013. 6. 4. 법률 제11849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정의 등) ① 이 법에서 사용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0. "사회복무요원"이란 다음 각 목의 기관 등의 공익목적 수행에 필요한 사회복지, 보건·의료, 교육·문화, 환경·안전 등의 사회서비스업무 및 행정업무 등의 지원을 위하여 소집되어 공익 분야에 복무하는 사람을 말한다.
가. 국가기관
나. 지방자치단체
다. 공공단체
라. "사회복지사업법" 제2조에 따라 설치된 사회복지시설(이하 "사회복지시설"이라 한다) 병역법(2021. 4. 13. 법률 제18003호로 개정된 것) 제65조(병역처분 변경 등) ⑧ 지방병무청장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이 현역 또는 사회복무요원의 복무를 원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처분을 취소하고 병역처분을 변경할 수 있다.
1. 보충역(사회복무요원과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인 보충역만 해당하며, 제1항 제2호에 따라 보충역으로 편입되거나 제11항 전단에 따라 병역처분이 변경된 사람은 제외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사회복무 업무조항
사회복무 업무조항은 사회복무요원에게 국방의 의무와는 무관한 업무를 수행하게 하여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신체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직업의 자유, 근로의 권리를 침해하고, 사회복무요원에게 국방의 의무와 무관한 업무를 부여함으로써 헌법 제39조 제1항에 위반된다.
나. 정치행위금지조항
정치행위금지조항은 사회복무요원에게 그 지위 및 직무의 성질상 엄격한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지 않는 점에서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없다. 정치행위금지조항은 사회복무요원의 업무내용, 근무시간 내외를 불문하고 정치적 목적을 지닌 행위를 일체 금지하고 모두 경고처분의 대상으로 삼고 있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 노○○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 정치행위금지조항 중 ‘정치적 목적을 지닌 행위’ 부분은 그 의미가 불명확하여 명확성원칙에 반한다. 정치행위금지조항은 동일한 보충역인 전문연구요원, 산업기능요원과 사회복무요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여 위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4. 정치행위금지조항 중 ‘그 밖의 정치단체에 가입하는 등 정치적 목적을 지닌 행위’에 관한 부분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는 2021. 11. 25. 2019헌마534 결정에서 정치행위금지조항 중 ‘그 밖의 정치단체에 가입하는 등 정치적 목적을 지닌 행위’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이미 위헌결정이 선고된 법률조항은 더 이상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정치행위금지조항 중 ‘그 밖의 정치단체에 가입하는 등 정치적 목적을 지닌 행위’에 관한 부분에 대한 청구인 노○○의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헌재 1994. 4. 28. 92헌마280; 헌재 2016. 10. 27. 2014헌마709; 헌재 2017. 10. 26. 2016헌마656 참조).
5. 정치행위금지조항 중 ‘정당’에 관한 부분에 대한 판단
가.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2021. 11. 25. 2019헌마534 결정에서 정치행위금지조항 중 ‘정당’에 관한 부분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하였는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정치행위금지조항 중 ‘정당’에 관한 부분은 사회복무요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고 업무전념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정당은 개인적 정치활동과 달리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므로 사회복무요원의 정당가입을 금지하는 것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다. 정당에 관련된 표현행위는 직무 내외를 구분하기 어려우므로, 입법목적을 정치행위금지조항 중 ‘정당’에 관한 부분과 동등하게 달성하면서 ‘직무와 관련된 표현행위만을 규제’하는 등 기본권을 덜 제한하는 대안을 상정하기 어렵다. 사회복무요원은 보충역의 일종으로서 현역과 달리 군이 아닌 민간에서 근무하지만, 보충역 역시 국가 안보를 위한 병역자원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다(헌재 2010. 11. 25. 2006헌마328 참조). 따라서 사회복무요원의 정당가입을 허용할지 여부는 현역 등 다른 방식의 군 복무를 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현역 군인은 정당가입이 금지되고(군형법 제94조 제1항), 다른 보충역인 공중보건의사, 공익법무관 및 공중방역수의사 역시 임기제공무원으로서 정당가입이 금지되므로(‘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 제3조 제1항, 공익법무관에 관한 법률 제3조, 공중방역수의사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사회복무요원에 대해서만 정당가입을 허용할 경우 현역 등 다른 방식의 군 복무를 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사회복무요원의 정치적 중립성 유지 및 업무전념성 보장이라는 공익은 사회복무요원이 제한받는 사익에 비해 중대하므로 정치행위금지조항 중 ‘정당’에 관한 부분은 사회복무요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나.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이 사건에서 위 선례와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정치행위금지조항 중 ‘정당’에 관한 부분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 노○○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위 청구인은 정치행위금지조항 중 ‘정당’에 관한 부분이 자신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이는 정치행위금지조항 중 ‘정당’에 관한 부분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며 충분히 고려되었으므로 별도로 살펴보지 아니한다.
6. 사회복무 업무조항에 대한 판단
가. 제한되는 기본권
사회복무 업무조항은 사회복무요원의 업무에 관하여 정하면서 "사회복무요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업무에 복무하게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복무를 이탈한 경우 등에는 연장복무나 형사처벌 등의 제재를 받도록 하고 있다(병역법 제33조 제1항 본문, 제89조의2 제1호, 제89조의3 제3호). 이는 국가가 사회복무요원에게 병역의무의 부과를 통하여 특정 행위를 해야 할 법적의무를 부과하고 의무의 이행을 처벌조항 등을 통하여 강제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제한한다. 따라서 사회복무 업무조항이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청구인 강○○은 사회복무 업무조항이 헌법 제39조 제1항에 위반된다는 주장을 하나, 이러한 주장도 결국 사회복무 업무조항이 군사적 역무와 무관하고 국방의 의무 수행과 관련이 없는 일을 사회복무요원에게 강요한다는 취지의 주장이므로,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으로 족하다. 청구인 노○○은 사회복무 업무조항이 자신의 신체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근로의 자유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사회복무 업무조항과 가장 밀접한 기본권인 일반적 행동자유권 침해 여부를 살펴보는 이상 위 청구인의 위 주장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일반적 행동자유권 침해 여부
(1)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사회복무요원은 사회활동이 가능한 사람이 병역면제를 받는 것에 대한 논란을 해소하고 예외 없는 병역의무 부과 체계를 정립하여 병역의무 이행의 형평성을 확보하고자 현역병 복무를 하지 않는 보충역 자원을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단체 등의 공익 목적 수행에 필요한 분야에 복무하도록 하는 제도이다(헌재 2020. 9. 24. 2017헌마643 참조). 사회복무 업무조항은 국민개병주의 원칙에 입각한 공평한 병역의무 부과와 잉여 병역자원의 효율적인 활용, 사회서비스업무 및 행정업무의 질 향상 등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에서 규정된 조항으로(헌재 2021. 6. 24. 2018헌마526 참조), 이와 같은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사회복무 업무조항이 사회복무요원의 업무로 사회서비스업무 및 행정업무 등의 지원업무를 규정한 것은 위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합한 수단이므로 수단의 적합성 또한 인정된다.
(2) 침해의 최소성
(가) 사회복무요원은 군인은 아니지만 국가 안보를 위한 병력 자원으로서 병역의무를 이행하고 있는 사람이고(헌재 2016. 10. 27. 2016헌마252 참조), 현역병과 마찬가지로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병역판정검사 결과에 따라 강제로 소집되며(병역법 제29조 제1항), 사회복무요원의 복무는 군복무를 대체하는 성격을 갖는다(헌재 2010. 7. 29. 2009헌가13 참조). 헌법 제39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국방의 의무’ 및 ‘병역의무’가 무엇인지에 관하여는 따로 정의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 헌법 제39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고 하고, 병역법 제3조 제1항은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헌법과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라고 하므로, 결국 ‘국방의 의무’ 및 ‘병역의무’의 내용과 범위는 입법자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 어떠한 내용을 ‘국방의 의무’ 또는 ‘병역의무’로 규정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헌재 2018. 6. 28. 2011헌바379등 참조). 입법자가 형성하는 국방의 의무 또는 병역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안보상황, 재정능력, 국내외 정세 등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최적의 전투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합목적적으로 정해야 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이 넓게 인정된다. 여기서 국방의 의무는 북한을 포함한 외부의 적대세력의 직접적 또는 간접적인 침략행위로부터 국가의 독립을 유지하고 영토를 보전하기 위한 의무로서, 현대전이 고도의 과학기술과 정보를 요구하고 국민전체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이른바 총력전인 점에 비추어, 단지 병역법 등에 의하여 군복무에 임하는 등의 직접적인 병력형성의무만을 가리키는 것으로 좁게 볼 것이 아니라, 예비군법, 민방위기본법, ‘비상대비에 관한 법률’, 병역법 등에 의한 간접적인 병력형성의무 및 병력형성 이후 군작전명령에 복종하고 협력하여야 할 의무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것으로 보아야 한다(헌재 1995. 12. 28. 91헌마80 참조). 그리고 오늘날 국가안보의 개념이 군사적 위협뿐만 아니라 자연재난이나 사회재난, 테러 등으로 인한 안보위기에 대한 대응을 포함하는 포괄적 안보 개념으로 나아가고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국방의 의무의 내용은 군에 복무하는 등의 군사적 역무에만 한정된다고 볼 수 없다. 즉,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 재난사태 발생 시의 방재·구조·복구 등 활동이나, 그러한 재난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소방·보건의료·방재·구호 등 활동도 넓은 의미의 안보에 기여할 수 있으므로, 그와 같은 비군사적 역무 역시 입법자의 형성에 따라 국방의 의무 또는 그 주요한 부분을 이루는 병역의무의 내용에 포함될 수 있다(헌재 2018. 6. 28. 2011헌바379등 참조). 사회복무 업무조항이 규정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단체 및 사회복지시설의 공익목적에 필요한 사회복지, 보건·의료, 교육·문화, 환경·안전 등 사회서비스업무의 지원업무’와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단체의 공익목적에 필요한 행정업무 등의 지원업무’는 넓은 의미의 안보 개념 내지 병역의무의 내용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사회서비스업무는 국가의 보건·의료시스템이나 환경·안전 분야를 강화함으로써 비상사태나 재난발생 시 국민을 보호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실제 전시 상황에서도 국민과 군인을 치료 및 보호하는 업무가 될 수 있으며, 사회복지 및 교육·문화 관련 업무도 사회취약계층 등에 대한 복지서비스 향상과 사회안전망 확충 등에 기여함으로써 국가 전체의 역량 강화에 기여하게 된다. 테러나 사이버 안보 위협과 같은 다양한 현대전의 양상을 감안할 때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단체의 행정업무 역량 역시 더 이상 국방 내지 국가안보와 무관하지 않게 되었다. 따라서 사회복무요원의 업무 내용이 군사적 행위 자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국방의 의무 내지 국가안보와 무관한 업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또한 사회복무요원들은 군사교육소집을 받도록 되어 있어(병역법 제29조 제3항 등) 육군훈련소 등 군부대로 입영한 후 현역병과 같이 기본전투기술을 배우고, 현역의 복무를 마친 사람과 같이 복무를 마친 날의 다음 날부터 8년이 되는 해의 12월 31일까지 예비군으로 편성되어(예비군법 제3조 제1항 제3호), 전시, 사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하에서 현역 군부대의 편성이나 작전에 필요한 동원을 위한 대비, 적 또는 반국가단체의 지령을 받아 무기를 지니고 있는 사람 즉, 무장공비가 침투하거나 침투할 우려가 있는 지역에서 적이나 무장공비의 소멸, 무장 소요가 있거나 소요의 우려가 있는 지역에서 무장 소요 진압, 중요시설·무기고 및 병참선 등의 경비 등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되어 있다(예비군법 제2조). 그리고 군사교육소집을 마친 보충역은 예비역과 함께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부대편성이나 작전수요를 위하여 병력동원소집의 대상이 된다(병역법 제44조 제2호). 이와 같이 사회복무요원은 군사교육소집 대상이 되고 전시에 병력동원소집 대상이 되며 복무 후 예비군에 편성되는 등 군사적 역무와의 관련성이 명확하다. 이와 같은 사회복무요원의 업무 내용과 더불어 예비 전력으로서의 군사적 역무까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사회복무요원 제도는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고, 사회복무요원 역시 국가 안보를 위한 병력 자원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비록 사회복무요원이 사회복무 업무조항으로 인하여 원하지 않는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이는 국방의 의무의 일환으로 부여되는 것이므로 그 제한의 정도가 지나치다고 보기 어렵다.
(나) 만일 사회복무요원이 평시에 수행하는 개별적인 복무내용이 표면상 군사적 역무로서의 성격이 뚜렷하지 않다면, 현역 복무를 원하는 사회복무요원에게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 수 있다. 보충역을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할 것이 아니라 보직을 달리하여 현역병으로 복무하게 하는 대안이 주장되기도 한다. 그러나 적정한 병력규모를 초과하는 과다한 병력을 형성하는 경우, 그와 같은 병력을 유지하고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데 과다한 비용이 소요됨으로써 우리의 경제 여건에 부담을 주게 되고, 과다한 병력의 유지는 인접 국가를 자극하여 군비경쟁을 촉발하고 오히려 국가안보에 위해를 가져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평시의 병력규모는 일정한 수준에서 유지되어야 하며, 현역의 수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국가 비상사태에 대비하여 예비 전력을 확보하고 유지할 필요가 있음도 부인하기 어렵다(헌재 2010. 11. 25. 2006헌마328 참조). 이에 따라 병역법은 언제든 국가비상사태에 즉시 전력으로 편입될 수 있는 예비 전력으로서 보충역을 두어 평시에는 사회복무요원 등의 업무를 부여하고 전시 등 국가비상사태에 병력동원의 대상이 되도록 한 것이다. 더욱이 현역병은 군인의 신분으로 내무생활을 하면서 전투 준비와 훈련을 위하여 사실상 24시간 내내 대기 상태에 있고, 취침 중간에 경계근무를 서는 등 야간 근무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자주 있으며, 군기의 유지를 위해 내무생활에서 엄격한 규율이 적용되고, 각종 총기·폭발물 사고, 전투훈련과정에서의 부상 등의 위험에도 상시 노출되어 있어 업무의 난이도가 높고 위험성의 정도가 상당하다(헌재 2021. 11. 25. 2020헌마413 참조). 또한 현역병의 유지를 위해서는 상당한 정도의 비용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위와 같은 점들을 고려하여 현 병역 체계는 현역과 보충역을 구별하고, 예비 전력으로서 보충역에 해당하는 사람을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구 병역법(2017. 3. 21. 법률 제14611호로 개정되고, 2021. 4. 13. 법률 제180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5조 제8항 제1호는 사회복무요원과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자는 질병 또는 심신장애가 치유되었거나 학력이 변동된 때 현역 복무를 원하는 경우에 처분을 취소하고 병역처분을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고, 위 조항은 2021. 4. 13. 개정되어 현역 복무를 원하는 사회복무요원에게 병역처분을 변경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 개인의 선택권을 확대하였다. 따라서 사회복무 업무조항이 보충역을 현역처럼 군부대에서 복무하는 것으로 규정하거나 보직을 달리하여 군복무를 하는 것으로 규정하지 않았다고 하여, 현역 복무를 원하는 사회복무요원에 대하여 일반적 행동자유권 제한이 과도하다고 볼 수 없다.
(다) 한편, 보충역에게 표면상 군사적 성격이 뚜렷하지 아니한 사회복무 업무조항의 복무를 부여할 것이 아니라, 군사교육소집 등의 기본적 훈련 외에 평시에는 소집을 면제하는 대안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서도 보충역을 예비 전력으로 운용하는 데 있어서는 무리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신체등급 4급인 사람은 사회복무 업무조항의 내용조차도 수행하기 어려운 신체적 조건으로 보아야 하므로 평시에는 일정한 훈련 소집 외 복무를 면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충역이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는 것은 군 인력 운용 상황에 따른 것으로서, 신체등급이 높은 인력을 현역으로 우선 충원하고 남는 인력에 대해 병역의무 이행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하고 있는 것이다. 신체등급 등에 따라 현역병 소집대상자를 구별한 것은 현역병의 복무에 신체적 특성이나 자질 등이 고려되기 때문이지만, 보충역도 현역 근무가 신체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므로, 신체등급 4급인 사람이 사회복무 업무조항의 복무 내용조차 수행하기 어려운 조건에 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아가 우리나라는 북한뿐만 아니라 여러 강대국들과 인접해있는 지정학적 특수성으로 인해 현역 복무의 기간과 강도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고, 국민개병제에 입각하여 모든 남성들에 대한 징병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만큼, 보충역과 같은 예비 전력을 기본적 훈련 외 병역의무 소집에서 면제시키는 것은 공평한 병역의무의 부과라는 입법목적에 비추어 보더라도 적절한 대안이라고 보기 어렵다.
(라) 이상에서 살핀 바와 같이 사회복무 업무조항을 비롯한 사회복무요원의 복무는 국방의 의무와 무관하지 않고, 보충역에 대하여 군부대 내에서 복무를 수행하게 하거나 평시에 사회복무요원으로의 소집을 면제하는 등의 방안을 취하지 않았다고 하여 지나치게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3) 법익의 균형성
사회복무 업무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평한 병역의무 부과와 잉여 병역자원의 효율적인 활용, 사회서비스업무 및 행정업무의 질 향상 등의 공익은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는 사회복무요원이 원하지 않는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제한받는 사익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사회복무 업무조항이 법익의 균형성을 상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4) 소결
따라서 사회복무 업무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사회복무요원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7.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사회복무 업무조항에 대한 심판청구와 청구인 노○○의 정치행위금지조항 중 ‘정당’에 관한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고, 청구인 노○○의 나머지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8.과 같은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이미선의 정치행위금지조항 중 ‘정당’에 관한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8.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이미선의 정치행위금지조항 중 ‘정당’에 관한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 우리는 헌재 2021. 11. 25. 2019헌마534 결정에서 밝힌 반대의견과 같은 취지로 정치행위금지조항 중 ‘정당’에 관한 부분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 노○○의 정당가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생각한다. 정치행위금지조항 중 ‘정당’에 관한 부분은 사회복무요원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정당에 가입하는 등의 사회적 활동까지 금지한다는 점에서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사회복무요원의 지위나 그 직무 내용을 볼 때 정당에 가입한다고 하더라도 정치적 중립성의 유지나 업무전념성을 해할 우려는 전혀 없다. 또한 보충역의 일종인 전문연구요원과 산업기능요원의 경우 사회복무요원과 달리 정당가입을 금지하고 있지 않은데, 사회복지시설에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의 경우에는 민간 영역에서 근무하고 그 직무의 성질상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전문연구요원 등과 유사함에도, 이와 달리 사회복무요원에 대해서만 일괄적으로 정당에 가입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에 위배된다. 나아가 사회복무요원에 대하여 정당에 가입하는 것을 전면적으로 금지함으로써 얻어지는 정치적 중립성은 명백하거나 구체적이지 못한 반면, 그로 인하여 사회복무요원이 받게 되는 정당가입의 자유에 대한 제약과 정당가입을 통한 민주적 의사형성과정에 참여하지 못함으로써 받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약은 매우 크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정치행위금지조항 중 ‘정당’에 관한 부분은 청구인 노○○의 정당가입의 자유를 침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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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장,유남석,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