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3. 3. 23. 선고 2019헌바141 결정 [식품위생법 제96조 등 위헌소원 (집단급식소 영양사 직무미수행 처벌사건)]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이○○
- 대리인
- 법무법인(유한) 동인담당변호사 박세규 외 1인
- 당해사건
- 대법원 2018도17266 식품위생법위반
식품위생법(2011. 6. 7. 법률 제10787호로 개정된 것) 제96조 중 ‘제52조 제2항을 위반한 자’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시 ○○구 ○○동 (지번 생략)에 있는 ‘○○유치원’의 원장으로, 집단급식소의 운영자이다.
나. 청구외 변○○은 2015. 3.경 위 ‘○○유치원’ 및 ○○시 ○○구 □□동 (지번 생략) 지하 1층에 있는 ‘□□유치원’에, 2016. 3.경 같은 구 ○○로(△△동)에 있는 ‘△△유치원’에 각 영양사로 채용되어 2016. 10.경까지 위 각 유치원에서 매년 50만 원을 지급받고 영양사로 근무하였다. 그는 위 각 유치원에 영양사 면허증을 교부하고 매월 식단표를 작성하여 이메일로 송부하여 주었으며, 매월 1회 정도만 방문하여 급식 관련 장부 등을 점검하였을 뿐, 검식 및 배식관리, 구매식품의 검수 및 관리 등 식품위생법 제52조 제2항에 규정된 영양사의 직무를 수행하지 않았다.
다. 청구인은, 양벌규정이 적용됨에 따라, 청구인의 사용인인 청구외 변○○이 청구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 나.항과 같이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로서의 직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식품위생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기소되었다. 청구인은 2017. 7. 6.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았고(서울남부지방법원 2016고정3029), 항소하였으나 2018. 10. 11. 기각되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7노1506). 이에 청구인은 상고하여 상고심 계속 중 식품위생법 제52조 제2항 및 제96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9. 3. 29. 기각되고(대법원 2018초기1168), 같은 날 상고 또한 기각되었다(대법원 2018도17266). 청구인은 2019. 5. 1. 식품위생법 제52조 제2항 및 제96조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은 식품위생법 제52조 제2항이 정하고 있는 영양사의 직무범위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이 조항은 단지 영양사의 직무범위를 정하고 있을 뿐 의무를 부과하는 조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식품위생법 제96조가 제52조 제2항을 위반한 자를 형사처벌하고 있는 것의 위헌성을 다투고 있다. 따라서 식품위생법(2011. 6. 7. 법률 제10787호로 개정된 것) 제52조 제2항(이하 ‘직무수행조항’이라 한다)은 별도의 심판대상으로 삼지 아니한다.
나.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식품위생법(2011. 6. 7. 법률 제10787호로 개정된 것, 이하 구체적 연혁에 관계없이 현행법을 ‘식품위생법’이라 한다) 제96조 중 ‘제52조 제2항을 위반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처벌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식품위생법(2011. 6. 7. 법률 제10787호로 개정된 것) 제96조(벌칙) 제51조 또는 제52조를 위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 [관련조항] 식품위생법(2013. 5. 22. 법률 제11819호로 개정된 것) 제51조(조리사) ① 집단급식소 운영자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식품접객업자는 조리사(調理士)를 두어야 한다. (단서 생략) 식품위생법(2011. 6. 7. 법률 제10787호로 개정된 것) 제51조(조리사) ②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조리사는 다음 각 호의 직무를 수행한다.
1. 집단급식소에서의 식단에 따른 조리업무[식재료의 전(前)처리에서부터 조리, 배식 등의 전 과정을 말한다]
2. 구매식품의 검수 지원
3. 급식설비 및 기구의 위생ㆍ안전 실무
4. 그 밖에 조리실무에 관한 사항
식품위생법(2013. 5. 22. 법률 제11819호로 개정된 것) 제52조(영양사) ① 집단급식소 운영자는 영양사(營養士)를 두어야 한다. (단서 생략) 식품위생법(2011. 6. 7. 법률 제10787호로 개정된 것) 제52조(영양사) ②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는 다음 각 호의 직무를 수행한다.
1. 집단급식소에서의 식단 작성, 검식(檢食) 및 배식관리
2. 구매식품의 검수(檢受) 및 관리
3. 급식시설의 위생적 관리
4. 집단급식소의 운영일지 작성
5. 종업원에 대한 영양 지도 및 식품위생교육
제100조(양벌규정)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93조 제3항 또는 제94조부터 제97조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科)하고, 제93조 제1항의 위반행위를 하면 그 법인 또는 개인에 대하여도 1억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제93조 제2항의 위반행위를 하면 그 법인 또는 개인에 대하여도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구 식품위생법(2009. 2. 6. 법률 제9432호로 전부개정되고, 2011. 6. 7. 법률 제1078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1조(조리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식품접객영업자와 집단급식소 운영자는 조리사(調理士)를 두어야 한다. (단서 생략) 제52조(영양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집단급식소 운영자는 영양사(營養士)를 두어야 한다. (단서 생략)
3. 청구인의 주장
가. 직무수행조항은 영양사와 조리사 등 학교 급식 종사자들 간에 업무영역을 두고 대립ㆍ분쟁이 발생하자 영양사와 조리사의 직무만족도 제고를 위하여 각 업무영역의 분담을 위해 신설된 것일 뿐이다. 그런데 직무수행조항 신설 시 처벌조항이 미처 개정되지 아니한 입법과오의 결과 직무수행조항 위반이 처벌의 대상이 된 것이다.
나. 처벌조항에 따르면 직무수행조항은 구성요건조항이 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영양사가 수행해야 할 직무의 종류만 규정하고 있을 뿐이어서 처벌조항이 어떤 경우에 이를 위반한 것으로 보아 처벌한다는 것인지를 알 수 없는바, 처벌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
다. 처벌조항의 문언상 영양사가 직무를 어느 정도로 게을리 한 경우 처벌되는지 알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출근횟수 등을 기준으로 하여 위반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유추해석금지원칙에 위반된다.
라. 처벌조항은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의 직무위반 행위 일체를 형사처벌로 규율하여 일상적인 직무를 위반한 것 자체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고 있고, 운영일지 작성과 같은 사소한 업무를 일회적으로 위반한 경우도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도록 한바, 처벌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문형배의 위헌의견
(1) 형벌의 구성요건을 정한 법률의 내용이 불명확하거나 그 적용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면, 어떠한 것이 범죄인가를 법제정기관인 입법자가 법률로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법 운영 당국이 재량으로 정하는 결과가 되어, 법치주의에 위배되고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된다(헌재 1990. 4. 2. 89헌가113; 헌재 1992. 2. 25. 89헌가104 참조). 처벌조항은 직무수행조항을 위반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 그런데 직무수행조항은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의 직무를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처벌조항에 규정된 처벌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해질 수 있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2) 법규범의 의미내용은 그 문언뿐만 아니라 입법목적이나 입법취지, 입법연혁, 그리고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해석방법에 의하여 구체화되므로, 결국 법규범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는 위와 같은 해석방법에 의하여 그 의미내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석기준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헌재 2022. 6. 30. 2020헌바15 참조). 처벌조항의 입법경위를 살펴보면, 2011. 6. 7. 법률 제10787호로 식품위생법이 개정되면서 직무수행조항이 신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형벌조항인 식품위생법 제96조는 별도로 개정됨이 없이 직무수행조항을 위반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는 형식을 취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위 법률 제10787호와 관련한 국회의 관련 입법자료를 살펴보면, 영양사 및 조리사 집단 사이의 갈등 상황에서 직무범위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할 것인지에 관한 논의는 확인되나, 식품위생법 제96조를 어떻게 개정할 것인지 또는 그 적용범위가 어떻게 되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는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입법취지나 입법연혁의 참조를 통해서는 처벌조항의 처벌범위에 관한 지침을 얻기 어렵다. 식품위생법의 여러 규정을 살펴보아도 영양사의 직무범위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한 추단은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처벌대상에 관한 구체적이고 유용한 기준은 도출해낼 수 없고, 이에 관한 법원의 확립된 판례도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3) 직무수행조항은 그 자체로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의 직무를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처벌조항은 단순히 위 규정을 위반한 자를 처벌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가 집단급식소에 전혀 출근을 하지 않고 아무런 업무를 수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직무수행조항에 정한 직무를 수행하지 않았음이 분명하다고 볼 수 있으나, 사안에 따라서는 직무수행조항에 정한 각 호의 업무를 어떤 경우에 수행하지 않았다고 볼 것인지 불분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급식시설의 위생적 관리’(식품위생법 제52조 제2항 제3호)의 경우 급식시설이 건강에 유익하도록 조건을 갖춰 안전한 급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제반 업무 일체를 말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처벌조항이 예정하고 있는 위생기준이 구체적으로 규정되거나 하위법령에 위임되어 있지도 않은 관계로, 위생적 관리를 위한 광범위한 업무 중 일부를 누락하거나 다소 소홀히 한 경우 급식시설의 위생적 관리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 있을지 명확하지 않다. 처벌조항이 적용된 하급심 판결례를 살펴보면, 처벌조항 위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직무수행조항 각 호를 구별하여 위반행위 성립 여부를 개별적ㆍ독립적으로 판단하고 있지는 않고, 직무수행조항에 규정된 영양사의 직무범위를 전체적으로 보아 직무를 수행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직무수행조항 각 호의 직무를 수행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도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 불명확함이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판단방법은 금지되는 행위가 무엇인지에 대한 불명확함을 더욱 가중시킨다.
(4) 처벌조항에 관해 위와 같은 광범성 및 불명확성 문제가 발생한 근본적인 이유는, 입법자가 질적 차이가 현저한 두 가지 입법기능을 하나의 조항으로 규율하고자 하였기 때문이다. 직무수행조항은 식품위생법 제51조 제2항과의 관계에서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와 조리사의 직무범위를 구분하는 기능을 함과 동시에, 처벌조항을 통해 구성요건이 된다. 전자는 집단급식소의 업무 전체 내에서 경계를 획정하는 것이므로 포괄적 규정의 필요성이 인정될 수 있다. 반면 후자는 직무의 적정한 수행을 담보하기 위해 처벌대상을 정하는 것이므로, 죄형법정주의, 형벌개별화원칙, 형벌의 보충성에 따라 행위반가치와 결과반가치를 고려하여 제한된 범위 내에서 구체적으로 범죄행위를 규정할 것이 요청된다. 그런데 처벌조항에 규정된 ‘위반’이라는 문언은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가 직무를 수행하지 아니한 경우 처벌한다는 의미만을 전달할 뿐, 그 판단기준에 관해서는 구체적이고 유용한 지침을 제공하지 않는다. 위와 같은 입법방식은 위해식품 등의 판매 등 금지(식품위생법 제4조), 병든 고기 등의 판매 등 금지(식품위생법 제5조), 기준ㆍ규격이 정하여지지 아니한 화학적 합성품 등의 판매 등 금지(식품위생법 제6조),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의해 기준과 규격이 정해진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의 경우 그 기준 또는 규격에 맞지 아니하는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의 판매 등 금지(식품위생법 제7조 제4항), 유독기구 등의 판매ㆍ사용금지(식품위생법 제8조),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의해 기준과 규격이 정해진 기구 및 용기ㆍ포장의 경우 그 기준 또는 규격에 맞지 아니하는 기구 및 용기ㆍ포장의 판매 등 금지(식품위생법 제9조 제4항) 등 비교적 구체적인 의무를 정하여두고(위 각 규정은 식품위생법 제88조 제3항에 따라 집단급식소에도 준용된다), 이를 위반한 자를 처벌(식품위생법 제94조 제1항 제1호, 제2호, 제95조 제1호)하는 식품위생법의 다른 금지규정 및 형벌규정의 입법방식과는 대조된다.
(5) 이상과 같은 점을 고려하면, 처벌조항은 그 구성요건이 불명확하거나 그 적용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한 관계로 어떠한 것이 범죄인가를 법제정기관인 입법자가 법률로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법 운영 당국이 재량으로 정하는 결과가 되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
나. 재판관 유남석, 재판관 이선애의 위헌의견
(1)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가) 헌법상 죄형법정주의는 범죄와 형벌이 법률로 정하여져야 함을 의미하며, 이러한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게끔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한다. 법규범이 명확한지 여부는 그 법규범이 수범자에게 법규의 의미내용을 알 수 있도록 공정한 고지를 하여 예측가능성을 주고 있는지 여부 및 그 법규범이 법을 해석ㆍ집행하는 기관에 충분한 의미내용을 규율하여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법집행이 배제되는지 여부, 다시 말하면 예측가능성 및 자의적 법집행 배제가 확보되는지 여부에 따라 이를 판단할 수 있다. 법규범의 의미내용은 그 문언뿐만 아니라 입법목적이나 입법취지, 입법연혁, 그리고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해석방법에 의하여 구체화되므로, 결국 법규범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는 위와 같은 해석방법에 의하여 그 의미내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석기준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헌재 2022. 6. 30. 2020헌바15 참조). 한편, 형벌을 부과하는 법률조항의 내용이 포괄적이고 광범위하다는 것이 곧 해당 법률조항 의미 자체의 불명확성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헌재 2006. 7. 27. 2004헌바46 참조), 어떠한 형벌조항의 적용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이유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와 같은 적용범위의 광범위함으로 인해 법규범의 의미내용에 대한 예측가능성 또는 법규범의 자의적 법집행 배제가 확보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되어야 한다.
(나) 직무수행조항은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는 다음 각 호의 직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하면서 각 호의 직무로 ‘집단급식소에서의 식단 작성, 검식 및 배식관리’, ‘구매식품의 검수 및 관리’, ‘급식시설의 위생 적 관리’, ‘집단급식소의 운영일지 작성’ 및 ‘종업원에 대한 영양 지도 및 식품위생교육’을 열거하고 있다. 한편, 처벌조항은 직무수행조항을 위반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직무수행조항 및 처벌조항의 문언 및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를 고려할 때, 처벌조항은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가 직무수행조항에 정한 직무를 수행하지 아니한 행위 일체를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는 입법자가, 위와 같은 행위 일체가 집단급식소 이용자의 영양, 위생 및 안전에 위험을 끼친다고 판단하여 처벌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처벌조항의 입법연혁 또는 관련 입법자료 등을 참조하더라도 이와 달리 해석할 근거를 찾기 어렵다. 결국 처벌조항은 그 내용이 포괄적이고 광범위하기는 하지만, 그로 인하여 법규범의 의미내용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없다거나,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법집행이 배제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따라서 처벌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는 않는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처벌조항은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가 어떠한 직무를 수행할지에 관하여 이를 영양사의 전적인 자율에 맡겨두지 않고 법률에 정한 일정한 직무에 관해 그 수행을 확보함으로써 집단급식소 이용자의 영양, 위생 및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조항이다.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가 직무를 수행하지 아니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그와 같은 목적에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처벌조항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나)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처벌조항은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의 직무를 극히 포괄적으로 규정한 직무수행조항 위반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그 결과 처벌조항은 집단급식소 이용자의 영양, 위생 및 안전에 위험을 미칠 가능성이 없거나 현저히 낮은 경우까지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그러나 직무수행조항에 정한 직무범위에는 그 미수행에 곧바로 형사처벌을 부과함이 타당하다고 볼 만한 사회적 해악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도 포함될 수 있다. 직무수행조항의 입법경위를 살펴보면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에 대한 형사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점은 더욱 분명해진다. 관련 입법자료를 살펴보면, 직무수행조항은 집단급식소의 영양사와 조리사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여 집단급식소의 영양사와 조리사의 직무만족도를 제고하고, 그로써 집단급식의 위생과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식품위생법 제51조 제2항과 함께 신설된 규정이었다. 그러한 관계로 직무수행조항은 식품위생법 제51조 제2항과 함께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와 조리사의 업무를 포괄적으로 규정하는 형태를 띠게 되었다. 즉 직무수행조항은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가 ‘특별히’ 이행하여야 할 직무가 아니라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가 이행할 수 있는 사실상 ‘모든’ 직무를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처벌조항은 직무수행조항의 위와 같은 성격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제한 없이 직무수행조항을 위반하면 형사처벌을 하도록 함으로써 형사제재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운 행위에 대해서까지 처벌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의 직무 미수행에 대하여 형사처벌의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집단급식소에서 근무하는 영양사의 직무와 관련한 구체적 금지규정 내지 의무규정을 두고 이를 위반한 경우에 한해 처벌하는 것이 가능하며, 행정청이 먼저 직무이행명령을 부과한 후 이를 위반한 경우에 처벌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처벌조항으로 인해 달성되는 집단급식소 이용자의 영양, 위생 및 안전이라는 공익이 작다고 볼 수는 없으나, 그로 인하여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는 그 경중 또는 실질적인 사회적 해악의 유무에 상관없이 직무수행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직무를 단 하나라도 불이행한 경우 상시적인 형사처벌의 위험에 노출된다.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할 것인가의 문제, 즉 범죄의 설정은 행위의 사회적 악성과 범죄의 죄질 및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 일반의 가치관과 법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이라는 점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직무수행조항에서 규정한 직업상의 직무를 수행하지 아니한 행위 일체에 대해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입법재량의 한계를 현저히 일탈하여 과도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처벌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을 충족하지 않는다.
(다) 소결
그러므로 직무수행조항에서 정하고 있는 직무내용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이를 모두 형사처벌하도록 하는 처벌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
5. 결론
그렇다면 처벌조항은 헌법에 위반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미선의 반대의견이 있다.
6.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미선의 반대의견
우리는 처벌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과 과잉금지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므로, 아래와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1)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원칙은 누구나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지을 수 있도록 구성요건이 명확할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여기서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는 것은 그 법률을 적용하는 단계에서 가치판단을 전혀 배제한 무색투명한 서술적 개념으로 규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자의 입법의도, 즉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금지되고 있는지에 관하여 건전한 일반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자에 의하여 일의적으로 파악될 수 있는 정도로 규정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다소 광범위하고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는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여 규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적용단계에서 다의적으로 해석될 우려가 없는 이상 그 점만으로 헌법이 요구하는 명확성의 요구에 배치된다고는 보기 어렵다 할 것이다(헌재 2001. 12. 20. 2001헌가6등; 헌재 2007. 4. 26. 2003헌바71; 헌재 2019. 11. 28. 2017헌바504등 참조). 그렇지 않으면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정형적이 되어 부단히 변화하는 다양한 생활관계를 제대로 규율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헌재 2011. 9. 29. 2010헌바66 참조). 그리고 처벌규정에 대한 예측가능성 유무를 판단할 때는 당해 특정조항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입법목적ㆍ입법연혁ㆍ당해 법률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관련 법조항 전체를 종합 판단하여야 하며, 대상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ㆍ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헌재 2019. 5. 30. 2017헌바458 참조).
(2) 직무수행조항은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의 직무범위를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처벌조항은 직무수행조항을 위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고 규정할 뿐 직무수행조항 위반의 내용이나 정도 등 처벌대상이 되는 행위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식품위생법은 집단급식소의 운영자에게 영양사를 두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한편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의 직무범위를 규정하고 있고, 운영자가 영양사를 두지 않거나 영양사가 법에서 정한 직무를 수행하지 아니할 경우 형사처벌을 과하고 있는데(식품위생법 제52조, 제96조), 이러한 규제의 목적은 영양사를 통해 집단급식소를 위생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집단급식소 이용자의 생명과 신체, 건강 등에 대한 위험을 예방하려는 데에 있다. 따라서 처벌조항의 핵심적인 입법목적 역시 집단급식소 이용자의 생명과 신체, 건강 등에 대한 위험의 예방이고, 이를 위하여 집단급식소의 위생과 안전을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식품위생법의 규정내용과 입법목적 및 처벌조항의 보호법익을 고려하면, 처벌조항은 직무를 수행하지 아니한 행위 일체를 처벌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중 집단급식소의 위생과 안전을 침해할 위험이 있는 행위로 처벌대상을 한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처벌조항은 합리적 해석을 통해 그 내용을 확정할 수 있고, 개별사건에서 직무수행조항 위반행위가 처벌조항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위반행위의 내용과 태양, 위험 발생의 가능성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법관의 보충적 해석, 적용을 통해 가려질 수 있다.
(3) 따라서 처벌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나.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가) 식품위생법은 1962년 제정 당시부터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면서 계속하여 다수인에게 음식을 공급하는 기숙사, 학교 등을 집단급식소로 정의하고 그에 관한 각종 규제를 하였다. 이는 급식시설에 대한 관리 소홀은 대규모 식중독 발생 등으로 이어져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이와 같은 대규모 식중독 사태 등의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는 점은 최근에도 집단급식소에서 위생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 앞서 본 것과 같이 식품위생법은 집단급식소 운영자에게 원칙적으로 영양사를 두어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직무수행조항을 두어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의 직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는 국민영양관리법 제15조에 따라 영양사 면허를 받은 식품위 생 전문가를 통해 집단급식소를 위생적으로 관리하고 식중독 등 식품으로 인하여 생기는 위생상의 위해를 사전에 방지하여 집단급식소 이용자의 생명과 신체, 건강 등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다. 처벌조항은 직무를 수행하지 아니한 영양사를 처벌함으로써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로 하여금 그 직무수행에 충실하도록 하여 집단급식소 위생과 안전을 확보하고, 이로써 집단급식소 이용자의 생명과 신체, 건강 등에 대한 위험을 예방하고자 하는바,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할 수 있다.
(2)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가) 어떤 행정법규 위반행위가 간접적으로 행정상의 질서에 장해를 줄 위험성이 있어서 행정질서벌을 과하여야 하는지, 아니면 직접적으로 행정목적과 공익을 침해하여서 행정형벌을 과하여야 하는지는 당해 위반행위가 행정법규의 보호법익을 침해하는 정도와 가능성에 따라 정하여야 한다. 나아가 어떤 행정법규 위반행위에 대해 행정형벌을 과하여야 하는 경우, 법정형의 종류와 형량을 정하는 것은 형벌 본래의 기능과 목적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일탈하는 것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헌법상 허용되는 입법자의 재량이다(헌재 2017. 10. 26. 2017헌바166; 헌재 2021. 2. 25. 2017헌바222 등 참조). 처벌조항이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에 한정하여 특별히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집단급식소의 경우 다수의 식사 제공에 관여하게 되고 식재료도 대량을 구매하여 보관하게 되어 영양사가 그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아니할 경우 발생하는 위해의 정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식중독과 같이 식품으로 인하여 생기는 위생상의 위해가 집단급식소에서 발생할 경우 그 피해가 매우 크기 때문에 직무수행조항 위반행위는 행정상의 질서에 장해를 주는 정도를 넘어 공익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되는 것이다. 이처럼 보호법익이 침해될 때 나타날 수 있는 피해의 중대성과 광범위성에 비추어 볼 때, 입법자로서는 단순한 행정적 제재만으로는 형사처벌과 동일한 정도로 공익에 대한 위해의 발생을 억제하여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형사처벌을 택할 수 있으며, 그러한 입법자의 판단이 명백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 특히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의 직무 소홀로 인하여 유치원 등에서 아동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사고를 겪은 바 있는 우리 사회의 경험 등까지 감안하면, 집단급식소 이용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를 위하여 영양사의 직무위반 행위를 규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처벌조항은 직무를 수행하지 아니한 행위 일체를 처벌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중 집단급식소의 위생과 안전을 침해할 위험이 있는 행위로 한정하여 처벌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이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처벌대상에서 제외된다.
(다) 또한 처벌조항은 벌금형과 징역형을 모두 규정하고 있으나, 그 하한에는 제한을 두지 않고 그 상한만 3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제한하여 법관의 양형재량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으며, 죄질에 따라 벌금형의 선고나 선고유예까지 할 수 있다. 이러한 법정형이 처벌조항의 입법목적에 비추어 지나치게 가혹한 형벌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처벌조항은 입법형성 재량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서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도 없다.
(라) 따라서 처벌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충족한다. 나아가 처벌조항으로 인하여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가 집단급식소의 위생과 안전을 침해할 위험이 있는 직무의 미수행으로 입는 불이익의 정도는 처벌조항으로 보호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하여 결코 과중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처벌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한다.
(3) 소결
이상과 같은 이유로 처벌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다. 결론
따라서 처벌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과 과잉금지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