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3. 2. 23. 선고 2021헌마93 결정 [의료법 시행규칙 제42조의2 제2항 등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별지1] 청구인 명단과 같음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들은 의원급 또는 병원급 의료기관을 개설,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나. 의료법 제45조의2 제1항과 제92조 제2항 제2호에 의하면, 의료기관의 장은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비급여 진료비용과 제증명수수료의 항목, 기준, 금액, 진료내역 등에 관한 사항을 보고하여야 하고 이를 위반한 자에 대하여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 의료법 시행규칙 제42조의2 제2항에 의하면, 의료기관 개설자는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비급여 대상을 제공하려는 경우 환자 또는 환자의 보호자에게 진료 전 해당 비급여 대상의 항목과 가격을 직접 설명하여야 한다.
라. 이에 청구인들은 2021. 1. 19. 의료법 제45조의2, 제92조 제2항 제2호, 의료법 시행규칙 제42조의2 제2항이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의료법 제92조 제2항 제2호에 대하여는 청구인들이 위 조항 고유의 기본권 침해 주장을 하고 있지 않으므로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나. 청구인들은 의료법 제45조의2 전체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실질적으로 그 위헌성을 주장하는 부분은 ‘의료기관의 장으로 하여금 비급여 진료비용에 관한 사항을 보고’하도록 한 부분이므로 심판대상을 의료법 제45조의2 제1항의 ‘비급여 진료비용’에 관한 부분으로 한정한다.
다. 청구인들은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비급여 대상의 항목과 가격에 대한 설명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의 위헌 여부를 다투고 있으므로,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설명의무를 부담하지 않도록 규정한 의료법 시행규칙 제42조의2 제2항 단서는 심판대상조항에서 제외한다.
라.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의료법(2020. 12. 29. 법률 제17787호로 개정된 것) 제45조의2 제1항 중 ‘비급여 진료비용’에 관한 부분(이하 ‘보고의무조항’이라 한다), ② 의료법 시행규칙(2020. 9. 4. 보건복지부령 제747호로 개정된 것) 제42조의2 제2항 본문(이하 ‘설명의무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은 [별지2]와 같다.
의료법(2020. 12. 29. 법률 제17787호로 개정된 것) 제45조의2(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보고 및 현황조사 등) ① 의료기관의 장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비급여 진료비용 및 제45조 제2항에 따른 제증명수수료(이하 이 조에서 "비급여 진료비용 등"이라 한다)의 항목, 기준, 금액 및 진료내역 등에 관한 사항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의료법 시행규칙(2020. 9. 4. 보건복지부령 제747호로 개정된 것) 제42조의2(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고지) ② 법 제45조 제1항에 따라 의료기관 개설자는 비급여 대상 중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비급여 대상을 제공하려는 경우 환자 또는 환자의 보호자에게 진료 전 해당 비급여 대상의 항목과 그 가격을 직접 설명해야 한다. (단서 생략)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보고의무조항에 대한 주장
‘개인정보 보호법’은 개인의 건강에 관한 정보를 민감정보로 특별히 보호하고 있고, 의료법은 환자의 진료에 관한 사항을 누설한 의료인을 처벌하고 있다. 그런데 보고의무조항은 의료인에게 진료내역 등에 관한 보고의무를 부담시킴으로서 위 조항들과 상충된 내용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법체계 정당성에 반한다. 보고의무조항은 비급여 항목, 기준, 금액, 진료내역을 보고하도록 하면서 어떠한 ‘진료내역’을 보고하여야 하는지 명확히 밝히고 있지 않아 결국 비급여 진료내역 전체를 제출해야 한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이는 보고대상인 진료내역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규정한 것이므로 의료소비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 보고의무조항은 기존에 의료기관의 자율에 맡겨져 있었던 비급여 영역을 국가의 감독 하에 두고자 하는 것으로서, 청구인들의 비급여 진료에 관한 자율성을 박탈하는 것이므로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
나. 설명의무조항에 대한 주장
설명의무조항의 모법조항인 의료법 제45조 제1항은 ‘비급여 진료비용을 환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고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고지’의 내용, 절차, 방식 등을 위임하고 있을 뿐 ‘설명’에 관한 사항을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지 않다. ‘고지’란 게시나 글을 통하여 알림을 의미하고, ‘설명’이란 어떤 일이나 대상의 내용을 상대편이 잘 알 수 있도록 밝혀 말함을 의미하므로, 양자는 명백히 다르다. 따라서 설명의무조항은 모법의 위임을 벗어난 것으로서 법률유보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 일반적으로 의사는 설명의무를 부담하고 설명의 필요성은 의료행위의 성질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므로, 비급여 대상이라고 하여 특별히 그 항목과 가격에 대한 설명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은 환자의 알권리 및 진료선택권 보장을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이미 비급여 항목과 가격을 ‘고지’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설명’까지 하여야만 환자의 알권리가 보장된다고 볼 수도 없다.
4. ‘비급여 대상 진료’ 관련 제도의 개관
가. 비급여 대상의 의의 및 종류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와 의료급여법 제7조는 ‘가입자(수급권자)의 질병, 부상, 출산 등에 대하여 진찰ㆍ검사, 약제ㆍ치료재료의 지급, 처치ㆍ수술 및 그 밖의 치료, 예방, 재활, 입원, 간호, 이송에 대한 요양급여(의료급여)를 실시한다’고 하면서, ‘보건복지부장관은 요양급여(의료급여)의 기준을 정할 때 업무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질환에 대한 치료 등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은 요양급여(의료급여)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항(이하 ‘비급여 대상’이라 한다)으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9조 별표 2에서 비급여 대상을 규정하고 있는바, 발생 유형별 분류에 의하면 그 유형은 ① 질병의 진단ㆍ치료 등을 목적으로 하나, 비용ㆍ효과성 등의 측면에서 비급여로 정한 경우(치료적 비급여), ② 상급병실료 차액, 선택진료비 및 제증명수수료로서 관련 제도적 규정에 따라 비급여로 정한 경우(제도 비급여), ③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질환의 치료나 신체적 필수 기능개선을 직접 목적으로 하지 않는 진료로서 의료소비자의 선택에 의한 경우(선택 비급여)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나. 비급여 진료비용 고지제도 및 설명제도
2009. 1. 30. 의료법 제45조가 신설됨에 따라 의료기관 개설자는 환자 또는 환자의 보호자가 비급여 진료비용을 쉽게 알 수 있도록 그 내용을 고지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 또한 2020. 9. 4. 설명의무조항이 신설됨에 따라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공개에 관한 기준’(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 별표 1에 열거된 비급여 대상에 대하여는 의료기관 개설자가 비급여 진료 전에 환자 또는 환자의 보호자에게 그 항목과 가격을 직접 설명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
다.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제도
2015. 12. 29. 의료법 제45조의2가 신설되어 보건복지부장관이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용의 현황을 조사ㆍ분석하고 그 결과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하였고, 2016. 12. 20. ‘병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가 의무화되었다. 2021. 3. 29. 이 사건 고시가 개정되어 공개대상인 의료기관의 범위가 ‘의원급’ 의료기관까지 확대되었고, 공개항목 역시 기존 564항목에서 616항목으로 확대되었다.
라. 비급여 진료에 관한 보고제도
그동안 보건복지부는 개별 의료기관에 대한 자료제출명령을 통해 비급여 진료 정보를 수집하였고, 의료기관의 자발적 협조에 기반한 표본조사나 실태조사를 통해 비급여의 규모와 현황을 파악하여 왔다. 그런데 2020. 12. 29. 보고의무조항이 신설됨에 따라 의료기관의 장은 비급여 진료에 관한 정기적인 보고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
5.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보고의무조항에 관한 쟁점
개인의 의료에 관한 정보는 개인의 인격 및 사생활의 핵심에 해당하는 민감한 정보 가운데 하나로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개인정보이다. 청구인들은 의사임과 동시에 의료소비자로서 보고의무조항으로 인하여 자신이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은 비급여의 항목, 기준, 금액, 진료내역 등 민감한 의료정보가 의료기관을 통해 보건복지부에 제공될 것이므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제한받는다(헌재 2008. 10. 30. 2006헌마1401등 참조). 의사는 자신이 진찰하고 치료한 환자의 신체적ㆍ정신적 비밀을 유지하고 보존할 의무를 부담하는바, 보고의무조항은 의사가 진료과정에서 취득한 환자의 진료내역 등에 관한 정보를 의료기관의 장으로 하여금 국가에 보고하도록 강제하고 있으므로 이는 결국 의사인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한다. 한편, 보고의무조항은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비급여 진료비용에 관한 사항에 대해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보고하도록 하고 있는바, 위임하고 있는 사항이 하위법령에 위임할 수 있는 내용인지, 위임이 가능하다면 위임될 내용에 대해 예측가능성을 주고 있는지 문제된다. 그러므로 보고의무조항이 법률유보원칙과 포괄위임금지원칙,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의사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환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2) 설명의무조항에 관한 쟁점
설명의무조항으로 인하여 의료기관 개설자는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비급여 대상을 제공하려는 경우 환자 또는 그 보호자에게 진료 전 해당 비급여 대상의 항목과 가격에 대하여 직접 설명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 이는 보건복지부장관이 고시하는 비급여 대상에 대하여는 의사들이 설명 여부나 설명 내용, 설명 시기 등을 자유롭게 결정하지 못하고 반드시 진료 전에 그 항목과 가격에 대하여 설명하게 함으로써 의사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한다. 한편, 설명의무조항은 의료법 제45조 제1항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것으로서 그 위임범위 내에서 규정한 것인지 문제된다. 그러므로 설명의무조항이 법률유보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3) 그 밖의 주장에 대한 판단
청구인들은 보고의무조항이 ‘개인정보 보호법’ 및 의료법 조항들과 상충되므로 체계정당성에 반한다고 주장하나, 이러한 주장은 비밀로 유지ㆍ관리되어야 할 환자의 진료내역에 관한 사항을 국가에 보고하도록 한 것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한다는 주장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므로,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위 주장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보고의무조항에 관한 판단
(1) 법률유보원칙 위반 여부
(가) 헌법은 법치주의를 그 기본원리의 하나로 하고 있고, 법치주의는 법률유보원칙, 즉 행정작용에는 국회가 제정한 형식적 법률의 근거가 요청된다는 원칙을 그 핵심적 내용으로 하고 있다. 나아가 오늘날의 법률유보원칙은 단순히 행정작용이 법률에 근거를 두기만 하면 충분한 것이 아니라, 국가공동체와 그 구성원에게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영역, 특히 국민의 기본권 실현에 관련된 영역에 있어서는 행정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자인 입법자 스스로 그 본질적 사항에 대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는 요구, 즉 의회유보원칙까지 내포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헌재 1999. 5. 27. 98헌바70; 헌재 2009. 2. 26. 2008헌마370등 참조). 다만 입법자가 스스로 규율하여야 하는 사항이 어떤 것인가는 일률적으로 획정할 수 없고, 구체 적 사례에서 관련된 이익 내지 가치의 중요성, 규제 내지 침해의 정도와 방법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적어도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자유나 권리를 제한할 때에는 그 제한의 본질적인 사항에 관한 한 입법자가 법률로써 스스로 규율하여야 한다(헌재 1999. 5. 27. 98헌바70; 헌재 2016. 6. 30. 2015헌바125등 참조).
(나) 보고의무조항은 ‘비급여 진료비용의 항목, 기준, 금액, 진료내역’을 보고하도록 함으로써 보고의무에 관한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사항을 법률에서 직접 정하고 있다. 다만,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보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보고제도에 관한 세부적인 사항을 하위법령에 위임하고 있으나, 비급여 대상은 그 유형과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발생요인과 특성, 중증도, 환자의 선택적 요소 등에 따라 급여화 가능성이나 정보 수집의 필요성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보고대상’의 구체적인 내용과 범위를 입법자가 미리 법률로 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 밖에 ‘보고방법’이나 ‘절차’ 등 보고에 필요한 사항들도 당시의 의료상황이나 여건 등을 반영하여 탄력적으로 정해야 할 전문적ㆍ기술적 사항이므로 입법자가 반드시 스스로 결정하여야 하는 본질적 사항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보고의무조항은 법률유보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2)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 여부
(가) 의의
헌법은 제75조에서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 …… 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위임입법의 근거를 마련함과 동시에 위임은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하도록 하여 그 한계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법률에 대통령령 등 하위법규에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가능한 한 구체적이고도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 그 자체로부터 대통령령 등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은 아니고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 판단하여야 하며, 각 대상 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ㆍ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헌재 2010. 2. 25. 2008헌바160 참조).
(나) 위임의 필요성
앞서 본 바와 같이 비급여 대상은 그 유형과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비급여 대상에 따라 정보수집의 필요성 등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을 보고하고 어떠한 방법과 절차에 따르도록 할 것인지에 관하여는 법률에서 직접 정하지 않고 하위법령에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다) 예측가능성
1)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 제4항과 의료급여법 제7조 제3항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업무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질환에 대한 치료’를 비급여 대상으로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바, 보고의무조항의 수범자인 의사들은 자신의 전문과목과 관련하여 어떠한 의료행위가 급여 대상이고 비급여 대상인지를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각 비급여 진료의 항목, 기준, 금액, 진료내역 등은 진료를 행하는 의사 스스로가 결정하고 작성하는 것이므로 보고대상이 되는 정보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다.
2) 보고의무조항은 과도한 비급여 진료비용을 부담시키는 일부 의료기관을 감독하여 진료비용의 적정화를 유도하고, 비급여 진료비용에 대한 현황 조사ㆍ분석을 통하여 건강보험 급여를 확대하며, 그 결과를 공개함으로써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등 다양한 입법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입법목적에 비추어 보면, 보고의무조항에 따라 보고해야 하는 비급여 진료비용의 항목은 진료비의 규모와 사회적 수요, 의약학적 중요성 등을 고려하여 국민의 의료비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비급여 항목이 그 대상이 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3) 또한 위와 같은 보고의무조항의 입법목적을 고려하면, 보고대상인 비급여 진료비용의 ‘진료내역’에는 비급여 진료의 정확한 실태파악을 위하여 필요한 상병명, 수술ㆍ시술명, 주된 증상, 실시횟수 등과 같은 객관적인 진료정보만 포함될 뿐, 위 입법목적 달성과 전혀 관계가 없는 환자 개인의 신상정보 등은 포함되지 않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개인정보 보호법’은 가명정보의 경우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공익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바, ‘가명정보’란 ‘개인을 알아 볼 수 있는 정보를 가명처리(개인정보의 일부를 삭제하거나 일부 또는 전부를 대체)함으로써 원래의 상태로 복원하기 위한 추가 정보의 사용ㆍ결합 없이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는 정보’를 말한다(제2조 제1호 다목, 제1호의2). 개인정보처리자는 통계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등을 위하여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가명정보를 처리할 수 있고, 가명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경우 특정 개인을 알아보기 위하여 사용될 수 있는 정보를 포함해서는 아니된다(제28조의2). 위와 같이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가명처리를 하여야만 개인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공익목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개인정보 보호법’의 취지와 관련 규정에 비추어 보면, 보고의무조항에 따라 환자의 동의 없이 수집하는 ‘진료내역’에는 환자 개인을 알아볼 수 있게 하는 신상정보 등이 포함되지 않을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라) 소결
그렇다면 보고의무조항은 그 입법목적 및 관련조항과의 체계적 해석 등을 통해 하위법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보이므로, 포괄위임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3)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
보고의무조항은 일부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비급여 진료를 사실상 강요하여 과도한 진료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것을 감독하고 방지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또한 비급여 정보의 ‘보고’는 그 현황 분석 결과를 ‘공개’하기 위한 전제가 되는 것으로서 수집된 정보를 공개자료로 활용하여 국민의 알권리와 의료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데도 그 입법목적이 있다. 더 나아가 비급여 진료비용에 대한 현황을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건강보험 급여 확대를 통해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감소시키기 위한 입법목적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입법목적들은 궁극적으로 국민 보건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므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비급여 진료에 관한 정보를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보고하게 할 경우 불필요한 비급여 진료를 강요하는 사례를 막을 수 있고, 국가로서는 의료기관이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비급여의 현황파악이 용이해지므로 그 분석결과의 공개나 비급여의 급여화 사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나) 침해의 최소성
1) 보건의료는 단순한 상거래의 대상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중대한 것이다. 또한 보건의료 서비스는 공급자와 수요자 등 시장참여자 사이의 정보비대칭, 수요와 치료의 불확실, 법적 독점 등 일반 재화와 다른 특성이 있다. 따라서 민간부문의 영리성 추구를 제한할 자율적 규제나 법적 규제가 미흡한 경우에는 의료수요 유발, 고가서비스 추구 등을 통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증가시키므로, 그 수요와 공급을 시장에 전적으로 맡겨 두면 시장의 실패 혹은 사회적 후생감소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이로 인하여, 국민이 보건의료 서비스에 개인의 신분이나 재산에 관계없이 균등하게 접근하고, 보건의료전달체계 내에서 보건의료자원(인력ㆍ시설ㆍ장비 등)을 균등히 향유하며, 기본적으로 필요한 양의 필수적인 서비스를 받고 진료수준의 차이를 배제할 권리가 위협받는다면,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건강권과 국가가 국민에게 적정한 의료급여를 보장해야 하는 사회국가적 의무에 위배된다고 할 것이다(헌재 2005. 3. 31. 2001헌바87 참조). 비급여는 신의료기술 도입 촉진 등 의료발전에 기여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으나, 급여와 달리 적정한 사회적 통제기전이 없다. 이 때문에 의료의 질 측면에서 적정성 심사나 평가 등이 이루어지지 않아 의료의 안전성에 위험이 존재하고, 환자의 입장에서는 비용대비 충분한 효과가 있는지 등에 대한 판단이 어려워 해당 비급여 진료의 필요성과 위험성을 바탕으로 사전에 진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체계가 부족하다. 또한 가격, 제공기준, 제공량 등에 대한 관리기전이 부족하여 의료기관별로 비급여 비용의 편차가 크고 이는 의료소비자의 신뢰 저하로 이어진다. 높은 비급여 의료비는 국민 의료비 부담의 증가요인으로 작용하여 지속적인 보장성 강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체감하는 보장률을 정체시킨다. 비급여 진료가 가진 이러한 문제점들로 인하여, 의료소비자인 국민들은 자신의 지불능력을 초과하는 수준의 의료비로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의료서비스를 받게 될 위험이 있으며, 의료 이용 전에 정확한 진료비 정보를 토대로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는 적정한 비용으로 필요한 시기에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의료보장제도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게 하는 것이므로, 비급여의 관리는 헌법 제36조 제3항에 따라 적극적으로 국민의 보건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여야 할 국가의 책무에 해당한다.
2) 그동안은 비급여가 국민의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에도 불구하고 비급여의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종래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은 진료비 실태조사, 비급여 상세내역조사 등 표본조사에 기반해 추진해 왔으나, 이러한 조사방법으로는 신의료기술과 같이 극히 일부의 의료기관에서만 진료가 이루어지거나 의료기관에 따라 진료 형태가 다른 경우 그 내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또한 비급여 보고제도의 목적은 단순히 급여화의 근거 산출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급여화 가능성이 낮더라도 사회적으로 모니터링 필요성 이 강하게 제기되는 항목에 대한 현황 파악을 통해 그 결과를 공개하기 위한 데도 입법목적이 있으므로 단순히 급여화가 필요한 항목에 대해서만 자료를 제출 받아서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3) 병원마다 제각각 비급여 진료의 명칭과 코드를 사용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비급여 항목만으로 정확한 내용을 알 수가 없으므로 구체적인 진료내역을 추가로 조사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비급여 의료비 코드가 표준화되기 전까지 부득이한 조치이다. 특히 보고의무조항은 비급여 진료비용의 공개를 위한 현황분석ㆍ조사 자료로 사용되는바,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비급여가 제공된 상병명ㆍ시술명 등 진료내역에 관한 자료를 보고받을 필요가 있다. 또한 이미 살핀 바와 같이 보고의무조항에 따른 보고대상인 비급여 진료비용의 ‘진료내역’에는 비급여 진료의 정확한 실태파악을 위하여 필요한 상병명, 수술·시술명, 주된 증상 등과 같은 객관적인 진료정보만 포함될 뿐, 해당 정보가 누구에 관한 것인지를 특정할 수 있게 하는 환자의 개인정보는 제외된다고 해석되므로 환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초래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4) 보고의무조항에 따라 보고된 정보는 입법목적에 필요한 용도로만 제한적으로 이용하고 안전하게 관리되도록 관련 법률에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법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이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라 한다)에 종사하였던 사람 또는 종사하는 사람은 가입자 및 피부양자의 개인정보 또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누설하거나 직무상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 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제공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위반 시 형사처벌을 가하고 있다(제102조 제1호, 제2호, 제115조 제1항, 제2항 제2호). 또한 ‘개인정보 보호법’은 개인정보처리자로 하여금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활용하는 것을 금지하고(제3조 제2항) 정보주체의 권리가 침해받을 가능성과 그 위험 정도를 고려하여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도록 하고 있으며(같은 조 제4항), 개인정보가 분실ㆍ도난ㆍ유출ㆍ위조ㆍ변조 또는 훼손되지 아니하도록 내부 관리계획 수립, 접속기록 보관 등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기술적ㆍ관리적 및 물리적 조치를 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제29조). 이에 따라 ‘개인정보의 안전성 확보조치 기준’(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고시 제2021-2호)과 ‘보건복지부 개인정보 보호지침’(보건복지부 훈령 제195호)이 마련되어 있으며, 공단과 심평원은 위 기준 등을 준수하여 기관 내부의 지침과 관리계획 등에 의해 정보의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기술적ㆍ관리적ㆍ물리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5) 의료기관의 장은 반기마다(연 2회) 보고의무를 이행하며, 보건복지부장관은 의료기관의 행정부담, 보고 내용의 활용 목적 등을 고려하여 의료기관별 또는 항목별로 보고 횟수를 달리 정할 수 있다(의료법 시행규칙 제42조의3 제1항). 또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행하는 비급여 진료항목은 전문분야에 따라 그 수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각 의료기관별로 보고하여야 할 비급여 진료항목의 수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보고의무 이행에 드는 노력과 비용, 절차상 번거로움 등이 의사의 진료활동에 큰 부담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
6) 그러므로 보고의무조항은 침해 최소성이 인정된다.
(다) 법익 균형성
이미 살핀 바와 같이 보고의무조항에 따른 보고대상인 ‘진료내역’에는 해당 정보가 누구에 관한 것인지를 특정할 수 있게 하는 환자의 개인정보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되고, 의사들은 비급여 진료비용의 보고를 위한 시간과 노력을 연간 2회 할애하는 불이익을 입는 것에 불과하므로, 보고의무조항으로 인해 제한되는 사익의 정도가 그다지 크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 보고의무조항은 비급여 진료의 현황조사를 통한 건강보험의 확대 등 국민 보건 향상을 위한 것으로, 이러한 공익은 제한받는 사익에 비하여 매우 중대하다. 따라서 보고의무조항은 법익 균형성을 갖추었다.
(라) 소결
그러므로 보고의무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다. 설명의무조항에 관한 판단
(1) 법률유보원칙 위반 여부
(가) 기본권 제한에 관한 법률유보원칙은 ‘법률에 근거한 규율’을 요청하는 것이므로, 그 형식이 반드시 법률일 필요는 없다 하더라도 법률상의 근거는 있어야 한다. 따라서 모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하위법령은 법률의 근거가 없는 것으로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된다(헌재 2012. 5. 31. 2010헌마139등 참조). 하위법령에 규정된 내용이 상위법령이 위임한 범위 안에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특정 법령조항 하나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관련 법령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수권법령조항 자체가 위임하는 사항과 그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관련 법규의 전반적 체계와 관련 규정에 비추어 위임받은 내용과 범위의 한계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그 범위 안에서 규정된 하위법령 조항은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 아니다(헌재 2018. 5. 31. 2015헌마853; 헌재 2019. 11. 28. 2017헌마939 참조).
(나) 의료법 제45조 제1항은 ‘의료기관 개설자는 비급여 진료비용을 환자 또는 환자의 보호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고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위임에 따라 의료법 시행규칙 제42조의2는 ‘의료기관 개설자는 비급여 진료비용의 항목과 그 가격을 적은 책자 등을 접수창구 등 환자 또는 환자의 보호자가 쉽게 볼 수 있는 장소에 갖추어 두어야 한다’(제1항),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비급여 대상을 제공하려는 경우 환자 또는 환자의 보호자에게 진료 전 해당 비급여 대상의 항목과 그 가격을 직접 설명해야 한다’(설명의무조항)고 규정하고 있다. 의료법 제45조 제1항은 환자들에게 비급여 진료비용에 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환자의 알권리와 의료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인바, 의료법 시행규칙 제42조의2에서 의료기관 개설자로 하여금 비급여 대상의 항목과 가격을 적은 책자 등을 의료기관 안에 비치해 두도록 하고 더 나아가 일부 비급여 대상의 항목과 가격을 환자 또는 환자의 보호자에게 직접 설명하게 하는 것은 의료법 제45조 제1항에 명시된 ‘의료기관 개설자의 비급여 진료비용 고지의무’의 이행방법을 구체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 청구인들은 의료법 제45조 제1항에서 비급여 진료비용을 ‘고지’하도록 하고 있고 ‘고지’는 사전적으로 게시나 글을 통해 알림을 의미하므로, 직접 ‘설명’하도록 규정한 설명의무조항은 모법인 의료법 제45조 제1항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법률상 ‘고지’가 반드시 ‘서면’고지만 의미한다고 볼 수는 없다. 예컨대, 형사소송법은 ‘고지’를 ‘말하는 것’ 또는 ‘설명’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하고 있으며(제72조, 제160조, 제200조의5 참조), 그 방법(구술 또는 서면)에 관계없이 상대방에게 ‘알리는 행위’의 의미로도 사용하고 있다(제88조, 제244조의3 참조). 민사소송법 역시 직접 말로 하는 것을 고지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제167조 제1항). 이와 같이 법률상 ‘고지’의 일반적인 용례에 따르더라도 ‘구두’고지인 설명이 고지의 개념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한편, 의료법 제45조 제2항은 ‘의료기관 개설자는 의료기관이 환자로부터 징수하는 제증명수수료의 비용을 "게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제증명수수료의 ‘게시의무’를 규정하고 있는바, ‘게시’란 여러 사람에게 알리기 위하여 내붙이거나 내걸어 두루 보게 하는 것이므로 ‘글’을 사용한 알림행위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글로 알리는 행위의 경우 ‘고지’가 아닌 ‘게시’라는 표현을 사용한 관련조항과의 유기적ㆍ체계적 해석에 의하더라도, 의료법 제45조 제1항이 반드시 ‘글’로만 알리라는 의미에서 ‘고지’의무를 규정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마)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면, 설명의무조항은 상위법령의 위임범위 내에서 규정한 것이므로 법률유보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
설명의무조항은 비급여 진료에 관한 정보를 환자가 충분히 인지하고 진료 여부를 결정하게 함으로써 환자의 알권리와 의료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데 그 입법목적이 있는바, 이러한 입법목적은 정당하다. 의료기관 개설자로 하여금 비급여 진료 전에 환자 또는 그 보호자에게 비급여 대상의 항목과 가격을 직접 설명하게 하는 것은 비급여 진료에 관한 정보를 환자에게 제공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므로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나) 침해의 최소성
1) 의료소비자는 헌법 제10조에 의해 보장되는 자기결정권의 한 내용으로 의료행위에 관하여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헌재 2020. 4. 23. 2017헌마103 참조). 의료소비자가 진료에서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제공되는 진료의 항목과 구체적 내용, 해당 진료의 필요성과 안전성 등에 대해 의료진으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들어야 한다. 특히 비급여 진료비용은 급여수가와 달리 의사와 환자의 사적자치에 따라 계약으로 정해지는 사항이므로 의사로서는 당연히 비용을 알리고 환자의 동의를 받아야 계약이 성립하며, 환자로서는 진료비용을 알아야 지불능력, 비용 대비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당 비급여 진료를 받을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2) 비급여 대상의 항목과 비용에 관한 정보가 의료기관 내부에 게시되어 있거나 의료기관 홈페이지에 소 개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환자의 증상, 병력 등에 따라 구체적인 진료내용과 시술ㆍ수술 방법 등이 달라지므로 병원에서 제공하는 일반적인 정보만으로는 환자가 자신에게 필요한 비급여 진료내용이나 비용을 정확히 알기가 어렵다. 따라서 비급여 진료에 대한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는, 의사로 하여금 각 환자의 맞춤형 진단에 따른 비급여 항목과 그 비용에 관한 정보를 환자 또는 그 보호자에게 충분히 제공하고 설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
3) 의사는 환자에 대한 수술은 물론 치료를 위한 의약품의 투여와 같이 신체에 대한 침습을 포함하는 진료행위를 하는 경우, 그 침습에 대한 승낙을 얻기 위한 전제로서 환자에 대하여 질환의 증상, 치료방법 및 내용, 그 필요성, 예후 및 예상되는 생명ㆍ신체에 대한 위험성과 부작용 등 환자의 의사결정을 위하여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사전에 설명함으로써 환자로 하여금 진료에 응할 것인가의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가지도록 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02. 1. 11. 선고 2001다27449 판결; 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4844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와 같은 진료행위를 설명하는 기회에 비급여 대상이나 비용에 대한 설명도 함께 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설명의무를 지운다고 하여 큰 부담이 된다고 볼 수는 없다. 물론 침습이 수반되지 않는 의료행위의 경우에는 진료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생략될 수도 있으므로 이 경우 해당 진료가 비급여라면 별도의 설명이 필요할 수 있으나, 이러한 정도의 추가부담이 의사의 직업수행을 방해할 정도의 큰 부담이라고 볼 수는 없다.
4) 의료기관의 규모나 종별에 따라서는 의료기관 개설자가 관리감독자로서 기능할 뿐 실제로는 사전 설명의 주체가 되기 어려운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환자 수와 진료시간 등을 고려할 때 모든 내용을 의사가 직접 설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고지 지침’ 제6조 제3항은 의료기관 개설자뿐 아니라 의료기관 개설자가 지정하는 의료인(의사ㆍ치과의사ㆍ한의사ㆍ조산사ㆍ간호사)이나 의료기관 종사자(의료기사ㆍ간호조무사ㆍ행정직원 등)도 설명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의료기관의 인력구조와 현실을 고려하여 의료기관 개설자의 설명의무에 관한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5)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설명의무조항은 침해 최소성 요건을 갖추었다.
(다) 법익 균형성
설명의무조항은 비급여 진료에 관한 의료소비자의 알권리와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이러한 공익은 매우 중대하다. 청구인들은 비급여 진료를 하기 전에 환자 또는 그 보호자에게 비급여 진료의 항목과 가격에 관하여 직접 설명하여야 하나, 설명의무 이행에 드는 노력과 시간, 절차상 번거로움 등이 의사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할 정도로 큰 부담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설명의무조항으로 인해 청구인들이 제한받는 사익은 위 공익에 비하여 크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법익 균형성을 갖추었다.
(라) 소결
따라서 설명의무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6.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의 보고의무조항에 관한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7.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의 보고의무조항에 관한 반대의견 우리는 보고의무조항이 의사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환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하므로 다음과 같이 반대의견을 남긴다.
가. 법률유보원칙 위반
(1) 오늘날 현대사회는 개인의 인적 사항이나 생활상의 각종 정보가 정보주체의 의사와는 전혀 무관하게 타인의 수중에서 무한대로 집적되고 이용 또는 공개될 수 있는 새로운 환경에 처하게 되었고, 개인정보의 수집ㆍ처리에 있어 거대 정보수집주체인 국가는 그 역량의 절대적 강화로 개인의 일상사를 낱낱이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정보화 사회로의 급속한 진전 속에 개인정보 보호의 필요성이 날로 증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권력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제한함에 있어서는, 개인정보의 수집ㆍ보관ㆍ이용 등의 주체, 목적, 대상 및 범위 등을 법률에 구체적으로 규정할 것이 요청된다. 더욱이 개인의 인격에 밀접히 연관된 민감한 정보일수록 법률에서 직접 정할 필요성은 더 강해진다(헌재 2005. 7. 21. 2003헌마282등; 헌재 2015. 5. 28. 2011헌마731 참조).
(2) 보고의무조항은 ‘비급여 진료비용의 항목, 기준, 금액, 진료내역 등에 관한 사항’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 중 비급여 진료비용의 ‘진료내역’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 내용과 범위가 매우 포괄적임에도 진료내역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관하여 보고의무조항에서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진료내역이란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떠한 내용의 진료를 받았는지’에 관한 정보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의료법 제22조 제1항 및 의료법 시행규칙 제14조 제1항 등에 의하면 ‘진료내역’에는 의료기관에서 진료기록부 등을 통하여 수집ㆍ보관하고 있는 환자의 인적사항, 주된 증상, 진단결과 또는 진단명, 진료경과, 치료 내용(주사ㆍ투약ㆍ처치 등), 진료 일시 등에 관한 정보가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위 법령들에 명시된 정보 외에도, 의사들은 효과적인 진료를 위하여 환자별로 특이한 증상, 사고방식, 행동양식, 비정상적인 신체반응 등 개체적 특질을 비롯한 다양한 정보들을 수집하고 있다. 예컨대, 치과, 피부과, 산부인과, 비뇨의학과에서는 환자의 얼굴과 몸 특정 부위의 사진 등을, 이비인후과에서는 환자의 음성, 수면 모습을 녹화한 동영상 등을,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검사결과지, 심층상담대화기록, 상담 녹음, 행동관찰 동영상 등을 수집하기도 한다. 이러한 의료정보는 그 자체로 개인의 정신이나 신체에 관한 단점을 나타내는 사생활의 핵심을 이루는 비밀이므로 제3자에 제공되거나 유출되었을 때 돌이킬 수 없는 인격적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이와 같이 ‘진료내역’이라고만 했을 때 그것이 의미하는 정보의 광범성, 의료정보의 민감성과 정보유출에 따른 피해의 심각성 등을 고려하면, 환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는 의료정보의 수집과 제공을 규율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입법자가 법률로써 ‘수집되는 의료정보의 범위와 기준’을 명확히 정해 놓아야 한다. 그런데 보고의무조항은 환자의 광범위한 의료정보가 포함된 ‘진료내역’을 보고대상으로 규정하면서 제공되는 진료내역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환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준수하여야 할 최소한의 기준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않다. 그 결과 보건복지부는 언제든 정책적 판단이나 필요에 따라 진료내역의 범위를 달리 정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환자의 개인정보와 건강상태에 관한 모든 정보를 보고대상인 ‘진료내역’에 포함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3) 그렇다면 보고의무조항은 의료기관으로 하여금 환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는 비급여 진료내역에 관한 정보를 국가에 제공하도록 하면서, 정보의 범위와 기준에 관한 본질적이고 기본적인 사항을 법률에서 전혀 규정하지 않은 채 하위법령에 위임하고 있으므로 법률유보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
나.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
(1) 앞서 본 바와 같이 보고의무조항은 보고대상인 ‘진료내역’의 범위에 관하여 아무런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바, 입법목적이나 관련조항과의 체계적 해석 등을 통하더라도 하위법령에서 어떠한 범위의 진료내역을 보고대상으로 정할 것인지 그 대강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보고의무조항은 환자에게 과도한 진료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의료기관을 감독하고, 비급여의 현황파악 및 실태조사를 통해 건강보험급여를 확대하며, 수집된 자료를 조사ㆍ분석하여 비급여 진료비용을 공개함으로써 환자의 알권리와 의료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데 그 입법목적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입법목적을 고려하더라도, 수많은 의료정보를 담고 있는 환자의 진료내역 중 어떠한 정보가 위와 같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정보로서 보고대상인 진료내역의 범위에 포함될 것인지 알기 어렵다. 오히려 ‘비급여의 현황파악 및 실태조사’라는 보고의무조항의 입법목적을 고려하면 가능한 한 자세하고 광범위한 비급여 진료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위 입법목적 달성에 효과적일 수 있으므로, 보고의무조항의 입법목적을 통해 하위법령에 규정될 진료내역의 범위나 한계를 예상하기란 더욱 쉽지 않다.
(2) 한편, ‘가명정보’의 개념을 도입하고 있는 ‘개인정보 보호법’ 조항과의 유기적ㆍ체계적 해석에 의해 보건복지부령에서 정하게 될 보고대상인 ‘진료내역’의 범위에도 환자 개인을 식별할 수 있게 하는 신상정보 등이 포함되지 않을 것임을 예측할 수 있는지 문제된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법’상 의료정보와 같은 민감정보를 가명처리하여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제공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관하여는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고, 가사 의료정보의 가명처리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비급여 진료가 급여 진료와 병행해서 이루어지는 우리나라 의료현실의 특성상 단순히 비급여 진료정보를 가명처리한다고 하여 누구의 진료정보인지 식별 불가능하게 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개인정보 보호법’에 가명정보에 관한 규정이 있다고 하여 섣불리 보고대상인 비급여 진료내역의 범위가 이에 따라 규정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어렵다.
(3) 그러므로 보고의무조항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
다. 과잉금지원칙 위반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보고의무조항의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는 점은 법정의견과 같다.
(2) 침해의 최소성
(가) 사람의 육체적ㆍ정신적 상태나 건강에 대한 정보, 성생활에 대한 정보와 같은 것은 인간의 존엄성이나 인격의 내적 핵심을 이루는 요소이다. 따라서 외부세계의 어떤 이해관계에 따라 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공표하는 것이 쉽게 허용된다면 개인의 내밀한 인격과 자기정체성이 유지될 수 없다. 인간이 아무리 공동체에서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라 할지라도 개인의 질병명은 외부세계와의 접촉을 통하여 생성ㆍ전달ㆍ공개ㆍ이용되는 것이 자연스럽다거나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타인의 지득(知得), 외부에 대한 공개로부터 차단되어 개인의 내밀한 영역 내에 유보되어야 하는 정보인 것이다. 이러한 성격의 개인정보를 수집함으로써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제한하는 국가적 조치는 엄격한 기준과 방법에 따라 섬세하게 행하여지지 않으면 아니된다(헌재 2007. 5. 31. 2005헌마1139 참조). 일반적으로 진료내역에 포함되는 상병명, 수술ㆍ시술명은 그 자체로 개인의 정신이나 신체에 관한 단점을 나타내며 사회적ㆍ경제적 평가의 판단기준이 되는 사생활의 핵심을 이루는 비밀이다. 특히 비급여 진료에 관한 정보는 환자들의 입장에서 매우 민감한 의료정보로, 산부인과나 비뇨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등에서 진료를 받는 환자들은 숨기고 싶은 신체적ㆍ정신적 결함이나 예민한 개인정보의 노출을 피하기 위하여 일부러 비급여 진료를 받기도 한다는 점에서 보호의 필요성이 매우 크다. 그런데 보고의무조항은 보고대상인 비급여 항목이나 진료내역과 관련하여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은 채 사실상 모든 국민의 비급여 진료에 관한 정보 일체를 보건복지부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가사 비급여 진료에 관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정보주체인 환자들에게 자신의 의료정보 제공을 거부할 권리를 보장하는 등 그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고려하여야 하는데, 보고의무조항은 환자들에게 정보제공 여부에 관하여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전혀 보장하지 않은 채 의료기관의 장으로 하여금 환자의 동의 없이 비급여 진료정보를 국가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나) 공단과 심평원은 가입자 및 피부양자의 자격관리, 보험료의 부과ㆍ징수, 보험급여 비용 지급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거의 모든 국민의 일반적인 인적 정보, 보험료 부과를 위한 직장, 소득, 재산 등에 관한 정보, 요양급여정보, 건강검진 관련 정보 등을 수집하여 처리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공단과 심평원이 국민들의 비급여 진료에 관한 정보까지 보유하게 될 경우, 이미 보유하고 있는 요양급여에 관한 정보와 결합하여 정보주체의 건강에 관한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정보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공단과 심평원은 국가ㆍ지방자치단체ㆍ요양기관, 보험사업자 및 보험료율 산출기관, 공공기관, 그 밖의 공공단체 등에 대하여 건강보험사업이나 요양급여 심사 등을 위하여 필요한 자료의 제공을 요청할 권한을 가지고 있고(국민건강보험법 제96조), 심평원은 업무의 효율성 등을 위해 상호연계가 필요한 경우 의료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단 등 관련 기관이 활용하도록 할 수 있으며(이 사건 고시 제11조), 중앙행정기관 등의 장은 행정 효율성 제고 등을 위하여 소관 전자적 시스템과 다른 중앙행정기관 등의 전자적 시스템을 상호연계하거나 통합할 수 있다(전자정부법 제30조의2 제1항). 그렇다면 각 국가기관에 집적되어 있는 산발적 개인정보라도 국가가 필요에 따라 상호연계ㆍ통합함으로써 개인의 모든 정보를 국가권력의 감시ㆍ통제 하에 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 국가기관이 개인정보를 수집할 때에는 그 권한 남용을 방지하고 이로 인한 관련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집행 과정에서나 집행이 종료된 이후에라도 당초 수집한 목적과 무관한 정보까지 국가기관에 의해 수집ㆍ보관되고 있지는 않은지, 수집한 자료를 본래 수집한 목적, 범위 내에서 제대로 이용ㆍ처리하는지 등을 감독 내지 통제할 법적 장치가 강하게 요구된다(헌재 2018. 8. 30. 2016헌마263 참조). 특히 전자정부의 실현에 따른 공공분야의 전산화로 인해 개인정보의 침해에 대한 우려가 커진 만큼, 조사목적에 반하는 정보의 결합 및 네트워크화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ㆍ제도적ㆍ기술적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선결과제이다. 공단과 심평원이 보유한 국민의 의료정보 유출은 지난 수년간 지속적으로 문제되어 왔으며, 여러 차례 해커들과 민간 보험사 등의 표적이 되어 왔다. 그런데 보고의무조항을 신설하면서 의료기관으로부터 수집한 자료를 본래 수집한 목적, 범위 내에서 제대로 이용ㆍ 처리하는지 등을 감독 내지 통제할 법적 장치를 별도로 마련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국민건강보험법이나 ‘개인정보 보호법’, 공단과 심평원의 내부 지침 등에서 개인정보의 유출이나 목적 외 사용을 금지하는 일반적인 규정을 두고 있으나, 이러한 규정만으로는 충분한 법적ㆍ제도적 통제장치를 갖춘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라) 의료기관은 요양기관 강제지정제로 인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한 기준에 따라 일정한 비용만을 받고 전 국민에게 포괄적인 요양급여를 제공할 의무가 있으므로 요양급여의 영역에서는 자신의 비용으로 마련한 인적ㆍ물적 설비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용하며 자유롭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료기관에게 비급여 진료의 공간을 확보해주는 것은, 의료인으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통하여 개인의 직업관을 실현하고 인격을 발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직업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는 기능을 한다(헌재 2002. 10. 31. 99헌바76등 참조). 즉, 비급여 영역에서만큼은 의료기관이 환자와의 계약을 통해 자유롭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그에 따른 비용을 산정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타 의료기관과 다른 전문성과 차별성을 꾀하고 수준 높은 의료행위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모든 의료기관으로 하여금 비급여 진료에 관한 정보를 국가에게 보고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국민건강보험이라는 제도권 밖에서 어느 정도 자율성을 인정받던 비급여 영역을 사실상 국가의 감시와 통제 하에 두는 결과를 초래한다. 더구나 보고된 비급여 정보가 조사ㆍ분석의 대상이 되어 각 의료기관별 비급여 진료비용의 공개로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국가가 요양급여와 마찬가지로 비급여 진료비용을 규제하고 획일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의 재정적 한계와 무관한 사적 진료계약의 영역에 대하여까지 국가의 관리ㆍ감독을 강화하는 것은 국민건강보험제도의 건전한 운영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의료수준이 저하되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마) 나아가 행정직원이 따로 없는 소규모 동네 의원에서는 수많은 환자에 대하여 이루어진 비급여 진료행위에 대하여 이를 일일이 기록하고 보고해야 하는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므로 정상적인 진료활동에 지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바) 이상의 점들을 종합하면, 보고의무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3) 법익 균형성
보고의무조항으로 인하여 의료소비자는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은 자신의 신체적ㆍ정신적 결함에 관한 정보가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국가에 제공되는 불이익을 입게 되고, 의사는 국민건강보험제도의 틀 밖에서 자유롭게 이루어진 비급여 진료영역에서까지 해당 진료정보를 국가에 통보하여야 하는 불이익을 입게 된다. 이러한 불이익은 환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의사의 직업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는 것으로서, 비급여의 관리와 건강보험의 확대 등을 통한 국민 보건 향상이라는 보고의무조항의 입법목적을 고려하더라도 제한되는 사익이 더 중대하다. 따라서 법익 균형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4) 소결
그러므로 보고의무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별지1] 청구인 명단
1. ~ 15. 김○○ 외 14인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 공간담당변호사 신희복 [별지2] 관련조항 의료법(2016. 3. 22. 법률 제14084호로 개정된 것) 제45조(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고지) ① 의료기관 개설자는"국민건강보험법"제41조 제4항에 따라 요양급여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항 또는"의료급여법" 제7조 제3항에 따라 의료급여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항의 비용(이하 "비급여 진료비용"이라 한다)을 환자 또는 환자의 보호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고지하여야 한다. ② 의료기관 개설자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의료기관이 환자로부터 징수하는 제증명수수료의 비용을 게시하여야 한다. ③ 의료기관 개설자는 제1항 및 제2항에서 고지ㆍ게시한 금액을 초과하여 징수할 수 없다. 의료법 시행규칙(2020. 9. 4. 보건복지부령 제747호로 개정된 것) 제42조의2(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고지) ① 법 제45조 제1항에 따라 의료기관 개설자는"국민건강보험법"제41조 제4항에 따라 요양급여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항 또는"의료급여법"제7조 제3항에 따라 의료급여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항(이하 이 조에서 "비급여 대상"이라 한다)의 항목과 그 가격을 적은 책자 등을 접수창구 등 환자 또는 환자의 보호자가 쉽게 볼 수 있는 장소에 갖추어 두어야 한다. 이 경우 비급여 대상의 항목을 묶어 1회 비용으로 정하여 총액을 표기할 수 있다. ② (본문 생략) 다만, 수술, 수혈, 전신마취 등이 지체되면 환자의 생명이 위험해지거나 심신상의 중대한 장애를 가져오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③ 법 제45조 제2항에 따라 의료기관 개설자는 진료기록부 사본ㆍ진단서 등 제증명수수료의 비용을 접수창구 등 환자 및 환자의 보호자가 쉽게 볼 수 있는 장소에 게시하여야 한다. ④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의료기관은 제1항 및 제3항의 사항을 제1항 및 제3항의 방법 외에 이용자가 알아보기 쉽도록 인터넷 홈페이지에 따로 표시해야 한다. ⑤ 제1항부터 제4항까지에서 규정한 사항 외에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고지방법의 세부적인 사항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 의료법 시행규칙(2021. 6. 30. 보건복지부령 제809호로 개정된 것) 제42조의3(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보고 및 현황 조사 등) ① 의료기관의 장은 법 제45조의2 제1항에 따른 비급여 진료비용 등(이하 이 조에서 "비급여 진료비용 등"이라 한다)에 관한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사항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반기마다 보고해야 한다. 다만, 의료기관의 행정부담, 보고 내용의 활용 목적 등을 고려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바에 따라 의료기관별 또는 항목별로 보고 횟수를 달리 정할 수 있다.
1. 법 제45조 제1항에 따른 비급여 진료비용:"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별표 2에 따라 비급여 대상이 되는 행위ㆍ약제 및 치료재료 중 다음 각 목의 사항을 고려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사항
가. 의료기관에서 실시ㆍ사용ㆍ조제하는 빈도
나. 의료기관의 징수비용
다. 환자의 수요
라. 환자가"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별표 2 제3호 라목에 따른 희귀난치성질환자등이거나 같은 영 제21조 제3항에 해당하는 경우, 법 제38조에 따른 특수의료장비를 사용하는 경우 등 구체적인 진료 상황 ⑥ 제1항부터 제5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보고와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현황에 대한 조사ㆍ분석 및 공개의 범위, 방법 및 절차 등에 관하여 필요한 세부 사항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고지지침(2020. 12. 31. 보건복지부고시 제2020-339호) 제6조(설명대상 등) ① 규칙 제42조의2 제2항에 따른 진료 전 설명대상 비급여 항목은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고려하여 선정하며, 선정 과정에서 의약계단체, 소비자단체, 전문학회, 학계 및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
1. 전체 비급여 진료에서 차지하는 빈도나 비용의 비중
2. 의약학적 필요성
3. 사회적 요구도
4. 의료현실 감안한 설명의 용이성 또는 실현가능성
5. 기타 비급여 자료 등을 통하여 설명 필요성이 확인되는 항목
② 제1항에 따른 설명대상 항목은"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공개에 관한 기준"고시의 별표 1과 같다. 다만, 환자가 원하는 경우 그 외의 비급여 항목에 대해 설명할 수 있다. ③ 의료기관 개설자는 의료법 제2조에 해당하는 의료인 및 같은 법 제3조의 의료기관 종사자로서 의료기관 개설자가 지정한 자를 통해 제2항에 따른 사항을 설명하게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