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1. 6. 24. 선고 2018헌마526 결정 [병역법 제31조의3 등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전○○
- 국선대리인
- 변호사 정지석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1. 사건개요
청구인은 대학 재학 중 현역병으로 입대하였으나 공무상 질병으로 인해 보충역으로 편입되어, 2018. 3. 12.부터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였다. 청구인은 질병치료를 위해 분할복무를 신청하고 복무중단된 기간 동안 대학에 복학하려고 하였으나, 병역법과 관련법령에서 이를 허용하지 않아 청구인의 평등권 등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면서, 2018. 5. 2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헌법재판소는 심판청구서에 기재된 청구취지에 구애됨이 없이 청구인의 주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심판대상을 확정하여야 한다(헌재 2019. 4. 11. 2017헌마820 참조). 청구인은 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 규정 제2조 제24호의 위헌확인을 구하면서 위 규정 제2조 제24호 중 ‘겸직’에 초ㆍ중등교육법 또는 고등교육법 등에 따른 학교에서 수학하는 경우를 포함하지 않고 있는 것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청구인이 사회복무요원으로서 복무기간 동안 대학에서 수학하지 못한 것은 구 병역법(2013. 6. 4. 법률 제11849호로 개정되고, 2020. 12. 22. 법률 제1768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 제2항 제5호의 위임에 따라 구 병역법 시행령(2013. 12. 4. 대통령령 제24890호로 개정되고, 2020. 12. 29. 대통령령 제313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병역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65조의3 제4호가 사회복무요원이 대학에서 수학하는 행위를 경고처분의 사유 중 하나로 규정하여 이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분할복무로 복무중단된 기간 동안 대학에서 수학하는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청구인의 주장은 결국 위 구 병역법 시행령 제65조의3 제4호의 부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직권으로 이 사건 심판대상을 변경하기로 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병역법 시행령(2013. 12. 4. 대통령령 제24890호로 개정되고, 2020. 12. 29. 대통령령 제313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5조의3 제4호 중 고등교육법 제2조 제1호의 ‘대학’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구 병역법 시행령(2013. 12. 4. 대통령령 제24890호로 개정되고, 2020. 12. 29. 대통령령 제313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5조의3(임무수행 태만 등의 범위) 법 제33조 제2항 제5호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맡은 임무를 수행하지 아니하거나 지연하게 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4. 「초ㆍ중등교육법」 또는 「고등교육법」 등에 따른 학교에서 수학하는 행위를 한 경우. 다만, 근무시간 후에 방송통신에 의한 수업이나 원격수업으로 수학하는 행위를 한 경우는 제외한다.
[관련조항] 구 병역법(2013. 6. 4. 법률 제11849호로 개정되고, 2019. 4. 23. 법률 제163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의3(사회복무요원의 분할복무) ① 지방병무청장은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인 사람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일정기간 복무를 중단한 후 다시 복무하게 할 수 있다. 다만, 제2호 및 제3호의 경우 복무중단기간은 통틀어 6개월을 초과할 수 없다.
1. 본인의 질병치료가 필요한 경우
2. 가족의 간병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3. 재난이나 그 밖의 가사사정으로 본인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
② 제1항에 따른 분할복무의 구체적인 기준 및 절차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33조(사회복무요원의 연장복무 등) ② 사회복무요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경고처분하되, 경고처분 횟수가 더하여질 때마다 5일을 연장하여 복무하게 한다. 다만, 제89조의3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복무기간을 연장하지 아니한다.
1. 다른 사람의 근무를 방해하거나 근무태만을 선동한 경우
2.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에 가입하는 등 정치적 목적을 지닌 행위를 한 경우
3. 다른 사회복무요원에게 가혹행위를 한 경우
4. 복무와 관련하여 영리행위를 하거나 복무기관의 장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하는 행위를 한 경우
5. 정당한 사유 없이 맡은 임무를 수행하지 아니하거나 지연하게 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 규정(2017. 12. 26. 병무청훈령 제1492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규정에서 사용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24. "겸직"이란 사회복무요원이 복무 중(근무시간 이외의 시간을 포함한다)에 직무상 행위를 제외한 다른 직책을 맡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영리활동, 대가성 없는 사회봉사 활동이나 공익목적의 활동 등에 부여된 직무와 책임을 말한다. 제28조(겸직 허가) ① 사회복무요원이 법 제33조 제2항 제4호에 따라 다른 직무를 겸직하고자 할 경우에는 복무기관의 장에게 별지 제8호서식의 겸직허가(취소·변경) 신청서를 제출하여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분할복무를 신청하여 복무중단된 기간은 겸직허가를 받은 것으로 본다. 제34조(분할복무) ① 영 제65조 제3항에 따른 복무중단 기간은 최소 1개월 이상으로 하고, 영 제65조 제1항 제2호 및 제3호에 따른 복무중단기간은 각각의 복무중단기간을 통틀어 6개월을 초과 할 수 없다.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사회복무요원이 분할복무를 신청하여 복무중단된 기간에 대해서도 예외 없이 고등교육법에 따른 학교에서 수학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는 반면, 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 규정 제28조 제1항 단서는 위 기간 동안 겸직허가를 받은 것으로 보고 영리행위를 제한하지 않는다. 따라서 청구인은 복무중단된 기간 동안 대학에 복학할 수 없고 영리행위를 하려는 사람과 비교하여 차별대우를 받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평등권, 행복추구권 및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않을 권리를 침해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이 대학에 복학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으므로, 청구인이 자신의 교육에 관하여 스스로 결정할 권리, 즉 교육을 통한 자유로운 인격발현권을 제한한다.
(2) 한편 청구인은 분할복무를 신청하여 복무중단 중인 사회복무요원이 자유롭게 영리행위를 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대학에서의 수학행위를 할 수 없게 되므로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이는 헌법 제39조 제2항에서 정하는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않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 자체로는 모든 사회복무요원에 대해 대학에서의 수학행위를 제한하므로 차별 취급이 존재하지 않아 평등권 침해가 문제되지 않는다. 다만, 분할복무를 신청하여 복무중단된 기간은 겸직허가를 받은 것으로 보아 영리행위가 가능한 것과 달리 심판대상조항이 대학에서의 수학행위에 대해서는 허용하지 않고 있으므로, 청구인의 교육을 통한 자유로운 인격발현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이러한 점에 대해서도 함께 살펴보도록 한다. 또한 병역의무 이행의 일환으로 병역의무 이행 중에 입는 불이익은 헌법 제39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한 불이익에 해당하지 않는다(헌재 2007. 5. 31. 2006헌마627; 헌재 2011. 6. 30. 2009헌마59 참조). 분할복무를 신청하여 복무중단 중인 사회복무요원은 소집해제되기 전까지 여전히 사회복무요원으로서의 신분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대학에서의 수학행위가 제한되는 것은 병역의무 이행 중에 입는 불이익에 해당할 뿐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한 불이익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헌법 제39조 제2항에 반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살펴보지 않는다.
(3) 결국 이 사건의 쟁점은 심판대상조항이 분할복무를 신청하여 복무중단 중인 사회복무요원의 교육을 통한 자유로운 인격발현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나. 병역의무에 대한 입법자의 입법형성권
헌법 제39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고 하고, 병역법 제3조 제1항은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헌법과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라고 하므로, 결국 ‘국방의 의무’ 및 ‘병역의무’의 내용과 범위는 입법자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 어떠한 내용을 ‘국방의 의무’ 또는 ‘병역의무’로 규정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헌재 2018. 6. 28. 2011헌바379등). 병역법은 보충역의 복무 형태 중 하나로 사회복무요원의 복무를 규정하여 병역의무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입법자는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구체적인 병역의무의 내용과 범위를 정하는 사항에 관하여 폭넓은 입법형성권을 갖는다. 다만 우리나라는 군사력에 의한 실효적인 국토방위를 위해 18세 이상의 남자에게 일반적인 병역의무를 부과하여 전투력을 형성하고 있고(병역법 제3조 제1항, 제8조), 장기간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것은 의무복무자에 대한 상당한 부담이 되기 때문에, 전체 병역제도가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다른 종류의 병역 사이에 병역부담의 형평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입법자가 법률로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병역의무의 내용과 범위를 정할 때에도 이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입법형성권을 행사하여야 한다.
다. 사회복무요원의 법적 지위
사회복무요원은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단체, 사회복지시설 등의 공익목적 수행에 필요한 사회복지, 보건·의료, 교육·문화, 환경·안전 등의 사회서비스업무 및 행정업무 등의 지원을 위하여 소집되어 공익 분야에 복무하는 사람이다(병역법 제2조 제1항 제10호). 사회복무요원제도는 국민개병주의 원칙에 입각한 공평한 병역의무 부과와 잉여 병역자원의 효율적인 활용, 사회서비스 업무 및 행정업무의 질 향상 등을 위하여, 예산확보가 곤란한 사회복지시설 및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단체 등 사회서비스 업무 및 행정업무 수행이 필요한 분야에서 근무하게 할 목적에서 도입되었다(헌재 2018. 7. 26. 2016헌마163). 따라서 사회복무요원이 주거지에서 출퇴근하는 방식으로 근무하거나 공공단체나 사회복지시설 등 공무소에서 근무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병역의무를 수행하는 사람으로서 민간인과 다른 특별한 지위를 지닌다. 이에 따라 사회복무요원의 직무상 행위는 공무수행으로 본다(병역법 제31조 제1항). 근무시간에 관하여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9조가 적용되고(병역법 시행령 제58조 제1항), 복무와 관련하여 영리행위를 하거나 복무기관의 장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병역법 제33조 제2항 제4호).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 순직하거나 공상·공무상 질병으로 사망한 사람의 유족, 공상·공무상 질병을 입고 소집해제된 사회복무요원 및 그 가족은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등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다(병역법 제75조 제2항). 이와 같이 사회복무요원은 공무를 수행하는 사람으로서 공무원에 준하는 공적 지위를 갖는다(헌재 2016. 10. 27. 2016헌마252 참조). 그러므로 사회복무요원은 병역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위와 같은 공적 지위에 따른 의무를 부담할 수 있다.
라.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교육을 통한 자유로운 인격발현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1)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
사회복무요원은 국가 안보를 위한 병력 자원으로서 헌법상의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사람이고, 공무원은 아니지만 공무를 수행하는 사람으로서 공무원에 준하는 공적 지위를 갖는다. 또한 현역병은 내무생활을 하므로 일과시간이 끝난 후에도 군의 규율이 계속 적용되는 반면(병역법 제18조 제1항 본문,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시행령 제23조), 사회복무요원은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단체,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복무하기 때문에 출·퇴근 근무를 원칙으로 하며 퇴근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생활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병역법 제31조 제4항). 따라서 사회복무요원이 병역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복무 분야에 전념하게 하기 위해서는 복무시간뿐만 아니라 복무시간 외의 생활에 대해서도 규율할 필요가 있다. 고등교육법상 대학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이나 법령에 따라 그와 같은 수준 이상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이 입학할 수 있는 고등교육기관으로서(고등교육법 제33조 제1항), 인격을 도야하고 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심오한 학술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것 등을 목적으로 한다(고등교육법 제28조). 따라서 사회복무요원이 대학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게 된다면 학술이나 전문 분야의 이론 등을 학습·연구하기 위한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게 되어 사회복무요원으로서의 복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또한 사회복무요원은 보충역의 일종으로서 현역병과 달리 군이 아닌 민간에서 근무하지만, 보충역 역시 국가안보를 위한 병력자원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므로(헌재 2016. 10. 27. 2016헌마252 참조), 대학에서의 수학행위를 허용할 것인지 여부는 다른 방식의 군 복무를 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형평성도 고려하여야 한다. 고등학교 이상의 학교의 장은 징집·소집 또는 지원에 의하여 현역병으로 입영하거나 소집 등에 의한 승선근무예비역, 보충역 또는 대체복무요원으로 복무하는 학생에 대하여 반드시 입영 또는 복무와 동시에 휴학하게 하도록 하여(병역법 제73조 제1항, 고등교육법 제23조의4 제1호), 모든 병역의무자들이 병역의무 이행기간 동안 대학을 포함하여 고등학교 이상의 학교에서 수학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사회복무요원들이 내무생활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하여 대학에서의 수학행위를 지속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위와 같은 규제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사회복무요원의 충실한 병역의무 이행과 복무 전념을 담보하고, 병역의무 이행의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대학에서 수학하는 행위를 사회복무요원의 임무수행 태만사유로 규정하여 경고, 복무연장 등의 불이익을 가하도록 함으로써 위와 같은 입법목적 달성에 기여하고 있으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2) 침해의 최소성
(가) 배치 이후 각종 관리가 동일한 조직 내에서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군과 달리,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관리기구는 병무청과 복무기관으로 분산되어 있고, 복무기관에 따라 그 목적이나 성격, 구조, 문화 등이 매우 다양하고 상이하여 사회복무요원을 통일적이고 일관되게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비록 병역법에서 복무기관으로 하여금 복무관리 담당직원을 지정하도록 하고, 일정한 사항에 대해서는 병무청장이 직접 사회복무요원을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하며, 병무청장 또는 지방병무청장이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복무기본교육 또는 복무지도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으나(병역법 제31조의2, 제33조의2), 실질적으로는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지휘·감독이 복무기관의 자율에 맡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회복무요원의 충실한 복무를 확보하고 복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복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활동에 대한 엄격한 제한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나라는 국토방위를 위해 18세 이상의 남자에게 일반적인 병역의무를 부과하여 대규모의 병역자원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으나, 병역자원의 효율적인 활용과 형평을 위하여 군사적 역무 외에 비군사적 역무도 병역의무에 포함시켜 현역뿐만 아니라 예비역, 보충역, 병역준비역, 전시근로역, 대체역 등 다양한 종류의 병역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병역의무자는 대체역을 제외하고는 병역의 종류를 개인적으로 선택할 수 없고, 병역의 종류는 오직 병역의무자의 신체적 조건, 병력수급사정, 병력자원의 효율적 배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국방력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정책적으로 결정되고 있다(병역법 제3장 참조). 이는 최적의 국방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병역의 종류에 따른 형평성 문제를 차단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법과 절차에 따라 병역의무를 부과하기 위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역을 대체하는 병역의 종류에 대해서는 병역 의무 이행과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형평성이 문제되고 있는데, 이는 사회복무요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병역 종류에 따라 형평성을 상실하였다는 인식이 커질수록 병역을 기피하는 등 병역의무 이행과 관련된 범죄와 일탈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므로, 병역제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병역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병역의무의 내용을 형성함에 있어 형평성의 문제도 신중하게 고려하여야 한다. 대학은 고등교육기관으로서 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심오한 학술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학기제, 학점제로 운영되며 학칙에서 별도로 정하지 않는 한 대면수업에 의하여 과정이 진행된다(고등교육법 제21조, 제22조). 따라서 사회복무요원이 대학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므로, 대학에서의 수학행위가 사회복무요원의 복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 병역법에서 고등학교 이상의 학교의 장이 학생이 현역병으로 입영하거나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된 경우 입영 또는 복무와 동시에 휴학하도록 일률적으로 정하고 있는 것 또한 병역의무자가 고등학교 이상의 학교에 재학하는 경우 충실한 병역의무 이행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따라서 대학 교육과정의 수준과 내용, 그에 따른 학생들의 학업 부담 등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을 통해 사회복무요원의 복무기간 중 대학에서의 수학행위를 제한한 입법자의 판단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사회복무요원은 현역병과 달리 내무생활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근무시간 이후나 연가제도를 활용하여 얼마든지 복무기간 중에도 대학에서 수학행위를 하며 교육과정이 단절되지 않을 수 있다. 이를 제한하지 않는다면 병역의무 이행으로 교육과정이 단절되는 현역병 등 다른 병역의무자와의 관계에서 형평성이 문제될 수밖에 없다. 병역의무는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헌법상 의무이므로, 병역의무의 공평한 분담과 그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확보하여 충실한 병역의무 이행을 위한 여건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복무기간 중 대학에서 수학행위를 할 수 없는 제한을 받는 것은 사회복무요원만이 아니라 모든 병역의무자들이 부담하는 제한이고, 이는 충실한 병역의무 이행을 확보하고 다른 병역과의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필요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나) 다만, 본인의 질병 치료 등을 위해 분할복무로 복무중단 중인 사회복무요원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대학에 복학하는 것을 허용하는 예외를 마련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문제된다. 복무중단 중인 사회복무요원은 대학에서 수학행위를 하더라도 복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규제할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 또한 분할복무를 신청하여 복무중단된 기간은 겸직허가를 받은 것으로 보는데(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 규정 제28조 제1항 단서), 복무중단된 기간 동안 영리행위는 가능한 반면 대학에서의 수학행위가 금지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분할복무제도는 일정한 경우 사회복무요원의 복무를 중단하게 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사유가 종료된 후 다시 복무하도록 함으로써 사회복무요원의 복무편의를 증진시키고 복무부적응으로 인한 각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이다. 지방병무청장은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인 사람이 본인의 질병치료가 필요한 경우, 가족의 간병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재난이나 그 밖의 가사사정으로 본인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에는 복무를 중단한 후 다시 복무하게 할 수 있다(병역법 제31조의3 제1항). 위와 같은 분할복무 사유는 구체적으로 ① 1개월 이상 본인의 질병치료가 필요한 경우, ② 본인 외에는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없거나, 가족이 있더라도 심신장애 등으로 사실상 병간호가 어려운 경우, ③ 자연재해대책법 제2조 제3호에 따른 풍수해로 가옥ㆍ농경지가 유실되어 복구 등이 필요한 경우, ④ 가족 중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의 사망 또는 실직 등으로 생계 지원이 필요한 경우, ⑤ 그 밖에 지방병무청장이 인정하는 경우를 의미한다(병역법 시행령 제65조 제1항). 분할복무에 따른 복무중단기간은 최소 1개월 이상으로 하고, 가족의 간병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재난이나 그 밖의 가사사정으로 본인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에 따른 복무중단기간은 각각의 복무중단기간을 통틀어 6개월을 초과 할 수 없다(병역법 제31조의3 제1항 단서, 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 규정 제34조 제1항). 지방병무청장은 복무중단 중인 사회복무요원이 그 사유가 계속되어 복무중단 기간의 연장을 희망하는 경우에는 위 복무중단 기간의 범위에서 다시 허가할 수 있다(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 규정 제34조 제2항). 분할복무를 신청하여 복무중단 중인 사회복무요원은 소집해제된 경우가 아니므로 현실적으로 복무 중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사회복무요원으로서의 신분은 그대로 유지된다. 그 결과 복무 중인 사회복무요원과 마찬가지로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대학에 복학하는 것이 제한된다. 원칙적으로 사회복무요원은 복무를 중단하지 않고 병역의무를 지속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또한 분할복무제도는 사회복무요원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복무 편의와 사고 예방을 위해 예외적으로 복무를 중단시키는 것이므로, 그 취지에 부합하도록 활용되어야 한다. 분할복무제도는 사회복무요원에 대해 복무중단이 필요한 사유를 해소하는 데에 전념하도록 하여 병역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마련되었다. 따라서 사회복무요원이 분할복무제도를 이용하여 대학에 복학하는 것은 질병치료나 생계유지 등에 전념하도록 배려하려는 제도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복무중단기간은 신청자의 요구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사유에 따라 지방병무청장이 정하는 것이며, 그 시점과 종기도 신청자에게 선택권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분할복무제도는 애초에 대학의 학기제에 맞춰 활용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도 아니다. 이에 대해 사회복무요원이 분할복무제도를 활용하더라도 복무기간이 단축되는 것은 아닌데, 이에 더하여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대학의 학사과정 수료 시기까지 늦어지도록 하는 것은 사회복무요원의 교육을 통한 자유로운 인격발현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대학에 복학하려는 수단으로 분할복무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를 엄격히 차단하거나 점검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예방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대안이 없다고 볼 수 없다는 지적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학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대학졸업 이후의 진학이나 자격제도 취득, 취업준비 등을 위해 대학의 학사과정을 일찍 수료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사회복무요원에 대해 복무중단기간 동안 대학의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현역병 등 다른 병역의무자와 비교하여 유리한 지위가 아니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예외적으로 이를 허용할 필요가 있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분할복무제도를 악용하는 것인지 여부를 가려내는 것은 쉽지 않고 복무 중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을 수시로 점검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오히려 그와 같은 예외를 인정할 경우 이를 악용하는 사례로 인해 병역부담의 형평성과 사회복무제도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릴 위험이 있다. 그러므로 복무중단기간 동안 대학에 복학하여 수학할 수 있는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을 동일한 수준으로 달성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볼 수 없다. 한편 분할복무를 신청하여 복무중단 중인 사회복무요원은 복무를 하지 않고 있으므로 그 기간 동안 보수를 지급받지 않는다(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 규정 제41조 제5항). 복무중단 중인 사회복무요원에 대해 겸직허가를 의제하는 것은 사회복무요원이 생계를 위하여 분할복무를 신청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복무중단 중인 경우 사회복무요원으로서 신분상 제약을 받지만 보수를 받지 못하여 생계 등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으므로, 사회복무요원의 복리를 위하여 복무중단된 기간 동안 영리행위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반면 대학에 복학하는 것이 제한되는 것은 분할복무에 따른 효과가 아니므로 분할복무로 보수를 지급받지 못하여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와 같이 반드시 이를 배려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분할복무를 신청하여 복무중단 중인 사회복무요원에 대해 영리행위는 허용하면서 대학에서 수학하는 행위를 허용하지 않는다 하여 이를 과도한 제한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므로 분할복무를 신청하여 복무중단 중인 사회복무요원에 대해 대학에서 수학하는 행위를 허용하는 것은 분할복무제도의 취지에 반하여 사회복무요원이 병역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전념하게 하는 데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기간 동안 대학에 정상적으로 복학하여 수학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고, 병역부담의 형평성과 사회복무제도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 무너뜨릴 위험이 있으므로, 사회복무요원의 교육을 통한 자유로운 인격발현권을 덜 침해하는 대안이라고 볼 수 없다.
(다) 한편 사회복무요원의 복무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교육과정에 어떠한 방식으로도 참여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사회복무요원의 교육을 통한 자유로운 인격발현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이에 구 병역법 시행령 제65조의3 제4호 단서에서는 근무시간 후에 방송통신에 의한 수업이나 원격수업으로 수학하는 행위를 허용하고 있다. 대학의 장은 복무로 인하여 휴학 중인 사람이 방송ㆍ통신 또는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을 활용한 원격수업을 수강하여 학점을 취득하려는 경우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등록을 허용할 수 있다. 복무기관의 장은 복무로 휴학 중인 사람이 위와 같이 등록이 허용된 경우 복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원격수업을 수강할 수 있도록 하고, 원격수업의 수강에 필요한 통신장비 및 시설을 갖추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국방부장관은 교육부장관과 협의하여 병역의무를 이행 중인 사람의 학점취득 인정이 확대되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학교의 장과 협의하여 비용의 지원이나 그 밖에 학점취득 인정에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병역법 제73조). 또한 사회복무요원이 근무시간 외에 대학에 복학하지 않고 교육과정에 비공식적으로 참여하거나 대학의 설비 등을 활용하여 개인적으로 교육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전혀 제한되지 않는다. 따라서 사회복무요원은 위와 같이 근무시간 후에 방송통신에 의한 수업이나 원격수업으로 수학하거나 개인적으로 교육과정을 수학하는 방식을 통해 교육을 통한 자유로운 인격발현권을 행사할 수 있다.
(라)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을 동일한 수준으로 달성할 수 있는 대안을 찾을 수 없고, 심판대상조항은 사회복무요원의 교육을 통한 자유로운 인격발현권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3)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은 사회복무요원이 병역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복무 분야에 전념할 수 있게 하며 병역부담의 형평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는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우리나라의 병역제도의 내용과 그 중요성을 감안하면 매우 중대한 공익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불이익은 사회복무요원이 대학에 복학하는 것이 제한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경고처분에 따라 복무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관련 법령에서 근무시간 후에 방송통신에 의한 수업이나 원격수업으로 수학하거나 개인적으로 교육과정을 수학하는 방식을 통해 교육을 통한 자유로운 인격발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으므로, 사회복무요원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은 매우 중대한 반면, 이로 인해 받게 되는 불이익은 관련 법령에 따라 완화되고 있으므로, 그 불이익이 공익보다 더 크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원칙에도 반하지 않는다.
(4)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교육을 통한 자유로운 인격발현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5.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김기영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따른 것이다.
6. 재판관 김기영의 반대의견
나는 법정의견과 달리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교육을 통한 자유로운 인격발현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하므로, 다음과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가.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조항은 사회복무요원의 충실한 병역의무 이행과 복무 전념을 담보하고 병역의무 이행의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고, 대학에서 수학하는 행위를 사회복무요원의 임무수행 태만사유로 규정하여 경고, 복무연장 등의 불이익을 가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 모두 인정된다.
나. 침해의 최소성
(1) 사회복무요원의 일탈을 방지하고 다른 병역 종류 사이에서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엄격한 규율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고, 사회복무요원이 병역의무를 수행하는 사람으로서 공적 지위를 지니고 있으므로 병역의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활동에 대해서는 엄격히 제한할 필요도 있다. 다만 사회복무요원은 정해진 근무시간 이외에는 집에서 거주하며 자유롭게 활동하고, 그 직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만 공무원에 준하는 신분을 가질 뿐이며, 근무시간 이외이거나 직무수행 중이 아닌 경우에는 일반 사인과 다를 바가 없으므로 사인으로서의 기본권을 최대한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헌재 2016. 10. 27. 2016헌마252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의 반대의견 참조). 따라서 사회복무요원에 대해 엄격한 규율이 이루어지더라도 이는 병역의무와 관련된 경우에 한정되어야 하고, 근무시간 이외이거나 직무수행 중이 아닌 경우에는 그 관련성을 보다 엄격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
(2) 심판대상조항은 사회복무요원이 대학에서 수학하는 행위를 모두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에 복학하여 수업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정규교육과정을 이수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법정의견이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사회복무요원에 대해 대학에 복학하는 것을 제한하지 않을 경우, 복무형태에 따른 현역병 등과의 차등 대우가 문제될 수 있고, 병역의 형평성과 함께 병역제도 전반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 손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제한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이는 사회복무요원이 근무시간 이후나 연가 등 복무 중이 아닌 시간을 활용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분할복무를 신청하여 복무중단 중인 사회복무요원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대학에서 수학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이 경우 해당 사회복무요원이 복무중단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심판대상조항의 주된 입법목적은 대학에서 수학하는 행위로 인해 병역의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을 방지하려는 것이 아니라, 현역병 등과 비교하여 병역부담의 형평성을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분할복무를 신청하여 복무중단 중인 사회복무요원에 대해 근무시간 이외이거나 직무수행 중이 아닌 경우에 대한 제한이므로 최대한 그 제한을 최소화하여야 하고, 현역병 등과 비교하여 병역부담의 형평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제한이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3) 분할복무를 신청하여 복무중단 중인 사회복무요원은 대학에 복학하여 수학행위를 하더라도 복무 중이 아니기 때문에 복무전념성을 저해한다고 볼 수 없다. 비록 분할복무제도가 질병치료나 생계유지 등을 위해 예외적으로 사회복무요원의 복무를 중단시키는 제도로서 대학에 복학하기 위해 분할복무를 신청할 수는 없지만, 적은 학점을 이수하거나 비대면수업에만 참여하는 등 경우에 따라 분할복무 사유를 해소하는 활동에 지장이 가지 않는 범위에서 대학에 복학하여 수학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따라서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분할복무를 신청하여 복무중단 중인 사회복무요원에 대해 대학에 복학하여 수학행위를 하는 것을 모두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제한에 해당한다.
(4) 병역부담의 형평성이 유지되는지 여부는 단순히 다른 병역종류에 대해서 인정되지 않는 기회가 부여된다는 것만으로 판단할 수 없고 병역종류에 따른 특수성을 넘어서 특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를 전체적인 관점에서 비교해서 판단해야 한다. 분할복무로 인해 복무가 중단된 사회복무요원은 여전히 남은 복무기간동안 재복무해야 하는 의무를 부담하기 때문에(병역법 시행령 제65조 제4항), 복무중단기간 복무 외의 다른 활동이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 다른 병역과 비교하여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질병으로 인해 복무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복무제도의 차이로 인해 사회복무요원이 현역병에 비해 불리한 지위에 놓이는 경우도 있다. 현역병은 30일 이내의 병가(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시행령 제12조 제1항 제1호) 외에도 의무대나 민간의료기관에서 치료 또는 위탁치료를 받을 수 있고 치료기간이 모두 복무기간에 산입되는 반면, 사회복무요원은 병가를 활용하여 치료를 받더라도 병가기간이 통틀어 30일을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일수는 복무기간에 산입되지 않으며, 결근을 허가받아 치료를 받고 허가결근기간을 연장하여 복무하여야 한다(병역법 시행령 제59조 제2항, 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 규정 제23조 제6항). 따라서 질병으로 인해 복무하기 어렵지만 병역을 변경ㆍ면제할 수준은 아닌 경우, 사회복무요원은 그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분할복무제도를 활용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현역병에 비하여 병역종료 시기가 늦어지는 불이익을 입게 된다. 오늘날 대학 복학 시기 등이 장래 진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와 같이 병역종료 시기가 늦어져 대학 졸업 시기도 늦어지는 것은 사회복무요원에게 큰 부담이 된다. 최근 인구감소로 인해 병역자원이 줄어들면서 과거의 기준에 따르면 병역면제에 해당할 수 있는 사람도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게 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그 결과 위와 같이 복무 중 질병의 악화 등으로 복무를 중단할 수밖에 없지만 현재의 강화된 기준에 따라서는 병역면제에 이르지 않는 경우가 다수 존재할 수 있다. 이러한 사람들에 대해서까지 대학에 복학하여 수학행위를 하는 것을 제한할 경우 장기간 진로가 불투명해질 우려가 있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사회복무요원에 대해 복무중단기간을 활용하여 복무 외의 활동을 일부 허용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병역부담의 형평성을 해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은 취지에서 분할복무를 신청하여 복무중단 중인 사회복무요원은 겸직허가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 규정 제28조 제1항 단서). 사회복무요원이 그 신분을 유지한 채로 복무를 중단하고 영리행위를 하는 것은 사회복무요원의 공적 지위와 병역부담의 형평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저해시킬 위험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 규정에서 생계를 위하여 분할복무를 신청한 경우뿐만 아니라 분할복무를 신청하여 복무중단 중인 모든 사회복무요원에 대해 겸직허가를 의제하고 있는 것은 사회복무요원이 복무중단 기간 동안 보수를 지급받지 못하고, 복무중단으로 인해 병역종료 시기가 늦어지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대학에서 수학하는 행위는 개인의 자유로운 인격발현권의 행사로서 영리행위에 비해 병역의무와 공무를 수행하는 공적 지위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작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복무중단 중인 사회복무요원이 영리행위를 하는 것을 허용하는 반면 어떠한 경우에도 대학에 복학하여 수학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것은 사회복무요원의 교육을 통한 자유로운 인격발현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다.
(5) 물론 분할복무제도가 예외적으로 사회복무요원의 복무를 중단시키는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그 취지와 달리 대학에 복학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악용될 경우 병역부담의 형평성과 사회복무제도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무너질 위험이 있다. 이러한 위험은 사회복무요원의 분할복무 신청에 대해 그 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엄격히 심사하고, 복무중단 중인 사회복무요원에 대해 분할복무 사유를 해소하는 활동을 충분히 이행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방법을 마련함으로써 충분히 예방될 수 있다. 나아가 복무중단기간은 질병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통산하여 6개월을 초과할 수 없고(병역법 제31조의3 제1항 단서, 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 규정 제34조 제1항), 지방병무청장이 분할복무 사유에 맞는 복무중단기간을 정하거나 우선 이를 단기로 정한 후에 연장이 필요한 경우 위 6개월의 범위 내에서 다시 허가할 수도 있으므로(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 규정 제34조 제2항), 현재의 제도를 충실히 운영하는 방법으로도 위와 같은 악용 사례를 방지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과 동일한 수준의 입법목적을 달성하면서 사회복무요원의 교육을 통한 자유로운 인격발현권을 덜 침해하는 대안이 존재한다.
(6) 법정의견이 지적한 것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근무시간 후에 방송통신에 의한 수업이나 원격수업으로 수학하는 행위를 허용하고 있고, 대학의 장과 복무기관의 장에게 이에 필요한 조치와 시설을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복무중단 중인 사회복무요원은 복무기관에 마련된 시설 등을 활용할 수 없고, 수업에 출석하여 수학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은데도 방송통신이나 원격수업의 방식으로만 수학행위를 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사회복무요원의 교육을 통한 자유로운 인격발현권 제한을 완화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사회복무요원이 교육과정에 비공식적으로 참여하거나 대학의 설비 등을 활용하여 개인적으로 교육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사회복무요원의 공적지위와 분리된 사적활동으로서 당연히 허용되는 것이므로, 이를 제한하지 않는다고 해서 사회복무요원의 교육을 통한 자유로운 인격발현권 제한을 완화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7)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입법목적을 동일한 수준으로 달성할 수 있는 대안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음에도 사회복무요원의 교육을 통한 자유로운 인격발현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원칙에 반한다.
다. 법익의 균형성
사회복무요원이 병역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복무 분야에 전념할 수 있게 하며 병역부담의 형평을 유지하려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분할복무를 신청하여 복무중단 중인 사회복무요원이 질병치료나 생계유지 등 분할복무 사유를 해소하는 활동에 지장이 가지 않는 범위에서 대학에 복학하여 수학하는 행위까지 제한하는 것은 이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크게 기여한다고 볼 수 없으며 오히려 복무중단 중인 사회복무요원으로 하여금 복무중단으로 인해 병역종료 시기가 늦어지는 문제를 방치하여 병역부담의 형평을 저해한다. 반면 복무중단 중인 사회복무요원은 복무중단으로 인해 병역종료 시기가 늦어지는 부담과 함께 복무 중이 아님에도 그 기간을 활용하여 대학의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있는 기회조차 받지 못하게 되는 이중의 불이익을 입게 된다. 만일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이 아닌 경우 질병치료나 생계유지 등을 위한 활동과 대학생활을 병행할 것인지는 개인이 고려하여 선택할 문제인데,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중단 중이라고 해서 이와 같은 개인적인 선택의 기회조차 박탈하는 것은 사회복무요원으로서의 지위를 지나치게 강조하여 개인의 사적 영역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에 비하여 사회복무요원이 이로 인해 받게 되는 불이익이 더 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원칙에도 반한다.
라.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교육을 통한 자유로운 인격발현권을 침해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