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5. 10. 23. 선고 2021헌바360 결정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2 제1항 제1호 등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조○○
- 대리인
- 법무법인 시공담당변호사 최승진, 이현우, 이민호, 왕태능
- 당해사건
- 대전고등법원 2021누10314 증여세부과처분취소
- 선고일
- 2025. 10. 23.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0. 1. 1. 법률 제9916호로 개정되고, 2015. 12. 15. 법률제135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5조의2 제1항 본문과 단서 제1호, 같은 법 제68조 제1항 본문의‘제4조에 따라 증여세 납세의무가 있는 자’가운데 제4조 제1항 본문 중 제45조의2 제1항 본문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4. 1. 20.부터 2014. 2. 7.까지 청구외 강○○로부터 합계 25억 원을 송금받은 다음, 위 돈으로 2014. 1. 22.부터 2014. 4. 14.까지 ○○ 주식회사의 주식 1,868,708주를 매수하였다가 그중 110,000주를 매도하였다. 청구인은 2014. 7. 15. 남은 주식을 담보로 하여 10억 원을 대출받은 후 그중 8억 4,000만 원으로 2014. 7. 17. 및 2014. 7. 18. ○○ 주식회사의 주식 350,894주를 추가로 매수하였다.
나. ○○세무서장은 청구외 강○○가 청구인에게 ○○ 주식회사의 주식을 명의신탁한 것으로 보고, 2017. 12. 7. 청구인에게 증여세 및 가산세(증여의제일: 2014. 12. 31.)를 납부할 것을 결정ㆍ고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다. 청구인은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대전지방국세청장에 이의신청하였으나 2018. 4. 19. 기각되었고,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하였으나 2019. 9. 9. 기각되었다. 이후 청구인은 대전지방법원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21. 1. 7. 청구기각되었고(대전지방법원 2019구합108564), 항소하였으나 2021. 10. 28. 항소기각되었으며(대전고등법원 2021누10314, 당해 사건), 2021. 11. 19. 위 제1심 판결이 확정되었다.
라. 한편, 청구인은 당해 사건 계속 중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를 규정한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2 제1항 본문과 단서 제1호, 제55조 제1항 제1호, 명의신탁 당사자에게 증여세 신고의무를 부과한 제68조 제1항 본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2021. 10. 28. 기각되자(대전고등법원 2021아143), 2021. 12. 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당해 사건에서는 청구인이 주식에 대한 명의수탁자로서 그 명의신탁이 증여로 의제될 것인지 여부가 문제되었으므로 심판대상을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하고, 이 사건 처분에 적용된 법률을 기준으로 심판대상의 연혁을 표시한다. 한편, 청구인이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는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5조 제1항 제1호는 같은 법 제45조의2에 따른 명의신탁의 증여의제의 증여세 과세표준을 그 명의신탁재산의 금액으로 한다는 규정이다. 청구인의 이 부분 주장은 증여세 조세회피의 목적이 있는 경우와 기타 조세회피의 목적이 있는 경우를 구분하지 아니하고 명의신탁재산 전체의 가액을 증여의제하는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2 제1항에 대한 위헌 주장과 실질적으로 같은 내용이므로, 같은 법 제45조의2 제1항 본문과 단서 제1호에 대한 위헌 여부를 살펴봄으로써 판단할 수 있다. 이에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5조 제1항 제1호는 별도의 심판대상으로 삼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0. 1. 1. 법률 제9916호로 개정되고, 2015. 12. 15. 법률 제135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개정연혁의 구분 없이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상증세법’이라 약칭한다) 제45조의2 제1항 본문과 단서 제1호(이하 위 조항들을 합하여 ‘증여의제조항’이라 한다), 제68조 제1항 본문의 ‘제4조에 따라 증여세 납세의무가 있는 자’ 가운데 제4조 제1항 본문 중 제45조의2 제1항 본문에 관한 부분(이하 ‘증여세신고의무조항’이라 하고, 증여의제조항과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0. 1. 1. 법률 제9916호로 개정되고, 2015. 12. 15. 법률 제135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5조의2(명의신탁재산의 증여 의제) ① 권리의 이전이나 그 행사에 등기 등이 필요한 재산(토지와 건물은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실제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경우에는 "국세기본법" 제14조에도 불구하고 그 명의자로 등기 등을 한 날(그 재산이 명의개서를 하여야 하는 재산인 경우에는 소유권취득일이 속하는 해의 다음 해 말일의 다음 날을 말한다)에 그 재산의 가액을 명의자가 실제소유자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조세 회피의 목적 없이 타인의 명의로 재산의 등기 등을 하거나 소유권을 취득한 실제소유자 명의로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한 경우 제68조(증여세 과세표준신고) ① 제4조에 따라 증여세 납세의무가 있는 자는 증여받은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제47조와 제55조 제1항에 따른 증여세의 과세가액 및 과세표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납세지 관할세무서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이하 생략) [관련조항]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0. 1. 1. 법률 제9916호로 개정되고, 2015. 12. 15. 법률 제135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증여세 납부의무) ① 수증자는 이 법에 따라 증여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 다만, 수증자가 영리법인인 경우에는 그 영리법인이 납부할 증여세를 면제하되, 제45조의2에 따른 증여세를 명의자인 영리법인이 면제받은 경우에는 실제소유자(영리법인은 제외한다)가 그 증여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 제45조의2(명의신탁재산의 증여 의제) ② 타인의 명의로 재산의 등기 등을 한 경우, 실제소유자 명의로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한 경우 및 유예기간에 주식 등의 명의를 실제소유자 명의로 전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조세회피 목적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양도자가 "소득세법" 제105조 및 제110조에 따른 양도소득 과세표준신고 또는 "증권거래세법" 제10조에 따른 신고와 함께 소유권 변경 내용을 신고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55조(증여세의 과세표준 및 과세최저한) ① 증여세의 과세표준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금액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증여재산의 감정평가 수수료를 뺀 금액으로 한다.
1. 제45조의2에 따른 명의신탁재산의 증여 의제: 그 명의신탁재산의 금액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1. 12. 31. 법률 제11130호로 개정되고, 2015. 12. 15. 법률 제135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8조(증여세 과세표준신고) ① 제4조에 따라 증여세 납세의무가 있는 자는 증여받은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제47조와 제55조 제1항에 따른 증여세의 과세가액 및 과세표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납세지 관할세무서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다만, 제41조의3과 제41조의5에 따른 비상장주식의 상장 또는 법인의 합병 등에 따른 증여세 과세표준 정산 신고기한은 정산기준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이 되는 날로 하며, 제45조의3에 따른 증여세 과세표준 신고기한은 수혜법인의 "법인세법" 제60조 제1항에 따른 과세표준의 신고기한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이 되는 날로 한다. ② 제1항에 따른 신고를 할 때에는 그 신고서에 증여세 과세표준의 계산에 필요한 증여재산의 종류, 수량, 평가가액 및 각종 공제 등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첨부하여야 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증여의제조항은 명의신탁 사실의 존재와 조세회피의 목적을 그 성립 요건으로 하면서도 그에 관한 구체적인 판단기준을 명시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과세관청은 명의신탁 존재 여부에 대하여 자의적으로 판단할 여지가 높다. 또한 실제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거래에 대하여 명의신탁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명의수탁자 등 납세자에게 조세회피 목적이 없음을 입증할 책임을 과도하게 전가하여 납세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 기타 조세(예컨대 양도소득세, 배당소득세 등)를 회피할 목적에서 명의신탁이 이루어진 경우와 증여세를 회피할 목적에서 명의신탁이 이루어진 경우는 재산의 실질적인 이전 여부가 달라 거래의 실질이 구분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증여의제조항은 조세회피 목적의 유형을 구별함이 없이 일률적으로 명의신탁재산 전체를 증여세 과세표준으로 삼고 있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므로 청구인의 재산권 및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증여의제조항은 주식 등 명의신탁에 대하여 최고 50%에 이르는 증여세를 부과하는 반면,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한다)은 부동산 명의신탁에 대하여 부동산 가액의 30% 범위 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하므로, 이는 같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것으로 조세평등주의에 위반된다.
나. 증여의제조항이 적용되는 경우 부과되는 증여세의 법적 성질은 행정벌이다. 증여세신고의무조항이 명의신탁 당사자에게 증여세 신고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행정벌에 대하여 자진신고의무를 부과하는 것이고 그 자체로 기대가능성이 없는 것을 요구하는 것이므로 행정벌의 본질에 반한다.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신고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규칙’에 따른 신고서식이 마련되어 있어야 함에도, 위 시행규칙에는 이를 위한 서식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증여세신고의무조항이 명의신탁재산에 대하여 증여세 신고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체계정당성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증여의제조항에 대한 판단
(1) 헌법재판소의 선례
헌법재판소는 증여의제조항과 같거나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을 규정한 구 상증세법 조항들(이하 ‘선례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여러 차례 결정하였다(헌재 2004. 11. 25. 2002헌바66; 헌재 2005. 6. 30. 2004헌바40등; 헌재 2012. 5. 31. 2009헌바170등; 헌재 2012. 8. 23. 2012헌바173; 헌재 2013. 9. 26. 2012헌바259; 헌재 2015. 7. 30. 2014헌바474; 헌재 2017. 12. 28. 2017헌바130; 헌재 2019. 8. 29. 2017헌바403; 헌재 2019. 8. 29. 2017헌바440등; 헌재 2021. 9. 30. 2019헌바475 참조).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1) 선례조항은 명의신탁을 내세워 조세를 회피하려는 것을 방지하여 조세정의와 조세형평 등을 관철하기 위한 것으로 그 목적이 정당하고, 조세회피 목적을 가진 명의신탁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다.
2) 명의신탁을 이용한 조세회피 행위에 증여세를 부과하는 방법 대신 명의신탁을 아예 금지하면서 그 사법적 효력을 부인하고 위반자에 대하여 형벌을 가하는 방법이 납세의무자의 기본권을 덜 제한하는 수단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또한, 가산세나 과징금의 비율 및 증여세의 세율을 정하는 입법부의 재량은 가변적이기 때문에, 조세회피 목적이 있는 명의신탁 행위가 없는 것으로 보고 주식 등의 실제 소유관계에 따라 과세하면서 납세의무자가 해당 조세의 신고 또는 납부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가산세나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법도 납세자의 기본권을 덜 제한하는 수단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입법자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가능한 여러 가지 수단 가운데 무엇이 덜 침해적인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어떤 수단을 선택할 것인가는 입법형성의 권한 범위 안에 있으므로, 선례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준수하였다.
3) 명의수탁자는 자신의 명의를 빌려줌으로써 명의신탁을 이용한 조세회피 행위를 가능하게 한 책임이 있고, 명의신탁에 조세회피 목적이 없음을 증명하면 증여세를 부과 받지 않으므로, 증여세 부과를 통하여 명의수탁자가 입는 불이익은 크게 부당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반면, 명의신탁에 대한 증여세 부과는 명의신탁이 증여를 은폐하거나 증여세나 다른 조세의 부담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함으로써 조세정의와 조세공평이라는 중대한 공익 실현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렇다면 선례조항은 사익에 비하여 현저하게 큰 공익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므로 법익의 균형성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선례조항은 모든 명의신탁재산을 증여로 의제ㆍ추정하는 것이 아니라 조세회피 목적의 명의신탁에만 증여세를 부과하며, 구체적 사건에서 법원은 명의신탁자의 조세회피 목적의 추정 번복 여부를 행위태양에 따라 차별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선례조항이 최종적으로 회피된 세액에 따라 증여세를 차등적으로 부과하지 아니한다거나 명의신탁 기간, 경위나 유형 등 여러 정황에 따라 세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하지 않고 있다고 하여 법익의 균형성에 위반된다고 할 수도 없다.
(나) 평등원칙 위반 여부
1) 명의신탁에 동조함으로써 명의신탁자의 증여세 회피행위를 가능하게 한 명의수탁자의 책임을 고려할 때,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중 누구를 일차 납세의무자로 할 것인지의 문제 및 명의신탁에 이르게 된 경위나 유형, 그에 내재된 반사회성의 정도 등을 참작할 것인지 여부 및 그 참작의 방법이나 정도 등의 문제는 입법재량에 속한다. 그리고 명의수탁자와 일반 수증자에게 동일한 세율의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조세의 회피 기도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 따라서 선례조항이 구체적 사안을 고려하지 않고 명의수탁자에게 일률적으로 일반 수증자와 같은 세율의 증여세를 부과한다고 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2) 주식 명의신탁을 규율하는 선례조항은 명의신탁을 내세운 조세회피를 방지하여 조세정의와 조세형평 등을 관철하기 위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임에 반하여, 부동산 명의신탁을 규율하고 있는 부동산실명법은 조세회피 방지뿐만 아니라 부동산등기 제도를 악용한 투기ㆍ탈법행위 등 반사회적 행위를 방지하고 부동산거래의 정상화와 부동산가격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입법목적에 차이가 있으므로, 규제대상으로서의 주식 명의신탁과 부동산 명의신탁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이라고 볼 수 없다.』
(2) 이 사건의 경우
선례는 공통적으로 선례조항에서 권리의 이전이나 그 행사에 등기 등을 요하는 재산에 있어서 실질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재산, 이른바 명의신탁재산을 명의수탁자가 그 재산을 증여받은 것으로 의제하고, 조세회피 목적이 있다고 추정하는 것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선례조항은 조세회피 방지라는 정당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하고 필요한 수단이며,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합헌으로 본 선례의 판시 이유는 여전히 타당하다. 선례와 달리 판단할 만한 사정변경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선례의 이유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다. 나아가, 청구인의 주장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부가하여 판단한다.
(가) 청구인은 증여의제조항이 적용되어 주식 등 명의신탁재산이 증여로 의제되는 경우 명의수탁자 등 납세자에게 조세회피 목적이 없음을 입증할 책임을 과도하게 전가하여 납세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조세법의 입장에서 실질과 외형을 분리하는 명의신탁의 동기나 목적을 대부분 조세부담을 회피하기 위함이라고 추정하는 것은 실제에 부합할 고도의 개연성과 합리성이 인정되는 점, 증여의제조항은 명의신탁이 은폐된 증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근거로 명의신탁이 조세회피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제재하는 입법의 수단으로 증여세의 부과를 선택한 것인 점(헌재 2005. 6. 30. 2004헌바40등 참조), 증여는 통상 은밀하고 묵시적으로 이루어지고 그 사실관계에 대한 정보가 납세자에게 집중되어 있는 점 등을 감안하여 볼 때, 납세자에게 조세회피 목적이 없었다는 점을 입증할 책임을 지우는 이유는 위와 같은 구조적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므로 명의신탁의 당사자인 명의수탁자 등 납세자에게 조세회피 목적이 없음을 증명하도록 그 입증책임을 부담하게 하였다고 해서 증여의제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나) 청구인은 증여의제조항이 조세회피 목적의 유형을 구별함이 없이 일률적으로 명의신탁재산 전체를 증여세 과세표준으로 삼고 있어 납세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증여의제조항은 모든 명의신탁재산을 증여로 의제ㆍ추정하는 것이 아니라 조세회피 목적의 명의신탁재산에만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살피건대, 명의신탁재산 증여의제의 경우 주식을 명의신탁하면서 주식의 매매 등이 있었던 것과 같은 외관을 형성한 이상 증여세가 아닌 다른 조세를 회피할 목적이 있다는 것은 주식의 명의신탁에 통상 뒤따르는 부수행위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으므로 명의신탁재산 전체를 과세표준으로 삼는 것이 명의신탁재산 증여의제 취지에 부합하는 점, 명의신탁의 당사자들 사이에 조세회피 행위가 드러났을 때 명의신탁재산의 금액 전체가 아니라 양도차익 내지 배당소득으로 한하여 과세표준으로 정하는 것만으로는 조세회피를 방지하고 조세정의와 조세평등을 관철하려는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증여세 이외의 조세를 회피하기 위한 재산의 명의신탁도 최종적으로 증여세 회피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명의신탁재산 전체를 과세표준으로 삼는 것을 가리켜 조세평등원칙이나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증여의제조항은 조세평등원칙이나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나. 증여세신고의무조항에 대한 판단
(1) 헌법재판소의 선례
헌법재판소는 증여세신고의무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두 차례 결정하였다(헌재 2022. 2. 24. 2019헌바225등; 헌재 2022. 11. 24. 2019헌바167등 참조). 특히 청구외 강○○가 증여세신고의무조항에 대한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고, 헌법재판소는 명의신탁재산이 증여로 의제되는 경우 명의신탁의 당사자에게 증여세 신고의무를 부과하는 증여세신고의무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여 명의신탁의 당사자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지 아니하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하였는바(2019헌바225등),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1) 주식 등의 재산을 증여하면서 명의신탁을 이용하여 이를 은폐하면 과세관청에서 제한된 인원과 능력으로 이를 찾아내어 증여세를 부과하기가 어렵고, 명의신탁을 이용해 자산 상태를 허위로 조작하거나 주식 소유를 분산시켜 누진세율의 적용을 피할 수도 있어, 명의신탁은 각종 조세의 회피방법으로 널리 이용될 우려가 존재한다. 이를 방치하면 조세회피행위를 하는 사람은 이득을 보고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사람은 손해를 보게 되어, 만연할 경우 조세체계가 와해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증여세신고의무조항은 증여의제조항에 따라 증여세 납세의무가 있는 명의신탁의 당사자에게도 다른 여타의 증여세 납세의무자와 동일하게 증여세 신고의무를 부과함으로써, 효과적인 조세 부과 및 징수를 담보하고, 궁극적으로는 명의신탁을 내세워 조세를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여 조세정의와 조세평등을 실현하려는 것으로서,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2) 증여의제조항이 적용되어 명의신탁의 당사자가 증여세 납세의무를 부담하는 경우 그에 대한 신고의무를 부담시키지 않고 대신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징금이나 형사처벌을 과하는 방법도 있으나, 그러한 방식이 명의신탁 당사자의 기본권을 덜 제한하는 수단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입법자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가능한 여러 가지 수단 가운데 무엇이 덜 침해적인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어떤 수단을 선택할 것인가는 입법형성의 권한 범위 안에 있으므로,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방식으로 입법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증여세신고의무조항이 과도하게 기본권을 제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청구인들은 명의신탁의 당사자에게 증여세 신고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조세가 아닌 행정벌에 대하여 자진신고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서 그 자체로 기대가능성이 없고 행정벌의 본질에 반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명의신탁의 당사자에게 부과되는 증여세가 행정상 제재의 성격을 갖는 측면이 있다고는 하지만, 국회는 조세의 종목과 세율을 법률로 정할 수 있고(헌법 제59조),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지는바(헌법 제38조), 위와 같이 명의신탁 당사자들이 부담하는 증여세 역시 기본적으로는 헌법상 국민의 납세의무에 근거하여 국가가 재정 충당의 목적으로 법률의 규정에 따라 반대급부 없이 국민에게 강제적으로 부과ㆍ징수하는 조세임이 분명하다.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위 사정만으로 증여세 신고의무를 이행할 것을 기대할 수 없다거나 그러한 신고의무가 납세의무로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다음의 사정을 보면 명의신탁의 당사자에게 증여세 신고의무를 인정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국세기본법 시행령’은 1984. 12. 31. 대통령령 제11577호로 개정되어 국세 부과제척기간의 기산일에 관한 조항(제12조의2)을 신설하였고, 이후 지금까지 신고하는 국세에 있어서는 신고기한 또는 신고서 제출기한의 다음날을 부과제척기간의 기산점으로 삼고 있다. 증여세 역시 신고하는 국세에 해당하고 명의신탁의 당사자는 증여세 납세의무를 부담하는데 이들에게 증여세 신고의무는 없다고 한다면, 다른 증여세와 달리 법령상 부과제척기간의 기산점이 없어지게 되어 국가는 이들에게 기간의 제한 없이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게 되므로, 명의신탁의 당사자에게 더욱 불합리하고 불이익한 결과를 낳는다. 명의신탁의 당사자라고 하여 일률적으로 신고의무를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조세회피의 목적이 인정되어야 증여의제가 되고 증여의제가 되는 경우에 신고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에서, 조세회피의 목적이 없는 경우에는 신고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하므로, 증여세신고의무조항이 명의신탁의 당사자에게 필요 이상의 과도한 제한을 부과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3) 증여세 납세의무를 부담하는 명의신탁의 당사자에게 신고의무를 부담시키고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명의신탁이 증여의 은폐수단으로 이용되거나 각종 조세의 회피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고, 이러한 공익은 청구인들이 증여세신고의무조항이 부과하는 증여세 신고의무로 인해 받게 되는 불편함보다 훨씬 중대하다.
(나) 그 밖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청구인들은 주식 등 명의신탁 사실을 신고하는 경우 조세포탈죄(조세범 처벌법 제3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로 처벌받을 수 있음에도 증여세 신고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헌법 제12조 제2항의 진술거부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증여세신고의무조항에 따라 명의신탁의 당사자가 신고의무를 이행하는 것은 조세포탈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미 성립한 납세의무를 확정하기 위하여 과세를 위한 기초정보를 과세관청에 제공하는 것에 불과하다. 명의신탁의 증여의제는 조세회피의 목적이 있어야 성립하고 주식 등을 명의신탁한 경우 조세회피 목적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조세회피의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는 명의신탁할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그 후 실제 조세를 포탈하였는지 여부와 조세회피 목적은 서로 관련성이 적다는 점에서(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3두4300 판결 참조), 증여세 신고가 조세포탈을 시인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조세를 포탈한 자는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으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가 있어야 하고, 다른 어떤 행위를 수반함이 없이 단순히 세법상의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신고를 함에 그치는 것은 여기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명의위장 사실만으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대법원 2018. 11. 9. 선고 2014도9026 판결 참조). 즉, 조세회피의 목적과 조세포탈은 그 요건이 서로 달라 그 인정 여부에 반드시 견련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증여세 신고의무를 이행한다고 하여 곧 조세포탈죄를 시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없으며, 신고의무 이행시 곧바로 조세포탈행위의 처벌을 위한 자료의 수집ㆍ획득 절차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위와 같은 점들에 비추어 보면, 증여세신고의무조항이 형사상 불리한 진술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조항으로 인하여 헌법 제12조 제2항에 규정된 진술거부권이 제한된다고 볼 수 없다.
2) 2019헌바225등 사건의 청구인들은 증여세신고의무조항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위 조항은 명의신탁을 했다는 객관적 사실 즉, 증여세 신고의무를 부과할 뿐, 개인의 세계관ㆍ인생관ㆍ주의ㆍ신조 등이나 내심에서의 윤리적 판단을 고지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므로, 위 조항이 청구인들의 양심의 자유를 직접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 그 외에 2019헌바225등 사건의 청구인들은 증여의제조항에 따른 증여세를 신고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별도의 서식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 경우 신고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상증세법상 전체적인 체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별도의 서식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다른 서식을 통한 신고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조세 법령에서 과세대상에 해당하는 모든 법률관계 또는 행위별로 신고서식을 일일이 마련하고 있지 않은 점에 비추어볼 때, 해당 서식의 부재가 곧 체계부정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위와 관련된 주장도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이 사건의 경우
주식 등의 명의신탁재산이 증여로 의제된 경우 명의신탁의 당사자인 명의수탁자에게 ‘증여세의 과세가액 및 과세표준을 납세지관할세무서장에게 신고할 의무’를 부과하는 증여세신고의무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여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헌법재판소 선례의 판단은 여전히 타당하다. 선례와 달리 판단할 만한 사정변경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선례의 이유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다. 따라서 증여세신고의무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