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5. 4. 10. 선고 2021헌마1362 결정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94조 등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박○○
- 선고일
- 2025. 4. 10.
1. 고용보험법 시행령(2012. 1. 13. 대통령령 제23513호로 개정된 것) 제94조에 대한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20. 1. 1.부터 2021. 8. 16.까지 ○○부 산하 공공기관인 ○○에 근무하던 사람으로, 2021. 1. 1.부터 2021. 8. 16.까지 육아휴직을 사용하였다. 청구인은 2021. 8. 16. 육아휴직을 종료함과 동시에 ○○에서 퇴사하여 다음 날인 2021. 8. 17. 다른 사업장에 취직하였는바, 육아휴직 급여의 25%를 육아휴직 종료 후 당해 사업장에 복직하여 6개월 이상 근무하는 경우에 일시금으로 지급하도록 규정한(이하 이와 같이 일시금으로 지급되는 금원을 ‘사후지급금’이라 한다)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95조 제4항에 따라 사후지급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다. 이에 청구인은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95조 제4항이 청구인의 평등권, 재산권 등을 침해하고, 위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이 내려지는 경우와 같은 불가항력적인 사유를 육아휴직 급여 신청기간 연장 사유로 규정하지 아니한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94조 역시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2021. 11. 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의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95조 제4항에 관한 주장 취지는, 육아휴직 종료 후 당해 사업장에 복직하지 아니하거나, 복직 후 6개월 이상 근무하지 아니한 자에게 사후지급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규정한 것이 청구인의 재산권 등을 침해한다는 것이므로, 심판대상을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고용보험법 시행령(2012. 1. 13. 대통령령 제23513호로 개정된 것) 제94조(이하 ‘신청기간 연장 사유 조항’이라 한다) 및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2020. 3. 31. 대통령령 제30593호로 개정되고, 2021. 12. 31. 대통령령 제323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5조 제4항 본문 중 ‘육아휴직 종료 후 해당 사업장에 복직하여 6개월 이상 근무한 경우’에 관한 부분(이하 ‘사후지급금 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고용보험법 시행령(2012. 1. 13. 대통령령 제23513호로 개정된 것) 제94조(육아휴직 급여 신청기간의 연장 사유) 법 제70조 제2항 단서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를 말한다.
1. 천재지변
2. 본인이나 배우자의 질병ㆍ부상
3. 본인이나 배우자의 직계존속 및 직계비속의 질병ㆍ부상
4. "병역법"에 따른 의무복무
5. 범죄혐의로 인한 구속이나 형의 집행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2020. 3. 31. 대통령령 제30593호로 개정되고, 2021. 12. 31. 대통령령 제323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5조(육아휴직 급여) ④ 제1항 및 제3항에 따른 육아휴직 급여의 100분의 75에 해당하는 금액(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금액을 말한다)은 매월 지급하고, 그 나머지 금액은 육아휴직 종료 후 해당 사업장에 복직하여 6개월 이상 계속 근무한 경우에 합산하여 일시불로 지급한다. 다만, 법 제58조 제2호 다목에 따른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로 6개월 이상 계속 근무하지 못한 경우에도 그 나머지 금액을 지급한다.
1. 제1항에 따라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하는 경우로서 육아휴직 급여의 100분의 75에 해당하는 금액이 제1항 각 호에 따른 최소 지급액보다 적은 경우: 제1항 각 호에 따른 최소 지급액
2. 제3항에 따라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하는 경우로서 육아휴직 급여의 100분의 75에 해당하는 금액이 제1항 각 호에 따른 최소 지급액의 일할계산액보다 적은 경우: 제1항 각 호에 따른 최소 지급액의 일할계산액 [관련조항] 고용보험법(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된 것) 제70조(육아휴직 급여) ① 고용노동부장관은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9조에 따른 육아휴직을 30일("근로기준법" 제74조에 따른 출산전후휴가기간과 중복되는 기간은 제외한다) 이상 부여받은 피보험자 중 육아휴직을 시작한 날 이전에 제41조에 따른 피보험 단위기간이 합산하여 180일 이상인 피보험자에게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한다. 고용보험법(2011. 7. 21. 법률 제10895호로 개정된 것) 제70조(육아휴직 급여) ② 제1항에 따른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받으려는 사람은 육아휴직을 시작한 날 이후 1개월부터 육아휴직이 끝난 날 이후 12개월 이내에 신청하여야 한다. 다만, 해당 기간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육아휴직 급여를 신청할 수 없었던 사람은 그 사유가 끝난 후 30일 이내에 신청하여야 한다. 고용보험법(2019. 1. 15. 법률 제16269호로 개정된 것) 제70조(육아휴직 급여) ④ 제1항에 따른 육아휴직 급여액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⑤ 육아휴직 급여의 신청 및 지급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다.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2020. 3. 31. 대통령령 제30593호로 개정되고, 2021. 12. 31. 대통령령 제323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5조(육아휴직 급여) ① 법 제70조 제1항에 따른 육아휴직 급여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산정한 금액을 월별 지급액으로 한다.
1. 육아휴직 시작일부터 3개월까지: 육아휴직 시작일을 기준으로 한 월 통상임금의 100분의 80에 해당하는 금액. 다만, 해당 금액이 150만원을 넘는 경우에는 150만원으로 하고, 해당 금액이 70만원보다 적은 경우에는 70만원으로 한다.
2. 육아휴직 4개월째부터 육아휴직 종료일까지: 육아휴직 시작일을 기준으로 한 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 다만, 해당 금액이 120만원을 넘는 경우에는 120만원으로 하고, 해당 금액이 70만원보다 적은 경우에는 70만원으로 한다. ③ 육아휴직 급여의 지급대상 기간이 1개월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에는 제1항 각 호에 따른 월별 지급액을 해당 월에 휴직한 일수에 따라 일할계산(日割計算)한 금액(이하 "일할계산액"이라 한다)을 지급액으로 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신청기간 연장 사유 조항
신청기간 연장 사유 조항은 신청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사유를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는바, 그에 따라 근거법령의 위헌이나 전쟁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에도 신청기간을 연장할 수 없게 되었다. 이는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자인 청구인의 육아휴직 급여수급권 행사를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나. 사후지급금 조항
(1) 사후지급금 조항은 육아휴직 급여액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한 고용보험법 제70조 제4항으로부터 위임받지 아니한 내용을 정하고 있으므로,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된다.
(2) 사후지급금 조항은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자의 자유로운 이직 내지 복직을 제한하므로, 청구인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
(3) 육아휴직 종료 후 해당 사업장에 복직하여 6개월 이상 계속 근무한 자와 그렇지 아니한 자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음에도 사후지급금 조항은 양자를 달리 취급하고 있으므로, 육아휴직 종료 후 해당 사업장에 복직하지 아니한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4)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자라 하더라도 자유롭게 이직할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는 점, 사후지급금 지급 여부가 고용 유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점, 육아휴직기간 중 지급받는 육아휴직 급여의 액수가 위 기간 중 생활 안정을 도모하기에 현저히 부족한 점 등을 고려하면 사후지급금 조항은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4. 신청기간 연장 사유 조항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해 기본권을 침해받게 된 자가 제기할 수 있는 것인바, 헌법소원을 청구하고자 하는 자가 문제된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해 자신의 법적 지위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기본권침해의 가능성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헌법소원심판 청구는 허용되지 않는다(헌재 2023. 7. 20. 2020헌마1158 참조).
나. 판단
육아휴직을 실시한 근로자가 육아휴직기간 중 일부 기간에 대해서 육아휴직 급여를 신청하고 관할 직업안정기관의 장으로부터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자로 인정받아 급여를 지급받았던 경우라면, 해당 근로자는 육아휴직 급여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까지 관할 직업안정기관의 장에게 사업주로부터 부여받은 육아휴직기간 중 육아휴직 급여를 신청하지 않은 나머지 기간에 관한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하도록 신청할 수 있고, 이러한 신청에 대해서는 고용보험법 제70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21. 6. 24. 선고 2015두48976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청구인이 2021. 1. 1.부터 2021. 8. 16.까지 육아휴직을 실시하였고, 그 기간 중 7회에 걸쳐 육아휴직 급여를 신청하여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을 앞선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일부기간에 대해서 육아휴직 급여를 신청하여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자로서 급여를 지급받은 청구인에 대하여는 고용보험법 제70조 제2항 및 그 위임에 따른 신청기간 연장 사유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신청기간 연장 사유 조항이 청구인의 법적 지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심판청구는 기본권침해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다. 소결론
청구인의 신청기간 연장 사유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5. 사후지급금 조항에 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육아휴직 급여제도는 보험가입자(사업주와 근로자)가 납부하는 보험료와 국고부담 등을 재원으로 하여 근로자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임신, 출산, 양육으로 인해 임금노동을 수행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사적 영역에서의 위험을 보험방식에 의하여 대처하는 사회보험제도(사회보장기본법 제3조 제1호, 제2호, 고용보험법 제1조, 제4조 제1항)이다. 고용보험법상 육아휴직 급여를 받을 권리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헌법 제34조 제1항) 및 이를 보장하기 위한 구체적 제도로서 사회보장과 사회복지에 관한 정책을 마련하고 실시할 국가의 의무(헌법 제34조 제2항)와 혼인과 가족을 지원하고 보호해야 할 국가의 의무(헌법 제36조 제1항)에 근거하여 형성된 권리이다. 또한, 육아휴직 급여제도는 고용보험료의 납부를 통하여 신청인 자신도 그 재원의 형성에 일부 기여한다는 점에서 후불임금의 성격도 가미되어 있으므로, 고용보험법상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은 경제적 가치가 있는 권리로서 헌법 제23조에 의하여 보장되는 재산권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헌재 2023. 2. 23. 2018헌바240 참조). 사후지급금 조항은 육아휴직 급여의 일부인 사후지급금을 육아휴직 종료 후 해당 사업장에 복귀하여 6개월간 계속 근무한 경우에 지급하도록 규정하는바, 이로 인해 육아휴직 종료 후 해당 사업장에 복귀하지 아니하거나 복귀하여 6개월 미만의 기간 동안 근무한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자는 사후지급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다. 따라서 사후지급금 조항은 해당 사업장에 복귀하지 아니한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자인 청구인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및 재산권을 제한한다. 이 사건에서는 사후지급금 조항이 법률유보원칙을 위반하거나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하여 청구인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및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 된다.
(2) 청구인은 사후지급금 조항이 육아휴직 종료 후 6개월 이상 계속 근무한 자와 그렇지 아니한 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므로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육아휴직 종료 후에도 해당 사업장(이하 ‘원 직장’이라 한다)과 근로관계를 6개월 이상 유지한 자들에게만 사후지급금을 지급하도록 한 것을 문제 삼는 것으로, 사후지급금 조항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및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따라서 청구인의 평등권 침해 주장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및 재산권 침해 여부에서 함께 살펴보기로 하고,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3) 청구인은 사후지급금 조항으로 인하여 육아휴직 종료 후 자유롭게 이직할 수 없게 되므로 위 조항이 청구인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후지급금 조항이 청구인이 다른 사업장에 종사하는 것을 제한하거나 그 직업 수행의 내용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므로 사후지급금 조항으로 인하여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자의 직업의 자유가 제한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위 주장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법률유보원칙 위반 여부
(1) 관련 법리
기본권 제한에 관한 법률유보원칙은 ‘법률에 근거한 규율’을 요청하는 것이므로, 그 형식이 반드시 법률일 필요는 없다 하더라도 법률상의 근거는 있어야 한다. 따라서 모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하위법령은 법률의 근거가 없는 것으로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된다. 한편, 하위법령에 규정된 내용이 상위법령이 위임한 범위 안에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특정 법령조항 하나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관련 법령조항 전체를 유기적·체계적으로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헌재 2018. 5. 31. 2015헌마853).
(2) 판단
고용보험법 제70조 제1항은 고용노동부장관으로 하여금 육아휴직을 30일 이상 부여받고, 육아휴직 시작 전 피보험 단위기간이 180일 이상인 피보험자에게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하도록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4항에서 제1항에 따른 육아휴직 급여액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위임에 따라 청구인에게 적용된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2020. 3. 31. 대통령령 제30593호로 개정되고, 2021. 12. 31. 대통령령 제323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5조 제1항은 육아휴직 급여의 월별 지급액을 육아휴직 시작일부터 3개월까지는 육아휴직 시작일을 기준으로 한 월 통상임금의 100분의 80(다만, 해당 금액이 150만 원을 넘는 경우에는 150만 원, 70만 원보다 적은 경우에는 70만 원), 육아휴직 4개월째부터 육아휴직 종료일까지는 육아휴직 시작일을 기준으로 한 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다만, 해당 금액이 120만 원을 넘는 경우에는 120만 원, 70만 원보다 적은 경우에는 70만 원)으로 하도록 규정하였으며, 사후지급금 조항인 같은 조 제4항 본문은 육아휴직 급여의 100분의 75에 해당하는 금액은 매월 지급하고, 그 나머지 금액은 육아휴직 종료 후 해당 사업장에 복직하여 6개월 이상 계속 근무한 때에 합산하여 일시불로 지급하도록 규정하였다.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이 재산권으로서의 성격을 일부 지니고 있기는 하나, 고용보험이라는 사회보험을 통해 지급되고, 육아휴직으로 인한 육아 부담비용 등을 사회연대 차원에서 분산시키기 위한 사회보험 수급권이라는 점에서 사회보장법리의 강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 급여액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상황, 육아휴직제도의 목적 내지 입법취지, 육아휴직제도의 운용 상황, 출산 및 수급권자 현황, 일반적인 양육비용 등을 고려하여 탄력적으로 규율할 필요가 있고, 그 과정에서 근로자의 육아휴직 사용 횟수나 자녀의 나이, 고용관계 지속 여부 등과 같은 근로자별 상황에 따라 급여액을 다르게 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를 일일이 입법자로 하여금 법률로 규율하도록 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어려움이 있고, 그러한 연유에서 입법자는 육아휴직 급여액의 산정기준이나 산정방법, 근로자별 상황에 따라 지급될 육아휴직 급여액의 범위나 내용 등을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이다. 육아휴직제도는 근로자가 사업장과의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일정기간 자녀의 양육을 위해 휴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이다. 사후지급금 조항은 위와 같은 육아휴직제도의 의의 등을 고려하여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자의 원 직장 복귀 및 고용유지 여부에 따라 지급받을 수 있는 총 육아휴직 급여액을 다르게 정하고 있는 것인바, 고용보험법 제70조 제4항에서 위임한 ‘육아휴직 급여액’을 구체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사후지급금 조항이 근거 법률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다. 입법형성권의 한계 일탈 여부
(1)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김형두, 재판관 정형식, 재판관 조한창의 기각의견
(가) 심사기준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은 재산권의 성격을 일부 지니고 있으나, 사회보험원리에 입각한 사회보장적 급여로서의 성격 역시 가지고 있으므로, 입법자가 그 구체적인 내용을 형성함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재산권보다 상대적으로 폭넓은 재량이 허용된다. 입법자는 국가의 재정부담 능력, 국민 전체의 소득과 전체적인 사회보장수준, 상충하는 국민 각 계층의 이해관계, 그 밖에 여러 사회·경제적 여건 등을 종합하여 합리적인 수준에서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의 구체적인 내용을 형성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후지급금 조항은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여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벗어난 경우에 한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있다(헌재 2020. 4. 23. 2017헌바244; 헌재 2022. 8. 31. 2019헌가31 참조).
(나) 판단
1) 자녀 출산 후 근로자의 노동시장 이탈은 근로자 개인의 인적자본을 소실시켜 향후 경제활동을 어렵게 하고, 특히 여성 근로자의 경우에는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를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하며, 이는 종국적으로 국가의 지속가능성이나 경쟁력까지 저해할 수 있다. 이에 입법자는 근로자가 일정 기간 육아에 전념하고 다시 안정적으로 일자리로 복귀할 수 있도록 육아휴직제도를 도입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아휴직 사용 직후 근로자의 노동시장 이탈은 빈번하게 관찰되어 왔다. 한편, 육아휴직 급여제도는 육아휴직으로 인해 상실된 근로소득을 보전하여 육아휴직을 사용한 근로자의 생계불안을 해소하고, 육아휴직제도의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사후지급금 조항은 육아휴직 종료 후 원 직장에 복귀하여 6개월 이상 계속 근무한 경우에 사후지급금을 지급함으로써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자의 원 직장 복귀 및 계속 근로를 유도하여 이들의 고용유지율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다. 육아휴직 급여제도가 육아휴직제도 내용의 일부를 구성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입법 목적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2)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자의 사업주가 육아휴직을 제공하는 가장 주요한 동기는 기업의 숙련 인력을 확보하는 데 있다. 사업주는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자가 육아휴직 종료 후 복귀할 것을 신뢰하고 그에 따라 대체 인력을 구하거나 업무 분담을 조정하는 등의 인력 관리 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그럼에도 육아휴직 종료 후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자가 원 직장에 복직을 하지 않는 것은 사업주에게 대체 인력 확보 등의 비용만을 부담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이는 결과적으로 육아휴직에 대한 사업주의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를 불러와 더 많은 근로자의 육아휴직 활용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나아가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자의 계속 근로를 유도하기 위한 수단이 없는 경우, 육아휴직제도가 이직 등 다른 목적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부인하기 어렵다. 이러한 사정들 역시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자의 원 직장 복귀를 유인하는 제도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3) 고용보험법 시행령은 육아휴직 종료 후 정당한 사유로 원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사후지급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여,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자가 사후지급금 지급 여부와 관련하여 불측의 손해를 입지 않도록 하고 있다. 즉,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95조 제4항 단서에 의하면, 법 제58조 제2호 다목에 따른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로 6개월 이상 계속 근무하지 못한 경우에도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자는 사후지급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바, 여기에는 육아휴직 후 복직으로 인해 부당한 대우를 당하거나 사업의 양도·인수·합병 등으로 인해 사업주로부터 퇴직을 권고 받은 경우 등과 같이 사업주의 사정으로 비자발적으로 고용을 유지하지 못한 경우 등이 포함된다(고용보험법 제58조 제2호 다목, 같은 법 시행규칙 제101조 제2항 [별표 2]).
4) 그 밖에도 국가는 자녀양육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경감하기 위하여 아동수당법 제4조의 아동수당 등 각종 출산·양육지원 정책을 두고 있는바, 국민 전체의 소득 및 전체적인 사회보장수준 등을 종합하면, 육아휴직 종료 후 6개월의 기간이 육아휴직기간 중 발생한 경제적 어려움을 보전하는 데 지나치게 긴 시간이라고 보기 어렵고, 육아휴직 종료 후 원 직장과 근로관계를 6개월 이상 유지하지 아니하는 자에게 사후지급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그와 같은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자의 생계를 위협할 정도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5) 사후지급금 제도가 육아휴직 급여의 낮은 소득대체율을 더욱 저하시켜 육아휴직기간 중 발생하는 생계불안을 악화시키고, 오히려 육아휴직 사용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사후지급금 조항이 2024. 12. 24. 대통령령 제35100호로 삭제되어, 2025. 1. 1.부터는 2025. 1. 1. 전에 육아휴직을 시작한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자라 하더라도 육아휴직 급여액의 100분의 100을 매월 지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위와 같은 견해나 제도 폐지는 육아휴직 급여 자체의 낮은 소득대체율에서 기인한 것으로,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자의 근속을 유지하고 사업주의 신뢰를 보호하고자 하는 사후지급금 제도의 문제에서 비롯되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여기에 앞서 본 육아휴직제도의 도입 취지 및 원 직장과의 근로관계 유지 필요성, 현재까지도 육아휴직 종료 후 원 직장에 복직하지 아니하는 자들이 상당 부분 존재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후지급금 제도가 필요하다고 본 입법자의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6) 사후지급금 제도가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자의 고용유지율을 개선하는 데 실효성이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고, 사후지급금 수령을 이유로 복귀한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자가 사후지급금 수령 이후까지 근로관계를 유지할지 여부 역시 보장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사후지급금 제도가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자의 고용유지율 개선에 명백히 효과적이지 아니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위와 같은 육아휴직 급여수급권자가 원 직장에 복귀하여 일정기간 이상 근로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직 등의 의사를 단념할 가능성 역시 배제하기 어렵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사후지급금 지급을 통하여 육아휴직제도가 본래 입법취지에 부합하게 운용될 수 있도록 정한 입법자의 정책적 판단을 존중할 필요성이 있다.
7)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사후지급금 조항의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여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다) 소결론
따라서 사후지급금 조항은 청구인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2) 재판관 이미선, 재판관 정정미, 재판관 김복형, 재판관 정계선의 인용의견
(가) 심사기준
1)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가능한 여러 수단들 가운데 구체적으로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입법재량에 속하고,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반드시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수단을 선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현저하게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수단을 선택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헌재 1996. 4. 25. 92헌바47; 헌재 2005. 7. 21. 2004헌가30 참조).
2) 청구인은 육아휴직 종료 후 원 직장에 복귀하지 아니하여 사후지급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자 사후지급금 조항의 위헌성을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사후지급금 조항의 위헌 여부 문제는 육아휴직 기간 중에 육아휴직 급여 전액을 지급하지 않고 일부를 원 직장 복귀 후에 지급한다는 점에 있고, 청구인이 처한 상황도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이하에서는 이러한 관점에서 사후지급금 제도가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하여 청구인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및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나) 판단
1) 육아휴직제도는 근로자가 고용을 유지하면서 일정기간 자녀의 양육을 위해 휴직할 수 있는 제도로서, 저출산 문제의 해소와 근로자의 직장생활 및 가정생활의 양립 지원을 그 주된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1987. 12. 4. 법률 제3989호로 제정된 구 남녀고용평등법에 의해 육아휴직제도가 도입된 당시에는 무급의 육아휴직만이 보장되어 근로자가 수입을 포기하고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에 육아휴직제도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하여 육아휴직 급여제도가 입법되었는데, 2001. 8. 14. 법률 제6509호로 개정된 고용보험법은 고용보험기금을 재원으로 하여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하는 근거 규정을 신설하였다. 이와 같이 육아휴직 급여제도는 육아휴직 중인 근로자에게 생계비를 지원하여 근로자와 그 가족의 경제적인 생활안정을 보장함으로써 육아휴직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도입된 것이다. 그런데 2010. 12. 31. 대통령령 제22603호로 개정된 고용보험법 시행령은 육아휴직 급여의 지급방식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변경하는 등 육아휴직 급여제도를 개편하면서 사후지급금 제도를 도입하여, 육아휴직 급여의 85%에 해당하는 금액을 육아휴직 중에 월별로 지급하고 15%에 해당하는 금액은 육아휴직 종료 후 해당 사업장에 복직하여 6개월 이상 근무한 경우에 한하여 일시불로 지급하도록 하였다. 이후 2015. 6. 30. 대통령령 제26368호로 고용보험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사후지급금의 지급비율이 25%로 인상됨에 따라 근로자는 육아휴직 중에는 육아휴직 급여의 75%만을 지급받게 되었다. 육아휴직 급여의 지급방식이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개선되어 지급수준이 일정 부분 상향되었으나, 육아휴직 급여의 소득대체율이 충분하다고 볼 수 없는 상황에서(청구인이 육아휴직을 사용한 당시에는 육아휴직 시작일부터 3개월까지는 150만 원을 상한으로 월 통상임금의 80%, 그 이후에는 120만 원을 상한으로 월 통상임금의 50%가 육아휴직 급여로 지급되었다) 사후지급금 제도로 인해 육아휴직 급여 중 75%만이 육아휴직 중에 지급됨에 따라 육아휴직 급여의 실질적인 소득대체율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2) 사후지급금 제도는 육아휴직 급여를 고용과 연계하여 지급함으로써 육아휴직 사용 근로자의 원 직장 복귀와 계속 근로를 유도하여 고용유지율을 개선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도입되었다. 그러나 사후지급금 제도는 근로자가 육아휴직 종료 후 원 직장에 복귀하는 데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기 어렵다. 육아휴직을 사용한 근로자가 육아휴직 종료 후 원 직장에 복귀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직장 복귀 후에 자녀를 양육하여 줄 사람이나 보육기관을 찾을 수 없어서, 또는 육아휴직을 사용하였다는 이유로 복귀 이후 업무 배치에서 불이익을 주는 사례가 있어서 등의 이유로 원 직장에 복귀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인데, 이러한 경우에는 사후지급금 제도가 원 직장 복귀를 유도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 사후지급금 제도로 말미암아 고용유지율이 개선되었다는 실증적인 자료가 없고, 오히려 사후지급금 제도가 도입된 이후에도 육아휴직 종료 후 원 직장에 복귀하지 않는 사람들이 상당 부분 존재한다는 것은 사후지급금 제도가 고용유지에 효과가 없음을 방증한다.
3) 결국 사후지급금 제도의 실질적인 목적은 근로자가 육아휴직제도를 이직 등 다른 목적으로 악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육아휴직제도의 악용을 방지하여 사업주의 인력 관리 부담을 경감시키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를 위해 사후지급금 제도를 활용하는 것은 육아휴직 급여제도를 그 내용으로 하는 육아휴직제도의 목적에 반한다. 육아휴직 중인 근로자에게 생계비를 지원하여 경제적인 생활안정을 보장함으로써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고 근로자의 직장생활 및 가정생활의 양립을 지원하고자 하는 것이 육아휴직제도의 목적이다. 그런데 사후지급금 제도는 육아휴직 급여의 소득대체율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에서 육아휴직 중의 소득대체율을 더욱 떨어뜨려 육아휴직의 사용을 주저하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 되고 나아가 출산 회피로 이어지는 한 요인이 됨으로써 육아휴직제도의 목적에 배치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가 상대적으로 저임금근로자에게 더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후지급금 제도의 문제점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4) 그동안 사후지급금 제도가 고용유지율 개선에 효과가 없고 오히려 육아휴직제도의 취지에 반한다는 이유로 그 폐지를 주장하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었고, 결국 2024. 12. 24. 대통령령 제35100호로 개정된 고용보험법 시행령은 제95조 제4항을 삭제하여 사후지급금 제도를 폐지하였다. 이는 사후지급금 제도가 고용유지율 개선이나 육아휴직제도의 악용을 방지하는 데 별다른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근로자의 육아휴직 사용을 주저하게 하고 육아휴직 사용 중인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저해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 따른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5) 이상 살핀 바와 같이 사후지급금 조항을 비롯한 사후지급금 제도는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여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다) 소결론
따라서 사후지급금 조항은 청구인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와 재산권을 침해한다.
6.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신청기간 연장 사유 조항에 대한 부분이 부적법하다는 데 관하여는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의견이 일치하였으므로 이를 각하한다. 나머지 심판청구에 대해서는 재판관 4인이 기각의견, 재판관 4인이 인용의견으로, 헌법 제113조 제1항,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 단서 제1호에서 정한 헌법소원 인용결정을 위한 심판정족수에 이르지 못하였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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