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4. 4. 24. 선고 2011헌마567 결정 [공직선거법 제218조의5 제2항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손○행대리인 법무법인 해마루 담당변호사 장완익 외 1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1. 사건개요
청구인은 현재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만 19세가 넘은 재외국민으로서, 주민등록이 되어 있지 아니하고 국내거소신고도 하지 아니한 사람이다. 청구인은 2004. 12. 10. 유효기간이 2009. 12. 10.까지인 여권을 발급받았다가 유효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2011. 4. 1. 외교부장관에게 여권발급을 신청하였는데, 외교부장관은 2011. 8. 1. ‘청구인이 여권법 제12조 제1항 제1호가 규정한 장기 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고 국외로 도피하여 기소중지된 사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여권 발급을 거부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에 필요한 여권의 제시를 할 수 없어서 2012년에 실시될 제19대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및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되자, 재외선거인 등록신청 시 여권의 제시를 규정한 구 공직선거법 제218조의5 제2항이 청구인의 선거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1. 9. 28.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이 구 공직선거법 제218조의5 제2항과 관련하여 다투는 것은 재외선거인 등록신청 시 여권을 제시하도록 한 부분의 위헌성이므로, 심판대상을 위 조항 중 여권과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함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공직선거법(2011. 9. 30. 법률 제11070호로 개정되고, 2012. 10. 2. 법률 제114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8조의5 제2항 중 여권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구 공직선거법(2011. 9. 30. 법률 제11070호로 개정되고, 2012. 10. 2. 법률 제114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8조의5(재외선거인 등록신청) ② 제1항에 따라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을 하려는 사람은 그 신청서에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적고 여권사본과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을 관할하는 공관의 재외투표관리관이 제3항에 따라 공고한 서류의 사본을 덧붙여야 한다. 이 경우 여권원본과 재외투표관리관이 공고한 서류의 원본을 함께 제시하 여야 하고, 재외투표관리관은 여권원본과 재외투표관리관이 공고한 서류의 원본을 제시하지 아니하고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을 한 경우 이를 접수하지 아니한다.
1. 성명
2. 여권번호ㆍ생년월일 및 성별
3. 국내의 최종주소지(국내의 최종주소지가 없는 사람은「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등록기준지)
4. 거소
[관련조항] 별지와 같다.
3. 청구인의 주장
여권은 국적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서류가 아니고, 여권의 발급행위는 외교부장관이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이를 거부할 수 있는 재량행위임에도, 청구인과 같이 주민등록이 되어 있지 아니하고 국내거소신고도 하지 아니한 재외국민으로서 외국에서 투표하려는 선거권자(이하 ‘재외선거권자’라 한다)에게 재외선거인 등록신청 시 여권의 제시를 요구한다면, 외교부장관의 여권 발급 결과에 따라 재외선거권자의 선거권 행사 여부가 좌우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보통선거원칙 및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여권발급이 거부된 재외선거권자인 청구인의 선거권을 침해하고, 여권이 없는 재외국민을 국내거주 국민 또는 여권이 있는 재외국민과 차별하여 평등권을 침해한다.
4.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심판청구 이후인 2012. 4. 11. 제19대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가 종료되고, 심판대상조항은 2012. 10. 2. 법률 제11485호로 개정되어 이후의 선거에서 더 이상 적용될 여지가 없어져 이 사건 심판청구의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은 소멸하였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에 관하여는 아직 그 해명이 이루어진 바 없고, 개정된 조항에도 심판대상조항과 동일한 내용이 규정되어 있어 동종의 기본권 침해의 위험성이 상존하며,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는 궁극적으로 개정된 조항의 재개정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에 관한 헌법적 해명은 중대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예외적으로 심판의 이익이 인정된다(헌재 2003. 5. 15. 2001헌마565 참조).
5.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재외선거제도 및 여권제도 개관
(1) 재외선거제도 개관
외국에서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국민은 크게 재외선거권자와 국외부재자로 나뉜다. 재외선거권자란 국내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지 아니하고 국내거소신고도 하지 아니한 사람으로서 외국에서 투표하려는 선거권자를 말하고, 국외부재자란 국외여행자, 유학생, 상사원, 주재원 등 국내에 주민등록 또는 국내거소신고가 되어 있는 사람 중 외국에서 투표하고자 하는 사람을 말한다. 재외선거권자가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선거는 대통령선거 및 임기만료에 따른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지역구 제외)이다. 재외선거권자가 선거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선거를 실시할 때마다 재외선거인 등록신청기간(선거일 전 150일부터 선거일 전 60일까지)에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을 하여야 한다.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은 원래 공관을 직접 방문하여 등록신청서를 제출하는 방법에 의하도록 하였으나, 2012. 10. 2. 법률 제11485호로 개정하여 현재는 ① 공관을 직접 방문하여 서면으로 신청하는 방법, ② 관할구역을 순회하는 공관에 근무하는 직원에게 직접 서면으로 신청하는 방법, ③ 전자우편을 이용하여 신청하는 방법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공직선거법 제218조의5 제1항 참조).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을 할 때에는 여권과 재외공관의 재외투표관리관이 공고한 서류의 각 원본을 제시하거나 그 사본을 등록신청서에 첨부하여야 한다(공직선거법 제218조의5 제2항, 제4항). 종전에는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여권의 원본을 반드시 제시할 필요가 있었으나, 전자우편에 의한 등록신청을 도입함에 따라 전자우편에 의한 신청의 경우에는 여권사본 및 공고서류의 사본만을 첨부하고, 투표를 할 때 공고서류의 원본을 제시하여 국적을 확인받도록 하였다(공직선거법 제218조의19 제2항). 그 결과 전자우편에 의한 등록신청의 경우에는 여권의 원본을 제시할 필요가 없어졌지만 사본을 첨부하여야 하므로 여전히 여권은 필요하다.
(2) 여권제도 개관
여권이란 외국을 여행하는 사람의 신분이나 국적을 증명하고 상대국에 그 보호를 의뢰하는 문서를 말하며, 여권의 종류로는 일반여권, 관용여권, 외교관여권이 있다(여권법 제4조). 여권은 그 성격과 목적상 외국의 정부에 대하여 제출되는 문서로서 외국에 대하여 그 명의인의 국적을 증명하는 신분증명서로서의 역할과 함께 국내적으로는 그 명의인에 대한 출국허가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외국을 여행하려는 국민은 누구나 여권법에 따라 발급된 여권을 소지하여야 하고(여권법 제2조), 이러한 여권을 발급받으려는 사람은 성명, 국적, 성별, 생년월일, 사진 등의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여권법 제7조), 병적증명서 등 병역관계 서류, 가족관계기록사항에 관한 증명서 등을 제출하여야 한다(여권법 시행령 제5조 제3호, 여권법 시행규칙 제4조 제1항). 외교부장관은 관계 행정기관에 대하여 여권 발급신청인에 관한 자료의 제공과 협조를 요청하여 여권 발급신청인이 제공한 위 정보 및 서류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여권법 제10조), 일정한 사람에 대하여는 여권의 발급 또는 재발급을 거부 또는 제한할 수 있다(여권법 제12조 제1항, 제3항). 여권은 종류별로 유효기간이 정해져 있어 재외국민은 정기적으로(5년 내지 10년) 여권을 재발급받아야 하고(여권법 제5조, 제13조), 여권을 발급받은 자가 외국국적을 취득하여 국적을 상실한 경우에는 그 여권의 효력이 자동으로 상실된다(여권법 제13조 제1항 제7호).
나. 선거권 침해 여부
심판대상조항은 대통령선거 및 국회의원선거에 있어서 재외선거권자가 외국에서 투표를 하기 위하여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을 하는 경우에 여권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 결과 여권 발급이 거부되거나 여권을 발급받지 아니한 재외선거권자는 선거권이 있음에도 재외선거인 등록을 할 수 없고, 재외선거인 등록을 하지 아니하면 재외선거인명부에 등재되지 아니하여 투표를 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 선거권자의 국적이나 의사능력 등 선거권 및 선거제도의 본질상 요청되는 사유에 의한 내재적 제한을 제외하고 보통선거의 원칙에 위배되는 선거권 제한 입법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권 제한입법에 관한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하여야 하는바(헌재 1999. 1. 28. 97헌마253 등 참조),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위와 같은 선거권의 제한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대통령선거 및 국회의원선거는 주권자인 국민이 대한민국의 헌법상 대의기관을 구성하는 절차로서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다. 만약 선거과정의 운영과 절차가 공정하게 진행되지 않는다면 이를 통해 선출되는 대표의 적법성은 물론 정당성도 구현될 수 없어 민의를 반영한 대표선출이라는 선거제도의 본질적 기능이 훼손될 여지가 있다. 특히 재외선거의 경우에는 그 선거의 특성상 외국국적 취득 등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한 자가 선거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선거의 운영 및 절차의 공정성을 위하여 선거권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의 참여를 보장하면서도 동시에 그 이외의 자의 참여를 배제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 이러한 필요에 따라 재외선거인 등록신청 시 국적을 확인하기 위하여 여권을 제시하도록 한 심판대상조항은, 재외선거에서 선거권이 없는 자의 선거참여를 방지하여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2) 피해의 최소성
심판대상조항은 재외선거권자가 선거권이 있는 대한민국 국민인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재외선거인 등록신청 시 여권을 반드시 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에서 본 여권법 및 관련 법령을 종합하여 보면, 여권은 출국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예외 없이 발급받아 소지하고 있어야 하는 공적인 서류로서, 대한민국 정부가 그 소지인의 국적을 증명하는 가장 공신력 있는 문서이자 다른 모든 나라에 대하여도 국적의 귀속을 확인시켜 주는 서류이다. 그렇다면 여권은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인이 선거권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인지 여부 및 본인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한편, 선거권이 있는 대한민국 국민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으로서 반드시 여권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재외국민으로 하여금 재외국민등록법에 따라 공관에 성명, 생년월일 및 주민등록번호, 성별, 본적 등을 등록하도록 하는 재외국민등록제도를 이용하여 대한민국 정부가 발행하는 재외국민등록부 등본을 제시하게 하는 방법도 고려될 수 있다. 그러나 재외국민등록법에서는 재외국민에 대한 등록의무만을 규정할 뿐 여권법에서와 같이 관계 행정기관에 대하여 자료의 제출이나 서류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또한 주민등록법과 같이 공관으로 하여금 전산정보처리조직 등을 통해 재외국민등록표 등을 관리할 의무를 부과하거나(주민등록법 제7조 제1항), 신고의무자에 대한 사실조사 및 직권조치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 아니하고, 신고의무자가 거짓 신고할 경우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 규정(주민등록법 제37조 제3호)도 두고 있지 않다. 결국 위와 같은 재외국민등록표의 관리체계와 운영실태 등에 비추어 보면, 재외선거인에 대하여 재외국민등록부 등본을 통하여 국적 등 신원확인을 하는 것은 여권에 비하여 현저하게 신뢰도가 떨어진다. 또한 구 공직선거법(2011. 9. 30. 법률 제11070호로 개정되고, 2012. 10. 2. 법률 제114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8조의5 제2항, 제3항에 의하면 재외선거인 등록신청 시 외국정부가 발행하는 비자, 영주권증명서, 장기체류증 또는 거류국의 외국인등록증 등을 함께 제시하도록 하고 있고 위 서류들에 국적이 표기되어 있는 경우도 있으나, 모든 국가에서 위 서류들에 한국국적을 표기하도록 되어 있는 것도 아닐뿐더러, 위 서류들은 대한민국이 아닌 외국 정부가 발행한 것으로서 주재국의 국적을 취득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보조적인 서류에 불과하다. 따라서 위 서류들만으로는 그 등록신청인이 대한민국의 국가기관의 구성에 참여할 권리인 선거권을 가졌는지 를 확인할 수 있는 적절한 수단이라고 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재외선거권자는 재외공관을 통하여 외국여행을 위한 일반여권 또는 거주목적의 이른바 거주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으므로(여권법 시행령 제6조의2) 선거 참여에 필요한 여권을 어렵지 않게 마련할 수 있는 점, 청구인의 경우에도 여권법 제14조, 여권법 시행령 제16조에 기한 여행증명서를 발급받고 입국하여 자신의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에 응한다면 여권을 발급받을 여지가 있는 점, 재외선거가 실시되기 시작한지 이제 겨우 2년 남짓 되었을 뿐이어서 재외공관에서 재외선거권자에 대한 신원 및 국적보유 등을 확인할 인적ㆍ물적 자원이 충분히 확보되지 아니한 사정까지 덧붙여 종합하여 보면,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을 하려는 재외선거권자가 선거권이 있는 대한민국 국민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 있어서, 여권에 버금가는 정도의 신뢰성을 갖춘 다른 공신력 있는 방법을 찾기 어렵다. 따라서 재외선거인 등록신청 시 여권을 제시하도록 한 심판대상조항은 피해의 최소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3) 법익의 균형성
선거의 공정은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대표의 정당성 확보에 필수적 전제조건이라고 할 것인데, 대통령선거 및 국회의원선거에서 국적상실자 등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거나 선거권이 없는 자의 선거참여를 방지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대의기관 구성에 있어 이들의 영향력을 배제하고 선거의 공정성을 유지하여 민의를 반영한 대표선출이라는 선거의 본질적 기능을 보전하는 공익은 매우 중대한 것으로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여권이 없거나 여권 발급이 거부된 재외선거권자가 선거권 행사에 제한을 받게 되더라도 그 제한의 정도가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추구되는 공익에 비하여 결코 중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의 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
(4) 소결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하므로 청구인의 선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다. 평등권 침해 여부
청구인은, 국내거주 국민은 주민등록이 거절될 사유가 없으므로 자동적으로 선거인명부에 포함되어 선거권 행사가 보장됨에도 심판대상조항은 재외선거권자에게 선거권의 행사에 여권이 있을 것을 요구함으로써, 재외선거권자를 국내선거인과 차별취급하고, 여권이 없는 재외선거권자를 여권이 있는 재외선거권자와 차별취급하여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1) 국내선거인과의 차별
법령에 의한 평등권 침해는 당해 법령이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자의적으로 같게 취급하는 경우에 발생하므로, 차별취급이 당해 법령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면 당해 법령이 평등권을 침해할 여지는 없다. 살피건대, 청구인이 주장하는 국내선거인과의 차별취급은 본질적으로 재외선거권자의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에 여권의 제시를 요구함으로써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재외선거권자가 선거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국내선거인과 달리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을 하도록 요구함으로써 발생하는 것이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재외선거권자의 등록신청에 의하여 재외선거인명부를 작성하는 것을 전제로 당해 등록신청인이 선거권자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방법만을 정하고 있는 것이므로, 국가에 의하여 직권으로 선거인명부가 작성되는 국내선거인과 등록신청에 의하여 선거인명부가 작성되는 재외선거권자는 심판대상조항의 적용과 관련하여서 구분되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이 침해된다고 볼 수 없다.
(2) 여권이 있는 재외선거권자와의 차별
심판대상조항이 여권이 없는 재외선거권자를 여권이 있는 재외선거권자와 차별취급하여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하는 청구인의 주장은, 결국 재외선거권자에게 재외선거인 등록신청 시 여권 제시를 요구함으로 인한 결과의 부당함을 다투는 것에 다름 아니고, 이에 관하여는 앞서 선거권 침해 여부에서 판단한 바와 같으므로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6.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서기석의 반대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관여 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7.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서기석의 반대의견 우리는 심판대상조항이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은 인정할 수 있으나, 침해의 최소성원칙에 반하고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지 못한 결과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외선거권자인 청구인의 선거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하므로,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밝힌다.
가. 헌법 제24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선거권의 내용을 포괄적인 입법형성에 맡긴다는 것이 아니라, 그 권리의 행사 절차나 내용이 법률에 의하여 구체화된다는 의미에 있어서의 법률유보를 뜻하는 것이고, 이러한 형성적인 법률유보는 기본적으로 선거권을 실현하고 보장하기 위한 수단이 될 뿐, 결코 이를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선거권의 내용과 절차를 법률로 규정하는 경우에도 국민주권을 선언하고 있는 헌법 제1조, 평등권에 관한 헌법 제11조,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선거에 있어서 보통ㆍ평등ㆍ직접ㆍ비밀선거를 보장하는 헌법 제41조 및 제67조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하여야 하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주권과 대의제 민주주의의 실현수단으로서 선거권이 갖는 중요성으로 인해 입법자는 선거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입법을 하여야 한다(헌재 2007. 6. 28. 2004헌마644 참조). 특히 보통선거의 원칙은 선거권자의 능력, 재산, 사회적 지위 등의 실질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성년자이면 누구라도 당연히 선거권을 갖는 것을 요구하므로 보통선거의 원칙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선거권 제한 입법을 하기 위해서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른 한계가 한층 엄격히 지켜져야 한다.
나. 살피건대, 여권은 대한민국 정부가 발행한 공문서이므로 그 소지자가 선거권을 가진 국민임을 확인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점은 인정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를 소지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선거권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는 사실로 연결될 수는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과 같이 오로지 여권만으로 재외선거권자가 선거권을 행사할 자격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경우에는 엄연히 선거권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임에도 불구하고, 여권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선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재외국민도 대한민국 국민인 이상 여권의 소지 여부를 불문하고 선거권 행사를 보장해 주는 것이 국민주권을 선언하고 있는 헌법 제1조, 평등권에 관한 헌법 제11조,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에 있어서 보통ㆍ평등ㆍ직접ㆍ비밀선거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 제41조 및 제67조의 취지에 부합한다.
다. 또한 여권법상에 규정된 여권의 발급 거부 내지 제한 사유를 이유로 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여권법이 예정하고 있는 입법목적이나 취지라고 보기도 어렵다. 여권은 본래 그 명의인에 대한 대한민국 출입국을 허가하는 증명서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 국가기관 구성권인 선거권의 존부를 확인해 주는 서류가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헌법재판소는 2014. 1. 28. 2012헌마409등 결정에서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의 선고를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거나 그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공직선거법 제18조 제1항 제2호) 중 수형자의 일부와 집행유예자의 선거권을 제한하는 부분에 관하여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결정을 선고함으로써, 여권법 제12조에 규정된 여권발급 거부사유에 해당하는 자 중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한 자의 일부(이들은 현재 수형 중인 자이므로 선거권이 인정되더라도 외국에서 선거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거의 없을 것이다)만이 선거권이 없는 자에 해당되게 되었고, 나머지 여권법 제12조 소정의 여권발급 거부ㆍ제한 사유에 해당하는 자는 모두 선거권이 없는 자에 해당되지 않게 되었다. 이로써 선거권을 가진 재외국민이 여권을 발급받을 수 없어 선거권을 행사할 수 없는 부당한 결과는 더욱 심화되었다.
라. 여권은 명의인의 국적을 증명하는 서류의 하나에 불과하고, 명의인에게 국적을 부여하는 서류가 아니다. 따라서 선거권이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증명을 여권 이외의 다른 서류로도 할 수 있다면 재외선거권자 등록신청에 반드시 여권의 제시만을 요구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 재외선거에 있어서 재외선거권자가 선거권이 있는 대한민국 국민인지 여부의 확인은 재외국민등록부 등본이나 대한민국 정부가 발행한 다른 서류의 제출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외국에 거주하거나 체류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대한민국 대사관 등의 공관에 재외국민등록을 하여야 하고(재외국민등록법 제3조), 재외국민등록을 한 자는 외교부장관이나 등록공관의 장에게 신청하여 재외국민등록부 등본을 교부받을 수 있으며, 재외국민등록부 등본은 등록공관의 장이 확인ㆍ발급하는 해외거주 또는 체류 사실 확인서류를 갈음할 수 있다(재외국민등록법 제7조). 재외국민등록부에는 재외국민의 성명, 생년월일, 성별, 등록기준지, 직업 및 소속기관, 체류목적 및 자격 등이 등록되고(재외국민등록법 제3조), 등록공관의 장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등록신청인에 대하여 여권 사본이나 가족관계기록사항에 관한 증명서 중 기본증명서, 주민등록표 등본 또는 그 밖에 대한민국 국민임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어서(재외국민등록법 시행령 제2조 제3항) 등록사항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으므로, 재외국민등록부 등본은 재외선거권자가 선거권이 있는 대한민국 국민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서류라 할 것이다. 또 이러한 재외국민등록부 등본 이외에도 대한민국 정부가 발행하는 가족관계증명서, 말소된 주민등록표 등ㆍ초본 등의 소명자료를 통해서도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인이 대한민국 국민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법정의견은, 여권이 재외국민에 대한 신분확인 및 국적유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신뢰성 있는 신분증명서라고 하나, 반드시 그러한 것도 아니다. 여권을 소지한 자가 외국국적 취득으로 국적을 상실하면 여권도 그 효력을 자동으로 잃게 되지만(여권법 제13조 제1항 제7호), 자진하여 신고하지 아니하면 국가기관은 이를 알 수 없고, 그 경우 국적상실자가 소지하고 있던 여권을 제시하여 부당하게 재외선거에 참여하는 일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마. 위와 같이 여권은 본래 선거권 존부 확인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서류일 뿐만 아니라, 재외국민등록부 등본 또는 대한민국 정부가 발행한 공신력 있는 다른 서류를 선택적으로 규정하는 등 입법목적을 달성함에 있어 기본권을 덜 침해하는 다른 방법이 충분히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에 여권만의 제시를 요구함으로써 여권이 없는 재외선거권자의 선거권 행사를 제한하는 것은 피해의 최소성원칙에 반한다.
바.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권은 국민주권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권리로서 다른 기본권에 대하여 우월한 지위를 갖는다는 점은 다언을 요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선거권의 제한은 그 제한을 불가피하게 요청하는 개별적ㆍ구체적 사유가 존재함이 명백할 경우에만 정당화될 수 있으며, 막연하고 추상적인 위험이라든지 국가의 노력에 의해 극복될 수 있는 기술상의 어려움이나 장애 등의 사유로는 그 제한이 정당화될 수 없다(헌재 2007. 6. 28. 2004헌마644 참조). 그렇다면 여권제시 이외의 방법에 의한 국적확인이 비록 번잡하고 비능률적이라 하더라도, 국가는 선거권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이 재외선거인명부에서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국적 확인이 용이하다는 행정편의적인 이유로, 대한민국 국민인 재외선거권자의 여권소지 여부를 그들의 선거권 행사와 결부시켜 여권발급이 거부되거나 제한된 재외선거권자의 선거권을 사실상 박탈하고 있는바, 비록 심판대상조항이 선거의 공정성 확보라는 공익에 일부 기여하는 바가 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침해되는 기본권인 선거권의 중대성에 비추어 보면 그 사익이 결코 더 작다고 할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지 못하였다 할 것이다.
사.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여권이 없는 재외선거권자인 청구인의 선거권을 침해한다.
관련조항
○ 구 공직선거법(2009. 2. 12. 법률 제9466호로 개정되고, 2012. 10. 2. 법률 제114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8조의5(재외선거인 등록신청) ① 주민등록이 되어 있지 아니하고 국내거소신고도 하지 아니한 사람으로서 외국에서 투표하려는 선거권자는 대통령선거와 임기만료에 따른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를 실시하는 때마다 선거일 전 150일부터 선거일 전 60일까지(이하 이 장에서 “재외선거인 등록신청기간”이라 한다) 공관을 직접 방문하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을 하여야 한다.
○ 구 공직선거법(2011. 9. 30. 법률 제11070호로 개정되고, 2012. 10. 2. 법률 제114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8조의5(재외선거인 등록신청) ③ 재외투표관리관은 재외선거인 등록신청기간 개시일 전 30일까지 비자ㆍ영주권증명서ㆍ장기체류증 또는 거류국의 외국인등록증 등 재외선거인의 국적확인에 필요한 서류의 종류를 공고하여야 한다.
○ 여권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된 것)
제12조(여권의 발급 등의 거부ㆍ제한) ① 외교부장관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에 대하여는 여권의 발급 또는 재발급을 거부할 수 있다.
1. 장기 2년 이상의 형(刑)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고 기소(起訴)되어 있는 사람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고 국외로 도피하여 기소중지된 사람
2. 제24조부터 제26조까지에 규정된 죄를 범하여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사람
3. 제2호 외의 죄를 범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거나 그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사람
4. 국외에서 대한민국의 안전보장ㆍ질서유지나 통일ㆍ외교정책에 중대한 침해를 야기할 우려가 있는 경우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
가. 출국할 경우 테러 등으로 생명이나 신체의 안전이 침해될 위험이 큰 사람
나. 「보안관찰법」 제4조에 따라 보안관찰처분을 받고 그 기간 중에 있으면서 같은 법 제22조에 따라 경고를 받은 사람 ③ 외교부장관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에 대하여는 그 사실이 있는 날부터 1년 이상 3년 이하의 기간 동안 여권의 발급 또는 재발급을 제한할 수 있다.
1. 제1항 제2호에서 규정하는 죄를 범하여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그 형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사람
2. 외국에서의 위법한 행위 등으로 국위(國威)를 크게 손상시킨 사실이 재외공관 또는 관계 행정기관으로부터 통보된 사람 제13조(여권의 효력상실) ① 여권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그 효력을 잃는다.
7. 여권의 발급이나 재발급을 받은 사람이 외국국적을 취득하여 「국적법」에 따라 국적을 상실한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