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5. 12. 18. 선고 2022헌마1525 결정 [기본권 침해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이○○
- 국선대리인
- 변호사 이수정
- 피청구인
- 육군 제○○부대장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대학교 ○○캠퍼스에 재학 중인 학생이자, 육군 제○○사단 제○○여단 제○○대대 ○○대학교 ○○캠퍼스연대에 소속되어 있는 예비군대원이다.
나. 청구인은 2022. 10. 7.경 ○○대학교 ○○캠퍼스 직장예비군연대장으로부터 2022. 11. 7. ○○예비군훈련대에서 실시하는 ‘2022년도 기본훈련(1차)’을 받으라는 내용의 ‘예비군훈련 안내문’(이하 ‘이 사건 안내문’이라 한다)을 전달받았다.
다. 이에 청구인은 2022. 11. 2. ① 주위적으로는 국방부장관이 대학생인 청구인에 대하여 학기 중 평일에 예비군 교육훈련(이하 ‘예비군훈련’이라 한다)을 소집한 행위에 대하여, ② 예비적으로는 자원관리부대장으로 하여금 연간 예비군훈련계획을 수립하고 훈련소집 일정을 공시하도록 규정한 ‘예비군 교육훈련 훈령’ 제10조 제5호 가목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헌법재판소는 심판청구서에 기재된 피청구인이나 청구취지에 구애됨이 없이 청구인의 주장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청구인이 주장하는 침해된 기본권과 침해의 원인이 되는 공권력을 직권으로 조사하여 피청구인과 심판대상을 확정하여 판단하여야 한다(헌재 2003. 5. 15. 2002헌마90 참조). 청구인은 국방부장관을 피청구인으로 지정하였으나, 국방부장관으로부터 예비군의 관리·운용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아 수행하는 주체는 수임군부대의 장이고(예비군법 제14조 제1항, 예비군법 시행령 제28조 제1항), 예비군훈련 소집명령 역시 수임군부대의 장이 예비군훈련 대상자에게 소집통지서를 전달함으로써 이루어지므로(예비군법 제6조의2 제1항, 예비군법 시행령 제16조 제1항), 직권으로 이 사건 피청구인을 청구인이 소속되어 있는 군부대의 장인 육군 제○○부대장으로 특정하기로 한다.
나. 청구인은 예비적으로 ‘예비군 교육훈련 훈령’ 제10조 제5호 가목에 대한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이 부분에 관하여 구체적인 위헌 주장을 하지 않고 있으므로 위 조항은 심판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피청구인이 2022. 10. 7. 청구인에 대하여 학기 중 평일에 예비군훈련을 소집한 행위’(이하 ‘이 사건 소집행위’라 한다)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이 사건 안내문의 내용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 안내문] ┌───────────────────────────┐ │예비군 훈련 안내문 │ │이○○ 님 안녕하십니까? │ │2022년도 기본훈련(1차) 훈련 안내입니다. │ │ │ │※예비군홈페이지로 로그인하여 훈련일정을 확인하세요. │ │┌─────────────────────────┐│ ││[유형별 훈련계획 및 일정안내] ││ ││기본훈련(1차): 11.7(월) 09시~18시(8H) ││ ││- 단과대학별 훈련 일정 안내 및 훈련 소집통지서 ││ ││일정 등 상세내용 확인 ││ ││[훈련시간 및 제도 변경사항] ││ ││○ 훈련시간: 11.7(월) 09시~18시(8H) ││ ││○ 훈련장소: ○○예비군훈련대 ││ ││ (○○시 ○○구 ○○동) ││ ││09시 이후 입소불가(무단불참 처리됨) ││ ││[국내 장거리 출장안내] ││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예비군연대본부로 연락바랍니다.││ ││ (○○-○○-○○~○○) ││ ││[훈련 연기 안내] ││ ││훈련연기대상(구비서류) ││ ││- 질병 또는 심신장애가 있는 사람 ││ ││ (훈련일이 포함된 진단서 제출) ││ ││- 공무원, 국가/공공단체시행 시험응시 ││ ││ (응시원서 접수증) ││ │└─────────────────────────┘│ └───────────────────────────┘
┌───────────────────┐ │┌─────────┐ │ ││- 주요업무 확인서 │ │ │└─────────┘ │ │ │ │2022년 10월 7일 │ │○○대학교 ○○캠퍼스 직장예비군연대장│ └───────────────────┘
[관련조항] 구 예비군 교육훈련 훈령(2019. 9. 24. 국방부훈령 제2321호로 개정되고, 2024. 1. 5. 국방부훈령 제288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소집방법) 예비군훈련을 위한 소집 방법은 다음 각 호와 같다.
5. 인터넷을 활용한 훈련소집은 동미참훈련(4일)과 기본훈련에 대하여 신청이 가능하며, 훈련의 일정은 예비군이 훈련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예비군 홈페이지’에 공시한다.
가. 자원관리부대장은 연간 훈련계획을 수립하고, 신청가능 훈련소집일정을 공시한다.
3. 청구인의 주장
피청구인은 자원관리부대장이 임의로 수립한 연간 훈련계획에 따라 평일에 예비군훈련을 실시함으로써 대학생에게 학기 중 평일에 수업을 들을 학습권을 포기하게 하고 예비군훈련을 받도록 강요하여 학생 예비군을 불리하게 처우하고 있다. 예비군법 등은 전체 예비군을 대상으로 하는 전국단위훈련과 휴일예비군훈련을 마련하고 있으나, 신청기간과 선택 가능한 일정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사실상 신청이 불가능하다.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 예비군(이하 ‘학생 예비군’이라 한다)은 연간 1회 8시간의 기본훈련만 이수하면 되므로 주말이나 방학 중에 훈련일정을 잡는 것이 어렵지 아니함에도 피청구인은 학기 중 평일에 훈련일정을 편성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소집행위는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행복추구권, 평등권, 직업의 자유, 교육을 받을 권리,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헌법 제3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여 국민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청구인은 이 사건 소집행위로 인하여 훈련 당일 진행되는 학교 수업에 참여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교육을 받을 권리의 침해 여부가 문제된다. 한편, 교육을 받을 권리의 보장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하고(헌법 제10조 전문)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는 데(헌법 제34조 제1항) 필수적인 조건이자 대전제이다(헌재 2019. 11. 28. 2018헌마222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소집행위가 행복추구권이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한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위 두 기본권을 교육의 영역에서 구체화한 교육을 받을 권리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2) 청구인은 이 사건 소집행위가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직업’이란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계속적인 소득활동을 의미하는바(헌재 2022. 9. 29. 2019헌마938 참조), 대학생으로서 강의를 수강하는 것이 직업의 선택이나 수행과 직접적으로 관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청구인은 이 사건 소집행위가 현역 복무를 마친 남학생의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이러한 주장은 예비군훈련의 이행 과정에서 교육을 받을 권리가 과도하게 제한된다는 주장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므로 교육을 받을 권리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평등권 침해 주장은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나. 심사기준
헌법 제39조는 국민의 의무로서 국방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이를 구체화한 예비군법 제6조 제1항은 예비군대원인 국민에게 병역의무의 일환으로 연간 20일 한도의 예비군훈련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예비군법에 따라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기본권 제한은 불가피하나, 그 제한은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예비군훈련의 대상과 내용, 훈련일정이나 훈련시간 등을 결정하는 것은 예비군의 임무와 훈련의 목표, 가변적 군사상황에 따라 예비군의 임무수행 능력유지 및 강화의 필요성이나 훈련시설의 수용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책적이고 군사과학적인 차원에서 결정되어야 할 사항이기 때문에(헌재 2013. 12. 26. 2010헌마789 참조), 입법 및 행정에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되어야 하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소집행위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는지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서는 보다 완화된 기준이 적용될 필요가 있다.
다. 교육을 받을 권리 침해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예비군훈련은 예비역으로 편성된 사람이 유사시 즉각적인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시 동원 태세를 확립하고 임무수행 능력을 배양하기 위하여 실시되는 것으로 국가안전보장 및 병력동원체계의 유지라는 중대한 공익에 기여한다. 따라서 이 사건 소집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또한 학생 예비군대원에게 학기 중 평일에 예비군훈련을 소집하고 이에 응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예비군자원의 효율적인 배치와 편성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위와 같은 목적 달성에 기여하므로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2) 침해의 최소성
(가) 일반적으로 현역 복무를 마친 사람은 예비역으로 편입될 뿐 아니라 일정 기간 동안 예비군으로 편성되어 동원 및 훈련에 응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병역법 제5조 제1항 제2호 가목, 예비군법 제3조 제1항 제2호 참조). 그 중에서도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 예비군은 일반 예비군과 달리 연 1회 8시간의 기본훈련만을 이수하도록 되어 있으며, 그 외 대부분의 훈련은 국방부장관의 훈련방침에 따라 보류된다(예비군 교육훈련 훈령 제23조 제1항 [별표 6] 참조). 또한 예비군법은 학생의 학업을 보장하기 위하여 학교의 장 및 교직원으로 하여금 예비군훈련을 받는 학생에 대하여 훈련기간을 결석으로 처리하거나 이를 이유로 불리하게 처우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10조의2). 2024. 2. 20. 대통령령 제34227호로 개정된 고등교육법 시행령은 제17조의3을 신설하여, 학교의 장에게 예비군훈련 기간 동안 수업을 결석으로 처리하지 않을 것, 수업자료 제공이나 보충수업을 실시할 것, 그 밖에 예비군훈련을 이유로 성적 처리 등 학업에 불리한 처우를 하지 않을 것을 의무화하였다.
(나) 청구인은 학생 예비군의 학업보장을 위하여 예비군훈련을 휴일이나 방학기간에 편성하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비군훈련의 일정은 국방부장관이 전체 훈련계획을 수립하여 기본 방침을 하달하면 수임군부대장과 자원관리부대장이 부대 여건을 고려하여 연간 훈련계획을 확정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예비군 교육훈련 훈령 제7조, 제10조 제5항 제1호, 제17조 제4항 제1호 참조). 특히 학생 예비군훈련의 경우에는 각 대학의 학사 일정, 훈련장의 운영 여건, 학생 예비군 관리 인력 및 자원의 배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훈련대상자의 명단과 훈련 일정을 정하게 된다. 학생 예비군훈련은 통상 학기 중 평일에 편성되는데, 그 이유는 휴일이나 방학기간 중에는 대학의 행정 업무가 원활히 이루어지기 어렵고 훈련장이나 이동 편의를 위한 집단수송 차량도 학기 중 평일을 기준으로 편성되는 등 휴일훈련이나 방학 중 훈련을 별도로 운영하기 어려운 구조적 제약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학생 예비군훈련을 휴일에 실시할 경우 학생 예비군은 물론 예비군훈련 실시에 관계된 장병들의 휴식권, 종교활동의 자유 등을 제한할 수 있다. 학생 예비군훈련을 방학기간에 실시할 경우 연고지와 대학 소재지가 상이한 학생들에게 불편을 초래할 수 있고, 계절적 기상 여건으로 훈련대상자들의 신체적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으며, 각종 시험 준비나 어학연수 등 장기 일정을 계획한 학생들의 또 다른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 더욱이 전체 학생 예비군자원으로 예비군훈련을 실시하는 데에는 상당기간이 소요되는데, 휴일이나 (혹서기 및 혹한기를 제외한) 방학기간 중에만 예비군훈련을 실시하는 경우에는 훈련가용일자가 제한되어 학생 예비군자원의 효율적인 배치와 편성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고, 반대로 일반 예비군의 선택권을 제한하거나 그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다) 한편 ‘예비군 교육훈련 훈령’은 훈련소집 30일 전에 훈련일정을 예비군 홈페이지나 예비군 앱에 공시하여 예비군대원이 희망하는 일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제10조 제5항 제1호, 제2호, 제19조 참조). 학생 예비군의 경우 대학 운영의 특성상 학기 중 특정 주간을 정하여 단과대나 학과별로 하루씩 훈련 일정을 편성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예비군훈련 대상자는 공시된 일정에 훈련 참석이 어려운 경우 훈련 소집 3일 전까지 전국단위훈련 또는 휴일예비군훈련을 신청할 수 있고(같은 훈령 제20조 제1항, 제21조 제1항 참조), 질병이나 심신 장애 등 부득이한 사유로 훈련에 응할 수 없을 때에는 훈련 연기를 신청할 수 있다(예비군법 제6조 제4항, 제5조 제2항 참조). 결국 청구인이 학기 중 평일에 예비군훈련 소집명령을 받았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제도를 통하여 자신에게 적합한 일정으로 훈련을 조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소집행위는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갖추고 있다.
(라) 따라서 이 사건 소집행위는 침해의 최소성을 충족한다.
(3) 법익의 균형성
학생 예비군훈련을 학기 중 평일에 실시함으로써 학생 예비군이 입는 불이익은 연 1회 8시간에 불과하여 비교적 경미하다. 그에 반하여 예비군훈련의 효율적인 집행을 통해 확보되는 국가동원체계의 유지와 병역관리의 실효성이라는 공익은 훨씬 더 중대하므로, 이 사건 소집행위는 법익의 균형성을 충족한다.
(4)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소집행위는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김상환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 오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