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5. 7. 17. 선고 2020헌바524 결정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3호 등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주○○
- 대리인
- 법무법인(유한) 바른 담당변호사 이동훈 외 2인 법무법인(유한) 서평담당변호사 김상호 외 1인
- 당해사건
- 대법원 2020도6217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등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2019. 8. 20. 법률 제16444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3호 가목 중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가운데 형법 제351조 중 제347조 제1항에 관한 부분 및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부칙(2019. 8. 20. 법률 제16444호) 제2조 중 같은 법 제2조 제3호 가목 가운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중 형법 제351조 가운데 제347조 제1항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다단계 판매업체인 주식회사 □□(이하 ‘□□’이라 한다)을 실제 경영하는 사람으로, ‘□□의 재정상태가 악화되어 판매원들인 피해자들로부터 물품구입비 명목으로 금원을 납입받더라도 판매원들에게 물품을 제대로 지급하거나 수당을 전부 지급하지 못하게 될 상황에 있었음에도, 변호사 김○○, 대표이사 안○○, 부사장 강○○ 등과 공모하여 상습으로 2013. 1. 1.경부터 2014. 1. 19.경까지 1,329명의 피해자들로부터 물품구입비 명목으로 총 37,553회에 걸쳐 합계 113,775,047,468원을 교부받아 편취하였다’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의 범죄사실로 제1심에서 2019. 11. 22.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고합126).
나. 위 판결에 대하여 청구인과 검사가 항소하였고, 항소심 법원은 2020. 5. 13. 제1심 판결을 파기하고 청구인에게 징역 10년 및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부패재산몰수법’이라 한다) 제6조 제1항에 따른 추징 44,488,503,468원을 선고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9노2734). 이에 청구인과 검사가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20. 9. 24.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대법원 2020도6217, 당해 사건).
다. 청구인은 당해 사건 계속 중, 추징의 근거조항인 부패재산몰수법(2019. 8. 20. 법률 제16444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3호 및 별표 제1호, 제4호, 부패재산몰수법 부칙(2019. 8. 20. 법률 제16444호) 제2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20. 9. 24. 기각되자(대법원 2020초기650), 2020. 10. 23. 위 조항들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당해 사건에서 상습으로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다단계판매의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이득액 50억 원 이상을 편취하였다는 범죄사실에 대하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 그에 기하여 추징이 선고되었으므로 심판대상을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2019. 8. 20. 법률 제16444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3호 가목 중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가운데 형법 제351조 중 제347조 제1항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정의조항’이라 한다),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부칙(2019. 8. 20. 법률 제16444호) 제2조 중 이 사건 정의조항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부칙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2019. 8. 20. 법률 제16444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3. “범죄피해재산”이란 별표에 규정된 죄 가운데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의 범죄행위에 의하여 그 피해자로부터 취득한 재산 또는 그 재산의 보유·처분에 의하여 얻은 재산을 말한다. 가.「형법」제2편 제39장 사기와 공갈의 죄 중 제347조, 제347조의2 및 제351조(제347조 및 제347조의2의 상습범만 해당한다)에 해당하는 죄[「형법」제114조에 따른 범죄단체를 조직하여 범행한 경우,「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제2조에 따른 유사수신행위 또는「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제2조 제5호에 따른 다단계판매의 방법으로 기망(欺罔)하여 범행한 경우 및「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제2조 제2호에 따른 전기통신금융사기에 해당하는 경우(이하 “특정사기범죄”라 한다)로 한정한다]와「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제3조 중「형법」제347조, 제347조의2 및 제351조(제347조 및 제347조의2의 상습범만 해당한다)에 해당하는 죄(특정사기범죄로 한정한다)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부칙(2019. 8. 20. 법률 제16444호) 제2조(범죄피해재산에 관한 적용례) 제2조 제3호 및 별표 제1호·제4호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당시 수사 중이거나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에도 적용한다. [관련조항]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고, 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특정재산범죄의 가중처벌) ①「형법」제347조(사기), 제350조(공갈), 제351조(제347조 및 제350조의 상습범만 해당한다), 제355조(횡령·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 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이득액이 50억 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347조(사기) ①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51조(상습범) 상습으로 제347조 내지 전조의 죄를 범한 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2008. 3. 28. 법률 제8993호로 제정된 것) 제3조(부패재산의 몰수) ① 부패재산은 몰수할 수 있다. 다만, 다른 법령에 따라 부패재산을 몰수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그 법령에 따라 몰수한다. ② 제1항에 따라 몰수하는 부패재산이 부패재산 외의 재산과 합하여진 경우에는 부패재산과 그 외의 재산이 합하여진 재산(이하 “혼합재산”이라 한다) 중 부패재산의 비율에 상당하는 부분을 몰수할 수 있다. 제5조(추징) ① 부패재산을 몰수할 수 없거나 그 재산의 성질, 사용상황, 그 재산에 관한 범인 외의 자의 권리 유무, 그 밖의 사정으로 인하여 이를 몰수함이 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그 가액(價額)을 범인으로부터 추징한다. 제6조(범죄피해재산의 특례) ① 제3조의 재산이 범죄피해재산으로서 범죄피해자가 그 재산에 관하여 범인에 대한 재산반환청구권 또는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행사할 수 없는 등 피해회복이 심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몰수·추징할 수 있다. ② 이 법에 따라 몰수·추징된 범죄피해재산은 피해자에게 환부(還付)한다. ③ 범죄피해재산의 환부 요건 및 절차 등 범죄피해재산의 환부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2019. 8. 20. 법률 제16444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부패범죄”란 불법 또는 부당한 방법으로 물질적·사회적 이득을 얻거나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얻도록 도울 목적으로 범한 죄로서 별표에 규정된 죄를 말한다. [별표] 부패범죄(제2조 제1호 관련) 1.「형법」중 다음 각 목의 죄
다. 제2편 제39장 사기와 공갈의 죄 중 제347조, 제347조의2 및 제351조(제347조 및 제347조의2의 상습범만 해당한다)에 해당하는 죄(특정사기범죄로 한정한다) 4.「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 다음 각 목의 죄
가. 제3조 중「형법」제347조, 제347조의2 및 제351조(제347조 및 제347조의2의 상습범만 해당한다)에 해당하는 죄(특정사기범죄로 한정한다)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부칙(2019. 8. 20. 법률 제16444호) 제1조(시행일)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이 사건 정의조항은 특정사기범죄로 취득한 재산 및 그 재산의 보유·처분에 의하여 얻은 재산을 ‘범죄피해재산’으로 규정하여 부패재산몰수법 제6조 제1항(이하 ‘범죄피해재산 특례조항’이라 한다)에 의한 몰수·추징 대상에 포함시킴으로써 형법 제48조가 정한 몰수·추징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특정사기범죄로 취득한 재산을 형법과 별도의 규정에 따라 몰수·추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과도한 사익 침해로서 과잉금지원칙 및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에 위반된다. 범죄행위로 피해자로부터 취득한 재산의 불법성은 그것이 특정사기범죄에 의한 것이든 강도나 성매매 등 다른 범죄에 의한 것이든 본질적으로 현저한 차이가 없고, 특정사기범죄와 다른 유형의 사기범죄 사이에도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정의조항은 특정사기범죄로 인하여 취득한 재산 등만을 범죄피해재산으로 정의하여 다르게 취급함으로써 본질적으로 동일하거나 유사한 범죄에 대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다른 처벌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나. 이 사건 부칙조항은 이 사건 정의조항 시행 전에 행하여진 범죄행위라 하더라도 시행 당시 수사 중이거나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 사건 정의조항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범죄행위 당시보다 불이익한 법률을 소급하여 적용하도록 한 것으로서 헌법상 형벌불소급원칙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이 사건 정의조항에 대한 판단
(1) 쟁점
이 사건 정의조항은 부패재산몰수법 제2조 제3호 가목에서 규정한 특정사기범죄 중 형법 제351조, 제347조 제1항의 상습사기로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로 처벌되는 죄(이하 ‘이 사건 특정사기범죄’라 한다)의 범죄행위에 의하여 그 피해자로부터 취득한 재산 또는 그 재산의 보유·처분에 의하여 얻은 재산을 몰수·추징의 대상이 되는 범죄피해재산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도나 성매매 등 다른 유형의 범죄행위로 재산을 취득한 경우와 비교하여 달리 취급되므로 평등원칙 위반 여부가 문제된다. 청구인은 이 사건 정의조항이 과잉금지원칙 및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에도 위반된다고 주장하나, 이는 이 사건 특정사기범죄를 다른 유형의 범죄와 달리 취급하여 형법 제48조에서 정한 몰수·추징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 청구인의 사익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것이어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는 주장과 다름없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평등원칙 위반 여부
(가) 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평등의 원칙은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과 법의 적용에 있어서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상대적 평등을 뜻하고, 따라서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차별 또는 불평등은 평등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헌재 1999. 5. 27. 98헌바26). 이 사건 정의조항은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는 부분에 대한 것이 아니다. 또한 입법자에게는 특정 사회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 범죄예방조치를 택할 수 있는 입법형성의 자유가 허용된다(헌재 2003. 6. 26. 2002헌가14 참조). 그러므로 이 사건 정의조항이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고 있는지에 관한 차별취급의 존재 여부와 차별취급이 존재한다면 이를 자의적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평등원칙 위반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나) 부패재산몰수법은 부패재산의 몰수 및 추징, 환수 등에 관한 특례를 규정함으로써 부패범죄를 조장하는 경제적 요인을 근원적으로 제거하여 부패범죄를 효과적으로 방지·척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부패범죄는 부정한 이득을 얻을 목적으로 범하는 죄로서, 그 이득은 범죄자의 축재에 이용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범죄에 투입되어 건전한 사회·경제질서와 국제사회의 발전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부패범죄를 효율적으로 방지·척결하기 위해서는 범인이 범죄행위로 취득한 부정한 이익을 박탈할 필요가 있다. 부패범죄에서 피해자가 존재하더라도 그 피해자가 사법상 청구권을 행사하여 피해재산을 회복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는 경우까지 범죄피해재산을 몰수·추징의 대상에서 제외한다면, 범인은 막대한 범죄수익을 그대로 보유하게 되고 피해자는 피해를 회복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국가가 대신하여 피해재산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피해자의 실질적 재산권 회복을 위한 최선의 보호책이 될 수 있다. 이 사건 정의조항은 개인의 재산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피해자가 있는 재산범죄인 이 사건 특정사기범죄의 범죄행위에 의하여 피해자로부터 취득한 재산 또는 그 재산의 보유·처분에 의하여 얻은 재산을 범죄피해재산으로 규정하여 몰수·추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범인이 취득한 부정한 이익을 박탈하고, 피해자의 실질적인 피해회복을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다. 비교집단이 본질적으로 동일한가에 대한 판단은 일반적으로 관련 법규정의 의미와 목적에 달려 있다(헌재 1996. 12. 26. 96헌가18 참조). 이 사건 특정사기범죄는 피해자가 존재하는 재산범죄로서 개인의 재산적 법익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반면,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는 성매매범죄는 성매매를 근절함으로써 건전한 성풍속 및 성도덕을 확립하는 것을 입법목적으로 하므로(헌재 2016. 3. 31. 2013헌가2 참조), 이 사건 정의조항을 적용함에 있어 성매매와 이 사건 특정사기범죄를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으로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정의조항은 이 사건 특정사기범죄의 범죄행위로 취득한 재산 또는 그 재산의 보유·처분에 의하여 얻은 재산을 범죄피해재산의 범위에 포함시킴으로써 재산범죄 중에서도 특정한 유형의 사기범죄를 다른 사기범죄와 달리 취급하고 있다. 이 사건 정의조항에 의하면 이 사건 특정사기범죄는 상습으로 사기범죄를 범죄단체를 조직하여 범행한 경우, 유사수신행위 또는 다단계판매의 방법으로 기망하여 범행한 경우, 전기통신금융사기를 한 경우로서 그 이득액이 50억 원 이상인 경우를 의미한다. 이 사건 특정사기범죄는 재산범죄의 일종으로서 사기범죄의 한 유형에 해당하지만, 사기범죄가 조직적으로 이루어져 피해가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여러 피해자들의 피해재산이 혼화되어 계속적으로 자금의 이동과 거래가 이루어지며, 피해재산이 조직적으로 은닉되거나 해외로 도피되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가 개별적으로 이를 추적하여 사법상 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경우에 피해회복을 오로지 피해자의 사법상 청구권 행사에만 맡긴다면 범인이 이 사건 특정사기범죄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재산을 그대로 보유하게 되는 위법상태를 시정하기 어렵게 된다. 또한 범죄피해재산의 소재가 불분명해지면 피해자가 실질적으로 피해를 회복할 수 없게 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이를 미리 보전하는 것이 중요한데, 몰수·추징의 대상으로 삼지 않을 경우 형사상 보전절차로서 몰수 및 추징보전을 실시하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강도 역시 사기범죄와 마찬가지로 재산범죄의 일종이기는 하나, 범죄의 특성상 이 사건 특정사기범죄와 같이 다수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여러 피해자의 피해재산과 범죄수익이 혼재되어 계속적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를 쉽게 상정하기는 어렵다. 결국 이 사건 정의조항이 다른 유형의 범죄와 달리 이 사건 특정사기범죄의 범죄행위에 의하여 그 피해자로부터 취득한 재산 또는 그 재산의 보유·처분에 의하여 얻은 재산을 몰수·추징의 대상이 되는 범죄피해재산으로 규정한 것은, 위와 같은 이 사건 특정사기범죄의 특성을 고려하여 부패범죄를 조장하는 경제적 요인을 제거하고 피해자의 실질적 피해회복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이 사건 정의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나. 이 사건 부칙조항에 대한 판단
(1) 쟁점
이 사건 부칙조항은 이 사건 정의조항 시행 전에 이 사건 특정사기범죄를 저질렀더라도, 해당 사건이 이 사건 정의조항 시행 당시 수사 중이거나 법원에 계속 중인 경우에는 이 사건 정의조항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우선 이 사건 부칙조항이 헌법상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이 사건 부칙조항이 이 사건 정의조항 시행 전의 법상태에 대한 청구인의 신뢰를 침해하여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2)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소급입법은 신법이 이미 종료된 사실관계에 작용하는지 아니면 현재 진행 중인 사실관계에 작용하는지에 따라 ‘진정소급입법’과 ‘부진정소급입법’으로 구분된다. 전자는 헌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특단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 반면, 후자는 원칙적으로 허용되나 소급효를 요구하는 공익상의 사유와 신뢰보호의 요청 사이의 교량과정에서 신뢰보호의 관점이 입법자의 형성권에 제한을 가하게 된다(헌재 2023. 5. 25. 2020헌바45 참조). 이 사건 정의조항이 포섭하여 규율하려는 범위가 ‘이 사건 특정사기범죄를 저지른 사실 및 그로 인한 법률관계’에 해당한다고 본다면, 이 사건 부칙조항은 그러한 사실관계가 이미 종료된 이후 그에 대한 제재의 종류를 추가한 것이므로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한다. 반면 이 사건 정의조항이 포섭하여 규율하려는 범위가 ‘이 사건 특정사기범죄의 범죄행위로 피해자로부터 취득한 재산 또는 그 재산의 보유·처분에 의하여 얻은 재산을 취득하여 보유하고 있는 상태 및 그로 인한 법률관계’라고 본다면, 이 사건 부칙조항은 현재 진행 중인 사실관계 및 법률관계에 작용하는 것으로서 부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한다.
(나) 부패재산몰수법은 부패범죄를 조장하는 경제적 요인을 근원적으로 제거하여 부패범죄를 효과적으로 방지·척결하기 위하여 제정된 법으로(제1조 참조), 범죄피해재산 특례조항은 범죄피해재산으로서 피해자가 재산반환청구권 또는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행사할 수 없는 등 피해회복이 심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범죄수익을 몰수·추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통하여 피해자가 있는 부패범죄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사법상 청구권 행사가 사실상 곤란한 사정으로 인하여 범인이 범죄행위로 취득한 이익을 그대로 보유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이다. 결국 이들 조항이 규율하고자 하는 사실관계는 단순히 범인이 이 사건 특정사기범죄를 저지른 행위 자체로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 특정사기범죄로 인하여 취득한 재산을 보유함으로써 현재 진행 중인 상태라고 할 것이다. 또한 범죄피해재산 특례조항이 정하고 있는 몰수·추징의 대상은 범죄피해재산이고, 대법원은 이 조항에 따른 추징의 범위가 피고인이 실제로 취득한 이익에 한정된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23. 5. 18. 선고 2023도1014 판결 참조). 이러한 몰수·추징은 위법한 범죄행위로 침해된 재산질서를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으로서, 위법행위로 인한 이익을 다시 환수하기 위한 원상회복적인 성격을 가진다. 이 사건 부칙조항은 이미 종료된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를 사후적으로 규율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사실관계, 즉 이 사건 특정사기범죄를 저지른 범인이 그로 인한 범죄피해재산을 보유하고 있고, 이에 관한 수사나 재판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피해자가 사법상 청구권을 행사하여 이를 회복하는 것이 심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범인이 그 피해자로부터 취득한 재산 또는 그 재산의 보유·처분에 의하여 얻은 재산을 몰수·추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이는 진행 중인 사실 내지 법률관계에 대한 규율이므로 헌법상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3) 신뢰보호원칙 위반 여부
(가) 신뢰보호의 원칙은 헌법상 법치국가의 원칙으로부터 파생되는 것으로서, 법률의 제정이나 개정 시 구법질서에 대한 당사자의 신뢰가 합리적이고도 정당하며, 법률의 제정이나 개정으로 야기되는 당사자의 손해가 극심하여 새로운 입법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이 그러한 당사자의 신뢰의 파괴를 정당화할 수 없다면 그러한 새 입법은 신뢰보호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헌재 2010. 10. 28. 2009헌바67 참조). 신뢰보호원칙의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한편으로는 침해받은 이익의 보호가치, 침해의 중한 정도, 신뢰가 손상된 정도, 신뢰침해의 방법 등과, 다른 한편으로는 새 입법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을 종합적으로 비교·형량하여야 한다(헌재 2008. 9. 25. 2007헌바74 참조).
(나) 이 사건 정의조항이 개정되기 전 이 사건 특정사기범죄를 저지른 범인이 가지는 신뢰는 ‘이 사건 특정사기범죄의 범죄행위에 의하여 그 피해자로부터 취득한 재산 또는 그 재산의 보유·처분에 의하여 얻은 재산에 대하여 몰수·추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위 범죄피해재산이 형법상 몰수·추징 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은, 몰수·추징된 재산은 국고에 귀속될 뿐 피해자에게 환부되지 아니하므로 피해자가 직접 사법상 청구권을 행사하여 피해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피해자를 간접적으로 보호하기 위함이다. 위 범죄피해재산이 몰수·추징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해당 재산은 범인이 피해자로부터 편취한 것으로서 종국적으로는 피해자에게 귀속되어야 할 것이며, 범인 역시 이러한 사정을 인식하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해자가 사실상 사법상 청구권을 행사하기 곤란하여 범인이 위 범죄피해재산을 그대로 보유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범인의 신뢰를 보호가치 있는 신뢰로 볼 수는 없다. 부패재산몰수법은 ‘범죄피해자가 그 재산에 관하여 범인에 대한 재산반환청구권 또는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행사할 수 없는 등 피해회복이 심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범죄피해재산에 대한 몰수·추징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데(범죄피해재산 특례조항), 이러한 경우 이 사건 특정사기범죄로 취득한 범죄피해재산을 범인에게 귀속시키는 것은 범죄행위로 인한 불법이익을 용인하는 것으로서 우리 공동체가 공유하는 보편적인 사회적 가치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 이를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이 사건 특정사기범죄를 조장하는 경제적 요인을 근원적으로 제거하여 해당 범죄를 방지·척결하고 범죄피해자의 실질적 피해회복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공익적 목적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매우 크다. 따라서 이 사건 부칙조항은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정의조항 및 이 사건 부칙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