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5. 2. 27. 선고 2021헌바111 결정 [산업안전보건법 제175조 제2항 제2호 등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이○○
- 대리인
- 변호사 김진현
- 당해사건
- 전주지방법원 2021라27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구 산업안전보건법(2017. 4. 18. 법률 제14788호로 개정되고, 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2항 중 제2조 제7호의 중대재해 발생 보고에 관한 부분, 제72조 제2항 중 ‘제10조 제2항에 따른 보고를 하지 아니한 자 중 중대재해 발생 보고를 하지 아니한 자’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개요
청구인은 중기대여업 등을 하는 ○○ 대표자이다. 청구인은 근로자 조○○을 고용하여 충남 금산군 (주소생략)에서 벌목한 목재를 운반하여 하역하는 작업을 하였다. 2019. 11. 21. 조○○이 청구인 소유 덤프트럭 운전석 쪽 차체 위로 올라가 섬유로프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쓰러지면서 적재함과 차체 사이에 끼는 사고가 발생하였고, 조○○은 2019. 11. 22. 사망하였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장은 2020. 1. 28. 청구인이 중대재해인 위 사망사고를 지연보고하였다는 이유로 청구인에게 21,000,000원의 과태료 부과통지를 하였다. 청구인은 위 과태료 부과에 대하여 이의제기를 하였고, 위 사건을 통보받은 법원은 약식절차에 의하여 2020. 5. 11. 청구인에게 과태료 15,000,000원을 부과하였다. 청구인이 위 결정에 이의신청을 하자, 법원은 심문을 거쳐 2021. 1. 21. 산업안전보건법 제175조 제2항 제2호, 제54조 제2항,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36조 제1항, 제2항, 제50조 제2항에 의하여 청구인에게 과태료 15,000,000원을 부과하는 결정을 하였다(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20과10084). 청구인이 위 결정에 불복하여 항고하였으나, 법원은 2021. 4. 28. 항고를 기각하였고(전주지방법원 2021라27, 당해 사건), 청구인의 재항고 역시 2021. 7. 21. 기각되었다(대법원 2021마5850). 청구인은 당해 사건 계속 중 산업안전보건법 제175조 제2항 제2호, 제54조 제2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1. 4. 29. 기각되자(전주지방법원 2021카기10327), 2021. 5. 11. 위 조항들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한편, 청구인에 대하여 2021. 2. 5. ‘청구인이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인 조○○을 사망에 이르게 함과 동시에 근로자의 산업재해예방 및 안전을 위한 필요조치를 취하지 않아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내용의 업무상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범죄사실로 벌금 5,000,000원의 약식명령이 내려져 그대로 확정되었다(대전지방법원 2020고약11486).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54조 제2항 및 산업안전보건법(2020. 3. 31. 법률 제17187호로 개정된 것) 제175조 제2항 제2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고, 당해 사건의 법원 역시 위 조항에 대하여 기각결정을 하였다. 그러나 위 산업안전보건법 제54조 제2항 및 제175조 제2항 제2호의 시행일은 각 2020. 1. 16. 및 2020. 10. 1.이고, 청구인에게 적용되는 법률은 행위 시의 법률이므로[산업안전보건법 부칙(2019. 1. 15. 법률 제16272호) 제19조,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3조 제1항], 당해 사건에 적용되는 것은 당해 사건에서 문제된 위반행위의 시점에 시행되었던 구 산업안전보건법(2017. 4. 18. 법률 제14788호로 개정되고, 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중 중대재해 보고의무 및 위반 시 과태료 부과에 대하여 정하고 있는 제10조 제2항, 제72조 제2항이다. 헌법재판소는 청구인의 심판청구 이유,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 사건의 경과, 당해 사건 재판과의 관련성의 정도, 이해관계기관의 의견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당사자가 청구취지 등에서 위헌확인을 구하는 법률조항에 대하여 직권으로 이를 변경하여 심판대상으로 확정할 수 있다(헌재 2010. 2. 25. 2008헌바159 참조). 이 사건의 경우 당해 사건에서 문제되는 위반행위의 시점 이전인 2019. 1. 15.에 이미 전부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이 공포되었으나 그 부칙조항에 의하여 시행되지 않고 있던 상태였고, 위헌제청신청 기각결정의 대상이 된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54조 제2항, 산업안전보건법(2020. 3. 31. 법률 제17187호로 개정된 것) 제175조 제2항 제2호와 당해 사건에 적용되는 구 산업안전보건법(2017. 4. 18. 법률 제14788호로 개정되고, 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2항, 제72조 제2항은 모두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사업주에게 보고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인바, 심판대상조항을 당해 사건 법원이 실질적으로 판단했다고 볼 수 있는 구 산업안전보건법(2017. 4. 18. 법률 제14788호로 개정되고, 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2항 및 제72조 제2항으로 변경하기로 한다(헌재 2010. 2. 25. 2008헌바159; 헌재 2010. 10. 28. 2008헌바74 참조). 또한 청구인에 대하여 중대재해인 사망사고를 지연보고하였다는 이유로 과태료가 부과되었으므로 심판대상을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산업안전보건법(2017. 4. 18. 법률 제14788호로 개정되고, 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2항 중 제2조 제7호의 중대재해 발생 보고에 관한 부분 및 제72조 제2항 중 ‘제10조 제2항에 따른 보고를 하지 아니한 자 중 중대재해 발생 보고를 하지 아니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구 산업안전보건법(2017. 4. 18. 법률 제14788호로 개정되고, 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산업재해 발생 은폐 금지 및 보고 등) ② 사업주는 제1항에 따라 기록한 산업재해 중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에 대하여는 그 발생 개요·원인 및 보고 시기, 재발방지 계획 등을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제72조(과태료) ② 제10조 제2항에 따른 보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보고한 자 중 중대재해 발생 보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보고한 자에게는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관련조항] 구 산업안전보건법(2010. 6. 4. 법률 제10339호로 개정되고, 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산업재해”란 근로자가 업무에 관계되는 건설물ㆍ설비ㆍ원재료ㆍ가스ㆍ증기ㆍ분진 등에 의하거나 작업 또는 그 밖의 업무로 인하여 사망 또는 부상하거나 질병에 걸리는 것을 말한다.
2. “근로자”란「근로기준법」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
3. “사업주”란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를 말한다.
7. “중대재해”란 산업재해 중 사망 등 재해 정도가 심한 것으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재해를 말한다. 구 산업안전보건법(2017. 4. 18. 법률 제14788호로 개정되고, 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산업재해 발생 은폐 금지 및 보고 등) ① 사업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그 발생 사실을 은폐하여서는 아니 되며,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재해발생원인 등을 기록·보존하여야 한다. 구 산업안전보건법(2010. 6. 4. 법률 제10339호로 개정되고, 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작업중지 등) ① 사업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또는 중대재해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즉시 작업을 중지시키고 근로자를 작업장소로부터 대피시키는 등 필요한 안전ㆍ보건상의 조치를 한 후 작업을 다시 시작하여야 한다. ③ 사업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을 때에는 제2항에 따라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한 근로자에 대하여 이를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④ 고용노동부장관은 중대재해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그 원인 규명 또는 예방대책 수립을 위하여 중대재해 발생원인을 조사하고, 근로감독관과 관계 전문가로 하여금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안전ㆍ보건진단이나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할 수 있다.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2010. 7. 12. 고용노동부령 제1호로 개정되고, 2019. 12. 26. 고용노동부령 제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정의) ①「산업안전보건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2조 제7호에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재해”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재해를 말한다.
1.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한 재해
2. 3개월 이상의 요양이 필요한 부상자가 동시에 2명 이상 발생한 재해
3. 부상자 또는 직업성질병자가 동시에 10명 이상 발생한 재해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2017. 10. 17. 고용노동부령 제197호로 개정되고, 2019. 12. 26. 고용노동부령 제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산업재해 발생 보고) ① 사업주는 산업재해로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3일 이상의 휴업이 필요한 부상을 입거나 질병에 걸린 사람이 발생한 경우에는 법 제10조 제2항에 따라 해당 산업재해가 발생한 날부터 1개월 이내에 별지 제1호의2 서식의 산업재해조사표를 작성하여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에게 제출(전자문서에 의한 제출을 포함한다)하여야 한다. ③ 사업주는 제2조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재해(이하 “중대재해”라 한다)가 발생한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법 제10조 제2항에 따라 지체 없이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에게 전화·팩스, 또는 그 밖에 적절한 방법으로 보고하여야 한다. 다만, 천재지변 등 부득이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사유가 소멸된 때부터 지체 없이 보고하여야 한다.
1. 발생 개요 및 피해 상황
2. 조치 및 전망
3. 그 밖의 중요한 사항
3. 청구인의 주장
수사기관에서 이미 발생한 중대재해와 관련하여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주에게 별도로 신고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사업주의 양심의 자유 및 재산권을 침해하는 과도한 입법이며, 과잉금지원칙에 반한다. 수사기관과 고용노동부 등이 상호간 협조와 연락을 통해 사고 발생사실을 파악할 수 있는바, 수사단계에 있는 사업주에 대해서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일반적 행동자유권에는 적극적으로 자유롭게 행동을 하는 것은 물론 소극적으로 행동을 하지 않을 자유 즉, 부작위의 자유도 포함된다. 또한 일반적 행동자유권은 모든 행위를 할 자유와 행위를 하지 않을 자유로, 가치 있는 행동만 그 보호영역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헌재 2021. 8. 31. 2020헌마12등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사업주로 하여금 중대재해 발생 시 그 발생 개요·원인 및 보고 시기, 재발방지 계획 등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보고하도록 강제하고 있으므로,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고자 하는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제한한다.
(2)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심판대상조항은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발생 개요 및 피해 상황, 조치 및 전망 등 객관적 사실에 대한 보고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바, 이는 개인의 인격형성에 관계되는 내심의 가치적·윤리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없는 단순한 사실관계의 확인에 불과한 것이므로, 헌법 제19조에 의하여 보호되는 양심의 영역에 포함되지 아니한다(헌재 2002. 1. 31. 2001헌바43; 헌재 2014. 9. 25. 2013헌마11; 헌재 2021. 8. 31. 2020헌마12등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양심의 자유를 제한하지 아니한다.
(3) 청구인은 그 밖에 재산권 침해도 언급하고 있으나 이에 관한 구체적인 주장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과태료 부과에 관한 문제는 일반적 행동의 자유 침해 여부 판단 시 그 내용이 함께 포함되어 고려될 것이므로 이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헌재 2015. 7. 30. 2013헌바56등; 헌재 2019. 8. 29. 2018헌바155; 헌재 2020. 11. 26. 2019헌바12 참조). 또한 청구인은 이미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주에게 별도의 보고의무를 부여하고 위반 시 과태료까지 부과하는 것이 과도하다고 주장하는바, 이러한 주장 역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보면서 함께 판단하기로 한다.
(4) 이하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사업주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본다.
나.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조항이 사업주에게 중대재해 발생 사실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보고하도록 한 것은, 사업주로 하여금 중대재해의 발생 개요와 피해 상황을 파악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감독기관인 고용노동부장관으로 하여금 재해의 내용을 신속하게 파악하여 발생 원인을 조사하고 안전·보건진단이나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함으로써 산업현장에서의 근로자의 안전을 유지, 증진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은 정당하다. 고용노동부장관이 전국적으로 산재하여 있는 사업장에서 중대재해 발생 사실을 직권으로 파악하여 행정적인 관리, 감독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로 하여금 그 내용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다.
(2) 침해의 최소성
(가) 산업안전보건법은 헌법 제32조, 특히 제3항의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는 규정에 근거하여 근로조건의 본질적인 요소이자 인간 존엄성 보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개별 근로자의 생명·건강, 근로능력의 유지·증진 등을 실현하기 위한 법률이다(헌재 2009. 5. 28. 2007헌가18; 헌재 2020. 8. 28. 2019헌마1430 참조). 구 산업안전보건법(2009. 2. 6. 법률 제9434호로 개정되고, 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심판대상조항을 비롯하여 이 사건에 적용된 법률은 모두 위 개정 연혁 범위 내의 것들로, 이하 상세한 연혁 표시를 생략하고 ‘구 산업안전보건법’으로 표기한다) 제1조는 “이 법은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증진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여 그 입법취지를 밝히면서, 작업환경으로부터 있을 수 있는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책무(구 산업안전보건법 제4조)와 사업주의 의무(구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등을 규정하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위와 같은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목적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나) 관련 규정과 관리체계의 정비에도 불구하고 사업장의 안전·보건 사고와 이로 인한 산업재해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중대재해는 산업재해 중에서도 근로자가 사망하는 등 재해의 정도가 심한 것으로서,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증진하기 위해서는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추가적인 산업재해 발생을 방지하고, 유사한 사안에서 산업재해가 재발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절실하다. 심판대상조항은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사업주에게 예외 없이 그 내용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사업주는 중대재해가 발생하였을 때에 즉시 작업을 중지시키고 근로자를 작업장소로부터 대피시키는 등 필요한 안전·보건상의 조치를 한 후 작업을 다시 시작하여야 하는바(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 제1항), 사업주에게 중대재해 발생 시 보고의무를 부과함으로써 사업주로 하여금 위와 같은 안전·보건상의 조치를 취하게 하고 중대재해의 발생 원인과 피해 상황을 파악하도록 간접적으로 강제할 수 있다. 중대재해 발생에 대한 보고의무를 부과하지 아니할 경우 중대재해가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주가 안전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한 채 근로자로 하여금 작업을 계속하도록 하거나 중대재해 발생 사실을 축소, 은폐함으로써, 재해를 입은 근로자에 대하여 신속하고 적절한 재해 보상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위협하게 될 수 있다. 또한 중대재해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미 발생한 중대재해의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방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장에 대한 재해 예방 지원 및 지도, 산업재해에 관한 조사 및 통계의 유지·관리 등을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정부의 책무로 규정하고 있다(구 산업안전보건법 제4조 제1항 제2, 8호). 고용노동부장관은 중대재해가 발생하였을 때 원인 규명 또는 예방대책 수립을 위하여 중대재해 발생원인을 조사하고, 근로감독관 등으로 하여금 안전·보건진단이나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할 수 있다(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 제4항). 개별 사업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의 내용을 고용노동부장관이 일일이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원인을 규명하고 예방대책을 수립하며 발생한 중대재해와 관련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위하여는 사업주에게 보고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다) 사업주로 하여금 중대재해의 내용 등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보고하게 하는 것 이외에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적합한 수단이 있다거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덜 제한하는 다른 수단을 상정하기 어렵다.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수사기관이 해당 중대재해 발생에 사업주의 업무상 과실이 있는지 여부나 사업주가 위험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수 있는데, 이는 심판대상조항과는 규율의 대상을 달리하는 별개의 행위에 대한 것이므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감독기관인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중대재해 발생 사실 등을 보고할 필요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보고의 대상이 되는 내용은 중대재해의 발생 개요 및 피해 상황, 조치 및 전망, 그 밖의 중요한 사항 등 객관적인 사실에 관한 것으로, 사업주의 법 위반 여부와 관련한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사업주는 위 내용을 전화·팩스 또는 그 밖에 적절한 방법으로 보고하면 되므로 보고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특별한 노력이나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다.
(라) 한편, 보고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로서 부과되는 과태료는 행정의 실효성 확보수단의 하나로 행정상의 질서유지를 위한 행정질서벌이며 행정법규위반이 직접적으로 행정목적이나 사회공익을 침해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않고 간접적으로 행정상의 질서에 장애를 줄 위험성이 있는 정도의 단순한 의무위반이라고 인정될 경우 이에 대한 제재로서 부과된다. 어떤 행정법규 위반행위에 대하여 이를 단지 간접적으로 행정상의 질서에 장애를 줄 위험성이 있음에 불과한 경우로 보아 행정질서벌인 과태료를 부과할 것인지 아니면 직접적으로 행정목적과 사회공익을 침해하는 행위로 보아 행정형벌을 과할 것인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입법자가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결정할 입법재량에 속하는 문제이다(헌재 2004. 2. 26. 2002헌바97; 헌재 2015. 7. 30. 2013헌바56등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산업재해 중에서도 근로자가 사망하는 등 재해의 정도가 심한 중대재해에 대하여만 적용되는 것으로 범위를 한정하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그 발생 개요 등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보고할 것을 의무화하고 이에 대한 제재방법으로 행정형벌보다 그 정도가 약한 행정질서벌인 과태료를 선택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선택 자체가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마) 이상의 점들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3) 법익의 균형성
중대재해 발생 사실을 보고함으로써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여 얻을 수 있는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의 유지·증진이라는 공익은 중대하고 긴요하다. 이에 비하여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이 제한받는 사익은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보고하지 않을 자유의 제한 및 미보고 시 그 책임에 상응하는 과태료를 부담하는 것에 그치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이 제한되는 사익보다 월등히 크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하였다.
(4) 소결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