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 2008. 6. 25. 선고 2007고합648 판결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국가보안법위반, 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위반]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 박○○
- 검사
- 변호인
- 공익법무관
- 판결선고
- 2008. 6. 25.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이 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228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압수된 필로폰 추정 백색결정체 약 49g(인천지방검찰청 2007년 압 제4646호의 증 제1호), 더덕 말린 박스 1개(같은 증 제2호), 권총(리볼버 38구경) 1정(인천지방검찰청 2008년 압 제07-5070호의 증 제1호), 실탄 42발(같은 증 제2호), 수정 1개(같은 증 제3호)를 각 몰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국가보안법 위반의 점은 모두 무죄.
1. 피고인은 마약류취급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명불상의 일본 야쿠자 조직원으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필로폰 매수를 제의받았다. 그러자 피고인은 과거 인민군 동료인 오○○에게 필로폰을 보내달라고 부탁하였고 오○○가 이를 승낙하였다. 오○○는 2007. 11.경 중국 연길에서 필로폰 약 49g을 더덕 속에 숨겨 포장한 후 국제특급우편을 이용하여 송부하였다. 위 필로폰을 적재한 중국남방항공 6073편 항공기가 2007. 11. 9. 13:21경 인천 중구 ○○○에 있는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오○○와 공모하여 필로폰을 수입하였다.
2. 총포·화약류를 수출·수입 또는 소지하고자 하는 사람은 경찰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피고인은 총포수입 및 그 소지 허가를 받은 사실이 없었다.
가. 피고인은 2007. 4. 28. 무렵 타이왕국 치앙라이주에 있는 김○○의 집에서 휴대용 세차기를 분해하여 그 안에 미합중국 스미스앤드웨슨(Smith & Wesson)사 제조 리볼버 권총 1정과 실탄 42발을 보이지 않게 넣어 두었다. 피고인은 같은 날 김○○의 집 부근에 있는 우체국에서 위와 같이 권총과 실탄이 숨겨져 있는 자동차 청소기를 피고인이 평소 알고 지내던 김○○의 주거지로 특송화물로 발송의뢰하였다. 피고인은 2007. 5. 무렵 서울 강서구 ○○○ 김○○의 집에서 이전에 김○○이 미리 받아둔 위 권총과 실탄 42정을 우편배달부로부터 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허가 없이 총포를 수입하였다.
나. 피고인은 위 권총 및 실탄을 2007. 5. 무렵부터 2007. 7. 무렵까지는 피고인의 주거지인 서울 영등포구 ○○○ 부근 공원 나무 밑 땅속에 묻어두고, 2007. 7. 무렵부터 같은 해 8.경까지는 피고인의 주거지에 있는 손가방에 넣어 두고, 2007. 8. 무렵부터 2008. 2. 15.경까지는 피고인의 주거지에 있는 정수기 안에 넣어두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허가 없이 총포를 소지하였다.
[판시 제1의 사실]
1. 제2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진술기재
1. 압수조서 및 목록 (인천지방검찰청 2007년 압 제4646호)
1. 수사보고 (인천공항세관 적발보고, 압수물사진, 피고인 개인별 출입국 현황, 피고인의 여권사진, 국제특급 우편물 운송표 사본, 국제특급우편물 영수증)
[판시 제2의 각 사실]
1. 피고인의 법정 진술
1. 김○○, 김○○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1. 압수조서 및 목록 (인천지방검찰청 2008년 압 제07-5070호), 각 압수물 사진
1. 피고인의 개인별 출입국 현황, 서울강서우체국 수사협조회신자료 (배달정보내역)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 제1항 제6호, 제4조 제1항, 제2조 제4호 나목, 형법 제30조 (향정신성의약품 수입의 점, 유기징역형 선택),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제70조 제1항 제2호, 제9조 제1항 (무허가 총포 수입의 점, 징역형 선택),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제70조 제1항 제2호, 제12조 제1항 (무허가 총포 소지의 점, 징역형 선택)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형이 가장 무거운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 (동종 전과가 없고, 밀수입한 필로폰과 총기 등이 모두 압수된 점,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자백하는 등 그 잘못을 깊이 뉘우치는 점 등의 정상을 참작)
1. 미결구금일수의 산입
형법 제57조
1. 몰수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 본문 (인천지방검찰청 2007년 압 제4646호의 증 제1, 2호),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같은 청 2008년 압 제07-5070호의 증 제1 내지 3호)
1. 이 부분 공소사실 (국가보안법 위반의 점)
피고인은 1969. 1. 28. 함경북도 김책시 ○○○에서 태어나 1985. 5.경부터 함경북도 청진시에 있는 조선인민군 ○○에서 군복무를 시작하여 2000년경에는 위 김책시에 있는 ○○ 연합부대 ○○ 수상기지장으로 근무하면서 속칭 외화벌이 사업을 담당하다가 2002. 6. 30. 중국 북경에 있는 대한민국 영사관을 통해 한국으로 귀순하였다. 북한 공산집단은 정부를 참칭하고 국가를 변란할 목적으로 구성된 반국가단체로서 주체사상을 바탕으로 한 대남 적화통일을 기본목표로 설정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 혁명 노선에 따라 남한의 노동자 계급을 중심으로 민중이 주체가 되어 미제와 그 하수인인 식민지 예속 정권을 몰아내고 자주적 민주정부를 수립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주한미군 철수와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선전·선동하고 이른바 3대 투쟁과제인 자주·민주·통일 투쟁을 전개하면서 적화통일을 획책하는 등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다. 피고인은 북한공산집단이 방북자 및 중국여행자 또는 상사주재원 등을 포섭한 후 이들을 입북시켜 간첩활동에 필요한 교육을 한 후 지령을 내려 국내 각계 각층에 침투시키는 등 적화통일을 위한 대남공작활동에 주력하고 있다는 사실과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의 지배하에 있는 지역으로 탈출하거나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와 회합하면 처벌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가. 피고인은 2002. 7.경 귀순 당시부터 자신의 귀순으로 인해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이 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로 한국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고, 한국사회가 탈북자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차별대우를 한다고 생각하는 등 우리사회에 대한 반감과 환멸을 갖고 있던 차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우연히 미국 LA에서 ‘미주통일신문사’를 운영하는 배부전을 알게 되어 그를 통해 미국망명과 관련된 상담을 하던 중 미국정부로부터 활용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대북관련 정보를 많이 알아야 한다는 조언을 받게 되자 과거 북한 인민군으로 복무시 알고 지내던 동료들을 활용하여 그들로부터 북한의 군사 관련 정보를 확보한 후 미국으로 망명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04. 5.경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임대보증금과 주점 운영 수익금 등으로 2,000만 원 가량을 준비한 후 2004. 5. 14.경 서울 용산전자상가 등에서 북한의 군사 관련 정보 수집에 사용할 목적으로 중고 캠코더 4대와 디지털 카메라 3대를 구입하고, 다음 날인 5. 15.경 평소 알고 지내던 탈북자 김○○과 함께 인천항을 통해 여객선을 타고 중국 청도로 출국한 다음 2004. 5. 하순경 중국 연길시로 이동하여 평소 친분이 있던 조선족인 이○○(북한 국경 밀입북 알선책)의 집에 머무르며 북한의 제반 상황과 밀입북시 이용할 경로 등에 대한 검토를 하였다. 그러던 중 귀순 직후부터 북한 가족에게 송금 등을 하면서 도움을 받아왔던 ○○보병 종합군관학교 동기생인 오○○(북한 인민군 대좌 9군단 외화벌이 지도원)와 연락이 되어 2004. 6. 초순경 연락이 닿아 이○○의 집에서 오○○를 만나게 되었고, 이때 오○○에게 “미국으로 망명하려고 하는데 몸값을 높이기 위해 북한 관련 정보가 필요하다. 북한 생활에 관한 정보가 아니라 군사정보를 미국 정보기관에 넘겨주면 방송에도 안나오고 비밀도 지켜질 것이다”라며 설득하여 오○○로부터 도와주겠다는 확답을 듣고 피고인이 북한으로 직접 들어가겠다는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2004. 7. 10.경 피고인은 중국 훈춘지역의 ‘양수천자’ 마을을 통하여 그날 19:00경 한국과 중국에서 준비한 캠코더 4대, 디지털 카메라 3대, 휴대전화 4개, DVD 타이틀, 중국 돈 135,000위안(한화 1,800만 원 상당)을 방수가방에 넣고 두만강을 헤엄쳐 같은 날 19:40경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왕재산 지역으로 넘어 들어갔다. 이후 피고인은 북한 국경경비대의 감시를 피해 40여분간 도보로 이동하다가 20:20경 길가에 세워져 있는 자전거를 훔쳐 타고 1시간 30분 정도 더 이동하여 22:00경 함북 온성군에 거주하는 외삼촌인 유 이하불상자의 집에 도착하여 “청진 어머니 집에 가려는데 교통편을 도와달라”고 부탁하였고, 외삼촌의 소개로 온성군 연대보위부장 및 청진 21국경여단 보위부장을 소개받아 이들에게 중국 돈 7,500위안(한화 100만 원 상당)을 뇌물로 건네주고 지프차량을 제공받아 7. 11. 새벽경 나진에 있는 이모 집에 들렀다가 다시 청진에 사는 종합군관학교 동기생인 김○○의 집으로 이동하였고, 그곳으로 연락을 받고 찾아온 오○○ 및 나남구역 군보위부 검열관 중좌인 박○○에게 캠코더, 디지털 카메라, 휴대폰 등을 건네주며 북한의 군사 관련 정보를 수집해 달라고 부탁하였고, 이후 오○○, 박○○의 집을 차례로 방문하여 그 부인들에게 중국 돈 15,000위안(한화 약 200만 원 상당)씩과 미리 준비해간 드라마 ‘겨울연가’, 영화 ‘백야’ 등 DVD타이틀을 선물로 건네주었다. 이후 피고인은 오○○ 등이 군사정보를 수집하는데 필요한 기간동안 중국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2004. 7. 13.경 다시 청진 21국경여단 보위부장에게 연락하여 차량을 제공받아 함북 온성군의 외삼촌 집에 19:00경 도착하여 같은 날 20:00경 북한으로 넘어 들어갔던 두만강 지점을 다시 헤엄쳐 건너 중국 훈춘에 도착하여 이○○의 집에 머무르며 오○○로부터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던 중 7. 하순경 오○○로부터 중국 도문 근처 북한 남양지역의 아는 사람들에게 수집한 북한 군사정보 자료를 맡겨 놓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피고인은 다른 사람에게 위 자료들을 가져오게 하는 것보다 자신이 직접 가져오는 것이 확실하다는 생각에 2004. 8. 2. 20:00경 중국 도문 세관 주변 두만강을 도보로 건너서 북한의 남양지역으로 넘어가 약속된 장소에서 비디오테이프 30여개, 디지털 사진이 수록된 CD 60여장, 북한군 관련서적 5권 등을 수거하여 8. 3. 02:00경 다시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되돌아왔다. 그리하여 피고인은 2회에 걸쳐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지배하에 있는 지역으로 탈출하고, 그 구성원인 오○○ 등과 회합하였다.
나. 피고인은 2005. 2. 4.경 대한민국 내에서의 살인 혐의 등으로 중국 공안에 의해 강제출국되어 한국에 돌아온 후 같은 해 8.경 대북수출업체인 ‘○○무역’을 설립하고, 2007. 2.경에는 일본 요코하마에 ‘○○무역’ 사무실을 개업하여 중국, 일본, 러시아, 태국 등으로의 중개무역업에 종사하던 중 2007. 3. 4. 일본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태국에 머무는 동안 중국 연길에 있는 이○○으로부터 “평안남도 순천시 보안서 주민등록과장으로 근무하는 최 이하 불상자(여, 43세)가 탈북하려고 하는데 북한 온성군에서 만나기로 했으니 함께 만나보자”는 연락을 받고는 위 최 이하 불상자가 가치가 있는 북한의 정보를 많이 갖고 있으므로 탈북을 도와주면 그 대가로 많은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생각에, 태국 치앙마이에서 미얀마를 거쳐 중국 운남성에 도착하여 기차를 타고 곤명, 북경, 심양 등을 거쳐 2007. 4. 2.경 이○○의 집에 도착하여 밀입북 경로 등에 대한 탐색을 하고, 다음 날인 4. 3. 20:00경 중국 도문 세관 부근에 도착하여 북한군 국경경비대 초소장을 매수하여 경비를 허술하게 해 줄 것을 부탁하고, 그날 21:00경 이○○과 함께 얼어있는 두만강을 도보로 건너 북한 함북 온성군 남양구 노동자 지역으로 넘어가 위 최 이하 불상자를 만났으나 탈북에 필요한 경비문제로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다음날인 4. 4. 03:00경 두만강을 건너 중국 도문지역으로 되돌아 왔다. 그리하여 피고인은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지배하에 있는 지역으로 탈출하였다.
2. 쟁점
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이 사건 탈출 및 회합행위를 함으로써 국가보안법 위반죄를 범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과 변호인은 위 공소사실의 기재와 같이 3차례에 걸친 밀입북 행위와 북한군 소속의 구성원들을 만난 사실은 모두 인정하지만, 위와 같은 탈출 및 회합행위 등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가 아닐 뿐만 아니라, 그러한 정조차도 알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며 그 범의를 부인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국가의 존립·안전 또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이 사건 탈출 및 회합을 하였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라고 할 것이다.
3. 판단
가. 국가보안법의 해석·적용의 기본 원칙
⑴ 이 부분 공소사실에 적용되는 국가보안법 제6조 제1항의 탈출죄 및 같은 법 제8조 제1항의 회합죄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의 지배하에 있는 지역으로 탈출하거나, 그 구성원과 회합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여기서 ‘국가의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한다’라고 함은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협, 침해하고 영토를 침략하여 헌법과 법률의 기능 및 헌법기관을 파괴 마비시키는 등의 외형적인 적화공작 등을 의미하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라고 함은 모든 폭력적 지배와 자의적 지배 즉 반국가단체의 일인독재 내지 일당독재를 배제하고 다수의 의사에 의한 국민의 자치, 자유, 평등의 기본원칙에 입각하여 법치주의적 통치질서를 유지함을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서, 구체적으로 기본적 인권의 존중, 권력분립, 의회제도, 복수정당제도, 선거제도, 사유재산과 시장경제를 골간으로 한 경제질서 및 사법권의 독립 등 우리의 내부체제를 파괴, 변혁시키려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1993. 9. 28. 선고 93도1730판결, 헌법재판소 1990. 4. 2. 선고 89헌가113 결정 참조).
⑵ 이와 같은 탈출·회합죄의 구성요건을 해석할 때에는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한다”는 국가보안법의 목적(같은 법 제1조 제1항)과 “이 법을 해석·적용함에 있어서는 이 법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며 이를 확대해석하거나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일이 있어서는 아니된다”는 국가보안법 해석·적용의 기본원칙(같은 법 제1조 제2항), 유추해석이나 확대해석을 금지하는 죄형법정주의의 기본정신에 비추어서 엄격히 제한하여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10. 8. 선고 99도2437 판결, 대법원 2004. 7. 9. 선고 2000도987 판결 등 참조).
결국 국가보안법 제6조 제1항을 비롯한 여러 조항에서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를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는 점과 위와 같은 국가보안법의 목적과 해석원칙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국가보안법 위반 관련 행위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국가보안법이 제한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4. 17. 선고 2003도758 판결 등 참조).
나. 피고인의 행동에 대한 평가
앞서 본 국가보안법의 해석원칙을 바탕으로, 피고인이 행한 이 사건 탈출 및 회합행위가 국가의 존립·안전 또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우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표현된 피고인의 구체적인 행위는 모두 인정된다. 그런데 그 인정사실에서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이 행한 2004.경 2차례의 밀입북은 미국 망명을 위하여 필요로 한 대북 군사관련 정보 등을 수집할 목적으로 오○○ 등을 만난 것에 불과한 점, ② 피고인이 2007.경 마지막으로 행한 밀입북도 대한민국의 귀순을 희망하는 북한주민의 탈북을 돕기 위하여 행한 것인 점, ③ 피고인이 2004.경 2번의 밀입북 당시의 행적을 살펴보면, 본래의 잠입 목적대로 자신의 종합군관학교 동기인 오○○ 등과 만나 대북 군사정보 수집 방안을 모의한 후 군사정보를 취득하고, 개인적으로 위 오○○ 등의 가족들에게 미리 준비한 선물을 교부하거나 자신의 가족들을 만나는 정도에 불과하였던 점, ④ 피고인이 실제로 위와 같이 취득한 대북 군사정보 자료 중 일부를 미국 내 신문사인 ‘미주통일신문사’ 등에 제공한 점, ⑤ 피고인이 북한 지역에 들어가 북한당국에 대한민국에 불리한 정보를 제공하였거나 대한민국을 해롭게 하는 그 어떠한 이적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등 피고인의 밀입북 목적 및 경위, 밀입북 후의 행적, 밀입북 전·후의 정황, 피고인의 성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은 반국가단체인 북한에 불리할 수 있는 대북한 군사관련 정보를 수집하거나 대한민국으로의 귀순을 원하는 북한주민의 탈북을 돕기 위하여 이 사건 탈출 및 회합을 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이므로, 그 행위 자체가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이 있는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고위 군간부인 오○○ 등과 접촉한 사실은 인정된다. 검사는, 위 행위로 말미암아 피고인이 북한당국으로부터 포섭되었다거나 체포되었을 경우 대남선전 및 공작활동 등에 역이용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나, 이는 단순한 가정과 추측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증명되지도 않았으므로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오○○ 등을 만난 행위가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이 존재하는 경우’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탈출 및 회합 등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피고인이 위와 같은 정을 알면서도 이 사건 탈출 및 회합을 하였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되어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국가보안법 위반 부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재판장 판사 _________________________ 판사 _________________________ 판사 ____________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