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등법원 2024. 10. 16. 선고 2023나27808 판결 [손해배상(기)]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피항소인 겸 항소인
- 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양우, 담당변호사 박구용
- 피고, 항소인 겸 피항소인
- B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뿌리, 담당변호사 최병근
- 제1심판결
- 광주지방법원 2023. 11. 23. 선고 2020가합58248 판결
- 변론종결
- 2024. 8. 21.
- 판결선고
- 2024. 10. 16.
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774,792,531원 및 그중 1,200,000,000원에 대하여는 2018. 11. 11.부터 2020. 9. 8.까지, 574,792,531원에 대하여는 2018. 11. 11.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 각 연 5%의, 각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가. 원고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220,834,731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11. 11.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피고
주문 제1항과 같다.
1. 기초 사실
가. 원고는 C으로부터 광주 광산구 하남산단 소재 조립식 공장의 물받이 교체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를 의뢰받아 이를 수행하기로 하고, 이 사건 공사를 위하여 D에게 그 소유의 스카이 고소작업차(이하 ‘피고 차량’이라 한다)의 투입을 요청하였다.
나. 원고는 2018. 11. 11. 10:00경 인부 2명과 함께 피고 차량의 탑승함(바스켓)에 올라탄 상태로 물받이 교체작업을 하였고, D는 무선조종기를 이용하여 탑승함의 위치를 이동시키던 중 탑승함이 전신주 고압선에 닿게 하였으며, 이로 인해 탑승함에 타고 있던 원고가 감전되어 신체표면의 20~29%의 3도 화상 및 화상으로 인한 양 팔 부분의 절단상 등을 입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다. 피고는 2018. 9. 28.경 D와 피고 차량에 대하여 기명피보험자를 D로 한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라. 이 사건 보험계약 및 약관(이하 ‘이 사건 보험약관’이라 한다)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보상하는 내용 및 가입금액

| 담보명 | 보험가입금액 | 보상을 받는 경우 |
|---|---|---|
| 대인배상I |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령에서 정한 금액 | 피보험자동차의 사고로 다른 사람을 사 망 또는 다치게 한 경우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서 정한 한도 내에서 보상 |
| 대인배상II | 무한 | 피보험자동차의 사고로 다른 사람을 사 망 또는 다치게 한 경우 그 손해가 대인 배상I에서 지급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경 우 초과 손해를 보상 |
| 대물배상 | 1사고당 2억 원 |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로 다른 사람의 차량 또는 재물에 손해를 입히는 사고발 생시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이 있는 경우 |
| 자기신체사고 | 1인당 사망/장애 1억 원 1인당 부상 1,500만 원 |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의 사고로 사망 하거나 상해를 입었을 경우 |
약관
제2편 자동차보험에서 보상하는 내용 제1장 배상책임
제1절 대인배상I 제3조(보상하는 손해) 대인배상I에서 보험회사는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하여 다른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하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입은 손해를 보상합니다.
제2절 대인배상II와 대물배상 제6조(보상하는 손해) ① 대인배상II에서 보험회사는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소유·사용·관리하는 동안에 생긴 피보험자동차의 사고로 인하여 다른 사람을 죽게 하거나 다치게 하여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입은 손해(대인배상I에서 보상하는 손해를 초과하는 손해에 한함)를 보상합니다.
제7조(피보험자) 대인배상II와 대물배상에서 피보험자라 함은 다음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말합니다.
1. 기명피보험자
2. 친족피보험자
3. 승낙피보험자. 다만, 자동차 취급업자가 업무상 위탁받은 피보험자동차를 사용하거나 관리하는 경우에는 피보험자로 보지 않습니다.
4. 사용피보험자
5. 운전피보험자. 다만, 자동차 취급업자가 업무상 위탁받은 피보험자동차를 사용하거나 관리하는 경우에는 피보험자로 보지 않습니다.
제8조(보상하지 않는 손해) ② 다음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이 죽거나 다친 경우에는 대인배상II에서 보상하지 않습니다.
1. 피보험자 또는 그 부모, 배우자 및 자녀. 만약, 기명피보험자가 법인인 경우에는 이사와 감사 또는 그 부모, 배우자, 자녀
마.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 사고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업무상의 재해’로 인정하여 원고에게 보험급여로, 2018. 11. 11.부터 2021. 3. 11.까지 요양급여 41,171,000원, 2018. 11. 14.부터 2020. 4. 30.까지에 대한 휴업급여 80,514,630원, 2020. 5. 1.부터 2024. 7. 31.까지 간병급여 42,629,850원을 각 지급하였고, 2024. 1. 1.부터 월 6,946,120원의 장해보상연금을 지급하고 있다.1)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제1심법원의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각 문서제출명령 및 사실조회 회신 결과, 이 법원의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문서제출명령 회신 결과, 증인 C, D의 각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과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사고는 D가 피고 차량을 조작하던 중 업무상 부주의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D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2)에 따라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원고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10조3) 및 상법 제724조 제2항4)에 따라 피고에게 직접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2) 피고의 주장
가) 원고는 피고 차량을 운전기사이자 소유자인 D와 함께 임차하여 공사 현장에 투입하였고, D에게 직접 구체적으로 작업을 지시하여 피고 차량을 운행하도록 하였으며, D는 원고의 지시에 따라 피고차량의 탑승함을 이동시킨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피고 차량에 대한 운행지배 및 운행이익이 D의 그것보다 더 주도적이거나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어 원고는 D에 대하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의 ‘다른 사람’임을 주장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나) 설령 원고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에서 정한 ‘다른 사람’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보험약관에서 정한 ‘승낙피보험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보험약관에서는 승낙피보험자가 죽거나 다친 경우에는 대인배상II에 따른 보상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대인배상II에 따른 책임이 면책된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관련 법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에서 말하는 ‘다른 사람’이란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 및 당해 자동차의 운전자를 제외한 그 이외의 자’를 지칭하는 것이므로(대법원 1999. 9. 17. 선고 99다22328 판결 참조), 동일한 자동차에 대하여 복수로 존재하는 운행자 중 1인이 당해 자동차의 사고로 피해를 입은 경우에도 사고를 당한 그 운행자는 다른 운행자에 대하여 자신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소정의 타인임을 주장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사고를 당한 운행자의 운행지배 및 운행이익에 비하여 상대방의 그것이 보다 주도적이거나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어 상대방이 용이하게 사고의 발생을 방지할 수 있었다고 보여지는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자신이 타인임을 주장할 수 있을 뿐이다(대법원 1997. 8. 29. 선고 97다12884, 대법원 2000. 10. 6. 선고 2000다3284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D에 대하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에서 정한 ‘다른 사람’임을 주장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원고는 이 사건 공사를 위해 D에게 그 소유인 피고 차량의 투입을 요청하였고, 이 사건 사고 당시 D는 직접 피고 차량을 조종하였다. ② 원고는 피고 차량의 탑승함에 탑승하여 작업을 하면서 D에게 탑승함의 이동 등에 관하여 요청을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고소작업차의 운행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D가 피고 탑승함을 조종하는 등 피고 차량을 운행함에 있어 원고보다 주도적이거나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관여하였다고 볼 수 있다. ③ 이 사건 사고는 D가 탑승함을 이동시킴에 따라 탑승함에 있던 원고가 고압선에 접촉하게 된 것인바, 원고보다는 피고 차량을 직접 조종한 D가 용이하게 사고의 발생을 방지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인다.
나) 따라서 D는 원고에게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에 따라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원고는 피고 차량의 보험자인 피고에 대하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10조, 상법 제724조 제2항에 따라 보험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
다. 대인배상II 면책 여부
1) 원고가 승낙피보험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승낙피보험자는 기명피보험자의 승낙을 얻어 피보험자동차를 사용 또는 관리하는 자로서 그 사용·관리 중의 피보험자동차의 사고로 인하여 남을 죽게 하거나 다치게 하는 경우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지위에 있는 자를 말한다. 여기에서 '피보험자동차를 사용 또는 관리한다'고 함은 반드시 현실적으로 피보험자동차를 사용 또는 관리하는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사회통념상 피보험자동차에 대한 지배가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도 포함하는 의미이다(대법원 1997. 8. 29. 선고 97다12884 판결 등 참조). 한편 기명피보험자로부터 피보험자동차를 그 소속 기사와 함께 임대받아 이를 사용하여 자신의 관리와 책임 아래 작업을 한 자는 자동차종합보험약관상 기명피보험자의 승낙을 얻어 피보험자동차를 사용 또는 관리중인 승낙피보험자 또는 사용피보험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9다68027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보험약관에서 정한 ‘승낙피보험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C은 노임을 총 4,500,000원으로 정하여 이 사건 공사를 원고에게 맡기고, 공사 시작 전 2,500,000원을 지급하고, 공사가 끝나면 2,000,000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는바, 원고는 C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도급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② C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없었고,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장비 및 인부의 섭외에 관여하거나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다는 사정은 찾을 수 없으며, C의 아들이 원고와 인부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거나 자재를 조달해 주었을 뿐이다. ③ C은 제1심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원고가 알아서 피고 차량과 D를 현장에 불렀고, D와 피고 차량의 일당을 얼마 지급하기로 약속하였는지 여부도 알지 못한다’, ‘D를 만난 적도 없다’는 취지로 증언하였고, D 역시 제1심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C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한 적은 없다’, ‘원고의 지시를 받고 일한 것이다’라고 증언하였으며, 원고 또한 ‘C이 원고에게 일을 해달라고 하여 원고가 D를 불러 작업을 하게 되었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을 제1호증)를 작성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D로부터 피고 차량과 기사를 함께 임차하여 사용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④ 원고는 C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도급받아 직접 시공하면서 이 사건 공사 전반을 관리·감독하고, 피고 차량의 운행과 관련하여서도 다음 작업장소로의 이동 시점 등 일정 부분에 관하여 지시를 한 것으로 보인다.
2) 면책조항의 적용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가 이 사건 보험약관에 의한 승낙피보험자라고 하더라도, 피보험자인 D의 운행지배 및 운행이익이 원고의 그것보다 주도적이거나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어 D가 용이하게 사고의 발생을 방지할 수 있었으므로, 원고는 D에 대하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에서 정한 타인임을 주장할 수 있음에도 대인배상II책임이 면책되도록 한 약관 규정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2항5)에 따라 무효이다.
나) 관련 법리
약관의 해석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당해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하되, 개개 계약 당사자가 기도한 목적이나 의사를 참작함이 없이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4021 판결 등 참조).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제2항 제1호에 따라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약관 조항’이라는 이유로 무효라고 보기 위해서는, 그 약관조항이 고객에게 다소 불이익하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약관 작성자가 거래상의 지위를 남용하여 계약 상대방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반하여 형평에 어긋나는 약관조항을 작성·사용함으로써 건전한 거래질서를 훼손하는 등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주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이 약관조항의 무효 사유에 해당하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인지 여부는 그 약관조항에 의하여 고객에게 생길 수 있는 불이익의 내용과 불이익 발생의 개연성, 당사자들 사이의 거래과정에 미치는 영향, 관계 법령의 규정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4. 13. 선고 2016다274904 판결 등 참조).
다) 구체적 판단
D의 피고 차량에 대한 운행지배 및 운행이익이 원고의 그것보다 더 주도적이거나 구체적, 직접적이었던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①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에서 정한 ‘다른 사람’에 해당한다고 하여 당연히 이 사건 보험약관에서 정한 ‘승낙피보험자’로서의 지위를 상실한다고 볼 수 없고, 승낙피보험자가 기명피보험자에 대하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타인성을 주장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이 사건 보험약관의 면책조항이 적용되는 것으로 제한하여 해석할 이유도 없는 점, ② 임의보험인 자동차종합보험의 대인배상II는 강제보험인 자동차손해배상책임보험(대인배상I)과는 달리 그 목적이 피해자의 보호에 있다기보다는 피보험자가 대인배상I의 보장범위를 초과하여 부담하게 되는 손해배상책임을 전보하고자 함에 있을 뿐 아니라 그 가입 여부 또한 자유로우므로 일반적으로 사적 자치의 원칙이 적용되는 영역에 속한다 할 것인 점, ③ 대인배상이 면책되는 경우 별도의 보험인 자기신체사고보험에 따라 어느 정도 보호받을 수 있는 점(대인배상보험에는 피보험자 등이 손해를 입은 경우의 보상에 관한 전보책임이 인수되어 있지 아니하고, 보험료에도 위 책임에 따른 보험료는 내포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보험약관의 면책조항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3. 9. 14. 선고 93다10774 판결 취지 참조).
3)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정한 승낙피보험자인 원고에 대하여 대인배상II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면책 항변은 이유 있다.
라. 책임의 제한
1) 사고를 당한 피보험자가 상대방 피보험자에 대하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소정의 타인임을 주장할 수 있는 경우, 상대방 피보험자에게 사고로 인한 모든 손해의 배상을 부담지우는 것은 손해의 공평부담을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근본 취지에 어긋난다고 할 것이므로, 사고를 당한 피보험자가 상대방 피보험자와의 관계에서 나누어 가지고 있는 사고자동차에 대한 운행지배 및 운행이익의 정도, 사고자동차의 운행 경위 및 운행 목적 등을 참작하여 손해부담의 공평성 및 형평과 신의칙의 견지에서 상대방 피보험자가 부담할 손해액을 감경함이 상당하고, 또한 사고를 당한 피보험자에게 사고 발생에 관한 과실이 있었으면 그 과실 역시 함께 참작하여 상대방 피보험자가 부담할 손해액을 감경함이 상당하다(대법원 1997. 8. 29. 선고 97다12884 판결 참조).
2)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즉 ① 원고는 D와 함께 피고 차량에 대한 운행지배 및 운행이익을 가지고 있었던 점, ② 원고는 이 사건 공사 전반에 관한 책임자로서 고압전선 근처에서 물받이 교체작업을 함에 있어 감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작업 환경을 정비하는 등 미리 안전조치를 취하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다하지 않은 점, ③ 이 사건 사고 당시 작업 환경 주변에 고압전선과 일반전선, 통신선, 은행나무 등이 있어 고소작업차의 탑승함을 이동시키면서 작업하기 위한 공간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D는 원고의 요청으로 피고 차량의 탑승함을 이동시키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에 관한 D의 책임을 6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
마. 피고의 보험금 지급 의무
1) 관련 법리
근로자가 그 업무수행중 제3자 소유의 차량에 의하여 사고를 입고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를 지급받게 되면,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에 따라 피재근로자의 책임보험자에 대한 보험금직접청구권을 대위취득하게 되고, 그 한도 내에서 피재근로자의 책임보험자에 대한 보험금직접청구권은 감축된다(대법원 1990. 2. 23. 선고 89다카22487 판결, 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7다60868 판결 등 참조). 다만, 근로복지공단이 제3자의 불법행위로 재해근로자에게 보험급여를 한 다음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에 따라 재해근로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는 범위는 제3자의 손해배상액을 한도로 하여 보험급여 중 제3자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한된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2) 책임보험금의 한도액
가)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신체표면의 20~29%의 3도 화상 및 그로 인한 양 팔 부분의 절단상 등을 입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피고 차량의 책임보험자로서 원고에게 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령(2014. 12. 30. 대통령령 제25940호로 개정된 것, 이하 ‘구 자배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3조에 따라 구 자배법 시행령 별표 1, 2에서 정하는 금액의 한도 내에서 원고에게 발생한 부상 및 후유장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앞서 본 사실 및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원고의 상해 등급은 구 자배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2호 별표 1의 상해 1급(화상·좌창·괴사창 등 연부 조직의 심한 손상이 몸 표면의 9퍼센트 이상인 상해)에 해당하여 그 책임보험 한도액은 30,000,000원이고, 후유장애등급은 구 자배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3호 별표 2의 후유장애 2급(두 팔을 손목관절 이상의 부위에서 잃은 사람)에 해당하여 그 책임보험 한도액은 135,000,000원이다. 그리고 구 자배법 시행령 제2항 제2호에 따르면, 부상한 자에게 후유장애가 생긴 경우에는 제1항 제2호(별표 1에서 정하는 금액의 범위에서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액)와 같은 항 제3호(별표 2에서 정하는 금액의 범위에서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액)에 따른 금액의 합산액에 따라 책임보험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위 각 한도액을 더한 165,000,000원의 한도 내에서 원고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
3) 보험급여 지급에 따른 감축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41,171,000원, 휴업급여 80,514,630원, 간병급여 42,629,850원, 장해급여 329,277,290원을 지급받았고, 이 사건 사고에 관한 D의 책임비율은 60%이다. 따라서 근로복지공단은 위와 같이 지급한 보험급여 중 296,155,662원[=(41,171,000원+80,514,630원+42,629,850원+329,277,290원)×60%]에 대하여 원고의 보험금직접지급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고(D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액은 근로복지공단이 지급한 보험급여를 초과한다), 같은 범위 내에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직접지급청구권은 감축된다. 근로복지공단이 대위할 수 있는 보험금직접지급청구권의 금액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책임보험금 한도액인 165,000,000원을 초과하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직접지급청구권은 남지 않게 된다.
바. 소결론
따라서 원고가 피고에게 직접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보험금은 남아있지 않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