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2025. 6. 5. 선고 2024나2028951 판결 [보험금]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피항소인
- 1. A 2. B,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성실 담당변호사 박희수
- 피고, 항소인
- 1. 주식회사 C,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남강 담당변호사 김재용, 최은정 2. D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양 담당변호사 성승락
- 제1심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6. 5. 선고 2023가단5252172 판결
- 변론종결
- 2025. 4. 17.
- 판결선고
- 2025. 6. 5.
1. 제1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피고 주식회사 C(이하 회사 명칭에서 ‘주식회사’ 기재는 생략한다)은 원고 A에게 2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 D은 원고 B에게 2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주문과 같다.
1. 기초 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판결 이유는 아래와 같이 고치거나 추가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제1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인용한다.
○ 제1심판결 3면 3행의 “제1, 2 보험계약” 다음에 “(이하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이라 한다)”를 추가한다.
○ 제1심판결 3면 3행 내지 15행을 아래와 같이 고친다.
【제1, 2 보험계약 약관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제1, 2 보험계약 약관은 표현이 다소 차이 날 뿐 내용은 같으므로 편의상 제1 보험계약 약관을 위주로 기재한다).
제17조 보상하는 손해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에서 보험회사는 피보험자가 무보험자동차로 인하여 생긴 사고로 죽거나 다친 때 그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배상의무자가 있는 경우에 이 약관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보상하여 드립니다.
제18조 피보험자 ①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에서 피보험자는 보험회사에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사람으로 그 범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2. 기명피보험자 또는 그 배우자의 부모 및 자녀(피보험자동차에 탑승 중이었는지 여부를 불문합니다)
제19조 보상하지 않는 손해 ① 보험계약자의 고의로 인한 손해 ② 피보험자의 고의로 그 본인이 상해를 입은 때. 이 경우 해당 피보험자에 대한 보험금만 지급하지 않습니다. ③ 상해가 보험금을 받을 자의 고의로 생긴 때는 그 사람이 받을 수 있는 금액 ④ 전쟁, 혁명, 내란, 사변, 폭동, 소요 및 이와 유사한 사태로 인한 손해 ⑤ 지진, 분화, 태풍, 홍수, 해일 등 천재지변으로 인한 손해 ⑥ 핵연료물질의 직접 또는 간접적인 영향으로 인한 손해 ⑦ 영리를 목적으로 요금이나 대가를 받고 피보험자동차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거나 대여한 때에 생긴 손해.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보상합니다. (생략) ⑧ 피보험자동차 또는 피보험자동차 이외의 자동차를 시험용, 경기용 또는 경기를 위해 연습용으로 사용하던 중 생긴 손해. 다만, 운전면허시험을 위한 도로주행시험용으로 사용하던 중 생긴 손해는 보상합니다. ⑨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를 영리를 목적으로 요금이나 대가를 받고 운전하던 중 생긴 사고로 인한 손해(이하 ‘이 사건 면책약관’이라 한다) ⑩ 다음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이 배상의무자일 경우에는 보상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들이 무보험자동차를 운전하지 않은 경우로, 이들 이외에 다른 배상의무자가 있는 경우에는 보상합니다. (생략)】
○ 제1심판결 4면 7행 다음에 아래 내용을 추가한다.
【마. 망인은 2023년부터 이 사건 사고 당시까지 배달대행 플랫폼을 운영하는 업체인 I의 보령지사 소속 배달기사로서 배달 앱으로 주문을 받고 자신 소유의 위 다.항 기재 이륜자동차로 음식배달을 하고 그에 대한 수수료로 수입을 얻는 음식배송서비스 업무를 수행하였고, 이 사건 사고 당시에도 J치킨 동대점 배달을 마치고 K치킨 보령동대점에 새로운 배달 업무를 수행하러 가던 길이었다.】
○ 제1심판결 4면 8행의 “[인정 근거]”에 “다툼 없는 사실, 을가 제1호증, 을나 제4, 5, 7호증”을 추가한다.
2. 판단
가. 당사자 주장의 요지
1) 원고들
원고 A는 피고 C과 사이에, 원고 B은 피고 D과 사이에 1인당 최고 2억 원 한도의 무보험차량 상해가 포함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들의 아들인 망인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렀는데, 가해 차량은 무보험차량이므로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위 각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 및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담보 특약은 손해보험형 상해보험으로 상법 제739조, 제732조의2, 제663조가 적용되므로 보험사고가 피보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해 발생한 때에도 보험자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고 특약으로 피보험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지 못한다. 그런데 이 사건 면책약관은 ‘보상하지 않는 손해’를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를 영리를 목적으로 요금이나 대가를 받고 운전하던 중 생긴 사고로 인한 손해’라고 규정하고 있어 그 사고가 피보험자의 고의로 인한 것인지, 과실로 인한 것인지를 구분하지 않는다. 이 사건 면책약관이 피보험자가 영리의 목적으로 피보험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를 운전하면 과실로 평가되는 행위로 사고가 발생한 때에도 피고들이 면책된다는 취지라면 그 범위 내에서는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들은 면책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 C은 원고 A에게, 피고 D은 원고 B에게 각 200,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들
망인이 피보험자동차가 아닌 이륜자동차를 운전하여 음식을 배달하던 중 이 사건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는 피보험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를 영리의 목적으로 요금이나 대가를 받고 운전하던 중 생긴 사고로 인한 손해여서 이 사건 면책약관에 따라 면책된다. 나아가 이 사건 면책약관은, 사망 또는 상해의 결과가 무보험자동차에 의하여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 이외의 자동차를 영리를 목적으로 요금이나 대가를 받고 운전하던 중 생긴 사고로 인한 손해에 대해서는 피보험자의 고의 또는 과실과 무관하게 해당 사실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면 보험자는 면책되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이 사건 면책약관은 상법 제732조의2, 제663조의 적용을 받지 않으므로 피고들이 원고들과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망인이 피보험자동차 이외의 자동차를 유상운송하던 중 생긴 사고로 인하여 사망에 이른 이상 피고들은 원고들에 대하여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나. 이 사건 쟁점
기초 사실에 의하면 피고들은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따라 무보험자동차로 인하여 생긴 사고로 죽거나 다친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하는데, 기명피보험자인 원고들의 아들로서 피보험자에 해당하는 망인이 이 사건 사고로 사망하였고, 이 사건 사고의 가해 차량이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5조 제1항에서 정한 책임보험 등에 가입되지 않았으므로, 피고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는 이 사건 면책약관이 존재하고, 망인이 이 사건 사고 당시 영리를 목적으로 대가를 받고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피보험자동차가 아닌 자신의 이륜자동차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던 중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는 이 사건 면책약관에서 정한 ‘보험금 지급대상이 아닌 사고’에 해당하므로, 원고들은 망인이 무보험자동차와의 사고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피고들에 대하여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없다. 그런데 기초 사실에 비추어 볼 때 망인이 고의로 이 사건 사고를 일으켰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한편 위와 같은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담보특약은 인보험의 성격을 가지는데, 인보험의 경우 사망의 보험사고가 피보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해 발생한 때에도 보험자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고 특약으로 피보험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지 못하게 한 상법 제732조의2, 제663조가 적용된다. 따라서 위와 같은 상법 규정들이 이 사건 면책약관에 적용됨으로써 과실(중과실 포함)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사고에 관한 한 이 사건 면책약관이 무효라고 볼 것인지에 따라 원고들 청구의 인용 여부가 결정된다. 이 부분이 이 사건의 쟁점이므로, 이하에서 구체적으로 살피기로 한다.
다. 이 사건 면책약관의 유효성
1) 관련 법리
피보험자가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교통사고로 인하여 상해를 입었을 때에 그 손해에 대하여 배상할 의무자가 있는 경우 보험자가 약관에 정한 바에 따라 피보험자에게 그 손해를 보상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담보특약은 손해보험으로서의 성질과 함께 상해보험으로서의 성질도 갖고 있는 손해보험형 상해보험에 해당한다(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다50699 판결,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2다61958 판결 등 참조). 생명보험과 상해보험 같은 인보험에 관하여는 보험자의 면책사유를 제한하여 비록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것이라 하더라도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이나, 인보험이 책임보험과 달리 정액보험으로 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인보험에 있어서의 무면허 면책약관의 해석이 책임보험에 있어서의 그것과 반드시 같아야 할 이유가 없다. 물론 무면허운전의 경우에는 면허 있는 자의 운전이나 운전을 하지 아니하는 자의 경우와 달리 보험사고 발생의 가능성이 많을 수도 있으나, 그 정도의 사고 발생 가능성에 관한 개인차는 보험에 있어서 구성원 간의 위험의 동질성을 해칠 정도는 아니라고 할 것이고, 또한 무면허운전이 고의적인 범죄행위이기는 하나 그 고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면허운전 자체에 관한 것이고 직접적으로 사망이나 상해에 관한 것이 아니어서 그로 인한 손해보상을 해준다고 하여 그 정도가 보험계약에 있어서의 당사자의 선의성·윤리성에 반한다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인보험에 해당하는 상해보험에 있어서의 무면허운전 면책약관이 보험사고가 전체적으로 보아 고의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경우뿐만 아니라 과실(중과실 포함)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경우까지 포함하는 취지라면 과실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사고에 관한 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0. 5. 25. 선고 89다카17591 판결, 대법원 1996. 4. 26. 선고 96다4909 판결 등 참조). 상법 제732조의2, 제739조, 제663조의 규정에 의하면 사망이나 상해를 보험사고로 하는 인보험에 관하여는 보험사고가 고의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면 비록 중대한 과실에 의하여 생긴 것이라 하더라도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음주운전에 관하여 보면, 음주운전의 경우는 술을 먹지 않고 운전하는 자의 경우에 비하여 보험사고 발생의 가능성이 많음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나 그 정도의 사고 발생 가능성에 관한 개인차는 보험에 있어서 구성원 간의 위험의 동질성을 해칠 정도는 아니라고 할 것이고, 또한 음주운전이 고의적인 범죄행위이기는 하나 그 고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음주운전 자체에 관한 것이고 직접적으로 사망이나 상해에 관한 것이 아니어서 그 정도가 결코 그로 인한 손해보상을 가지고 보험계약에 있어서의 당사자의 신의성·윤리성에 반한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상해보험 약관 중 "피보험자가 음주운전을 하던 중 그 운전자가 상해를 입은 때에 생긴 손해는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음주운전 면책약관이 보험사고가 전체적으로 보아 고의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경우 뿐만 아니라 과실(중과실 포함)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경우까지 보상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라면 과실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사고에 관한 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다48753 판결 등 참조). 상법 제732조의2, 제739조, 제663조의 규정에 의하면 사망이나 상해를 보험사고로 하는 인보험에 관하여는 보험사고가 고의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면 비록 중대한 과실에 의하여 생긴 것이라 하더라도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바, 위 조항들의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피보험자의 사망이나 상해를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서는 보험사고 발생의 원인에 피보험자에게 과실이 존재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보험사고 발생 시의 상황에 있어 피보험자에게 안전띠 미착용 등 법령위반의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를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약관에 정한 경우에도 그러한 법령위반행위가 보험사고의 발생원인으로서 고의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될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는 한 위 상법 규정들에 반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4. 9. 4. 선고 2012다204808 판결 등 참조). 업무용자동차보험 보통약관이 요금이나 대가를 목적으로 반복적으로 피보험자동차를 사용하거나 대여하는 유상운송 중의 사고에 관하여 면책을 규정한 것은 유상운송의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보험사고의 위험이 훨씬 큰 만큼 별도의 위험담보 특약에 의하여 보험료를 추가로 납부하지 않는 한 그로 인한 위험을 인수하지 않겠다는 데 그 주된 취지가 있다(대법원 1999. 9. 3. 선고 99다10349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앞서 든 증거들 및 을가 제2호증, 을나 제6, 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살펴보면, 이 사건 면책약관이 보상하지 않는 손해로 정한 유상운송 중의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사망 사고는 보험자가 인수한 위험의 범위 내에 있지 않은 것으로서, 이 사건 면책약관은 상법 제732조의2, 제663조의 적용을 받지 않아 유효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보험료 책정 시 고려 대상이었는지
(1) 보험은 동질적인 경제상의 위험에 놓여 있는 다수인이 당사자가 약정한 우연한 사고가 발생한 경우의 재산상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미리 일정한 근거에 의해 산출된 보험료를 출연하여 위험공동체를 조성하고, 현실적으로 재해를 입은 사람에게 일정한 금액이나 정기금을 지급함으로써 경제생활의 불안을 제거 또는 감경시키려는 사회적 고안물로서, 보험의 핵심은 ‘동종의 위험을 넓게 분산시키는 것’에 있다. 이와 같은 보험의 성격으로 인하여 보험자는 보험상품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위험의 정도에 비례하여 보험계약자들이 납부해야 할 보험료를 개별적으로 책정하게 된다. 따라서 보험자가 보험계약 체결 당시부터 보험금 지급대상인 보험사고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를 정하였다면 보험자는 그 추상적 위험성을 인수하지 않을 의사로 보험료 책정 요소에서 고려하지 않게 되고, 보험계약자 또한 이에 상응하여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는 경제적인 이익을 얻게 된다.
(2) 한편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에 적용되는 상법 제732조의2가 보험계약자 측의 중과실로 인하여 생긴 사고에 대한 보험자의 면책을 허용하지 않고, 상해보험에서도 이를 준용함으로써, 결국 인보험에서만은 고의로 인하여 생긴 사고가 아닌 한 보험자의 면책을 인정하지 아니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물건 또는 재산에 대한 사고의 위험을 담보하는 여타의 보험과 차별하여 생명, 신체에 대한 사고의 위험을 담보하는 인보험의 보험계약자 측을 더욱 두텁게 보호하려고 하는 데에 그 취지가 있다[헌법재판소 1999. 12. 23. 선고 98헌가12, 99헌가3, 10, 99헌바33, 50, 52, 62, 65(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그러나 위와 같은 강행규정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 또한 보험의 본질에 반하지 않는 한도에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어떠한 면책약관에 상법 규정이 적용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먼저 면책약관의 실체적 내용을 관계 법률에 따라 보험의 본질에 맞게 구체적으로 해석하여 그 면책약관의 성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3) 보험계약에 면책사유를 두는 이유는 통상적으로 ㉮ 우연성의 결여, ㉯ 이상위험, ㉰ 위험의 표준화, ㉱ 중복담보의 회피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기초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각 보험계약 제19조에서 정하고 있는 보상하지 않는 손해의 유형은 ㉮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보험수익자의 고의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제1호 내지 제3호), ㉯ 전쟁,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제4호 내지 제6호), ㉰ 피보험자동차 또는 피보험자동차 이외의 자동차를 영리 또는 시험용, 경기용 등을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대여하던 중 발생한 경우(제7호 내지 제9호)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유상운송의 경우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질적 위험의 면책으로서 위 ㉰ 위험의 표준화의 유형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4)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은 피보험자동차가 개인용인 경우에 별도의 ‘유상운송 위험담보 특별약관’을 두어 피보험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용에 제공한 때에라도 위 특별약관에 가입한 경우 이 사건 각 보험계약 제19조 제7호에도 불구하고 요금이나 대가를 목적으로 피보험자동차를 사용 또는 대여한 때에 생긴 사고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도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을가 제1호증의 1 164면1), 을나 제1호증 141면). 위와 같은 내용은 피보험자동차가 업무용인 경우에도 동일하다(을가 제1호증의 2, 3, 을나 제4호증). 그러나 위 내용은 피보험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를 운행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유상운송 위험담보 특별약관에 가입하는 경우 보상받게 되는 것은 개인용이든 업무용이든 피보험자동차에 한한다. 한편 피고 D은 ‘유상운송 위험담보 특별약관’에 가입할 경우 피보험자동차가 개인용인 때에는 보험요율을 최소 1.43배에서 최대 1.78배까지, 업무용인 때에는 보험요율을 최소 1.43배에서 최대 2.55배까지 상향조정하여 보험료를 책정하고 있다(을나 제9, 10호증). 한편 피보험자동차가 영업용인 경우 무보험자동차 상해담보에 관한 약관을 보통약관이 아닌 특별약관으로 정하고 있고, 별도의 유상운송 위험담보 특별약관을 두지 않고 있다. 위 무보험자동차 상해담보 특별약관에 가입하게 되면, 피보험자동차를 탑승 중(운전 중 포함)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유상운송 여부와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보상받게 되지만, 피보험자동차가 아닌 자동차의 경우에는 위 특별약관의 보상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피고 D은 무보험자동차 상해담보 특별약관에 가입하는 경우에도 차종에 따라 보험료를 최소 13,982원(대형시내버스)에서 최대 150,510원[일반승용택시(일반)]까지 차등 적용하고 있다(을나 제8호증).
(5) 이 사건 각 보험계약 제11조는 음주운전, 무면허운전 등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하되 피보험자로 하여금 사고부담금 또는 자기부담금을 납입하도록 하고 있으나(을가 제1호증의 1 37면, 을나 제1호증 31, 47, 48면), 유상운송 중 발생한 보험사고의 경우에는 위와 같은 내용을 정하고 있지 않다.
(6) 위와 같이 이 사건 각 보험계약 제19조는 유형별로 나누어 보험자의 면책사유를 정하고 있고, 피보험자동차가 개인용이나 업무용인 경우 피보험자가 유상운송 중 발생한 보험사고에 대해서까지 보험금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별도로 유상운송 위험담보 특별약관에 가입해야 하며, 유상운송 위험담보 특별약관에 가입할 경우 보험계약자가 지급해야 하는 보험료가 증액된다. 반면 ‘피보험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를 유상운송에 제공한 경우’는 유상운송 위험담보 특별약관의 부보 대상에서도 제외되어 있다. 한편 피보험자동차가 영업용인 경우 보통약관에는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를 보장하지 않고,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에 관하여 보장받기 위해서는 무보험자동차 상해담보 특별약관에 가입해야 하며, 이에 가입하면 피보험자동차를 탑승 중(운전 중 포함)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유상운송의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보상받게 되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피보험자동차가 아닌 자동차의 경우는 위 특별약관의 부보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이러한 보험체계 구성에 비추어 볼 때, 피보험자가 유상운송을 할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보험사고의 위험성이 현저히 증가하게 되므로 피고들로서는 보험계약자 측이 별도의 특약을 체결하거나 계약에 가입함으로써 보험료를 추가 지급하지 않는 이상 이로 인한 위험부담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의사로 보험료를 책정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위험률 산출의 곤란으로 아예 부보 대상에서 제외하였음을 추단할 수 있다. 한편 피보험자동차가 영업용인 경우 보험사고 발생의 가능성이 높은 차종에 따라 보험료가 차등 적용되는데 이는 보험자가 인수하는 위험의 정도에 따른 보험료의 차등화를 허용한 결과로 보인다.
나) 보험상품 설계 시 보험사고 발생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
(1) 보험법은 영리보험(사보험)에서의 보험계약관계를 규율하는 법으로서 보험계약의 특성을 살려 보험의 악용을 방지하고, 보험계약자를 보호하여 건전한 보험거래를 유지하도록 하는 데 그 이념이 있다. 보험거래는 우연한 사고의 발생을 전제로 보험자는 위험을 효율적으로 분산시키기 위하여 대수(大數)의 법칙에 따라 수많은 보험계약자와 동일한 보험계약을 맺고 보험료를 받아 이를 관리‧운영하고, 피보험자가 우연한 사고로 재산이나 생명 또는 신체에 손해를 입은 경우에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험법은 무엇보다도 당사자에게 선의성을 요구하고 단체적 구조에서 보험계약자를 보호한다는 이념이 작용한다.
(2) 상법은 제651조에서 보험계약자의 고지의무를, 제652조, 제653조에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이하 ‘보험계약자 등’이라 한다)의 위험변경증가 통지의무를 각 정하고 있고, 제655조 본문에서는 위 각 의무를 위반한 경우 보험자에게 보험계약 해지권을 인정하고 있다. 고지의무의 대상이 되는 중요사항이나 위험변경증가 통지의무의 대상이 되는 사항은 일정기간 동안 보험사고의 발생과 그 원인을 경험적·통계적으로 파악하고 인수 여부나 계약조건에 영향을 미칠 만한 사항에 해당한다. 이에 비추어 보면, ‘보험자가 해당 위험을 인수하였는지 여부’는 보험계약 체결에 있어서 계약당사자 모두에게 주요한 동기가 된다고 볼 수 있다.
(3) 무면허, 음주 운전이나 안전띠 미착용과 같은 행위는 도로교통의 안전과 원활한 소통을 저해하는 행위로서 도로교통법에 그 금지 및 벌칙 규정이 마련되어 있는 등 그 행위 태양 자체가 통상적으로 자동차 운전에 수반될 수 있는 행위로 여겨지고 있어 그로 인한 손해 확대 가능성 내지 위험 증가 가능성은 이미 고려되어 보험설계가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하는 행위는 법규위반 행위이기는 하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에 관한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로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그 금지 및 벌칙 규정2)을 두어 이를 억제하려는 데 그 주안점이 있을 뿐(대법원 1992. 5. 22. 선고 91다36642 판결 참조), 일반적인 자동차보험의 계약자 측에게서 예상할 수 있는 자동차 운전의 통상적인 행위 태양이라고는 보기 어려워, 애초부터 그에 대한 위험은 인수하지 않는 것으로 하여 보험이 설계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 보험자가 위험을 인수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는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할 것을 요구하는 헌법 제11조의 취지에 따라 보험자가 인수하는 위험의 정도에 따른 차등화를 허용하는 것일 뿐, 이로써 인보험의 보험계약자 측, 특히 생명보험의 보험수익자로 되는 유족의 생활보장을 도모하고자 하는 상법 제732조의2의 입법취지가 전적으로 몰각된다거나, 보험자가 자신의 우세한 지위를 남용한 것으로서 상법 제663조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각 보험계약 약관은 피보험자동차가 개인용인지 업무용인지 영업용인지를 불문하고 피보험자동차 외의 자동차를 유상운송하던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어떠한 예외도 없이 보험금 미지급 사유로 정하고 있는데, 보험자로서는 보험계약 체결 당시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동차 또는 피보험자동차 외의 자동차를 영리 목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 고지하지 않는 이상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 또는 피보험자동차 외의 자동차를 일상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것으로 기대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가 보험사고 발생률에 비례하여 보험료가 증액되는 점을 덧붙여 고려하면, 피보험자동차 외의 자동차가 영리 목적으로 사용된 경우에까지 보험금 지급대상으로 볼 경우 보험자가 보험사고 발생가능성을 예견할 수 없게 되어 보험계약 당사자 모두에게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3)
다) 보험사고 발생의 위험성이 구성원 간의 위험의 동질성을 해칠 정도인지
앞서 본 바와 같이 업무용자동차보험 보통약관이 요금이나 대가를 목적으로 반복적으로 피보험자동차를 사용하거나 대여하는 이른바 유상운송 중의 사고에 관하여 보험자의 면책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유상운송의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보험사고의 위험이 훨씬 큰 만큼 별도의 위험담보 특약에 의하여 보험료를 추가로 납부하지 않는 한 그로 인한 위험을 인수하지 않겠다는 데 그 주된 취지가 있다(대법원 1999. 9. 3. 선고 99다10349 판결 등 참조). 자동차보험계약은 각 차량별로 운행의 목적, 빈도 등에 따라 위험도가 다른 것을 고려하여 각 차량별로 체결된다. 그런데 유상운송은 무면허운전, 음주운전 등과 달리 차량운행의 빈도, 반복성 및 사고발생 가능성 측면에서 보험단체 구성원 간의 동질성을 해칠 우려가 현저히 크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유상운송에 있어서 이 사건 면책약관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고의 범위를 ‘고의에 의한 사고’로 한정하게 될 경우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서 보상하지 않는 손해의 유형을 구별한 실익이 없게 된다. ‘유상운송 위험담보 특별약관에 미가입한 유상운송 중 사고자’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게 되면 ‘위 특약에 가입한 유상운송 중 사고자’에 비하여 보험사고 발생의 위험성이 현저히 높은데도 불구하고 보험료는 적게 지급하되 보험금 지급사유는 폭넓게 인정받을 수 있어 보험계약자 사이의 형평에 반할 뿐만 아니라 동종의 위험에 처한 자들의 공동 기금을 형성하여 공동의 위험에 대비하고자 하는 보험의 본질에도 반한다.
라) 면책약관에서 정한 사유가 보험사고 발생에 대한 피보험자의 귀책사유를 전제로 하고 있는지 상법 제732조의2, 제663조는 피보험자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과 같은 귀책사유가 직접적 원인으로 되어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를 규율하는 것인데, 이 사건 면책약관의 내용은 사고가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 외의 자동차를 유상운송하던 중’이라는 객관적인 특정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를 위험의 인수에서 제외한다는 것으로서, 보험사고 발생에 대한 피보험자의 귀책사유를 전제로 하고 있지 않다. 위 상법 강행규정이 인보험에서 손해발생 원인에 있어 중대한 과실을 사유로 한 면책을 금지하고 있기는 하나, 손해발생 원인에 비하여 보험사고에 대한 관여도가 상대적으로 훨씬 크다고 평가되는 손해발생 상황에까지도 위 규정이 일률적으로 적용된다고 보는 것은 보험계약에서 계약의 자유의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다.
라. 소결론
망인이 영리를 목적으로 대가를 받고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피보험자동차가 아닌 자신의 이륜자동차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 사건 사고는 그 운행의 형태가 당초 계약 당사자가 예정한 것과는 다른, 구성원 간의 위험의 동질성을 해칠 정도로 보험사고의 위험이 훨씬 큰 유상운송 중의 사고로서 보험자인 피고들이 인수한 위험의 범위 밖에 있는 것이므로, 이 사건 면책약관에서 정한 ‘보험금 지급대상이 아닌 사고’에 해당한다. 이 사건 면책약관이 유효하게 적용되는 이상, 망인이 무보험자동차와의 사고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은 피고들에 대하여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은 부당하므로 피고들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하되, 이 사건 경위, 소송의 경과 및 제반 사정 등을 고려하여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기로 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