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2025. 5. 15. 선고 2024노3023 판결 [개인정보보호법위반, 형사소송법위반]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 A
- 항소인
- 피고인과 검사
- 검사
- 김익수(기소), 김태완, 이권석, 권소나(공판)
- 변호인
- 법무법인 B, 법무법인 현 담당변호사 백신옥
- 원심판결
- 부산지방법원 2024. 8. 29. 선고 2024고단2104 판결
- 판결선고
- 2025. 5. 15.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이 사건 공소는 공소장일본주의에 위배되고, 검찰청법 제4조 제1항 제1호 다목(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에 따른 수사개시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위법한 기소에 해당하거나 동법 제4조 제2항을 위반한 위법한 기소이다.
나) 개인정보보호법위반의 점과 관련하여, ① 이 사건 진술조서 파일은 C에게 전송·전달되지 않았다. ② 피고인이 D에게 전송한 위 파일은 2023. 7. 11.자로 발부된 1차 압수수색영장과 거의 동일한 내용이며, 그 내용은 이미 J노조 관계자 사이에서 공지의 사실이었다. ③ 피고인이 D에게 파일을 전송한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에서 금지하는 '누설' 또는 '제공'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④ 피고인은 개인정보를 누설 또는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한다는 고의가 없었다. ⑤ 개인정보보호법과 형사소송법은 일반법과 특별법의 관계로서 법조경합에 의해 형사소송법이 우선 적용된다.
다) 형사소송법위반의 점과 관련하여, ① E의 당해 사건과 C에 대한 형사 사건은 형사소송법 제266조16 제1항에서 규정하는 관련 사건에 해당한다. ② 피고인은 C에 대한 관련 형사소송 준비를 위하여 파일을 활용한 것이므로 형사소송법을 위반하지 아니하였다.
라) 마지막으로 설령 피고인의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위반 또는 형사소송법위반에 해당하더라도 피고인의 행위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거나, 제16조에 따라 위법성의 인식이 없었으며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책임이 조각된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7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위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검찰청법 제4조 제1항 제1호 다목을 위반한 기소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령
검찰청법 제4조 (검사의 직무) ①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다음 각 호의 직무와 권한이 있다.
1. 범죄수사, 공소의 제기 및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 다만,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는 다음 각 목과 같다.
가.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
나. 경찰공무원(다른 법률에 따라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행하는 자를 포함한다)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소속 공무원(「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파견공무원을 포함한다)이 범한 범죄
다. 가목·나목의 범죄 및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와 관련하여 인지한 각 해당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은 검찰이 E를 비롯한 J노조 내부의 인사 비리 등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인지하여 수사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은 검찰청법 제4조 제1항 제1호 가목의 부패범죄에 해당하는 인사 비리 사건 중 E 사건의 변호인인 피고인이 E 사건에서 열람·등사된 서류를 다른 인사 비리 사건 수사 대상자 측에 제공한 행위에 관한 것으로서, 인사 비리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은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인정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이 사건 규정의 입법 취지와 제·개정 과정
가) 검찰의 수사권을 분산하고 제한하기 위한 수사권조정에 따라 2020. 2. 4. 법률 제16908호로 개정된 검찰청법에서 이 사건 규정이 신설되었다.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에 관하여 '부패범죄 등과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라고 규정하였다.
나) 이에 따라 2020. 10. 7. 대통령령 제31090호로 제정된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제3조(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는 "검찰청법 제4조 제1항 제1호 다목에서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란 같은 호 가목·나목의 범죄 및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이하 '해당 범죄'라 한다)와 합리적 관련성이 있는 범죄로서 다음 각 호1)의 범죄를 말한다."라고 규정하였다.
다) 검사의 직접 수사권의 범위를 더욱 제한하기 위하여 검찰청법이 2022. 5. 9. 다시 개정(직접 수사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를 축소하였다)되었다. 이에 따라 2022. 9. 8. 대통령령 제32902호로 개정된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에서는 제3조(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 규정이 삭제되었다. 달리 검찰청법이나 그 위임에 따른 하위 법령에서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에 관한 의미와 범위에 대한 정의하고 있는 규정은 없다.
라) 법률조항은 가능한 한 그 문언의 통상적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그 제·개정 연혁, 전체 법질서의 조화 및 체계성, 다른 법령과 맺는 관계 등을 고려하는 체계적·논리적 해석방법을 더하여 타당한 해석을 도모하여야 하므로(대법원 2013. 1. 17. 선고 2011다8343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한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의 의미와 범위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의 개정 취지를 고려하여야 한다. 또한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를 제한하는 것에 대한 예외로서 '직접 관련성'을 정하고 있으므로 그 해석은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하여야 한다.
2) 이러한 입법 취지와 아래에서 보는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한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에는 피의자나 참고인 등 사건 관계자들의 진술, 증거 등을 통해 수집한 공범 등이 아니며 해당 범죄와 범행 수단과 방법이 겹치는 경우나 불가분적으로 결합한 경우가 아닌 다른 사람의 별개 범죄는 최소한 '직접 관련성'이 없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가) 직접 관련성은 해당 범죄가 아닌 별개의 범죄 사이에서 주로 문제가 된다.
나) 관련성에 더하여 '직접'이라고 가중하여 제한을 부가하였으므로 해당 범죄의 기본적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범행 수단과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당 범죄를 행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별개 범죄가 해당 범죄와 구체적·개별적으로 수반(접착)하거나 불가분한 연관(결합) 관계가 있는 경우에 직접 관련성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해당 범죄의 피의자와 공동정범이나 교사범 등 공범에 해당하는 경우도 직접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다.
3)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검사는 2023. 11.경부터 J노조 위원장 C, J노조 K지부 지부장 F의 인사 비리 혐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였다. 한편 J노조 상임부위원장 E는 2023. 8. 2. 배임수재죄 등으로 기소(부산지방법원 20**고단****)되었으며 변호인으로 피고인을 선임하였다.
② 검사는 2024. 2. 23. C, F의 배임수재 범행 관련 금품상납 등 관련 증거를 압수하기 위해 부산지방법원으로부터 C, D 등 관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이를 집행하였다.
③ 검사는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으로 압수한 휴대전화에서 C이 D을 통해 피고인으로부터 G, H의 각 개인정보가 기재되어 있는 진술조서 파일을 전달받은 정황을 파악하였다.
④ 검사는 2024. 3. 29.경 이 사건 범죄사실(개인정보보호법위반과 형사소송법위반)을 인지하였다. 그 내용은 피고인이 당해 사건 또는 관련 소송의 준비에 사용할 목적 없이 D을 통해 개인정보가 기재되어 있는 참고인들의 진술조서 스캔 파일을 제공함과 동시에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D, C에게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D, C이 이용하도록 제공하였다는 것이다.
4) 위와 같은 법리에 위 인정 사실을 비추어 보건대, ❶ 검사가 인지한 이 사건 범죄사실은 검사가 이미 수사하던 C, F의 배임수죄 등의 해당 범죄사실과 그 내용이나 행위 태양이 전혀 달라 수반 관계가 있거나 불가분적인 연관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❷ 피고인은 배임수재 등의 범죄사실로 수사를 받는 C, F와 공동정범, 교사범 등 공범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인적 관련성 또한 인정할 수 없는 점, ❸ 검사는 C의 배임수재 등 혐의에 관한 사안의 중대성, 증거 인멸, 참고인에 대한 위해 우려 여부를 확인할 목적으로 피고인을 상대로 수사를 하였으므로 그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검사가 인지한 피의사실의 죄명과도 부합하지 아니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범죄사실은 해당 범죄(부패범죄 등)와 물적(범죄) 관련성뿐만 아니라 인적 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검사가 수사하고 있던 C, D 등의 배임수재 등과 이 사건 공소사실은 '직접 관련성'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5) 소결론
검사가 C, F의 배임수재 등 해당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없는 이 사건 범죄사실에 대한 수사를 개시하여 공소를 제기한 것은 그 수사절차에 중대한 위법이 있으므로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일 때에 해당(대법원 2007. 7. 13. 선고 2007도3672 판결,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7362 판결 등 참조)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따라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하여야 한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 기초사실
피고인은 2012. 2.경 사법연수원을 제○○기로 수료한 후 변호사로 개업하여 2018. 4. 1.경부터 법무법인 B의 대표변호사로 재직 중이고, 2020년 내지 2021년경부터 J 노조의 고문변호사로, J노조 상임부위원장 E에 대한 부산지방법원 20**고단****호 배임수재 사건(이하 '당해 사건'이라 한다)의 공동변호인이다.
I은 당해 사건의 공동변호인이다.
C은 2022. 5. 20.경 J노조 위원장으로 당선된 사람이다.
E는 2022. 5. 20.경 J노조 상임부위원장으로 임명된 사람으로 당해 사건의 피고인이다.
D은 2022. 5. 20.경부터 J노조 조직조사부장으로 재직 중인 사람이다.
피고인은 J노조 고문변호사로 C 위원장의 임기 중 J노조와 관련된 민사·행정사건을 다수 수임하였고, 2023년경부터 매월 고문료를 지급받고 있다.
○ 범죄사실
피고인 또는 변호인(피고인 또는 변호인이었던 자를 포함)은 검사가 열람 또는 등사하도록 한 검사가 증거로 신청할 서류, 검사가 증인으로 신청할 사람이 공판기일 전에 행한 진술을 기재한 서류 등의 사본을 당해 사건 또는 관련 소송의 준비에 사용할 목적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교부 또는 제시(전기통신설비를 이용하여 제공하는 것을 포함)하여서는 아니 되고,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는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2023. 7. 14.경 당해 사건의 변호인으로 선임되어 2023. 9. 19.경 부산구치소에서 E를 접견하던 중 '당해 사건 기록에 G, H 진술조서가 있는데, 위 조서에 C 위원장 범죄사실 관련 제보진술이 있으니, C 위원장님께 이를 알려드리라'는 말을 E로부터 듣고, G, H 진술조서에 기재된 내용을 D과 C에게 전달하기 위해 2023. 9. 21.경 공동변호인이자 검사로부터 당해 사건 기록을 등사하여 보유중인 I 변호사에게 당해 사건 기록 중 G, H 진술조서 파일을 보내 달라고 부탁하여 2023. 9. 22. 09:19경 G, H의 진술조서 파일을 피고인의 이메일로 전달받아, G, H 진술조서에 "H가 2023. 6. 18. 부산지방검찰청에서 E, C 등의 범죄사실 관련 진술을 한 사실, G가 2023. 6. 20. 부산지방검찰청에 출석하여 E 범죄사실 관련 진술을 한 사실, G와 H가 2023. 7. 3. 부산지방검찰청에 각 출석하여 E, C의 범죄사실 관련 진술을 한 사실" 등의 개인정보가 기재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피고인은 2023. 9. 22. 09:51경 부산 연제구 L에 있는 법무법인 B 사무실에서 전기통신설비인 PC 카카오톡 앱을 이용하여 당해 사건 또는 관련 소송의 준비에 사용할 목적이 아닌, C, D에게 수사 중인 C의 범죄사실 관련 진술자, 진술내용, 진술시기를 알려줄 목적으로 D을 통해 C에게 G, H의 각 개인정보가 기재되어 있는 'G 진술조서 1회.pdf' 파일, 'G, H 진술조서 2회.pdf' 파일, 'H 진술조서 3회.pdf' 파일을 제공함과 동시에 업무상 알게 된 G, H의 각 개인정보를 D, C에게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D, C이 이용하도록 제공하였다.
2. 판단
제2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제기의 절차가 위법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따라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