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2025. 5. 9. 선고 2022고단2017 판결 [[형사] 피해회사(삼성전자의 자회사)의 협력사 대표가 반도체 세정장비의 핵심부품인 '스핀척'을 경쟁업체에 납품하고, 이를 은폐하고자 직원들의 PC 및 휴대전화 교체를 지시한 사건에서 실형을 선고한 사례]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사건 2022고단2017 가. 산업기술의유출방지및보호에관한법률위반
나.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
업비밀누설등)
다. 증거인멸교사(일부 인정된 죄명 증거인멸)
라. 증거인멸
피고인 1.가.나.다. A
2.다.라. B
검사 박성현(기소, 공판), 김태영, 박형건, 김동영, 이하영, 송태환, 박현
우, 장정윤(공판)
변호인 서도 법무법인(피고인 모두를 위하여)
담당변호사 조성규
변호사 이상화, 박세령(피고인 모두를 위하여)
판 결 선 고 2025. 5. 9.
[피고인 A]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피고인으로부터 84,000,000원을 추징한다.
위 추징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B]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범 죄 사 실1)
[기초사실]
1. 피고인들의 지위 등
피고인 A은 2011. 1. 21.경 천안시 서북구 (주소 생략)에서 ‘C’이라는 상호로 특수목
적용 기계 제조업을 운영하면서 2015년경부터 피해자 D 주식회사(이하 ‘피해회사’라
한다)의 1차 협력사인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으로부터 제공받은 피해회사의 기
술자료를 이용하여 반도체 세정장비의 주요부품인 스핀 척(SPIN CHUCK)을 제작하여
E을 통해 이를 전량 피해회사에 납품하여 왔다.
피고인 B은 2016. 11.경부터 C에 입사하여 품질관리부 차장으로 근무하면서 품질관
리, 전산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F은 2016. 6. 16.경 피해회사를 퇴사한 이후 2018. 1. 26.경 천안시 서북구 (주소 생
략)에 반도체제조용 기계 제조업을 목적으로 ‘G’를 설립하고, 2019. 3. 18.경 천안시 동
남구 (주소 생략)에 반도체 장비 및 부품 제조업을 목적으로 H 주식회사(이하 ‘H’라 한
1) 피고인들의 방어권 행사에 영향이 없는 범위 내에서 공소사실의 일부를 수정하였다.
다)를 설립하였다.
2. 스핀 척 기술자료의 영업비밀성
피해회사는 I의 자회사(I 지분 91.54%)이며 I, J 등 K 계열사에 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반도체 장비 제작 전문 회사로서, 일본 L 사(社), 일본 M 사(社)와 함께 세계 3대 반도
체 세정장비 제조업체이자, 국내 1위의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2020년 기준 매출액 2조
7,079억 원 상당)로, 습식 세정장비 자체 생산을 위하여 2005년경부터 기술개발 인력
을 갖추고 2006. 7.경 개발비 약 201억 원을 들여 습식 세정장비인 IRIS를 개발하였다.
피해회사는 사내 보안시스템인 NASCA(문서 보안 프로그램), ESCORT(PC 보안 프로
그램) 등을 도입하여 중요 문서 및 전산자료를 권한이 있는 직원들만 접근 가능하도록
제한하는 등 비밀로 관리하고 있고, 피해회사의 노트북 PC, Desk Top PC에는 외부저
장매체(USB, 외장하드 등)를 설치하거나 사용할 수 없고, 피해회사의 노트북 PC, Desk
Top PC 등을 외부로 반출할 경우에는 반출 사유, 내용 등을 기재하여 임원급인 팀장
승인 및 해당 PC의 내용을 스캔하는 등의 검사를 받은 후에만 반출이 가능하고, 피해
회사에 입·출입시 X-RAY장비, 금속탐지기, 핸드스캐너, 문서감응기 등이 설치된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게 하여 노트북 등 전자기기, 기술자료 소지 여부를 점검하는 등 직원
들의 기술자료 임의 반출을 방지하고, 협력업체에 피해회사의 중요 기술자료를 전달해
야 하는 경우에는 협력업체와 NDA(비밀유지계약서)를 체결하고 피해회사 관리자의 승
인을 받아 DRM(문서 보안 프로그램) 내지 SRM(시스템 자원 관리 프로그램)을 이용하
여 파일을 암호화하여 전송하고 있다.
또한 협력업체의 협조를 얻어서 보안검사를 실시하고 그 직원들을 상대로 보안교육
을 실시하고 있으며, 피해회사에서 작성하여 협력업체에 제공하는 스핀 척을 비롯한
반도체 제조장비의 부품 제작도면에는 모두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임’을 표시하는 등 협
력업체에 제공하는 중요 기술자료 역시 비밀로 관리하고 있다.
스핀 척(SPIN CHUCK)은 세정장비의 챔버 안에 위치하여 웨이퍼를 고속으로 회전시
켜 세정하는 과정에서 웨이퍼의 역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접촉면을 통해 웨이
퍼를 고정하여 웨이퍼의 패턴이 무너지거나 웨이퍼가 파손되지 않도록 기능하는 세정
장비의 핵심부품으로서, 피해회사는 장기간에 걸쳐 스핀 척을 설계하고 시험 및 안정
화 절차를 거쳐 스핀 척을 최종 개발한 뒤 그 기술자료를 영업비밀로 관리하고 있다.
3. 스핀 척 기술자료의 산업기술성
피해회사는 습식세정장비 자체 생산을 위하여 2005년경부터 기술개발 인력을 갖추
고 2006. 7.경 개발비 약 201억 원을 들여 습식 세정장비인 IRIS를 개발하였고, 2010.
12.경 개발비 약 220억 원을 들여 고온의 황산을 약액으로 사용하는 SPM 세정장비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세정방식, 구조의 세정장비를 개발하기 위해 인력과 자금을 투자
하고 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10. 12.경 ‘습식 세정장비 기술’을 산업발전법 제5조
에 의한 ‘첨단기술’로 지정하여 고시하였으므로, 피해회사 습식 세정장비의 스핀 척을
포함한 각 모듈 관련 기구도면, 회로도, 부품 목록, 작업 표준서 등 기술 정보는 모두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나목(산업발전법 제5조에 따라
고시된 첨단기술의 범위에 속하는 기술)에 따른 ‘산업기술’에 해당하므로, 스핀 척에 관
한 설계자료 등의 기술자료는 피해회사의 산업기술에 해당한다.
[구체적 범죄사실]
1. 피고인 A의 산업기술의유출방지및보호에관한법률위반,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
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누설등)
대상기관과의 계약 등에 따라 산업기술에 대한 비밀유지의무가 있는 자가 부정한 이
익을 얻거나 그 대상기관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산업기술을 유출하는 행위를 하여
서는 아니 되고,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영업
비밀을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해회사는 2015년경 E과 스핀 척 납품계약을 체결한 후 E으로부터 스핀 척을 납품
받으면서, 거래기본계약 및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여 E으로 하여금 피해회사가 제공하
는 일체의 기술자료를 정해진 용도로만 사용하고,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하고자 할 때는
피해회사의 동의를 얻도록 하며 기술자료를 제3자에게 제공하더라도 이를 비밀로 유지
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피고인이 운영하는 ‘C’은 2015년경부터 E으로부터 스핀 척 제작‧납품을 하도급받아
피해회사의 스핀 척을 제작하여 E을 통해 이를 전량 피해회사에 공급하면서 2018. 11.
경 피해회사로부터 직접 사업장 현장점검을 받는 등 일명 ‘SSQ(Semes Supplier
Qualification)’ 인증 절차를 거쳐 피해회사의 2차 협력사로 정식 등록되었고, C에서 제
작하는 모든 스핀 척은 피해회사에서 특정한 세정장비의 고유번호, 부품코드, 일련번호
를 부여하는 등 엄격하게 관리되었고, 피해회사의 스핀 척에는 부품도, 조립도, 구조
및 재질 등 피해회사의 기술자료를 알 수 있는 정보가 포함되어 있었으므로, 피고인은
피해회사의 스핀 척을 외부로 유출하지 않고 비밀로 관리하여야 할 비밀유지의무가 있
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9. 7.경 H의 대표이사 F으로부터 ‘피해회사에 납품
되는 스핀 척을 H에 공급하면 E에 납품하는 가격보다 2~3배의 대금을 지급하겠다’라
는 제안을 받고, 피해회사 몰래 피해회사의 스핀 척 기술자료를 이용하여 스핀 척을
제작한 다음 이를 H에 납품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이에 따라 2019. 8. 5.경 위 C 사무실에서, 생산관리부 N 차장에게 납품처
를 알려주지 아니한 채 피해회사의 설계에 따른 스핀 척 12개를 제작하라고 지시하고,
위 N은 위 지시에 따라 O(제조 1팀장), P(제조 2팀 및 3팀 총괄 부장) 등에게 스핀 척
12개를 제작할 것을 지시하여 O, P 등으로 하여금 별지 범죄일람표 1의 순번 2 내지
40 기재 피해회사 부품도를 사용하여 스핀 척 12개에 대한 부품을 제작하도록 하고,
Q(제조 4팀장)은 별지 범죄일람표 1의 순번 1 기재 피해회사의 조립도 정보를 사용하
여 제조 1팀 내지 3팀으로부터 전달받은 스핀 척 부품을 조립하여 피해회사에 납품되
는 스핀 척과 동일한 스핀 척 12개를 제작한 후 2019. 9. 6.경 출하하여 그 무렵 H에
납품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인 스핀 척 기술자료를 누설함과 동시에2) 비밀유지의무가 있음에
도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그 대상기관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피해회사의 산업기술
인 스핀 척 기술자료를 유출하였다.
2. 피고인 A의 증거인멸교사, 피고인 B의 증거인멸3)
가. 피고인 A의 지시
2) 검사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스핀 척 기술자료를 누설‧사용함과 동시에’라고 기재하였으나, 영업비밀의 ‘사용’은 특별한 사정 이 없는 한 영업비밀을 인지하여 이를 사용할 수 있는 기업의 임직원 아닌 자가 영업비밀을 본래의 사용목적에 따라 이를 영업활동에 이용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되므로(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8도9433 판결의 취지 참 조), 영업비밀의 ‘누설’ 부분을 기소한 것으로 선해하여 위 부분만을 범죄사실로 인정하는 것이다(이러한 구성은 상상적 경합 관계인 ‘산업기술의 유출’ 부분과도 조화롭게 해석될 수 있다).
3) 검사는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을 ‘① PC 하드디스크 관련 증거인멸교사, ② 직원들의 휴대전화 관련 증거인멸교사(피고인 B과 공모)’로 구분한 다음, 위 각 증거인멸교사죄를 실체적 경합관계로 의율하여 기소하였으나, 피고인 A의 증거인멸교사 범 행은 단일한 범의 아래 시간적, 장소적으로 근접하여 저질러진 것으로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위와 같은 이유에서 피고인 B에 대하여도 증거인멸의 포괄일죄만이 성립한다고 보았다). 한편 아래 ‘무죄 부분’에서 보는 바와 같은 이 유로 피고인 B의 증거인멸교사 부분이 별도로 성립되지 않으나, 거기에 포함된 증거인멸죄 부분은 유죄로 인정하는 것이다.
피고인 A은 H에 위와 같이 피해회사의 기술자료를 부정사용해 제작한 스핀 척 12
개를 납품한 것을 비롯하여 2019. 7. 29.경부터 H에 스핀 척을 납품하여 오던 중 H가
검찰로부터 피해회사의 기술자료 부정사용 혐의로 압수수색당한 사실을 2021. 10. 27.
경 알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 A은 검찰의 압수수색 등을 통해 자신이 피해회사의 스핀
척 기술자료를 부정사용한 사실이 발각될 것을 염려하여 C 직원들로 하여금 관련 자
료를 폐기 또는 삭제하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 A은 2021. 10. 29. 10:01경 천안시 서북구 (주소 생략) 소재 C 사무실 ○층
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에서 전산관리 담당자인 피고인 B에게 직원들의 PC 하드디스크
와 휴대전화를 교체하도록 지시하였고, 피고인 B은 피고인 A의 지시에 따라 직원들의
PC 하드디스크 및 휴대전화를 교체하기로 마음먹었다.
나. 피고인 A의 증거인멸교사 및 피고인 B의 증거인멸
피고인 B은 피고인 A의 위와 같은 지시에 따라 2021. 10. 29.경부터 같은 해 11.
1.경까지 위 C 사무실에서 별지 범죄일람표 2-1 기재와 같이 H와의 거래 관련 자료,
스핀 척의 설계자료 등 기술 관련 자료 등의 전자정보가 저장되어 있는 PC 28대를 선
별한 다음 하드디스크 교체업체인 ‘R’의 직원 S을 통해 위 PC 28대의 하드디스크를 교
체하고, 2021. 10. 30. 14:58경 같은 장소에서 자신이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생산관리부
T 대리를 통해 구입한 아이폰 13으로 교체하였다.
또한 피고인 B은 2021. 10. 29.경 위 C ○층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O(제조
1팀장), P(제조 3팀장), Q(제조 4팀장), N(생산관리부 차장) 등에게 전화하여, ‘휴대전화
나 이메일에 저장된 도면사진이나 카카오톡 대화내용 등 불필요한 자료를 모두 삭제하
고, 휴대전화 교체가 필요한 경우 교체비용은 회사에서 부담하겠다’라는 취지로 말을
하였다.
피고인 B으로부터 위와 같은 피고인 A의 지시사항을 전달받은 Q, U, V 등은
2021. 10. 29.경 천안시 서북구 소재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각자의 휴대전화를 교체한
뒤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파기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2-2 기재와
같이 C의 직원 11명은 피고인 A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인 휴대전화를 교체‧파기하였
다.
이로써 피고인 A은 피고인 B으로 하여금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하도
록 교사하고, 피고인 B은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하였다.
1. 제2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 A의 일부 진술기재
1. 제4회 공판조서 중 증인 W의 진술기재, 제5회 공판조서 중 증인 X, Y, Z의 각 진
술기재, 제6회 공판조서 중 증인 AA, S의 각 진술기재, 제7회 공판조서 중 증인 AB
의 진술기재
1. 제8회 공판조서 중 증인 N, AC의 각 일부 진술기재, 제9회 공판조서 중 증인 U, P
의 각 일부 진술기재, 제10회 공판조서 중 증인 Q, V의 각 일부 진술기재, 제11회
공판조서 중 증인 O, AD의 각 일부 진술기재, 제12회 공판조서 중 증인 F의 일부
진술기재
1. Y, Z, AE, AF, AA, S, AG, W, X, AB, AH, AI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1. N, P, V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U, N, AJ, AK, O, W, AL의 각 진술서
1. 각 압수조서 및 압수목록
1. 현장조사보고서 및 전자정보의 관련성에 관한 의견진술서 12부, 각 파일 및 출력물
(증거목록 순번 제92, 93번)
1. 이메일 본문 2부, 각 사진(증거목록 순번 제14 내지 16번), 각 제보자료(증거목록 순
번 제17 내지 19번), 각 이메일(증거목록 순번 제47 내지 53, 89 내지 91, 126, 129,
180번), 외화 송금 및 수취내역(H) 1부, H 주거래 계좌 주요 출금내역 1부, 각 통화
내역(증거목록 순번 제74, 100번), 발주서류(증거목록 순번 제88번), G 기업은행 계
좌 거래내역, H 입금액에서 거래처에 출금된 금액 계산자료 각 1부, H 수출입내역
및 C 수출내역 각 1부, 각 녹취록(증거목록 순번 제108, 109번), 기술양도 및 라이
센스 계약(번역본) 파일 출력본 1부, 피의자 AM 휴대폰의 채팅내역, 메시지 등 저장
CD 1개, H 수출 세정장비 코드명 특정내역 1부, H 세정장비 출하일정 관련자료 각
1부, 2019. 12.경 H 일일 진행사항 공유이메일 출력물 18부, 계좌내역, 스핀 척 검
사성적서 12부, 임의제출한 스핀 척 사진, C의 체크시트 1부, D의 스핀 척 검사성적
서 1부, D SPM 스핀 척(도면코드 생략) 도면 1부
1. 회사소개서(H), 기업 상세정보, 각 법인 등기부등본 및 크레탑 기업정보(증거목록 순
번 제70 내지 72번), 크레탑 검색결과, 2019. 5. 12.자 C 조직도 1부
1. 각 거래기본계약서 및 비밀유지계약서
1. W 휴대전화 전화통화내역, 문자메시지 캡쳐사진, 녹음파일 녹취서 1부, B 근태기록
부, 2021. 10. 26. 주민등록표(전입신고내역), 통화내역 발췌본
1. 사건요약정보조회, 대법원 2024도1470 판결문, 수원고법 2023노806 판결문, 수원지
법 2022고합827, 2023고합30 판결문, 증인 F에 대한 형사 확정판결문
1. 각 수사보고(증거목록 순번 제7, 27, 32, 40, 66, 153, 173, 181, 183, 199, 218, 283,
289, 298, 301, 302, 317번, 첨부서류 포함)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가. 피고인 A: 구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2019. 8. 20. 법률 제
164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이라 한다) 제36조 제2항, 제14조 제2호(비밀유지의무 있는 자가 부정한 이익을 얻
을 목적 등으로 산업기술을 유출하는 행위의 점),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2항 본문, 제1항 제1호 가목(영업비밀을 제3자에게 누설하는
행위의 점), 형법 제155조 제1항, 제31조 제1항(증거인멸교사의 점, 포괄하여)
나. 피고인 B: 형법 제155조 제1항(증거인멸의 점, 포괄하여)
1. 상상적 경합
피고인 A: 형법 제40조, 제50조[산업기술의유출방지및보호에관한법률위반죄와 부
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누설등)죄 상호간, 형이 더 무
거운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누설등)죄에 정한 형으
로 처벌]
1. 형의 선택
가. 피고인 A: 각 징역형 선택
나. 피고인 B: 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피고인 A: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부정경
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누설등)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1. 집행유예
피고인 B: 형법 제62조 제1항(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사회봉사명령
피고인 B: 형법 제62조의2
1. 추징
피고인 A: 구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4항 단서
[추징금 산정근거] 피고인 A이 피해회사의 스핀 척 12개를 F 측에 납품한 다음 수
령한 대금 8,4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
1. 가납명령
피고인 A: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몰수 구형에 관한 판단
1. 검사는, 구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구 산업기술보호법’이라
한다) 제36조 제4항 본문에 의하여, 피고인 A(이하 이 항목에서 ‘피고인’이라 한다)으로
부터 압수된 스핀 척 12개(증 제1 내지 5호)에 대하여 몰수의 선고가 이루어져야 한다
는 취지의 의견을 진술하고 있다(제13회 공판조서 참조).
2. 살피건대, 구 산업기술보호법 제36조 제4항에 따르면, ‘제1항 내지 제3항의 죄를 범
한 자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얻은 재산은 이를 몰수한다. 다만, 그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할 수 없는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3.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인은 2019. 8.경부터 같은 해 9.경까지 스핀 척 12개를 제작한 다음 이를 H
에 건네주었고, H의 직원들은 2019. 9.경부터 같은 해 12.경까지 위 스핀 척 12개를 H
의 ‘SPM 세정장비 1호기’에 장착하였으며, F은 2020. 8.경 위 ‘SPM 세정장비 1호기’를
중국으로 수출하였다. 그 이후 H는 2021. 1.경 중국에서 스핀 척 12개를 수입하였다.
나. 피고인은 2019. 8.경부터 2021. 9.경까지 스핀 척을 제작하여 F이 운영하는 H 또
는 G로 납품하였는데, 2020. 6.경부터는 자신의 아들 명의로 설립한 법인 ‘AN’ 명의로
거래하기 시작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 피고인이 2022. 3. 29. 이 사건으로 구속되자, C의 직원들이 대책회의를 열었고,
그 과정에서 직원 V이 ‘이전에 피고인이 H에 빌려주었다가 돌려받은 스핀 척 12개가
회사 내에 있다는 사실이 생각났다’며 스핀 척 12개의 실물을 사진 등으로 촬영하였으
며, 이를 같은 해 4. 5. 수사기관에 임의제출하였다. 위와 같이 임의제출된 스핀 척 12
개는 중간에 있는 홈에 단턱이 추가로 가공된 것 이외에는 전체적인 형상과 구조 등이
피해회사의 스핀 척과 동일한 것이었다.
4.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2019. 9.경
H에 제공한 스핀 척 12개와 H가 2021. 1.경 수입한 스핀 척 12개가 서로 동일한 제품
이었다고 볼 만한 뚜렷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는 점, ②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H가
수입한 스핀 척 12개를 피고인에게 돌려주었다거나 그것이 임의제출된 스핀 척 12개
와 동일한 제품이라고 볼 만한 자료도 뒷받침되어 있지 않은 점, ③ 특히 피고인은
2019. 9.경부터 2021. 9.경까지 H에 스핀 척을 납품하는 거래관계를 계속 유지하였으
므로, 피고인이 2019. 9.경 납품한 스핀 척 12개가 임의제출된 스핀 척 12개와 동일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는 점, ④ 피고인이 ‘압수된 스핀 척 12개는 (공
소사실과 같이) 2019. 9.경 납품하였던 것이 아니라, 2019. 12.경 대여하였다가 돌려받
은 것이다’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기도 한 점(그럼에도 이를 몰수할 수 있다고 할 경
우, 이는 공소제기되지 않은 범죄사실로 인하여 취득한 물건을 몰수하는 결과에 이르
게 되므로,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 ⑤ 무엇보다 이 사건에서 압수된 스핀 척 12개가
수사기관에 제출되기에 이른 경위에 비추어 보면, 그것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취득한 물건이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상당한 의문이 드는 점 등을 고려하
면, 압수된 스핀 척 12개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취득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에 대한 몰수의 선고를 하지 않기로 한다.
피고인 A 및 그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판시 제1항 부분]
1. 주장의 요지
가. 피고인 A(이하 이 항목에서 ‘피고인’이라 한다)은 2019. 8.경부터 같은 해 9.경까
지 사이에 피해회사의 기술자료를 이용하여 스핀 척 12개를 제작한 다음 이를 H에 납
품한 사실이 없다.
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에서
정한 누설의 대상인 ‘영업비밀’이나 구 산업기술보호법에서 정한 유출의 대상인 ‘산업
기술’은 모두 그 개념상 무형의 기술정보에 국한되므로, 설령 피고인이 스핀 척 12개의
‘실물’을 H에 납품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을 누설하거나 ‘산업
기술’을 유출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 피해회사의 스핀 척 관련한 기술자료는 외부에 공개되어 있으므로, 부정경쟁방지
법에서 정한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고, 스핀 척을 포함한 도면 등 기술정보가 전부
구 산업기술보호법에서 정한 ‘산업기술’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라. 피고인은 피해회사의 협력업체로, 피해회사의 기술자료를 이용할 수 있는 정당한
권한이 있었고, 피해회사에 납품하기 위하여 제작한 스핀 척 재고품 중 일부분을 H에
납품하였을 뿐이므로, 피고인에게는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피해회사에 손해를 입힐 목
적’이 없었다.
2. 피고인이 2019. 8.경부터 같은 해 9.경까지 피해회사의 기술자료를 이용하여 스핀
척 12개를 제작한 다음 이를 H에 납품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
판시 각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관계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
고인이 2019. 8.경부터 같은 해 9.경까지 사이에 피해회사의 기술자료를 이용하여 스핀
척 12개를 제작한 다음 이를 H에 납품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해회사와 C의 관계, C의 역할 등
1) 스핀 척은 반도체 세정장비의 핵심부인 챔버(Chamber, 화학물질로 미세한 패턴
이 형성된 웨이퍼 세정을 수행하는 공간)에 들어가는 필수 부품으로, 다른 부품들과 유
기적으로 결합하여 웨이퍼의 세정 및 건조가 균일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웨이퍼를 지
지‧고정한 다음 고속으로 회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반도체 세정장비의 제조사
마다 각자 고유의 기술과 노하우로 각 부품의 배치, 구조 등을 다르게 설계하므로, 거
기에 들어가는 스핀 척의 형상이나 소재, 배치, 결합구조 등도 다를 수밖에 없어 세정
장비별 호환성이 없거나 떨어지는 부품에 해당한다.
2) 피해회사는 2015년경 이전부터 ‘E’을 1차 협력업체로 지정하면서, E과 ‘스핀
척’ 납품계약 및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였는데(1년마다 체결함), 위 비밀유지계약에는
‘피해회사가 제공하는 일체의 기술자료를 정해진 용도로만 사용하고,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하고자 할 때에는 사전에 피해회사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이를 제공하더라도 기
술자료를 비밀로 유지하여야 한다’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한편 E은 2015년경부터
피고인이 운영하는 C에 ‘(피해회사에 납품할) 스핀 척’ 제작‧납품 및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비밀유지계약에는 위와 같은 취지 외에도 ‘공급자(C)는 구매자(E)의
주문 또는 허락을 받은 경우 외에는 구매자의 사양에 따른 목적물의 제작, 판매, 수출,
불합격품 및 유사품의 판매, 수출, 사용 등을 스스로 하거나 제3자에게 시켜서는 아니
된다’라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었다.
3) C은 2015년경부터 E을 통하여 제공받은 피해회사의 스핀 척 기술자료를 이용
하여 피해회사의 세정장비에 장착할 스핀 척을 생산하였고, 생산한 스핀 척은 전량 E
을 통하여 피해회사에 납품하였는데, C의 전체 매출액 가운데 스핀 척 제작‧납품으로
인한 매출액의 비중이 약 90%에 이르고 있었다. 한편 피해회사는 2018. 11.경 사업장
현장점검 등 인증절차를 거쳐 C을 피해회사의 2차 협력업체로 정식 등록하였다.
나. C 사무실에서 압수된 파일 등 자료의 내용
1) C 사무실에서 압수된 ‘250_신규 출하인력관리.xls’라는 파일에는 ‘고객명’, ‘설비
제번(피해회사의 세정장비에 부여되는 고유번호)’, ‘시리얼 넘버(피해회사에서 스핀 척
마다 부여하는 고유번호로, 납품을 위한 이력관리에 필수적인 정보)’, ‘검사일자’ 등이
기재되지 않은 스핀 척 12개가 출하된 내역이 기재되어 있는데(검사성적서는 발급되었
음), 출하된 스핀 척 12개의 CIS NO(I에서 사용하는 표준 부품코드)가 피해회사의 SPM
세정장비에 들어가는 스핀 척과 동일한 ‘(부품코드 생략)’로 표시되어 있고, 비고란에
‘S/N(시리얼 넘버) 없음(커버 음각 ×), 사장님 요청건, 검수 ×’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위 파일의 해당 부분에는 ‘숨김’ 상태의 메모로 ‘2019. 10. 8. FLANGE(스핀 모터
와 스핀 척의 연결부에 장착하는 부품을 의미함) 가공 후 1개 추가하여 (스핀 척) 13
개 재출하’라는 내용도 기재되어 있다.
2) 또한 C 사무실에서 압수된 ‘190905_Spin Chuck 검수정보(사장님 요청건).xlsx’
라는 파일에는 ‘위 스핀 척 12개의 단품을 2019. 7. 29. 검수하였고, 조립상태를 2019.
8. 27. 검수하였으며, 발주번호(PO No.) 없음(×)’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같은 장
소에서 압수된 ‘2019년 매출_C社.pdf’라는 파일과 ‘복사본 휴먼업체 PO 정리본
_211029.xlsx’라는 파일에는 C이 2019. 8. 30. F이 운영하는 G라는 업체에 ‘차세대 개
발 챔버’에 사용할 물품 12개를 8,400만 원(= 1개당 700만 원 × 12개, 부가가치세 별
도)에 납품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데, H 사무실에서 압수된 발주서류 및 이메
일 등에도 ‘G가 2019. 8. 26. C에 위 물품 12개를 발주하고, H가 2019. 9. 2. G에 위
물품 12개를 발주한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특히 H의 발주서 중 비고란에는
‘CHUCK’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3) C의 제조 4팀에서 근무하였던 W는 수사단계에서부터 이 사건 공판절차에 이르
기까지 “(위 스핀 척 12개는) 제작하던 스핀 척 중 일부를 사장님(피고인)이 가져가셔
야 한다고 해서 따로 빼드렸던 것으로 기억하고, 1년에 2~3번 정도 그런 일이 있었는
데, 해당 스핀 척은 회사 내부에서 ‘신규개발 척’이라고 불렀다”라는 취지로 일관된 진
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진술은 그 자체로 일관될 뿐만 아니라 스핀 척의 거래내역을
뒷받침하는 파일 등 객관적 자료에 나타난 내용과 부합하고, W가 허위의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있다고 보이지도 않으므로, 그 신빙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다. H의 수출용 세정장비 제작 등 경과
1) F은 2019. 3.경 H를 설립하기 이전부터 피해회사의 퇴직자들을 H에 입사시키
면서 그들이 피해회사에서 임의로 가지고 나온 반도체 세정장비의 도면 등 기술자료를
이용하여 제작한 반도체 세정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2) H는 2019. 5.경 중국의 AO와 ‘기술이전 및 합작법인 설립’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합작계약을 체결하였고, 2020. 8. 6. 중국으로 ‘SPM 세정장비 1호기’를 수출하였
는데, 위와 같이 수출한 세정장비는 고온의 황산 약액을 이용하는 최신 장비로, 단기간
내에 개발 및 양산에 이를 수 없는 것이었다.
3) F은 2019. 7.경 자신의 이메일로 세정장비 챔버에 들어가는 부품들의 도면을
전송하였는데, 당시 피해회사에서 사용하던 부품들의 도면과 비교하여 구조, 모양, 수
치, 조립시 유의사항 등 세부적인 사항이 거의 동일하였고, 그 무렵 전송한 ‘BOM
LIST(설비 제작에 필요한 모든 부품의 정보를 기재한 자료)’라는 파일에도 챔버에 필요
한 주요 기성품의 부품정보가 피해회사의 그것과 동일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여기에
앞에서 본 반도체 세정장비 제작업체별 설계상 차이 등을 고려하면, 이는 위 도면이
피해회사의 도면을 모방한 것임을 추측케 하는 자료라고 여겨진다. F이 전송한 도면에
는 작성일자나 작성자 등에 관한 사항이 모두 공란으로 되어 있었는데, 주문자가 위와
같이 도면에 관한 권리내역을 표시하지 않는 것도 반도체 세정장비 업계의 관행상 매
우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Z에 대한 진술조서(제2회) 참조]. 한편 H 사무실에서 2019.
10. 5.자 피해회사의 스핀 척 3D 설계도면이 압수되기도 하였다.
4) H의 직원들은 2020. 5.경 “C에 나중에 문제되지 않도록 ‘눈에 띄지 않게’ 스핀
척을 제작하여 달라고 요청했다”라는 대화를 주고받은 적이 있었고, F과 AP 등에 대하
여는 “① 2019. 7.경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피해회사의 챔버 설계도면을 사용하였고,
② 2019. 9.경 C으로부터 피해회사의 스핀 척(부품코드 생략) 12개를 취득하여 ‘SPM
세정장비 1호기’에 장착하였다”라는 범죄사실 등으로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수원지방
법원 2022고합42, 96, 385(병합) 판결 및 그 항소심인 수원고등법원 2023노295 판결].
한편 H가 중국으로 수출한 ‘SPM 세정장비 1호기’에 장착된 스핀 척은 그 내부에 들어
간 부품의 형상, 구조, 배치 외에 피해회사가 독자적으로 채택한 세부적인 설계사항이
나 기능상 특별한 의미가 없는 부분까지 동일하였는데, 예를 들어 메인베이스의 스핀
척 중심이 중앙에서 좌측으로 약간 치우친 지점에 위치한 부분이나 스핀 척 하단에 위
치한 2개의 홈 부분이 그러하다.4) 이에 관하여 위 AP도 위 사건의 수사단계에서 “H에
서 스핀 척을 설계하면서 피해회사의 도면을 참고한 것은 사실이다”라는 취지로 진술
하였고, C의 직원 N도 수사단계에서 “2019. 9. 당시 생산하였던 스핀 척 가운데 피해
회사 이외의 스핀 척은 없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증거기록 제7권 제5523면).
그 밖에 이 사건에서 H가 2019. 9.경 피해회사와 별개의 스핀 척 기술자료를 보유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도면 등 객관적인 자료는 찾아볼 수 없다.
5) H가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2021. 10. 27.
수사기관에 의하여 압수수색을 당하게 되었는데, 당시 H 사무실 내에서 피해회사의 스
핀 척이 발견되자, 이를 알게 된 E의 대표이사 AQ은 2021. 10. 29. 피고인에게 “어떻
게 된 일이냐”라고 따졌고, 피고인은 “죄송하다, H에 스핀 척을 납품한 것이 맞다”라는
취지로 답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수사기관이 2021. 11. 17. C에서 사용하던 이메일 계
정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였는데, 거래처에 대한 송수신내역 중 H와 주고받은 이메일
내역(14건)이 전부 삭제되어 있었다. 이러한 피고인의 언동 등도 피고인이 H에 납품할
목적으로 피해회사의 스핀 척 12개를 제작하였을 개연성을 뒷받침하는 자료라고 여겨
진다.
라. 그 밖의 주장에 관한 판단
4) 스핀 척 하단에 위치한 홈의 경우, 피해회사가 해당 스핀 척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를 특정하기 위하여 1개 또는 2개의 홈을 설계하였던 것으로 보인다(피고인이 ‘E’을 통하여 납품한 스핀 척은 하단에 2개의 홈이 설계되어 있었다).
피고인 측은,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2019. 8.경부터 같은 해 9.경까지 사이
에 스핀 척 12개를 H에 납품한 사실은 없으나, 2019. 11.경부터 같은 해 12.경까지 사
이에 보관 중이던 스핀 척 12개를 H에 (무상으로) 대여하였다가 돌려받은 사실이 있을
뿐이다”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이는 이 법원의 직접적인 판단대상에 해당하지 않
으나,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주장과 연결된 측면이 있음을 고려하여 아래와 같이
판단하는 것이다).
살피건대, F이 이 사건 공판절차에서 “피고인이 2019. 11.경부터 같은 해 12.경까
지 사이에 스핀 척 12개를 빌려주었고, 이를 소프트웨어 구동을 위하여 사용한 다음
피고인에게 돌려준 사실이 있다”라는 취지로 증언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기록에 의
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위와 같은 F의 증언이 객관적‧구체적인
자료로써 뒷받침되어 있다고 보이지 않고, 앞에서 본 사정들에 배치되는 측면도 있는
점, ② 특히 H의 이사였던 AE은 (피고인과 F의 주장과 달리) 수사단계에서 “F의 지시
를 받고 C으로부터 스핀 척 12개를 공급받았고, 그 대금도 집행하였다”라는 취지로 진
술한 바 있는 점(증거기록 제3권 제2606면), ③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스핀 척의 비호
환성 등을 감안하면, ‘소프트웨어 구동을 위하여 피해회사의 스핀 척을 빌렸다’는 F의
증언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여겨지는 측면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F의 증언은
그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할 것이다. 그 밖에 피고인이 2019. 11.경부터 같은 해 12.경
까지 사이에 보관 중이던 스핀 척 12개를 H에 대여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구체적인
자료도 찾아볼 수 없다.
3. 스핀 척 ‘실물’을 제공한 것이 영업비밀의 누설 또는 산업기술의 유출에 해당하는지
가. 관련 법률의 규정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에 따르면, ‘영업비밀’이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
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비밀로 관리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한다’라고 규정되어 있고, 구
산업기술보호법 제2조 제1호에 따르면, ‘산업기술’이란 ‘제품 또는 용역의 개발‧생산‧보
급 및 사용에 필요한 제반 방법 내지 기술상의 정보 중에서 행정기관의 장이 산업경쟁
력 제고나 유출방지 등을 위하여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이나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서
위임한 명령에 따라 지정‧고시‧공고‧인증하는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기
술을 말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나. 구체적 판단
판시 각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관계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스핀 척 실물을 제3자에게 제공한 행위는 영업비밀의 누설 또는 산업기술의
누설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반도체 제조공정은 증착, 노광, 식각, 평탄화, 세정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중
세정공정은 각 공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정밀하게 제거하는 공정으로, 거기에 사
용되는 세정장비의 성능에 따라 반도체의 품질(수율)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피
해회사는 2006년경 개발비 약 201원을 들여 습식 세정장비인 IRIS를 생산한 것을 비롯
하여, 2010. 12.경 개발비 약 220억 원을 들여 고온의 황산을 약액으로 사용하는 SPM
세정장비를 생산하는 등 다양한 세정방식과 구조를 가진 세정장비를 개발하기 위하여
많은 인력과 자금을 투자하여 왔다.
2) 피해회사는 I의 자회사로(지분율 91.54%), 이 사건 범행 무렵인 2019. 9.경 개별
웨이퍼에 화학물질을 균일하게 분사하여 세정하는 방식의 ‘매엽식 세정장비’를 제작하
여 I에만 납품하고 있었다. 매엽식 세정장비는 본체와 전원 공급장치, 약액 공급장치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본체에 챔버가 위치하여 있고, 챔버에는 스핀 척, 노즐,
보울 등의 부품이 들어가게 된다. 스핀 척은 다른 부품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고반
응성 약액과 직접 접촉하는 부품으로, 소재 및 구조 등을 어떻게 선택‧결정하는지에
따라 세정 및 건조의 품질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피해회사의 스핀 척 실
물은 총 1,728개의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영업비밀의 핵심에 해당하는 구성요
소가 결합된 결과물임을 알 수 있다.
3)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해회사의 스핀 척 기술자료는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
지 않은 ‘영업비밀’에 해당하고, 피해회사가 E과 체결한 비밀유지계약에는 ‘비밀정보’를
‘모든 기술상 혹은 경영상 정보와 그러한 정보가 수록된 물건 또는 장비 등을 모두 포
함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피해회사의 직원들과 C의 직원 V은 모두 “피해회사의 스
핀 척 실물을 취득(분해)하면, 거기에 들어간 부품의 종류, 소재, 구조, 수치, 측정값 등
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여기에 위에서 본 스핀 척의
역할 및 구조, 특성 등을 더하여 보면, 피해회사의 스핀 척 실물을 취득한 경쟁업체가
외관 및 성분 분석 외에 분해, 세정장비에 장착한 상태로 시험가동을 하는 방법으로
공개되지 않은 기술정보를 취득함으로써 경쟁상의 이익을 얻거나 그러한 정보의 취득
이나 개발을 위한 시간이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임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이처럼 F이 피해회사의 스핀 척 실물을 취득하였던 이유는, 스핀 척의 특성상
도면 등 기술자료만으로 피해회사와 동일한 제품을 제작‧조립하기 어렵기 때문이었고,
피고인도 그러한 사정을 잘 알면서 F에게 피해회사의 스핀 척 실물을 납품하였던 것으
로 보인다.
4) 어떠한 대상이 유체물인지, 아니면 무체물인지 여부를 주된 기준으로 삼아 그
것이 ‘영업비밀’ 또는 ‘산업기술’에 해당하는지를 판별하여야 한다는 법률적 근거가 명
확히 존재한다고 보이지 않는다. 특히 어떠한 유체물이 영업비밀로서의 요건(비공지성,
비밀유지성, 경제적 유용성)을 구비한 기술정보가 결합된 결과물이고, 영업비밀의 보유
자가 비밀유지계약 등을 통하여 해당 유체물을 판매한 이후에도 거기에 포함된 기술정
보를 영업비밀로 계속 유지‧관리하고자 하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음에도, 영업비밀의
보유자가 허용하지 않은 방식으로 해당 유체물을 타인에게 제공하였다면, 이는 ‘영업비
밀’의 누설행위 또는 ‘산업기술’의 유출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5) 위와 같이 유체물이라 하더라도 일정한 경우 ‘영업비밀’ 또는 ‘산업기술’에 해당
한다고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이 확정된 판결의 사례로는, ① 수원고등법원 2023.
3. 7. 선고 2021노69 판결 및 그 상고심인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3도4058 판결,
② 수원지방법원 2018. 8. 30. 선고 2018고단971 판결 및 그 항소심인 수원지방법원
2019. 9. 19. 2018노5924 판결, 그 상고심인 대법원 2019. 12. 12. 선고 2019도14411
판결, ③ 창원지방법원 2015. 8. 20. 선고 2014노2924 판결 및 그 상고심인 대법원
2017. 9. 26. 2015도139931 판결 등을 참조할 수 있다.
4. 피해회사의 스핀 척 기술자료가 ‘영업비밀’ 및 ‘산업기술’에 해당하는지
가. 관련 법리
1)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의 ‘영업비밀’이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비밀로 관리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한다. 여기서 ‘공공연히 알려져 있
지 아니하다’는 것은 그 정보가 간행물 등의 매체에 실리는 등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
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그 정보를 통상적으로 입수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보유자가 비밀로서 관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당해 정보의 내용이
이미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을 때에는 영업비밀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2다60610 판결,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도8265 판결 등 참조). 다만,
세계 어느 업체나 공통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내용이고 다른 업체들이 그러한 실험 결
과를 공개하고 있다거나, 여러 학술지에 그 학술적·이론적 근거가 공개되어 있다거나,
공개된 외국의 특허출원서류에 그 설계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거나, 타 회사 제품이나
실험에 사용된 시료 등의 카탈로그·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그 물성이나 용법·주의사항
등이 개괄적으로 포함되어 있다거나, 그 제품의 규격이 표준화되어 있어 피해자 회사
뿐 아니라 많은 해외업체들이 이를 생산하고 있고 그 공정의 내용 또한 기초적인 것으
로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는 수준을 넘지 않는다거나 하는 정도의 사정들만으로 그 자
료들이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3도3044 판결 참조).
2) 구 산업기술보호법 제36조 제2항, 제14조 제2호는 대상기관의 임·직원 또는 대
상기관과의 계약 등에 따라 산업기술에 대한 비밀유지의무가 있는 자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그 대상기관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유출하거나 그 유출한 산업기술을 사용
또는 공개하거나 제3자가 사용하게 하는 행위를 하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
비밀유지의무의 대상인 산업기술은 제품 또는 용역의 개발·생산·보급 및 사용에 필요
한 제반 방법 내지 기술상의 정보 중에서 관계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소관 분야의 산업
경쟁력 제고 등을 위하여 법률 또는 해당 법률에서 위임한 명령에 따라 지정·고시·공
고·인증하는 구 산업기술보호법 제2조 제1호 각 목에 해당하는 기술을 말하고, 부정경
쟁방지법에서의 영업비밀과 달리 비공지성(비밀성), 비밀유지성(비밀관리성), 경제적 유
용성의 요건을 요구하지 않는다. 구 산업기술보호법 제2조 제1호 각 목의 어느 하나의
요건을 갖춘 산업기술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밀유지의무의 대상이 되고, 그 산업
기술과 관련하여 특허등록이 이루어져 산업기술의 내용 일부가 공개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산업기술이 전부 공개된 것이 아닌 이상 비밀유지의무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도12266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먼저 피해회사의 스핀 척 기술자료가 ‘영업비밀’로서 특정되었는지에 관하여 보
건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사건의 공소사실에 영업비밀이라고 주장된 정보가 상세하
게 기재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다른 정보와 구별될 수 있고 그와 함께 적시된 다
른 사항들에 의하여 어떤 내용에 관한 정보인지 알 수 있으며, 또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도 지장이 없다면 그 공소제기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는바(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6도8278 판결 등 참조), 검사가 피해회사의 스핀 척 기술자료에 포함된 별지
범죄일람표 1에 표시된 정보를 특정하였고,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에서 ‘영업비밀’은
피해회사가 SPM 세정장비에 장착하기 위하여 개발한 스핀 척의 도면, 부품의 재질과
사양 등 기술정보임을 알 수 있으므로, 공소사실은 특정되었다고 할 것이다.
2) 피해회사의 스핀 척 기술자료가 영업비밀의 요건 중 하나인 ‘비공지성’을 구비
한 것인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인 측이 제출한 자료들에 의하면, ① 피해회사의 스
핀 척 제품이 2022년경 온라인을 통하여 판매 중이라는 게시물이 여러 개 존재하는
사실, ② 이를 알게 된 피해회사가 판매처 1곳에 연락을 취하여 통상의 납품가보다 높
은 가격을 매도인 측에 지불한 다음 피해회사의 스핀 척(SPM) 제품을 회수한 사실, ③
피해회사가 2014년경 스핀 척의 구성에 관한 특허를 출원하였고, 해당 발명의 공개특
허공보(공개번호 생략)에는 핀(Pin)의 배열과 구동구조 등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
는 사실, ④ I가 2016년경부터 2018년경까지 과거 피해회사로부터 납품받았던 중고 세
정장비(2000년대 중반에 개발된 구형 모델이었던 것으로 보임) 중 일부를 타에 매각한
적이 있었던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판시 각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해회사가 이 사건 범행 무렵인 2019. 9.경 스핀 척 제품을 I에만 납품하고
있었던 점,5) ② 피고인 측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광고 또는 거래의 사례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정상적인 유통과정이라거나 거기에 피해회사의 묵인이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도 뒷받침되어 있지 않고, 일부 사례의 경우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SPM 세
정장비에 들어가는 스핀 척 제품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해회사가 협력업체와
의 비밀유지계약 등을 통하여 스핀 척 기술자료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유형적‧무
형적인 노력을 계속하였고, I도 피해회사의 문제제기에 따라 중고 세정장비를 매각하지
않고 전부 폐기 처리하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해회사가 특허등록을
통하여 스핀 척 기술자료 중 일부분을 공개하였다고 하더라도, 핀의 직경과 높이, 중심
으로부터 핀까지의 거리, 핀 사이의 간격과 재질, 웨이퍼의 통전을 위한 구조와 재질
등 상세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공개된 정보를 조합하는 것만으로 피
해회사의 스핀 척 기술자료를 파악할 수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⑤ 만약 피해회사의
스핀 척 기술자료가 공개되어 있었다면, F이 피고인에게 피해회사에 대한 납품가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하면서 스핀 척을 납품하여 달라고 요구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여겨지
5) 피해회사는 이 사건 범행 이후 I의 승인을 얻어 제한적으로 다른 반도체 제조업체에도 세정장비를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보 인다.
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에서 본 사실관계만으로 피해회사의 스핀 척 기술자료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3) 피해회사의 스핀 척 기술자료가 ‘산업기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가) 관련 규정 및 법리
■ 구 산업기술보호법(2019. 8. 20. 법률 제164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산업기술”이라 함은 제품 또는 용역의 개발ㆍ생산ㆍ보급 및 사용에 필요한 제반 방법 내지 기술상의 정보 중에서 행정기관의 장이 산업경쟁력 제고나 유출방지 등을 위하여 이 법 또는 다
른 법률이나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서 위임한 명령에 따라 지정ㆍ고시ㆍ공고ㆍ인증하는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기술을 말한다.
나. 산업발전법 제5조에 따라 고시된 첨단기술의 범위에 속하는 기술
제14조의3(산업기술 해당 여부 확인) ① 대상기관은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 산업기술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 산업통상자원부장관에게 확인을 신청할 수 있다.
■ 산업발전법 제5조(첨단기술 및 첨단제품의 선정) ①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중ㆍ장기 산업발전전망에 따라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촉진하기 위하여
첨단기술 및 첨단제품의 범위를 정하여 고시하여야 한다. ② 제1항에 따른 첨단기술 및 첨단제품의 범위는 기술집약도가 높고 기술혁신속도가 빠른 기술 및 제품을 대상으로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고려하여 정하여야 한다.
1. 산업구조의 고도화에 대한 기여 효과
2. 신규 수요 및 부가가치 창출 효과
3. 산업 간 연관 효과
■ 구 첨단기술 및 제품의 범위(2015. 6. 2. 시행, 산업통상자원부고시 제2015-101호) [별표1] 첨단기술 및 제품의 범위
대분류 중분류 소분류 첨단기술 및 제품
Next-generation lithography 기술 Lithography 장비 노광장비 PR 코팅/현상 Track 장비 반도체 부품/소재 CMP 장비 Oxide CMP 장비 기술 CMP/세정 장비 세정장비 습식 세정장비 기술
■ 구 첨단기술 및 제품의 범위(2019. 7. 26. 시행, 산업통상자원부고시 제2019-121호) [별표1] 첨단기술 및 제품의 범위
대분류 중분류 소분류 첨단기술 및 제품
Lithography 장비 Track 장비 PR 코팅/현상 Track 장비
습식 세정장비 기술 반도체 장비 CMP/세정장비 세정장비 건식 세정장비 기술
초임계 세정장비
산업발전법은 첨단기술 및 첨단제품의 의미나 그 구별기준 등에 대하여는 별
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첨단기술 및 첨단제품의 의미 등에 대해서는 그 문언인
기술 및 제품이 가지는 일반적인 의미와 용례 등을 토대로 산업발전법의 입법 목적과
첨단기술 및 첨단제품의 범위를 정하도록 규정한 취지를 참작하여 합리적으로 해석하
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1도1614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판시 각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관계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
면, 피해회사의 스핀 척 기술자료는 구 산업기술보호법 제2조 제1호에 따라 첨단기술
로 지정된 습식 세정장비 기술과 밀접하게 관련된 특유의 기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
당하다.
① 피해회사의 첨단기술 제품 신청서 및 신청기술 제품 설명서에는 ‘매엽식
세정장비의 핵심 기술로서 Process 처리 기술은 웨이퍼 위의 각종 Particle을 패턴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제거(세정~건조)하기 위한 기술이며, 약액 제어 기술은 다양한
성분의 Particle을 제거하기 위해 원하는 온도, 용량의 약액을 공급하는 기술입니다’라
고 기재되어 있고,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2019. 1. 28. 피해회사의 ‘매엽식 반도체 세정
장비’가 법령상 첨단기술인 ‘습식 세정장비’에 해당함을 확인하였으므로, 메인설비에 장
착된 ‘챔버 내에서의 웨이퍼 세정기술’이 산업통상자원부 고시에 규정된 ‘습식 세정장
비 기술’과 밀접하게 관련된 특유의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② 습식 세정장비의 공정은 (생략)
③ 황산을 약액으로 하는 SPM 세정장비의 특징은 (생략)
④ 세정장비의 챔버는 스핀 척(웨이퍼를 지지‧고정하여 회전시키는 역할), 노
즐(웨이퍼에 약액을 분사하는 역할), 보울(세정에 사용된 약액을 분리‧배출시키는 역할)
등의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중 스핀 척은 다른 부품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고
반응성 약액(SPM 세정장비의 경우, 고온의 황산)과 직접 접촉하는 부품이므로, 소재
및 구조 등을 어떻게 선택‧결정하는지에 따라 세정 및 건조의 품질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위와 같은 챔버 내 부품의 역할 및 특성을 고려하면, 스핀 척 기술자료는
‘챔버 내에서의 웨이퍼 세정기술’과 밀접하게 관련된 기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다. 그 밖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피고인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피해회사의 스핀 척(완성품)이 300개에
이르는데, 피해회사가 이를 영업비밀 또는 산업기술이라 주장하면서도 즉시 인수하지
않고 있으므로, 피해회사의 스핀 척을 영업비밀 또는 산업기술이라고 할 수는 없다”라
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피해회사의 스핀 척이 영업비밀 또는 산업기술에 해
당하는지 여부와 직접 관련이 있는 사항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미 범죄가 성
립된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앞에서 본 바와 같은 판단을
달리할 수는 없다.
5. 피고인에게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피해회사에 손해를 입힐 목적이 있었는지
가. 관련 법리
1)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 제2항 위반의 죄는 고의 외에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기업에 손해를 가할 목적’을 범죄성립요건으로 하는 목적범이고, 그와 같은 목적은 반
드시 적극적 의욕이나 확정적 인식이 아니더라도 미필적 인식으로도 되며, 그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의 직업, 경력, 행위의 동기 및 경위와 수단, 방법, 그리고 영업
비밀 보유기업과 영업비밀을 취득한 제3자와의 관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
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2도1739 판결,
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6도5080 판결 등 참조).
2) 구 산업기술보호법 제14조 제2호는 ‘산업기술에 대한 비밀유지의무가 있는 자
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그 대상기관에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유출하거나 그 유출한
산업기술을 사용 또는 공개하거나 제3자가 사용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자는 같은 법 제36조 제2항에 의하여 처벌된다. 위 법률 제14조 제2호는 ‘부정
한 이익을 얻거나 그 대상기관에 손해를 가할 목적’을 추가적인 범죄성립요건으로 하
는 목적범이다. 따라서 행위자가 산업기술임을 인식하고 제14조 각 호의 행위를 하였
다는 사실만으로 그에게 위와 같은 목적이 있었다고 추정해서는 아니 된다. 행위자에
게 위와 같은 목적이 있음을 증명할 직접증거가 없는 때에는 산업기술 및 비밀유지의
무를 인정할 여러 사정들에 더하여 피고인의 직업, 경력, 행위의 동기 및 경위와 수단,
방법, 그리고 산업기술 보유기업과 산업기술을 취득한 제3자와의 관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5도464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판시 각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관계 및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이미 2015년경부터 이 사건 범행 무렵까지 약 4년 이상 피해회사 및 그 협력업체인 E
측과 거래관계를 유지하여 오고 있었으므로, 피해회사가 E과 체결한 ‘스핀 척’ 납품계
약 및 비밀유지계약의 내용을 알았을 것으로 여겨지는 점, ② 피고인도 피해회사의 스
핀 척 기술자료가 가지는 경제적 가치를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E
과 체결한 비밀유지계약에는 ‘E 측의 주문 또는 허락 없이 피해회사의 스핀 척을 제
작, 판매하는 등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는 내용까지 명시되어 있는 점, ③ 그
럼에도 피고인은 2019. 7.경 이전에 F 또는 그 직원인 AP으로부터 ‘스핀 척을 제작하
여 달라, 피해회사에 대한 납품가보다 2~3배 더 주겠다’라는 취지의 말을 듣게 되자,
이를 승낙하였던 점, ④ 그 이후 피고인은 C의 직원들에게 ‘제작 중인 스핀 척 12개를
따로 빼라’는 취지로 지시하였고, 2019. 8.경 위 스핀척 12개를 G를 통하여 H로 납품
하였으며, 실제로 F이 약속한 대금까지 지급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설령 피고인
의 주장과 같이 C이 피해회사에 납품하기 위하여 제작 후 보관 중이던 재고품 중 일
부가 반출되었을 뿐이라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주장
하는 내용만으로 피고인의 주관적 목적에 관한 판단을 달리할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
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피해회사에 손해를 입힐 목적이 있었다
고 봄이 타당하다.
6. 소결론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판시 제2항 부분]
1. 주장의 요지
가. 피고인 A
피고인이 피해회사의 허락 없이 H에 스핀 척을 납품한 행위에 관한 증거를 인멸
하려는 의사를 일부 가지고 있었으나, B에게는 ‘피해회사의 협력업체에 대한 보안강화
요구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하면서 PC 하드디스크와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교체하라고
지시하였던 것이다. 위와 같이 피고인은 증거인멸에 관한 인식과 의사가 없는 B을 도
구로 이용하여 자기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하도록 하였을 뿐이므로, 피고인의
행위를 증거인멸교사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
나. 피고인 B
피고인은 회사의 대표자인 A으로부터 ‘피해회사의 협력업체에 대한 보안강화 요구
에 따른 조치이니, PC 하드디스크와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교체하라’는 지시를 받고, 이
를 그대로 이행하였을 뿐이므로, 피고인에게는 타인의 증거를 인멸한다는 점에 관한
인식과 의사가 없었다.
2. 관련 법리
가. 증거인멸죄에 있어서 ‘타인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이란 인멸행위시에 아직
수사 또는 징계절차가 개시되기 전이라도 장차 형사 또는 징계사건이 될 수 있는 것까
지를 포함한다(대법원 1982. 4. 27. 선고 82도274 판결 참조).
나. 자기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하기 위하여 타인을 교사하여 죄를 범하게
한 자에 대하여는 증거인멸교사죄가 성립한다(대법원 1965. 12. 10. 선고 65도826 전
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0. 3. 24. 선고 99도5275 판결 참조).
3. 구체적 판단
판시 각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관계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
고인 B은 피고인 A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한다는 인식과 의사를 가지고 피고
인 A의 지시에 따라 PC 하드디스크와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교체하였고, 피고인 A은
자기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하기 위하여 피고인 B에게 증거인멸 범행을 교사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A에 대하여는 증거인멸교사죄가, 피고인 B에
대하여는 증거인멸죄가 각 성립된다.
가. 피고인 A이 증거인멸을 지시하기 이전의 언동
1) 피고인 A은 2019. 8.경부터 2021. 9.경까지 C 또는 자신의 아들 명의로 설립한
AN 명의로 피해회사 및 E 몰래 스핀 척을 제작한 다음 이를 F이 운영하는 H 또는 G
로 납품하였다. 피고인 A은 그 과정에서 품질관리부 차장 B, 생산관리부 차장 N 등에
게 H에 납품할 스핀 척에 관한 업무지시를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6)
2) 수사기관은 2021년경 ‘F 등이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을
이용하여 제작한 반도체 세정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수사하던
중, 2021. 10. 25. H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피해회사의
스핀 척이 발견되었다. 한편 피고인 A은 압수수색이 실시된 이후인 2021. 10. 27.경부
터 같은 해 11. 22.경까지 F 및 H의 직원 AP 등과 연락을 주고받은 빈도가 평소보다
6) 피고인 A이 생산관리부에 스핀 척 제작을 지시하면, 제조 1~3팀에서 부품도를 이용하여 개별 부품을 제작하고, 제조 4팀에서 조립도를 이용하여 스핀 척을 조립 후 완성시키는 절차를 거친다. 위와 같이 완성된 스핀 척을 고객사에 출하하는 등 관리업 무는 피고인 B이 소속된 품질관리부에서 수행하게 된다.
늘어난 내역이 확인된다.
나. 피고인 A의 지시 등
1) 피고인 B은 피고인 A이 운영하는 C의 ‘품질관리부’ 차장으로 근무하였는데, 피
고인 A의 지시사항을 전달하거나 고객사를 응대하는 등 피고인 A의 위임을 받아 C의
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던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제4권 제3945면 참조).
2) 피고인 B은 2021. 10. 26.(화)부터 같은 달 28.(목)까지 이사 문제로 연가를 사
용하였는데, 피고인 A은 2021. 10. 29.(금) 오전경 피고인 B이 출근한 직후 피고인 B을
불러 “즉시 PC 하드디스크와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교체하라, 휴대전화 교체비용은 회
사에서 부담하겠다”라는 취지로 지시하였다.
3) 피고인 B은 위와 같은 지시를 받은 직후 전산업체(R)에 연락하여 ‘오늘 바로
PC 하드디스크를 교체하여 달라’는 취지로 말하였고, 위 전산업체 측에서는 당일 C의
사무실을 방문하여 PC 하드디스크 교체작업을 실시하였다. 당시 피고인 B은 위 전산
업체의 직원에게 교체 대상인 PC를 직접 지정하였고, 그에 따라 2021. 11. 1.경까지 별
지 범죄일람표 2-1과 같이 총 28대의 PC 하드디스크가 교체되었는데(피고인들이 사용
하던 하드디스크도 포함), 피고인 B은 교체되기 전의 PC 하드디스크를 책상 위에 그대
로 두라고 말하였다. 그 이후 수사기관이 C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였으
나, 그곳에 있던 PC 하드디스크에서는 2021. 11. 이전에 작성된 파일은 발견되지 않았
다.
4) 피고인 B은 C의 직원들에게 직접 또는 전화로 ‘휴대전화를 교체하라’는 피고인
A의 지시를 전달하였는데, 직원 중 일부는 소속 관리자의 승인을 받고 작업시간 도중
에 휴대전화를 교체하기도 하였다. 또한 피고인 B은 자신의 휴대전화와 피고인 A의 휴
대전화를 직접 교체하였고, 피고인 A에게 교체된 휴대전화를 가져다주기도 하였다.
5) 앞에서 본 피고인 B의 지위와 역할, 경력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 B은 위와 같
이 급박하고 이례적인 지시가 피고인 A이 피해회사 몰래 스핀 척을 H에 납품하여 온
것에 관한 수사에 대비하려는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정을 인식하였을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
다. C 소속 직원들의 진술 등
1) C 소속 직원들 가운데 위와 같이 사용하던 PC 하드디스크가 교체된 상당수의
사람들은 수사단계에서 “사전에 ‘PC 하드디스크의 교체작업을 실시한다’라는 공지를
받은 적이 없었고, 출근한 이후 피고인 B 등으로부터 ‘이전의 하드디스크에서 직접 필
요한 자료들을 선별하여 교체된 하드디스크에 백업하라’ 또는 ‘백업하지 못한 자료가
있으면 이전의 하드디스크를 가져다 주겠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을 뿐이다”라는 취지
로 진술한 바 있다.
2) C 소속 직원들은 “회사 측에서 갑자기 ‘보안 관련한 조치로 필요하다’며 휴대전
화를 교체하라고 요구하였는데, 재직기간 중 이러한 요구를 받은 것이 처음 있는 일이
었고, 회사에서 휴대전화 교체비용까지 부담해준 것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라는 취지
로 진술하고 있기도 하다.
3) 위와 같이 피고인들은 갑작스럽게 평일 근무시간 중에 업무에 사용하여야 할
PC 하드디스크와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교체하도록 하였는데, 이러한 행태가 통상적인
보안강화요구에 따른 조치라고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피고인이 ‘보안조치’의 일환으
로 회사의 자금으로 직원들의 휴대전화 교체비용까지 부담하였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
적이고, 이 사건 범행 이전에 그러한 조치를 취한 적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앞에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인의 통화내역 등 언동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주된 동기
는 자신과 H 사이의 거래관계가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각되는 상황을 모면
하고자 하는 것이었다고 봄이 경험칙에 부합한다.
또한 당시 피해회사에 의한 보안점검 등이 객관적으로 임박한 상황이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설령 보안점검 등이 임박하였다고 하더라도, PC 하드디스크 내에
보관 중인 자료들에 대한 선별조치 등 통상적인 절차가 수반되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
인다. 실제로 피해회사 및 E의 직원들은 모두 “피해회사가 협력업체에 대한 일정 등을
사전에 조율한 이후 보안점검을 실시하는데, 협력업체의 임직원들이 소지한 휴대전화
를 직접 제출받아 확인하는 조치는 향후 법적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실시하지 않
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피해회사가 협력업체에 발송한 보안 관련한 공문에
서도 ‘협력업체의 임직원들이 소지한 휴대전화가 보안점검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암
시하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
라. E 측에 대한 피고인들의 언동
1) 한편 피해회사의 1차 협력업체인 E의 대표이사 AQ도 그 무렵 H에서 피해회사
의 스핀 척이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2021. 10. 29. 오전경 피고인 A에게 ‘어
떻게 된 일이냐’라고 따졌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 A은 ‘죄송하다, H에 스핀 척을 납품
한 것이 맞다’라는 취지로 답하였다.
2) E의 사내이사 AB은 2021. 10. 30.경 위 AQ이 피고인 A에게 요구한 후속조치
를 확인하기 위하여 C을 방문하여 피고인 A을 찾던 중 피고인 B과 마주치게 되었고,
당시 피고인 B에게 ‘회사가 H 문제로 난리가 났는데, 대표님(피고인 A)은 어디 가셨는
지’를 묻자, 피고인 B은 ‘우리는 그냥 납품해달라는 대로 만들어서 납품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답하였던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제4권 제3937면, 제7회 공판조서 중 증인
AB의 진술기재 참조).
마. 그 밖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들은, “피고인 A은 이 사건 이전인 2020. 12.경에도 보안조치의 일환으로
PC 하드디스크를 일괄적으로 교체한 적이 있었으므로, 위와 같은 하드디스크 교체 행
위가 이례적이라고 할 수 없다“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A이 2020. 12.경 C의 사무실에서 사용하던 PC
하드디스크를 일괄적으로 교체하였고, 그로 인하여 피고인이 2019. 9.경 피해회사의 스
핀 척을 H에 납품한 사실에 관한 증거가 삭제되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앞
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그 이후인 2021. 9.경까지 피해회사 몰래 스핀 척을 H에
납품하여 왔고, 그로 인하여 C에서 사용하던 PC 하드디스크에 위와 같은 거래내역 등
자료가 남아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바(실제로 피고인 A이 H와 주고받은 이메일 내역을
특정하여 전부 삭제하였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고, 그로 인하여 이 부분 범죄사실이
기소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장차 형사사건이 개시될 수 있는 증거에 해당
하므로, 위와 같은 사정들만으로 이 부분 범죄사실에 관한 판단이 달라질 수는 없다.
2) 피고인들은, ”이 사건 이전에 피해회사가 협력업체들에 대한 보안강화조치를 계
속 요구하고 있었고, 피고인들은 그러한 요구에 따른 조치를 실시한다는 의사로 위와
같은 하드디스크 교체 행위를 하였던 것이다”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해회사가 2021. 3.경부터 같은 해 10.경까지 협력업체들에게 영업비
밀의 관리 등 보안강화조치를 수차례 요구하였던 사실은 인정되나, E의 사내이사인
AB은 “피해회사가 협력업체에서 보관 중인 영업비밀 등 자료에 대한 선별적 조치를
요구하자, C 측에도 그러한 취지를 알려준 사실이 있을 뿐, PC 하드디스크나 임직원이
소지한 휴대전화에 대한 일괄적인 교체까지 언급한 사실은 전혀 없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여기에 위에서 본 사정들까지 더하여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 피고인
들의 행위가 보안조치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 A]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5년 이하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가. 제1범죄(증거인멸교사)
[유형의 결정] 위증·증거인멸범죄 > 02. 증거인멸·증인은닉 > [제1유형] 증거인멸·
증인은닉
[특별양형인자] 가중요소: 피지휘자에 대한 교사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가중영역, 징역 10월 ~ 3년
나. 제2범죄(산업기술의유출방지및보호에관한법률위반)
[유형의 결정] 지식재산권 > 03. 영업비밀침해행위 > [제1유형] 국내침해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8월 ~ 2년
다.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징역 10월 ~ 4년(제1범죄 상한 + 제2
범죄 상한의 1/2)
3. 선고형의 결정: 징역 1년 6월
피고인은 부정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피해회사가 보유한 영업비밀이자 산업기술인
기술자료를 이용하여 제작한 스핀 척 12개를 F 측에 판매하였고, 그 이후에도 F 측에
피해회사의 기술자료를 이용하여 제작한 스핀 척을 계속 납품하던 중 F 등에 대한 수
사가 개시되자, 자신의 직원인 B으로 하여금 PC 하드디스크 및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일괄 교체하도록 지시하였다. 피고인은 피해회사의 영업비밀 등을 타에 누설하지 않아
야 할 의무를 직접 부담하는 피해회사의 2차 협력업체를 운영하던 사람이었고, 피고인
이 누설한 피해회사의 스핀 척 기술자료는 피해회사가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개발
한 성과물로,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첨단기술에 해당한다. 이러한 범행으로 인한
국가적‧사회적 손실을 방지하고, 유사한 범죄의 유인을 차단하여야 한다는 측면에서,
엄중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 사건 증거인멸교사 범행은 실체적 진실발견에 필
요한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함으로써 국가의 형사사법기능을 침해하는 범죄이므
로, 그 비난가능성이 크고, 실제로 피고인의 범행에 관한 증거가 상당 부분 삭제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회사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회복불가능한 손해를 입었을 것
으로 보이고,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으면서, 피해회복을 위한 별다른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정상
들에 의하면, 피고인에 대하여는 그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의 일부 사실관계는 인정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동종의
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이 사건 범행의 동기 및 경위,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
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
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피고인 B]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5년 이하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위증·증거인멸범죄 > 02. 증거인멸·증인은닉 > [제1유형] 증거인멸·증
인은닉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6월 ~ 1년 6월
3. 선고형의 결정: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피고인은 자신의 상사인 A이 그의 영업비밀누설 등 범행에 관한 증거인 PC 하드디
스크와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일괄 교체하라는 지시를 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A의 지
시에 따라 위와 같은 증거를 인멸하였다.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적극적으로 수행하
였는데, 이 사건 범행은 실체적 진실발견에 필요한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함으
로써 국가의 형사사법기능을 침해하는 범죄이므로, 그 비난가능성이 크고, 실제로 A의
범행에 관한 증거가 상당 부분 삭제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정상들에 의하면, 피고인에 대하여는 그 죄책에 상
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의 사실관계는 일부 인정하고 있고, 일정한 기간 구금되
어 있으면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기회를 가졌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벌금
형을 초과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이 A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범
행에 가담하게 되는 등 그 경위에 일부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을 참작하여, 이번에 한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의 집행을 유예하기로 한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이 사건 범행의 동기 및 경위,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
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
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피고인들의 증거인멸교사 부분]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은 2021. 10. 29. 10:01경 C 집무실에서 판시 범죄사실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이 피고인 B에게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교체하도록 지시하고, 피고인 B은 피고인 A
의 지시에 따라 직원들로 하여금 휴대전화를 교체하게 할 것을 지시하기로 마음먹었
다.
피고인 B은 그 무렵 위 C ○층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제조 1팀장 O, 제조 3
팀장 P, 제조 4팀장 Q, 생산관리부 차장 N 등에게 전화하여, 휴대전화나 이메일에 저
장된 도면사진이나 카카오톡 대화내용 등 불필요한 자료를 모두 삭제하고, 휴대전화
교체가 필요한 경우 교체비용은 회사에서 부담하겠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계속하여 피고인 B으로부터 위와 같은 피고인 A의 지시사항을 전달받은 Q, U, V 등
은 당시 C이 H에 납품한 스핀 척 관련 사건으로 조만간 수사기관의 수사가 진행될 것
에 대비하여 직원들의 휴대전화 등을 교체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2021. 10. 29.
경 천안시 서북구 소재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각자의 휴대전화를 교체한 뒤 기존에 사
용하던 휴대전화를 파기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2-2 기재와 같이 피고인들
의 지시를 받은 직원 11명은 A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인 휴대전화를 교체 및 파기하
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Q 등 직원들로 하여금 A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
멸하도록 교사하였다.
2. 관련 법리
교사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교사자의 교사행위와 정범의 실행행위가 있어야 하는
것이므로, 정범의 성립은 교사범의 구성요건의 일부를 형성하고 교사범이 성립함에는
정범의 범죄행위가 인정되는 것이 그 전제요건이 된다(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
1252 판결 등 참조).
3. 구체적 판단
가.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의 증거인멸교사 범행이 성립하려면 정범으로 지목된 Q 등
직원 11명의 증거인멸 범행이 인정되어야 한다.
나.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C에서 스핀 척
을 제작하는 과정은, 생산관리부에 대한 제작 지시 ⇨ 제조 1~3팀에서 개별 부품을 제
작 ⇨ 제조 4팀에서 조립 후 완성 ⇨ 품질관리부에서 완성된 스핀 척을 출하하는 등의
절차로 분업이 이루어졌던 점, ② 각 부서에 소속된 직원들은 다른 부서에서 하는 업
무의 내용이나 절차 등을 숙지하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 A의 지
시를 직접 받아 C의 업무를 총괄하였던 피고인 B을 제외한 다른 임직원들이 피고인 A
의 영업비밀누설 등 범행의 전모까지 인지하고 있었다고 볼 만한 뚜렷한 자료가 없는
점, ④ 실제로 휴대전화를 교체한 임직원들은 피고인 A이 H에 스핀 척을 납품하는 경
위 등 내막을 자세히 알지 못한 채 자신에게 부여된 부분적 업무지시를 이행하였던 것
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인들은 다른 임직원들에게 ‘피해회사의 보안강화요구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하면서 그들의 휴대전화를 교체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였는데, 위 임
직원들로서는 피고인과 A이 하는 말을 믿고 자신들의 휴대전화를 교체하였을 가능성
도 배제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Q 등 직원 11
명이 A의 영업비밀누설 등 범행에 관한 증거를 인멸한다는 점에 관한 인식과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따라서 판시 범죄사실 제
2항과 같이 피고인 A은 피고인 B에게 증거인멸을 교사하고, 피고인 B은 직접 또는 인
식 없는 도구인 직원들을 이용하여 증거인멸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아야 하고, 피고인
들이 이 사건 공판절차에서 한 주장의 내용, 법정형의 차이 등을 고려하면, 공소장 변
경 없이 위와 같이 범죄사실을 인정하더라도, 그것이 피고인들의 방어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는다고 할 것이다].
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
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판시
피고인 A의 증거인멸교사죄 및 피고인 B의 증거인멸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주문
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는 않는다.
판사 강영선 _________________________
[ 범죄일람표 2-2]
연번 사용자 교체일시 장소 인멸행위
천안시 서북구 소재 휴대전화를 교체한 후 1 Q 2021. 10. 29. 휴대전화 대리점 대리점에 판매 천안시 서북구 소재 휴대전화를 교체한 후 2 U 2021. 10. 29. 휴대전화 대리점 회사에 반납 천안시 서북구 소재 휴대전화를 교체한 후 3 V 2021. 10. 29. 휴대전화 대리점 주거지에 폐기 천안시 서북구 소재 휴대전화를 교체한 후 4 W 2021. 10. 29. ○○ 회사에 반납 천안시 서북구 소재 휴대전화를 교체한 후 5 AD 2021. 10. 29. 휴대전화 대리점 주거지 쓰레기통에 폐기 부천시 소재 휴대전화를 교체한 후 6 O 2021. 10. 30. 휴대전화 대리점 회사 쓰레기통에 폐기 천안시 서북구 소재 휴대전화를 교체한 후 7 P 2021. 10. 30. 휴대전화 대리점 자녀에게 전달 천안시 소재 휴대전화를 교체한 후 8 N 2021. 10. 30. ○○ 회사 쓰레기통에 폐기 안양시 동안구 관악대로 104 휴대전화를 교체한 후 9 T 2021. 10. 30. ○○마트 대리점에 판매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 소재 휴대전화를 교체한 후 10 AG 2021. 11. 1. 휴대전화 대리점 중고로 판매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 소재 휴대전화를 교체한 후 11 AC 2021. 11. 1. 휴대전화대리점 회사에 반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