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6. 1. 29. 선고 2023헌마370 결정 [변호인 접견불허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박○○
- 대리인
- 변호사 고부건 외 2인
- 피청구인
- 제주교도소장
피청구인이 2023. 2. 18. 청구인의 변호인에 대하여 변호인 접견 신청을 거부한 행위는 청구인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서 위헌임을 확인한다.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23. 2. 18. 08:32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체포되어 국가정보원 제주지부에 인치되었다가 같은 날 15:25 제주교도소에 구금되었다. 청구인은 앞서 2023. 1. 16. 변호사 고부건을 국가보안법위반 사건의 변호인으로 선임하였는데, 위 변호인은 토요일인 2023. 2. 18. 18:30경 청구인의 체포적부심사 준비를 위한 변호인 접견을 신청하였으나, 피청구인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9조에 따른 근무시간이 아니며 사전 예약도 하지 않았고, 체포적부심사가 휴일에 이루어지는 경우 수용자를 미리 법원에 출석시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음을 이유로 위 신청을 거부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피청구인이 2023. 2. 18. 청구인의 변호인에게 한 변호인 접견 불허 결정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3. 3. 1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피청구인이 2023. 2. 18. 청구인의 변호인에 대하여 변호인 접견 신청을 거부한 행위(이하 ‘심판대상행위’라 한다)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관련조항]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2019. 4. 23. 법률 제16345호로 개정된 것) 제41조(접견) ⑥ 접견의 횟수·시간·장소·방법 및 접견내용의 청취·기록·녹음·녹화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9. 10. 22. 대통령령 제30134호로 개정된 것) 제58조(접견) ① 수용자의 접견은 매일(공휴일 및 법무부장관이 정한 날은 제외한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9조에 따른 근무시간 내에서 한다. 제102조(접견의 예외) 소장은 미결수용자의 처우를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제58조 제1항에도 불구하고 접견 시간대 외에도 접견하게 할 수 있고, 변호인이 아닌 사람과 접견하는 경우에도 제58조 제2항 및 제101조에도 불구하고 접견시간을 연장하거나 접견 횟수를 늘릴 수 있다. 구 국가공무원 복무규정(2011. 7. 4. 대통령령 제23010호로 개정되고, 2024. 4. 2. 대통령령 제3438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근무시간 등) ① 공무원의 1주간 근무시간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으로 하며, 토요일은 휴무(休務)함을 원칙으로 한다. ② 공무원의 1일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하며, 점심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로 한다. 다만, 행정기관의 장은 직무의 성질, 지역 또는 기관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1시간의 범위에서 점심시간을 달리 정하여 운영할 수 있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시간이 체포한 때로부터 48시간 이내인 점을 감안하면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는 시간은 체포된 때로부터 48시간 이내라 할 것인데, 청구인은 토요일 08:32에 체포되었으므로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기 위해 주말에 변호인 접견을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토요일 야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접견을 불허당한바, 심판대상행위는 청구인이 체포적부심사청구를 준비할 기회를 박탈할 뿐만 아니라 아래 나.와 같은 이유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
나. 심판대상행위는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변호인 접견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미결수용자의 처우를 위하여 특히 필요한 경우로 보아 공휴일에도 가능한 한 허용할 필요가 있으며, 예산 및 인력의 부담은 접견 시간 및 횟수 제한, 미결수용자가 처음 실시하는 변호인 접견에 한하여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방법 등으로 완화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행위는 수단의 적합성 및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아울러 청구인이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한 데 따른 피해가 극심하므로 심판대상행위는 법익의 균형성 또한 인정되지 아니한다. 체포적부심사 출석 시간 이전에 법원에서 변호인을 접견할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30분인데, 청구인에 대한 체포영장이 26장이고 기재된 사실관계만 해도 수십 건인 점을 고려하면 이는 충분한 접견 시간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행위는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4.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심판대상행위는 2023. 2. 18. 이미 종료되었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헌법소원심판은 주관적 권리구제뿐만 아니라 헌법질서 보장의 기능도 겸하고 있으므로, 청구인의 권리구제에는 도움이 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같은 유형의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거나, 당해 분쟁의 해결이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헌법적으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헌재 2011. 5. 26. 2009헌마341; 헌재 2017. 11. 30. 2016헌마503; 헌재 2018. 5. 31. 2014헌마346 등 참조). 심판대상행위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형집행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58조 제1항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앞으로도 변호인이 체포적부심사청구를 위하여 미결수용자를 주말에 접견하고자 할 경우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심판대상행위와 같은 유형의 기본권 제한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이 사건에는 체포적부심사청구를 위한 미결수용자의 변호인 접견권에 대하여 그 제한의 한계를 규명하는 문제라는 일반적인 헌법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체포’를 당한 피의자가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헌법 제12조 제4항에서, 체포적부심사청구권은 헌법 제12조 제6항에서 직접 규정하고 있으며, 체포적부심사청구를 위한 변호인 접견의 경우 형집행법 시행령 제102조(접견의 예외)에 따른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 헌법에 합치하는 법률의 집행인지에 관하여도 논의할 여지가 있는바, 미결수용자의 변호인 접견에 관한 사안 중에서도 체포적부심사에 관한 사안은 독자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할 것이다. 그간 헌법재판소가 체포적부심사청구를 위한 미결수용자의 변호인 접견권 제한의 위헌 여부에 대해 해명한 바가 없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은 헌법적으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 심판청구의 이익이 인정된다.
5.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제한되는 기본권
대한민국헌법은 제12조 제4항 본문에서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헌법상 기본권으로 명시하고 있다.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란 국가권력의 일방적인 형벌권 행사에 대항하여 자신에게 부여된 헌법상·소송법상 권리를 효율적이고 독립적으로 행사하기 위해 변호인의 도움을 얻을 피의자 및 피고인의 권리를 말한다. 이러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에는 변호인을 선임하고, 변호인과 접견하며, 변호인의 조언과 상담을 받고, 변호인을 통해 방어권 행사에 필요한 사항들을 준비하고 행사하는 것 등이 모두 포함된다(헌재 2011. 5. 26. 2009헌마341 참조). 변호인과 상담하고 조언을 구할 권리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내용 중 구체적인 입법형성이 필요한 다른 절차적 권리의 필수적인 전제요건으로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그 자체에서 막바로 도출되는 것이다(헌재 2004. 9. 23. 2000헌마138 참조). 심판대상행위로 인하여 청구인은 변호인의 2023. 2. 18.자 접견 신청에 따른 변호인 접견을 하지 못하게 되었으므로, 심판대상행위는 청구인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제한한다. 이하에서는 심판대상행위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청구인은 심판대상행위가 체포적부심사청구를 준비할 기회를 박탈하여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고도 주장하나, 이는 결국 체포적부심사청구 준비 과정에서 변호인의 충분한 조력을 받지 못하여 불법·부당한 구금 상태가 해소되지 못하였다는 취지이므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침해 여부를 살펴보는 이상 이 부분 주장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지 여부
(1) 인정사실 및 쟁점
국가정보원은 2022. 12. 19. 청구인의 국가보안법위반 혐의와 관련하여 청구인의 자택에서 압수수색을 실시하였다. 청구인은 2023. 1. 16. 변호사 고부건을 변호인으로 선임하였다. 청구인은 토요일인 2023. 2. 18. 08:32 ○○당 제주도당 사무실 옆 공영주차장에서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체포되었다. 청구인에 대한 체포영장은 26장 분량으로, 그 범죄사실은 이적단체 구성, 이적 동조, 편의 제공이다. 청구인은 같은 날 09:30 국가정보원 제주지부에 인치되어 그곳 면회실에서 변호인 고부건과 2회(10:12~10:56, 13:55~14:49) 총 98분간 접견하였다. 청구인은 같은 날 15:25 제주교도소에 구금되었다. 변호인 고부건은 같은 날 18:30경 피청구인에게 청구인의 체포적부심사 준비를 위한 변호인 접견을 신청하였다. 같은 시각 제주교도소에서는 19명의 교정직 공무원이 608명의 수용자를 관리하고 있었다. 피청구인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9조에 따른 근무시간이 아니며 사전 예약도 하지 않았고, 체포적부심사가 휴일에 이루어지는 경우 수용자를 미리 법원에 출석시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음을 이유로 위 신청을 거부하였다. 변호인 고부건은 2023. 2. 19. 20:05경 제주지방법원에 청구인에 대한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였고, 그 심문기일은 2023. 2. 20. 14:00로 지정되었다(제주지방법원 2023초적8). 청구인은 심문기일 오전에는 변호인 접견을 신청한 바 없으나, 같은 날 12:55부터 13:40까지 45분간 제주지방법원 제319호 접견실에서 변호인 고부건을 접견한 후 개정까지 20분이 남은 상황에서 자신의 의지에 따라 접견을 종료하였다. 위 체포적부심사청구는 같은 날 기각되었다. 그렇다면 이 사건의 쟁점은, 토요일 야간임을 이유로 주말에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려는 미결수용자의 변호인 접견을 불허한 것이 미결수용자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2)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행위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41조 제6항의 위임을 받아 수용자의 접견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9조에 따른 근무시간 내에서 하도록 정한 형집행법 시행령 제58조 제1항에 근거한 것이다. 심판대상행위는 제주교도소 공무원의 근무시간 외 휴무를 보장하는 한편, 평일 주간에 비해 인력이 축소된 상황에서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공무원의 근무시간 외 변호인 접견을 제한하면 접견 업무에 별도의 인력이 소요되지 않게 되므로 심판대상행위는 수단의 적합성 또한 인정된다.
(3) 침해의 최소성
(가) 체포된 피의자는 체포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이 청구되거나 석방되므로(형사소송법 제200조의2 제5항), 청구인이 체포 상태가 종료되기 전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여 체포의 불법·부당성을 다투기 위하여서는 체포 당일인 2023. 2. 18.에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이 특히 긴요하였다고 할 것이다. 청구인은 2023. 2. 18. 08:32경 체포되어 체포영장을 제시받은 후 국가정보원 제주지부에 인치되어 그곳 면회실에서 변호인 고부건과 2회(10:12~10:56, 13:55~14:49) 총 98분간 접견하였는데, 청구인에 대한 체포영장이 26장 분량이고 범죄사실로 기재된 사실관계의 수가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98분간의 접견으로 일자별 사실관계의 진부 확인, 체포의 필요성 부존재를 소명하기 위한 증거의 존부 확인 등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기 위한 충분한 준비가 이루어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위 변호인이 체포적부심사청구를 준비하기 위해 추가적인 접견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같은 날 18:30경 접견 신청을 하였음에도 위 신청이 거부되어 더 이상의 접견 없이 2023. 2. 19. 20:05경 제주지방법원에 청구인에 대한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게 된 이상, 적어도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는 단계에서 청구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청구인은 체포적부심사 심문기일인 2023. 2. 20. 14:00가 되기 전 오전에 변호인 접견을 신청한 바 없고, 같은 날 12:55부터 13:40까지 45분간 제주지방법원 제319호 접견실에서 위 변호인을 접견한 후 개정까지 20분이 남은 상황에서 자신의 의지에 따라 접견을 종료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이미 체포적부심사청구서를 제출하여 심문만을 남겨둔 시점에는 변호인 접견의 필요성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심문기일 당일 제한된 시간 동안 접견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는 단계에서의 불이익이 해소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심판대상행위가 있은 시점을 전후한 변호인 접견의 상황 및 수사·재판의 진행 과정에 비추어 볼 때 청구인의 방어권 행사에 어느 정도 불이익이 초래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기회가 충분히 보장된 채 단지 변호인이 원하는 특정 시점에 접견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으로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는 경우(헌재 2011. 5. 26. 2009헌마341 참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 헌법 제12조 제4항은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6항에서는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적부의 심사를 법원에 청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하여 체포적부심사청구권을 헌법상 권리로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무죄추정을 받는 피의자, 피고인에 대하여 신체구속의 상황에서 생기는 폐해를 제거하고 구속이 남용되지 않도록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것’이라며,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필수적 내용은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과 변호인과의 접견교통으로, 변호인은 피의사실의 의미를 설명하고 대책을 논의하며, 진술 방법 등을 지도하고, 고문을 비롯한 부당한 조사 유무를 확인하여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헌재 1992. 1. 28. 91헌마111 참조). 그렇다면 특히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고자 하는 피의자의 변호인 접견권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필수적 내용이며, 체포 직후 신속하게 변호인을 접견하는 것은 비단 체포적부심사청구뿐 아니라 수사 초기의 대응 및 방어권 행사를 위하여서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형집행법 시행령 제102조는 교도소장이 미결수용자의 처우를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접견 시간대 외에도 접견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이 위치한 형집행법 시행령 제9장(미결수용자의 처우)은 미결수용자의 처우가 수형자와 다른 점을 감안하여 별도의 장에서 특칙을 두고 있는 것으로, 수형자에 관하여는 위 시행령 제59조 제1항에서 교도소장이 수형자의 교화 또는 건전한 사회복귀를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접견 시간대 외에도 접견을 하게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체포적부심사청구를 위한 변호인 접견권의 헌법상 중요성, 형집행법 시행령 제102조에서 미결수용자에 대한 특칙을 규정한 취지 및 미결수용자의 경우 접견의 예외 인정 요건이 수형자와 구별되는 점을 아울러 고려하면, 피의자가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기 위하여 변호인과 접견하려는 경우야말로 접견이 미결수용자의 처우를 위하여 특히 필요한 경우라고 해석하여야 한다. 헌재 2011. 5. 26. 2009헌마341 결정의 보충의견 역시 형집행법 시행령 제102조에 대하여 ‘미결수용자와 변호인의 접견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미결수용자의 처우를 위하여 특히 필요한 경우로 보아 토요일과 공휴일에도 가능한 한 허용해 줄 필요가 있고, 예산·인력 부담은 그 시간대를 평일에 비해 단축하거나, 그 횟수를 미결수용자별로 제한하거나, 미결수용자가 처음 실시하는 변호인 접견에 한하여 원칙적으로 허용해 주고 그 이후에는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허용해 주는 방법 등으로 완화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헌재 2011. 5. 26. 2009헌마341 중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목영준의 보충의견 참조). 그렇다면 피청구인이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려는 청구인의 변호인에 대하여 변호인 접견을 허용하는 것이 미결수용자의 방어권을 보장하여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서 헌법에 합치하는 법령의 집행이었다고 할 것이다.
(다) 피청구인은 2023. 2. 18. 야간 제주교도소에서 19명의 교정직 공무원이 608명의 수용자를 관리하고 있었으며 변호인 접견을 실시할 경우 최소 2명 이상의 근무자가 필요한 사실을 고려하여 심판대상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변호인 접견을 실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였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교도소장은 교도관의 부족, 직무의 특수성 등 근무의 형편에 따라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근무시간을 연장하거나 조정할 수 있고 휴일 근무를 명할 수 있으므로(교도관직무규칙 제20조 제1항), 접견 신청 당일이 아니라면 교대가 이루어지는 다음날에라도 추가 인력을 확보하여 변호인 접견을 실시하는 것이 가능하였다고 보인다. 피청구인은 2025. 4. 1.자 사실조회 회신에서 체포적부심사 심문기일이 일요일인 경우 추가 인력을 확보하여 체포적부심사 전 법원 내 접견실에서 변호인과 수용자 간의 접견을 보장하고 있다고 답변한바, 주말에 심문이 예정된 수용자뿐만 아니라 주말에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여야 하는 수용자도 유사한 방식으로 배려할 수 있다고 보인다. 무엇보다 형집행법 시행령 제102조가 접견 시간대 외의 접견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열어두고 있는 이상 피청구인으로서는 공무원의 근무시간 외에도 미결수용자의 처우를 위하여 접견이 특히 필요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해당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미리 확보해 두었어야 한다. 한편,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연도별 체포적부심사 접수 건수는 각각 19건, 17건, 11건, 21건, 37건으로,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그중에서도 주말에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는 경우는 더욱 적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려는 피의자가 전국에 산재하여 있음을 고려하면, 제주교도소에 청구인과 같이 체포적부심사청구를 위하여 주말 중 변호인 접견이 필요한 피의자가 수용되는 것은 예외적인 일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향후 같은 사례에서 계속하여 변호인 접견을 실시한다고 하더라도 인력에 지나친 부담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려는 피의자에게는 변호인 접견 신청이 있은 즉시 최대한의 접견 시간을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으나, 그것이 불가할 경우 접견 시간을 단축하는 방법, 접견 신청이 있은 다음날 오전 등으로 시간대를 제한하는 방법 등 덜 침해적인 대안을 고려하여 볼 수도 있다.
(라) 주요 국가의 입법례를 살펴보아도 체포 직후와 같이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미결수용자가 휴일에도 변호인을 접견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형사수용시설 및 피수용자 등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118조 제1항에서 미결수용자의 변호인 접견 시간대를 원칙적으로 평일 근무시간으로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3항에서 근무시간 외의 접견도 형사시설의 관리 운영상 지장이 있는 때를 제외하고는 허락하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률 제114조 및 그 시행규칙 제71조 내지 제74조의 접견 시간대 등 제한 규정은 유죄가 확정된 수형자에 대한 것으로서 미결수용자의 변호인 접견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아니하며, 그 외에 같은 법률 및 시행규칙상 변호인 접견 시간대를 제한하는 규정은 발견되지 아니한다. 일본 법무성은 일본변호사연합회와의 협의를 통하여 미결수용자가 휴일 및 야간에도 변호인을 접견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법무성교정국 통달 제3246호). 독일 형사소송법 제148조 제1항은 “인신구속 중인 피의자도 서면 또는 구두로 변호인과의 접견교통이 허용된다.”라고 규정하는데, 위 조항에 대한 일반적인 해석에 의하면 구속집행기관은 일반적인 근무시간으로 접견시간을 제한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제한이 변호인 접견을 본질적으로 어렵게 만드는 경우 위 조항에 위반될 수 있고, 결국 개별 사례마다 접견교통권과 구속집행기관의 이해관계를 형량하여 체포 직후 등 긴급한 경우에는 근무시간 외에도 접견이 가능하여야 한다. 미국 연방규정(Code of Federal Regulations) §551.117(a) 및 이에 근거한 연방교정국 내부지침(Program Statement)에서는 교정시설장이 미결수용자가 변호인을 주 7일 접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여야 하며, 미결수용자의 변호인 접견은 교정시설장의 승인 아래 정규 접견 시간 외에도 진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다른 유형의 접견에 비해 강화된 보호를 제공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형법(California Penal Code) §825(b)에 의하면 체포된 수용자의 요청이 있는 경우 변호인이 수용자를 접견할 수 있으며, 담당 교도관이 그러한 접견을 고의로 거부하거나 소홀히 하는 경우 경범죄로 처벌된다. 캘리포니아주 규정(California Code of Regulations) §1062(a)에 의하면 교정시설은 가능하다면 주말, 저녁 또는 공휴일에 일반 접견 시간을 제공하여야 하며, 96시간 이내의 수용을 담당하는 유형의 교정시설의 경우 미결수용자가 체포 다음 날까지 접견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하여야 한다.
(마) 이상을 종합하면, 심판대상행위는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4)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행위로 인하여 청구인은 제주교도소에 수용된 시점부터는 체포적부심사청구 준비를 위한 변호인 접견을 전혀 하지 못하였는데, 불법·부당한 인신구속으로부터의 보호 및 수사 초기의 대응을 위하여 체포된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청구인이 방어권 행사에 있어 받은 불이익이 결코 적지 않다고 할 것이다. 이에 비하여 피청구인의 2023. 5. 9.자 답변서에 의하면 2023. 2. 18.자 접견 신청에 따른 변호인 접견에는 적게는 2명의 인력이 필요하였던바, 이 정도의 인원을 한시적으로 접견 업무에 투입하는 것이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뿐더러 추가 인력을 확보한 뒤 해당 공무원에게 휴무를 보장하는 방법이 법령상 마련되어 있으므로(교도관직무규칙 제20조 제2항,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1조 제2항), 심판대상행위를 통해 달성할 수 있는 공무원의 휴식 및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라는 공익에 비하여 제한되는 사익이 크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행위는 법익의 균형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5) 소결
이상을 종합하면, 심판대상행위는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6.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행위는 청구인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서 취소되어야 할 것이나, 이미 피청구인의 행위가 종료되었으므로 동일 또는 유사한 기본권 침해의 반복을 방지하기 위하여 선언적 의미에서 그에 대한 위헌확인을 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김상환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 오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