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3. 2. 23. 선고 2021헌바322 결정 [민사소송법 제117조 제1항 등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김○○
- 국선대리인
- 변호사 조영희
- 당해사건
- 대법원 2021마6147 소송비용담보제공
- 선고일
- 2023. 2. 23.
민사소송법(2010. 7. 23. 법률 제10373호로 개정된 것) 제117조 제1항 전문 중 ‘소장·준비서면, 그 밖의 소송기록에 의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때 등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 개요
가. 청구인은 2021. 3. 8. 이○○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고(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21가단945), 같은 날 소송구조신청을 하였다. 위 법원은 2021. 3. 10. 청구인의 신청을 인용하여 인지대, 송달료에 대하여 소송구조결정을 하였다(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21카구5). 한편, 이○○는 위 소송 계속 중 청구인을 상대로 소송비용 담보제공 신청을 하였고, 법원은 소송기록에 의하면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는 이유를 들어 2021. 4. 22. 청구인에게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로 21,000,000원을 공탁할 것을 명하는 결정을 하였다(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21카담10052).
나. 청구인은 전항 기재 소송비용 담보제공결정에 항고하였으나 2021. 6. 24. 기각되자(광주고등법원 2021라1066) 재항고하였다. 청구인은 위 재항고심이 계속 중이던 2021. 9. 6. 민사소송법 제117조 제1항, 제2항, 제120조 제1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1. 10. 29. 기각되자(대법원 2021카기161), 2021. 11. 1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은 민사소송법 제117조 제1항 및 제2항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였다. 그러나 청구인에 대한 소송비용 담보제공결정은 당해 사건 피고의 신청에 의한 것이고, 법원이 소송기록에 의하면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내린 것이다. 따라서 민사소송법 제117조 제1항 및 제2항 중 청구인에게 적용된 부분인 민사소송법 제117조 제1항 전문의 ‘소장·준비서면, 그 밖의 소송기록에 의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때 등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또한 청구인은 민사소송법 제120조 제1항에 대하여도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위 조항은 법원이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를 제공하도록 명하는 결정에서 담보액과 담보제공의 기간을 정하도록 한 규정인데, 청구인은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을 명하는 결정 자체를 다투고 있을 뿐 그 결정에서 담보액과 담보제공 기간을 정한 것에 대하여 다투는 것은 아니므로,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나. 청구인은 민사소송법 제117조 제1항에 관하여 위 조항 자체의 위헌 여부 외에도 ‘소송구조를 받은 원고에 대하여도 위 조항을 적용하여 소송비용 담보제공을 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그 한도 내에서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한정위헌청구 형태의 주장도 하고 있다. 그러나 청구인의 구체적인 주장 내용을 살펴보면, 청구인에 대한 소송비용 담보제공결정은 그 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부당하다는 것으로 소송구조결정을 받은 청구인에 대하여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을 명한 법원의 법률해석 내지 적용을 다투는 내용에 불과하므로(헌재 2012. 12. 27. 2011헌바117 참조), 이 부분도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민사소송법(2010. 7. 23. 법률 제10373호로 개정된 것) 제117조 제1항 전문 중 ‘소장·준비서면, 그 밖의 소송기록에 의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때 등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민사소송법(2010. 7. 23. 법률 제10373호로 개정된 것) 제117조(담보제공의무) ① 원고가 대한민국에 주소·사무소와 영업소를 두지 아니한 때 또는 소장·준비서면, 그 밖의 소송기록에 의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때 등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피고의 신청이 있으면 법원은 원고에게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를 제공하도록 명하여야 한다. 담보가 부족한 경우에도 또한 같다. [관련조항] 민사소송법(2010. 7. 23. 법률 제10373호로 개정된 것) 제117조(담보제공의무) ② 제1항의 경우에 법원은 직권으로 원고에게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를 제공하도록 명할 수 있다. 민사소송법 (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20조 (담보제공결정) ① 법원은 담보를 제공하도록 명하는 결정에서 담보액과 담보제공의 기간을 정하여야 한다. 제124조(담보를 제공하지 아니한 효과) 담보를 제공하여야 할 기간 이내에 원고가 이를 제공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법원은 변론없이 판결로 소를 각하할 수 있다. 다만, 판결하기 전에 담보를 제공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128조(구조의 요건) ① 법원은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신청에 따라 또는 직권으로 소송구조(訴訟救助)를 할 수 있다. 다만, 패소할 것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원고가 제출한 소장 등 서면만으로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해 보인다는 이유로 법원이 원고에게 담보를 제공하도록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위와 같은 담보제공의 의무를 원고에게만 부여함으로써 재판받을 권리,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헌법재판소는 헌재 2012. 11. 29. 2011헌바173 결정, 헌재 2013. 7. 25. 2012헌바400 결정, 헌재 2019. 4. 11. 2018헌바431 결정 등에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 판단 요지는 아래와 같다. 『변론 개시 전부터 소장·준비서면, 그 밖의 소송기록에 의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사건이라 할지라도, 소송당사자로서는 소송의 초기 단계에서 이를 판단하기 어렵고, 따라서 피고는 소송상 방어를 위하여 응소하지 않을 수 없어 응소를 위하여 부득이하게 소송비용을 지출하게 된다. 특히 피고가 남소라고 볼 수 있는 명백히 부당한 소송에 응소함으로써 부득이하게 비용을 지출하게 되는 경우, 패소가 확실시되는 원고로부터 소송비용을 확실하게 상환받을 수 있도록 해 주거나, 원고의 남소를 조속히 종결시키는 방법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피고의 신청에 따라 소장·준비서면, 그 밖의 소송기록에 의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때에는 원고에게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을 명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는 피고의 소송비용상환청구권의 이행을 확보하고 남소를 제한하기 위하여 필요하고도 적절한 수단이라고 할 것이므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할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담보제공명령의 대상을 ‘소장·준비서면, 그 밖의 소송기록에 의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때’로 정하여, 변론을 열지 않더라도 원고의 청구가 주장 자체로 이유 없거나 남소라고 할 정도로 이유 없음이 명백한 경우 등과 같이 명백히 부당한 소송인 경우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그 밖에, 피고가 담보를 제공할 사유가 있다는 것을 알고도 본안에 관하여 변론하거나 변론준비기일에서 진술한 경우에는 담보제공을 신청하지 못하도록 하여 피고의 신청권 행사가 일정하게 제한되어 있고(민사소송법 제118조), 담보제공신청에 관한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도록 하여 불복 절차가 마련되어 있으며(민사소송법 제121조), 담보의 제공은 금전 또는 유가증권의 공탁 이외에도 법원의 허가를 얻어 지급보증위탁계약을 맺은 문서의 제출로 갈음할 수 있어(민사소송법 제122조, 민사소송규칙 제22조) 큰 경제적 부담 없이 담보제공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뿐만 아니라, 담보제공명령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소 각하 여부는 법원의 재량에 달려 있어(민사소송법 제124조),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재판청구권의 제한은 최소화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므로 입법자가 피고의 소송비용상환청구권을 확보함에 있어서 형성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여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을 명백하게 잘못 선택하였다고 볼 수 없어 침해의 최소성에 반하지 아니한다. 소장·준비서면, 그 밖의 소송기록에 의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소를 제기한 원고가 담보제공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여 소 각하 판결을 받게 되는 경우, 변론을 통하여 본안에 관한 실체적인 재판을 받을 기회를 상실하는 불이익을 입게 된다. 그러나 변론을 통하여 재판을 받을 기회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민사소송법 제134조 제3항, 제257조, 제219조, 제413조 등), 소 각하 판결을 받더라도 이후에 다시 동일한 소를 제기하는 것이 금지되지는 않으므로 재판을 받을 기회가 영구적으로 박탈되는 것도 아니다. 이에 반하여 소송비용 담보제공명령을 통하여 피고의 소송비용상환청구권의 이행을 확보하여 줌으로써, 불가피하게 부당한 소송에 응소하여야만 하는 피고가 소송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면서 자유롭고도 충분한 소송행위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남소를 제한하여 피고를 보호할 필요가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이 제한되는 사익에 비하여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어 법익의 균형성에 반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원고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나.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위와 같은 선례의 판단은 이 사건에서도 타당하고 그 밖에 달리 위와 같은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후 선례를 변경하여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
다. 한편,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원고에게만 소송비용 담보제공명령을 할 수 있도록 하고, 피고에 대하여는 그에 상응하는 제도를 두지 않고 있는 것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소송을 제기하는 자인 원고는 소송의 상대방인 피고와는 평등 문제에서 비교대상이 되는 집단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의 평등권 침해 문제는 발생하지 아니한다. 또한,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행복추구권이 침해된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같은 사항에 대하여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이에 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 된 의견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유남석,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