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2. 9. 29. 선고 2019헌바416 결정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38조 제3항 등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이○○
- 대리인
- 변호사 장종오
- 당해사건
- 서울고등법원 2019누40873 공직유관단체지정및고시처분취소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08. 2. 29. 법률 제8863호로 개정된 것) 제438조 제3항 중 ‘거래소’ 부분,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13. 12. 30. 법률 제12148호로 개정되고, 2017. 10. 31. 법률 제1502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제4항 중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한국거래소’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개요
가.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ㆍ코스닥시장ㆍ코넥스시장 및 파생상품시장의 개설ㆍ운영에 관한 업무 등을 하는 회사이고, 청구인은 한국거래소의 직원이다.
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2017. 11. 24. ‘한국거래소가 정부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거나 대행하는 기관ㆍ단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공직자윤리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를 적용하여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한국거래소를 공직유관단체로 지정하는 지정처분을 하였고, 인사혁신처장은 2017. 12. 29. 공직자윤리법 제3조의2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의2 제2항에 따라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한국거래소를 공직유관단체로 고시하는 고시처분을 하였다. 처분일 처분청 처분내용 위탁받아 수행하거나 대행하는 정부 업무 이 사건 지정처분 2017. 11. 24. 공직자윤리 위원회 2018. 1. 1.부터 2018. 6. 30.까지한국거래소를공직유관단체로지정하는 처분 ① 장내파생상품 거래규모의 제한에 관한 업무 ② 주권상장법인인 회사가 제출하는 재무제표의 접수에 관한 업무 처분일 처분청 처분내용 위탁받아 수행하거나 대행하는 정부 업무 이 사건 고시처분 2017. 12. 29. 인사 혁신 처장 이 사건 지정처분에 따라 적용기간을 2018. 1. 1.부터 2018. 6. 30.까지로 하여한국거래소를공직유관단체로고시하는 처분 (인사혁신처 고시 제2017-6호) -
다. 청구인은 위 지정처분 및 고시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기각되었고(서울행정법원 2019. 3. 29. 선고 2018구합59274 판결), 이에 항소 및 상고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19. 10. 10. 선고 2019누40873 판결; 대법원 2020. 2. 13.자 2019두56944 판결).
라. 청구인은 항소심 계속 중 금융위원회 및 증권선물위원회의 권한이나 업무의 일부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한국거래소에 위탁할 수 있다고 정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38조 제3항 중 ‘거래소’ 부분 및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15조 제4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2019. 10. 10. 기각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19아1252). 이에 청구인은 위 조항이 포괄위임금지원칙 등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2019. 11. 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한국거래소에 대한 권한 내지 업무 위탁의 근거조항을 다투고 있으므로, 이와 관련되는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08. 2. 29. 법률 제8863호로 개정된 것, 이하 별도로 연혁을 표시하지 않는 한 연혁에 관계없이 ‘자본시장법’이라 한다) 제438조 제3항 중 ‘거래소’ 부분,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13. 12. 30. 법률 제12148호로 개정되고, 2017. 10. 31. 법률 제1502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별도로 연혁을 표시하지 않는 한 연혁에 관계없이 ‘외부감사법’이라 한다) 제15조 제4항 중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한국거래소’ 부분(이하 두 조항을 합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라 한다)이 각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08. 2. 29. 법률 제8863호로 개정된 것) 제438조(권한의 위임 또는 위탁) ③ 금융위원회는 이 법에 따른 권한의 일부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거래소 또는 협회에 위탁할 수 있다.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13. 12. 30. 법률 제12148호로 개정되고, 2017. 10. 31. 법률 제1502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증권선물위원회의 감리업무 등) ④ 증권선물위원회는 이 법에 따른 권한이나 업무의 일부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증권선물위원회위원장, 금융감독원의 원장(이하 "금융감독원장"이라 한다) 및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한국거래소에게 위임하거나 위탁할 수 있다. [관련조항]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09. 2. 3. 법률 제9407호로 개정된 것) 제416조(금융위원회의 조치명령권) 금융위원회는 투자자를 보호하고 건전한 거래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금융투자업자에게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하여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 다만, 제7호의 장내파생상품의 거래규모의 제한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는 위탁자에게도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
7. 장내파생상품 및 장외파생상품의 거래규모의 제한에 관한 사항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13. 12. 30. 법률 제12148호로 개정되고, 2017. 10. 31. 법률 제1502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재무제표의 작성 책임 및 제출) ③ 주권상장법인인 회사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회사는 제2항에 따라 감사인에게 제출한 재무제표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증권선물위원회에 동시에 제출하여야 한다.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2008. 7. 29. 대통령령 제20947호로 제정되고, 2021. 10. 21. 대통령령 제320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87조(권한의 위임 또는 위탁) ② 금융위원회는 법 제438조 제3항에 따라 다음 각 호의 권한을 거래소 또는 협회에 위탁한다.
1. 거래소의 경우에는 다음 각 목의 권한
가. 법 제416조 제7호의 사항 중 장내파생상품 거래규모의 제한에 관한 권한
나. 그 밖에 가목에 준하는 권한으로서 금융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권한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4. 6. 30. 대통령령 제25434호로 개정되고, 2018. 10. 30. 대통령령 제29269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증권선물위원회의 권한 위임 등) ③ 법 제15조 제4항에 따라 증권선물위원회는 법 제7조 제3항에 따라 주권상장법인인 회사가 제출하는 재무제표(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는 회사의 경우에는 연결재무제표를 포함한다)의 접수에 관한 업무를"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한국거래소(이하 "한국거래소"라 한다)에 위탁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금융위원회 및 증권선물위원회의 한국거래소에 대한 권한 내지 업무의 위탁은 국민의 권리ㆍ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입법자가 법률로써 직접 규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위탁하는 권한이나 업무의 구체적 범위와 내용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법률유보원칙 내지 헌법 제96조에 위반된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위탁할 수 있는 권한이나 업무의 범위를 단지 ‘일부’라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위탁되는 권한이나 업무에 관한 구체적 기준을 설정하고 있지 않아 어떠한 권한이나 업무가 한국거래소에 위탁되는 것인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쟁점 정리
청구인은, 정부가 한국거래소에 일정한 업무를 위탁하는 것은 사인인 한국거래소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고, 그 결과 한국거래소 직원인 청구인도 공직자에 준하는 여러 의무를 부담하게 되므로, 금융위원회 및 증권선물위원회의 한국거래소에 대한 권한 내지 업무의 위탁에 관해서는 입법자가 법률로써 직접 규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이를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어 법률유보원칙 내지 헌법 제96조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헌법 제96조에서 "행정각부의 설치ㆍ조직과 직무범위는 법률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 조항이 위탁기관의 한정된 직무범위 중 구체적으로 어 떤 것을 타 기관에 위탁하는지까지 법률에서 직접 정하도록 요구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헌법 제96조 내지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는 없고, 다만, 대통령령에 대한 위임이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위반하고 있는지가 문제될 뿐이다. 이하에서는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나.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 여부
(1) 행정조직법 관계에서의 포괄위임금지원칙
헌법은 제75조에서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 ……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위임의 근거를 마련함과 동시에, 입법상 위임은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하도록 함으로써 그 한계를 제시하고 있다. 즉, 헌법 제75조는 법률이 대통령령에 위임할 경우에는 법률에 미리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을 구체적으로 규정하여 둠으로써 행정권에 의한 자의적인 법률의 해석과 집행을 방지하고 의회입법과 법치주의의 원칙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다(헌재 2015. 5. 28. 2013헌바82등 참조). 이러한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행정조직의 설치와 직무범위 등에 관한 사항을 형식적 법률에서 정하지 않고 법규명령에 위임하더라도 헌법 제75조에서 정한 위임의 한계는 준수해야 한다. 다만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사항에 대한 위임과 행정조직에 관한 사항의 위임은 그 성질이 동일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임에서 필요로 하는 구체성과 예측가능성에 대한 판단에 있어 국민의 기본권이 문제되는 경우와 그 기준까지 동일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2) 위임의 필요성
(가) 법률이 일정한 사항에 대하여 직접 규정하지 않고 하위법령에 위임하기 위해서는 위임의 필요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한 ‘거래소에 위탁하는 금융위원회 및 증권선물위원회의 권한이나 업무의 범위와 내용’에 관한 사항이 하위법령에 위임할 필요성이 있는지 살펴본다.
(나) 금융위원회 및 증권선물위원회가 거래소에 위탁하는 권한이나 업무는 자본시장의 관리ㆍ감독 및 감시, 외부감사를 받는 회사의 회계처리 및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 등과 관련되는 것으로서, 그 특성상 복잡다양하고 전문기술적인 판단을 필요로 하며 경제 현실의 변화에 즉시 대응하여야 할 필요성이 크다. 또한 행정의 능률성ㆍ전문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거래소에 대한 위탁 이 필요한 권한이나 업무를 시기적절하게 규정하여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금융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의 권한이나 업무 중 구체적으로 어떠한 권한이나 업무를 거래소에 위탁할 것인지를 미리 경직성이 강한 법률로써 자세히 정하기보다는, 가변적 경제현실 및 행정수요에 맞춰 탄력적이고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대통령령에 위임할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
(3) 예측가능성
(가) 자본시장법 제438조 제3항은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법에 따른 권한의 일부’를 거래소에 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구 외부감사법 제15조 제4항은 증권선물위원회가 ‘외부감사법에 따른 권한이나 업무의 일부’를 한국거래소에 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금융위원회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19조 등을 비롯한 여러 법령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금융위원회 및 증권선물위원회의 다양한 권한과 업무 중에서도 ‘각 자본시장법 및 구 외부감사법에 따른 권한이나 업무’ 중 일부만을 거래소에 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대통령령으로 정해질 ‘거래소에 위탁하는 권한이나 업무의 범위’가 이에 한정됨을 분명히 하고 있다.
(나) 행정권한이나 업무를 위탁한다는 것은 법령에 따라 권한이나 업무를 부여받은 행정기관이 그 권한이나 업무의 일부를 자신으로부터 독립되어 있는 다른 행정기관, 민간 기관ㆍ단체 등에 맡기고, 이를 받은 수탁자가 그의 명의와 책임으로 그 권한을 행사하고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정부조직법 제6조 참조). 따라서 행정권한이나 업무를 위탁하는 경우 수탁자가 그의 명의와 책임으로 권한을 행사하고 업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한 권한이나 업무가 이전될 것이라는 점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한편, 자본시장법은 ‘거래소’의 설립목적, 업무범위, 법적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상 ‘거래소’는 증권 및 장내파생상품의 공정한 가격 형성과 그 매매, 그 밖의 거래의 안정성 및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하여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금융투자상품시장을 개설하는 자로서, 증권시장과 장내파생상품시장을 개설ㆍ운영하고, 상장된 증권 및 파생상품의 관리 및 유통을 담당하는 상법상 주식회사를 의미한다(제8조의2 제2항, 제373조의2 제2항 제1호, 제377조 등). 위와 같은 ‘위탁’의 의미와 거래소의 설립목적, 업무범위, 법적성격에 관한 관련규정 등을 고려할 때, 대통령령에는 금융위원회 및 증권선물위원회의 권한이나 업무 중에서도 수탁자인 거래소의 특성에 비추어 위탁이 적절한 권한이나 업무가 구체적으로 규정될 것이라는 점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세부적으로 어떠한 권한이나 업무를 거래소에 위탁하는 것인지 확정적ㆍ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이 사건 법률조항들 및 관련조항, 법률 전반의 체계 및 ‘권한 및 업무 위탁’의 법적 성격 등을 기초로 거래소에 위탁되는 권한 내지 업무의 범위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어, 결국 위임한 사항에 대하여 전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포괄적으로 위임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4) 소결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위임의 필요성 및 하위법령에서 규정될 대강의 내용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모두 인정되므로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