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2. 7. 21. 선고 2017헌가1 결정 [공직선거법 제256조 제3항 제1호 아목 등 위헌제청]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제청법원
-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2017헌가1, 3)
- 청구인
- 김○○(2018헌바394)
- 대리인
- 법무법인 이공 담당변호사 양홍석 외 1인
- 당해사건
- 1.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6고합231 공직선거법위반(2017헌가1) 2.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6고합238 공직선거법위반(2017헌가3) 3. 대법원 2018도9299 공직선거법위반(2018헌바394)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90조 제1항 제1호 중 ‘그 밖의 광고물 설치ㆍ진열ㆍ게시’에 관한 부분, 같은 항 제2호 중 ‘그 밖의 표시물 착용’에 관한 부분 및 공직선거법(2014. 2. 13. 법률 제12393호로 개정된 것) 제256조 제3항 제1호 아목 중 ‘제90조 제1항 제1호의 그 밖의 광고물 설치ㆍ진열ㆍ게시, 같은 항 제2호의 그 밖의 표시물 착용’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위 법률조항들은 2023. 7.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
1. 사건개요
가. 2017헌가1
2017헌가1 사건의 당해 사건 피고인은 ‘제20대 국회의원선거 예비후보자의 선거사무장으로서 2016. 3. 16. 09:20경 ○○시 ○○로 (지번 생략) 인도에서 예비후보자의 이름과 소속 정당이 표시된 판넬을 가슴과 등에 착용하고 행인들에게 인사를 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다(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6고합231). 제청법원은 2017. 1. 2.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제2호, 제256조 제3항 제1호 아목에 대하여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다.
나. 2017헌가3
2017헌가3 사건의 당해 사건 피고인은 ‘제20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의 자원봉사자로서 2016. 2. 19. 07:22경부터 같은 날 07:29경까지 약 7분 동안 □□시 ○○구 ○○동 소재 상록수역 앞 노상에서 거리를 지나가는 보행자 및 차량 운전자를 상대로 "상○○을 위한 피로회복제 뚝심 있는 경제일꾼 이○○(1)"라고 기재된 표지물(종류: 피켓, 크기: 가로 50cm×100cm)을 양손에 들고 흔들며 "안녕하십니까, 이○○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라고 외치는 방법으로 인사를 함으로써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후보자의 성명 등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명시한 광고물 등 선전물을 설치ㆍ진열ㆍ게시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다(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6고합238). 제청법원은 2017. 1. 4.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제1호, 제256조 제3항 제1호 아목에 대하여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다.
다. 2018헌바394
청구인은 ‘2016. 2. 16. 12:00경 △△시 △△구 △△대로,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이런 사람은 안 된다고 전해라", "○○공단 취업청탁 채용비리?", "청년 구직자의 노력을 비웃는 채용비리 인사가 공천되어선 안 됩니다."라는 문구와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후보자로 출마할 예정이었던 자의 성명과 사진이 기재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함으로써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광고물을 게시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벌금 100만 원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서울고등법원 2018노792). 이에 청구인은 상고하여 그 상고심(대법원 2018도9299) 계속 중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제1호, 제256조 제3항 제1호 아목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8. 8. 30. 기각되자(대법원 2018초기809), 2018. 10. 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당해 사건에서 문제된 행위는 광고물을 설치ㆍ진열ㆍ게시한 행위 및 표시물을 착용한 행위이므로, 심판대상을 이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한정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90조 제1항 제1호 중 ‘그 밖의 광고물 설치ㆍ진열ㆍ게시’에 관한 부분, 같은 항 제2호 중 ‘그 밖의 표시물 착용’에 관한 부분 및 공직선거법(2014. 2. 13. 법률 제12393호로 개정된 것) 제256조 제3항 제1호 아목 중 ‘제90조 제1항 제1호의 그 밖의 광고물 설치ㆍ진열ㆍ게시, 같은 항 제2호의 그 밖의 표시물 착용’에 관한 부분(이하 위 각 조항을 모두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90조(시설물설치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선거일 전 180일(보궐선거등에서는 그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이 법의 규정에 의한 것을 제외하고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이 경우 정당(창당준비위원회를 포함한다)의 명칭이나 후보자(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성명ㆍ사진 또는 그 명칭ㆍ성명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명시한 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
1. 화환ㆍ풍선ㆍ간판ㆍ현수막ㆍ애드벌룬ㆍ기구류 또는 선전탑, 그 밖의 광고물이나 광고시설을 설치ㆍ진열ㆍ게시ㆍ배부하는 행위
2. 표찰이나 그 밖의 표시물을 착용 또는 배부하는 행위
공직선거법(2014. 2. 13. 법률 제12393호로 개정된 것) 제256조(각종제한규정위반죄) ③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
아. 제90조(시설물설치 등의 금지)의 규정에 위반하여 선전물을 설치ㆍ진열ㆍ게시ㆍ배부하거나 하게 한 자 또는 상징물을 제작ㆍ판매하거나 하게 한 자 [관련조항]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90조(시설물설치 등의 금지) ① (본문 생략)
3. 후보자를 상징하는 인형ㆍ마스코트 등 상징물을 제작ㆍ판매하는 행위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행위로 보지 아니한다.
1. 선거기간이 아닌 때에 행하는「정당법」제37조 제2항에 따른 통상적인 정당활동
2. 의례적이거나 직무상ㆍ업무상의 행위 또는 통상적인 정당활동으로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행위
3. 제청법원의 위헌법률심판 제청이유 및 청구인의 주장
가. 제청법원의 위헌법률심판 제청이유
심판대상조항은 선거의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없는 정치적 표현까지 모두 형사처벌하여 그 규제범위가 지나치게 넓다. 과도한 선거비용 지출에 따른 선거운동 과정의 경제적 불평등은 선거비용지출 제한규정을 통해서 방지할 수 있다. 유권자들의 정치적 표현을 후보자의 경제력 차이를 이유로 규제하는 것은 합리성을 찾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
나.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 중 ‘광고물’, ‘게시’,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부분이 불명확하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심판대상조항은 정당이나 후보자와 달리 일반 유권자의 광고물을 이용한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행위를 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일반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
4. 판단
가.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과 심사기준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단순히 개인의 자유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통치권자를 비판함으로써 피치자가 스스로 지배기구에 참가하는 자치정체(自治政體)의 이념을 근간으로 한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구성요소로서 현대 자유민주주의의 존립과 발전에 필수불가결한 기본권이므로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억압당하는 경우 국민주권과 민주주의 정치원리는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다. 국민이 선거와 관련하여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지지ㆍ반대의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이 같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한 형태로서 국민주권 행사의 일환이자 민주사회를 구성하고 움직이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선거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대의기관의 구성에 정확하게 반영하는 데에 있고, 이를 위해서는 자유롭게 의견과 정보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비판과 토론을 통해 정치적 의사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필수적이다. 선거에서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여 한정된 의견과 정보만이 소통되도록 한다면 진정으로 선거인에게 자유로운 선택권을 보장한다고 할 수 없다. 공직선거법이 ‘선거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하여 공정히 행하여지도록 하고, 선거와 관련한 부정을 방지함으로써 민주정치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처럼(제1조), 선거의 공정성을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민주정치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데에 있다. 선거의 공정성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선거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적 가치이고, 그 자체가 헌법적 목표는 아니다. 그러므로 선거의 공정성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전면적ㆍ포괄적 제한을 정당화할 수 있는 공익이라고 볼 수 없고, 선거의 공정성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전제 조건이 되는 것도 아니므로 이를 이유로 선거에서 표현의 자유가 과도하게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 선거에 있어 자유와 공정은 반드시 상충관계에 있는 것만이 아니라 서로 보완하는 기능도 함께 가지고 있다. 예컨대,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은 정치적 기득권자에게 유리한 반면, 도전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여 정치적 신인의 등장을 제약하게 된다. 기존의 정치인이나 대형 정당의 경우 이미 유권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반면, 정치 신인이나 신생 정당은 그렇지 않으므로, 선거의 공정성을 이유로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면 정치 신인이나 신생 정당이 자신들을 알릴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하게 되어 오히려 선거의 공정성이 저해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헌법상 지위와 성격, 선거의 공정성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입법자는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부득이하게 선거 국면에서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더라도, 입법목적 달성과의 관련성이 구체적이고 명백한 범위 내에서 가장 최소한의 제한에 그치는 수단을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치적 표현에 대하여는 ‘자유를 원칙으로, 금지를 예외로’ 하여야 하고, ‘금지를 원칙으로, 허용을 예외로’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은 자명하다. 따라서 선거운동 등에 대한 제한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표현의 자유의 규제에 관한 판단기준으로서 엄격한 심사기준을 적용하여야 한다(헌재 2011. 12. 29. 2007헌마1001등; 헌재 2021. 12. 23. 2018헌바152 참조).
나.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선거에서의 균등한 기회를 보장하고(헌법 제116조 제1항),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심판대상조항이 누구든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공직선거법의 규정에 의한 것을 제외하고는 광고물을 설치ㆍ진열ㆍ게시하거나 표시물을 착용할 수 없도록 금지ㆍ처벌하는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다.
(2) 침해의 최소성
(가) 심판대상조항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광고물을 설치ㆍ진열ㆍ게시하거나 표시물을 착용하는 행위를 금지ㆍ처벌하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의 규제 대상인 광고물이나 표시물에는 후보자의 성명이나 외모가 기재ㆍ묘사되거나 특징 등이 화체되어 있을 것을 요하지 아니하고, 피켓, 사진, 배지 등 일반 유권자가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 물건도 이를 통해 지지ㆍ반대하는 후보자나 정당을 인식할 수 있는 이상 규제 대상인 광고물ㆍ표시물에 해당한다(대법원 2004. 4. 23. 선고 2004도1242 판결; 대법원 2004. 7. 9. 선고 2004도2294 판결 등 참조). 또한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목적’이란 선거의 준비과정 및 선거운동, 선거결과 등에 어떤 작용을 하려는 의도를 의미한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정당(창당준비위원회를 포함한다)의 명칭이나 후보자(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을 포함한다)의 성명ㆍ사진 또는 그 명칭ㆍ성명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명시한 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라는 간주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유권자로 하여금 지지ㆍ반대하는 후보자나 정당을 알 수 있도록 하는 물건에 해당하기만 하면, 곧바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목적’이 인정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공직선거법이 허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지지ㆍ반대하는 후보자나 정당을 인식하게 할 수 있는 물건을 설치ㆍ진열ㆍ게시하거나 착용하는 행위를 포괄적으로 금지ㆍ처벌하는 조항으로 기능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나 예비후보자에게는 선거사무소의 간판 등 게시, 현수막 게시, 소품 착용 등이 허용되고 있으나(제60조의3 제1항 제1호, 제5호, 제61조 제6항, 제67조, 제68조 등 참조), 광고물ㆍ표시물의 종류, 규격, 사용 방법 등이 매우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어 그 허용범위가 넓다고 볼 수 없다. 더욱이 공직선거법상 일반 유권자에게는 위와 같은 광고물의 설치ㆍ진열ㆍ게시 또는 표시물의 착용을 허용하는 규정조차 존재하지 않으므로, 일반 유권자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광고물을 설치ㆍ진열ㆍ게시하거나 표시물을 착용하여 특정 후보자나 정당에 대한 정치적 의사표현 자체를 할 수 없게 된다. 이처럼 심판대상조항은 후보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제한할 뿐 아니라, 후보자에 비하여 선거운동의 허용영역이 상대적으로 좁은 일반 유권자에 대하여는 더욱 광범위하게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민주주의 사회의 근간이 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형해화하고 있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규제기간을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등록은 대통령선거에서는 선거일 전 24일, 국회의원선거와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 및 장의 선거에서는 선거일 전 20일부터 2일간 할 수 있고(제49조 제1항), 선거기간 및 선거운동기간도 후보자등록마감일 이후에 개시된다(제33조 제3항, 제59조). 공직선거법상 예비후보자등록시점을 고려하더라도, 예비후보자등록일은 대통령선거의 경우 선거일 전 240일, 지역구국회의원선거 및 시ㆍ도지사선거의 경우 선거일 전 120일, 지역구시ㆍ도의회의원선거, 자치구ㆍ시의 지역구의회의원 및 장의 선거의 경우 선거기간개시일 전 90일, 군의 지역구의회의원 및 장의 선거의 경우 선거기간개시일 전 60일부터이다(제60조의2 제1항). 대통령선거를 제외하고, ‘선거일 전 180일’이라는 시점은 후보자나 정당 측에서 예비후보자등록을 하기 훨씬 전의 시점으로 이때부터 선거에 관한 정치적 표현을 제한하여야 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 더욱이 이러한 기준은 후보자나 정당의 선거운동을 기준으로 하는 것으로서, 일반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 제한 시점의 합리적인 기준이 되지 못한다. 최근의 주요 선거 일정을 보면, 2016. 4. 13. 제20대 국회의원선거, 2017. 4. 12. 재ㆍ보궐선거, 2017. 5. 9. 제19대 대통령선거, 2018. 6. 13.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2020. 4. 15.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2021. 4. 7. 재ㆍ보궐선거, 2022. 3. 9. 제20대 대통령선거, 2022. 6. 1.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졌다. 이처럼 공직선거법상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선거가 순차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현실에 비추어 보면,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장기간 동안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광고물의 설치ㆍ진열ㆍ게시 및 표시물의 착용을 금지ㆍ처벌하는 심판대상조항은 당초의 입법취지에서 벗어나 선거와 관련한 국민의 자유로운 목소리를 상시적으로 억압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다) 광고물ㆍ표시물은 투입되는 비용에 따라 그 매체, 횟수, 표시물을 착용하는 사람의 수 등이 달라질 수 있고, 홍보 효과에도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선거에서의 기회 불균형을 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는 공직선거법상 선거비용 규제 등을 통해서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 우선, 후보자 사이의 경제력 차이로 인한 선거에서의 기회 불균형은 선거비용 제한ㆍ보전 제도를 통해서 해소될 수 있다(공직선거법 제119조, 제121조, 제122조의2, 제135조의2, 제258조 제1항, 제263조 제1항 등 참조). 공직선거법상 ‘선거비용’이란 당해 선거에서 선거운동을 위하여 소요되는 금전ㆍ물품 및 채무 그 밖에 모든 재산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서, 후보자가 지출한 비용뿐만 아니라(제119조 제1항 본문 및 제1호), 정당, 정당선거사무소의 소장, 후보자의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 선거사무장ㆍ선거연락소장ㆍ회계책임자가 지출한 비용도 포함된다(제119조 제1항 제2호, 제3호). 따라서 후보자 및 위 관계자가 광고물을 설치ㆍ진열ㆍ게시하거나 표시물을 착용하기 위하여 지출한 비용은 선거비용에 포함된다. 또한 공직선거법은 누구든지 후보자 등과 통모하여 해당 후보자의 선거운동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과 기부행위제한규정을 위반하여 지출한 비용(제119조 제1항 제4호)도 선거비용에 포함시킴으로써 후보자가 유권자를 빙자하거나 은밀히 결탁하는 등으로 공직선거법상 선거비용제한의 규제를 잠탈하는 것도 방지하고 있다. 일반 유권자가 후보자 등과 통모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비용으로 광고물을 설치ㆍ진열ㆍ게시하거나 표시물을 착용하는 경우, 일반 유권자 사이의 경제력 차이로 인한 선거에서의 기회 불균형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후보자나 정당을 인식하게 할 수 있는 물건은 모두 심판대상조항이 규제하는 그 밖의 광고물ㆍ표시물에 포함되므로, 광고물을 설치ㆍ진열ㆍ게시하거나 표시물을 착용함에 있어 언제나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물건이나 사회통념상 적은 비용으로 제작한 물건에 후보자나 정당의 명칭을 기재하여 통상적인 방법으로 붙이거나 입거나 지니고 다니는 경우, 위와 같은 물건을 사회통념상 적은 비용으로 설치ㆍ진열ㆍ게시하는 경우 등에는 경제력의 차이로 인한 기회불균형이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공직선거법은 이미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언론매체를 통한 광고나 인터넷광고는 후보자 또는 정당만이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제69조, 제70조, 제82조의7, 제94조, 제252조 제3항), 그보다 적은 비용의 광고물 등을 일반 유권자가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후보자가 선거운동에 사용할 수 있는 광고물ㆍ표시물의 종류, 규격, 이용 방법, 비용 등을 제한하고 있는 것처럼, 매체의 종류, 규격, 이용 방법, 비용 등을 제한하는 수단을 사용하면 일반 유권자의 경제력 차이로 인한 기회 불균형을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 그 밖에 공직선거법은 선거사무장ㆍ선거연락소장ㆍ선거사무원ㆍ활동보조인 및 회계책임자에게 수당과 실비를 지급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누구든지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금품 기타 이익의 제공 또는 그 제공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그 제공의 약속ㆍ지시ㆍ권유ㆍ알선ㆍ요구 또는 수령할 수 없도록 금지ㆍ처벌하고 있다(제135조 제3항, 제230조 제1항 제4호). 후보자 등이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 등에 대하여 금전ㆍ물품 기타 재산상 이익의 제공, 이익제공의 의사표시 또는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이하 ‘기부행위’라 한다) 및 그 외의 자가 후보자 또는 그 소속 정당을 위하여 하는 기부행위도 금지ㆍ처벌된다(제112조 내지 제117조, 제257조). 후보자나 유권자의 경제력을 이용한 세력의 과시는 위와 같은 공직선거법 규정에 의하여 방지될 수 있다. 즉, 선거비용 제한ㆍ보전 제도 및 일반 유권자가 과도한 비용을 들여 물건을 설치ㆍ진열ㆍ게시하거나 착용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수단을 통해서 선거에서의 기회 균등이라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라) 심판대상조항이 선거의 과열로 인한 무분별한 흑색선전, 허위사실유포나 비방 등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수단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후보자에 대한 인신공격적 비난이나 허위사실 적시를 통한 비방 등은 그 행위를 직접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으로 대처하여야 할 문제이고, 이러한 법률규정은 공직선거법에 이미 도입되어 있다. 즉, 누구든지 선거운동을 위하여 후보자, 후보자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의 출생지ㆍ가족관계ㆍ신분ㆍ직업ㆍ경력등ㆍ재산ㆍ행위ㆍ소속단체, 특정인 또는 특정단체로부터의 지지여부 등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할 수 없으며,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생활을 비방할 수 없다. 또한 누구든지 선거운동을 위하여 정당, 후보자, 후보자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와 관련하여 특정 지역ㆍ지역인 또는 성별을 공연히 비하ㆍ모욕하여서는 아니 된다(제110조). 공직선거법은 이를 위반하여 허위사실을 공표하거나 후보자 등을 비방ㆍ비하ㆍ모욕하는 자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도 마련하고 있다(제250조, 제251조, 제256조 제5항 제10호의2).
(마) 심판대상조항은 다른 수단에 의하더라도 심판대상조항과 동등한 정도로 그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고물의 설치ㆍ진열ㆍ게시 및 표시물의 착용을 통한 정치적 표현을 장기간 동안 포괄적으로 금지ㆍ처벌함으로써 선거에서의 기회균등이나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것이 명백하다고 볼 수 없는 정치적 표현까지 규제한다. 이는 입법목적 달성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를 넘어서 후보자 및 일반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침해의 최소성을 충족하지 못한다.
(3) 법익의 균형성
대의제 민주주의 하에서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원동력은 일반 유권자의 자발적인 정치 참여에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법익의 균형성 판단에서는 선거의 공정성 확보가 지나치게 강조될 경우 국민의 선거참여가 과도하게 제한될 수 있음을 감안하여야 할 것이다. 심판대상조항이 일반 유권자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그 밖의 광고물의 설치ㆍ진열ㆍ게시 및 표시물의 착용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후보자 및 그 관계자에게도 매우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허용함으로써, 일반 유권자나 후보자가 받게 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약은 매우 크다. 한편, 심판대상조항은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것이 명백하다고 볼 수 없는 정치적 표현까지 금지ㆍ처벌하고 있고, 이러한 범위 내에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달성되는 공익이 그보다 중대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에도 위배된다.
(4) 소결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다. 헌법불합치결정의 필요성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광고물을 설치ㆍ진열ㆍ게시하거나 표시물을 착용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것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라는 장기간 동안 포괄적으로 규제함으로써, 현행 공직선거법이 후보자에 대하여 허용하는 매우 제한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후보자나 일반 유권자가 사회통념상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제작할 수 있거나,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물건에 지지ㆍ반대하는 정당이나 후보자의 명칭을 기재하여 통상적인 방법으로 붙이거나 입거나 지니고 다니는 것 또는 위와 같은 물건을 사회통념상 적은 비용으로 설치ㆍ게시하는 등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것이 명백하다고 볼 수 없는 정치적 표현까지 모두 금지ㆍ처벌하는 것에 있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게 되면,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그 밖의 광고물을 설치ㆍ진열ㆍ게시하거나 표시물을 착용하는 행위를 모두 규제할 수 없게 되는 법적 공백이 발생한다. 나아가 정치적 표현 행위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로 허용할 것인지는 일반 유권자와 후보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 선거에서의 균등한 기회의 보장, 선거의 공정성, 우리의 선거문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하여야 할 사항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는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대신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 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는 것이 타당하다. 입법자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개선입법을 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2023. 7. 31.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심판대상조항은 2023. 8. 1.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나, 2023. 7. 31.을 시한으로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 적용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종전에 헌법재판소가 이와 견해를 달리하여 심판대상조항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던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1994. 3. 16. 법률 제4739호로 제정되어 2000. 2. 16. 법률 제6265호로 개정된 것) 제90조 전문, 제256조 제2항 제1호 아목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한 헌재 2001. 12. 20. 2000헌바96등 결정 및 구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되고, 2014. 2. 13. 법률 제123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6조 제2항 제1호 아목 중 ‘제90조 제1항 제1호의 규정에 위반하여 현수막, 그 밖의 광고물이나 광고시설을 설치ㆍ진열ㆍ게시한 자 및 같은 항 제2호의 규정에 위반하여 표찰이나 그 밖의 표시물을 배부한 자’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한 헌재 2015. 4. 30. 2011헌바163 결정은 이 결정과 저촉되는 범위 내에서 변경하기로 한다.
재판장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