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2. 6. 30. 선고 2019헌바347 결정 [법원조직법 제28조 제2호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1. 정○○(2019헌바347)
- 국선대리인
- 변호사 강재룡 2. 이○○(2019헌바420)
- 국선대리인
- 변호사 박홍우
- 당해사건
- 1.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나12649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2019헌바347) 2.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나14713(본소) 사용료, 2019나14720(반소) 위자료(2019헌바420)
법원조직법(2015. 12. 1. 법률 제13522호로 개정된 것) 제28조 제2호 중 ‘지방법원단독판사의 제1심 판결에 대한 항소사건으로서 형사사건을 제외한 사건 중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사건’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개요
가. 2019헌바347
(1) 청구인 정○○은 2019. 1. 15. 대한민국을 상대로 위자료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제1심 법원은 2019. 2. 14. 청구 기각 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소1064912). 청구인 정○○은 위 판결에 항소하였고, 항소심 법원은 2019. 8. 22. 항소를 기각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나12649).
(2) 청구인 정○○은 항소심 계속 중 고등법원의 관할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법원조직법 제28조 제2호 중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사건’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고, 당해사건 법원은 2019. 8. 21. 위 신청을 기각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카기50949).
(3) 청구인 정○○은 2019. 8. 24. 위 신청 기각 결정을 송달받았고, 같은 날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2019헌바420
(1) ○○ 주식회사는 2018. 6. 11. 청구인 이○○을 상대로 통신서비스요금의 지급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였다. 청구인 이○○은 지급명령에 이의하면서 위 회사를 상대로 위자료의 지급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고, 제1심 법원은 2019. 2. 13. 본소청구를 인용하고 반소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가소2285708(본소), 2018가소2769107(반소)]. 청구인 이○○은 위 판결에 항소하였고, 항소심 법원은 2019. 10. 23. 항소를 기각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나14713(본소), 2019나14720(반소)].
(2) 청구인 이○○은 항소심 계속 중 고등법원의 관할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법원조직법 제28조 제2호 중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사건’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고, 당해사건 법원은 2019. 10. 22. 위 신청을 기각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카기51212).
(3) 청구인 이○○은 2019. 11. 11. 위 신청 기각 결정을 송달받았고, 같은 날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들은 법원조직법 제28조 제2호 중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사건’ 부분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으나, 당해사건들은 모두 민사사건으로서 지방법원단독판사의 제1심 판결에 대한 항소사건이므로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법원조직법(2015. 12. 1. 법률 제13522호로 개정된 것) 제28조 제2호 중 ‘지방법원단독판사의 제1심 판결에 대한 항소사건으로서 형사사건을 제외한 사건 중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사건’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법원조직법(2015. 12. 1. 법률 제13522호로 개정된 것) 제28조(심판권) 고등법원은 다음의 사건을 심판한다. 다만, 제28조의4 제2호에 따라 특허법원의 권한에 속하는 사건은 제외한다.
2. 지방법원단독판사, 가정법원단독판사의 제1심 판결·심판·결정·명령에 대한 항소 또는 항고사건으로서 형사사건을 제외한 사건 중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사건 [관련조항] 법원조직법(2015. 12. 1. 법률 제13522호로 개정된 것) 제32조(합의부의 심판권) ② 지방법원 본원 합의부 및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합의부는 지방법원단독판사의 판결·결정·명령에 대한 항소 또는 항고사건 중 제28조 제2호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사건을 제2심으로 심판한다. 다만, 제28조의4 제2호에 따라 특허법원의 권한에 속하는 사건은 제외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요지
가. 심판대상조항은 지방법원단독판사가 판결한 사건 중 고등법원이 심판할 수 있는 사건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아니한 채 대법원규칙에 위임하고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위임의 구체성과 명확성을 결여한 것으로서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된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지방법원단독판사가 판결한 사건 중 대법원규칙으로 정한 사건에 대해서만 고등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청구인들의 재판받을 권리와 평등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법원의 관할
(1) 사물관할과 심급관할
헌법 제27조 제1항에 따른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관련하여 법원조직법은 각급 법원의 관할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있다. 법원의 관할 가운데 제1심 법원 간의 심판권 분배에 관한 사물관할과 상소절차에 관한 심급관할이 있는데, 법원조직법은 지방법원 및 그 지원 단독판사와 합의부 사이의 사물관할에 관하여 단독판사가 원칙적으로 지방법원 및 그 지원의 심판권을 행사하도록 하면서(제7조 제4항), 예외적으로 제32조 제1항 각호에 정한 사건은 합의부가 심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7조 제5항). 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에 따르면 지방법원과 그 지원의 합의부는 합의부에서 심판할 것으로 합의부가 결정한 사건(제1호), 민사사건에 관하여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사건(제2호) 등을 제1심으로 심판한다. 다음으로 심급관할은 상소제도상 나타나는 것으로서, 당사자가 하급심 법원의 재판에 불복을 신청할 경우에 심판할 상급심 법원을 정하는 관할을 말한다. 이는 법원 간의 심판의 순서와 상하관계를 정하는 것이며 직분관할의 성격을 지닌다.
(2) 항소심 관할법원의 연혁
심급관할 중에서도 항소심 관할법원의 구체적인 내용은 법원조직법과 그 위임에 따른 대법원규칙(‘민사 및 가사소송의 사물관할에 관한 규칙’)의 개정에 따라 변화하여 왔다. 고등법원은 지방법원 합의부의 제1심 판결 등에 대한 항소·항고 사건 및 다른 법률에서 특별히 정한 사건만을 심판하였으나, 법원조직법이 2001. 1. 29. 법률 제6408호로 개정되면서 지방법원단독판사가 한 판결 중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항소 사건 등도 심판할 수 있게 되었다. 법원조직법이 이와 같이 개정된 이유는 고등법원이 담당하는 항소심 사건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항소심 재판의 신중성과 타당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다만, 법원조직법의 위임에 따른 대법원규칙의 내용은 상황에 따라 변화하여 왔고, 때로는 해당 조항을 삭제함으로써 지방법원단독판사가 심판한 제1심 사건의 항소심을 고등법원이 관할하지 않던 시기도 있었다. 법원조직법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대법원규칙 중 고등법원의 심판대상 사건의 범위에 관한 조항은 현재까지 크게 다섯 차례에 걸쳐 개정되었는데, 그 요지는 [별지] 기재 표와 같다.
나.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배 여부
(1) 대법원규칙에 대한 위임과 포괄위임금지원칙
헌법 제75조는 "대통령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위임입법의 근거와 아울러 그 범위와 한계를 제시하고 있다. 헌법 제75조에 근거한 포괄위임금지원칙은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 등 하위법규에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로부터 하위법규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하므로, 하위법규가 대법원규칙인 경우에도 수권법률에서 이 원칙을 준수하여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다만, 대법원규칙으로 규율될 내용들은 소송에 관한 절차와 같이 법원의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사무에 관한 것이 대부분일 것이므로, 법원의 축적된 지식과 실제적 경험의 활용, 규칙의 현실적 적응성과 적시성의 확보라는 측면에서 수권법률에서의 위임의 구체성·명확성의 정도는 다른 규율 영역에 비해 완화될 수 있다. 한편, 위임의 구체성·명확성 내지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위임된 사항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헌재 2016. 6. 30. 2013헌바370등; 헌재 2016. 6. 30. 2014헌바456등 참조).
(2) 위임의 필요성
법원조직법 제28조 제1호는 고등법원이 심판하는 대상을 원칙적으로 지방법원 합의부의 제1심 판결 등에 대한 항소 또는 항고사건으로 정하면서, 심판대상조항을 통해 지방법원단독판사의 제1심 판결에 대한 항소사건으로서 형사사건을 제외한 사건 중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사건도 포함시키고 있다. 심급관할, 그중에서도 민사사건에 있어서 항소심 관할법원의 구체적인 형태는 제1심 법원의 사물관할 변동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법원조직법은 제7조 제4항에서 지방법원의 심판권은 단독판사가 행사한다고 정한 다음 제32조 제1항 제2호에서 민사사건 중 지방법원 합의부가 제1심으로 심판할 사건을 대법원규칙에 위임하고 있는데, 이는 물가 상승에 따른 소가의 변동 추이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합의부 관할사건의 증가로 인하여 발생되는 합의부와 단독판사 사이의 사무분담의 불균형을 조정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같이 민사사건의 제1심 사물관할을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를 경우 그에 대응하는 항소심의 관할법원 역시 대법원규칙에서 연동하여 정할 필요가 있다. 즉, 물가 상승 및 분쟁 유형의 발생 빈도 등 다양한 요인들에 따라 대법원규칙을 개정하여 민사사건의 제1심 단독판사 관할을 늘릴 경우에도, 그에 대한 항소심 재판은 국민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법원 업무의 합리적 수행과 분배를 위하여 고등법원과 지방법원에 분담시키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으며, [별지] 기재 표와 같이 그 구체적인 분담 방식이 변해 온 사실 자체가 그러한 필요성을 반영한다. 결국 민사사건의 항소심 관할법원을 정함에 있어서 지방법원단독판사의 제1심 관할사건 중 일부를 고등법원이 맡을지 여부와 그 범위는 사법자원의 인적·물적 현황과 전망, 민사소송의 제1심 사물관할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전문적·정책적 판단에 따라 법원이 시의적절하게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대법원규칙에 위임할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
(3) 예측가능성
심판대상조항의 위임에 따라 대법원규칙으로 정할 사항에 대해서는 법원조직법 전체 규정을 체계적으로 해석해 보면 그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다. 법원조직법 제7조 제3항은 고등법원의 심판권을 판사 3명으로 구성하는 합의부에서 행하도록 하고 있고, 같은 조 제4항과 제5항은 지방법원의 심판권에 관하여 단독판사가 행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판사 3명으로 구성된 합의부의 재판을 예외로 정하고 있다. 또한 법원조직법 제28조 제1호는 지방법원 합의부의 제1심 판결에 대한 항소사건을 고등법원의 관할로 정하고 있다. 법원조직법의 심판권 분배 원칙과 고등법원의 항소심 관할권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의 위임 및 대법원규칙에 따라 고등법원이 항소심으로 심판하는 사건은 제1심에서 지방법원단독판사가 심판하였지만 지방법원 합의부가 제1심을 심판한 사건과 유사하게 취급할 수 있는 난이도와 중대성을 갖춘 사건이라 할 것이고, 이는 곧 소송목적의 값이 일정 금액 이상인 사건, 사건의 난이도가 높은 유형의 사건으로 정해질 것이라는 점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4) 소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다. 재판받을 권리 침해 여부
(1) 헌법 제27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헌법이 정한 법관이란, 법관의 자격을 갖추고(헌법 제101조 제3항), 물적 독립(헌법 제103조)과 인적 독립(헌법 제106조)이 보장된 법관을 의미하며, ‘법률’이 정한 법관이란 개별 사건을 담당할 법관이 법규범에 의하여 가능하면 명확하게 사전에 규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이는 근본적인 재판 관할 질서는 입법자 스스로가 형식적 법률로써 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헌재 2019. 7. 25. 2018헌바209등 참조). 한편, ‘재판’이라고 함은 구체적 사건에 관하여 사실의 확정과 그에 대한 법률의 해석·적용을 그 본질적인 내용으로 하는 일련의 과정이므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한다 함은 결국 법관이 사실을 확정하고 법률을 해석·적용하는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헌재 2002. 2. 28. 2001헌가18; 헌재 2014. 2. 27. 2013헌바178 참조). 재판청구권과 같은 절차적 기본권은 원칙적으로 제도적 보장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자유권적 기본권의 경우와 비교하여 볼 때 상대적으로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이 인정된다(헌재 2005. 5. 26. 2003헌가7; 헌재 2015. 7. 30. 2014헌가7 참조). 그러나 입법자의 형성권은 무제한적인 것이 아니므로 국민의 권리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사법절차는 보장되어야 하는데, 헌법상의 재판을 받을 권리의 본질적 내용은 법적 분쟁이 있는 경우 독립된 법원에 의하여 심리·검토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될 권리가 인정되는 것이다(헌재 2009. 5. 28. 2006헌바104 참조).
(2) 항소심 재판의 심판권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등에 관한 문제는 기본적으로 입법형성권을 가진 입법자가 사법정책을 고려하여 결정할 사항이며, 다만 입법자는 국민의 권리가 효율적으로 보호되고 재판제도가 적정하게 운용되도록 재판사무 범위를 분배·확정하여야 한다. 법원조직법이 종래에 고등법원의 심판권을 지방법원 합의부 제1심 판결 등에 대한 항소·항고 사건 및 다른 법률에서 특별히 정한 사건만을 담당하도록 하였다가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지방법원단독판사가 한 제1심 사건 중 일부에 대한 항소사건까지 담당하도록 개정된 것은, 지방법원단독판사의 제1심 심판범위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항소심 재판절차의 신중성과 타당성을 확보하고 지방법원 합의부의 업무 편중에 따라 재판절차 지연을 해소하기 위한 사법정책적 고려에 따른 것이다. 이는 한정된 사법자원의 효율적 분배와 분쟁 해결을 위한 항소심 심급구조의 합리적 정비를 통하여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포함하여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3) 심판대상조항 및 그 위임에 따른 대법원규칙이 정한 바에 따라 고등법원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을 수 없는 경우에도, 여전히 소송 당사자들은 법관의 자격을 갖추고 물적·인적 독립이 보장된 판사에 의하여 사실의 확정과 법률의 해석·적용에 관하여 심리를 받는다. 고등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것과 지방법원 합의부에서 재판을 받는 것은 소송법상 절차에 있어서도 아무런 차이가 없으므로, 지방법원 합의부에서 재판을 받는 당사자에게 특별히 법률상 절차적 불이익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지방법원단독판사의 관할사건들 중에서도 선례나 판례가 없는 사건 또는 선례나 판례가 서로 엇갈리는 사건, 사실관계나 쟁점이 복잡한 사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한 사건, 동일 유형의 사건이 여러 재판부에 흩어져 통일적이고 시범적인 처리가 필요한 사건, 전문지식이 필요한 사건, 그 밖에 사건의 성격상 합의체로 심판하는 것이 적절한 사건에 대하여는 재정합의 결정에 따라 합의부가 심판할 수 있다(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 제1호, 법관 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 제12조 제1항). 따라서 분쟁의 난이도와 중대성이 이러한 요건에 해당한다면 지방법원단독판사의 관할사건도 재정합의 결정을 통해 제1심을 지방법원 합의부에서 심판하고 항소심은 고등법원에서 심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5) 민사소송의 심급관할, 특히 항소심 관할법원에 관한 비교법적 검토에 의하더라도 관련 제도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다. 항소심 관할법원을 소송목적의 값에 따른 구별 없이 모두 고등법원에 집중하는 프랑스와 같은 입법례도 존재하지만, 독일이나 일본과 같이 소송목적의 값이나 소송유형을 기준으로 단독판사가 제1심을 심판한 경우 항소심을 지방법원 합의부가 맡도록 정하는 국가들도 존재한다. 이와 같이 민사소송절차의 제도적 특성, 사법자원의 인적·물적 현황과 전망 등에 따라 민사소송의 항소심을 고등법원에 집중할 수도 있고, 고등법원과 지방법원 등에 배분할 수도 있는 것이다.
(6)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재판사무 배분에 관한 입법형성의 재량을 일탈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
라. 청구인들의 나머지 주장에 관한 판단
(1)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소송목적의 값에 따라 항소심 재판을 받을 수 있는 법원을 달리하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고등법원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지 못한 것이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과 실질상 동일하며 독자적인 평등권 침해 주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주장에 관하여는 재판받을 권리 침해 여부에서 이미 판단하였으므로 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다.
(2) 청구인 정○○은 당해사건의 판결이 선고된 후 상고장을 제출하였으나 인지 보정명령에 응하지 않아 상고장각하명령을 받았고 이러한 절차가 자신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주장은 심판대상조항과는 무관하므로 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다. 또한 변호사의 자격이 없는 사인인 청구인이 한 헌법소원 심판청구나 주장은 변호사인 대리인이 추인한 경우에 한하여 효력이 있으므로(헌재 1992. 6. 26. 89헌마132 참조), 국선대리인 선임 후에 대리인의 추인이 없이 사인이 한 소송행위는 효력이 없는바(헌재 1995. 2. 23. 94헌마105 참조), 국선대리인 선임 후에 청구인 정○○은 자신의 이름으로 기피신청서를 제출하였으나 국선대리인이 이를 추인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소송행위로서 효력이 없는 위 기피신청에 대해서도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별지] 고등법원의 심판대상 사건의 범위 관련 대법원규칙(‘민사 및 가사소송의 사물관할에 관한 규칙’) 개정 연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