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1. 12. 23. 선고 2018헌바198 결정 [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호 등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1. 추○○ 2. 박○○ 청구인들의 대리인 변호사 김영대
- 당해사건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노3874 의료법위반 등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된 것) 제82조 제3항 중 제33조 제2항 제1호를 준용하는 부분 및 구 의료법(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고, 2019. 4. 23. 법률 제163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7조 제1항 제2호 중 제82조 제3항에서 준용하는 제33조 제2항 제1호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개요
청구인 추○○은 ‘누구든지 안마사가 아니면 안마시술소를 개설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안마사 자격 없이 2016. 6. 13.경부터 2017. 3. 13.경까지 서울 ○○구에 사무실을 차리고 안마사 자격이 없는 7명의 태국여성을 고용하여 출장마사지를 하도록 함으로써 안마사가 아니면서 안마시술소를 개설하였다.’라는 의료법위반의 범죄사실 등으로 2017. 10. 12.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청구인 박○○은 ‘2017. 3. 10.경부터 2017. 3. 13.경까지 청구인 추○○이 차린 사무실에서 종업원을 고객들에게 데려다 주고 태워오는 등의 방법으로 청구인 추○○의 범행을 용이하게 하여 위 의료법위반행위를 방조하였다.’라는 의료법위반방조의 범죄사실로 2017. 10. 12. 벌금 500만 원을 각 선고받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고단5369). 청구인들은 각 항소하여 그 항소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7노3874) 계속 중 의료법 제82조 제3항, 제33조 제2항, 제87조 제1항 제2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8. 4. 19. 기각되자(서울중앙지방법원 2017초기3136), 2018. 5. 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들은 의료법 제82조 제3항, 제33조 제2항, 제87조 제1항 제2호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으나, 당해사건과 관련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된 것) 제82조 제3항 중 제33조 제2항 제1호를 준용하는 부분(이하 ‘이 사건 개설조항’이라 한다), 구 의료법(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고, 2019. 4. 23. 법률 제163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7조 제1항 제2호 중 제82조 제3항에서 준용하는 제33조 제2항 제1호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처벌조항’이라 하고, ‘이 사건 개설조항’과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된 것) 제82조(안마사) ③ 안마사에 대하여는 이 법 중 제8조, 제25조, 제28조부터 제32조까지, 제33조 제2항 제1호·제3항·제5항·제8항 본문, 제36조, 제40조, 제59조 제1항, 제61조, 제63조(제36조를 위반한 경우만을 말한다), 제64조부터 제66조까지, 제68조, 제83조, 제84조를 준용한다. 이 경우 "의료인"은 "안마사"로, "면허"는 "자격"으로, "면허증"은 "자격증"으로, "의료기관"은 "안마시술소 또는 안마원"으로, "해당 의료관계단체의 장"은 "안마사회장"으로 한다. 구 의료법(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고, 2019. 4. 23. 법률 제163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7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제12조 제2항 및 제3항, 제18조 제3항, 제21조의2 제5항·제8항, 제23조 제3항, 제27조 제1항, 제33조 제2항·제8항(제82조 제3항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제10항을 위반한 자. 다만, 제12조 제3항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관련조항] 구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되고, 2020. 3. 4. 법률 제170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개설 등)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아니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 이 경우 의사는 종합병원·병원·요양병원 또는 의원을, 치과의사는 치과병원 또는 치과의원을, 한의사는 한방병원·요양병원 또는 한의원을, 조산사는 조산원만을 개설할 수 있다.
1.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또는 조산사
의료법(2010. 1. 18. 법률 제9932호로 개정된 것) 제82조(안마사) ① 안마사는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시각장애인 중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로서 시·도지사에게 자격인정을 받아야 한다.
1. 「초·중등교육법」 제2조 제5호에 따른 특수학교 중 고등학교에 준한 교육을 하는 학교에서 제4항에 따른 안마사의 업무한계에 따라 물리적 시술에 관한 교육과정을 마친 자
2. 중학교 과정 이상의 교육을 받고 보건복지부장관이 지정하는 안마수련기관에서 2년 이상의 안마수련과정을 마친 자 ④ 안마사의 업무한계, 안마시술소나 안마원의 시설 기준 등에 관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이 사건 개설조항은 과잉금지원칙 및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되어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
나. 이 사건 처벌조항은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이 사건 개설조항은 안마사가 아니면 안마시술소 또는 안마원을 개설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 및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2) 이 사건 처벌조항은 이 사건 개설조항을 위반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3)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근로의 권리를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나, 근로의 권리는 직업선택의 자유와 불가분적 관계에 있으므로, 직업선택의 자유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근로의 권리 침해 여부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헌재 2010. 7. 29. 2008헌마664등; 헌재 2013. 6. 27. 2011헌가39등 참조).
(4)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이 일반 소비자의 선택권, 자기결정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일반 소비자가 비시각장애인이 개설한 안마시술소 또는 안마원에서 안마를 받을 수 없는 것은 사실적이고 간접적인 불이익에 불과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일반 소비자의 선택권, 자기결정권, 행복추구권을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13. 6. 27. 2011헌가39등 참조).
(5) 청구인들은 전문 안마행위와 피로회복 정도의 단순 안마 또는 일반 피부마사지를 구별하지 아니하고, 단순 안마 또는 일반 피부마사지를 안마행위로 보아 처벌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나, 이는 심판대상조항이 안마시술소 또는 안마원을 개설하는 행위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주장과 다르지 않으므로, 이에 대하여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나. 판단
(1) 이 사건 개설조항의 위헌 여부
(가) 헌법재판소는 2013. 6. 27. 2011헌가39등 결정과 2017. 12. 28. 2017헌가15 결정에서 이 사건 개설조항은 비시각장애인의 직업선택의 자유 및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이 사건 개설조항은 무자격자가 안마시술소 등을 개설할 경우 발생할지도 모르는 국민의 건강상 위험을 미리 방지하며, 시각장애인의 생계보호 및 자아실현의 기회부여라는 시각장애인 안마사 제도의 목적을 보다 효과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시·도지사로부터 자격인정을 받은 시각장애인 안마사에게만 안마시술소 등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이 사건 개설조항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다. 비시각장애인에게 안마시술소 등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것을 허용할 경우 안마시술소 등에서 비시각장애인 고용주와 시각장애인 종업원의 구조가 고착화되어, 상대적으로 약자의 입장에 있는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 제공을 강요당하거나 저임금에 시달리게 되는 등,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나아가 시각장애인 안마사제도를 통하여 시각장애인의 생계보호 및 이를 넘어선 자아실현의 기회 제공이라는 입법목적을 더 잘 실현하기 위해서는 안마시술소 등의 개설 및 운영에 있어서도 독점적 지위를 보장함으로써, 보다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안마사 자격인정 단계에서부터 더 큰 목표를 가지고 직업활동을 영위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보장해 주는 것이 필요하며, 안마시술소 등의 개설에 관한 독점권을 시각장애인에게 인정하는 것 이외에 이를 위한 덜 침익적인 수단을 발견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개설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충족한다. 이와 같이 이 사건 개설조항은 일반 국민에게 제공되는 안마의 질을 담보하고, 시각장애인들이 목표를 가지고 자아를 실현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기회를 제공하며,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것을 방지한다는 공익 달성에 기여한다. 반면, 이 사건 개설조항으로 인하여 비시각장애인들이 안마시술소 등을 개설할 수 없게 된다고 할지라도, 이들에게는 다양한 다른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이로 인해 제한되는 비시각장애인의 사익이 공익에 비하여 크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개설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개설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안마시술소 등을 개설하여 운영하고자 하는 비시각장애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2) 시각장애인에 대한 복지정책이 미흡한 현실에서 시각장애인 안마사제도가 헌법 제10조 및 제34조 제5항에 의한 요청에 따라 시각장애인에게 가해진 유·무형의 사회적 차별을 보상해주고 실질적인 평등을 이룰 수 있는 수단으로서 채택된 것인 점, 만약 비시각장애인에게도 안마시술소 등을 개설하는 것이 허용될 경우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사자격을 독점적으로 부여하는 취지가 몰각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개설조항은 비시각장애인을 부당하게 차별하여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또한 다른 직종에 비해 공간이동과 기동성을 거의 요구하지 않고 촉각이 발달한 시각장애인이 영위하기에 용이한 안마업의 특성을 감안하여 시각장애인에게 안마업을 독점시킨 것인 점, 시각장애는 앞을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여타 장애와 구별되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개설조항이 시각장애인과 다른 장애인을 부당하게 차별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나) 위 선례와 같은 결정 이후 그 판단을 변경할만한 사정 변경이 있었는지에 대해 살펴본다. 그런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3년 이 사건 개설조항에 대한 최초 합헌결정 이후 안마사자격을 시각장애인들로만 한정한 것에 대해 그 제한을 완화해야 할만한 사정변경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장애인현황 통계에 따르면, 2013년 시각장애인의 수는 253,095명(전체 등록 장애인 2,501,112명 중 약 10.1%)에서 2020년 252,324명(전체 등록 장애인 2,633,023명 중 9.6%)으로 큰 변화가 없으나, 2020년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라 파악한 안마원 및 안마시술소의 수는 2012년 1,102개소에서 2020년 1,296개소로, 안마사의 수는 2013년 8,719명에서 2020년 10,725명으로 계속하여 증가 추세에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시각장애인들에게 안마업의 영위는 여전히 중요한 생계유지수단으로서 이들의 생존과 직결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또한 안마사 제도의 오랜 시행과 시각장애인 생존 보장에 관한 여러 제도적 개선 요구에도 불구하고, 안마사로 활동하는 시각장애인의 상당수는 여전히 안마원이나 안마시술소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일반기업이나 기관에서 근무하거나(헬스키퍼), 출장안마로 일하는 경우는 적다는 조사결과도 나타나고 있어, 그 직업적 활동 범위가 이전과 크게 달라진바 없다는 점에서 안마원 및 안마시술소의 독점 개설이 시각장애인 안마사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축소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같이 우리 사회에서 시각장애인이 처한 현실과 이들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이 사건 개설조항에 대한 합헌 판단 이후 달라졌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에서 선례와 달리 판단하여야 할 사정변경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개설조항이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 및 평등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2) 이 사건 처벌조항의 위헌 여부
헌법재판소는 2017. 12. 28. 2017헌가15 결정에서 이 사건 처벌조항이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고,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안마사의 자격 없이 안마시술소 등을 개설하는 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1994. 1. 7. 개정된 의료법(법률 제4732호)에 명시적으로 규정된 이래, 조문의 형태 등에 일부 변동이 있기는 하였지만 처벌조항 자체는 현재까지 계속 존재하여 오고 있는데도, 비안마사들의 안마시술소 등 개설행위가 근절되지 않음으로써 국민에게 제공되는 안마서비스의 적정성 및 안전을 기하고 시각장애인의 생계보호 등을 위한 이 사건 개설조항의 목적이 충분히 달성되지 않고 있는 사정 등을 감안하면, 시각장애인들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를 위하여 비안마사들의 안마시술소 개설행위를 실효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사건 처벌조항은 벌금형과 징역형을 모두 규정하고 있으나, 그 하한에는 제한을 두지 않고 그 상한만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죄질에 따라 벌금형이나 선고유예까지 선고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법정형이 위와 같은 입법목적에 비추어 지나치게 가혹한 형벌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처벌조항이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위반되어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에서 헌법재판소의 종전 결정과 달리 판단하여야 할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으므로 이 사건 처벌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에 위반되어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영진의 보충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이영진의 보충의견
나는 시각장애인으로서 안마사 자격인증을 받지 아니한 자는 안마시술소나 안마원을 개설할 수 없도록 한 이 사건 개설조항이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하는 정도에 이르지는 아니하나,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 양자 모두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서는 규범조화적인 입법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므로 아래와 같은 견해를 밝힌다. 장애인에 대한 복지정책은 제1차적으로는 장애인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데 있지만 거기에 그쳐서는 안 되고, 소수자인 장애인이 진정한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 대우받을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형성하는 데에도 초점을 맞추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며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러나 장애인에 대한 적극적인 복지정책은 때로 일반국민에 비하여 장애인을 우대하는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데, 그로 말미암아 일반국민의 기본권 행사가 제한받게 될 경우 입법자로서는 장애인의 보호와 일반국민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양 법익 사이에 조화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헌재 2008. 10. 30. 2006헌마1098등 참조).
예컨대, 비시각장애인에게 안마업을 허용하면서도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취업할 수 있는 보건복지 관련 시설을 안마시술소나 안마원 외에 보건소, 노인복지시설, 장애인복지시설 등으로 확대하여 시행하는 방법이나 일정한 규모의 사업장에 산업안마사(헬스키퍼:Health Keeper)를 의무적으로 고용하도록 강제하는 방법, 일정한 규모 이상의 안마시술소나 안마원 또는 스포츠마사지 업소의 경우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일정비율 이상 의무적으로 고용하도록 쿼터를 두는 방법, 시각장애인의 안마시술소나 안마원 사업 개시에 필요한 자금을 재정적 지원하고 세제혜택을 주는 방법, 영업장을 두지 아니하는 출장안마나 일정규모 이상 또는 이하의 안마업에 한하여 시각장애인에게 독점권을 주는 방법, 안마를 필요로 하는 일반인이 안마바우처를 구입하여 자택에서 시각장애인 안마사로부터 손쉽게 안마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방법 등 시각장애인의 생계보장 및 직업활동 참여기회 제공을 폭넓게 달성하면서도 비시각장애인의 기본권을 덜 침해할 수 있는 시각장애인 지원방법이 매우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헌재 2008. 10. 30. 2006헌마1098등 결정의 위헌의견 참조).
우리나라와 같이 안마사라는 특정 직업을 시각장애인에게만 독점적으로 부여하는 입법례는 매우 드물 뿐만 아니라 일부 국가에서는 그러한 입법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한 예도 있다. 외국의 입법례를 살펴보면,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가 소유, 사용, 점유하는 부동산에서 자동판매기나 카페테리아 등 판매시설의 운영을 허가함에 있어서 시각장애인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법률(Randolph-Sheppard Act)을 시행하여 위 판매시설에서 얻은 이익을 그 시설을 운영한 시각장애인에게 귀속되도록 하고 있고, 독일의 경우 일반 노동시장에서 고용기회를 가질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에게 별도의 시각장애인용 작업장(Blindenwerkstatte)을 설치하여 일정한 생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외국의 경우 특정 직업을 안마사에 독점시키지 않으면서도 시각장애인의 생계보장 및 직업활동 참여기회를 제공하는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다. 위와 같은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될 수 있음에도 그에 관한 검토나 또 다른 대안의 개발을 하지 아니한 채 시각장애인에게 안마업을 독점시키도록 한 이 사건 개설조항에 안주하려는 입법자의 태도는 신체장애자 등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도록 한 헌법규정(헌법 제34조 제5항)에 기대어 사회보장·사회복지 증진에 노력할 국가의 의무(헌법 제34조 제2항)를 게을리 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안마시술소 등의 개설을 포함하여 안마업 자체를 비시각장애인에게도 허용할 경우, 비시각장애인들의 탈법적인 안마사 영업을 양성화하여 안마의 수요가 확대될 수 있고 안마사업을 하나의 산업으로 발달시켜 국가 전체의 이익을 증진시킬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오히려 시각장애인 안마사의 활동영역도 넓어질 수 있다. 나아가 안마사업계 수익의 일부를 시각장애인의 복지를 위하여 사용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해 볼 수 있다(헌재 2010. 7. 29. 2008헌마664등 결정의 위헌의견 참조). 2020년 5월 현재 15세 이상의 시각장애인 251,565명 중에서 안마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약 1만 1천여 명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안마사 수는 안마나 마사지를 통하여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수요를 충족시켜 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이다.
이에 따라 마사지 관련업계에서는 마사지 행위가 이루어지는 업소 수가 약 8만여 개, 관련 종사자 수가 약 3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는 등 비시각장애인들이 발 마사지 등 스포츠마사지나 피부미용마사지의 명목으로 안마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의료법에서 ‘안마’의 구체적인 의미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면서, 하위법령인 ‘안마사에 관한 규칙’에서 안마사의 업무를 ‘안마·마사지·지압 등 각종 수기요법(手技療法)이나 전기기구의 사용, 그 밖의 자극요법으로 인체에 물리적 시술행위를 하는 것’(안마사에 관한 규칙 제2조)이라고 너무나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시각장애인에게 허용되는 안마와, 스포츠마사지나 피부미용마사지 등 비시각장애인에게 허용되지 않는 안마의 경계가 모호하여 많은 비시각장애인들이 형사처벌을 받을 위기에 내몰리는 한편, 법의 문외한인 일반인들은 업무나 운동 등으로 인한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해소를 위하여 안마사의 자격이 없는 비시각장애인들로부터 마사지 등을 받음으로써 그 진정한 의사와 관계없이 불법행위에 동참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는 안마 내지 스포츠마사지 업계의 현실과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업을 독점시키는 규범의 괴리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보여준다.
시각장애인에 한하여 안마사 자격을 인정하는 구 ‘안마사에 관한 규칙’ 조항에 대하여 2006년 헌법재판소가 법률유보원칙에 반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헌재 2006. 5. 25. 2003헌마715등 결정 참조)한 이래, 입법자는 안마사 자격을 시각장애인에게 독점시키는 내용을 의료법에 직접 규정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내용의 의료법 조항에 대하여 4차례 합헌 결정을 한 바 있으나, 이 결정 중에는 비시각장애인에게 안마사업이 허용되더라도 시각장애인 안마사의 영업활동이 전혀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 아니고 단지 시각장애인이 아닌 일반 안마사들과 경쟁하는 입장에 처하게 될 뿐이며, 전체 시각장애인 인구 중에서 안마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므로, 이로써 시각장애인 전체의 복지에 명백하고 확실한 위험이 발생하게 된다고 보기 어려워 안마사 자격을 시각장애인에게 독점시키는 내용의 의료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반대의견이 개진되기도 하였다. 또한 시각장애인의 안마사 독점은 오로지 시각장애인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지만 사회공동체의 다른 구성원들에게도 동등하게 보장되어야 할 직업선택의 기회 자체를 원천적으로 배제시킬 뿐만 아니라, 국민이 안마를 통해 건강을 증진시키고 또 안마사 간의 경쟁을 통해 질적으로 향상된 서비스를 공급받을 기회마저도 상실시키고 있다는 의견 등도 꾸준히 제기되어 오면서, 안마업과 관련하여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의 소모적인 갈등상황이 반복되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끊임없는 갈등상황은 일반국민이 안마를 직업으로 선택할 수 없는 문제 역시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헌법적 문제라는 점을 시사한다.
법정의견이 밝힌 바와 같이 현재 시각장애인이 처한 현실과 이들의 보호할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당사자의 능력이나 자격과 상관없는 객관적 요건에 의한 비시각장애인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측면 또한 엄중히 인식해야 한다. 이 사건 개설조항은 시각장애인의 생존과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하여 입법자가 선택한 수단으로서, 비록 위헌이라고 선언할 정도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이 사건 개설조항으로 인하여 비시각장애인이 입게 되는 불이익에 대하여 보다 진지한 고려가 필요하다. 입법자를 비롯한 정부 당국에서는 시각장애인에 대한 복지정책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는 데 주의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차제에 시각장애인의 생존권을 보장하면서도 비시각장애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덜 제한할 수 있도록 입법적 개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재판관 유남석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