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4. 4. 29. 선고 2003헌마532 결정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 등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정 ○ 명
- 국선대리인
- 변호사 임 영 화
1.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 부분에 대한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2003. 7. 1. 법원의 재판에 대한 위헌확인을 구하고자 헌법소원의 심판을 청구(2003헌마438 재판 등 위헌확인)하였는바, 그 심판청구를 함에 있어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에 따른 변호사인 대리인을 선임하지 아니하였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청구인에게 대리인선임의 보정명령을 하였다. 청구인은 위 보정명령을 받은 이후 대리인을 선임하지 아니하고 국선대리인선임신청을 하였다. 헌법재판소는 청구인의 국선대리인선임신청을 기각하였으며(2003헌사346), 그 후 청구인의 위 2003헌마438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라는 보정명령을 받고도 보정기간 내에 보정하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하여 각하되었다.
(2) 이에 청구인은 변호사강제주의를 규정한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 같은 법 제68조 제1항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 국회법 제29조 제1항, 2003헌마438 헌법소원심판절차의 대리인선임보정명령(2003. 7. 14.자), 2003헌사346 국선대리인선임신청기각결정 등이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2003. 8. 8.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 같은 법 제68조 제1항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 국회법 제29조 제1항, 2003헌마438 헌법소원심판절차의 대리인선임보정명령(2003. 7. 14.자), 2003헌사346 국선대리인선임신청기각결정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이 사건 심판의 대상 중 법률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헌법재판소법 제25조(대표자ㆍ대리인) ⓛ, ② (생략) ③ 각종 심판절차에 있어서 당사자인 사인은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지 아니하면 심판청구를 하거나 심판수행을 하지 못한다. 다만, 그가 변호사의 자격이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68조(청구사유) ①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가 아니면 청구할 수 없다. 국회법 제29조(겸직) ① 의원은 정치활동 또는 겸직을 금지하는 다른 법령의 규정에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직을 제외한 다른 직을 겸할 수 있다.
1. 국가공무원법 제2조에 규정된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법 제2조에 규정된 지방공무원. 다만, 국가공무원법 제3조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정치운동이 허용되는 공무원은 제외한다.
2. 대통령ㆍ헌법재판소재판관ㆍ각급선거관리위원회위원ㆍ지방의회의원
3. 다른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공무원의 신분을 가지는 직
4.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 제2조에 규정된 정부투자기관(한국은행을 포함한다)의 임ㆍ직원
5. 농업협동조합ㆍ수산업협동조합의 임ㆍ직원
6. 정당법 제6조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없는 교원
2. 청구인의 주장요지
가.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은 청구인과 같이 변호사가 아닌 당사자가 스스로 헌법소송을 수행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다. 또한 위 조항은 동조 단서에서 변호사 본인에게는 강제주의를 면제하는 것과 법원의 재판에서는 변호사강제주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과 비교하여 볼 때, 합리적 이유없이 변호사 아닌 당사자를 차별하는 조항이므로 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
나.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은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심판청구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바, 이는 헌법 제27조 제1항에서 정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하는 조항이다.
다. 국회의원이 변호사를 겸직할 수 있도록 한 국회법 제29조 제1항은 국회의원이 된 변호사들이 자신들의 집단적 이익을 위하여 위헌적인 입법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는 것이므로 헌법에 위배된다.
라. 헌법재판소가 2003헌마438 헌법소원심판절차에서 청구인에게 대리인선임보정명령을 하여 청구인이 국선대리인선임신청(2003헌사346)을 하였는데, 어떤 이유에 의한 것인지도 밝히지 않고 단순히 이유없다고 하여 국선대리인선임신청을 기각한 것은 청구인의 절차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3.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
청구인의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그 결정에 이르기 위한 심리과정에서의 보정명령 및 결정의 근거가 된 법률조항을 다투고 있을 뿐 법원의 재판을 대상으로 다투고 있지 아니하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은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에 있어 청구인의 기본권과 관련이 없다. 따라서 청구인의 이 부분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청구인의 기본권에 대한 침해 자체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부적법하다.
나. 국회법 제29조 제1항 부분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하면, 헌법소원심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가 청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때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은 자”라 함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말미암아 자기의 기본권이 현재 그리고 직접적으로 침해받은 경우를 의미하므로 원칙적으로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의 직접적인 상대방만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공권력의 작용에 단순히 간접적, 사실적 또는 경제적인 이해관계가 있을 뿐인 제3자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헌재 1997. 3. 27. 94헌마277, 판례집9-1 404-411, 408-409 참조). 그런데 위 국회법 제29조 제1항은 국회의원의 겸직이 금지되거나 허용되는 직업에 대한 규정으로서 청구인은 위 국회법 조항과 간접적ㆍ사실적으로만 관련되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청구인의 이 부분 심판청구는 청구인에 대한 자기관련성이 없어 부적법하다.
다. 대리인선임보정명령과 국선대리인선임신청사건의 기각결정에 관한 부분
이 사건 심판대상 중 헌법재판소의 2003헌마438 재판 등 위헌확인사건에서의 대리인선임보정명령과 2003헌사346 국선대리인선임신청사건의 기각결정에 대한 청구부분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불복신청이 허용되지 아니하고(헌재 1994. 12. 29. 92헌아1, 판례집 6-2, 538, 541), 또한 헌법재판소는 이미 심판을 거친 동일한 사건에 대하여는 다시 심판할 수 없다(헌법재판소법 제39조). 살피건대, 이 부분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내지는 그 결정이 이루어진 절차에 오류가 있으므로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취소하고 다시 심리하여 결정하여 달라는 것으로서 이는 결국 원결정에 대한 단순한 불복소원에 불과하므로 부적법하다고 하겠다.
4. 본안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의 위헌여부에 관하여 보기로 한다.
가.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 본문은 “각종 심판절차에 있어서 당사자인 사인은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지 아니하면 심판청구를 하거나 심판수행을 하지 못한다.”고 하여 이른바 헌법재판에 있어서 변호사강제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이미 1990. 9. 3. 89헌마120 등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이 규정하고 있는 변호사강제주의에 대하여 그 합헌성을 인정한 바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변호사강제주의는 본인이 스스로 심판청구를 하고 심판수행을 하는 본인소송주의에 비하여 다음과 같은 이점이 있다. 첫째로, 재판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재판자료를 제대로 정리하여 제출할 능력이 없는 당사자를 보호해 주며 사법적 정의의 실현에 기여한다. 헌법재판의 고도의 기술성·전문성에 비추어 보거나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 헌법재판의 역사가 일천하고 생소한 점을 고려할 때, 법률에 지식이 없는 당사자 본인이 스스로 심판청구나 심판수행을 한다는 것은 심히 무리이며, 따라서 응당 보호받아야 할 기본권인데도 불구하고 보호를 받을 수 없는 결과가 생길 수 있다. 특히 헌법소원의 경우에 다른 구제절차가 있으면 먼저 그 절차를 거쳐야 하는 보충성의 원칙의 준수 등 전문적인 법률지식을 요하며, 그렇지 않으면 이 절차에 의한 권리보호를 재대로 받기 어렵다. 둘째로 변호사강제주의는 승소가망성이 없는 사건을 사전에 변호사를 통해 소거시키는 한편, 재판자료를 법률적으로 다듬고 정리하여 재판소에 제출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으로 국가의 헌법재판제도의 운영을 기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법률전문가인 변호사에 의한 사건의 사전 스크린은 뚜렷한 이유도 없이 헌법재판청구를 하여 상대방 당사자나 재판소의 시간, 노력, 비용을 낭비케 하는 제도의 오용 내지는 남용의 견제가 되는 것이며, 또 법률전문가가 반드시 개입하여 법률적 소신을 펴게 한다는 것은 재판소로 하여금 무엇이 헌법정신이며 가치인가, 나아가 어떠한 것이 사법적 정의인가를 올바로 찾아내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변호사강제주의가 헌법재판의 질적 향상에 기여하는 바를 경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셋째로 당사자가 스스로 소송을 수행할 때, 법률보다도 감정에 북받쳐 사안을 불투명하게 할 수 있으며, 선별없는 무리한 자료의 제출로 재판자료를 산적하게 하여 심리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또 경직하게 하는 폐해가 생길 수 있는데, 변호사강제주의는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소시키는 데 일조가 된다고 할 것이다. 넷째로 변호사강제주의는 재판관이나 법관과 기본적으로 공통된 자격을 갖추고 있는 변호사를 심리에 관여시키는 것이므로, 이로써 재판관의 관료적인 편견과 부당한 권위의식 또는 자의로부터 당사자가 보호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볼 때, 변호사강제주의는 업무에 분업화원리의 도입이라는 긍정적 측면을 제외하고도 재판을 통한 기본권의 실질적 보장, 사법의 원활한 운영과 헌법재판의 질적 개선, 재판심리의 부담경감 및 효율화, 그리고 사법운영의 민주화 등 공공복리에 그 기여도가 크다고 하겠고, 그 제도적 이익은 본인소송주의를 채택함으로써 변호사선임비용지출을 하지 않는 이익보다는 이익형량상 크다 할 것으로 그렇기 때문에 선진제국이 일찍부터 채택하고 있는 이상적인 사법운영방안으로 평가되어 오고 있는 터이다. 따라서 헌법재판에 있어서 변호사강제주의가 변호사라는 사회적 신분에 의한 헌법재판권행사의 차별이라 하더라도 차별에 합리성이 결여된 것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고, 국민의 헌법재판을 받을 권리의 제한이라 하더라도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제한이라고 봄이 상당할 것인바, 다만 문제되는 것은 변호사강제주의가 특히 변호사선임의 무자력자에게는 헌법재판의 접근장애 내지는 헌법재판을 받을 권리의 침해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생각컨대,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에 의한 변호사강제주의의 규정은 여러가지 헌법재판의 종류 가운데 사인이 당사자로 되는 심판청구인 탄핵심판청구와 헌법소원심판청구에 있어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이 규정에 의해 무자력자의 헌법재판을 받을 권리의 침해가능성은 탄핵심판청구에서라기 보다는 당사자적격에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은 헌법소원심판청구의 경우라고 할 것이다. 한편, 헌법재판소법 제70조에서는 국선대리인제도를 두어 헌법소원심판청구에서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할 자력이 없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국고에서 그 보수를 지급하게 되는 국선대리인을 선정해 주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무자력자의 헌법재판을 받을 권리를 크게 제한하는 것이라 하여도 이와 같이 국선대리인 제도라는 대상조치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 이상, 그러한 제한을 두고 재판을 받을 권리의 본질적 내용의 침해라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헌재 1990. 9. 3. 89헌마120 등 결정 참조). 』
나. 헌법재판소의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위와 같은 견해는 타당하고 지금도 달리 판단해야 할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으므로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5. 결 론
따라서 청구인의 심판청구 중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 부분은 이유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고, 나머지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4. 4.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