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8. 10. 15. 선고 98도1759 판결 [근로기준법위반]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 고 인
- 피고인
- 상 고 인
- 피고인
- 원심판결
- 전주지법 1998. 5. 15. 선고 98노22 판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1.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제1심 공판절차에서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로부터 6월이 경과하도록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때에는 일정한 절차에 따라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할 수 있도록 규정한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23조는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헌법재판소 1998. 7. 16. 선고 97헌바22 결정)에 의하여 효력을 상실하였으므로 위 법률규정이 정한 절차에 따라서는 재판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제1심은 피고인에 대한 공판기일 소환장이 송달불능된 후 소재탐지촉탁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소재가 확인되지 아니하자, 변론기일 소환장을 공시송달한 다음 위 특례법 제23조를 적용하여 피고인의 진술 없이 소송절차를 진행한 끝에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는바, 위와 같은 제1심의 소송절차는 효력을 상실한 위 법률규정에 따라 피고인의 진술 없이 이루어진 것이어서 위법하다 할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다시 적법한 절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이익되는 사실을 진술하고 유리한 증거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하고 새로이 소송절차를 진행한 다음, 위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원심에서의 새로운 심리 결과에 따라 다시 판결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5. 4. 25. 선고 94도2347 판결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1심의 소송절차가 적법함을 전제로 항소심 소송절차를 진행한 다음 제1심의 유죄판결이 정당하다 하여 항소를 기각한 원심판결에는 위 특례법 제23조 또는 피고인의 진술 없이 이루어진 재판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게 되었다 할 것이므로, 나머지 상고이유를 살펴볼 것도 없이 원심판결은 이 점에서 파기를 면할 수 없다.
2. 나아가 임금·퇴직금 미청산의 점에 관하여 직권으로 살펴본다.
구 근로기준법(1997. 3. 13. 법률 제530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고 줄여 쓴다) 제30조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보상금 기타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법 제109조에서 법 제30조에 위반한 자에 대한 처벌규정을 두었으며, 한편 구 근로기준법시행령(1997. 3. 27. 대통령령 제153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시행령이라 줄여 쓴다) 제12조는 "법 제30조 단서의 규정에 의한 기일연장은 3월을 초과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법 제30조 단서에서 임금·퇴직금 청산기일의 연장합의의 한도에 관하여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시행령 제12조에 의하여 법 제30조 단서에 따른 기일연장을 3월 이내로 제한한 것은 시행령 제12조가 법 제30조 단서의 내용을 변경하고 법 제109조와 결합하여 형사처벌의 대상을 확장하는 결과가 된다 할 것인바, 이와 같이 법률이 정한 형사처벌의 대상을 확장하는 내용의 법규는 법률이나 법률의 구체적 위임에 의한 명령 등에 의하지 않으면 아니 된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모법의 위임에 의하지 아니한 시행령 제12조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위배되고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과 피해자인 근로자들은 1995. 6. 13.경 피해자들의 1995. 6. 1.부터 같은 달 13.까지의 임금과 퇴직금을 사업체 소유의 토지와 건물 및 기계 등의 경매절차에서 지급받기로 합의한 바 있고, 실제로 피해자들은 1997. 3.경 위 경매절차의 경락대금에서 미지급된 임금과 퇴직금을 전액 청산받은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인이 위와 같이 청산기일의 연장합의를 한 이상, 기일연장의 합의가 3월을 초과하였는지에 관계없이 법 제30조 단서에 의하여 형사처벌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원심이 피고인의 피해자들에 대한 위 임금·퇴직금 미청산의 점을 유죄라고 판단한 것은 필경 법 제30조 단서에 의하여 유효한 기일연장의 합의는 시행령 제12조에 정한 3월 이내로 제한됨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이는바,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 법과 시행령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