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2013. 2. 8. 선고 2012르3661 판결 [혼인취소를 원인으로 한 위자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항소인
- ☆☆☆
- 소송대리인
- 법무법인 ○○, 담당변호사 ○○○, ○○○, ○○○
- 피고, 피항소인
- ★★★
- 제1심판결
- 서울가정법원 2012. 10. 25. 선고 2012드합5094 판결
- 변론종결
- 2013. 1. 18.
- 판결선고
- 2013. 2. 8.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이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으로 이송한다.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억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1. 이 사건 소송의 경과
아래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가. 원고는 2012. 5. 1.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면서 그 청구원인으로 아래와 같이 주장하였고, 이러한 청구원인은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1) 원고는 소외 망 ●●●과 1945. 2. 10. 혼인신고를 하고, 그들 사이에 1남 3녀를 두었다.
2) 피고는 ●●●에게 위와 같이 본처와 자녀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1962. 6. 21. 이중으로 혼인신고를 하고 ●●●과 불륜관계를 유지하면서 일곱 자녀를 출산하는 등 본처로 행세하였다.
3) 이에 원고가 2009. 10. 20. 피고를 상대로 서울가정법원 2009드단101476호로 혼인취소의 소를 제기하여, 2010. 10. 8. “피고와 ●●● 사이의 혼인은 중혼에 해당하여 취소한다.”는 내용의 원고 승소판결을 선고받았고, 피고가 그 후 항소(서울가정법원 2010르3590) 및 상고(대법원 2011므2232)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어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4) 피고의 위와 같은 위법한 중혼 상태의 유지로 인하여 원고는 심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로 1억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이 사건 소 제기 당시 피고의 주소는 “서울 ○○○ ○○○ ○○○ ○○하이츠 아파트 3동 503호”였다. 원고는 이 사건 소가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다류 2)에서 정한 가사사건에 해당한다고 보아 소장에 사건명을 “혼인취소를 원인으로 한 위자료 청구”라고 기재한 다음, 이 사건 소를 서울가정법원에 제기하였다.
다. 이 사건 제1심법원인 서울가정법원은 2012. 7. 5. 제1차 변론준비기일을 연 다음, 가사조사절차에 회부하기 위하여 변론기일을 추후로 지정하면서 가사조사관으로 하여금 “1. 기본조사 및 자료수집, 2. 당사자의 화해의사 및 화해가능성 여부” 등에 대하여 사실조사를 하도록 하였고, 이에 따라 가사조사관은 2012. 8. 3. 피고를 면접조사하고, 원고를 서면조사한 다음, 2012. 9. 13. 그 조사보고서를 제1심법원에 제출하였다.
라. 제1심법원은 2012. 10. 11. 제1차 변론기일을 열어 변론을 종결한 다음 2012. 10. 25. 이 사건 제1심판결을 선고하였다.
2. 이 사건 소송의 관할
가. 이 사건 소송이 가사사건에 해당하는지 여부
혼인의 취소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는 제3자에 대한 청구를 포함하여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다류 2)에서 정한 가사소송사건으로서 가정법원의 전속관할에 속한다.
한편, 가사소송법의 위 조항에서 규정하는 혼인의 취소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 사건은 혼인이 취소되는 피해를 입은 자가 취소의 원인을 제공한 자를 상대로 제기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말한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소송은 원고가 자신의 혼인이 취소됨으로 인하여 입은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원고가 자신의 혼인만이 적법·유효함을 전제로 위법한 중혼상태를 유지하였다가 확정판결에 의하여 중혼이 취소된 피고를 상대로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어서 위 조항에서 말하는 가사사건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그 성질은 민법상의 손해배상 청구인 민사사건에 해당한다.
나. 가정법원과 지방법원 사이에서 민사사건이 지방법원의 전속관할인지 여부
가사소송법은 가사사건을 가정법원의 전속관할로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으나(가사소송법 제2조), 민사사건에 관하여는 이를 지방법원의 전속관할로 한다는 규정이 따로 존재하지 아니한다. 이 때문에 민사사건이 가정법원에 제기되었을 경우 피고가 동의하거나 관할위반의 항변을 하지 아니하고 본안에 대하여 변론한 경우에는 가정법원에 합의관할·변론관할이 생길 수 있다는 견해 또는 이 경우에 소송경제의 측면에서 항소심에서는 관할위반을 이유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지 못한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아래의 사정 등을 고려하면, 가사소송법에 정한 가사사건이 아닌 민사사건이 가정법원에 제기된 경우, 가정법원은 이를 지방법원의 전속관할로 보아 지방법원으로 이송하여야 할 것이다.
1) 가사소송법 제2조는 제1항에서 “다음 각 호의 사항(이하 ‘가사사건’이라 한다)에 대한 심리와 재판은 가정법원의 전속관할로 한다.”고 하여 가사사건의 종류를 제한적으로 열거하면서, 제2항에서 “가정법원은 다른 법률이나 대법원규칙에서 가정법원의 권한으로 정한 사항에 대하여도 심리·재판한다.”고 하여 가정법원의 관할을 엄격하게 법정하고 있다.
2) 가사소송법 제3조 제1항은 “사건이 가정법원과 지방법원 중 어느 법원의 관할에 속하는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관계 법원의 공통되는 고등법원이 관할법원을 지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가정법원에 민사사건의 합의관할 또는 변론관할이 생길 수 있다면 위 조항의 입법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된다.
3) 행정소송법 제10조 제1항은 “취소소송과 당해 처분 등과 관련되는 손해배상·부당이득반환·원상회복 등 청구 소송(이하 "관련청구소송"이라 한다)이 각각 다른 법원에 계속되고 있는 경우에 관련청구소송이 계속된 법원이 상당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당사자의 신청 또는 직권에 의하여 이를 취소소송이 계속된 법원으로 이송할 수 있다.”고 하고, 제2항은 “취소소송에는 사실심의 변론종결시까지 관련청구소송을 병합하거나 피고외의 자를 상대로 한 관련청구소송을 취소소송이 계속된 법원에 병합하여 제기할 수 있다.”고 하여 행정법원이 민사사건을 심리할 수 있는 경우를 법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는 달리 가사소송법 제14조는 “여러 개의 가사소송사건 또는 가사소송사건과 가사비송사건을 1개의 소로 제기하거나 병합할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가사소송사건을 민사소송사건과도 병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대신 성질상 가류 또는 나류 가사소송사건과의 병합 필요성이 인정되는 관련 민사사건을 따로 다류 가사소송사건으로 분류하여 이를 가정법원의 전속관할로 정하면서, 위 다류 가사소송사건에 해당하지 않는 민사사건에 대하여는 이를 관할법원에 이송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즉, 가사소송법 제13조 제3항은 “가정법원은 소송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관할권이 없음을 인정한 경우에는 결정으로 관할법원에 이송하여야 한다.”고 하여, 민사사건이 가정법원에 제기되었을 경우 이를 관할 지방법원 등에 이송하도록 강제하는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고, 나아가 가사소송법 제60조는 가정법원에 민사사건의 청구를 병합한 조정신청을 하였다가 이의신청 등에 의하여 소송으로 이행될 경우에도 “그 민사사건을 관할법원에 이송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4) 가사소송법 제13조 제4항은 “가정법원은 그 관할에 속하는 가사소송사건에 관하여 현저한 손해 또는 지연을 피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다른 관할가정법원에 이송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민사사건에 관하여는 “현저한 손해 또는 지연”을 피하기 위한 지방법원으로의 이송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가정법원에 합의관할 또는 변론관할이 생길 수 있다면 가정법원이 위와 같은 사유로 지방법원에 이송할 실익이 크다고 할 것임에도, 가사소송법은 그러한 경우를 전혀 예정하고 있지 않다.
5) 가정법원이 민사사건을 관할할 수 있다고 할 경우 심리절차상의 혼란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당사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제1심법원은 이 사건 심리를 진행함에 있어 민사소송절차에 따르지 않고, 가사조사관을 통한 가사조사절차를 거치기도 하였다. 이러한 절차상의 혼선은 소송경제라는 이익으로 상쇄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고, 항소심 재판부가 그 조사결과를 무시하는 것만으로 온전히 시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러한 혼선을 근원적으로 예방하고 바로잡는 방법은 전속관할 위반을 이유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해당 사건을 관할 지방법원에 이송하여 다시 심리하는 것일 것이다. 대법원은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소정의 나류 가사소송사건과 마류 가사비송사건은 통상의 민사사건과는 다른 종류의 소송절차에 따르는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위와 같은 가사사건에 관한 소송에서 통상의 민사사건에 속하는 청구를 병합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는데(대법원 2006. 1. 13. 선고 2004므1378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대법원 판례의 법리 역시 동일한 취지인 것으로 이해된다.
다. 소결론
서울가정법원에 제기된 이 사건 소는 전속관할을 위반하여 제기된 것이므로, 위 법원으로서는 이 사건을 피고의 보통재판적 소재지 지방법원인 서울동부지방법원으로 이송했어야 하는데,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청구에 대하여 본안판단을 하였다.
따라서 제1심판결에는 전속관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직권으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민사소송법 제419조의 규정에 따라 이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관할법원인 서울동부지방법원으로 이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