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2021. 3. 11. 선고 2020구합69861 판결 [수입통관보류처분취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 피고
- 김포공항세관장 변론 종결 2020. 10. 15.
- 판결 선고
- 2021. 3. 11.
1. 피고가 2020. 1. 22. 원고에게 한 통관보류처분(수입신고번호 , )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헬쓰케어 제품, 화장품 제조 및 유통업, 수출입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① 2019. 12. 9. 품명 ‘DOLL’ 물품(수량 1개, 모델 )에 관한 수입신고를(수입신고번호 , 2020구합69861), ② 2019. 12. 20. 품명 ‘DOLL’ 물품(수량 1개, 모델 )에 관한 수입신고를(수입신고번호 , 2020구합69892) 하였다(이하 위 물품을 모두 합하여 ‘이 사건 물품’이라 한다).
나. 피고는 2020. 1. 22. 성인용품 통관심사위원회의 심사 결과에 따라 이 사건 물품을 관세법 제237조에 의해 통관 보류하고, 2020. 2. 18. 이를 원고에게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2020. 3. 20. 관세청장에게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심사청구를 제기하였으나, 90일의 결정기간 내에 결정을 통지받지 못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2020구합69861 사건 및 2020구합69892 사건의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근거 및 관계 법령
가. 근거 법령
▣ 구 관세법 (2020. 12. 22. 법률 제176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관세법’이라 한다) 제234조(수출입의 금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물품은 수출하거나 수입할 수 없다.
1. 헌법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풍속을 해치는 서적ㆍ간행물ㆍ도화, 영화ㆍ음반ㆍ비디오물ㆍ조각물 또는 그 밖에 이에 준하는 물품 제237조(통관의 보류) 세관장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당 물품의 통관을 보류할 수 있다.
3. 이 법에 따른 의무사항을 위반하거나 국민보건 등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처분의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주장
이 사건 처분서에 통관보류사유로 ‘99(기타)’가 기재된 외에, 상세내역으로 ‘성인용품 통관심사위원회 결과 통관보류’라는 내용이 명시되었고(갑 제3호증), 성인용품임을 이유로 하는 통관보류는 관세법상 풍속을 해치는 물품을 수입하려는 경우에만 적용될 수 있는 점(관세법 제237조 제3호, 제234조 제1호), 원고가 종전에도 이 사건과 유사한 물품을 수입신고하였다가 성풍속을 해치는 음란한 물품이라는 이유로 통관보류되어 쟁송절차를 거친 사정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이 성인용품의 음란성을 근거로 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 이 사건 처분이 행정절차법 제23조를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나. 처분사유 부존재 주장
1) 피고는 이 사건 물품이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ㆍ왜곡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에 의하여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한 것으로 성풍속을 해친다는 사유로 이 사건 통관보류처분을 하였다.
2)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물품을 사용하는 공간, 주변 환경, 사용 주체, 용도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그 형상만을 기준으로 성풍속을 해친다고 본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① 관세법 제234조 제1호에서 말하는 ‘풍속을 해치는’이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성풍속을 해치는 ‘음란성’을 의미한다(대법원 2004. 2. 26. 선고 2002도7166 판결 참조). ‘음란’이란 사회통념상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표현물을 전체적으로 관찰ㆍ평가해 볼 때 단순히 저속하다거나 문란한 느낌을 준다는 정도를 넘어서 존중ㆍ보호되어야 할 인격을 갖춘 존재인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ㆍ왜곡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에 의하여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한 것으로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전적으로 또는 지배적으로 성적 흥미에만 호소하고 하등의 문학적ㆍ예술적ㆍ사상적ㆍ과학적ㆍ의학적ㆍ교육적 가치를 지니지 아니하는 것을 뜻한다(대법원 2019. 1. 10. 선고 2016도8783 판결 등 참조). ② 어떤 물건이 음란한지는 그것이 사용되는 맥락을 고려하여야 한다. 동일한 물건이어도 사용목적, 환경에 따라 문학적ㆍ예술적ㆍ사상적ㆍ과학적ㆍ의학적ㆍ교육적 가치, 관련성 등에 따라 달리 평가될 수 있다. 이 사건 물품이 사람(여성)의 전신 형상과 흡사하다는 이유만으로 음란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사람의 전신 형상과 동일하거나 비슷한 물품이 학교에서 교육 또는 실험을 위하여, 의료현장에서 실습 내지 학습을 위하여, 특수한 성적 문제를 겪는 사람에 대한 상담ㆍ치료를 위하여, 박물관 등에서 인체 모형 전시를 위하여, 영화 등 예술ㆍ문학작품 창작활동을 위하여 사용된다면, 이를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물품에 관한 수입신고서에 구체적인 용도를 특정하지 않았다(갑 제2호증). ③ 이 사건 물품이 성기구로 사용된다는 측면에서 본다. 성기구는 매우 사적인 공간에서 사용자 자신의 성적 욕구 충족에 은밀하게 이용되는 도구로 내밀한 성적 행위, 지극히 개인적 활동에 이용된다. ‘풍속’이란 옛날부터 사회에 전해오는 생활 전반에 걸친 습관 등을 의미하고, ‘음란’이란 사회통념상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을 말하여, 개인의 내밀한 사적 영역이 아닌 사회나 공중 영역에서의 일탈을 문제 삼는 개념이다. 성기구의 사용 공간 및 특성에 비추어 이 사건 물품이 사적 영역에 머무르게 되는 상황도 충분히 고려되어야 하고, 사회나 공중 영역에서 사용될 수 있는 측면만을 염두에 둘 것은 아니다. 이 사건 물품이 사회나 공중 영역에서 사용되면, 그 사용 공간, 환경, 용도에 따라 음란성이 문제될 수 있고, 그 경우 개별 법령에 따라 형사처벌, 행정제재 등을 가할 수 있다. ④ 아래와 같이 관련 법령은 성기구를 그 자체로 곧바로 음란물이라고 보고 있지 않으며, 청소년 내지 학생의 보호 등을 위하여 제한된 영역에서 규제를 할 뿐이다. 사적 영역에서 성인에 대하여는 규제하지 않는다. Ⓐ 형법은 사회 일반의 건전한 성풍속 내지 성도덕을 보호하고 사회적 혐오감과 불쾌감 유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음란한 물건의 판매 및 판매 목적 소지행위 등을 금지하고자 제243조에서 음란한 물건 등을 반포, 판매, 임대,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하는 것을 금지하고, 제244조에서 그에 공할 목적으로 음란한 물건을 제조, 소지, 수입, 수출하는 것을 금지한다. Ⓑ 성기구에 대한 직접적 규율은 청소년 보호법에서 찾을 수 있는데 위 법은 성기구를 음란한 물건으로 단정하지 않는다. 청소년 보호법은 청소년이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청소년보호위원회가 결정하고 여성가족부장관이 고시한 일부 자위행위 기구류에 한하여 청소년 유해물건으로 지정하고[청소년 보호법 제1조, 제2조 제4호 나목 1)항, 별지 여성가족부고시 제2013-51호], 누구든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청소년 유해물건을 판매ㆍ대여ㆍ배포ㆍ무상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청소년 보호법 제28조 제1항 본문). 다만 그 경우에도 교육ㆍ실험 또는 치료를 위한 경우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같은 항 단서). ㉡ 같은 절차에 따라 청소년 유해물건으로 결정된 성기구를 판매ㆍ대여 또는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성기구 취급업소, 성인용인형(리얼돌) 또는 자위행위 기구 등 성관련 기구를 비치한 설비유형의 업소를 청소년 출입ㆍ고용금지업소로 지정하고[같은 법 제2조 제5호 가목 8), 9)항, 별지 여성가족부고시 제2013-51, 52호], 청소년이 위 업소에 고용ㆍ출입하지 못하도록 하되(청소년 보호법 제29조 제1, 2항), 다만 친권자 등을 동반할 때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출입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둔다(같은 조 제5항). 청소년 보호법령은 청소년이라 하더라도 예외적인 경우 성기구를 접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하고, 법령의 반대 해석상 성인의 성기구 소지ㆍ사용에는 제한을 하지 않는다. Ⓒ 위 Ⓑ항의 청소년 유해물건, 청소년 출입ㆍ고용금지업소 지정을 전제로, ㉠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풍속영업규제법’이라 한다)은 청소년 출입ㆍ고용금지업소 등 풍속영업소에서 음란한 물건을 반포, 판매, 대여, 관람, 열람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진열, 보관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풍속영업규제법 제1조, 제2조 제7호,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2호, 청소년 보호법 제2조 제5호 가목 8), 9)항, 풍속영업규제법 제3조 제3호. 즉, 성기구를 취급하거나, 성관련 기구를 비치하였다는 것은 단지 청소년 출입ㆍ고용금지업소에 해당하는 사정일 뿐이고, 풍속영업규제법 위반이 되려면 그러한 업소에서 성기구 취급 내지 비치한 것을 넘어 음란성이 있어야만 한다]. ㉡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은 학생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교육환경보호구역에서 청소년 출입ㆍ고용금지업소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한다[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 제1조, 제9조 제13호, 청소년 보호법 제2조 제5호 가목 8), 9)항. 즉, 청소년 출입ㆍ고용금지업소도 교육환경보호구역 외에서는 영업할 수 있다]. ⑤ 이 사건 처분이 이루어진 통관단계에서는 이 사건 물품의 사용목적, 장소, 환경 등이 고정되어 있지 않다.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용목적에 따라, 성기구로 사용되더라도 그것이 성인의 사적 공간으로 제한되는 경우 등에는 법률상 허용될 수 있다. 수입통관 단계에서 물품의 형상만을 기준으로 풍속을 해치는지 여부를 정하는 것은 참작하여야 할 요소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채 내리는 판단이라 할 수 있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