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5. 30. 선고 2025카합20761 판결 [임시조치]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채권자
- 1. A 2. B
- 채무자
- 대한민국 법률상 대표자 법무부장관 박성재
1. 채무자는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2025. 6. 3. 진행될 제21대 대통령선거를 포함하여 채무자가 주관하는 선거와 국민투표에서 채권자들에게 가족 또는 채권자들이 지명하는 2명의 투표보조를 받을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라.
2. 소송비용은 채무자가 부담한다.
주문과 같다.
1. 소명사실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가. 채권자들은 발달장애인들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일인 2022. 6. 1. 및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일인 2022. 3. 4. 당시 선거인이었던 자들이다.
나. 채권자 A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일이었던 2022. 6. 1. 채무자 산하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채무자와 선거관리위원회를 구별하지 않고 '채무자'라 한다) 소속 투표사무원으로부터 투표보조 요청을 거부당하였다. 채권자 B은 제20대 대통령선거[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통틀어 '이 사건 각 선거'라 한다] 사전투표일이었던 2022. 3. 4. 채무자 소속 투표사무원으로부터 투표보조 요청을 거부당하였다.
다. 채권자들은 채무자를 상대로 차별구제조치를 구하는 취지의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하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4. 10. 10. "채무자는, 이 판결 확정일 이후 채무자가 관리하는 선거와 국민투표에서 채권자들에게 가족 또는 채권자들이 지명하는 2명의 투표보조를 받을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이 판결 확정일 이후 채무자가 관리하는 선거와 국민투표에서 제작·배부되는 투표관리매뉴얼에 투표보조를 허용하는 '시각 또는 신체의 장애로 인하여 자신이 기표할 수 없는 선거인'에 '발달장애로 인하여 자신이 기표할 수 없는 선거인도 포함된다'라는 내용을 명시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3가합52091 판결).1) 이에 대하여 채무자가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 계속 중이다(서울고등법원 2024나2058594).
라. 채무자는 2025. 6. 3.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진행할 예정이고, 채권자들은 위 선거의 선거인이다.
2. 관련 법령
공직선거법
제6조(선거권행사의 보장) ① 국가는 선거권자가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② 각급선거관리위원회(읍·면·동선거관리위원회는 제외한다)는 선거인의 투표참여를 촉진하기 위하여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거주하는 선거인 또는 노약자·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선거인에 대한 교통편의 제공에 필요한 대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하고, 투표를 마친 선거인에게 국공립 유료시설의 이용요금을 면제·할인하는 등의 필요한 대책을 수립·시행할 수 있다. 이 경우 공정한 실시방법 등을 정당·후보자와 미리 협의하여야 한다.
제157조(투표용지수령 및 기표절차) ⑥ 선거인은 투표소의 질서를 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초등학생 이하의 어린이와 함께 투표소(초등학생인 어린이의 경우에는 기표소를 제외한다)안에 출입할 수 있으며, 시각 또는 신체의 장애로 인하여 자신이 기표할 수 없는 선거인은 그 가족 또는 본인이 지명한 2인을 동반하여 투표를 보조하게 할 수 있다. ⑦ 제6항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같은 기표소 안에 2인 이상이 동시에 들어갈 수 없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이라 한다)
제4조(차별행위) ① 이 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이라 함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1. 장애인을 장애를 사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제한·배제·분리·거부 등에 의하여 불리하게 대하는 경우
2. 장애인에 대하여 형식상으로는 제한·배제·분리·거부 등에 의하여 불리하게 대하지 아니하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를 고려하지 아니하는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장애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 ③ 제1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차별로 보지 아니한다.
1. 제1항에 따라 금지된 차별행위를 하지 않음에 있어서 과도한 부담이나 현저히 곤란한 사정 등이 있는 경우
2. 제1항에 따라 금지된 차별행위가 특정 직무나 사업 수행의 성질상 불가피한 경우. 이 경우 특정 직무나 사업 수행의 성질은 교육 등의 서비스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본다.
제27조(참정권) 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와 공직선거후보자 및 정당은 장애인이 선거권, 피선거권, 청원권 등을 포함한 참정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설 및 설비, 참정권 행사에 관한 홍보 및 정보 전달, 장애의 유형 및 정도에 적합한 기표방법 등 선거용 보조기구의 개발 및 보급, 보조원의 배치 등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여야 한다.
제46조(손해배상) ① 누구든지 이 법의 규정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사람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다만, 차별행위를 한 자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증명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47조(입증책임의 배분) ① 이 법률과 관련한 분쟁해결에 있어서 차별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은 차별행위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는 자가 입증하여야 한다. ② 제1항에 따른 차별행위가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이 아니라거나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은 차별행위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는 자의 상대방이 입증하여야 한다.
제48조(법원의 구제조치) ① 법원은 이 법에 따라 금지된 차별행위에 관한 소송 제기 전 또는 소송 제기 중에 피해자의 신청으로 피해자에 대한 차별이 소명되는 경우 본안 판결 전까지 차별행위의 중지 등 그 밖의 적절한 임시조치를 명할 수 있다. ② 법원은 피해자의 청구에 따라 차별적 행위의 중지, 임금 등 근로조건의 개선, 그 시정을 위한 적극적 조치 등의 판결을 할 수 있다.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발달장애인법'이라 한다)
제1조(목적) 이 법은 발달장애인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여 그들의 생애주기에 따른 특성 및 복지 욕구에 적합한 지원과 권리옹호 등이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발달장애인의 사회참여를 촉진하고, 권리를 보호하며,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발달장애인"이란 「장애인복지법」 제2조 제1항의 장애인으로서 다음 각 목의 장애인을 말한다.
가. 지적장애인: 정신 발육이 항구적으로 지체되어 지적 능력의 발달이 불충분하거나 불완전하여 자신의 일을 처리하는 것과 사회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상당히 곤란한 사람
나. 자폐성장애인: 소아기 자폐증, 비전형적 자폐증에 따른 언어·신체표현·자기조절·사회적응 기능 및 능력의 장애로 인하여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아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
다. 그 밖에 통상적인 발달이 나타나지 아니하거나 크게 지연되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 사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
장애인복지법
제2조(장애인의 정의 등) ① "장애인"이란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오랫동안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자를 말한다. ② 이 법을 적용받는 장애인은 제1항에 따른 장애인 중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장애가 있는 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애의 종류 및 기준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1. "신체적 장애"란 주요 외부 신체 기능의 장애, 내부기관의 장애 등을 말한다.
2. "정신적 장애"란 발달장애 또는 정신 질환으로 발생하는 장애를 말한다.
3.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가. 채무자의 주장
1) 이 사건 신청은 공직선거제도라는 국가사회의 중요한 공적 쟁점을 대상으로 하므로 행정소송 또는 다른 공법상 소송 등에 의해 전(全)국가적 차원에서 일률적·통일적으로 해결하여야 하는데, 변론주의가 적용되고, 주관적 기판력의 제한을 받는 민사소송절차에 의하여는 해결되기 어려운 성질의 사건이라 할 것이므로, 민사소송으로 제기한 이 사건 신청은 부적법하다(이하 '제1 본안전항변'이라 한다).
2)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 등을 고려하면 헌법상 선거제도 법률유보 원칙에 따른 입법조치 없이 채무자에게 향후 선거에 관하여 신청취지와 같은 특정 작위의무의 내용을 직접적으로 명하는 것은, 채무자에게 주어진 '투표보조 필요 여부'에 관한 그때그때의 재량 내지 판단여지를 권력분립의 원칙에 반하여 박탈하는 것이므로 이 부분 청구는 부적법하다(이하 '제2 본안전항변'이라 한다).
나. 판단
1) 제1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차별행위의 피해자인 채권자들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8조 제1항에 따라 차별행위의 주체인 채무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의 절차에 따라 임시조치를 청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제1 본안전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제46조 제1항에서 '누구든지 이 법의 규정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사람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48조 제1항에서 '법원은 이 법에 따라 금지된 차별행위에 관한 소송 제기 전 또는 소송 제기 중에 피해자의 신청으로 피해자에 대한 차별이 소명되는 경우 본안 판결 전까지 차별행위의 중지 등 그 밖의 적절한 임시조치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2항에서 '법원은 피해자의 청구에 따라 차별적 행위의 중지, 임금 등 근로조건의 개선, 그 시정을 위한 적극적 조치 등의 판결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의 규정 내용 및 체계에 비추어 보면, 채권자들이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8조 제1항에 근거하여 구하는 임시조치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행위에 대한 구제방법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6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과 함께, 금전배상만으로는 차별행위의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충분히 전보할 수 없는 경우 차별행위의 중지 또는 시정 등을 위한 임시조치를 명함으로써 손해배상청구권을 보완하는 구제방법이라고 할 것이고, 구제방법의 내용에 따라 소송의 형태나 그 절차를 달리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② 장애인차별금지법은 고용, 교육, 재화·용역의 제공 및 이용, 사법·행정절차 및 서비스, 참정권, 모·부성권, 성, 가족·가정·복지시설, 건강권 등 제반 공·사 영역에서 금지되는 차별행위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규정하면서, 개인, 사법인 외에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단체 등도 위와 같은 차별금지 규정의 수범자로 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하여 차별행위를 한 경우, 그 차별행위의 피해자는 차별행위의 주체인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6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고, 나아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8조 제1항에 따른 임시조치 청구도 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③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차별행위로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른 권고를 받은 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법무부장관이 시정명령(차별행위의 중지, 피해의 원상회복, 차별행위의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 그 밖에 차별시정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을 할 수 있고(제43조 제1, 2항), 법무부장관의 시정명령에 불복하는 경우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음(제44조 제1항)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그와 달리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8조 제1항, 제2항에 따른 구제조치 청구에 관한 소송의 법적 성질이나 관할에 대하여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구제조치 청구의 상대방이 국가라거나 그 대상이 선거제도와 관련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행정소송의 대상으로 삼아야 할 논리필연적 당위성이 존재한다고는 볼 수 없다.
2) 제2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장애인차별금지법은 국가도 차별금지 규정의 수범자로 정하고 있으므로, 국가가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하여 차별행위를 한 경우, 그 차별행위의 피해자는 차별행위의 주체인 국가를 상대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8조 제1항에 따른 임시조치 청구를 할 수 있고, 채권자들은 채무자 또는 국회에 대한 입법 등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선거 등 절차에서 공직선거법 제157조 제6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에 따른 투표보조 편의제공을 구하는 것이어서 위 조항에 정한 '투표보조 필요 여부'에 관한 채무자의 재량 내지 판단여지를 박탈한다거나 권력분립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채무자의 제2 본안전항변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해석
이 사건 법률조항의 규정 내용과 형식, 입법 연혁, 공직선거법의 다른 규정을 비롯한 관련 법령들의 내용과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 등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시각 또는 신체의 장애로 인하여 자신이 기표할 수 없는 선거인'에는 '발달장애 등 정신적 장애로 인하여 자신이 기표할 수 없는 사람'도 포함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① 공직선거법 제6조 제1항은 '국가는 선거권자가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각급선거관리위원회가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선거인에 대한 교통편의 제공에 필요한 대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장애인의 선거권 행사에 필요한 조치를 구체화한 규정에 해당한다. ② 발달장애는 여러 원인으로 발달기 중에 드러나는 중추신경계의 이상이나 인지, 언어, 사회성 및 운동능력 발달에 지체를 보이는 상태를 총칭하고, 발달장애인은 성인이 되어서도 간단한 일상생활도 타인의 도움이 없이 영위하기가 어려워 일생 돌봄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인지력·의사소통능력 등이 부족하여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거나 스스로 보호하는 것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고 평가된다. 발달장애인은 발달장애인마다 발달장애 특성과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일반적으로 의사소통 및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어려움을 겪고, 인지 능력 및 외부 상황에 대한 적응 능력이 저하되어 있는 특성을 갖고 있으며, 이와 같은 특성으로 인하여 투표소와 같은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는 인지 및 행동에 일상생활에서보다 더 어려움을 겪어 스스로 정확하게 투표하기 어렵고 투표보조의 도움을 받아야만 자신의 의사에 부합하는 투표를 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③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7조 제2항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설 및 설비, 참정권 행사에 관한 홍보 및 정보 전달, 장애의 유형 및 정도에 적합한 기표방법 등 선거용 보조기구의 개발 및 보급, 보조원의 배치 등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을 고려하면 국가는 발달장애인에게 자신의 장애의 유형 및 정도에 적합한 편의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 법률조항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도 발달장애인의 선거에서 정당한 편의를 제공받을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법으로 해석하는 것이 위 규정과의 규범조화적 해석에 부합한다. ④ 장애인복지법은 장애인을 신체적 장애와 정신적 장애로 나누고, "신체적 장애"란 주요 외부 신체 기능의 장애, 내부기관의 장애 등을 말한다고 정하고(동법 제2조 제2항 제1호), "정신적 장애"란 발달장애 또는 정신 질환으로 발생하는 장애를 말한다고 정하고 있다(동법 제2조 제2항 제2호).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 다른 규정들과의 규범조화적 해석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의 '시각 또는 신체의 장애로 인하여 자신이 기표할 수 없는 선거인'의 '신체의 장애'를 위와 같이 장애인복지법상 "정신적 장애"와 구분되는 "신체적 장애"와 동일한 개념으로 볼 것이 아니고, 발달장애를 포함하는 "정신적 장애"를 가진 자라고 하더라도 발달장애의 특성상 투표소에서 자신의 의사대로 투표를 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도 '시각 또는 신체의 장애로 인하여 자신이 기표할 수 없는 선거인'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나. 장애인차별금지법상 간접 차별 해당 여부
1)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제1항은 장애인에 대하여 형식상으로는 제한·배제·분리·거부 등에 의하여 불리하게 대하지 아니하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를 고려하지 아니하는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장애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제2호)를 간접차별로서 차별행위의 한 유형으로 정하고 있다.
2) 채권자들이 제출한 소명자료들과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채무자가 이 사건 각 선거에서 채권자들에 대한 투표보조를 거부한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장애인차별금지법상 간접차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채권자 A는 자폐성장애인으로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두려움을 느끼고 그러한 상황에서 타인에 의한 도움을 좀 더 필요로 하는 특성을 갖고 있고, 투표 시 후보의 사진이 없이 기호와 이름만 기재된 투표지를 보고 혼자서 자신이 투표하고자 하는 투표란을 찾아내기 어렵고, 기표 상황에서 투표지에 도장을 찍어도 되는지 물어본 후에야 기표행위로 나아갈 수 있다. 채권자 B은 발달장애인으로 낯선 상황에서 긴장도가 높은 특성을 갖고 있고, 그로 인하여 익숙하지 않은 공간인 투표소에서 혼자서 투표를 마치기 어렵다. ② 채권자들은 이 사건 각 선거에서 투표소 내에서 발달장애의 특성으로 인하여 나타나는 인지 및 행동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제대로 기표행위를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채권자들은 이 사건 각 선거에서 투표사무원에게 투표보조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투표보조가 필요한 사유의 확인이나 이에 따른 적절한 투표보조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채권자들은 자신의 의사에 따른 투표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었으므로, 이는 장애인에 대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를 고려하지 아니하는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장애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다. 정당한 사유의 존부에 대한 판단
채무자가 제출한 모든 소명자료로도 채권자들에게 이 사건 각 선거에 관한 투표보조가 필요한 사유나 이에 따른 적절한 편의제공 필요 여부에 관한 충분한 확인이 있었음을 소명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소명할 자료가 없으며, 나아가 설령 채무자가 그 주장과 같이 투표현장에서 혼자서 기표를 할 수 없는 시각·신체장애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여 투표보조 여부를 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채권자들이 제출한 소명자료들에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채무자가 채권자들의 투표보조요청을 거절한 것이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제3항 제2호의 특정 직무의 성질상 불가피한 경우에 해당한다거나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채무자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발달장애의 의사결정 능력평가는 전문가에 의해 발달장애인에 대한 장기간의 관찰과 평가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는 것으로 투표소 현장에서 투표사무원이 단시간에 발달장애인에 대하여 '혼자서 기표를 할 수 없는 신체장애가 있는지 여부'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다고 보인다. ② 그럼에도 투표현장에서 투표사무원이 '혼자 기표할 수 없는 신체장애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경우 투표사무원은 주요 외부 신체 기능의 장애가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고, 그 결과 외부로 드러나는 신체 기능의 장애가 없는 발달장애인의 경우에는 혼자서 기표행위를 할 수 없는 경우라도 투표보조를 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③ 이 사건 법률조항은 투표보조가 허용되는 경우에도 비밀보장과 공정성 유지를 위해 '가족 또는 본인이 지명한 2인'을 동반하도록 하고 있다. ④ 발달장애인의 선거권 행사는 발달장애인이 스스로 투표의 의미를 이해하고 후보자를 선택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고, 발달장애인이 아니더라도 투표보조인에 의해 투표보조를 받는 선거인이 영향을 받을 우려는 투표보조제도에 내재되어 있는 문제로서 채무자의 선거 관리 과정에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며, 공직선거법 제242조 제1항은 투표소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투표에 간섭한 사람 또는 투표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한 사람을 처벌하고 있다.
라. 임시조치 청구에 관한 판단
1) 채권자들은 채무자를 상대로 임시조치로서 2025. 6. 3. 진행될 제21대 대통령선거를 포함하여 향후 채무자가 관리하는 선거와 국민투표에서 채권자들에게 가족 또는 채권자들이 지명하는 2명의 투표보조를 받을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할 것을 구하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발달장애인인 채권자들은 투표소에서 투표보조를 받지 않을 경우 선거권을 행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향후 채무자가 관리하는 선거와 국민투표에서 투표보조를 받지 못할 경우 채권자들이 선거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 예상되며, 적어도 연접한 이 사건 각 선거에서 반복적으로 투표보조 요청이 거부되어 향후의 선거에서도 투표보조 요청이 거부될 개연성이 크고, 투표보조의 편의 제공은 채권자들이 장애가 없는 사람들과 동등한 수준으로 선거권을 행사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므로 채무자의 차별행위를 시정하기 위하여 투표보조의 편의 제공 및 이와 관련된 조치를 명할 필요성이 소명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시각 또는 신체의 장애로 인하여 자신이 기표할 수 없는 선거인은 그 가족 또는 본인이 지명한 2인을 동반하여 투표를 보조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채권자들이 위 규정에 따라 신체의 장애로 자신이 기표할 수 없는 선거인에 해당하는 이상 채권자들의 가족 또는 채권자들이 지명한 2인을 동반하여 투표를 보조하게 할 수 있으므로, 주문 기재와 같은 임시조치를 명할 수 있다.
2) 따라서 이 사건에서 이 법원은 채무자에게 채권자들에 대한 차별행위의 중지 및 그 시정을 위하여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8조 제1항에 따른 임시조치로서,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2025. 6. 3. 진행될 제21대 대통령선거를 포함하여 채무자가 주관하는 선거와 국민투표에서 채권자들에게 가족 또는 채권자들이 지명하는 2명의 투표보조를 받을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할 것을 명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각 이유 있으므로 이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5. 5.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