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2025. 11. 18. 선고 2024고단5835 판결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부정의료업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 A, 미용업
- 검사
- 김명호(기소), 김지수, 전우석(공판)
- 변호인
- 변호사 이혜영(국선)
- 판결선고
- 2025. 11. 18.
피고인은 무죄.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0. 11.경부터 현재까지 대구 동구에서 ‘B뷰티살롱’이라는 상호로 미용업, 눈썹 문신시술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한편,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하여 영리 목적으로 의료행위를 업(業)으로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0. 11.경부터 2022. 2. 25.경까지 위 장소에서 간이 침대, 문신시술용 기기, 색소 등 문신시술에 필요한 일체의 시설을 갖추고 눈썹 문신을 하기 위해 방문한 불특정 손님들에게 1회에 약 25만 원을 받고 눈썹 부위에 마취크림을 바르고, 위 피부에 바늘로 상처를 내서 색소를 주입하는 방법으로 의료행위인 눈썹 문신 시술을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의료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영리 목적으로 의료행위를 업으로 하였다.
2.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은 2022. 2.경 한 달 동안 3명에게 눈썹 문신 시술을 하였을 뿐이고, 눈썹 문신 시술은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3. 판단
가. 살피건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행한 눈썹 문신 시술이 의료법이 규정한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의료법은 의료행위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결국은 구체적 사안에 따라 이를 정할 수밖에 없다. 이는 의료행위의 종류가 극히 다양하고 그 개념도 의학의 발달과 사회의 발전, 의료서비스 수요자의 인식과 요구 등에 수반하여 변화될 수 있는 것임을 감안하여(대법원 1974. 11. 26. 선고 74도 1114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법률로 일의적으로 규정하는 경직된 형태보다는 시대적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법 해석에 맡기는 유연한 형태가 더 적절하다는 입법의지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의료행위란 의학의 전문적 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써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수술 등을 하는 행위라고 판시한 이래(위 74도 1114 전원합의체 판결), 의료행위가 의학의 발달과 사회의 발전, 의료서비스 수요자의 인식과 요구 등에 수반하여 변화될 수 있는 개념으로 이해하면서 의료인이 아닌 일반 사람의 어떤 행위가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의료법의 목적, 즉 의학상의 전문지식이 있는 의료인이 아닌 일반 사람에게 어떤 시술행위를 하게 함으로써, 사람의 생명, 신체상의 위험이나 일반 공중위생상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왔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도4102 판결,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7도5531 판결 등 참조). 한편 의료법에서 의료인 아닌 자로 분류되는 의료유사업자(의료법 제81조)나 안마사(의료법 제82조)의 업무는 의료행위와 구별되는 의료유사행위이지만, 대법원은 “안마나 지압이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그것이 단순한 피로회복을 위하여 시술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체에 대하여 상당한 물리적인 충격을 가하는 방법으로 어떤 질병의 치료행위에까지 이른다면 이는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 즉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4542 판결)라고 판시하여 의료유사행위 가운데 보건위생상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의료유사행위에 대하여는 의료행위의 범위에 포함시켜 이해하고 있는바, 대법원은 의료행위를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않으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의학의 발달과 사회의 발전, 의료서비스 수요자의 인식과 요구 등에 수반하여 변화될 수 있는 가변적인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② 이 사건 눈썹 문신 시술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그 시술이 일반화되었는바, 질병의 치료나 건강의 유지 및 증진을 위한 일반적인 의료행위와는 다르게 개성이나 아름다움 등을 표현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시술이다. 이는 우리나라 전통 관습이라기보다는 비교적 최근에 외국의 시술 형태를 도입한 것인데, 이러한 시술은 외국에서도 의학·의술과 구분된 독자적인 직역으로 발전해 온 점에서 반드시 의료행위와 필연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③ 이 사건 눈썹 문신 시술과 같은 ‘반영구 화장 시술’은 그 침습적 특성상 피부에 발생한 상처를 통한 감염의 위험성을 초래할 수 있으나, 현대기술과 도구의 발달로 위와 같은 감염의 통제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멸균 기법과 일회용 기구 및 염료의 사용, 위생적인 시술 환경과 절차를 통하여 침습적인 시술의 경우에도 질병의 전염을 충분히 방지할 수 있고, 이러한 감염 예방조치들은 의료인이 아닌 일반 사람들도 감염의 원인과 경로, 감염예방을 위하여 시술 절차상 유의할 점과 사전·사후 조치 등에 대한 이해와 기술 습득만으로 충분히 실행할 수 있는 것들이다. 특히 ‘반영구 화장 시술’로 인한 침습의 범위가 눈, 코, 입술 위주의 얼굴 피부로 제한되고 시술절차도 복잡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료인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어야 시술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볼 수 없다. ④ 2025. 10. 28. 법률 제21070호로 제정된 문신사법에 따르면 이 사건 눈썹 문신 시술과 같은 행위를 ‘미용문신행위’로 규정하고 있는데(문신사법 제2조 제1호 나. 목), 문신사법 제8조 제3항은 ‘문신사는 문신제거행위(문신행위 또는 의료법에 따른 의료행위로 인하여 사람의 피부에 인위적으로 표시된 글자, 그림 또는 형태 등을 어떠한 방식으로든 제거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하 같다)를 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10조 제1항은 ‘문신사가 아니면 누구든지 문신행위를 하지 못한다. 다만, 해당 문신행위가 의료법 제2조 제1항에 따른 의료인 중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의료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 경우는 제외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눈썹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와 구별하고 있다.
나. 뿐만 아니라 이 사건과 같은 눈썹 문신 시술행위가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고인이 행한 눈썹 문신 시술행위 과정에서 바늘을 통해 색소가 피시술자 피부의 어느 부분까지 주입되었는지, 시술에 어떠한 도구가 사용되었는지, 피고인의 작업 환경이 어떠하였는지, 위와 같은 사정으로 인하여 혈액 감염 등 문신 시술에 따른 부작용의 위험성이 어느 수준 정도 예상되는지, 같은 분류의 문신이더라도 구체적인 문신 시술행위의 경위나 과정, 시술 이후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장 기재와 달리 눈썹 문신 시술 과정에서 마취크림을 바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눈썹 문신 시술 행위가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 또한 피고인은 2022. 2.경 한 달 동안 3명에게 눈썹 문신 시술을 하였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피고인의 눈썹 문신 시술 행위를 고소한 김○주 역시 수사기관에서 “다단계 업체에서 고소인과 함께 일을 하던 피고인이 2022. 2.경 고소인으로부터 25만 원을 지급받고 고소인에게 눈썹 문신 시술을 해주었고, 그 외 피고인이 정○숙, 유○목 및 고소인의 고모에게 눈썹 문신을 해주는 것을 목격하였다”고만 진술하고 있을 뿐인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2020. 11.경부터 2022. 2. 25.경까지 영리 목적으로 의료행위를 업으로 한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