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5. 12. 18. 선고 2022헌마279 결정 [건축사법 제30조의3 제1항 제9호 등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별지] 청구인 명단과 같음
1. 건축사법(2022. 2. 3. 법률 제18826호로 개정된 것) 제31조 제1항, 제31조의3, 제31조의4, 건축사법 부칙(2022. 2. 3. 법률 제18826호) 제2조, 제3조 제1항에 대한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청구인들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 1 내지 189는 건축사, 청구인 190 내지 214는 건축사보, 청구인 215는 실무수련자, 청구인 217, 218은 외국건축사, 청구인 219, 220은 학생, 청구인 221, 222는 건축사무소 직원, 청구인 216, 223 내지 226은 기타 건축 관련자이다.
나. 2022. 2. 3. 법률 제188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건축사법(이하 ‘구 건축사법’이라 한다)은, 건축사법에 따라 자격등록을 한 건축사 총수의 10분의 1 이상으로 구성하고 정관을 작성하여 국토교통부장관의 인가를 받는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건축사협회를 설립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제38조). 대한건축사협회는 이에 따라 인가를 받은 유일한 건축사협회이다. 2022. 2. 3. 법률 제18826호로 개정된 건축사법(이하 ‘건축사법’이라 한다)은 대한건축사협회의 설립근거조항을 두고(제31조 제1항),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를 한 건축사들에게 위 협회에 가입할 의무를 부과하고(제31조의3), 대한건축사협회에 윤리규정 제정 권한(제31조의4 제1항) 및 징계요청 권한(제30조의3 제3항)을 부여하였다. 또한, 부칙 제2조에서 종전의 규정에 따라 설립된 대한건축사협회를 개정된 법에 따른 대한건축사협회로 본다고 규정하였다.
다. 청구인들은, ① 대한건축사협회가 제정한 윤리규정을 위반한 건축사에 대하여 대한건축사협회가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징계를 요청하고 국토교통부장관이 징계할 수 있도록 한 건축사법 제30조의3 제1항 제9호 및 같은 조 제3항, ② 대한건축사협회를 두고 임원, 조직 등에 관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한 같은 법 제31조 제1항 및 제4항, ③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를 한 건축사에게 대한건축사협회 가입의무 및 대한건축사협회가 제정한 윤리규정의 준수의무를 부과한 같은 법 제31조의3 및 제31조의4, ④ 대한건축사협회의 정관 작성에 관하여 규정한 같은 법 제35조, ⑤ 구 건축사법을 개정하면서 건축사협회의 설립인가 및 공고에 관하여 규정한 제38조를 삭제한 것, ⑥ 대한건축사협회 가입에 관한 경과조치 등을 규정한 건축사법 부칙 제2조, 제3조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2. 3. 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들은 구 건축사법이 2022. 2. 3. 법률 제18826호로 개정되면서 건축사협회의 설립인가 및 공고에 관하여 정하고 있던 제38조가 삭제되어 더 이상 대한건축사협회 외에 다른 건축사협회를 설립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러한 결과는 건축사법이 대한건축사협회의 근거규정(제31조 제1항)을 마련하면서 이와 별도로 다른 건축사협회를 설립할 수 있는 규정을 두지 않은 데 따라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건축사법 제31조 제1항을 심판대상으로 삼는 이상 구 건축사법 제38조를 삭제한 것은 심판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다.
나. 청구인들은 하나의 건축사협회만을 둘 수 있도록 규정한 조항으로서 건축사법 제31조 제4항, 제35조, 부칙 제3조 제2항도 심판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위 조항들은 대한건축사협회의 임원 및 조직 등에 관한 하위법령에의 위임을 규정하거나 위 협회의 정관 작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을 뿐, 복수의 건축사협회를 설립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과는 무관하다. 청구인들은 달리 위 조항들 고유의 위헌성에 대한 주장을 하고 있지도 않으므로 위 조항들은 심판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다.
다. 청구인들은 건축사법 제30조의3 제1항 제9호 및 제3항이 대한건축사협회에 독점적 징계요청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건축사법 제30조의3 제1항 제9호는 국토교통부장관의 징계권한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심판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다. 같은 조 제3항은 시·도지사와 대한건축사협회의 각 징계요청 권한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그중 대한건축사협회와 관련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하기로 한다.
라.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건축사법(2022. 2. 3. 법률 제18826호로 개정된 것) 제31조 제1항, 건축사법 부칙(2022. 2. 3. 법률 제18826호, 이하 ‘부칙’이라 한다) 제2조(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단일협회조항’이라 한다), ② 같은 법 제31조의3, 부칙 제3조 제1항(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의무가입조항’이라 한다), ③ 같은 법 제30조의3 제3항 중 ‘대한건축사협회’에 관한 부분(이하 ‘징계요청조항’이라 한다), 제31조의4(이하 ‘윤리규정조항’이라 하고, 위 조항들을 모두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건축사법(2022. 2. 3. 법률 제18826호로 개정된 것) 제30조의3(징계) ③ 시·도지사 및 제31조에 따른 대한건축사협회는 건축사가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징계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면 그 증거서류를 첨부하여 국토교통부장관에게 해당 건축사의 징계를 요청할 수 있다. 제31조(대한건축사협회) ① 건축사의 품위 유지, 업무 개선, 건축기술의 연구·개발을 통한 건축물의 질적 향상 및 안전 증진과 건축문화의 발전을 위하여 대한건축사협회(이하 “건축사협회”라 한다)를 둔다. 제31조의3(건축사협회의 가입의무) 제23조 제1항에 따라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를 한 건축사는 건축사협회 정관으로 정하는 절차에 따라 건축사협회에 가입하여야 한다. 제31조의4(윤리규정) ① 건축사협회는 회원이 업무를 수행할 때 지켜야 할 직업윤리에 관한 윤리규정을 국토교통부장관의 승인을 얻어 제정하여야 한다. ② 건축사협회의 회원은 제1항에 따른 직업윤리에 관한 윤리규정을 준수하여야 한다. 건축사법 부칙(2022. 2. 3. 법률 제18826호) 제2조(대한건축사협회에 대한 경과조치) 이 법 시행 당시 종전의 규정에 따라 설립된 대한건축사협회는 이 법에 따른 대한건축사협회로 본다. 제3조(건축사협회 가입에 관한 경과조치 등) ① 이 법 시행 당시 제23조 제1항에 따라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가 되어 있는 건축사로서 건축사협회에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지 아니한 건축사는 이 법 시행 이후 1년 이내에 건축사협회에 가입하여야 한다. [관련조항] 건축사법(2020. 2. 18. 법률 제17007호로 개정된 것) 제23조(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 등) ① 제18조에 따른 자격등록을 한 건축사가 건축사업을 하려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도지사에게 건축사사무소의 개설신고(이하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라 한다)를 하여야 한다. 건축사법(2018. 12. 18. 법률 제15993호로 개정된 것) 제23조(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 등) ④ 건축사사무소에는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를 한 건축사(이하 “건축사사무소개설자”라 한다)의 업무를 보조하는 소속 건축사, 건축사보 및 실무수련자(제13조에 따른 실무수련을 받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이하 같다)를 둘 수 있다. 이 경우 소속 건축사는 제18조에 따른 자격등록을 한 사람이어야 하고, 건축사사무소개설자는 소속 건축사가 아닌 사람으로 하여금 건축사업무를 보조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건축사법(2022. 2. 3. 법률 제18826호로 개정된 것) 제30조의3(징계) ① 국토교통부장관은 건축사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제30조의4에 따른 건축사징계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제2항에서 정하는 징계를 할 수 있다. 다만, 제1호나 제10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제2항 제1호에 따른 자격등록 취소를 하여야 한다.
9. 제31조의4에 따른 윤리규정을 위반한 경우
구 건축사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고, 2022. 2. 3. 법률 제188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8조(설립의 인가 및 공고) ① 건축사협회는 제18조에 따른 자격등록을 한 건축사 총수의 10분의 1 이상으로 구성하되, 10명 이상이 발기하여 회원이 될 총수의 2분의 1 이상이 참석하는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그 창립총회에서 출석인원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정관을 작성한 후 국토교통부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단일협회조항은 건축사법에 근거하여 설립된 대한건축사협회라는 하나의 건축사협회만을 두도록 하고, 의무가입조항은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를 한 건축사로 하여금 대한건축사협회에 가입할 의무를 부과하는데, 하나의 협회만을 두는 경우 그 협회의 집행부와 다른 의견을 가진 건축사들이 의견을 내기 어려워지고, 불공정한 징계 등의 우려가 있다. 업무 경쟁력 강화 및 윤리의식 함양이라는 입법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건축사법상 징계사유를 추가하거나, 독립된 감독기관을 두어 관리·감독을 강화하거나, 의무교육을 강화하는 등 덜 침해적인 방법이 존재한다. 따라서 단일협회조항 및 의무가입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결사의 자유, 직업수행의 자유,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또한, 의무가입조항은 건축사자격시험에 합격하여 건축사로 등록을 마친 사람들 중에서 대한건축사협회에 가입한 사람만 건축사사무소를 개설하여 건축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대한건축사협회에 가입한 건축사와 가입하지 않은 건축사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취급하므로,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나. 의무가입조항 중 부칙 제3조 제1항은 개정된 건축사법 시행 당시 이미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가 되어 있는 건축사에게도 개정법 시행 이후 1년 이내에 대한건축사협회에 가입하도록 소급적으로 의무를 부과한다. 이는 건축사협회에 가입하지 않고 건축사업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소급적으로 박탈하는 것으로서 소급입법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
다. 윤리규정조항은 회원이 업무수행 중에 준수하여야 할 윤리규정의 제정 권한을 대한건축사협회에 부여하고 회원들로 하여금 이를 준수할 의무를 부과한다. 징계요청조항은 건축사가 그 규정을 위반한 경우 대한건축사협회가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징계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와 같이 위 두 조항은 대한건축사협회가 징계사유 제정 및 징계요청 권한을 독점하도록 하였으므로,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 행복추구권, 평등권을 침해한다.
4.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법률 또는 법률조항 자체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아니하고 법률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긴 경우여야 한다(헌재 2008. 5. 29. 2005헌마149 참조). 청구인들은 징계요청조항이 대한건축사협회로 하여금 징계요청 권한을 독점하도록 하여 자의적인 징계 등의 우려가 있으므로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받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기본권 침해는 징계요청조항에 의하여 직접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건축사협회의 징계요청이라는 구체적인 집행행위가 있어야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므로, 이 부분 심판청구는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되지 않는다(헌재 2017. 12. 28. 2015헌마1000 참조). 따라서 청구인들의 징계요청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5.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단일협회조항 및 의무가입조항
(가) 헌법 제21조가 규정하는 ‘결사의 자유’라 함은 다수의 자연인 또는 법인이 공동의 목적을 위하여 단체를 결성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하고, 이에는 적극적으로 ① 단체결성의 자유, ② 단체존속의 자유, ③ 단체활동의 자유, ④ 결사에의 가입·잔류의 자유와, 소극적으로 기존의 단체로부터 탈퇴할 자유와 결사에 가입하지 아니할 자유가 모두 포함된다(헌재 2008. 7. 31. 2006헌마666). 여기에서 말하는 ‘결사’란 자연인 또는 법인의 다수가 상당한 기간 동안 공동의 목적을 위하여 자유의사에 기하여 결합하고 조직화된 의사형성이 가능한 단체를 말하는 것으로서, 공법상의 결사는 이에 포함되지 아니한다(헌재 2008. 10. 30. 2006헌가15). 건축사협회는 사법상의 결사에 해당하므로 건축사들에게는 건축사협회를 자유롭게 결성하고, 가입 및 탈퇴할 수 있는 결사의 자유가 인정된다. 단일협회조항은 건축사법에 근거한 유일한 협회로 대한건축사협회만을 두도록 함으로써 건축사법상의 인가 대상이 되는 다른 건축사협회를 자유롭게 조직할 수 없도록 하고, 의무가입조항은 건축사업을 하기 위하여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를 한 건축사로 하여금 대한건축사협회에 반드시 가입하도록 함으로써, 청구인들의 결사의 자유를 제한한다.
(나) 헌법 제15조는 개인이 국가의 간섭을 받지 아니하고 원하는 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뿐만 아니라 선택한 직업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직업수행의 자유’도 보장한다(헌재 2002. 7. 18. 99헌마574 참조). 의무가입조항은 건축사업을 하기 위하여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를 한 건축사로 하여금 대한건축사협회에 가입하지 않고서는 건축사업을 할 수 없게 하므로, 건축사업을 하고자 하는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한다.
(다) 청구인들은 의무가입조항이 건축사자격시험에 합격하여 건축사 등록을 마친 사람들 중에서 대한건축사협회에 가입한 사람만 실제로 건축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대한건축사협회에 가입한 건축사와 가입하지 않은 건축사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취급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주장은 의무가입조항이 건축사업을 하려는 건축사들로 하여금 대한건축사협회에 반드시 가입하도록 함으로써 청구인들의 결사의 자유 및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과 실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따라서 평등권 침해 여부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라) 청구인들은 의무가입조항 중 부칙 제3조 제1항은 개정된 건축사법 시행 당시 이미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가 되어 있는 건축사에게도 대한건축사협회에 가입할 의무를 부과하므로 소급입법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소급입법은 신법이 이미 종료된 사실관계나 법률관계에 적용되는지, 아니면 현재 진행 중인 사실관계나 법률관계에 적용되는지에 따라 ‘진정소급입법’과 ‘부진정소급입법’으로 구분된다. 전자는 헌법상 허용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특단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 반면, 후자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만 소급효를 요구하는 공익상의 사유와 신뢰보호 요청 사이의 교량과정에서 신뢰보호의 관점이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에 제한을 가하게 된다(헌재 2023. 5. 25. 2020헌바45 참조). 부칙 제3조 제1항은 개정된 건축사법 시행 당시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가 되어 있는 건축사로서 대한건축사협회에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지 아니한 건축사에게 개정된 건축사법 시행 후 1년 이내에 대한건축사협회에 가입할 의무를 부과한다. 이는 과거에 완성된 법률관계에 대하여 소급적으로 어떠한 법률효과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개정된 건축사법 시행 이후에 기존의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를 바탕으로 건축사업을 계속하고자 할 경우 대한건축사협회에 가입할 의무를 장래를 향하여 부과하는 것이다. 따라서 헌법상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진정소급입법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 다만, 청구인들이 지니고 있는 기존의 법 상태에 대한 신뢰를 법치국가적인 관점에서 헌법적으로 보호해 주어야 할 것인지 여부와 관련하여 신뢰보호원칙 위반 여부가 문제된다.
(마) 그 밖에,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이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행복추구권은 다른 기본권에 대한 보충적 기본권으로서의 성격을 지니므로(헌재 2002. 8. 29. 2000헌가5등 참조), 다른 기본권 침해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는 이상 행복추구권 침해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바)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단일협회조항 및 의무가입조항에 관하여는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결사의 자유 및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 의무가입조항 중 부칙 제3조 제1항이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살펴보기로 한다.
(2) 윤리규정조항
윤리규정조항은 대한건축사협회에 건축사가 업무수행 중에 준수하여야 할 윤리규정을 제정할 권한을 부여하고 회원들로 하여금 이를 준수할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건축사들이 건축사업을 할 때 대한건축사협회가 정한 윤리규정을 반드시 따르도록 하므로, 윤리규정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보기로 한다.
나. 단일협회조항 및 의무가입조항의 결사의 자유 및 직업수행의 자유 침해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건축사는 건축물의 안전 확보와 공간 환경의 질적 향상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제고하는 공익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지진, 폭우, 태풍 등의 자연재해가 빈번히 발생하여 건축물 안전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에너지절약, 범죄예방,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의 확보 등 다양한 공공적 가치를 건축물에 반영하여야 한다는 의식이 공유되면서 건축사의 업무 경쟁력 제고가 요청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건축사 면허의 불법적 대여와 부실시공, 부실감리 등의 문제로 인하여 건축사의 윤리의식 강화도 요청되고 있다. 단일협회조항 및 의무가입조항은 위와 같은 상황에서 단일한 건축사협회로 대한건축사협회를 두고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를 한 건축사로 하여금 대한건축사협회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함으로써 건축사의 역량 및 윤리의식을 함양하고 궁극적으로는 건축물의 안전 확보와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이와 같은 입법목적은 정당하다. 단일한 건축사협회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할 경우 건축사협회의 법적 지위가 강화되고 통일된 교육 및 규제가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이는 위와 같은 입법목적 달성에 적합한 수단이다.
(2) 침해의 최소성
(가) 건축사법에 따르면, 대한건축사협회는 ‘건축사의 품위 유지, 업무 개선, 건축기술의 연구·개발을 통한 건축물의 질적 향상 및 안전 증진과 건축문화의 발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제31조 제1항), 국토교통부장관의 승인을 얻어 윤리규정을 제정하고(제31조의4 제1항),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건축사에 대하여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징계를 요청하는 것을 비롯하여(제30조의3 제3항), ‘건축물의 품질 및 시공 기술의 향상을 위한 지도’, ‘건축사업무의 개선·발전’, ‘회원의 품위 유지 및 윤리 확립’ 등의 기능을 한다(제31조의2). 이처럼 건축사협회는 단순히 회원의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단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건축사의 역량 및 윤리의식 함양을 위한 지도, 지원 및 건축물의 안전 확보와 건축문화 발전을 위한 규율, 자율적인 규제 기능을 하는 단체이다. 따라서 건축사의 역량 및 윤리의식 함양이라는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단일한 건축사협회를 두고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함으로써 그 법적 지위를 강화하고 통일적인 집행이 가능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대한건축사협회는 건축사법이 1963. 12. 16. 제정된 이후 설립된 최초의 건축사협회로서, 1965. 12.경 건설부장관으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았다. 단일협회조항 및 의무가입조항이 시행된 2022. 8. 4. 무렵을 기준으로 대한건축사협회는 국토교통부장관의 인가를 받고 국토교통부장관으로부터 위탁된 업무를 수행하는 유일한 건축사협회였으며, 건축사 자격등록을 마친 건축사 중 65% 이상에 해당하는 1만여 명 이상의 건축사를 회원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이러한 대한건축사협회의 지위와 역할 등에 비추어 볼 때, 단일한 건축사협회를 두도록 하면서 종전의 규정에 따라 설립된 대한건축사협회를 개정된 건축사법에 따른 대한건축사협회로 보도록 한 것은, 개별 건축사와 건축업계 전체에 미치는 변화를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다.
(나) 단체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직역에 진입한 시기, 주력분야, 운영하는 건축사사무소의 현황 등 각 건축사가 처한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현안에 대하여 입장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이러한 차이를 반영하기 위해서 주된 관심사 내지는 이해관계를 달리 하는 복수의 건축사협회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실제로 구 건축사법이 복수의 건축사협회를 허용하던 2004. 7.경에는 당시의 신진 건축사들을 위주로 새건축사협의회라는 새로운 단체를 설립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건축사협회를 둔 주된 취지는 협회의 지도와 지원, 규제 등을 통하여 전체 건축사의 역량 및 윤리의식을 함양시키기 위한 데 있으며, 개별 건축사의 구체적인 이해관계를 상세하게 대변하는 것은 그 주된 목적이라고 할 수 없다. 종래 건축사들 간에 의견 차이가 있던 사안으로는 건축사보 자격 확대 여부, 면허제 도입 여부 등이 있는데, 이러한 사안들은 주로 직역에 진입한 시기나 사업현황 등에 따라 개별적으로 입장 차이가 나타나게 될 뿐이고, 건축사 자격등록을 마치고 건축사업을 하기 위하여 건축사사무소의 개설신고를 하는 건축사들 사이에 협회를 별도로 두어야 할 만큼 본질적인 입장 차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한편, 의무가입조항은 건축사 자격등록을 한 모든 건축사를 곧바로 대한건축사협회의 회원으로 간주하는 이른바 당연회원제도를 두는 대신에, 건축사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를 한 건축사에게만 대한건축사협회에 가입할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 건축사들은 대한건축사협회에 가입 여부와 무관하게 자격등록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자격등록을 마친 건축사가 실제로 건축사업에 나아가기 위하여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를 한 때에 비로소 대한건축사협회에 가입할 의무가 발생한다. 건축사사무소에는 건축사보 및 실무수련자뿐만 아니라 건축사사무소개설자의 업무를 보조하는 소속 건축사도 둘 수 있으므로(건축사법 제23조 제4항 참조), 건축사 자격등록을 마친 건축사가 직접 건축사사무소를 개설하지 않고 소속 건축사로 일하는 경우에는 대한건축사협회에 가입할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대한건축사협회의 임원은 법령과 정관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일정한 임기마다 선출되고, 총회와 이사회 등 내부 의사결정기관을 통한 통제, 회계보고 등으로 운영의 투명성이 확보된다. 또한, 건축사법은 대한건축사협회가 정관을 작성하거나 변경할 때 국토교통부장관의 인가를 받도록 하고(제35조 제1항), 국토교통부장관이 보고나 자료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등(제38조의2) 국토교통부장관이 대한건축사협회를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의적인 운영을 방지하고 있다. 협회의 의사결정이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하는 경우에는 국토교통부장관의 감독뿐 아니라 법원의 사법심사를 통한 시정도 가능하다. 나아가 단일협회조항 및 의무가입조항은 공익적 규제 기능을 담당하는 건축사협회를 대한건축사협회로 일원화하는 것일 뿐, 건축사들이 자율적으로 민법상의 비영리법인 등 그 밖의 단체를 조직하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다. 또한, 단일한 건축사협회 내부에서도 직역, 경력, 지역, 업무분야 등에 따라 분과, 위원회, 지회 등 다양한 내부조직을 두어 회원 각자의 이해관계와 의견을 제도적으로 표출하고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라) 청구인들은 법령에 따른 징계나 의무교육을 강화하거나, 국가나 독립된 감독기구가 직접 관리·감독을 하는 방법으로도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행정역량의 효율적인 배분을 고려할 때 건축사업 수행의 모든 세부적인 사항에 대하여 국가가 직접 징계 및 교육을 비롯한 전반적인 관리·감독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건축사들이 법령상의 의무 및 윤리적으로 준수하여야 할 사항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그 준수 여부를 관리·감독하며, 위반 시 징계요청을 하는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단체를 두는 것이 불가피하고, 그 임무가 통일적이고 효과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를 마친 모든 건축사가 회원이 되는 단일한 협회를 둘 필요성이 인정된다.
(마) 따라서 단일협회조항 및 의무가입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었다.
(3) 법익의 균형성
단일협회조항 및 의무가입조항으로 인하여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를 한 건축사는 대한건축사협회에 반드시 가입하여야 하고, 그 결과 일정한 회비를 부담하고 협회 규범의 적용을 받게 되는 점에서 결사의 자유 및 직업수행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제한은 건축사에게 공적 책임과 직무기준 형성에 참여하도록 하는 조직적 의무를 부과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건축사가 선택할 수 있는 업무 분야나 영업형태, 수임의 범위 등 직업 활동의 실질적 내용 자체를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 이에 비하여 건축물의 안전과 국민의 생명·신체 보호라는 중대한 공익, 부실시공을 예방하려는 입법목적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단일협회조항 및 의무가입조항으로 인한 기본권 제한은 공익과의 비교 형량상 감수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단일협회조항 및 의무가입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었다.
(4) 소결
그러므로 단일협회조항 및 의무가입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아니하여 청구인들의 결사의 자유 및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다. 의무가입조항 중 부칙 제3조 제1항의 신뢰보호원칙 위반 여부
(1) 신뢰보호원칙은 헌법상 법치국가원리로부터 파생된 원칙이다. 이는 법률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때 기존의 법질서에 대한 당사자의 신뢰가 합리적이고 정당한 반면, 법률의 제정이나 개정으로 야기되는 당사자의 손해가 극심하여 새로운 입법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이 그러한 당사자의 신뢰가 파괴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는 경우에 그러한 입법은 허용될 수 없다는 원칙을 말한다. 신뢰보호원칙의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신뢰이익의 보호가치, 신뢰이익 침해의 정도, 신뢰의 손상 정도, 신뢰침해의 방법 등과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입법을 통하여 실현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을 종합적으로 비교·형량하여야 한다(헌재 2023. 5. 25. 2020헌바45 참조).
(2) 건축사법 제31조 제1항은 2000. 1. 28. 법률 제6244호로 개정된 이래 2022. 2. 3. 법률 제18826호로 개정되기 전까지 건축사협회 가입 여부를 재량으로 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청구인들은 건축사 자격을 취득하거나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를 마치면서, 장차 건축사협회에 가입하지 않고도 건축사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또는 신뢰를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법률은 현실상황의 변화나 입법정책의 변경 등으로 언제라도 개정될 수 있는 것이고, 이는 일반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헌재 2000. 7. 20. 99헌마452 참조). 특히, 공익 달성을 위해 현재 시행 중인 제도들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추가적인 조치들이 다시 도입될 수 있어서 현재 존재하지 않는 어떤 법적 제약이 새로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헌재 2016. 3. 31. 2013헌마585등 참조). 청구인들이 종전 규정을 전제로 건축사협회에 가입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자원과 노력을 투입하여 건축사 자격 취득 및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 등에 나아갔다고 하더라도 이는 스스로의 위험부담으로 법률이 부여한 기회를 활용한 경우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헌재 2000. 7. 20. 99헌마452 참조). 청구인들 중에서 기존에 이미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를 마치고 건축사업을 수행 중이던 청구인들의 경우 신뢰이익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할 수 있지만, 이러한 기대 또한 막연히 현 제도가 존속할 것으로 전제한 것이라는 점에서 보호가치가 특별히 크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이다. 나아가 건축사사무소개설 과정에서 국가가 특별히 신뢰이익을 부여하면서 개설을 유인한 객관적인 사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3) 건축사법이 2000. 1. 28. 법률 제6244호로 개정되기 전까지는 건축사사무소개설자는 건축사협회를 의무적으로 설립하여야 했고(제31조 제1항), 건축사사무소의 등록을 받은 자는 그 등록을 받은 날로부터 건축사협회의 회원이 되도록 하는 당연회원제도를 두고 있었다(제33조 제1항). 2000. 1. 28. 개정으로 건축사협회 설립 및 가입 여부를 재량으로 한 이후로 상당한 시간이 지나는 동안 앞서 본 바와 같은 자연적·사회적 요인으로 인하여 건축물의 안전을 확보하고 건축사의 윤리의식을 제고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고, 이에 따라 단일한 건축사협회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여 건축사의 역량 및 윤리의식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단일협회조항 및 의무가입조항을 도입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입법목적은 중대한 반면, 이로써 청구인들이 영위할 수 있는 건축사업의 구체적인 형식이나 내용 등이 크게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대한건축사협회에 가입할 의무가 발생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신뢰이익의 침해는 미미하다.
(4)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의무가입조항 중 부칙 제3조 제1항으로 인하여 침해되는 신뢰이익의 정도는 위 조항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하여 크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의무가입조항 중 부칙 제3조 제1항은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라. 윤리규정조항의 직업수행의 자유 침해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윤리규정조항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건축물 안전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한편 건축사 면허의 불법적 대여와 부실시공, 부실감리 등의 문제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건축사의 윤리의식을 강화하고자 하는 정당한 입법목적을 가진다. 단일한 건축사협회로 하여금 통일된 윤리규정을 제정하도록 하고 회원들에게 이를 준수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 달성에 적합한 수단이다.
(2) 침해의 최소성
건축사법은 건축사 자격등록을 신청한 사람으로 하여금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건축사 윤리선언을 하도록 하고(제18조 제2항 참조), 건축사법 시행령은 자격등록을 위하여 제출하여야 하는 서류에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건축사 윤리선언서’를 첨부하도록 하고 있다(제20조 제1항 제2호 참조). 이에 따라 마련된 건축사법 시행규칙 제10조의2 제1항 별지 제18호 서식은 지구환경 보존, 전문지식 습득 등 건축사가 준수하여야 할 윤리에 관하여 기본적인 사항을 정하고 있다. 건축사 윤리선언을 위반한 경우에는 건축사징계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징계를 할 수 있다(건축사법 제30조의3 제1항 제2호 참조). 청구인들은 대한건축사협회가 제정한 윤리규정을 준수하도록 하는 대신 건축사법에 윤리규정이나 징계사유를 추가하는 등 법령상의 의무를 구체화하는 방법으로도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발생하는 다양한 윤리적 문제를 빠짐없이 예상하여 법령에 상세한 규정을 두는 데에는 입법기술상 한계가 있다. 이에 법령에서 정해 놓은 윤리적 기준을 토대로, 보다 구체적인 윤리규정의 내용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스스로 주체가 되어 정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에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를 한 건축사들이 의무적으로 가입하여야 하는 대한건축사협회에 제정 권한을 부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또한 윤리규정조항은 윤리규정을 제정할 수 있는 권한을 대한건축사협회에 부여하되 그 제정을 위해서는 국토교통부장관의 승인을 얻도록 함으로써 대한건축사협회가 자의적인 내용을 규정하는 등 윤리규정 제정 권한을 오·남용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따라서 윤리규정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었다.
(3) 법익의 균형성
윤리규정조항으로 인하여 대한건축사협회 회원들이 받는 불이익은 업무를 수행할 때 지켜야 할 직업윤리에 관한 윤리규정을 준수할 의무를 지는 것에 불과하다. 반면, 건축물 안전을 확보하고 부실시공 등을 방지하기 위하여 건축사의 윤리의식을 강화하고자 하는 공익은 매우 중대하다. 따라서 윤리규정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4) 소결
윤리규정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아니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6.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단일협회조항, 의무가입조항, 윤리규정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나머지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김복형, 재판관 조한창, 재판관 마은혁의 단일협회조항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7. 재판관 김복형, 재판관 조한창, 재판관 마은혁의 단일협회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우리는 법정의견과 달리 단일협회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결사의 자유 및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밝힌다.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단일협회조항은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를 한 건축사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건축사협회를 종전부터 설립되어 있던 대한건축사협회라는 단일한 협회로 한정하였다. 건축물에 공공적 가치를 반영하고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건축사의 역량과 윤리의식을 고취할 필요성이 크고, 국가가 모든 건축사를 개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는 건축사협회를 두고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함으로써 협회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건축사의 자질과 역량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특히의무가입의 대상이 되는 건축사협회를 단일화하면 하나의 협회를 통한 통일된 교육 및 규제가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건축사의 역량 및 윤리의식 함양에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단일협회조항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나. 침해의 최소성
(1) 단일협회조항은 종전부터 설립되어 있던 특정 협회인 대한건축사협회의 설립 근거를 법률에 명시하고, 대한건축사협회를 건축사법에서 지칭하는 ‘건축사협회’로 보도록 한다. 이로써 단일협회조항은 의무가입조항과 결합하여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를 한 모든 건축사에 대하여 대한건축사협회라는 특정한 협회에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한다. 자격등록을 마친 건축사가 건축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를 하여야 하므로(건축사법 제23조 제1항 참조), 대한건축사협회에 가입하지 않고서는 직접 건축사사무소를 개설하여 건축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는 특정 협회에의 가입 여부가 건축사업의 영위 가능성 자체를 좌우하는 것으로서 개별적인 업무에 대한 관리 내지 규제 방법에 비하여 제한의 정도가 크다.
(2) 대한건축사협회는 건축사의 역량 및 윤리의식 함양을 위한 지도, 지원 및 자율적인 규제 기능을 하는 단체인 동시에, ‘건축사의 업무 개선’을 그 설립 목적으로 하고 있다(건축사법 제31조 제1항). 또한 건축사법에 열거된 대한건축사협회의 기능에는 ‘건축사업무의 개선·발전’, ‘회원의 복지 향상 및 연금제도 운영’ 등도 포함되어 있는데(제31조의2 제3호, 제6호), 이는 대한건축사협회가 공익적 목적과 함께 그 회원들이 영위하는 건축사업의 물적·제도적 환경의 개선을 비롯하여 회원들의 이익을 향상시키는 것 또한 목적으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한건축사협회의 정관 제2조에서도 “회원의 품위 보전 및 권익 증진과 친목을 도모하고 공익에 이바지함”을 협회가 추구하는 목적의 일부로 하고 있다. 그런데 건축사들 간에는 사업을 시작한 시기나 주력분야 등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이해관계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하나의 협회가 이처럼 다양한 입장을 고르게 대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건축사들은 자신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할 수 있는 단체를 결성하고 가입할 적극적 결사의 자유를 보장받을 필요가 있음에도, 단일협회조항은 구체적인 이해관계를 불문하고 모두 동일한 협회에 가입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3)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를 한 모든 건축사를 하나의 협회에 가입하도록 하고 협회 내부의 합리적인 의사결정 절차와 자정작용을 통하여 세부적인 이해관계가 조화롭게 조율될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일 것이나, 현실적으로 이러한 조화로운 상태가 항상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건축사업을 하려는 건축사가 의무적으로 가입하여야 하는 단일한 협회의 지위를 대한건축사협회에 부여하면, 대한건축사협회의 법적 지위가 강화되면서 소속 임원들의 대내적 위치가 공고화되고 단체 내부의 자율적 정화 움직임이 차단되어 다양한 이해관계인의 자유로운 의사 표출이 억제되고 소수 세력의 목소리가 매몰될 우려가 있다. 건축사들은 위와 같이 내부적인 대립과 갈등에 구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협회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대한건축사협회의 내부적인 운영 상황이나 견해 차이 등으로 인하여 해당 단체에 소속되기를 더 이상 원하지 않을 때에는 그로부터 탈퇴할 수 있는 소극적 결사의 자유를 보장받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단일협회조항은 복수의 협회를 두고 그중 어느 하나에 반드시 가입하도록 하는 덜 침해적인 방법 대신 대한건축사협회에 가입을 강제함으로써, 협회가 자신의 이해관계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특정 협회에의 가입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도록 하고 있다.
(4) 법정의견이 밝힌 바와 같이, 국가의 규제 역량에도 한계가 있으므로 건축사의 역량 제고와 윤리의식 함양을 견인하는 역할을 민간에 일부 이양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목적으로 건축사협회를 둘 때에도, 하나의 법정단체에 반드시 가입하도록 하는 대신 다양한 이해관계를 대변할 수 있는 복수의 협회를 자유롭게 설립하여 최소한 하나 이상의 협회에 가입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더 효과적으로 그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또한 복수의 협회를 두더라도 그 설립요건을 강화하거나, 국가의 지원 및 감독권을 적절히 행사함으로써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헌재 1996. 4. 25. 92헌바47 참조). 예컨대, 각 협회에서 마련한 윤리규정에 대해서 국토교통부장관의 승인을 얻거나 정관에 대해서 국토교통부장관의 인가를 받도록 하는 등으로(건축사법 제31조의4 제1항, 제35조 제1항 참조), 국가의 관리·감독을 통해 통일적인 운영을 할 수 있다. 나아가 법령에 따른 교육의무를 강화하거나, 교육 이수 및 법령 준수 현황에 관한 인증제도를 운영하는 등 건축사의 역량과 윤리의식을 확보할 수 있는 다른 체계적인 방법들을 강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복수의 협회를 두게 되면, 각 건축사협회가 개별 건축사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적절히 대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쟁단체들의 존재로 인하여 어느 한 단체가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없게 되어 복수단체 간 자유경쟁을 통한 서비스 향상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건축물의 안전을 비롯한 공익에 오히려 더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헌재 2017. 12. 28. 2015헌마1000 중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의 위헌의견 참조).
(5) 따라서 단일협회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하였다.
다. 법익의 균형성
안전한 건축이 이루어지고 공익적인 가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건축사의 역량 및 윤리의식을 함양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은 중대하다. 그러나 건축사들은 단일협회조항으로 인하여 건축사업의 특정한 측면에 국한된 제한을 받는 것을 넘어 대한건축사협회라는 하나의 특정한 협회에 가입하지 않고서는 건축사사무소 개설 및 건축사업의 영위 자체가 불가능해지므로, 침해되는 사익의 정도는 더욱 크다. 따라서 법익의 균형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라. 결론
단일협회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결사의 자유 및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 재판관 김상환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 오영준 [별지] 청구인 명단
1. ~ 226. 박○○ 외 225인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 아크로 담당변호사 송준엽, 제본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