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5. 2. 27. 선고 2023헌바143 결정 [이자제한법 제2조 제4항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김○○
- 대리인
- 변호사 김명운
- 당해사건
- 광주지방법원 2021가합50623 부당이득금
이자제한법(2007. 3. 29. 법률 제8322호로 제정된 것) 제2조 제4항 중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개요
가. 김□□는 청구인에게 고리의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하고 2014. 7. 30.부터 2019. 11. 26.까지 수회에 걸쳐서 합계 5,131,755,000원을 청구인으로부터 차용하였다. 김□□는 ‘2014. 8. 22.부터 2019. 12. 2.까지 합계 7,248,252,000원을 변제하였으므로, 자신이 청구인에게 지급한 변제금을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을 적용한 이자, 원금의 순서로 충당할 경우 원금까지 모두 변제하고도 남는다’고 주장하면서, 이자제한법 제2조 제4항에 따라 청구인에게 초과변제금 2,027,582,717원의 반환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광주지방법원 2021가합50623).
나. 청구인은 제1심 계속 중 이자제한법 제2조 제4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당해사건 법원은 2023. 4. 14. 이를 기각하였다(광주지방법원 2022카기51118). 이에 청구인은 2023. 5. 18. 위 조항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이자제한법 제2조 제4항 전체를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청구인은 위 조항 중 채무자가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을 초과하는 이자(이하 ‘초과지급이자’라 한다)를 임의로 지급한 경우 초과지급이자 중 원본에 충당되고 남은 금액의 반환청구를 허용하는 부분에 대하여만 다투고 있고, 초과지급이자가 원본에 우선 충당되도록 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아무런 주장을 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전자에 관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이자제한법(2007. 3. 29. 법률 제8322호로 제정된 것) 제2조 제4항 중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이자제한법(2007. 3. 29. 법률 제8322호로 제정된 것) 제2조(이자의 최고한도) ④ 채무자가 최고이자율을 초과하는 이자를 임의로 지급한 경우에는 초과 지급된 이자 상당금액은 원본에 충당되고, 원본이 소멸한 때에는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관련조항] 이자제한법(2014. 1. 14. 법률 제12227호로 개정된 것) 제2조(이자의 최고한도) ① 금전대차에 관한 계약상의 최고이자율은 연 25퍼센트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이자제한법(2007. 3. 29. 법률 제8322호로 제정된 것) 제1조(목적) 이 법은 이자의 적정한 최고한도를 정함으로써 국민경제생활의 안정과 경제정의의 실현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이자의 최고한도) ③ 계약상의 이자로서 제1항에서 정한 최고이자율을 초과하는 부분은 무효로 한다.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741조(부당이득의 내용)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 제746조(불법원인급여)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불법원인이 수익자에게만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3. 청구인의 주장
초과지급이자는 민법 제746조 본문에 따른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므로 채무자는 원칙적으로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없고, 민법 제746조 단서에 따라 그 불법원인이 수익자인 채권자에게만 있는 경우이거나 채권자의 불법성이 급여자인 채무자보다 현저히 큰 경우에만 반환청구가 예외적으로 허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채권자와 채무자의 불법성을 비교하지 아니하고 일률적으로 채무자가 초과지급이자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채권자의 계약의 자유 및 재산권을 침해하고, 헌법 제119조 제1항의 시장경제원리에도 위배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심판대상조항은 초과지급이자 중 원본에 충당되고도 남은 금액이 있는 때에는 채권자에게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로써 심판대상조항은 사인 간의 금전대차계약 체결 시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 규정을 준수하도록 하고, 채권자에게 초과지급이자에 대한 반환의무를 부담시키므로 채권자의 계약의 자유와 재산권을 제한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채권자의 계약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헌법 제119조 제1항에 위반된다고도 주장한다. 그런데 헌법 제119조 제1항은 헌법상 경제질서에 관한 일반조항으로서 국가의 경제정책에 대한 하나의 헌법적 지침으로, 직업의 자유, 재산권의 보장, 근로3권과 같은 경제에 관한 기본권 및 비례의 원칙과 같은 법치국가원리에 의하여 비로소 헌법적으로 구체화되는 것이다(헌재 2023. 2. 23. 2020헌바11등 참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재산권 등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이상 이 부분 주장에 대하여는 별도로 살펴보지 아니한다.
나.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조항은 이자율이 과도하게 높은 금전대차계약의 폐해로부터 국민경제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에 해당하는 이자제한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심판대상조항이 채무자로 하여금 초과지급이자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채권자가 불법적인 금전대차계약을 통해 취득한 이익을 보유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실현하는 데에 적합한 수단에 해당한다.
(2) 침해의 최소성
(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채권자는 초과지급이자를 반환하여야 하는 의무를 부담하게 되고, 이로 인하여 금전대차계약 체결 시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 규정을 준수하도록 강제된다. 그러나 입법자는 이자율이 과도하게 높은 금전대차계약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합의에 따라 입법 당시의 경제적ㆍ사회적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허용될 수 있는 이자율의 상한을 정하되 구체적인 최고이자율은 대통령령에 위임함으로써 경제사정의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한 것인바, 이와 같은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을 준수하는 것이 채권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거나 불합리한 결과를 야기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만약 채무자가 초과지급이자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한다면, 채권자는 이자제한법을 위반하여 체결된 고율의 이자계약에 따라 지급받은 이자를 그대로 보유하게 되는바, 이는 금전대차계약상 이자의 적정한 최고한도를 정한다는 이자제한법의 근본적인 목적을 몰각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므로, 이보다 덜 침해적인 수단을 상정하기도 어렵다.
(나)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구체적 사안에서 채권자와 채무자의 불법성을 비교하도록 규정하지 아니한 점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을 초과할 정도의 고율의 이자를 감수하면서도 금전을 차용하여야 하는 채무자는 경제적으로 매우 궁박한 처지에 놓여있을 가능성이 높은 반면, 채권자는 경제적으로 상당히 여유가 있는 상황인 경우가 일반적이다. 게다가 채무자로서는 고이율의 사채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반면, 채권자는 채무자의 신용이나 담보가치 등을 고려했을 때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 이하로 금전을 대여할 경우 손해를 볼 위험이 크다고 판단된다면 이를 거절함으로써 그러한 위험에서 손쉽게 벗어날 수 있다. 또한 개별 사건마다 채권자와 채무자의 불법성을 비교하여 반환청구의 허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다면 해당 쟁점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고, 그 기간 동안 채권자는 초과지급이자를 법률상 원인 없이 계속해서 보유하게 되며, 채무자에 대한 구제도 늦어지게 된다. 장기간의 법적 분쟁 끝에 결과적으로 채무자가 초과지급이자를 반환받게 되더라도, 이자제한법의 입법목적과 실효성은 그 자체로 상당 부분 손상될 수밖에 없다. 초과지급이자의 반환청구 허용 여부는 당사자의 구체적ㆍ주관적 사정과 관계없이 규범적ㆍ객관적으로 정해질 필요가 있다.
(다) 입법자는 위와 같은 사정들과 민법 제746조가 보호하고자 하는 공평과 신의칙의 정신을 고려하여, 채권자와 채무자가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을 초과하는 내용의 불법적인 금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채무자가 그러한 초과지급이자를 임의로 지급하였다면 일률적으로 반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법적 분쟁을 최소화하고 채무자에 대한 구제가 신속히 이루어지도록 하여 이자제한법의 실효성을 확보한 것인바, 이러한 입법자의 판단은 합리적인 것으로서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라)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에 반하지 아니한다.
(3)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경제적으로 궁박한 상황에 처한 사회적 약자를 과도한 고금리 사채로부터 보호함으로써 국민경제생활의 안정과 경제정의의 실현에 이바지하는 것인바, 이는 이자제한법을 위반하여 수령한 초과지급이자를 반환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 채권자가 입는 불이익보다 훨씬 중대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에도 반하지 아니한다.
다. 소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