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2. 12. 22. 선고 2021헌바117 결정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딘○○(외국인)
- 대리인
- 법무법인 법승 담당변호사 이승우, 이금호, 김낙의, 안지성, 배슬찬
- 당해사건
- 대법원 2021모966 항소기각결정에 대한 재항고
- 선고일
- 2022. 12. 22.
형사소송법(1963. 12. 13. 법률 제1500호로 개정된 것) 제361조의4 제1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등의 범죄사실로 2021. 1. 28. 1심법원에서 징역 2년 6월 및 벌금 20만 원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 2021고단4). 이에 청구인은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청구인이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2021. 3. 29. 항소기각결정을 내렸다(광주지방법원 2021노403).
나. 청구인은 항소기각결정에 대해 재항고하였고(대법원 2021모966), 그 소송 계속 중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자(대법원 2021초기264), 위 조항에 대하여 2021. 5. 1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형사소송법(1963. 12. 13. 법률 제1500호로 개정된 것) 제361조의4 제1항(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형사소송법(1963. 12. 13. 법률 제1500호로 개정된 것) 제361조의4(항소기각의 결정) ① 항소인이나 변호인이 전조 제1항의 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결정으로 항소를 기각하여야 한다. 단, 직권조사사유가 있거나 항소장에 항소이유의 기재가 있는 때에는 예외로 한다. [관련조항] 형사소송법(2016. 5. 29. 법률 제14179호로 개정된 것) 제35조(서류·증거물의 열람·복사) ① 피고인과 변호인은 소송계속 중의 관계 서류 또는 증거물을 열람하거나 복사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된 것) 제45조(재판서의 등본, 초본의 청구) 피고인 기타의 소송관계인은 비용을 납입하고 재판서 또는 재판을 기재한 조서의 등본 또는 초본의 교부를 청구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1963. 12. 13. 법률 제1500호로 개정된 것) 제361조의2(소송기록접수와 통지) ① 항소법원이 기록의 송부를 받은 때에는 즉시 항소인과 상대방에게 그 사유를 통지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1961. 9. 1. 법률 제705호로 개정된 것) 제361조의2(소송기록접수와 통지) ② 전항의 통지 전에 변호인의 선임이 있는 때에는 변호인에게도 전항의 통지를 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2007. 12. 21. 법률 제8730호로 개정된 것) 제361조의3(항소이유서와 답변서) ① 항소인 또는 변호인은 전조의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항소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 이 경우 제344조를 준용한다. 통역·번역 및 외국인 사건 처리 예규(2013. 2. 22. 대법원재판예규 제1432호로 개정된 것) 제5조(재판에 관한 안내서의 송부 등) 외국인 피고인 사건에서 제1심 참여사무관등은 공소장과 함께 그 외국인이 해득 가능한 언어로 번역된 재판에 관한 안내서[전산양식 B2102], 국선변호인 선정고지서[전산양식 B2103]를 송부하고, 상소심 참여사무관은 그 외국인이 해득 가능한 언어로 번역된 소송기록접수통지서[전산양식 B2104]를 송부한다. 제16조(국선변호인의 피고인 접견과 통역·번역) ① 외국인 피고인에 대하여 국선변호인이 선정되어 그 국선변호인이 피고인의 접견과정에서 법원이 지정한 통역인 또는 번역인에게 통역이나 번역을 의뢰하여 통역이나 번역이 이루어진 경우 국선변호인이 확인한 통역시간 또는 번역서면에 대하여 제9조와 제10조가 정하는 기준에 따라 수당과 통역·번역료 등을 지급한다. ② 제1항의 경우 국선변호인이 통역·번역인에게 통역·번역료를 별도로 지급하였다는 사실을 소명한 경우, 재판장은 국선변호인 보수를 정할 때 통역·번역료를 고려하여 증액하여야 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항소심 공판기일까지 항소이유가 개진되더라도 재판에 지장이 없다는 점, 소송기록 열람·복사 문제로 인해 현실적으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작성하는 일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는 점, 외국인인 항소인은 항소이유서 작성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도과만으로 항소권 자체를 박탈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판을 받을 권리, 인간의 존엄,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나. 심판대상조항의 전제가 되는 형사소송법 제361조의2는 소송기록접수 통지 전에 변호인의 선임이 있는 때에 변호인에게 통지를 하도록 규정한다. 그런데 항소법원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하고 항소인인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한 다음 피고인이 사선변호인을 선임함에 따라 국선변호인의 선정을 취소한 경우에, 대법원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을 국선변호인 또는 피고인이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부터 계산한다고 본다. 따라서 항소인의 변호인이 소송기록접수 통지 전에 선임되었는지 여부 또는 항소인의 변호인이 국선변호인인지 사선변호인인지에 따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취급을 받는다.
다.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항소인은 항소심에서 무죄, 감형 등의 판결을 받을 수 없게 되므로 신체의 자유가 침해되고, 심판대상조항은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위배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심판대상조항은 항소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0일의 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에 항소기각결정을 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결국 항소이유서의 제출기간을 도과한 청구인과 같은 항소인이 항소심에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제한하고 있는바, 재판을 받을 권리의 침해 여부가 문제된다.
(2)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인간의 존엄, 행복추구권,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들 주장은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것을 다른 측면에서 반복하는 것에 불과한 바, 위 주장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3) 청구인은 항소인의 변호인이 소송기록접수 통지 전에 선임되었는지 여부 또는 변호인이 국선변호인인지 여부에 따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취급을 받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청구인의 위 주장은 항소법원의 소송기록접수 통지 전에 변호인의 선임이 있는 때에는 변호인에게도 통지를 하도록 한 형사소송법 제361조의2 제2항 내지 그에 대한 법원의 법률해석과 관련되는 것으로, 심판대상조항의 문제가 아니므로 이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아니한다.
(4)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헌법 제27조 제4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무죄추정의 원칙은 피고인이나 피의자를 유죄의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죄 있는 자에 준하여 취급함으로써 법률적, 사실적 측면에서 유형, 무형의 불이익을 주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인바(헌재 2015. 7. 30. 2014헌바447), 심판대상조항은 피고인에 대한 범죄사실 인정이나 유죄판결을 전제로 하여 불이익을 과하는 것이 아니므로 무죄추정의 원칙과 무관하다.
(5) 따라서 이하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해서 살펴본다.
나. 재판청구권 침해 여부
(1)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헌재 2005. 3. 31. 2003헌바34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이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는바,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형사소송법은 형사재판의 당사자에게 항소권을 부여함(제357조)과 아울러 항소이유서 제출을 필요적인 것으로 하고 있고(제361조의3), 일정한 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 본안 판단으로 들어가지 않고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형식적인 재판인 항소기각결정을 하도록 함으로써 신속·원활한 항소심재판의 운영을 도모하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에 속하는 사항인 심급제도의 내용을 입법자가 구체적으로 형성함에 있어, 항소인에게 항소이유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이를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 항소기각결정을 하도록 함으로써 소송의 경제와 신속이라는 목적을 추구하려는 것인바, 그 목적이 정당할 뿐만 아니라 그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심판대상조항은 소정의 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라 하더라도 직권조사사유가 있는 때는 그 예외로 규정함으로써 제1심 판결에서 있을 수 있는 법령적용 오류 등을 시정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고 있으며, 항소장에 항소이유의 기재가 있는 때에도 그 예외로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항소기각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2항) 등 항소심재판을 받을 기회를 제한함에 있어서 여러 가지 대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는 점에서 침해의 최소성도 충족하고 있다. 만일 당사자가 형사소송법상 규정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을 만연히 도과하였음에도 그에 대한 아무런 불이익이 없다면, 항소이유서 제출을 통한 항소심 심판대상의 확정과 그를 통한 신속·원활한 항소심재판의 구현이라는 항소이유서 제출제도의 목적은 유명무실하게 될 것이다. 심판대상조항이 추구하는 신속·원활한 항소심재판 운영이라는 공익은 당사자의 권리구제라는 사익과 비교하여도 그 중요성이 가볍지 않다고 할 것이어서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고 있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였다고 할 수 없다.』
(2) 선례변경의 필요성 여부
청구인은 항소인이 외국인인 경우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고, 기록의 열람·복사가 지연되는 현실에서 변호인이 정보를 파악하기 어려움에도, 심판대상조항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을 항소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0일로 정하여 그 기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외국인 피고인 사건에서 상소심 참여사무관은 그 외국인이 해득 가능한 언어로 번역된 소송기록 접수통지서를 송부하고 있는 점(통역·번역 및 외국인 사건 처리 예규 제5조), 외국인 피고인에 대하여 국선변호인이 선정되어 그 국선변호인이 피고인의 접견과정에서 법원이 지정한 통역인 또는 번역인에게 통역이나 번역을 의뢰하여 통역이나 번역이 이루어진 경우 국선변호인이 확인한 통역시간 또는 번역서면에 대하여 수당과 통역·번역료 등을 지급하고 있고(위 예규 제16조 제1항), 외국인 피고인의 사선변호인 선임 및 그와의 의사소통은 기본적으로 개인의 사적 영역에 속하는 사안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들어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나치게 짧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법률전문가인 사선변호인은 선임과정에서 피고인 등으로부터 피고인이나 국선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가 이루어진 시점을 확인할 수 있으며, 피고인과 변호인은 소송계속 중의 서류 또는 증거물을 열람하거나 복사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35조 제1항), 피고인 기타의 소송관계인은 비용을 납입하고 재판서 또는 재판을 기재한 조서의 등본 또는 초본의 교부를 청구할 수 있으므로(형사소송법 제45조), 기록의 열람·복사의 지연으로 사건에 관한 정보의 파악이 현저히 어렵게 된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한편 항소인이나 변호인이 항소이유서에 항소이유를 특정하여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항소이유서가 법정의 기간 내에 적법하게 제출된 경우에는 이를 항소이유서가 법정의 기간 내에 제출되지 아니한 것과 같이 보아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에 의하여 결정으로 항소를 기각할 수는 없다고 하여(대법원 2006. 3. 30.자 2005모564 결정), 항소인 측의 항소이유서에 다소 추상적이고 형식적으로 항소이유가 기재되었다고 하더라도 항소기각결정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대법원은 보고 있다. 이와 같은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나치게 짧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위 종전 선례의 판시 이유는 여전히 타당하고 이 사건에서 그와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변경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유남석,이선애,이석태,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