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2. 3. 31. 선고 2019헌바242 결정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 제1항 제5호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우○○
- 대리인
- 법무법인 평안담당변호사 이상원, 김희재
- 당해사건
- 인천지방법원 2019고합209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11. 6. 7. 법률 제10786호로 개정된 것) 제58조 제1항 제5호 중 ‘대마를 수입한 자’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9. 3. 19. 베트남에서 대마오일 카트리지를 여행용 가방에 넣어 수하물로 기탁한 후 비행기에 탑승하여 2019. 3. 20. 입국함으로써 대마를 수입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었다(인천지방법원 2019고합209).
나. 청구인은 위 소송 계속 중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 제1항 제5호 중 ‘제3조 제7호를 위반하여 대마를 수입한 자’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인천지방법원 2019초기1352)을 하였으나 2019. 7. 9. 기각되자, 2019. 7. 15.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11. 6. 7. 법률 제10786호로 개정된 것, 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마약류관리법’이라 한다) 제58조 제1항 제5호 중 ‘대마를 수입한 자’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11. 6. 7. 법률 제10786호로 개정된 것) 제58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5. 제3조 제7호를 위반하여 대마를 수입하거나 수출한 자 또는 그러할 목적으로 대마를 소지ㆍ소유한 자
[관련조항] 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18. 12. 11. 법률 제15939호로 개정되고, 2019. 12. 3. 법률 제167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일반 행위의 금지)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7. 대마를 수출입·제조·매매하거나 매매를 알선하는 행위. 다만, 공무, 학술연구 또는 의료 목적을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을 받은 경우는 제외한다. 제58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1. 제3조 제2호ㆍ제3호, 제4조 제1항, 제18조 제1항 또는 제21조 제1항을 위반하여 마약을 수출입ㆍ제조ㆍ매매하거나 매매를 알선한 자 또는 그러할 목적으로 소지ㆍ소유한 자
2. 제3조 제4호를 위반하여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제조할 목적으로 그 원료가 되는 물질을 제조ㆍ수출입하거나 그러할 목적으로 소지ㆍ소유한 자
3. 제3조 제5호를 위반하여 제2조 제3호 가목에 해당하는 향정신성의약품 또는 그 물질을 함유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제조ㆍ수출입ㆍ매매ㆍ매매의 알선 또는 수수하거나 그러할 목적으로 소지ㆍ소유한 자
4. 제3조 제6호를 위반하여 제2조 제3호 가목에 해당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의 원료가 되는 식물 또는 버섯류에서 그 성분을 추출한 자 또는 그 식물 또는 버섯류를 수출입하거나 수출입할 목적으로 소지ㆍ소유한 자
6. 제4조 제1항을 위반하여 제2조 제3호 나목에 해당하는 향정신성의약품 또는 그 물질을 함유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제조 또는 수출입하거나 그러할 목적으로 소지ㆍ소유한 자 ② 영리를 목적으로 하거나 상습적으로 제1항의 행위를 한 자는 사형ㆍ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대마를 구입하지 않고 단순히 소지하여 국내로 운반한 경우까지 대마의 ‘수입’으로 처벌하는 것은 수입의 사전적 의미에 반하는 것으로 수범자가 수입의 의미를 제대로 예측할 수 없으므로 명확성원칙에 반한다.
나. 형법에서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을 법정형으로 규정한 죄들은 국가의 안위를 위태롭게 하거나 사람을 상해 또는 사망에 이르게 한 죄들로, ‘국외에서 대마를 구입하지 않고 단순 소지하여 국내로 운반한 행위’는 위 범죄들과 동일하게 처벌할 만큼 중한 죄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국내에서의 대마 소지 행위는 그 목적에 따라 법정형을 달리 정하고 있는 반면, 심판대상조항은 국외에서 국내로 대마를 단순히 운반만 한 자에 대하여 매매 목적 유무 등을 고려하지 않고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어 법정형이 지나치게 무겁다. 심판대상조항은 그 사용 목적과 효능, 대마의 주성분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 함량이 얼마나 되는지와 무관하게 대마의 수입을 처벌하고 있는데, 이는 의료 목적의 대마 사용을 점진적으로 합법화하고 있는 국제적 시류에 반한다.
다. 심판대상조항은 ‘단순히 대마를 소지한 채 입국한 사람’까지 수입한 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국외에서 대마를 구입하여 국내로 반입한 사람’과 동일하게 처벌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반한다.
4. 판단
가.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심판대상조항에서 규정한 ‘수입’의 의미가 불명확하여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심판대상조항에서 정한 법정형이 과도하여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심판대상조항이 형벌 체계상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나.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1)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헌법 제12조 제1항 후문은 누구든지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고 하더라도 입법권자가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의미의 서술적인 개념에 의하여 규정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다소 광범위하여 어떤 범위에서는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의 원칙에 반드시 배치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즉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하여금 그 적용대상자가 누구이며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금지되고 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헌재 1996. 12. 26. 93헌바65; 헌재 1998. 5. 28. 97헌바68 참조).
(2) 판단
(가) 사전적으로 ‘수입’은 다른 나라로부터 상품이나 기술을 국내로 사들이거나 다른 나라의 사상, 문화, 제도를 배워 들여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상품이나 기술을 국내로 들여올 때에는 이를 자신의 소유로 만들기 위하여 대가를 지급하는 것이 선행되므로, 통상 ‘수입’의 의미에는 그 대상이 되는 물품이나 기술을 구매하는 행위가 전제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해당 물품이나 기술을 구매하는 행위가 적법한 경우임을 전제로 하는 것이며, ‘구입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인 경우’에는 이러한 해석이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
(나) ‘1961년 마약에 관한 단일협약’(조약 제139호)은 제1조 제1항 (m)에서, ‘마약의 수입 및 수출이라 함은 일국으로부터 타국으로 또는 동일국의 일지역으로부터 타지역으로 약품의 물리적 이전을 의미한다’고 규정하여, 반드시 마약을 구매하여 이전할 것을 수입의 개념 요소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관세법에서도 ‘수입’이란 ‘외국물품을 우리나라에 반입’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여(제2조 제1호) 외국물품을 반드시 구입하여 우리나라에 반입할 것까지 요구하고 있지 않다. 관세법은 관세의 부과ㆍ징수 및 수출입물품의 통관을 적정하게 하고 관세수입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외국물품을 국내에 반입하였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것이지, 외국물품을 취득하게 된 원인이나 경위는 관세법의 입법목적 달성에 중요한 고려사항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마약류관리법에서의 ‘수입’의 의미를 해석함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대마의 사용과 유통이 금지된 국내에 대마를 반입함으로써 국내에서의 대마 유통가능성과 그에 따른 해악을 증대시켰다면, 그 대마를 소지하게 된 계기는 마약류관리법에 따른 규제의 필요성 면에서 중요한 고려요소라고 보기 어렵다.
(다) 위와 같은 점들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에서 처벌대상으로 규정한 대마의 ‘수입’은 국외에서 대마를 소지하게 된 경위와 관계없이 국외로부터 국내로 대마를 반입하는 행위를 의미함이 명확하며, 반드시 ‘대마를 구입하여’ 국내로 들여오는 경우에만 수입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대법원도 대마의 수입은 ‘그 반입목적이나 반입량에 관계없이 국외로부터 국내로 대마를 반입하는 일체의 행위’라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1997. 7. 11. 선고 97도1271 판결; 대법원 1998. 11. 27. 선고 98도2734 판결; 대법원 1999. 4. 13. 선고 98도4560 판결 등 참조).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수범자라면 이러한 ‘수입’의 의미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
다.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반 여부
(1) 법정형의 내용에 대한 입법형성권의 범위와 한계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의 문제는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헌재 2011. 12. 29. 2011헌바122). 따라서 어느 범죄에 대한 법정형이 그 죄질과 이에 대한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전체 형벌 체계상 현저히 균형을 잃게 되고, 이로 인하여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기능과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함으로써 헌법 제37조 제2항으로부터 파생되는 비례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등 입법재량권이 헌법규정이나 헌법상의 제원리에 반하여 자의적으로 행사된 경우가 아닌 한, 법정형의 높고 낮음은 입법정책의 당부의 문제이지 헌법위반의 문제는 아니다. 즉, 법정형에 다소 불합리한 점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러한 법정형이 반드시 위헌이 되는 것은 아니고, 법관의 양형이라는 절차를 통하여 불법과 책임을 일치시킬 수 있으면 법정형이 내포하고 있는 약간의 불합리성은 극복될 수 있는 것이다(헌재 2019. 2. 28. 2016헌바382).
(2) 판단
(가) 대마의 주성분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은 0.1mg만 흡입하여도 환각상태를 일으킬 수 있고 습관성(의존성)이 강하여 인간의 육체와 정신을 황폐화시킬 수 있다. 대마는 재배와 제조가 비교적 쉬워 엄격히 차단하지 않으면 널리 보급될 가능성이 높고, 주사기 등 별도의 장치를 이용하지 않고 간단히 흡연하거나 음료, 음식 등에 섞어 먹는 형태로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접근성도 높다. 이 때문에 마약류관리법은 대마를 마약·향정신성의약품과 마찬가지로 마약류의 일종으로 규정하고(제2조 제1호), 대마의 수출입·제조·매매·흡연·섭취를 일반적으로 금지시키고 있다(제3조 제7호, 제10호).
(나) 마약류 관련 범죄는 주로 자신의 신체적ㆍ정신적 건강과 사회적 지위를 파괴하는 스스로가 가장 주된 피해자인 범죄로서 그 불법성의 정도가 아주 크지는 않지만(헌재 2011. 12. 29. 2011헌바122 참조), 마약류 금지행위의 유형 가운데 ‘유통’에 관련된 행위는 일반적으로 불특정 다수를 범죄행위에 끌어들여 범죄자를 양산할 뿐만 아니라 마약류의 오·남용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주로 자신이 범죄 행위의 대상이 되는 ‘사용’에 관련된 행위에 비해 엄벌할 필요가 있다(헌재 2004. 2. 26. 2001헌바75; 헌재 2005. 11. 24. 2005헌바46 참조). 특히 대마의 유통행위 중에서도 수출입 행위는 대마를 국경을 넘어 국제적으로 확산시키는 것이고 대마의 국내 공급·유통을 더욱 증가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대마의 단순매매 등 다른 유통행위보다 가벌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헌재 2007. 5. 31. 2005헌바108 참조). 이 때문에 심판대상조항은 대마를 국외에서 국내로 반입하는 일체의 행위를 대마 ‘수입’죄로 처벌하는 것이며, 이러한 처벌의 필요성은 대마의 반입 경위나 동기, 대마의 직접 구매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진다고 볼 수 없다.
(다) 마약류관리법이 2018. 12. 11. 개정되어 국내 대체치료제가 없는 희귀ㆍ난치질환 치료를 위해 외국에서 의약품으로 허가된 대마성분 의약품을 수입하는 것이 일부 환자들에게 허용되었으나, 그렇다고 하여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대마의 위험성 대비 유효성이 입증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마약류관리법령에 의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기관인 한국희귀ㆍ필수의약품센터에서만 치료용으로 허가된 대마를 수입ㆍ판매할 수 있고, 환자는 특정 질병의 치료를 위하여만 위 센터가 수입한 대마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마약류관리법 제3조 제7호 단서, 제10호 가목, 제4조 제2항 제6호,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3항 제3호, 제4호) 여전히 대마의 수입 및 사용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라)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행위자가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마를 국내로 들여온 경우까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어 지나친 제재라고 주장하나, 행위자가 대마의 소지 및 반입 행위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였다면 주관적 구성요건요소인 고의가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범죄가 성립할 수 없다. 적어도 행위자에게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과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만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으므로(대법원 1985. 6. 25. 선고 85도660 판결;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도7507 판결 등 참조), 대마 수입 가능성에 관한 인식이나 그러한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전혀 없었다면 대마 수입죄로 처벌될 여지가 없다.
(마) 심판대상조항은 법정형의 하한이 5년이어서 법률상 감경이나 작량감경을 하게 되면 집행유예가 가능하므로, 죄질이 경미하고 비난가능성이 적은 구체적인 사안의 경우 법관의 양형 단계에서 그 책임에 상응하는 형벌이 부과될 수 있다.
(바) 이상의 점들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한 법정형이 지나치게 과중한 형벌로서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라. 평등원칙 위반 여부
(1) 형벌의 체계정당성과 평등원칙
특정 범죄에 대한 형벌이 그 자체로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더라도 죄질과 보호법익이 유사한 범죄에 대한 형벌과 비교할 때 현저히 형벌 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을 잃은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장하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법의 내용에 있어서도 평등의 원칙에 반하여 위헌이라 할 수 있다(헌재 2010. 11. 25. 2009헌바27; 헌재 2011. 11. 24. 2010헌가42 참조).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할 때 보호법익이 다르면 법정형이 다를 수 있고 보호법익이 같아도 죄질이 다르면 그에 따라 법정형의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보호법익이나 죄질이 서로 다른 둘 또는 그 이상의 범죄를 같은 선 위에 놓고 그 중 어느 한 범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단순한 평면적인 비교로 다른 범죄의 법정형의 과중 여부를 판정하면 안 된다(헌재 2018. 1. 25. 2016헌바272 참조).
(2) 판단
(가) 마약류관리법은 대마를 ‘수입하는 행위’와 ‘소지하는 행위’ 모두 그 목적이 무엇인지에 따라 달리 처벌하고 있다. 마약류관리법에 의하면 ‘영리를 목적으로 대마 수입 행위를 한 자를 사형ㆍ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여(제58조 제2항) 그러한 목적이 없는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보다 법정형을 높게 정하고 있다. ‘영리 목적’이란 일반적으로 재산상의 이익을 얻거나 제3자로 하여금 얻게 할 목적을 의미하며, 계속적이거나 반복적으로 이익을 얻어야 할 필요는 없고 일시적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되며 반드시 영업적 이익일 필요는 없으므로(헌재 2007. 10. 25. 2006헌바50 참조), 일회성의 매매를 통하여 이익을 얻을 목적 역시 영리 목적에 포함된다. 또한 일시적인 재산상 이득 목적을 넘어서 수입 행위를 업으로 한 자의 경우에는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가중처벌된다(제6조 제1항). 또한 수입이 수반되지 않은 경우에도 매매를 위해 대마를 소지한 경우에는 유통가능성의 측면에서 단순 소지와 달리 불법성이 증가하므로 법정형이 더 높다(마약류관리법 제59조 제1항 제7호, 제61조 제1항 제6호 참조). 이처럼 마약류관리법은 동일한 행위라 하더라도 그 목적이 무엇인지에 따라 법정형을 달리 정하고 있는바, 이는 목적 여하에 따라 불법성의 정도가 달리 평가되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서 형벌 체계의 균형을 도모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나) 형법상 모병이적죄, 물건제공이적죄, 특수공무방해치상죄, 현주건조물방화치상죄, 폭발성물건파열치사죄, 가스ㆍ전기 등 방류치사죄, 현주건조물일수치상죄, 교통방해치사죄, 음용수혼독치사죄, 살인죄, 존속상해치사죄, 약취ㆍ 유인ㆍ매매ㆍ이송 등 치사죄, 강간 등 상해ㆍ치상죄, 인질상해ㆍ치상죄, 특수강도죄는 대마 수입죄와 법정형이 무기 또는 5년 이상으로 동일하다. 대마 수입죄는 이른바 사회적 법익을 침해하는 죄로서 그 보호법익은 공중보건(마약류관리법 제1조), 즉 공중의 위생과 건강의 유지·향상이므로 위 범죄들과 보호법익이 다르다. 따라서 위 범죄들의 법정형과 단순히 평면적으로 비교하여 심판대상조항에서 정한 법정형의 경중을 논할 수는 없고, 이 점은 사람의 생명이 가장 존귀한 형벌법규의 보호법익이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헌재 1995. 4. 20. 93헌바40; 헌재 2007. 10. 25. 2006헌바50 참조). 더 나아가 대마가 공중보건 및 건전한 사회질서에 미치는 폐해 등을 고려할 때 대마를 수입하여 국내 공급 및 유통가능성을 증대시키는 행위가 위 형법상 범죄들에 비하여 반드시 죄질이 가볍다거나 비난가능성이 약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다) 청구인은 ‘대마를 구입하여 국내로 반입한 자’와 ‘단순히 국내로 반입만 한 자’는 불법성의 정도가 다르므로 양자를 동일하게 처벌하는 것은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구입행위에 대해서는 매수죄라는 별도의 범죄가 성립하고 구입이 수반되지 않았다면 매수죄는 성립하지 않으므로, 구입이 수반되지 않은 수입행위와 수반된 수입행위가 동일하게 취급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구입이 수반되지 않은 경우라 하더라도 국경을 넘어 국내로 들여오는 수입행위는 대마의 국내 공급 및 유통가능성을 증가시켰다는 점에서 불법성이 다르다고 볼 수 없으므로 대마를 국외에서 구매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비난가능성이나 죄질이 달라진다고 볼 수 없다.
(라) 이상의 점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은 형벌 체계상의 균형을 현저히 잃어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