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1. 3. 21. 선고 2000헌마663 결정 [국정감사및조사에관한법률 제7조 제2호 등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1. 이 ○ 세 외 942인 (청구인들 명단은 별지와 같다) 2. 서울특별시청공무원직장협의회 3. 부산광역시청공무원직장협의회 4. 대구광역시청공무원직장협의회 5. 광주광역시청공무원직장협의회 6. 경기도청공무원직장협의회 7. 경상북도청공무원협의회 8. 전라남도청공무원직장협의회 청구인들 국선대리인 변 호 사 이 석 조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들은 서울특별시, 부산광역시, 대구광역시, 전라남도 소속 공무원과 서울특별시청, 부산광역시청, 대구광역시청, 광주광역시청, 경기도청, 경상북도청 및 전라남도청의 각 공무원직장협의회이다. 특히 청구인 이○세는 서울시청공무원직장협의회 회장으로서 회원들의 근무환경개선, 업무능률, 고충처리, 기타 기관의 발전에 관한 사항을 기관장과 협의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던 중, 국회가 서울특별시에 대한 2000년도 국정감사에서 몇몇 자료를 요구하자, 그 자료의 방대함과 불필요성, 그 국정감사의 비효율성과 위법성 등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위법부당한 국정감사의 중지를 요구하는 서울특별시청공무원직장협의회의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이를 계기로 하여 청구인들은 국회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정감사의 근거가 되는 국정감사및조사에관한법률 제7조 제2호, 제10조 제1항이 헌법 제10조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제37조의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자유와 권리 및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였다고 하여,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국정감사및조사에관한법률(1988. 8. 5. 법률 제4011호로 제정되고 2000. 2. 16. 법률 제6267호로 개정된 것, 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7조 제2호와 제10조 제1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여부인데, 그 법률조항 및 관련 법률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법 제7조 (감사의 대상) 감사의 대상기관은 다음 각호와 같다. <개정 97·12·13>
1. 생략
2. 지방자치단체중 특별시·광역시·도. 다만, 그 고유사무에 관하여는 지방의회가 구성되어 자치적으로 감사업무를 시행할 때까지에 한한다.
3. 이하 생략
제10조 (감사 또는 조사의 방법) ① 위원회·제5조의 소위원회 또는 반은 감사 또는 조사를 위하여 그 의결로 감사 또는 조사와 관련된 보고 또는 서류의 제출을 관계인 또는 기관 기타에 요구하고, 증인·감정인·참고인의 출석을 요구하고 검증을 행할 수 있다. 다만, 위원회가 감사 또는 조사와 관련된 서류제출요구를 하는 경우에는 재적위원 3분의 1이상의 요구로 할 수 있다. <개정 2000·2·16> ② 이하 생략. 지방자치법 제36조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권) ①, ② 생략 ③ 지방자치단체 및 그 장이 위임받아 처리하는 국가사무와 시·도의 사무에 대하여 국회와 시·도의회가 직접 감사하기로 한 사무를 제외하고는 그 감사를 각각 당해 시·도의회와 시·군 및 자치구의회가 행할 수 있다. 이 경우 국회와 시·도의회는 그 감사결과에 대하여 당해 지방의회에 필요한 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 ④ 이하 생략.
2. 청구인의 주장과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1) 노동조합이 "법인 아닌 사단"으로서 기본권 능력이 인정되고 특히 헌법 제33조의 규정에 따라 기본권 주체성이 인정되므로, 공무원직장협의회도 단체행동권은 없으나 노동조합의 전 단계의 단체로서 노동조합과 마찬가지로 기본권 주체성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2) 국회의 국정감사와 관련한 자료요구는 기관에게 하는 것이므로, 그 기관장과 특별권력관계에 있는 청구인으로서는 국회의 국정감사요구 행위에 대하여 달리 불복할 방법이 없음은 물론, 권리침해를 구제 받을 다른 법적 절차도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직접 권리침해를 받았음을 이유로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것이 청구인에게 남은 유일한 구제방법이다.
(3) 헌법 제7조 제1항에 의하면,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무원은 이와 같은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 그에 따른 권리도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헌법 제37조 제1항의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자유와 권리에 해당한다고 하여야 한다. 그런데 감사원, 행정자치부, 시의회, 자체감사 등으로 이미 받고 있는 사무감사에 별도로 추가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에 근거하여 국회가 지방자치단체에 대하여 국정감사를 하고 그와 관련하여 자료를 요구함으로써 행정력과 예산을 낭비하고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여, 청구인의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권리인 공무원으로서의 직무수행권을 직접적이고도 명백히 침해하였다. 여기서 직무수행권이란 기본적인 직무이외의 불필요한 과외의 일을 하게 되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으로서 기본적인 직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하게 되었고 과중한 업무부담을 받게 되었다는 취지이고, 나아가 국회의 국정감사나 자료요구에 의하여 청구인들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4)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정감사는 고유사무를 대상으로 하든 국가위임사무를 대상으로 하든 관계없이 그 자체가 헌법상 보장된 지방자치제도를 무력화시키고, 자유민주주의의 필수적 구성요소인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
(5) 법 제7조 제2호의 규정내용은 사실상 추상적이고 포괄적이어서 국회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하는데 있어서 그 적용범위를 자의적으로 정하게 하여, 법을 무시하고 과도한 수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즉 이는 헌법재판소 결정에서 설시한 것처럼 막연하므로 무효이다. 그리고 실제로 국회가 지방자치단체에 대하여 실시하는 국정감사 70 내지 80%이상이 지방고유사무에 대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제10조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헌법 제37조의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자유와 권리 및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나. 행정자치부장관의 의견
(1) 국회의 국정감사는 국회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하는 것으로, 국정감사 자료요구는 국회가 지방자치단체에 대하여 행하는 것이므로,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이나 공무원직장협의회의 경우 자기관련성과 직접성이 없다고 할 것이다.
(2) 나아가 공무원인 청구인들은 공권력의 행사주체인 지방자치단체 소속의 공무원으로서 기본권 침해의 보호대상인 국민으로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없다.
(3) 국회의 국정감사는 국민의 대표기관이 행정부의 활동을 조사하여 감시·비판하고 잘못된 점을 적발·시정하기 위한 것으로, 국회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정감사는 직접적인 대국민적인 효력을 갖는 공권력의 행사라고 볼 수 없다. 그리고 국정감사에 필요한 자료요구도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에 대한 사실의 파악을 위한 것에 불과하지, 이로 인하여 특정한 권리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법적 효력을 발생시키는 것은 아니므로 공권력 행사로 보기 어렵다. 법 제7조 제2호 또한 직접적으로 권리관계의 변동이나 침해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국회의 국정감사와 법 제7조 제2호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아니다.
(4) 지방자치법 제9조 제1항, 제93조, 제94조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는 자치사무·단체위임사무·기관위임사무로 나누어 볼 수 있고,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지방자치단체의 집행기관이지만 국가로부터 사무를 위임받아 이를 처리하는 한도 내에서는 국가의 지방행정기관의 지위에 서게 된다. 그리고 국가가 시·도에 지원하는 예산은 시·도 전체 예산 규모의 약 31.7%에 이르고 있다. 이와 같이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일정 범위 내에서 국가의 행정기관의 지위에 있고 많은 부분 국가사무를 처리하고 있으며 국가재정을 집행하고 있는 현실을 살펴볼 때, 행정을 감시·비판하고 잘못된 점을 적발·시정하기 위해서라도 국회의 시·도에 대한 국정감사는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5) 법 제7조 제2호와 지방자치법 제36조 제3항에 의하면, 국회가 지방자치단체의 고유사무에 대하여는 감사할 수 없고, 국가사무의 경우에도 국회가 국정감사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지방의회가 이를 감사할 수 있어 이러한 점에 미루어 보면 국정감사제도가 지방자치제도를 훼손한다고 볼 수 없다.
(6) 지방자치법 제9조, 제10조 등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국정감사의 대상범위가 불명확하다는 것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사무구분이 구체적 법률에 의하여 정하도록 하고 있고, 국가사무와 자치사무의 구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나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오는 문제이지, 법 제7조 제2호의 규정이 모호한데서 오는 문제는 아니다. 그리고 국정감사의 대상범위를 달리 표현할 입법기술상의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며, 국가위임사무에 대해 지방의회에서 감사할 사항과 국회에서 감사할 사항을 구분하는 것도 어렵다.
(7) 헌법과 법에 의한 국정감사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것도 공무원의 직무의 범위에 속하는 것이다. 국정감사가 공무원의 직무수행에 대한 감시와 시정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이상, 공무원은 그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할 협조의무가 있고, 그 자료 준비에 시간이 투여되는 것은 사실이나 이 또한 업무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국정감사로 인하여 업무지장을 초래하여 직무수행권을 침해당했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다. 경기도지사의 의견
(1) 지금까지 국회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정감사는 고유사무와 국가위임사무를 구분하지 않고 실시함으로써, 법을 제정한 국회에서 스스로 법을 어기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으며, 지방의회의 고유권한을 침해하여 건전한 지방자치발전에 저해요인이 되고 있다. 그리고 국정감사장이 정치목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국정감사의 실효성이 의문시되고 지방자치단체에게 일상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만큼 양적, 시간적으로 무리한 국정감사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2) 국정감사는 의원내각제를 염두에 두고 기초되었던 제헌헌법에 삽입된 것이며, 대통령 중심제로 통치기구가 변경되는 과정에서도 삭제되지 않고 헌법에 근거가 남은 것으로 다른 선진국의 헌법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3)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정감사는 지방의회의 행정사무감사와 중복되는 것으로서 지방자치제도의 본질을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바, 지방자치단체에 대하여는 포괄적인 국정감사제도를 폐지하고 국정조사제도를 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라. 전라남도지사의 의견
국정감사 대상은 법 제7조 제2호에서 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국가 위임사무에 한하고, 지방 고유사무는 국정감사의 대상에서 제외함이 타당하다.
3. 판단
먼저, 청구인들에게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그들의 기본권 침해를 주장할 자기관련성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하면 헌법소원심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가 청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여기에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라 함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자기의 기본권이 현재 그리고 직접적으로 침해받은 자를 의미하며 단순히 간접적, 사실적 또는 경제적인 이해관계가 있을 뿐인 제3자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1993. 3. 11. 91헌마233, 판례집 5-1, 104, 111; 1993. 7. 29. 89헌마123, 판례집 5-2, 127, 134; 1994. 5. 6. 89헌마35, 판례집 6-1, 462, 493-494; 1994. 6. 30. 92헌마61, 판례집 6-1, 680, 684; 1998. 9. 30. 97헌마404, 판례집 10-2, 563, 565; 1999. 4. 29. 97헌마382, 판례집 11-1, 521, 527 각 참조). 그리고 법률의 의한 기본권침해의 자기관련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서, "어떠한 경우에 제3자의 자기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입법의 목적, 실질적인 규율대상, 법규정에서의 제한이나 금지가 제3자에게 미치는 효과나 진지성의 정도 및 규범의 직접적인 수규자에 의한 헌법소원제기의 기대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헌재 1997. 9. 25. 96헌마133, 판례집 9-2, 410, 416 참조).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 제7조 제2호가 국회가 하는 국정감사의 대상을, 법 제10조가 그 국정감사의 방법을 규정한 것으로, 국회와 지방자치단체간의 국정감사와 조사에 관한 권한과 의무관계를 그 규율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그 지방자치단체의 소속 공무원과 그 공무원직장협의회에 불과한 청구인들은 이 규정과 단순히 사실적, 간접적인 이해관계에 있을지언정 이 규정으로 그들의 권리의무에 직접 효력을 받는 것은 아니므로, 청구인들은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그들의 기본권 침해를 주장할 자기관련성이 없다고 할 것이다. 이 조항은 단지 국회와 지방자치단체간의 권한에 관한 문제 일 뿐이다.
4. 결론
따라서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1. 3.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