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4. 8. 28. 선고 2013헌마514 결정 [의료법 제27조 제1항 등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김○한 외 68인 청구인들의 대리인 변호사 박태원
- 선고일
- 2014. 8. 28.
1.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된 것) 제87조 제1항 제2호 중 제27조 제1항 본문의 전단에 관한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2. 청구인들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1. 사건개요
청구인들은 의료인이 아니지만 문신시술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청구인들은 의료법 제27조 제1항 전문, 제87조 제1항 제2호, 그리고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 제1호로 인하여 문신시술을 할 수 없게 되어 청구인들의 예술의 자유, 직업의 자유 등 기본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하면서 2013. 7. 2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된 것) 제27조 제1항 본문의 전단 부분, 제87조 제1항 제2호 중 제27조 제1항 본문의 전단에 관한 부분,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2011. 4. 12. 법률 제10579호로 개정된 것) 제5조 제1호 중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의 전단에 관한 부분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된 것)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①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단서 생략) 제87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제12조 제2항, 제18조 제3항, 제23조 제3항, 제27조 제1항, 제33조 제2항ㆍ제8항(제82조 제3항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을 위반한 자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2011. 4. 12. 법률 제10579호로 개정된 것) 제5조(부정의료업자의 처벌) 「의료법」 제27조를 위반하여 영리를 목적으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람은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이 경우 100만원 이상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병과한다.
1.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업(業)으로 한 행위
3. 청구인들의 주장
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호 중 제27조 제1항 본문의 전단에 관한 부분과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 제1호는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으나, 범죄의 구성요건인 의료행위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 죄형법정주의원칙에 위배된다. 심판대상조항들은 문신을 오직 의료인에게만 독점시키고 비의료인이 문신시술을 하는 경우 처벌하도록 하고 있어 청구인들의 인격권, 행복추구권, 직업의 자유, 표현의 자유, 예술의 자유를 침해한다.
4.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처벌조항의 전제가 되는 구성요건조항이 별도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 처벌조항에 대하여는 청구인들이 그 법정형이 체계정당성에 어긋난다거나 과다하다는 등 그 자체가 위헌임을 주장하지 않는 한 직접성을 인정할 수 없다(헌재 2009. 10. 29. 2007헌마1359; 헌재 2014. 4. 24. 2011헌마659등 참조). 청구인들은 처벌조항인 ‘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호 중 제27조 제1항 본문의 전단에 관한 부분’에서 정한 법정형이 체계정당성에 어긋난다거나 과다하다는 등 그 자체의 고유한 위헌성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전제되는 구성요건조항인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의 전단’이 위헌이어서 그 처벌조항도 당연히 위헌이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처벌조항에 대해서는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호 중 제27조 제1항 본문의 전단에 관한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5. 본안에 대한 판단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의 전단 부분과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 제1호 중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의 전단에 관한 부분(이하 합쳐 ‘이 사건 금지 조항들’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가. 명확성원칙 위배 및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여부
(1)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금지하는 구 의료법 조항들에 대하여 1996. 10. 31. 94헌가7 결정에서 최초로 합헌 결정을 한 이래 다수 결정에서 위 결정의 요지를 인용하여 합헌 또는 기각 결정을 하였다(헌재 2002. 12. 18. 2001헌마370; 헌재 2005. 3. 31. 2001헌바87 등). 최근에도 2013. 6. 27. 2010헌마658 사건에서 무면허 의료행위를 금지하는 의료법 조항 등에 관하여 합헌결정을 하였는데, 그 결정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의료행위는 반드시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관한 행위에만 한정되지 않고, 그와 관계없는 것이라도 의학상의 기능과 지식을 가진 의료인이 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를 가져올 우려가 있는 일체의 행위가 포함된다. 대법원도 구 의료법 제25조 제1항의 의료행위라 함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이외에도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해석하고 있다(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4542 판결; 대법원 1999. 6. 25. 선고 98도4716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이 의료법의 입법목적, 의료인의 사명에 관한 의료법상의 여러 규정 및 의료행위의 개념에 관한 대법원 판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심판대상조항들 중 ‘의료행위’의 개념은 건전한 일반상식을 가진 자에 의하여 일의적으로 파악되기 어렵다거나 법관에 의한 적용단계에서 다의적으로 해석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나) 의료행위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근본인 사람의 신체와 생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므로, 단순한 의료기술 이상의 “인체(人體) 전반에 관한 이론적 뒷받침”과 “인간의 신체 및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체계적으로 교육받고 이 점에 관한 국가의 검증을 거친 의료인에 의하여 행하여져야 하고,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아니한 방법 또는 무면허 의료행위자에 의한 약간의 부작용도 존엄과 가치를 지닌 인간에게는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는 것이다. 법이 인정하는 의료인이 아니면서 어떤 특정분야에 관하여는 우수한 의료능력을 가진 한 부류의 의료인들(넓은 의미)이 있다고 한다면, 국민건강의 보호증진을 위하여 입법자로서는 이들의 지식과 능력을 충분히 검증하고 이들에게 의료인 자격을 부여하는 경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면밀히 검토한 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면 이들에게도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입법정책의 문제로서 이러한 입법정책의 문제 때문에 심판대상조항들이 헌법에 위반된다고는 할 수 없다. 결국, 의료인이 아닌 자의 의료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은 매우 중대한 헌법적 법익인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호하고 국민의 보건에 관한 국가의 보호의무(헌법 제36조 제3항)를 이행하기 위하여 적합한 조치로서, 위와 같은 중대한 공익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다 적게 침해하는 다른 방법으로는 효율적으로 실현될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들로 인한 기본권의 제한은 비례의 원칙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헌법적으로 정당화되는 것이다.
(다)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서기석의 반대의견
심판대상조항들은 의료행위를 의료인의 독점적 활동영역으로 보장함으로써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금지하는 결과를 야기하고 있는바, 의료행위의 범위가 넓게 규정되면 비의료인에게 금지되는 행위의 범위도 그만큼 넓어지기 때문에 의료인만이 할 수 있는 의료행위 범위의 설정은 그 전문성과 위험성을 고려하여 적정한 범위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의료행위라 함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관한 행위로서 의학적 전문지식이 있는 자에 의해 행해져야 하지만, 의료행위의 태양에 따라서는 의학적 전문지식의 요구 정도나 생명ㆍ신체에 미치는 위해성의 정도에 차이가 있으므로 국가는 의료행위의 태양이나 생명ㆍ신체에 대한 위험성에 따라 다양한 의료인의 자격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만일 개개 의료행위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의 정도나 그 위험성 등을 고려함이 없이 일률적으로 의료인의 자격을 강화하여 비의료인에 의한 의료행위 전부를 금지한다면, 위험성이 낮은 의료행위로서 전문적 기술을 요하지 않는 행위조차도 의료인만이 할 수 있게 되어 국민의 의료행위 선택가능성은 그만큼 좁아지고, 그 결과 생명ㆍ신체에 대한 위해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의료행위에 전문자격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취지는 퇴색될 것이다. 이와 같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지만, 의사면허를 취득할 정도의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다고 보기 어려운 행위에 대하여 의사의 면허보다 낮은 수준의 의료기술로도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그 범위 내에서 의료행위를 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심판대상조항들이 목적으로 하는 사람의 생명, 신체나 공중위생에 대한 위해의 발생을 막을 수 있음은 물론 의료인이 아닌 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도 보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결국, 심판대상조항들이 생명ㆍ신체나 공중위생에 대한 위해발생 가능성이 낮은 의료행위까지 전부 의사, 치과의사 및 한의사에게 독점시키는 것은 비의료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들이 ‘사람의 생명ㆍ신체나 공중 위생에 대한 위해발생 가능성이 낮은 의료행위’에 대하여 이에 상응한 적절한 자격제도를 마련하지 아니한 채, 비의료인에 의한 의료행위를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비의료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
(2) 판단
이 사건 금지조항들에 대하여 위 선례와 달리 판단할 사정의 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금지조항들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하고,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도 아니한다.
나. 청구인들의 기타 주장에 대한 판단
청구인들은 이 사건 금지조항들이 청구인들의 인격권, 행복추구권, 표현의 자유 및 예술의 자유를 침해하고, 문신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의 행복추구권과 표현의 자유, 예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 및 예술의 자유는 결국 청구인들이 무면허 의료행위를 할 수 없게 됨으로써 제한되는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에 부수하여 제한되는 기본권이므로 주된 기본권인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판단에서와 마찬가지의 이유로 침해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행복추구권은 다른 기본권에 대한 보충적 기본권으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므로 직업의 자유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행복추구권의 침해 여부에 대하여는 별도로 심사하지 아니한다(헌재 2003. 9. 25. 2002헌마519; 헌재 2008. 11. 27. 2005헌마161등 참조). 그리고 이 사건 금지조항들에서 무면허 의료행위를 금지한다고 하여 청구인들의 인격권을 제한한다고 볼 수 없고, 문신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의 기본권 침해 주장에 대하여는 청구인들의 기본권에 관한 내용이 아니므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6.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된 것) 제87조 제1항 제2호 중 제27조 제1항 본문의 전단에 관한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이 사건 금지조항들에 관한 부분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이 사건 금지조항들에 대하여 앞서 본 선례(2010헌마658)의 반대의견과 마찬가지 취지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의견이 일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