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4. 7. 24. 선고 2014헌바152 결정 [의료법 제27조 제1항 등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최○순
- 대리인
- 변호사 박태원, 곽승구
- 당해사건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고정5744 의료법위반
- 선고일
- 2014. 7. 24.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된 것) 제87조 제1항 제2호 중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개요
청구인은 “누구든지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2013. 8. 22. 11:00경 서울 종로구 ○○동 187-7에 있는 ○○연대 봉사실에서 조○선 등 회원 8명에게 침과 뜸을 놓아주는 방법으로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고정5744). 청구인은 위 소송 계속 중 의료법 제27조 제1항 및 제87조 제1항 제2호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위 신청이 기각되자(서울중앙지방법원 2014초기57), 2014. 3. 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심판대상으로 의료법 제27조 제1항 및 제87조 제1항 제2호를 기재하였으나, 당해사건의 전제가 되는 부분은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된 것) 제87조 제1항 제2호 중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므로, 심판대상을 이와 같이 한정한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된 것) 제87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제12조 제2항, 제18조 제3항, 제23조 제3항, 제27조 제1항, 제33조 제2항ㆍ제8항(제82조 제3항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을 위반한 자
[관련조항] 의료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①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3. 청구인의 주장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의료행위의 개념에 관하여 규정하지 않음으로써 범죄의 구성요건을 불확정ㆍ불명확하게 하였고, 그로 인하여 법을 해석ㆍ집행하는 기관은 널리 민간에서 행하여지고 있고 그 사용에 별다른 전문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 치료방법까지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처벌하고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한다. 또한, 침구술과 같은 보완대체요법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위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에 대하여 전혀 증명된 바가 없음에도, 전통 민간의학의 수많은 장점과 치료효과는 외면한 채 극소한 위험성만을 크게 과장하여 무조건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4. 판단
가.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구 의료법 조항들에 대하여 1996. 10. 31. 94헌가7 결정에서 최초로 합헌 결정을 한 이래 다수 결정에서 위 결정의 요지를 인용하여 합헌 또는 기각 결정을 하였는바(헌재 2002. 12. 18. 2001헌마370; 헌재 2005. 3. 31. 2001헌바87; 헌재 2010. 7. 29. 2008헌가19등), 그 결정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의료법의 입법취지와 각 규정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의사의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필요로 함과 동시에 사람의 생명ㆍ신체 또는 일반 공중위생에 밀접하고 중대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의료법에서 의사가 되는 자격에 대하여 엄격한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고, 따라서 무면허 의료행위를 처벌하는 취지는 의료행위를 의사에게만 독점적으로 허용하고 일반인이 이를 하지 못하게 금지하여 의사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사람의 생명ㆍ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상의 위험을 방지하고자 함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의료행위에는 반드시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관한 행위에만 한정되지 않고, 그와 관계없는 것이라도 의학상의 기능과 지식을 가진 의료인이 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를 가져올 우려가 있는 일체의 행위가 포함된다. 대법원도 구 의료법 제25조 제1항의 의료행위라 함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이외에도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4542 판결; 대법원 1999. 6. 25. 선고 98도4716 판결 등 참조)고 해석하고 있다. 이처럼 의료법의 입법목적, 의료인의 사명에 관한 의료법상의 여러 규정 및 의료행위의 개념에 관한 대법원 판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의료행위’의 개념은 건전한 일반상식을 가진 자에 의하여 일의적으로 파악되기 어렵다거나 법관에 의한 적용단계에서 다의적으로 해석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의료행위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근본인 사람의 신체와 생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므로 단순한 의료기술 이상의 “인체(人體) 전반에 관한 이론적 뒷받침”과 “인간의 신체 및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체계적으로 교육받고 이 점에 관한 국가의 검증을 거친 의료인에 의하여 행하여져야 하고,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아니한 방법 또는 무면허 의료행위자에 의한 약간의 부작용도 존엄과 가치를 지닌 인간에게는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무면허 의료행위자 중에서 부작용이 없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구분하는 것은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하며, 부분적으로 그 구분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일반인들이 이러한 능력이 있는 무면허 의료행위자를 식별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국가에서 일정한 형태의 자격인증을 하는 방법 이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고, 외국의 입법례를 보더라도 의료인 면허제도를 채택하고 무면허 의료행위를 사전에 전면금지하는 것 이외의 다른 규제방법을 찾아볼 수 없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무면허 의료행위를 일률적,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그 치료결과에 관계없이 형사처벌을 받게 하는 이 법의 규제방법은, “대안이 없는 유일한 선택”으로서 실질적으로도 비례의 원칙에 합치되는 것이다. 법이 인정하는 의료인이 아니면서 어떤 특정분야에 관하여는 우수한 의료능력을 가진 한 부류의 의료인들(넓은 의미)이 있다고 한다면, 국민건강의 보호증진을 위하여 입법자로서는 이들의 지식과 능력을 충분히 검증하고 이들에게 의료인 자격을 부여하는 경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면밀히 검토한 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면 이들에게도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입법정책의 문제로서 이러한 입법정책의 문제 때문에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는 할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이 의료인이 아닌 자의 의료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은 매우 중대한 헌법적 법익인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호하고 국민의 보건에 관한 국가의 보호의무(헌법 제36조 제3항)를 이행하기 위하여 적합한 조치로서, 위와 같은 중대한 공익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다 적게 침해하는 다른 방법으로는 효율적으로 실현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한 기본권의 제한은 비례의 원칙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헌법적으로 정당화되는 것이다. 』 그리고 최근 헌재 2013. 6. 27. 2010헌마658 결정, 헌재 2013. 6. 27. 2010헌바488 결정, 헌재 2013. 8. 29. 2012헌바101 결정 및 헌재 2013. 8. 29. 2012헌바174 결정에서도 같은 취지로 기각 및 합헌 판단을 내린 바 있다.
나.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헌법재판소의 위와 같은 견해는 여전히 타당하고 이 사건에서 이와 달리 판단해야 할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판단에서도 이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서기석의 아래 6.과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6.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서기석의 반대의견
가. 우리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사람의 생명ㆍ신체나 공중위생에 대한 위해발생 가능성이 낮은 의료행위’까지 일률적,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에 대해 헌재 2013. 6. 27. 2010헌마658 결정, 헌재 2013. 6. 27. 2010헌바488 결정, 헌재 2013. 8. 29. 2012헌바101 결정, 헌재 2013. 8. 29. 2012헌바174 결정 등에서 반대의견을 밝힌 바 있고,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의료행위는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를 다루는 일로서 이를 그르칠 경우 그 피해의 회복이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려우므로 체계적으로 의학을 공부하고 상당 기간 임상실습을 한 후 국가의 검증(국가시험)을 거친 사람에 한하여 이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사람의 생명, 신체나 공중위생에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미리 방지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이러한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의료인에게만 위와 같은 의료행위를 허용하는 것은 그 입법목적 달성에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이 된다.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의료행위를 의료인의 독점적 활동영역으로 보장함으로써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금지하는 결과를 야기하고 있는바, 의료행위의 범위가 넓게 규정되면 비의료인에게 금지되는 행위의 범위도 그만큼 넓어지기 때문에 의료인만이 할 수 있는 의료행위 범위의 설정은 그 전문성과 위험성을 고려하여 적정한 범위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의료행위라 함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관한 행위로서 의학적 전문지식이 있는 자에 의해 행해져야 하지만, 의료행위의 태양에 따라서는 의학적 전문지식의 요구 정도나 생명ㆍ신체에 미치는 위해성의 정도에 차이가 있으므로 국가는 의료행위의 태양이나 생명ㆍ신체에 대한 위험성에 따라 다양한 의료인의 자격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만일 개개 의료행위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의 정도나 그 위험성 등을 고려함이 없이 일률적으로 의료인의 자격을 강화하여 비의료인에 의한 의료행위 전부를 금지한다면, 위험성이 낮은 의료행위로서 전문적 기술을 요하지 않는 행위조차도 의료인만이 할 수 있게 되어 국민의 의료행위 선택가능성은 그만큼 좁아지고, 그 결과 생명ㆍ신체에 대한 위해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의료행위에 전문자격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취지는 퇴색될 것이다. 이와 같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지만, 의사면허를 취득할 정도의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다고 보기 어려운 행위에 대하여 의사의 면허보다 낮은 수준의 의료기술로도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그 범위 내에서 의료행위를 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목적으로 하는 사람의 생명, 신체나 공중위생에 대한 위해의 발생을 막을 수 있음은 물론 의료인이 아닌 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도 보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법정의견에서는 무면허 의료행위자에 의한 약간의 부작용도 존엄과 가치를 지닌 인간에게는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 이는 서양의료기술에 있어서는 수긍할 수 있지만, 수천 년 동안 검증되고 연구되어 온 일부 민간요법 내지 대체의료행위의 우수성을 간과한 것이며, 세계적으로 서양의학의 한계성을 절감하고 대체의학을 연구하고 검증하려는 추세와도 맞지 않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이 생명ㆍ신체나 공중위생에 대한 위해발생 가능성이 낮은 의료행위까지 전부 의사, 치과의사 및 한의사에게 독점시키는 것은 비의료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사람의 생명ㆍ신체나 공중위생에 대한 위해발생 가능성이 낮은 의료행위’에 대하여 이에 상응한 적절한 자격제도를 마련하지 아니한 채, 비의료인에 의한 의료행위를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비의료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
나. 이 사건에서도 위와 같은 반대의견을 유지하기로 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