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3. 6. 27. 선고 2010헌바488 결정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 등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최○훈 대리인 변호사 황종국
- 당해사건
- 부산지방법원 2010노3224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부정의료업자)
구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개정되고, 2011. 4. 12. 법률 제105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중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영리를 목적으로 한의사가 아닌 자가 2010. 5. 말경부터 같은 해 6. 30.경까지 부산 남구 용호동 ○○로 152-61 소재 ‘○○ 철학원’에서 환자들에게 10여 회에 걸쳐 침을 놓아 주고 1회당 2만 원을 치료비 명목으로 교부받아 한방의료행위를 업으로 하였다는 이유로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부정의료업자)으로 기소되어 1심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2) 청구인은 위 1심 판결에 항소하여 항소심 계속 중 구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 중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 부분, 의료법 제27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0. 12. 3. 기각되자(부산지방법원 2010초기3143), 2010. 12. 28. 위 조항들에 대한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은 구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개정되고, 2011. 4. 12. 법률 제105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의료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개정된 것) 제27조 제1항 본문, 제87조 제1항 제2호를 심판대상으로 구하고 있으나, 당해 사건의 전제가 되는 부분은 구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개정되고, 2011. 4. 12. 법률 제105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중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므로 심판대상을 이와 같이 한정하기로 한다.
구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개정되고, 2011. 4. 12. 법률 제105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부정의료업자의 처벌) 의료법 제27조의 규정을 위반하여 영리를 목적으로 의사가 아닌 자가 의료행위를, 치과의사가 아닌 자가 치과의료행위를, 한의사가 아닌 자가 한방의료행위를 업으로 한 자는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이 경우에는 100만 원 이상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병과한다.
[관련 조항] 의료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개정된 것)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①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단서 생략)
제87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제12조 제2항, 제18조 제3항, 제23조 제3항, 제27조 제1항, 제33조 제2항(제82조 제3항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을 위반한 자
2. 청구인의 주장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의사, 한의사가 고치지 못하거나 돈이 없어 의사, 한의사에게 가서 진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하여는 치료의 기회를 박탈한 채 아무런 대책도 세워주지 않기 때문에 헌법 제12조 제1항의 신체에 대한 자기결정권, 헌법 제36조 제3항의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의사, 한의사가 아니면서 병을 잘 고치는 사람으로 하여금 죽어가는 환자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므로 헌법 제15조의 직업선택의 자유,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
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우리 민족 고유의 탁월한 자연의술을 부정함으로써 헌법 전문 및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야 한다’는 헌법 제9조에 위배되는 것이다.
3. 판 단
가.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구 의료법 조항들에 대하여 1996. 10. 31. 94헌가7 결정에서 최초로 합헌 결정을 한 이래 다수 결정에서 위 결정의 요지를 인용하여 합헌 또는 기각 결정을 하였는바(헌재 2002. 12. 18. 2001헌마370, 판례집 14-2, 882; 헌재 2005. 3. 31. 2001헌바87, 판례집 17-1, 321; 헌재 2010. 7. 29. 2008헌가19, 판례집 22-2상, 37 등 참조), 그 결정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의료행위’라 함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관한 행위로서 의학적 전문지식이 있는 자가 행하지 아니하면 사람의 생명, 신체나 공중위생에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말한다. 한 나라의 의료제도는 그 나라의 국민건강의 보호증진을 목적으로 하여(의료법 제1조 참조) 합목적적으로 체계화된 것이므로 국가로부터 의료에 관한 지식과 기술의 검증을 받은 사람으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안전하며, 사람의 생명과 신체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행위의 특성상 가사 어떤 시술방법에 의하여 어떤 질병을 상당수 고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국가에 의하여 확인되고 검증되지 아니한 의료행위는 항상 국민보건에 위해를 발생케 할 우려가 있으므로 전체국민의 보건을 책임지고 있는 국가로서는 이러한 위험발생을 미리 막기 위하여 이를 법적으로 규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의료행위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근본인 사람의 신체와 생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므로 단순한 의료기술 이상의 "인체(人體) 전반에 관한 이론적 뒷받침"과 "인간의 신체 및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체계적으로 교육받고 이 점에 관한 국가의 검증을 거친 의료인에 의하여 행하여져야 하고,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아니한 방법 또는 무면허 의료행위자에 의한 약간의 부작용도 존엄과 가치를 지닌 인간에게는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무면허 의료행위자 중에서 부작용이 없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구분하는 것은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하며, 또 부분적으로 그 구분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일반인들이 이러한 능력이 있는 무면허 의료행위자를 식별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국가에서 일정한 형태의 자격인증을 하는 방법 이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고, 외국의 입법례를 보더라도 의료인 면허제도를 채택하고 무면허 의료행위를 사전에 전면금지하는 것 이외의 다른 규제방법을 찾아볼 수 없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무면허 의료행위를 일률적,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그 치료결과에 관계없이 형사처벌을 받게 하는 이 법의 규제방법은, "대안이 없는 유일한 선택"으로서 실질적으로도 비례의 원칙에 합치되는 것이다. 법이 인정하는 의료인이 아니면서 어떤 특정분야에 관하여는 우수한 의료능력을 가진 한 부류의 의료인들(넓은 의미)이 있다고 한다면, 국민건강의 보호증진을 위하여 입법자로서는 이들의 지식과 능력을 충분히 검증하고 이들에게 의료인 자격을 부여하는 경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면밀히 검토한 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면 이들에게도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입법정책의 문제로서 이러한 입법정책의 문제 때문에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는 할 수 없다. 요컨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의료인이 아닌 자의 의료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은 매우 중대한 헌법적 법익인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호하고 국민의 보건에 관한 국가의 보호의무(헌법 제36조 제3항)를 이행하기 위하여 적합한 조치로서, 위와 같은 중대한 공익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다 적게 침해하는 다른 방법으로는 효율적으로 실현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한 기본권의 제한은 비례의 원칙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헌법적으로 정당화되는 것이다.』 그리고 헌재 2010. 7. 29. 2008헌가19(판례집 22-2상, 59)결정에서는 이 사건 법률조항과 동일한 심판대상에 대하여 『이 사건 의료법 조항들이 단순한 무면허 의료행위를 처벌하는 것과 달리 이 사건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조항은 영리의 목적으로 무면허 의료행위를 업으로 한 경우 이를 가중 처벌하는바, 양자는 모두"의료인이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라는 규정을 위반한 경우 이를 처벌하는 점에서는 동일하고 단지 의료행위를 영리의 목적으로 업으로 하였느냐 여부에 따라 처벌의 정도를 달리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조항의 위헌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위에서 살펴본 이 사건 의료법 조항들의 위헌 여부 논의와 달리할 이유가 없다』라고 하여 합헌 판단을 내린 바 있다.
나.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헌법재판소의 위와 같은 견해는 여전히 타당하고 이 사건에서 이와 달리 판단해야 할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판단에서도 이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다. 청구인의 나머지 주장에 대한 판단
(1) 평등권 침해 여부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대안의학 등을 깊이 연구한 전문가가 민간요법을 행한 경우까지 비의료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일률적으로 처벌하는 것은 의료인과 비의료인을 합리적 이유없이 차별하여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한의사는 의과대학에서 한의학을 공부하고 상당기간 임상실습을 한 후 국가의 검증(국가시험)을 거친 사람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자격을 갖추지 못한 비의료인과 다르다고 할 것이고, 비의료인에게 의료행위를 맡길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 앞에서 충분히 판단한 바와 같으므로, 위와 같은 차별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헌재 2010. 7. 29. 2008헌가19등, 판례집 22-2상, 37, 62 참조).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2) 헌법 제9조 위반 여부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관한 헌법 제9조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나, 청구인이 주장하는 ‘전통문화의 계승과 발전’은 우리 헌법의 이념적 기초로서 헌법이나 법률해석의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을 뿐, 그에 기하여 곧바로 국민의 개별적 기본권성을 도출해 낼 수는 없으므로 이를 들어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 할 수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서기석의 아래 5.와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5.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서기석의 반대의견
우리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사람의 생명·신체나 공중위생에 대한 위해발생 가능성이 낮은 의료행위’까지 일률적,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위와 같은 의료행위를 하려는 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므로, 다음과 같은 반대의견을 밝힌다.
가. 의료행위는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를 다루는 일로서 이를 그르칠 경우 그 피해의 회복이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려우므로 체계적으로 의학을 공부하고 상당 기간 임상실습을 한 후 국가의 검증(국가시험)을 거친 사람에 한하여 이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사람의 생명, 신체나 공중위생에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미리 방지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이러한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의료인에게만 위와 같은 의료행위를 허용하는 것은 그 입법목적 달성에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이 된다.
나.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의료행위를 의료인의 독점적 활동영역으로 보장함으로써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금지하는 결과를 야기하고 있는바, 의료행위의 범위가 넓게 규정되면 비의료인에게 금지되는 행위의 범위도 그만큼 넓어지기 때문에 의료인만이 할 수 있는 의료행위 범위의 설정은 그 전문성과 위험성을 고려하여 적정한 범위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의료행위라 함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관한 행위로서 의학적 전문지식이 있는 자에 의해 행해져야 하지만, 의료행위의 태양에 따라서는 의학적 전문지식의 요구 정도나 생명·신체에 미치는 위해성의 정도에 차이가 있으므로 국가는 의료행위의 태양이나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성에 따라 다양한 의료인의 자격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만일 개개 의료행위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의 정도나 그 위험성 등을 고려함이 없이 일률적으로 의료인의 자격을 강화하여 비의료인에 의한 의료행위 전부를 금지한다면, 위험성이 낮은 의료행위로서 전문적 기술을 요하지 않는 행위조차도 의료인만이 할 수 있게 되어 국민의 의료행위 선택가능성은 그만큼 좁아지고, 그 결과 생명·신체에 대한 위해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의료행위에 전문자격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취지는 퇴색될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방지하기 위해 외국에서는 위험성이 낮은 의료행위에 대해 의사면허 없이도 이것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독일은 ‘면허없이 직업적인 의료행위를 시행하는 것에 관한 법률’(Gesetz uber die berufsmaßige Ausubung der Heilkunde ohne Bestallung)에 의하여 국가보건관청 소속 의사가 의사 면허 없이 의료행위를 하고자 하는 자의 자격요건 및 당해 의료행위가 국민건강에 위험이 있는지를 심사하여 치료사(Heilpraktiker) 허가를 함으로써 의사면허가 없는 자도 일정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고, 미국의 일부 주들은 카이로 프랙틱의사(Doctor of Chiropractic)제도, 침사 면허제도를 두고 있으며, 일본은 의업유사행위자로서 안마마사지지압사, 침사, 구사, 유도정복사 등을 인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지만, 의사면허를 취득할 정도의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다고 보기 어려운 행위에 대하여 의사의 면허보다 낮은 수준의 의료기술로도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그 범위 내에서 의료행위를 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목적으로 하는 사람의 생명, 신체나 공중위생에 대한 위해의 발생을 막을 수 있음은 물론 의료인이 아닌 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도 보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법정의견에서는 무면허 의료행위자에 의한 약간의 부작용도 존엄과 가치를 지닌 인간에게는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 이는 서양의료기술에 있어서는 수긍할 수 있지만, 수천 년 동안 검증되고 연구되어 온 일부 민간요법 내지 대체의료행위의 우수성을 간과한 것이며, 세계적으로 서양의학의 한계성을 절감하고 대체의학을 연구하고 검증하려는 추세와도 맞지 않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이 생명·신체나 공중위생에 대한 위해발생 가능성이 낮은 의료행위까지 전부 의사, 치과의사 및 한의사에게 독점시키는 것은 비의료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
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사람의 생명·신체나 공중위생에 대한 위해발생 가능성이 낮은 의료행위’에 대하여 이에 상응한 적절한 자격제도를 마련하지 아니한 채, 비의료인에 의한 의료행위를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비의료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
2013. 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