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2. 3. 29. 선고 2010헌바89 결정 [형법 제328조 제1항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정○숙
- 당해사건
- 서울동부지방법원2009고단2071절도, 주거침입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344조 중 제328조 제1항을 제329조에 준용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청구인의 이복남매 친족인 정○배가 청구인을 절도 등으로 고소한 후, 청구인은 2009. 7. 23. 서울동부지방법원에 "청구인이 2009. 1. 28. 14:00경 피해자 정○배의 주거지에 침입하여 그곳 금고 안에 있던 청구인의 모친 박○선 소유의 무기명식 양도성 예금증서 95장을 꺼내어 벽장 안에 숨겨놓은 후 다음 날 이를 가지고가절취하였다"는공소사실로기소되었고, 2010. 1. 21. 위 법원은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청구인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하였다(위 법원 2009고단2071).
(2)청구인은 위 2009고단2071 사건 계속 중 형법 제344조에 의하여 형법 제329조 절도죄에 준용되는 형법 제328조 제1항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간의 죄는 형을 면제한다."는 규정은 피해재물 소유자의 고소가 없어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해석하거나 피해재물의 소유자와 점유자가 다른 경우에 형법 제328조 제1항이 적용되기 위하여 범인과 소유자 외에 점유자에게까지 친족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해석하는 한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하였으나(위법원2009초기2069), 2010. 1. 11. "형법 제328조 제1항은 위 형사사건 재판에 적용되지 않아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하되고, 같은 달 14. 그 결정문을 송달받자, 2010. 2. 1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3)한편 청구인은 위 제1심 유죄판결에 항소하여 2010. 11. 18. 항소심에서 절도의 점에 대하여는 형면제, 주거침입의 점에 대하여는 무죄의 판결을 선고받았고(위 법원 2010노160), 쌍방 상고제기로 현재 상고심 계속 중에 있다(대법원 2010도16537).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은 이 사건 심판의 대상으로 형법 제328조 제1항을 들고 있으나, 청구인이 이 사건 심판청구를 통하여 다투는 것은 형법 제344조에 의하여 형법 제329조 절도죄에 준용되는 형법 제328조 제1항 규정이므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형법 제344조 중 제328조 제1항을 제329조에 준용하는 부분(밑줄친 부분, 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344조(친족간의 범행) 제328조의 규정은 제329조 내지 제332조의 죄 또는 미수범에 준용한다.
[관련조항] 형법(2005. 3. 31. 법률 제7427호로 개정된 것) 제328조(친족간의 범행과 고소) ①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간의 제323조의 죄는 형을 면제한다.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328조(친족간의 범행과 고소) ② 제1항 이외의 친족간에 제323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제329조(절도)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가. 절도죄의 보호법익은 소유권이고, 절도죄의 피해자는 재물의 소유자이다. 형법 제328조 제2항의 먼 친족 간의 절도죄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으므로, 친족상도례의 취지상 형법 제328조 제1항의 가까운 친족 간의 절도죄는 피해재물 소유자의 고소가 있어야 하고 고소가 있더라도 형이 면제된다는 의미로 해석하여야 하고, 이와 달리 형법 제328조 제1항의 가까운 친족 간의 절도죄에 대하여 피해재물 소유자의 고소가 없어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나. 피해재물의 소유자와 점유자가 다른 경우,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적용되기 위하여 범인과 피해재물 소유자 간에 친족관계가 있으면 된다고 보아야 하고, 이와 달리 피해재물 소유자뿐만 아니라 점유자에게까지 친족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해석하는 한 평등원칙에 위반되고, 신체의 자유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3.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가. 형법 제328조 제1항의 가까운 친족 간의 절도죄에 대하여 피해재물 소유자의 고소가 없어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한 위헌이라는 주장은 형법 제328조 제2항의 먼 친족 간의 절도죄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 형법 제328조 제1항의 가까운 친족 간의 절도죄에 대하여 피해재물 소유자의 고소가 있어야 형을 면제하는 것으로 규정하지 않은 것이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는 이른바 부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피해재물의 소유자와 점유자가 다른 경우,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적용되기 위하여 범인과 피해재물 소유자뿐만 아니라 점유자에게까지 친족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해석하는 한 위헌이라는 주장은 절도죄에 있어서 형법 제328조 제1항이 적용되기 위하여 범인과 피해재물의 소유자 및 점유자 쌍방 간에 모두 친족관계가 있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1980. 11. 11. 선고 80도131 판결)에 의해 구체화된 이 사건 법률조항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나. 이 사건 청구인의 헌법소원이 인용되어 이 사건 법률조항이 피해재물 소유자의 고소가 있어야 형을 면제하도록 규정하지 않은 것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결정을 하고 그 결정취지에 따라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경우, 당해사건에서 재물 소유자인 박○선의 고소가 없었으므로 청구인은 공소기각 판결을 받게 되고(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범인과 피해재물 소유자뿐만 아니라 점유자에게까지 친족관계가 있어야 적용된다고 하는 것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이 선고될 경우, 당해사건에서 청구인은 피해재물 소유자인 박○선과 형법 제328조 제1항의 친족관계가 있으므로 청구인이 피해재물 점유자와 친족관계에 있는지 여부와 관계 없이 형면제 판결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는 당해사건 재판의 결론이나 주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된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평등원칙 위반 여부
(1) 차별취급의 존부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평등원칙 위반 여부 심사를 위하여 비교집단으로 설정할 수 있는 것은 첫째 형법 제328조 제1항의 친족과 형법 제328조 제2항의 친족, 둘째 피해재물의 소유자와만 친족관계가 있는 사람과 소유자 및 점유자 모두와 친족관계가 있는 사람이다. 먼저 이 사건 법률조항이 형법 제328조 제1항의 가까운 친족 간의 절도죄는 고소 여부와 상관 없이 형을 면제하도록 하는 반면, 형법 제328조 제2항의 먼 친족 간의 절도죄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으므로, 친족 간의 절도죄에 있어서 형법 제328조 제1항의 친족과 형법 제328조 제2항의 친족 간에 차별취급이 존재한다.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적용되기 위하여 절도범인과 피해재물의 소유자 및 점유자 쌍방 간에 친족관계가 필요하다고 해석하는 경우, 피해재물의 소유자와만 친족관계가 있는 사람과 소유자 및 점유자 모두와 친 족관계가 있는 사람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 여부가 달라지므로, 양자 사이에 차별취급이 존재한다.
(2) 차별취급의 합리성 여부
(가) 형법 제328조 제1항의 친족과 형법 제328조 제2항의 친족 간 차별취급의 경우 이 사건 법률조항은 형법 제328조 제1항의 가까운 친족 간의 절도죄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고소 여부와 상관 없이, 피해자가 고소를 하더라도 형을 면제하여 처벌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가정 내부의 문제는 국가형벌권이 간섭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정책적 고려와 함께 가정의 평온이 형사처벌로 인해 깨지는 것을 막으려는 데에 그 입법취지가 있다. 이에 비해 형법 제328조 제2항의 먼 친족 간의 절도죄에 대하여는 국가가 먼저 개입하지 아니하되 피해자가 굳이 고소를 하여 처벌을 원한다면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형식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형법 제328조 제1항의 형면제는 유죄의 실체판결이고, 형법 제328조 제2항은 친고죄로 규정되어 있어서 고소가 없음에도 기소된 경우에는 공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하므로, 형법 제328조 제2항의 먼 친족 간의 범죄에 대하여 더 유리한 취급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측면에서 보면 피해자의 고소가 있는 경우, 형법 제328조 제1항의 가까운 친족 간의 절도죄는 필요적으로 형을 면제하고, 형법 제328조 제2항의 먼 친족 간의 절도죄는 기소하여 처벌할 수 있으므로 형법 제328조 제1항의 적용을 받는 것이 형법 제328조 제2항의 적용을 받는 것보다 불리하다고 할 수 없고, 피해자의 고소가 없는 경우에는 형법 제328조 제1항의 가까운 친족 간의 절도죄는 기소하더라도 형을 면제하여야 하기 때문에 검찰실무상 형법 제328조 제1항의 친족상도례에 해당하는 때에는 공소권없음의 불기소처분(검찰사건사무규칙 제69조 제3항 제4호)을 하며, 형면제 사유가 있음에도 이를 간과하고 기소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리고 형법 제328조 제1항의 가까운 친족 간의 절도죄는 고소 여부와 상관 없이 일률적으로 형을 면제하기 때문에 굳이 친고죄로 규정할 필요가 없다. 반대의견과 같이 피해자의 고소가 없는 경우, 피고인의 입장에서 형면제 판결보다 공소기각 판결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아 친고죄로 규정하면서 고소가 있는 경우에는 형을 면제하도록 하는 것은 이론상으로는 가능하나 그러한 입법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친족간의 재산범죄에 관한 외국의 입법례를 보면 일본은 우리나라와 유사하고, 독일은 원친, 근친을 구별하지 않고 친고죄로 규정하고 있을 뿐 근친을 원친보다 더 배려하는 규정은 없다. 따라서 친족 간의 절도죄에 있어서 형법 제328조 제1항의 친족과 형법 제328조 제2항의 친족 간을 법률상 달리 취급하는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
(나) 피해재물의 소유자와만 친족관계가 있는 사람과 소유자 및 점유자 모두와 친족관계가 있는 사람 간 차별취급의 경우 이 사건 법률조항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절도죄는 재물의 점유를 침탈함으로써 성립되는 범죄이므로 재물의 점유자가 절도죄의 피해자가 되는 것이나 절도죄는 점유자의 점유를 침탈함으로써 그 재물의 소유자를 해하게 되는 것이므로 재물의 소유자도 절도죄의 피해자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니 형법 제344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형법 제328조 소정의 친족 간의 범행에 관한 조문은 범인과 피해물건의 소유자 및 점유자 쌍방 간에 같은 조문 소정의 친족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이고, 단지 절도범인과 피해물건의 소유자 간에만 친족관계가 있거나 절도범인과 피해물건의 점유자 간에만 친족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적용이 없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80. 11. 11. 선고 80도131 판결 참조). 절도죄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고(형법 제329조), 절취행위에는 타인의 의사에 반하는 점유 침탈이 수반되므로, 피해재물 소유자뿐만 아니라 점유자도 피해를 입게 된다고 할 수 있다. 형법상 타인의 소유권을 침해하지만 타인의 점유를 침탈하지 않는 횡령죄(형법 제355조 제1항)와 타인의 점유를 침탈하지만 소유권을 침해하지 않는 권리행사방해죄(형법 제323조)와 비교할 때 절도죄의 법정형이 더 높은 것은 절도죄가 타인의 소유권과 점유를 모두 침해하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절도죄에 있어서 피해재물의 소유자와 점유자가 다른 경우, 범인과 소유자 및 점유자 쌍방 간에 모두 친족관계가 있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에 의하여 구체화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피해재물의 소유자와만 친족관계가 있는 사람과 소유자 및 점유자 모두와 친족관계가 있는 사람 간을 법률상 달리 취급하는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나. 신체의 자유, 행복추구권 침해 여부
청구인은 신체의 자유, 행복추구권도 침해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친족 간의 범행에 대하여 형을 면제한다는 규정으로서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규정이 아니다. 그리고 행복추구권은 다른 개별적 기본권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에 한하여 보충적으로 적용되는 기본권이라 할 것이므로, 이 사건에서 평등원칙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따로 행복추구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필요는 없다(헌재 2007. 3. 29. 2005헌마985, 판례집 19-1, 287, 300 참조).
5. 결 론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김종대의 아래 6.과 같은 별개의견과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목영준, 재판관 박한철, 재판관 이정미의 아래 7.과 같은 헌법불합치의견이 있는 외에 나머지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김종대의 별개의견
나는 형법 제328조 제2항의 먼 친족 간의 절도죄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면서 형법 제328조 제1항의 가까운 친족 간의 절도죄는 고소 여부와 상관 없이 형을 면제하도록 하는 것이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점에 관하여 법정의견과 결론을 같이 하지만 그 이유를 달리하므로, 다음과 같이 별개의견을 밝힌다. 법정의견은 피해자의 고소가 없는 경우(고소취소된 경우 포함), 형법 제328조 제1항의 가까운 친족 간의 절도죄에 대하여는 형을 면제하고, 형법 제328조 제2항의 먼 친족 간의 절도죄에 대하여는 공소기각판결을 함으로써 차별취급을 하고 있지만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형면제 판결은 유죄의 실체판결이고, 공소기각판결은 공소제기 절차가 부적법하여 무효임을 선언하는 형식판결로서 친족상도례에서 가까운 친족을 먼 친족보다 더 불리하게 취급하게 되어 균형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친족상도례의 입법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형법 제328조 제1항은 가까운 친족 간의 재산범죄는 고소 여부와 상관 없이 처벌하지 않겠다는 데에 그 입법취지가 있고, 검찰실무상으로도 형면제 사유에 해당하는 때에는 공소권없음 처분을 하고 있다. 따라서 형법 제328조 제1항에서 ‘형을 면제한다’는 것은 고소 여부와 상관 없이 ‘벌하지 아니한다’는 의미로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이 보는 경우, 형법 제328조 제1항의 가까운 친족이 절도죄로 기소되면 이는 처벌받지 않을 사람을 기소한 때에 해당되어 형사소송법 제328조 제1항 제4호를 준용하여 공소기각의 결정을 하여야 하므로, 친족상도례에서 가까운 친족과 먼 친족 간에 불합리한 차별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견지에서 볼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7.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목영준, 재판관 박한철, 재판관 이정미의 헌법불합치의견 우리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절도 피고인이 피해자와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이하 ‘직계혈족 등’이라고 한다)의 관계에 있는 경우와 ‘그 이외의 친족’관계에 있는 경우 사이에 불합리한 차별이 발생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하므로, 다음과 같이 헌법불합치의견을 밝힌다.
가. 차별의 발생
친족의 재물을 절취하여 형법 제329조에 따라 처벌받게 된 때, 피해자인 친족이 ‘직계혈족 등’인 경우 고소가 있었는지 여부에 불문하고 ‘형의 면제’의 판결(형사소송법 제322조)을 받게 되는 반면(형법 제328조 제1항), 피해자인 친족이 ‘그 이외의 친족’인 경우 고소가 없으면(고소취소된 경우를 포함한다) 공소제기조차 할 수 없고, 공소제기되었더라도 공소기각판결(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을 받게 된다(형법 제328조 제2항). 즉, 절도죄의 피해자인 친족의 고소가 없는 경우, 그 친족이 ‘직계혈족 등’이면 형의 면제판결을 받게 됨에도, 오히려 ‘그 이외의 친족’이면 공소기각판결을 받게 되는 차별이 발생한다. 그런데 형의 면제판결은 범죄는 성립되지만 일정한 사유에 의하여 국가의 형벌청구권이 저지되어 형의 집행을 면제하는 것인 반면, 공소기각판결은 공소제기 자체의 적법성을 부인하는 것으로서 형의 면제판결 보다 가벼운 판결임은 너무나 명백하다. 따라서 피해자가 ‘직계혈족 등’인 경우의 피고인이 피해자가 ‘그 이외의 친족’인 경우의 피고인에 비하여 더 중한 처벌을 받는 모순이 발생하게 된다.
나. 차별의 합리성
형법 제328조가 규정한 이른바 친족상도례란, 친족 간의 재산범죄에 대하여 국가가 직접적으로 개입하여 형벌권을 발동하는 것 보다 친족 간에 그 처리를 맡기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이유에서 도입된 것이다. 따라서 피해자가 더 가까운 친족 일수록 피해자인 친족의 의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존중하고 반영하는 것이 위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것임은 명백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면, 친족관계가 더 밀접한 ‘직계혈족 등’의 경우에 그 보다는 덜 밀접한 ‘그 이외의 친족’의 경우보다 피고인이 더 중한 처벌을 받게 됨으로써 위 입법취지에 반하는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 법정의견은, 피해자의 고소가 있는 경우, ‘직계혈족 등’의 경우 형을 면제하고, ‘그 이외의 친족’의 경우 기소하여 처벌할 수 있으므로 형법 제328조 제1항의 적용을 받는 것이 형법 제328조 제2항의 적용을 받는 것보다 불리하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피해자의 고소가 있는 경우에 ‘직계혈족 등’의 경우와 ‘그 이외의 친족’의 경우를 달리 취급하는 것은 친족관계의 밀접성을 고려한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당연한 결과이므로 이로써 위와 같은 불합리성을 치유할 수 없다. 더구나 ‘직계혈족 등’의 경우와 ‘그 이외의 친족’의 경우 사이에 불합리한 차별이 발생하는 것은 피해자의 고소가 없는 경우이므로, 위와 같은 주장은 차별의 합리성을 뒷받침하는 논거가 될 수 없다. 또한 법정의견은, 검찰실무상 형법 제328조 제1항의 친족상도례에 해당하는 때에는 검찰사건사무규칙에 따라 공소권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하므로, 실제로 양자간에 차별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법률조항의 위헌성을 판단하는데 있어서 검찰의 실무를 고려하는 것은 타당하지 아니하므로,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발생한 차별을 합리화할 수 있는 어떠한 이유도 발견할 수 없다.
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배되므로 위헌이 선언되어야 하고, 그 위헌상태가 제거되기 위하여는 형법 제328조 제1항이 "직계혈족 등의 죄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고, 고소가 있는 경우에는 형을 면제한다."라고 규정되어야 한다. 다만 이 사건 법률조항을 단순위헌으로 선언하여 즉시 효력을 상실하게 하면 피해자와 ‘직계혈족 등’의 관계에 있는 절도 피고인에게 적용할 근거규정이 없어지게 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여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그 효력을 유지하도록 함이 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