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1. 2. 10. 선고 2009도291 판결 [저작권법위반]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 고 인
- 피고인 1 외 1인
- 상 고 인
- 검사
- 변 호 인
- 법무법인 대세 담당변호사 송영욱 외 1인
- 원심판결
- 서울서부지법 2008. 12. 16. 선고 2008노760 판결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는 저작물을 "문학·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로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에서 말하는 창작물이라 함은 창작성이 있는 저작물을 말하고 여기서 창작성이라 함은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적어도 어떠한 작품이 단순히 남의 것을 모방한 것이어서는 안 되고 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사상이나 감정의 표현을 담고 있어야 할 것이므로, 누가 하더라도 같거나 비슷할 수밖에 없는 표현, 즉 저작물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 표현을 담고 있는 것은 창작물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2도965 판결 등 참조). 한편, 일반적으로 지도는 지표상의 산맥·하천 등의 자연적 현상과 도로·도시·건물 등의 인문적 현상을 일정한 축적으로 약속된 특정한 기호를 사용하여 객관적으로 표현한 것으로서, 지도상에 표현되는 자연적 현상과 인문적 현상은 사실 그 자체일 뿐 저작권의 보호대상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지도의 창작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지도의 내용이 되는 자연적 현상과 인문적 현상을 종래와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하였는지, 그 표현된 내용의 취사선택에 창작성이 있는지 등이 판단의 기준이 되고(대법원 2003. 10. 9. 선고 2001다50586 판결 등 참조), 편집물의 경우에는 일정한 방침 혹은 목적을 가지고 소재를 수집·분류·선택하고 배열하는 등의 작성행위에 편집저작물로서 보호를 받을 가치가 있을 정도의 창작성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1다935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저작권의 보호 대상은 학문과 예술에 관하여 사람의 정신적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사상 또는 감정을 말, 문자, 음, 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창작적인 표현형식이고, 거기에 표현되어 있는 내용 즉 아이디어나 이론 등의 사상 및 감정 그 자체는 원칙적으로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아니므로, 저작권의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해 보아야 하고, 표현형식이 아닌 사상이나 감정 그 자체에 독창성·신규성이 있는지 등을 고려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0. 10. 24. 선고 99다10813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피고인 1이 발행한 "○○○월드유럽" 여행책자와 피해자의 "△△천하유럽" 여행책자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지 여부를 살펴 본다. 우선 공소사실이 특정하고 있는 부분 중 여행지의 역사, 관련 교통 및 위치 정보, 운영시간, 전화번호 및 주소, 입장료, 쇼핑, 식당 및 숙박 정보 등에 관한 부분은 객관적 사실이나 정보를 별다른 특색 없이 일반적인 표현형식에 따라 있는 그대로 기술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그 창작성을 인정할 수 없다. 그리고 △△천하유럽에 실린 프랑크푸르트 지도를 살펴보면, 그 내용이 되는 마인강 등의 자연적 현상과 도로, 건물, 지하철 등의 인문적 현상이 종래의 통상적인 방식과 특별히 다르게 표현되어 있지는 않고 그 표현된 내용의 취사선택도 일반적인 여행지도와 별반 다를 것이 없으므로, 저작물로서 보호될 만한 창작성을 인정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들은 ○○○월드유럽과 △△천하유럽 사이의 실질적인 유사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대비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다음으로 공소사실이 특정하고 있는 것들 중 관광지, 볼거리, 음식 등을 주관적으로 묘사하거나 설명하고 있는 부분을 보면, △△천하유럽의 표현들을 구성하고 있는 어휘나 구문과 유사해 보이는 어휘나 구문이 ○○○월드유럽에서 일부 발견되기는 한다. 그러나 그 중, 해당 관광지 등에 관하여 알려져 있는 특성과 평판 등을 이전의 다른 여행책자들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의 통상적인 표현방식에 의하여 그대로 기술한 것에 불과하거나 누가 하더라도 같거나 비슷하게 표현할 수밖에 없어 창작성을 인정할 수 없는 표현들을 제외하고 나면, 그러한 어휘나 구문이 전체 책자에서 차지하는 질적·양적 비중이 미미하여 △△천하유럽의 창작적 특성이 ○○○월드유럽에서 감지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부분을 들어 △△천하유럽과 ○○○월드유럽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마지막으로 공소사실이 특정하고 있는 것들 중 편집구성 부분을 보건대, △△천하유럽은 여행에 유용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고 편리하게 제공한다는 여행책자로서의 일정한 편집목적을 가지고 수많은 여행지 및 그 여행지에서의 교통, 볼거리, 식당, 숙박시설 등의 여러 가지 정보들 중에서 피해자 등의 축적된 여행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위 편집목적에 비추어 필요하다고 판단된 정보들만을 취사선택하여 나름대로의 편집방식으로 기술한 것이라는 점에서 소재의 수집·분류·선택 및 배열에 편집저작물로서의 독자적인 창작성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월드유럽의 편집구성을 위와 같이 창작성이 인정되는 △△천하유럽의 편집구성과 대비해 보면, 구체적으로 선택된 정보, 정보의 분류 및 배열 방식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이들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다고 할 수 없고, 비록 이들 책자가 전체적으로 도시 정보, 교통, 여행코스, 볼거리, 음식, 쇼핑 및 숙박 정보, 지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기는 하나 이는 다수의 여행책자가 취하고 있는 일반적인 구성형태일 뿐이어서 그에 대한 창작성을 인정할 수도 없으므로, 이러한 구성상의 공통점이 있다는 것만으로 달리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이들 여행책자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없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선고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은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