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8. 2. 10. 선고 97다26524 판결 [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피상고인
- 원고 1 외 256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신성국)
- 피고, 상고인
- 피고 1 외 3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진)
- 원심판결
- 대구고법 1997. 5. 21. 선고 96나4924 판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증거에 의하여, 소외 1 주식회사(이하 소외 1 회사라고 한다)은 1992. 2. 21. 달성군수로부터 그 소유의 이 사건 토지 등의 지상에 15층 아파트 4개동 총 257세대를 건축하는 공동주택건설사업에 관한 사업승인을 받고, 그 무렵 공사에 착공한 후 같은 해 3. 9. 달성군수로부터 위 아파트의 입주자모집공고안을 승인받아 같은 달 하순경 원고들에게 위 아파트 전부를 분양하였고(다만 원고 257은 1993. 12. 20.경 당초의 수분양자인 소외 2로부터 매수하였다), 이에 따라 소외 1 회사는 1992. 12. 하순경까지 원고들로부터 분양계약금을 비롯한 4차 중도금까지를 수령한 사실, 그런데 소외 1 회사는 위 아파트의 골조공사가 상당히 진행중이던 1992. 12. 29.경 피고들로부터 금 300,000,000원을 차용하면서 그 담보로 다음날 위 아파트의 대지인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합계 금 420,000,000원, 채무자 소외 1 회사, 근저당권자 피고들로 된 이 사건 각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해 준 사실, 원고들은 소외 1 회사가 1993. 9. 16.경 부도난 이후에는 스스로 입주자대책회의를 구성하여 잔여 공사를 마무리한 끝에 1994. 1. 4. 각 분양받은 아파트의 건물에 관하여 원고들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면서 이 사건 토지 중 각 분양받은 지분에 관하여도 소유권일부이전등기를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아파트는 2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에 해당하여 주택건설촉진법(1992. 12. 8. 법률 제45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33조에 의하여 관할관청의 사업계획승인을 얻어 건설한 주택으로서, 같은 법 제32조의 위임에 따라 주택의 공급조건, 방법 및 절차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주택공급에관한규칙(1993. 9. 1. 건설부령 제53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규칙이라고 한다) 제4조에 의하여 입주신청자의 자격이 제한되기 때문에 같은 규칙에 해당하는 공급대상자가 아니면 분양을 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법 제52조 제1항 제2호, 제32조에 의하면 사업주체가 건설부장관이 정하는 주택의 공급조건, 방법 및 절차에 따르지 아니할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받도록 규정되어 있고, 규칙 제7조 제1항 제2호 본문에 의하면 사업주체는 당해 주택이 건설되는 대지가 저당권의 목적으로 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저당권을 말소하여야 입주자를 모집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으며, 규칙 제7조 제4항 본문에 의하면 사업주체는 입주자 모집공고 후에는 당해 대지 및 주택을 담보로 제공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는바, 위 담보제공금지에 관한 규정에 위반되는 행위의 사법적 효력을 인정하게 되면 다수의 입주자들이 예상치 못한 피해를 받게 되고 결과적으로 주택공급질서를 교란하게 되어 위 각 법령의 입법목적이 몰각되는 점 및 앞서 본 처벌조항 등에 비추어 볼 때 담보제공금지에 관한 위 규정은 단순한 단속규정이 아니라 효력규정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할 것인데, 증거에 의하면 피고들이 소외 1 회사에 돈을 대여할 당시에 이 사건 토지 상에 이미 이 사건 아파트가 상당한 진척을 보일 정도로 건축되고 있었다는 점을 알고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고, 또한 위와 같은 소외 1 회사의 이 사건 아파트의 분양경과와 원고들과 소외 1 회사 모두 이미 상당한 정도로 분양계약을 이행중에 있는 상태에서 피고들이 소외 1 회사에 돈을 대여하고, 그 다음날 바로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한 경위에다가 앞서 본 각 법령의 규정과 그 입법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분양주체인 소외 1 회사는 물론이고, 피고들 또한 이 사건 토지가 이미 원고들에게 분양되어 그 중도금까지 지급된 상황을 알면서도 소외 1 회사에 돈을 빌려주면서 그 담보로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위 계약은 법과 규칙에 의하여 목적물의 특성상 일반의 주택과는 달리 일반인 중 특정한 공급대상자만을 상대로 분양하도록 입주신청자의 자격이 제한되어 있고, 사업주체가 이를 함부로 담보로 제공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음에도 피고들이 분양이 끝나 입주자들이 곧 입주할 예정으로 있는 사정과 위 담보설정으로 그들의 권익이 침해된다는 점을 잘 알면서 소외 1 회사의 불법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여 이루어진 계약으로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 역시 원인무효의 등기라 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우선 원심이 담보제공금지에 관한 위 규정은 단순한 단속규정이 아니라 효력규정으로 해석하여야 한다고 판단한 것은 수긍이 가지 아니한다. 주택공급 사업주체가 법 제32조, 규칙 제7조 제4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입주자 모집공고 후에 당해 대지 및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사법적 효력까지 부인된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대법원 1995. 11. 7. 선고 94다1890 판결, 1996. 7. 2. 선고 95다55351 판결, 1997. 3. 28. 선고 96다34610 판결, 1997. 10. 10. 선고 97다7264, 7271, 7288, 7295, 7301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사업주체인 소외 1 회사가 입주자 모집공고 후에 피고들로부터 금원을 차용하면서 그 담보로 이 사건 아파트의 대지인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피고들에게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해 주기로 한 이상 그와 같은 근저당권설정계약은 사법상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와 달리 위 규정을 효력규정으로 해석하여 위 근저당권설정계약의 사법적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주택건설촉진법 및 주택공급에관한규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옳다.
3. 다음에, 원심이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판단한 것 역시 선뜻 수긍이 가지 아니한다. 이미 매도된 부동산에 관하여 체결한 저당권설정계약이 반사회적 법률행위로 무효가 되기 위하여는 매도인의 배임행위와 저당권자가 매도인의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한 행위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 적극가담하는 행위는 저당권자가 다른 사람에게 그 목적물이 매도된 것을 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적어도 그 매도 사실을 알고도 저당권설정을 요청하거나 유도하여 계약에 이르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89. 11. 28. 선고 89다카14295, 14031 판결, 1992. 3. 31. 선고 92다1148 판결, 1994. 3. 11. 선고 93다55289 판결, 1997. 7. 25. 선고 97다362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들이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 무렵에 이 사건 아파트 공사현장을 방문하여 이 사건 임야 위에 아파트가 건립중이었고, 그 아파트가 이미 입주자들에게 분양된 사실을 알고 있던 사정은 인정할 수 있으나, 나아가 피고들이 이 사건 담보설정이라는 소외 1 회사의 배임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여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였는지에 대하여는 피고들이 어떻게 어느 정도로 소외 1 회사의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였다는 것인지 기록상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를 찾을 수 없다. 그렇다면 피고들이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 당시에 이 사건 아파트의 분양이 끝난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심으로서는 피고들이 이 사건 아파트 공사현장을 방문하게 된 경위, 피고들이 이 사건 임야가 이미 입주자들에게 분양된 사실을 알면서도 소외 1 회사에 금원을 대여한 목적, 소외 1 회사와 피고들 사이에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 전에도 금전대차관계가 있었는지의 여부, 피고들 사이의 관계 및 피고들이 함께 소외 1 회사에 금원을 대여하게 된 경위 등을 더 심리하여 밝혀 본 다음, 피고들이 소외 1 회사의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였는지의 여부를 신중히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점에 대하여 더 심리를 해 보지도 않은 채 피고들의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이 소외 1 회사의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한 반사회적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가볍게 단정한 것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 역시 옳다. 그러므로 상고는 이유 있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