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 2013. 5. 21. 선고 2011가합9793 판결 [추심금]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선정당사자)
- 배00, 수원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문종진, 박태원, 오인영
- 피고
- 대한주택보증 주식회사,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2-23, 대표이사 남영우,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유일, 담당변호사 정호길
- 변론종결
- 2013. 4. 9.
- 판결선고
- 2013. 5. 21.
1.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피고는 원고(선정당사자)에게 2,519,116,069원 및 이에 대한 2010. 4. 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1. 인정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선정당사자, 이하 원고라 한다) 및 선정자들(이하 원고와 선정자들을 통틀어 ‘원고 등’이라 한다)은 수원시 권선구 곡반정동 548 대 9,540.8㎡에 있는 대주피오레 아파트(이하 ‘수원 대주피오레 아파트’라 한다)를 분양받은 수분양자들이다.
(2) 피고는 주택법에 의한 공동주택사업에서 사업주체가 파산 등의 사유로 분양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되는 경우 해당 주택에 대한 분양의 이행 또는 분양계약자가 납부한 계약금 및 중도금의 환급을 책임지는 주택분양보증업무 등을 수행하는 회사이다.
나. 수원 대주피오레 아파트 건설공사에 관한 주택분양보증약정의 경과
(1) 피고는 H건설 주식회사(이하 ‘H건설’이라 한다)와 수원 대주피오레 아파트 건설공사에 관하여 주택분양보증채무 약정을 체결하였다.
(2) H건설은 2008. 11. 10.경 수원 대주피오레 아파트 건설공사를 중단하였다. 2008. 12. 10.경을 기준으로 위 아파트 건설공사의 공정율은 0.08%에 불과하였다.
(3) 수원 대주피오레 아파트 건설공사에 관하여 위 (2)항과 같이 보증사고가 발생하자, 피고는 2008. 12. 10.경부터 2009. 3.경까지 분양계약자들이 납부한 계약금 및 중도금 합계 101억 4,000만 원을 모두 환급하고, H건설로부터 수원 대주피오레 아파트와 그 사업부지를 양도받았다.
(4) 피고는 2010. 12. 16. 주식회사 A(이하 ‘A’라 한다)에 수원 대주피오레 아파트와 그 사업부지를 매매대금 155억 7,300만 원에 매도하고, A로부터 2011. 5. 26.경 중도금 7,786,500,000원과 잔금 6,211,252,100원을 수령하여 피고의 구상채권을 모두 회수하였다.
다.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 건설공사에 관한 주택분양보증채무 약정의 경과
(1) 피고는 2006. 10. 26.경 H건설과 순천시 용당동 748에 신축될 대주피오레 아파트(이하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라 한다) 건설공사에 관하여 보증금액을 18,843,205,000원으로 하여 주택분양보증채무 약정(이하 ‘이 사건 주택분양보증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대주건설 주식회사(이하 ‘대주건설’이라 한다)와 대한건설 주식회사는 위 약정에 따른 H건설의 배상채무를 연대보증하였다.
(2) 이 사건 주택분양보증약정의 내용 중 이 사건 쟁점에 관련되는 사항은 다음과 같다. ① 피고가 보증한 금액을 보증채권자에게 납입한 때에는 그 납입금을 지체 없이 피고에 배상한다(제9조 제1항 본문). ② 피고가 주택분양보증, 주택임대보증, 주상복합주택분양보증, 조합주택시공보증채무의 이행을 위하여 분양(임대)이행 또는 승계시공을 하는 경우 피고가 보증채무의 이행을 완료한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금액을 즉시 배상한다(제9조 제3항). ⅰ) 보증채무 이행을 위하여 피고가 지출한 비용에서 보증채무 이행을 원인으로 한 수입금을 차감한 금액(제1호) ⅱ) 제1호의 규정에 의한 수입금을 초과하는 지출금에 대하여 각 발생일로부터 보증채무 이행을 완료하는 날까지 국민주택기금 분양중도금 최저대출이율에 의한 이자(제2호) ③ H건설 또는 그 연대보증인에게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며, 피고가 보증한 금액에 대하여 통지 또는 최고 없이 당연히 사전 상환채무를 부담하여 이를 지체 없이 변상하겠으며, 피고가 미리 구상권을 행사하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다(제11조). ⅰ) 피고가 정하는 보증의 금지 또는 제한사유가 발생한 때(제1호) ⅱ) 피고에 대한 이 약정 또는 각종 약정상의 의무나 보증채권자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그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피고가 인정할 때(제2호) ⅲ) 피고의 채권이 침해당하거나 침해당할 우려가 있다고 피고가 인정할 때(제3호)
(3) H건설과 대주건설은 2010. 2.경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 건설공사를 중단하고 공사현장에서 철수하여 더 이상 H건설에 의한 공사의 시행이나 분양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다.
(4) 피고는 2010. 3. 12. H건설의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 건설공사에 대하여 보증사고 처리를 하였다. 피고는 분양계약자들에게 보증사고의 발생[사고일자: 2010. 3. 12., 사고사유: 주택분양보증약관 제1조 제4호 가목(현 공정율 96.63%, 계획공정율 100%)]을 알리면서 보증이행방법을 분양이행 또는 환급이행 중에서 선택할 것을 안내하였다. 즉 보증이행방법의 결정 절차와 관련해서는 ‘보증이행방법 선택에 관한 회신문의 취합 결과, 분양계약자의 3분의 2 이상이 환급이행으로 선택한 경우에는 환급이행으로 결정하며, 그 이외의 경우에는 피고에게 위임된 선택권을 포함하여 피고가 분양이행 또는 환급이행으로 결정한다.’라고 하고, 분양이행 안내와 관련해서는 ‘분양이행은 피고가 분양계약자로부터 보증약관에서 정한 잔여분양대금 등을 납부받고 잔여 공사를 완료하여 사용검사(입주) 및 소유권보존등기까지 책임진다.’라는 것이다.
(5) 다수의 분양계약자들이 분양이행을 선택함에 따라, 피고는 분양이행의 방법으로 2010. 7. 15.부터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 사업장의 공사를 승계하여 잔여 부분을 시공하고, 분양이행을 위한 잔여공사비 및 제비용으로 2010. 12. 15.까지 12,527,841,523원을, 2011. 3. 10.까지 16,732,458,037원을, 2011. 5. 26.까지 17,417,000,000원, 2011. 10. 6.까지 18,704,422,476원을 지출하였다.
라. 수원 대주피오레 아파트 공매대금 반환채권에 대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1) H건설의 사업 지연으로 수원 대주피오레 아파트 입주가 지연되자, 원고 등은 H건설을 상대로 수원지방법원 2009가합17885, 2009가합17892호로 약정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위 법원은 2010. 2. 5. ‘H건설은 원고 등에게 합계 2,089,391,15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10. 3. 3. 확정되었다.
(2) 선정자들은 원고를 선정당사자로 선정하였고, 원고는 위 2009가합17885, 2009가합17892 판결의 집행력 있는 정본에 기초하여 2010. 3. 29. 광주지방법원 2010타채6271호로 청구금액을 2,519,116,069원으로 하여 H건설이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수원 대주피오레 아파트 공매대금 채권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이하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이라 한다)을 받았다.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은 2010. 4. 1.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마. 피고의 상계 의사표시
피고는 2011. 7. 19. H건설에 대하여 수원 대주피오레 아파트의 공매대금 잔액 4,069,079,750원[매매대금(연체료 포함) 15,785,048,790원 - 수원 대주피오레 아파트 건설사업장 관련 피고의 충당 금액 11,715,969,040원]의 반환채무를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 건설공사의 분양이행과 관련하여 2011. 5. 26. 현재 발생한 H건설에 대한 채권 17,417,000,000원과 상계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7, 22, 26, 27, 3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H건설은 피고에 대하여 수원 대주피오레 아파트 공매대금 반환채권이 있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에 따라 H건설의 채권자인 원고에게 2,519,116,069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4. 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피고는 수원 대주피오레 아파트를 공매처분한 대금에서 위 아파트 건설공사에 관한 주택분양보증채무약정에 따라 분양계약자들에게 환급한 분양대금의 구상채권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에이치에이건설에 반환하여야 할 것이지만, 피고가 이 사건 주택분양보증약정을 한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 건설공사 또한 2010. 3. 12. 보증사고가 발생하여 주택분양보증을 이행하기 위하여 잔여공사비 및 제비용으로 2011. 5. 26.까지 17,417,000,000원을, 2011. 10. 6.까지 18,704,422,476원을 투입하여 H건설에 대하여 위 금액 상당의 구상권을 취득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피고는 H건설에 대하여 가지는 사전구상권 또는 사후구상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H건설의 수원 대주피오레 아파트의 공매대금 반환채권과 상계를 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지급을 구하는 공매대금 반환채권은 모두 소멸하였다.
3. 판단
가. 상계 여부
피고가 2011. 7. 19. H건설에 대한 사전구상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H건설의 피고에 대한 수원 대주피오레 아파트 공매대금 반환채권과 상계한다는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H건설의 공매대금 반환채권이 소멸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1) 상계 요건
(가) 일반론
민법 제498조는 “지급을 금지하는 명령을 받은 제3채무자는 그 후에 취득한 채권에 의한 상계로 그 명령을 신청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민법 제498조의 취지, 상계제도의 목적 및 기능, 채무자의 채권이 압류된 경우 관련 당사자들의 이익상황 등에 비추어 보면, 채권압류명령을 받은 제3채무자가 압류채무자에 대한 반대채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상계로써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하기 위하여는, 압류의 효력 발생 당시에 대립하는 양 채권이 상계적상에 있거나, 그 당시 반대채권(자동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것이 피압류채권(수동채권)의 변제기와 동시에 또는 그보다 먼저 도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2. 16. 선고 2011다4552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한편 항변권이 붙어 있는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다른 채무(수동채권)와의 상계를 허용한다면 상계자 일방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상대방의 항변권 행사의 기회를 상실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그러한 상계는 허용될 수 없고, 특히 수탁보증인이 주채무자에 대하여 가지는 민법 제442조의 사전구상권에는 민법 제443조 소정의 담보제공청구권이 항변권으로 부착되어 있는 만큼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는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1. 11. 13. 선고 2001다55222, 55239 판결 등 참조). 다만 민법 제443조는 임의규정으로서 주채무자가 사전에 담보제공청구권의 항변권을 포기한 경우에는 보증인은 사전구상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주채무자에 대한 채무와 상계할 수 있다(대법원 2004. 5. 28. 선고 2001다81245 판결 등 참조).
(나) 수동채권(피압류채권)의 변제기
원고는 2010. 3. 29. 광주지방법원 2010타채6271호로 H건설이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수원 대주피오레 아파트 공매대금 채권에 대하여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고,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은 2010. 4. 1.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그런데 수원 대주피오레 아파트의 매도로 인하여 발생한 피고의 H건설에 대한 공매대금 4,069,079,750원의 반환채무는 피고가 A로부터 중도금 7,786,500,000원과 잔금 6,211,252,100원을 지급받은 2011. 5. 26. 비로소 그 변제기가 도래하였다고 할 것이다.
(다) 자동채권의 취득과 그 변제기
① 피고는 2006. 10. 26.경 H건설과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 건설공사에 관하여 이 사건 주택분양보증약정을 체결하였고, 2010. 3. 12. H건설의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 건설공사에 대하여 보증사고가 발생하였는데, 이에 관한 피고의 주택분양 보증금액은 18,843,205,000원이다. ② 이 사건 주택분양보증약정에는 구상권에 관하여 제9조 제3항과 제11조에 규정되어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사건 주택분양보증약정 제9조 제3항은 ‘피고가 주택분양보증, 주택임대보증, 주상복합주택분양보증, 조합주택시공보증채무의 이행을 위하여 분양(임대)이행 또는 승계시공을 하는 경우 피고가 보증채무이행을 완료한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금액을 즉시 배상한다’라고 정하면서, 제1호에서 ‘보증채무의 이행을 위하여 피고가 지출한 비용에서 보증채무이행을 원인으로 취득한 수입금을 차감한 금액’을 들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주택분양보증약정 제9조 제3항에 의하면 주택분양보증의 이행을 위하여 분양이행을 하는 것으로 결정된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의 경우 피고가 그 보증채무이행을 완료한 때에 H건설은 피고에게 ‘보증채무의 이행을 위하여 피고가 지출한 비용에서 보증채무이행을 원인으로 취득한 수입금을 차감한 금액’을 즉시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구상권은 피고가 보증채무이행을 완료한 경우에 발생하기 때문에, 이른바 사후구상권을 정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원칙적으로 ‘보증채무의 이행을 위하여 피고가 지출한 비용에서 보증채무이행을 원인으로 취득한 수입금을 차감한 금액’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변제기가 도래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이 사건 주택분양보증약정 제11조는 ‘에이치에이건설 또는 그 연대보증인에게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며, 피고가 보증한 금액에 대하여 통지 또는 최고 없이 당연히 사전 상환채무를 부담하여 이를 지체 없이 변상하겠으며, 피고가 미리 구상권을 행사하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라고 정하면서, 제2호에서 ‘피고에 대한 이 약정 또는 각종 약정 상의 의무나 보증채권자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그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피고가 인정할 때’를 들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피고가 분양이행을 위한 비용을 지출하였다면 이 사건 주택분양보증약정 제11조에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 보증금액의 한도 내에서 위와 같이 지출한 비용 상당액에 관하여 사전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사전구상권을 행사하기 위해서 반드시 구상금액이 최종적으로 확정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사전구상권의 변제기는 2010. 3. 12. 보증사고가 발생함으로써 이 사건 주택분양보증약정 제11조에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한 때 또는 늦어도 그 후 위와 같은 비용을 지출한 때 도래하였다고 할 것이다. ③ 이 사건 자동채권은 피고가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건설공사의 분양이행과 관련하여 2011. 5. 26. 현재 지출한 17,417,000,000원의 채권인데, 이 사건 주택분양보증약정 제9조 제3항에 따른 사후구상권이 아니라 이 사건 주택분양보증약정 제11조에 따른 사전구상권이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자동채권인 사전구상권은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 송달 이전인 2010. 3. 12. 발생하였고, 그 변제기는 2010. 3. 12. 또는 늦어도 2011. 5. 26.에는 그 변제기가 도래하였다.
(라) 상계의 허용여부
이 사건 수동채권인 피압류채권, 즉 H건설이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수원 대주피오레 아파트 공매대금 반환채권에 대한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이 피고에게 송달될 당시인 2010. 4. 1. 이 사건 자동채권인 피고의 사전구상권과 이 사건 수동채권인 에이치에이건설의 공매대금 반환채권이 모두 변제기가 도래하지 않았지만, 이 사건 자동채권의 변제기가 늦어도 이 사건 수동채권의 변제기인 2011. 5. 26.에는 이미 도래하였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자동채권으로 이 사건 수동채권을 상계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2) 상계의 의사표시
이 사건 자동채권인 피고의 사전구상권과 이 사건 수동채권인 에이치에이건설의 공매대금 반환채권은 2011. 5. 26. 당시 모두 변제기가 도래하여 상계적상에 있었다고 할 것인데, 피고는 2011. 7. 19. H건설에 수원 대주피오레 아파트 신축공사와 관련하여 발생한 공매대금 반환채권을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 신축공사의 분양이행과 관련하여 발생한 구상금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다. 피고의 상계 의사표시가 에이치에이건설에게 도달됨으로써 원고의 공매대금 4,069,079,750원 반환채권은 위 상계적상일인 2011. 5. 26.에 소급하여 피고의 에이치에이건설에 대한 사전구상권 17,417,000,000원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모두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다. 결국 피고의 위 상계항변은 이유 있다.
나. 사전구상권의 발생 여부
(1) 피고가 H건설의 사업주체로서의 지위를 승계하여 사전구상권이 발생하지 않는지 여부
(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 건설공사에 관한 보증사고 발생 이후 주택분양보증의 이행으로 분양이행을 하는 것으로 결정되어 H건설을 대신하여 시공사 선정 및 소유권보존등기 업무, 분양대금 수납을 포함하여 모든 분양관련 업무를 총괄하였다. 또한 피고는 H건설로부터 ‘순천 대주피오레에 대한 모든 권리를 양도받는다’라는 내용의 양도각서와 사업주체 명의변경 동의서를 교부받아 2010. 6. 12.경부터 H건설의 사업주체로서의 지위를 승계하였다. 따라서 피고와 H건설 사이의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 분양과 관련한 채권·채무 관계는 혼동으로 소멸하였고, 피고는 H건설에 대하여 사전구상권을 취득하지 않는다.
(나) 인정사실
1) H건설은 2006. 10. 24. 피고에게 양도각서를 작성·교부하였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H건설이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 신축사업의 시행자로서 부도·파산 등의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더 이상 사업을 계속할 수 없게 되는 경우에는 주택건설관련법령, 분양보증약관 또는 피고의 내규 및 절차에 따라 피고(피고가 지정하는 자 및 위 사업의 연대보증사를 포함한다)가 수분양자에 대하여 보증책임을 부담한다는 조건 하에 위 아파트 신축 사업과 관련된 H건설의 권리를 피고에 양도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H건설의 권리는 ① 사업부지(대지 기타 기부채납부지 등 당해 주택사업에 필요한 토지를 말한다) 및 그에 관한 일체의 권리, ② 주택, 아파트, 상가, 모델하우스, 공사관리소 등 지상 및 지하의 모든 건축물(건축 중인 건축물을 포함한다) 및 그에 관한 일체의 권리, ③ 분양권, 분양대금 수납권 등 분양과 관련하여 분양계약자 및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일체의 권리 등을 말한다. 피고가 위 사업의 사업주체를 피고로 명의변경하거나 위 주택사업을 계속하면서 H건설의 동의 또는 승낙이 필요한 경우에도 당연히 H건설의 동의 등을 받은 것으로 보며, H건설은 일체의 이의가 없음을 확약한다.
2) 또한 H건설은 2006년경 피고에게 사업주체명의변경 동의서를 작성·교부하였다. 그 내용은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 신축사업의 사업주체로서 위 사업에 대하여 피고(피고가 지정하는 자 및 위 사업의 연대보증사를 포함한다)가 보증책임을 이행하게 될 경우 위 사업의 사업주체를 피고로 명의변경하는 데 하등의 이의가 없기에 이에 동의한다’라는 것이다. [인정근거] 을 제24, 2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주택분양보증은 그 성질상 조건부 제3자를 위한 계약으로서 제3자의 지위에 있는 수분양자는 주택분양보증계약의 내용에 따라 수익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주택분양보증인에 대한 분양계약상의 권리를 취득함과 동시에 그와 반대급부의 관계에 있는 의무를 부담하게 될 수도 있다(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5다68783 판결 등 참조). 주택분양보증인이 보증채무의 이행으로 분양이행의 방법을 선택한 경우에도 주택분양보증인은 분양보증계약 내용에 따라 분양계약의 기본적인 사항을 이행할 뿐 사업주체의 분양계약상 권리·의무를 승계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5. 5. 26. 선고 2004다66285 판결 참조). H건설이 피고에게 이 사건 주택분양보증에서 정한 보증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피고에게 사업시행권 및 분양대금 수납권 등을 비롯한 주택사업과 관련된 모든 권리를 양도하기로 하는 조건부 양도각서와 사업주체명의변경동의서를 작성·교부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는 피고가 이 사건 주택분양보증약정에 따른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것일 뿐,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피고가 H건설의 분양계약상 모든 권리·의무를 승계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H건설의 피고에 대한 채무가 변제되었는지 여부 등
(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주택분양보증인으로 분양이행을 하면서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 1,000여 세대에 관한 소유권을 확보하였는데, 위 아파트의 미납잔금은 약 414억 원이다. 그런데 피고는 2011. 10. 6.을 기준으로 할 때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 신축공사에 약 190억 원을 지출하였다. 피고는 양도담보 목적으로 H건설로부터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피고는 주택분양보증약정 제12조에 따라 H건설이 제공한 담보물을 임의로 처분하여 변제충당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가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에 대한 승계시공을 완료하고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를 취득함으로써 H건설의 피고에 대한 채무는 모두 변제되었다. 또한 피고가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의 수분양자들에게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하면서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의 수분양자들로부터 잔금을 지급받을 수 있어 구상권이 소멸하였다.
(나) 인정사실
1) 피고는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 건설공사에 관하여 보증사고가 발생하자 위 아파트 중 일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2) 남은주 등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의 수분양자들이 피고 등을 상대로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10가합3439호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위 법원은 2012. 11. 30. ‘피고는 남은주 등 수분양자로부터 미납잔금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남은주 등에게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의 각 분양 아파트에 관하여 분양계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3) 위 판결에 대하여 수분양자들과 피고가 광주고등법원 2013나279호로 항소하였는데, 판결이 아직 선고되지 않았다. [인정근거] 갑 제4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피고가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 중 일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의 수분양자들로부터 미납잔금을 지급받을 채권이 있다는 판결을 선고받은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① 분양이행의 방법으로 보증채무를 이행하는 경우 이 사건 주택분양보증약정 제9조 제3항에 따라 피고가 보증채무이행을 완료하여 구상권의 액수를 확정하기 전이라고 하더라도, 피고가 보증채무이행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에 대해서는 이 사건 주택분양보증약정 제11조에 따라 에이치에이건설이 사전 상환채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② 만일 위와 같은 경우에 사전 상환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해석한다면, 피고가 보증사고 발생 이후 실제로 비용을 지출하기 전에는 이 사건 주택분양보증약정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실제로 비용을 지출한 후에는 피고가 보증채무이행을 완료하여 정산을 마칠 때까지 일체의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할 뿐만 아니라, 분양이행의 완료를 위하여 우선 상당한 비용을 지출할 수밖에 없는 피고에게 그 비용을 상환받기 위한 수단을 박탈하고 다른 채권자들보다 열등한 지위를 강요하는 셈이 되어 부당하다. ③ 위와 같은 경우에 피고에게 구상권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발생한 다른 채권자들에게 손해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 않고, 만일 피고가 H건설에 반환해야 할 공매대금이 존재하는 경우라면 H건설과 정산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에게 구상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다른 채권자들의 권리행사로 인하여 피고가 보증채무의 이행을 완료하는 것이 지연됨으로써 수분양자들 또한 상당한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위와 같은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가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 신축공사에 관하여 보증이행방법을 분양이행으로 결정하고 분양계약자로부터 보증약관에서 정한 잔여분양대금 등을 납부받는다고 하더라도, 피고에게는 보증채무의 이행완료일 이전에 이미 사전구상권이 발생한 이상, 피고는 이와 같은 구상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공매대금 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사전구상권 관련 규정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반하는지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주택분양보증약정 제11조는 ‘약정인 또는 연대보증인에게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며, 피고가 보증한 금액에 대하여 통지 또는 최고 없이 당연히 사전 상환채무를 부담하여 이를 지체 없이 변상하겠으며, 피고가 미리 구상권을 행사하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주택분양을 하기 위한 분양업체는 피고로부터 필수적으로 분양이행보증을 받아야만 주택분양업무를 할 수 있다. 그런데 피고와 H건설이 작성한 이 사건 주택분양보증약정의 사전구상 관련 규정은 최고 또는 통지 없이 상환의무를 부담할 뿐만 아니라 사전구상권 행사에 대해서도 이의제기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계약 체결이 강제되는 H건설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불공정한 규정으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규제법’이라 한다) 제6조 제2항 제1호의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에 해당하거나 또는 피고의 행위가 민법 제104조 당사자의 궁박, 경솔, 무경험으로 인하여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다.
(나) 판단
구 주택법(2005. 1. 8. 법률 제73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및 같은 법 시행령(2005. 3. 8. 대통령령 제187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규정에 의한 피고(종전의 주택사업공제조합)의 주택분양보증제도는 구 주택법에 의하여 제정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규정된 절차와 방법에 따라 주택건설사업자와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분양대금을 납부한 선의의 수분양자들을 보호하는 데에 그 취지가 있다. 주택분양보증계약은 주택법에 따라 주택건설을 하는 사업주체가 분양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되는 경우 피고가 해당 주택의 분양의 이행 또는 수분양자가 납부한 계약금 및 중도금의 환급에 대하여 이행책임을 부담하기로 하는 조건부 제3자를 위한 계약이다. 위와 같은 주택분양보증제도의 취지와 보증사고 발생시 피고의 원활한 보증이행을 위하여 피고가 이행하여야 하는 보증채무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사전구상권 관련 규정은 상당한 이유가 있고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피고의 행위가 민법 제104조에서 정한 당사자의 궁박, 경솔, 무경험으로 인하여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볼 수도 없다.
다. 상계권 행사가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원고의 주장
피고가 사전구상권을 근거로 상계주장을 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 민법 제2조 제2항은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권리의 행사가 이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목적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경우 그 권리행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부인된다는 것이다. 피고가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에 투입한 공사대금 채권은 약 200억 원에 이르는 거액이다. 그러나 피고는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에 관한 모든 처분권을 확보하고 있어 그 가치는 최소 약 500억 원을 초과하는데 구상금 채권은 약 200억 원에 불과하다. 원고와 피고는 H건설에 대한 일반채권자에 불과한데, 피고는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체결한 주택분양보증약정을 이용하여 상계주장을 하고 있다. 피고가 상계 주장을 하면 원고 등으로서는 순천 대주피오레 아파트의 분양 잔여금에 대하여 압류, 추심하는 절차를 거쳐 피고를 상대로 다시 추심금 소송을 제기하여야 한다. 피고로서는 상계권 행사를 하지 않더라도 손해가 없는 반면 원고 등은 위와 같이 압류 및 추심금 소송을 제기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의 상계권 행사는 피고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데도 원고 등에게 해를 끼치기 위한 것으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다.
(2) 판단
일반적으로 당사자 사이에 상계적상이 있는 채권이 병존하고 있는 경우에는 이를 상계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고, 이러한 상계의 대상이 되는 채권은 상대방과 사이에서 직접 발생한 채권에 한하는 것이 아니라, 제3자로부터 양수 등을 원인으로 하여 취득한 채권도 포함한다. 이러한 상계권자의 지위를 법률상 보호하는 근거는 원래 상계제도가 서로 대립하는 채권·채무를 간이한 방법에 의하여 결제함으로써 양자의 채권채무관계를 원활하고 공평하게 처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상계권을 행사하려고 하는 자에 대하여는 수동채권의 존재가 사실상 자동채권에 대한 담보로서의 기능을 하는 것이어서 그 담보적 기능에 대한 당사자의 합리적 기대가 법적으로 보호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점에 있다. 따라서 당사자가 상계의 대상이 되는 채권이나 채무를 취득하게 된 목적과 경위, 상계권을 행사함에 이른 구체적·개별적 사정에 비추어, 그것이 위와 같은 상계 제도의 목적이나 기능을 일탈하고 법적으로 보호받을 만한 가치가 없는 경우에는 그 상계권의 행사가 신의칙에 반하거나 상계에 관한 권리를 남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 상계권 행사를 제한하는 위와 같은 근거에 비추어 볼 때 일반적인 권리 남용의 경우에 요구되는 주관적 요건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59481 판결 등 참조). 주택분양보증제도의 취지, 분양이행의 완료를 위하여 우선 상당한 비용을 지출할 수밖에 없는 피고에게 그 비용을 상환받을 수 있도록 사전구상권을 인정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의 상계권 행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