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2021. 8. 10. 선고 2021고단51 판결 [사기(인정된 죄명 사기방조)]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 A (57-1)
- 검사
- 변호인
- 배상 신청인
- 1. B 2. C
- 판결 선고
- 2021. 8. 10.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피고인은 편취금으로 배상신청인 C에게 72,000,000원을 지급하라. 위 배상명령은 가집행할 수 있다. 배상신청인 B의 신청을 각하한다.
범죄사실1)
『2021고단51』 ‘보이스피싱’ 전화금융사기 조직은 국내의 불특정 다수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금융회사 직원 등이라고 사칭하면서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면 저금리로 대출을 해주겠다.’라거나 ‘중복 대출 약관을 위반하여 기존 대출금을 즉시 상환해야 한다.’고 기망하여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송금받거나 현금으로 인출하도록 한 다음 교부받는 수법으로 금원을 편취하는 조직으로, ㉠ 범행을 총괄하고 주도하는 ‘총책’, ㉡ 피해자에게 전화를 거는 ‘콜센터’, ㉢ 총책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피해자가 입금한 돈을 인출하는 ‘인출책’, ㉣ 인출책이나 피해자로부터 직접 돈을 수거하여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전달하는 ‘수거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점조직’ 형태로 운영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편 피고인은 2020. 8. 25.경 보이스피싱 조직원인 성명불상자(일명 ‘박 대리’)2)로부터[증거기록(이하 병합한 다른 사건의 증거기록과 구별이 필요한 경우 ‘51호 증거기록’과 같은 방식으로 약칭하기로 한다) 제42, 118쪽 참조] ‘고객들로부터 돈을 받아서 알려주는 계좌로 입금만 해주면 하루에 최소 200,000원 이상 지급해주겠다. 일이 없어 대기할 때에는 100,000원을 지급해주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받고(증거기록 제83쪽 참조) 이를 승낙한 후, 위 성명불상자(일명 ‘박 대리’)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들로부터 현금을 수거하고 이를 다시 성명불상자(일명 ‘박 대리’)가 지정하는 계좌로 ‘무통장 송금’하여 전달하는 위 ‘수거책’과 같은 역할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인 성명불상자는 2020. 8. 26.경 불상지에서 피해자 C에게 전화하여 ‘신한저축은행 D 주임’이라고 사칭하며 “낮은 이자로 35,000,000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라고 거짓말하여 피해자 C으로 하여금 대출신청을 하도록 한 다음, 재차 전화하여 ‘흥국생명 채권추심부 E 팀장’이라고 사칭하며(증거기록 제9쪽 참조) “계약을 위반하였으니 채권 추심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현금으로 회수하겠다.”라고 거짓말을 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현금 32,000,000원을 준비하게 하였다. 피고인은 보이스피싱 조직원인 성명불상자(일명 ‘박 대리’)의 지시에 따라 2020. 8. 27. 14:23경 서울 은평구 에 있는 ‘ ’ 건물 앞에서 피해자 C을 만나 피해자로부터 위 현금 32,000,000원을 전달받아 위 성명불상자(일명 ‘박 대리’)가 지정하는 불상의 계좌로 송금해준 것을 비롯하여, 아래 표 기재와 같이 그때부터 2020. 9. 14. 17:10경까지 피해자 C 등 7명으로부터 총 9회에 걸쳐 합계 174,440,000원을 현금으로 전달받아 성명불상자(일명 ‘박 대리’)가 지정하는 계좌로 각 송금해주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일명 ‘박 대리’ 포함)이 위와 같은 ‘보이스피싱’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대출상환금 명목으로 합계 174,440,000원을 교부받아 각 편취하는 것을 알면서도, 피해자들에게서 현장에서 돈을 지급받아 지시받은 계좌들로 ‘분산 재송금’을 해주어 전달해줌으로써, 위 성명불상의 전화금융사기 조직원들(일명 ‘박 대리’ 포함)이 ‘보이스피싱’과 같은 사기 범행을 하는 것을 용이하게 하여 각 방조하였다.
『2021고단471』 피고인은 앞서 본 경위로 보이스피싱 조직의 위 ‘수거책’과 같은 역할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한편 보이스피싱 조직원인 성명불상자는 2021. 9. 7.경(증거기록 제5쪽 참조) 불상의 장소에서 피해자 B에게 전화하여 ‘하나캐피탈 직원’이라고 사칭하면서 “저금리 대출을 해줄 테니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후 개인정보를 입력해 달라.”라고 말하며 접근한 다음, 피해자에게 ‘SBI저축은행 직원’이라고 달리 사칭하면서 “기존 SBI저축은행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고 하나캐피탈 대출을 받으면 위법이다. 직원을 보낼 테니 그 직원에게 대출상환금을 전달하여 기존 대출금을 상환해 달라.”라는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위 성명불상자는 실재 하나캐피탈 주식회사나 SBI저축은행 직원이 아니라 보이스피싱 조직원이었기 때문에, 피해자 B으로부터 돈을 받더라도 말한 대로 대출해줄 의사나 능력이 전혀 없었다. 위 성명불상자는 위와 같이 피해자 B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2020. 9. 8. 18:27경 남양주시 에 있는 앞 길에서 피고인에게 대출상환금 명목의 현금 10,500,000원을 교부하게 하고, 피고인은 위 성명불상자(일명 ‘박 대리’)의 지시에 따라 위 2020. 9. 8. 18:27경 위 앞 길에서 피해자에게 다가가 ‘○○○저축은행 ○○○ 팀장의 소개를 받고 왔습니다.’라고 말하여 마치 금융기관 직원인 것처럼 행세하며 피해자를 안심시킨 후 피해자 B으로부터 위 현금 10,500,000원을(증거기록 제60쪽 참조) 교부받아, 인근에 있는 ‘이마트’에 위치하는 국민은행 ATM 기기에서 위 성명불상자(일명 ‘박 대리’)가 알려준 계좌들을 통하여 1,000,000원씩 나누어 ‘분산 재송금’을 해주어 전달해주었다(증거기록 제62쪽 참조). 이로써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전화금융사기 조직원들(일명 ‘박 대리’ 포함)이 위와 같은 ‘보이스피싱’ 방법으로 피해자 B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10,500,000원을 교부받아 편취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피해자에게서 현장에서 돈을 지급받아 지시받은 계좌들로 ‘분산 재송금’을 해주어 전달해줌으로써, 위 성명불상의 전화금융사기 조직원들(일명 ‘박 대리’ 포함)이 ‘보이스피싱’과 같은 사기 범행을 하는 것을 용이하게 하여 방조하였다.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형법 제347조 제1항, 제32조 제1항(그중 피해자 C, 피해자 김상국에 대해서는 각 포괄하여), 각 징역형 선택
1. 방조감경
각 형법 제32조 제2항, 제55조 제1항 제3호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범정이 가장 무거운 피해자 C에 대한 사기방조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1. 배상명령 및 가집행선고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1항 제1호, 제31조 제1항, 제2항, 제3항
1. 배상신청의 각하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1호, 제2호, 제2항(배상신청인 B의 2021초기316호 배상신청은 ① 2021. 7. 29. 이 법원에 접수되었고, 이는 2021. 5. 28.자 변론종결 이후이므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6조 제1항에 따라 부적법하고, ② 위 배상신청인 B이 배상신청을 통해 판시 편취금 10,500,000원을 초과한 80,000,000원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나, 이 80,000,000원이 피고인의 판시 범죄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직접적인 물적 피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자료도 없으므로, 이 법원에서는 각하한다)
피고인 및 변호인 즉 피고인 측의 주장과 판단
1. 인정사실
이 각 사건은, 검사가 본래 ‘형법 제30조’를 적용하여 사기의 ‘공동정범’으로 의율하여 공소제기한 것이다. 한편 증거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① 피고인은 대부업체라는 ‘○○센터’라는 곳에서 ‘알바를 구한다.’는 구인광고 문자를 받고 위 ‘○○센터’로 연락을 하였다(51호 증거기록 제92쪽 참조). 피고인은 자신에게 업무상 지시를 하는 위 ‘○○센터’ 소속 ‘박 대리’를 만나본 사실이 없고, 위 ‘○○센터’라는 곳의 실체를 제대로 확인한 바도 없다고 할 수 있다(51호 증거기록 제86, 45, 121쪽 참조). ② 피고인이 성명불상자로부터 업무상 지시를 받은 수단은 삭제가 용이하여 은폐하기가 쉬운 SNS인 ‘텔레그램’이다(51호 증거기록 제93쪽 참조). 피고인 스스로도 이 사건 수금 행위를 시작하기 전부터 위 ‘○○센터’가 적법한 대부 회사는 아니라는 의심을 이미 품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51호 증거기록 제42쪽 참조). ③ 피고인은 피해자들이 있는 수금장소가 상당히 장거리에 떨어져 있어 택시비와 같은 교통비가 많이 발생하는 경우에도(51호 증거기록 제119쪽 참조) 굳이 택시를 이용하여 범행장소까지 이동해갔는데, 이는 성명불상자(일명 ‘박 대리’)의 ‘이동할 때는 택시를 이용하라.’는 지시에 따른 것이다(51호 증거기록 제84쪽 참조). 위 사정은, 비용을 절감하려는 통상적인 업무처리 방식을 벗어난다고 할 수 있다. ④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은행 채권관리팀의 부탁을 받고 왔다.’는 취지로 말하여 안심시켰는데, 피고인이 알바를 한다는 곳은 위 ‘○○센터’로서 ○○‘은행’ 채권관리팀의 부탁을 받았다는 것은 ‘허위’이다(51호 증거기록 제94쪽 참조). 판시 기재와 같이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상대로 이름을 ‘F’이라고 ‘허위’로 말하기도 하고, 성명불상자(일명 ‘박 대리’)에게서 받은 파일을 디지털 문서의 위조 방지ㆍ출력 횟수 관리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운 문구점 내지 부동산사무실에서 출력한 금융기관 명의의 ‘대출금 완납 증명서’와 같은 ‘허위’ 문서를 교부해주고 편취금을 수취해왔다. ⑤ 피고인이 성명불상자(일명 ‘박 대리’)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들의 돈을 송금해준 곳의 명의는 위 ‘○○센터’ 명의와는 관련이 없는 회사들이다(51호 증거기록 제93쪽 참조). 피고인은 성명불상자(일명 ‘박 대리’)로부터 전달받은, 이름들과 주민등록번호들을 이용하여 이들을 송금명의자로 하고, 의류회사 등 위 회사와 같은 곳을 수금명의자로 하여, 피해자들의 현금을 1,000,000원씩 나누는 ‘분산 재송금’을 해주어 편취금을 전달해왔다(51호 증거기록 제44, 94쪽 참조). 이는, 송금명의자와 수금명의자가 모두 기존 대출금을 갚는다는 피해자들이나 대출을 해준 곳인 금융기관 내지 대부회사와는 관계가 없어서(51호 증거기록 제124쪽 참조), 피해자들이 대출금을 변제하였다는 입증이 사후적으로 무척 곤란할 수 있으므로, 대출금의 변제방법으로는 지극히 부적당한 것이라고 할 수 있고, 피고인은 약 ‘27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금융기관인 ‘농협’에서 과장까지 승진하며 근무한 적이 있기에(51호 증거기록 제119쪽 참조) 이 점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2. 판단
위 사정들을 종합해볼 때, 피고인은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피해자들의 현금이 ‘보이스피싱’과 같은 사기 범행의 피해금일 수 있음을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한 채 앞서 본 ㉠ 실재 신원(身元)을 감추는 방법을 통한 현금 수령, ㉡ 피고인 자신의 수당 즉시 공제 및 ㉢ 금융기관이나 대부회사가 아닌 불상자들 명의의 계좌를 통한 ‘분산 재(再)송금’ 행위를 계속해온 것이어서 사기방조의 ‘고의’가 있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8도7658, 2018전도54, 55, 2018보도6, 2018모2593 판결 참조). 다만,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주관적 요건인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그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하여 범죄를 실행하였을 것이 필요하고, 여기서 ‘공동가공의 의사’란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함이 없이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하나(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도995 판결 참조), 이 사건에 대하여 보건대 ⓐ 피고인이 비교적 ‘소액’이라고 할 수 있는 수당만을 얻거나 얻으려고 이 사건 각 범행을 하였다고 볼 수 있는 데에다(51호 증거기록 제132쪽 참조), ⓑ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조직원들 중 위 성명불상자(일명 ‘박 대리’)와만 연락하였을 뿐 다른 조직원들과도 밀접한 접촉을 하였다는 자료를 찾기 어렵고, ⓒ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 종료 직후인 2020. 9. 15. 이후로 경찰에서 연락을 받기 시작하자 성명불상자(일명 ‘박 대리’)에게 항의하였고, 위 성명불상자(일명 ‘박 대리’)로부터 ‘(피고인에게) 피해 갈 일이 없다. 벌금 때려도 (피고인을 제외하고) 저희만 벌금 내는 거다.’라는 내용의 답변을 받은 점(공판기록에 2021. 2. 4. 첨부된 텔레그램 대화내용 참고)에 비추어, 피고인이 대략적으로라도 ’보이스피싱’ 범행의 일련의 과정을 전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거나 범행과정에서 피고인 자신의 역할이 차지하는 비중이나 기여도, 다른 공범들과의 구체적인 역할 분담 관계를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동정범이 아니라 사기‘방조’에 불과하다는 피고인 측의 주장을 받아들인다.
양형의 이유3)
가. ① ‘보이스피싱’ 범행은 불특정 다수의 주로 ‘서민’에 해당하는 피해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양산하는 것이어서 그 폐해가 크고 광범위하다고 할 수 있는바, 피고인의 이 사건 각 범행은 이와 같은 ‘보이스피싱’ 범행을 도와준 것이어서 그 정상이 매우 좋지 못하다고 볼 수 있다. ② 이 사건 각 범행의 횟수가 다수이고 피해액이 고액이라고 할 수 있음에도, ③ 연기해준 이 사건 선고기일에 이르기까지 피해자들 총 8명을 상대로 스스로 피해를 회복한 것이 있다거나 용서를 받았다는 자료도 찾을 수 없다. 이 점들을 고려할 때, 피고인은 책임이 무거워 엄한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나. 다만, ㉠ 피고인이 범행의 외부적 사실관계는 인정하고 있다고 볼 수 있고 이에 비추어 어느 정도는 반성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점, ㉡ 동종 사기 전과가 없고 2004년 이후 처벌받은 전력도 없는 점(51호 증거기록 제161쪽, 471호 증거기록 제140쪽 참조)을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직업, 건강 등 성행, 환경, 가족관계, 이 사건 각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과 같은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1. 공소사실 요지
검사는 당초 피고인의 판시 사실관계에 대해 앞서 본 ‘형법 제30조’를 의율하여 각 사기의 ‘공동정범’으로 공소사실을 구성하여 공소제기를 하였다. 『2021고단51』 피고인은 판시 기재와 같이 피해자들의 현금을 교부받아 성명불상자(일명 ‘박 대리’)의 지시에 따라 분산 재송금을 하여 전달해줌으로써,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일명 ‘박 대리’ 포함)과 공모하여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대출상환금 명목으로 현금 합계 174,440,000원을 지급받아 각 편취하였다. 『2021고단471』 피고인은 판시 기재와 같이 피해자의 현금을 교부받아 성명불상자(일명 ‘박 대리’)의 지시에 따라 분산 재송금을 하여 전달해줌으로써, 위 성명불상자(일명 ‘박 대리’)와 공모하여 피해자 B을 기망하여 재물(10,500,000원)을 교부받아 편취하였다.
2. 판단
가. 위에서 보았듯이 피고인이 사기방조에서 나아가 위 성명불상자(일명 ‘박 대리’)와 같은 공범들과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공범들의 행위를 ‘이용’하여 보이스피싱을 실행한 정도 즉 공동가공의 의사에 따른 기능적 행위지배에까지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 측의 주장은 수긍이 간다고 할 수 있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각 공소사실(공동정범)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나. 그렇다면 이 부분 각 공소사실(공동정범)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모두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나, 이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판시 사기방조 범행을 유죄로 인정한 이상[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공동정범)보다 ‘가벼운’ 범죄사실(방조범)이 인정되는 경우, 피고인 측이 공모를 부인해온 것과 같은 이 사건 심리의 경과에 비추어볼 때, 피고인의 방어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어서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가벼운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공동정범으로 기소된 범죄사실을 방조사실로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도995 판결 참조)] 이 부분에 관하여 따로 주문에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