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 2008. 8. 21. 선고 2007나7892 판결 [계약금반환등]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항소인
- 이○○ (서울 마○구 망○동, 송달장소 같은 동 379-**),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창식,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강병철, 마창규
- 피고, 피항소인
- 이○○ (서울 ○구 주○동), 소송대리인 변호사 홍함표
- 제1심판결
- 서울서부지방법원 2007. 10. 10. 선고 2007가단24148 판결
- 변론종결
- 2008. 7. 17.
- 판결선고
- 2008. 8. 21.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30,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06. 8.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5%의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1. 인정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4호증, 갑 제18호증의 1, 2,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중국에서 신정○○○○공사를 운영하면서, 한국에서는 매형인 한○○ 명의로 2006. 3. 3. ‘신정 ○○’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여 청바지를 제조, 수출하는 자이고, 피고는 ‘대원○○’이라는 상호로 덤핑 원단 판매업체를 운영하는 자이다.
나. 원고는 2006. 7. 31. 그 대리인 한○○을 통하여 피고로부터 태창○○ 주식회사가 덤핑 판매하는 청지 원단(데님) 8만 야드를 1야드당 1,500원으로 계산하여 총 대금 1억 2,000만 원에 매수하였고(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계약 당일 계약금으로 피고에게 2,000만 원의 약속어음을 교부하였다.
다. 원고는 2006. 10. 9. 피고에게 "이 사건 계약시 청지원단이 전량 A급 정품이라고 하여 계약하였으나 계약 후 수출 선적을 하려고 상품을 확인하자 모두 불량품인 것을 확인하고 수출 선적을 하지 못하였으니, 계약관계를 종료하고 계약금의 반환을 구한다"라는 취지의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하였다.
2. 원고의 주장과 판단
가.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민법 제580조 제1항, 제575조 제1항)
(1) 원고의 주장
원고의 대리인인 한○○은 2006. 7. 31.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피고로부터 계약 목적물인 청지 원단(이하 ‘이 사건 청지 원단’이라 한다)이 모두 A급 정품이라는 설명을 듣고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다음 날인 같은 해 8. 1. 원고가 청지 원단 선적을 위하여 태창○○ ○○섬유 소속 직원 이○○, 김○○과 함께 피고의 창고로 가서 품질을 확인하여 보자, 거의 대부분이 D급 저질 원단으로 찢어진 부위가 있고 가로, 세로로 흠집이 나 있는 데다가, 원단 하나의 길이가 14 내지 15야드에 불과하여 청바지를 제작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이와 같이 청바지를 만들 수 없을 정도의 청지 원단의 품질 불량은 이 사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의 매매목적물의 하자이므로, 원고는 이 사건 청지 원단의 인수를 포기하고 이 사건 계약의 다음 날인 2006. 8. 1. 피고에게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는바, 원고는 피고에게 해제의 효과로써 이미 지급한 계약금 2,000만 원의 반환 및 손해배상금 1,000만 원의 지급을 구한다.
(2) 판 단
먼저, 이 사건 계약의 목적물이 된 청지 원단에 하자가 존재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민법 제580조의 하자의 존재 여부는 당사자가 계약에 정한 특별한 기준이 있으면 그 기준에 의하여 결정하여야 하나, 그렇지 않으면 물건이 일반적으로 그 종류의 것으로서 통상 갖출 것으로 기대되는 품질, 기능, 성상, 외관, 안전성 등 물건의 교환가치나 사용가치에 영향을 미칠 일체의 요소를 대상으로 판단하며,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성질을 갖추고 있지 못하면 물건에 하자가 존재하는 것이 된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주장은 원고의 대리인인 한○○이 이 사건 계약 당시 피고로부터 이 사건 청지 원단이 모두 A급 정품이라는 설명을 듣고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으로, 원고가 이 사건 계약 당시 이 사건 청지 원단이 모두 A급 정품으로서의 기준을 갖추어야 하는 것으로 피고와 약정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바, 과연 원고와 피고가 계약 당시 이 사건 청지 원단이 갖추어야 할 특별한 기준에 대하여 위와 같이 약정하였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에 부합하는 듯한 갑 제4, 16, 17호증, 갑 제19호증의 1, 3의 각 기재는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청지 원단이 모두 A급 정품이었던 것이 아니라 하여 그것만으로 하자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다음으로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청지 원단의 거의 대부분이 D급 저질 원단인 데다가, 하나의 원단 길이가 14 내지 15야드에 불과하여 청바지를 제작할 수 없는 상태로서, 청지 원단이 일반적으로 그 종류의 것으로서 통상 갖출 것으로 기대되는 성질을 갖추고 있지 못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이에 부합하는 듯한 갑 제4, 16, 17호증, 갑 제19호증의 1, 3의 각 기재는 믿기 어렵고, 갑 제14호증의 1 내지 3, 갑 제15호증의 1 내지 14 각 사진(원고 제출의 2008. 5. 20.자 준비서면에 포함되어 있는 사진도 마찬가지이다.)은 원고의 동생 이○○이 피고로부터 인도받은 청지 원단의 사진으로, 이 법원이 믿지 못하는 갑 제19호증의 1의 기재를 제외하고는 위 사진상의 청지 원단과 이 사건 계약의 목적물이 되었던 청지 원단과의 동일성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위 각 사진의 영상만으로는 이 사건 청지 원단이 일반적으로 그 종류의 것으로서 통상 갖출 것으로 기대되는 성질을 갖추고 있지 못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갑 제3, 12호증의 각 기재로도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의 목적물이 된 청지 원단에 하자가 존재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한편, 상법 제69조 제1항에 의하면, 상인간의 매매에 있어서는 매수인은 목적물을 수령한 때에는 지체없이 이를 검사하여야 하고, 하자를 발견한 경우에는 즉시 매도인에게 그 통지를 발송하지 않으면 이로 인한 계약해제, 대금감액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는바, 상법 제69조는 상인 간의 매매에 있어서는 매수인의 매매목적물에 대한 검사와 하자통지의무를 매수인이 매도인에 대하여 매매목적물에 관한 하자담보책임을 묻기 위한 전제요건으로 삼고 있음이 분명하므로 그와 같은 하자담보책임의 전제요건, 즉 매수인이 목적물을 수령한 때에 지체 없이 그 목적물을 검사하여 즉시 매도인에게 그 하자를 통지한 사실, 만약 매매의 목적물에 즉시 발견할 수 없는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6월 내에 이를 발견하여 즉시 통지한 사실 등에 관한 입증책임은 매수인에게 있다(대법원 1990. 12. 21. 선고 90다카28498 판결).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원고가 이 사건 계약 체결 이후 직접 이 사건 청지 원단을 수령하지는 않았으므로 상법 제69조 제1항이 적용되는 전형적인 사안은 아니나, 원고가 2006. 8. 2. 피고의 창고에서 이 사건 청지 원단을 검사하여 하자를 발견하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원고가 이를 자인하고 있는바, 이러한 경우 원고로서는 즉시 매도인인 피고에게 그 통지를 발송하지 않으면 이로 인한 계약해제를 할 수 없다 할 것인데, 원고가 즉시 그와 같은 통지를 하였는지에 관하여, 이에 부합하는 갑 제16, 17호증, 갑 제19호증의 1, 3의 각 기재는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원고는 2006. 10. 9.에 이르러서야 피고에게 청지 원단의 하자를 지적하는 취지의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또한, 상법 제69조 제2항에 의하면 매도인이 하자의 존재에 대하여 악의인 경우에는 위 상법상의 특칙은 적용되지 않으나, 이 사건에서는 설사 이 사건 청지 원단에 하자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계약 당시 이 사건 청지 원단에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하자가 존재하였음을 알았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설사 이 사건 청지 원단에 하자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원고는 상인간의 매매에 있어 하자의 즉시 통지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이상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니, 담보책임으로서의 계약해제를 주장하며 계약금의 반환 및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나. 사기로 인한 의사표시의 취소(민법 제110조)
(1)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청지 원단이 청바지를 만들 수 있는 품질이 되지 않음에도 이 사건 계약 당시 원고의 대리인인 한○○에게 이 사건 청지 원단이 청바지를 만들 수 있는 품질이 충분히 된다고 기망하여 이에 속은 위 한○○과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 설사 피고가 한○○에게 이 사건 청지 원단이 A급 원단이라는 말을 직접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피고는 적어도 원고가 대량으로 청지 원단을 구입해서 청바지를 제작하려 한다는 점에 대해서 알고 있었던 이상 원고에게 이 사건 청지 원단이 청바지를 제작할 수 없는 정도의 하자 있는 물건이라는 데 대해서 고지할 신의칙상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고지하지 않았는바, 이는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는 민법 제110조 제1항에 의하여 이 사건 계약을 취소하고 그에 따른 부당이득으로 계약금 2,000만 원의 반환을 구한다.
(2) 판 단
피고가 원고 또는 한○○에게 원고 주장과 같은 기망행위를 하였는지에 관하여, 이에 부합하는 갑 제4, 16, 17호증, 갑 제19호증의 1, 3의 각 기재는 믿기 어렵고, 갑 제3, 12호증, 갑 제14호증의 1 내지 3, 갑 제15호증의 1 내지 14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다.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의 취소(민법 제109조 제1항)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청지 원단이 청바지를 만들 수 있는 품질이 되지 않음에도 이 사건 계약 당시 원고는 이 사건 청지 원단이 청바지를 만들 수 있는 품질이 충분히 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이는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의 착오로서, 원고는 이를 취소하고 그에 따른 부당이득으로 계약금 2,000만 원의 반환을 구한다.
(2) 판 단
먼저,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청지 원단의 거의 대부분이 청바지를 제작할 수 없는 정도의 하자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다음으로, 설사 그러한 하자가 있었다 하더라도, 민법상 착오의 효과로 발생하는 취소권은 담보책임의 제척기간에 비하여 훨씬 장기간 존속하여,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의 요건을 만족시키는 경우에 민법 제109조의 적용까지 인정하게 된다면 일상에서 빈번히 행하여지는 매매 기타의 유상계약을 오랫동안 불확정한 상태에 두게 되는 점, 민법은 담보책임에 의하여 매도인에게 무거운 책임을 지워 거래의 신용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므로 매수인으로 하여금 그 이상 착오의 주장까지는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공평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매도인의 담보책임이 성립하는 범위에서는 민법 제109조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이므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매도인의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척기간이 도과하였다 하더라도, 원고가 착오로 인한 취소권 행사를 별도로 주장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부분 원고의 주장 또한 이유 없다.
라. 민법 제390조, 750조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청지 원단은 청바지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것임에도 피고는 마치 청바지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원고의 대리인 한○○을 적극적, 소극적으로 위법하게 기망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입혔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계약금 2,000만 원과 기타 경제적, 정신적 손해 1,000만 원에 대한 배상책임을 부담한다.
(2) 판 단
피고가 원고 또는 한○○에게 원고 주장과 같은 기망행위를 하였는지에 관하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음은 위 나 (2)항에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