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 2009. 6. 18. 선고 2008가단78335 판결 [손해배상(기)]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 주식회사 ○○ (광주 서구 ▒▒동 ××-×, 대표이사 주○○),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상갑
- 피고
- 한국토지공사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217, 송달장소 광주 서구 ▒▒동 ××-×, 대표자 사장 이○○, 법률상 대리인 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21세기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서한기
- 변론종결
- 2009. 6. 4.
- 판결선고
- 2009. 6. 18.
1. 피고는 원고에게 금 68,015,2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8. 10. 17.부터 2009. 6. 18.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75%는 피고가, 25%는 원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85,019,000원 및 이에 대하여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2008. 10. 17.)부터 이 판결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1. 기초사실
아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3 내지 7호증, 갑 제8호증의 1 내지 18,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전체의 취지를 더해 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2007. 5. 4. 피고로부터 광주 서구 ▒▒동 ××-× 대 2,148㎡(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를 금 4,908,428,340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매매계약서(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였는바, 이 사건 매매계약서의 특약사항 제2조에서는 ‘갑(원고)는 대상토지가 현황대로 매각함을 확인하고 계약체결 후에는 지적과 현황의 상이, 지질 및 지하구조물(폐토사 등), 폐기물, 문화재 등의 존재를 이유로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수 없으며, 이에 대하여 을(피고)에게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이 사건 토지는 원래 소외 ▒▒▒▒ 주식회사의 소유의 비업무용 부동산으로서 피고가 1998. 8. 21. 외환위기 당시 정부시책에 따라 건설회사의 금융기관에 대한 부채상환과 구조개혁을 촉진한다는 국민경제상의 이유로 위 ▒▒▒▒ 주식회사로부터 금 4,034,340,000원에 매입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후 비축하고 있던 토지였다.
다. 원고는 2007. 7. 4.까지 피고에게 매매대금을 전부 지급하고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라. 원고는 이 사건 토지에서 터파기 공사를 하던 도중 바닥 전체에 걸쳐 철거되지 않은 채 매립되어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과 철근 및 폐유 등에 의하여 검게 오염된 토사 등을 발견하였고, 이로 인하여 계속 공사를 할 수 없게 되었다.
마. 원고는 이러한 사실을 피고에게 알렸고, 피고는 2008. 2. 25. 위 ▒▒▒▒ 주식회사에 대하여 위 폐기물을 처리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바. 원고와 피고는 원고가 지하터파기공사를 진행하면 지하에 매립된 건축폐기물 및 오염된 흙을 현장 밖으로 반출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매립물량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므로 쌍방 입회하에 매립폐기물 처리공사를 수행하자고 합의하였고, 원고는 위 합의에 따라 2008. 6. 10. 광주광역시 서구청에 건설폐기물처리계획신고를 한 다음, 위 건물 건축공사 시공자인 주식회사 ▨▨▨▨, ▦▦▦▦ 주식회사에게 위 폐기물 처리공사를 도급주어 같은 달 25.경부터 같은 해 8. 11.까지 사이에 폐기물 반출공사를 수행하였다.
2. 판단
가.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매매계약에 있어 매도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하자가 없는 정상적인 물건을 인도할 의무가 있는바, 피고는 다량의 폐기물이 매립되어 있는 이 사건 토지를 폐기물이 존재하지 않는 정상적인 토지임을 전제로 매도하였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토지의 사용가치나 교환가치가 감소한 것은 분명하므로 이와 같은 결함은 민법 제580조의 ‘매매목적물의 하자’에 해당한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토지에 터파기공사를 함에 있어서 폐기물을 배출할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일반 토사의 반출에 소요되는 비용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지출한 점, 매매당사자인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당시 위와 같이 많은 양의 폐기물이 매립되어 있어 그 처리비용이 지출되리라는 사정을 알았더라면 그 비용 상당액을 매매대금에서 공제하였으리라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의 하자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한편 민법 제580조 소정의 하자담보책임은 법정의 무과실책임이므로 그 책임의 성립에 있어 피고의 귀책사유를 요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나. 피고의 면책 주장 및 원고의 약관무효 주장에 대한 판단
(1) 당사자들의 주장
피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를 매도하기 이전에 위 토지가 어떠한 상태에 있었는지 알 수 없는 사정으로 인하여 원고와 피고가 모두 예상하지 못한 채 잠재되어 있던 토지 그 자체의 성상으로 말미암아 발생할 수 있는 하자담보책임을 면제하기로 하는 특약에 대하여 원고가 이를 잘 숙지하고 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이러한 담보책임 면책특약(이하 이 사건 특약이라고 한다)에 의하여 피고의 책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특약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 7조(이하 약관규제법이라고 한다)에 반하여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하거나 상당한 이유 없이 사업자의 담보책임을 배제 또는 제한하는 것으로서 무효이므로 이를 근거로 면책을 주장하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주장한다.
(2) 관련 규정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일반원칙) ①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약관조항은 무효이다. ② 약관에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되는 내용을 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당해 약관조항은 공정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1.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
제7조 (면책조항의 금지) 계약당사자의 책임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약관의 내용 중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내용을 정하고 있는 조항은 이를 무효로 한다.
2. 상당한 이유 없이 사업자의 손해배상범위를 제한하거나 사업자가 부담하여야 할 위험을 고객에게 이전시키는 조항
3. 상당한 이유 없이 사업자의 담보책임을 배제 또는 제한하거나 그 담보책임에 따르는 고객의 권리행사의 요건을 가중하는 조항 또는 계약목적물에 관하여 견본이 제시되거나 품질·성능 등에 관한 표시가 있는 경우 그 보장된 내용에 대한 책임을 배제 또는 제한하는 조항
(3) 판단
(가) 이 사건 매매계약서 및 이 사건 특약이 약관인지 여부
약관규제법의 적용대상이 되는 약관이라 함은 그 명칭이나 형태 또는 범위를 불문하고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다수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에 의하여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이 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8. 12. 23. 선고 96다38704 판결 등 참조). 돌이켜 이 사건에서 보건대, 위에서 본 각 증거 및 증인 박종순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해 보면, 피고가 국민경제상의 이유로 건설회사 등으로부터 매입하여 비축하고 있는 토지를 매각하면서 이 사건 특약이 포함된 계약서를 미리 작성하여 보관하다가 계약을 체결해 온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특약은 계약의 일방 당사자인 피고가 다수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마련한 약관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나) 면책 사유에 있어 약관해석의 원칙
약관의 내용이 상대방의 법률상 지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에 있어서 약관규제법 제6조와 제7조의 규정 취지에 비추어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다24131 판결 등 참조), 특히 면책사유의 요건은 더욱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1. 22. 선고 93다55975 판결 등 참조).
(다) 이 사건 특약이 불공정한 조항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
약관규제법 제6조 제1항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조항은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 제1호는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은 공정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와 같은 약관의 불공정성 판단에 있어 그 기준은 우선 법령상의 임의규정이 된다(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3두3734 판결에서는 민법 제621조를, 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8다75393 판결은 민법 제548조 제2항을 들어 약관의 효력이 공정한지 여부를 판단한 바 있다). 이러한 임의법규는 양 계약당사자의 이익을 공정하게 고려한 형평의 모범을 제시하는 이른바 지도형상기능이 있는바, 약관조항이 임의법규에 반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면 불공정한 것으로 무효로 추정되고, 사업자가 이 추정을 깨뜨릴만한 정당하고 합리적인 사유를 제시하여야만 그 조항이 유효하게 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8다75393 판결 참조). 돌이켜 이 사건에서 보건대, 이 사건 특약은 민법 제580조에서 정한 하자담보책임을 배제하는 것으로서 일응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피고가 이 사건 특약의 유효성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추정을 뒤엎을만한 사정, 즉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시가보다 상당히 저렴한 가액으로 구입하였다거나 원고가 이 사건 토지의 하자에 대하여 이미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이 사건 토지를 구입하였다는 점 등의 특별한 사정을 입증하여야 할 것인데,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특약은 약관규제법 제6조 제1항, 제2항 제1호의 규정에 반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다.
(라) 이 사건 특약이 면책조항금지에 반하는 조항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
약관규제법 제7조 제2, 3호는 상당한 이유 없이 사업자가 부담할 위험을 고객에게 이전하거나 사업자의 담보책임을 배제 또는 제한하는 조항은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약관해석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특약을 마련한 계약당사자인 피고가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을 부담한 것인바, 이 사건에서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달리 보아 이 사건에서 이 사건 특약이 상당한 지 여부에 대하여 보더라도, 이미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저렴하게 매수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는 점, 피고는 이 사건 토지와 같은 비축토지의 매각에 있어 수차례 폐기물이 발견됨으로 인하여 수차례 초래된 다른 소송절차에서 기존의 입찰공고문과 토지매매계약 입찰유의서에 기재된 ‘신청자는 사전에 반드시 현장 확인 및 당해 토지에 대한 인허가 조건 등 공법사항을 직접 확인한 후 이를 수인하는 조건으로 신청하는 것이므로 향후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조항이 매각토지에서 발견된 폐기물로 인한 이의에도 적용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자 그 후 이 사건 특약이 포함된 계약서의 양식을 새로 만들어 비축토지의 매각에 있어 이를 사용하여 온 점, 이 사건에서와 같이 건설회사로부터 매수한 비축토지의 매각에 있어서 건설폐기물의 문제가 수차례 제기되었으므로 피고로서는 건설폐기물의 존재 여부에 대하여 충분히 대비하였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는 이 사건 토지를 매도한 ▒▒▒▒ 주식회사에 대하여 담보책임을 물으면 족하므로 이 사건 특약의 효력을 부인하더라도 피고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인데 피고가 일시적으로 매수한 이 사건 토지를 그러한 일시적 매수의 필요가 사라지면 즉시 처분했어야 할 것임에도 10년의 소멸시효 기간이 경과함으로써 원 매도인인 ▒▒▒▒ 주식회사에 대한 담보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된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특약의 유효성을 인정할 ‘상당한 이유’를 인정하기 곤란하다고 할 것이다.
(마)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특약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피고의 면책 주장은 이유 없고, 결국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다. 손해배상의 범위
다만,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민법의 지도이념인 공평의 원칙에 입각하여 법이 특별히 인정한 무과실책임으로서 하자 발생 및 그 확대에 가공한 매수인의 잘못을 참작하여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이 상당한바(대법원 1995. 6. 30. 선고 94다23920 판결 등 참조), 비록 이 사건 특약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약관규제법에 반하여 무효이기는 하나 원고로서는 이 사건 토지상에 건물을 신축하기 위하여 피고와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이 사건 특약에 굳이 폐기물 등에 대한 규정을 둔 이상 그로 인한 손해의 회피를 위하여 이 사건 토지의 성상에 대하여 확인해야 할 신의칙상 의무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러한 사정을 참작하여 피고의 이 사건 하자담보책임을 제한하기로 하되, 피고가 토지의 매매 및 관리 등을 전문으로 하는 법인으로서 오랜 기간 이 사건 토지를 보유하여 온 점 등과 같은 반대 사정을 함께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범위를 80%로 제한하기로 한다. 돌이켜 이 사건에서 손해배상의 수액에 대하여 보건대, 갑 제9호증의 기재에 변론전체의 취지를 더해 보면, 원고가 폐기물처리를 위하여 소요되는 비용은 금 85,019,000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금액 중 피고의 책임비율 80%인 금 68,015,2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인 2008. 10. 17.부터 이 판결선고일인 2009. 6. 18.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